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예술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정윤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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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예술 (레이먼드 챈들러 著, 정윤희 譯, 레인보우퍼블릭북스, 원제 : The Simple Art of Murder)”을 읽었습니다.


원서는 “The Simple Art of Murder”이라는 레이먼드 챈들러 (Raymond Thornton Chandler, 1888~1959)가 1950년에 출간한 단편집입니다. 책의 제목은 저자가 미스터리 장르에 대해 쓴 비평이자 에세이인 “The Simple Art of Murder”에서 따온 제목입니다.


저자인 레이몬드 챈들러는 대실 해밋 (Samuel Dashiell Hammett, 1894~1961)과 함께 하드 보일드 소설의 틀을 만든 거장입니다. 특히 그의 작품은 현실성을 살려 단지 대중소설, 오락물이 아니라 높은 문학적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책의 수록작은 황금 옷을 입은 왕 (The King in yellow, 1938), 영리한 살인자 (Smart-Aleck Kill, 1934), 사라진 진주 목걸이 (Pearl are a nuisance, 1939), 호텔 방의 여자 (I’ll be waiting, 1939), 시라노 클럽 총격 사건 (Guns at cyrano's, 1936) 등 총 5편입니다. 



원서에는 1편의 에세이와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번 번역본에는 단편 5편만 수록되어 있어 원서에 수록된 작품 중 상당수가 번역본에 수록되지 않았다는 점이 상당히 아쉽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표제작이자 레이먼드 챈들러가 미스터리 장르를 바라보는 문학관(文學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비평 에세이 ‘살인의 단순한 예술’이 누락되어 있다는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번역서에 어떤 작품을 수록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편집자 내지 출판사의 권한이긴 하지만 표제작이자 가장 중요한 작품을 누락하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판단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레이먼드 챈들러의 단편집 자체가 오랜만에 출간된지라 정말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책에 수록된 작품은 레이먼드 챈들러를 대표하는 단편들이기 때문에 작품 자체는 만족하고 읽었습니다. 


덧붙이는 말 : 누락된 1편의 비평 에세이와 3편의 단편은 “레이먼드 챈들러 (승영조 譯, 현대문학)”과 “심플 아트 오브 머더 (최내현 譯, 북스피어)”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살인의예술, #레이먼드챈들러, #정윤희, #레인보우퍼블릭북스, #리뷰어스클럽, #영미문학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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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갈 땐, 주기율표 - 일상과 주기율표의 찰떡 케미스트리 주기율표 이야기
곽재식 지음 / 초사흘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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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 갈 땐 주기율표 (곽재식 著, 초사흘달)”를 읽었습니다.


저자는 곽재식 작가입니다. 곽재식 작가는 공학박사이자 SF소설가인데 최근 TV 등을 통해 대중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분입니다. 곽재식 작가는 특이하게도 관심 분야가 매우 넓어 영화, 신화, 전설, 사회,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휴가 갈 땐 주기율표”는 자신의 전공 분야 중 하나인 화학에 대한 대중과학서적입니다.


“휴가 갈 땐 주기율표”는 수소, 헬륨, 리튬, 베릴륨 등 주기율표에서 만날 수 있는 20가지 원소를 일상과 연관지어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입니다.


‘수소 (H)’는 우주에서 가장 먼저 생긴 원소입니다. 빅뱅의 순간 수소의 핵이 잔뜩 생겼거든요. 수소의 핵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수소의 핵은 양성자 하나에 불과합니다. 양성자 하나에 전자 하나가 붙으면 바로 수소원자가 되거든요. 빅뱅으로 인해 이러한 우주의 모든 물질을 만들어낼 만큼 엄청난 양의 양성자가 생겨났고 수소들이 뭉쳐 별을 이루고 핵융합과 초신성 등 별의 진화를 통해 다른 물질들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결국 수소는 모든 물질의 시원(始原)이기도 하고 우주에서 가장 흔한 물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생명체에게 가장 중요한 물질 중 하나인 물 (H2O)를 구성하는 성분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또한 수소는 우주 곳곳에 없는 곳이 없기에 생명체는 이러한 수소를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혀입니다. 혀에서 신맛이 느껴지는 것은 바로 수소이온 (H+)을 감지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참 신기한 일이죠. 태초의 우주에서 발생한 수소가 지금 우리의 혀에까지 느껴지다니. 


‘포타슙 (K)’이라고 하면 어떤 원소인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부르던 이름은 바로 칼륨이거든요. 칼륨은 재를 의미하는 칼리(qally)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칼리하면 바로 알칼리(alkali)라는 말이 연상될 텐데요. 네 같은 어원을 가지는 말들입니다. 알칼리 역시 식물 따 따위 태운 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아랍의 과학이 세계에 미친 영향 중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 중 하나죠.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가리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던 (어느 정도 연세가 있으신 분이라면 가리비료라는 표현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칼륨이 어느 순간 다시 포타슘으로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이는 2016년 대한화학회에 의해 용어가 바뀌게 되었는데 이때 이름을 바꾼 원소는 포타슘 뿐 아니라 소듐 (예전 이름은 칼슘)이나 플루오린 같은 것들이 있죠. 그런데 아직 완전히 정착된 것은 아니라 다소 혼란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아직 칼륨이라는 단어가 익숙하니 말이지요. 



사실, 화학하면 외워야 할 것도 많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아 학창시절 골치 좀 앓았던 과목입니다. (책의 서문에 곽재식 작가 역시 화학에 대한 관심과는 별개로 학창 시절 화학과목이 재미가 없었던 것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따분하고 재미없는 과목인 화학이지만 과학으로 보면 참 재미있는 학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많은 과학들 중 일상 생활에 가장 밀접한 과학이기도 합니다. 우리 주변에 수많은 화학 물질이 가득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도 화학 물질이고, 우리가 마시는 물 역시 화학물질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들고다니는 스마트폰 역시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화학에 대한 이해는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골치 아팠던 화학 과목에 대한 기억은 뒤로 하고 “휴가 갈 땐 주기율표”를 통해 화학에 대한 이해를 넓혀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휴가갈땐주기율표, #곽재식, #초사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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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돋는 수학의 재미 : 상편 - 공부 욕심이 절로 생기는 기발한 수학 이야기 소름 돋는 수학의 재미
천융밍 지음, 김지혜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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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돋는 수학의 재미 상편 (천융밍 著, 리우스위엔 畵, 김지혜 譯, 미디어숲, 원제 : 写给青少年的数学故事(上):代数奇思)”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천융밍 (陈永明)은 50여 년 간 수학을 가르쳐온 교육자이자 많은 수학 관련 서적을 집필한 작가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소름 돋는 수학의 재미”는 총 2편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상편은 ‘대수(代數, algebra)’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 출간되지 않은 하편은 ‘기하(幾何, geometry)’을 다룬다고 하네요.



책에서는 많은 아티클들을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중 몇가지만 소개해볼까 합니다.



요즘 QR코드를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뜻 보면 거의 비슷한 모양을 가지고 있어 이걸로 정보 저장이 충분히 되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책에 따르면 QR 코드의 격자는 일반적으로 약 1000개 정도이고 그 격자 중 오류를 바로 잡는 코드를 비롯해 다른 용도를 가진 코드가 필요한 공간이 전체 격자의 약 80% 정도라고 합니다. 결국 200개의 격자로 정보를 나타내는데 이 수가 얼마나 될까요?


언뜻 생각해보면 그리 큰 숫자가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겨우 200개라니 말이지요. 하지만 2^200은 엄청나게 큰 수입니다. 지구의 인구 모두가 매일 1만개의 QR코드를 생성한다 하더라도 2^200개의 QR 코드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수명보다 더 많은, 아니 우주의 수명보다 더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책의 가정으로는 너무 큰 수가 나와 70억의 인구가 모두 매 초마다 100억개의 QR 코드를 생성할 때 200개의 격자로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QR코드를 생성하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리는지로 문제를 바꾸어 실제로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큰 수가 나옵니다. 무려 727,938,158,775,001,000,000,000,000,000,000년이라는 시간이 나오네요. 단지 200개의 격자일 뿐인데 말이지요.



제논의 역설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달리기’라고 하는 유명한 궤변에서 나온 역설인데요. 아킬레스가 아무리 빠르다 하더라도 거북이가 앞서 같은 방향으로 달린다고 하면 빠른 아킬레스라 할지라도 느린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상식적으로나, 경험적으로 보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를 제논의 역설에 나온 논리대로라면 정말 따라 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누구나 분명 틀린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쉽게 반박할 수 없는 제논의 역설. 하지만 오늘날에는 바로 무한 등비수열의 합을 통해 쉽게 반박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수학책이라기 보다는 수학 이야기책에 가깝습니다. 유리수, 무리수, 방정식, 수열, 극한 등 대수와 관련한 주제에 대해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그러면서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수학이 결코 멀리 있거나 골치 아픈 학문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있고,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들어줍니다. 보통


수학하면 골치 아픈 학문으로 생각하거나 ‘문제’만 푸는 따분한 과목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많은 것들이 사실은 수학적 해법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 것들이 많습니다. 수학은 인류 문화의 보편성을 가짐과 동시에 역사 속에서 발전해온 학문이고,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문명의 많은 것들이 이 수학에 기댄 것들입니다. 수학 문제를 풀지는 못하더라도 수학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는다면 수학이 지루하지도, 따분하지도 않는 학문이나 과목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름 돋는 수학의 재미 상편’은 수학에 대한 흥미를 유지시켜주고 고양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독서 경험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름돋는수학의재미상, #천융밍, #리우스위엔, #김지혜, #미디어숲,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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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역사 - 태고로부터 진화해온 숲에 대한 기록
한스외르크 퀴스터 지음, 이수영 옮김 / 돌배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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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역사 (한스외르크 퀴스터 著, 이수영 譯, 돌배나무, 원제 : Der Wald: Natur und Geschichte)”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한스외르크 퀴스터 (Hansjörg Küster, , 1956~) 독일 출신의 식물 생태학자인데 우리나라에는 “곡물의 역사 (송소민 譯, 서해문집, 원제 : Am Anfang war das Korn : eine andere Geschichte der Menschheit)”로 이미 알려져 있는 분입니다.



현대에 들어서기 이전 숲은 인류에게 신화와 공포의 존재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숲은 명백한 실체이며 자연의 일부로서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하며 진화합니다. 그리고 인류의 문명이 발전하면서 자연의 일부면서 문명과 공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일반적으로 숲은 자연의 일부 혹은 문명과 대립하는 세계로 여깁니다.



이 책, “숲의 역사”는 생태계를 구성하는 숲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 변화상을 독자에게 들려줌으로써 숲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숲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책입니다.



. 책에서는 ‘키 큰 나무들이 키 작은 나무와도 섞인 채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넓은 규모의 평지’라는 그림 형제의 독일어 사전을 꺼내 숲을 먼저 정의합니다. 하지만 숲의 정의는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산림학자의 경우 법률적 정의를 따르기도 하고 생태학자는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의 숫자로 숲을 정의하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숲의 현재 모습으로 정의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책에서 숲을 제대로 정의하기 위해서는 숲의 변화를 살펴야 하고 그 변화는 매 순간 진행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숲은 숲 자체 뿐 아니라 숲이 생태계로서 기능하는 전체적인 모습 역시 놓쳐서는 안된다고도 이야기합니다.



보통 숲 하면 나무 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나무는 숲을 이루는 중요한 존재이지만 숲의 일부입니다. 숲을 이야기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무와 그 외 생물 사이의 생태계적 결합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어떤 생물은 현미경으로만 관찰 가능한 미생물일 수 있고, 어떤 생물은 식물이 생산하는 유기물을 섭취하는 동물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생물들 모두 숲에서 생태계적 지위를 가지고 있고 숲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언뜻 숲이 변화한다는 개념은 이해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숲이라는 생태계는 견고한 구조로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숲은 그 숲을 구성하고 있는 생물의 생장과 죽음으로 인해 변화를 겪으며, 천이를 통해 변화를 겪기도 합니다. 천이는 크게 1차 천이와 2차 천이로 나타나는데 특히 1차 천이는 매우 광범위한 공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변화에 기인하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급격한 기온 변화로 인해 숲의 생태계가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는 경우 동식물종들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토양 자체가 변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빙하기가 끝나갈 무렵 1차 천이가 대규모로 일어나게 되었는데 오늘날의 툰드라 지대와 비슷했던 드넓은 평지가 산림 토양을 가진 숲이 되었다고 합니다.



도시화가 많이 진행되어 인구의 대다수가 도시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숲을 접할 기회가 극히 드뭅니다. 그리고 그나마 만날 수 있는 숲은 인공 조림을 통해 ‘만들어진’ 숲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자연은 스스로에게 필요한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왔고 적응하는 존재이고, 숲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숲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 역동적인 자연의 일부입니다. 숲을 이루고 있는 모든 나무는 성장하고 죽고, 다른 나무가 또 자라고 죽습니다. 또한 숲은 이를 통해 환경에 맞추어 그 모양을 바꾸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숲을 보기란 참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숲 역시 성장하고 진화한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숲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진화하며 앞으로 어떤 식으로 지속 가능하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 독서였습니다.



#숲의역사, #한스외르크퀴스터, #이수영, #돌배나무,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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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품은 수학, 수학을 품은 역사 - 인류의 역사에 스며든 수학적 통찰의 힘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4
김민형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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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품은 수학, 수학을 품은 역사 (김민형 著, 21세기북스)”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21세기북스에서 시리즈로 출간하고 있는 인생명강 시리즈의 네번째 책입니다. 또한 저자인 김민형 교수는 현재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데 정수론과 위상 수학에 있어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분입니다. 워릭대학교 수학대중화 석좌교수를 역임하기도 해서인지 대중과의 소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대중 강연을 많이 하시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분을 결정적으로 대중과 가깝게 한 것은 바로 전작 “수학이 필요한 순간”과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합니다. 김민형 교수가 생각하는 수학론, 그리고 그 수학이 왜 필요한 지에 대해 정말 쉽고 자세히 설명해주던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신작에 대한 기대가 컸고,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면 그 기대는 충족되었습니다.



김민형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수학에 대해 자연과학을 다루는 도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은 인류가 가진 문화 유산의 하나라 이야기합니다. 즉, 자연과학과의 깊은 관성을 가진 도구의 의미를 가진 수학도 가치 있지만, 인간의 엄밀한 사고 체계 하에서 발생한 인류 문화의 의미를 가진 수학이 더욱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전제에서 이 책, “역사를 품은 수학, 수학을 품은 역사”에서는 고대, 중세, 르네상스 시기, 근대, 현대에 이르는 인류 역사 속에서 수학의 발전을 따라갑니다. 그리고 수학자 뿐 아니라 철학자, 시인, 과학자 등 수학의 역사에 영향을 준 많은 이들의 삶도 되짚어 봅니다. 김민형 교수가 수학 이외의 분야와 연계하여 폭넓게 이야기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수학의 보편성 때문이라 추정합니다. 수학은 인류 문명이 탄생한 이래 태어났고 발전해 왔습니다. 특정 문명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수학의 보편성을 나타내는 사례는 바로 ‘아미스타드 선상 반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미스타드 선상 반란’은 미국 노예 제도의 실상을 드러낸 사건으로 유명합니다. 이 사건에서 노예로 끌려와 반란을 일으켰던 아프리카 사람들을 변호하기 위해 수 체계를 활용하여 통역사를 구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문화권에 따라 특정 현상이나 물건을 나타내는 단어는 없을 수 있지만 ‘수’를 나타내는 단어는 모든 문화권에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것이지요. (자세한 이야기는 책을 통해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역사란 무엇일까요? 여러 정의가 있지만 가장 거칠게 정의하자면 아마도 인류가 살아온 발자취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류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긴 발자취 속에서 수학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은 인류가 가진 고유의 특질을 찾아내는 뜻 깊은 지적 활동일 것입니다. 저자인 김민형 교수는 본인이 가진 인문학적 소양과 함께 수학적 전문성을 곁들여 우리에게 인류 역사 속의 수학이라는 세계를, 이 책을 통해 보여줍니다.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수학은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 뿐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많은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줍니다. 역사 속의 수학, 수학 속의 역사를 이 책을 통해 살펴 봄으로써 수학 덕분에 인류가 어떤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는지를 되짚어 보는 것도 좋은 독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역사를품은수학, #수학을품은역사, #김민형, #21세기북스, #인생명강,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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