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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돋는 수학의 재미 : 상편 - 공부 욕심이 절로 생기는 기발한 수학 이야기 ㅣ 소름 돋는 수학의 재미
천융밍 지음, 김지혜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월
평점 :
“소름 돋는 수학의 재미 상편 (천융밍 著, 리우스위엔 畵, 김지혜 譯, 미디어숲, 원제 : 写给青少年的数学故事(上):代数奇思)”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천융밍 (陈永明)은 50여 년 간 수학을 가르쳐온 교육자이자 많은 수학 관련 서적을 집필한 작가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소름 돋는 수학의 재미”는 총 2편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상편은 ‘대수(代數, algebra)’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 출간되지 않은 하편은 ‘기하(幾何, geometry)’을 다룬다고 하네요.
책에서는 많은 아티클들을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중 몇가지만 소개해볼까 합니다.
요즘 QR코드를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뜻 보면 거의 비슷한 모양을 가지고 있어 이걸로 정보 저장이 충분히 되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책에 따르면 QR 코드의 격자는 일반적으로 약 1000개 정도이고 그 격자 중 오류를 바로 잡는 코드를 비롯해 다른 용도를 가진 코드가 필요한 공간이 전체 격자의 약 80% 정도라고 합니다. 결국 200개의 격자로 정보를 나타내는데 이 수가 얼마나 될까요?
언뜻 생각해보면 그리 큰 숫자가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겨우 200개라니 말이지요. 하지만 2^200은 엄청나게 큰 수입니다. 지구의 인구 모두가 매일 1만개의 QR코드를 생성한다 하더라도 2^200개의 QR 코드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수명보다 더 많은, 아니 우주의 수명보다 더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책의 가정으로는 너무 큰 수가 나와 70억의 인구가 모두 매 초마다 100억개의 QR 코드를 생성할 때 200개의 격자로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QR코드를 생성하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리는지로 문제를 바꾸어 실제로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큰 수가 나옵니다. 무려 727,938,158,775,001,000,000,000,000,000,000년이라는 시간이 나오네요. 단지 200개의 격자일 뿐인데 말이지요.
제논의 역설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달리기’라고 하는 유명한 궤변에서 나온 역설인데요. 아킬레스가 아무리 빠르다 하더라도 거북이가 앞서 같은 방향으로 달린다고 하면 빠른 아킬레스라 할지라도 느린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상식적으로나, 경험적으로 보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를 제논의 역설에 나온 논리대로라면 정말 따라 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누구나 분명 틀린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쉽게 반박할 수 없는 제논의 역설. 하지만 오늘날에는 바로 무한 등비수열의 합을 통해 쉽게 반박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수학책이라기 보다는 수학 이야기책에 가깝습니다. 유리수, 무리수, 방정식, 수열, 극한 등 대수와 관련한 주제에 대해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그러면서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수학이 결코 멀리 있거나 골치 아픈 학문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있고,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들어줍니다. 보통
수학하면 골치 아픈 학문으로 생각하거나 ‘문제’만 푸는 따분한 과목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많은 것들이 사실은 수학적 해법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 것들이 많습니다. 수학은 인류 문화의 보편성을 가짐과 동시에 역사 속에서 발전해온 학문이고,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문명의 많은 것들이 이 수학에 기댄 것들입니다. 수학 문제를 풀지는 못하더라도 수학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는다면 수학이 지루하지도, 따분하지도 않는 학문이나 과목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름 돋는 수학의 재미 상편’은 수학에 대한 흥미를 유지시켜주고 고양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독서 경험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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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