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올 더 타임 - 재미있고 섹시하고 똑똑한 미친 와인 입문서
마리사 A. 로스 지음, 이보미 옮김 / 티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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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올 더 타임 (마리사 A. 로스 著, 이보미 譯, 티나, 원제 : Wine. All the Time.: The Casual Guide to Confident Drinking)”를 읽었습니다. ‘재미있고 섹시하고 똑똑한 미친 와인 입문서’ 라는 설명이 부제로 표지에 쓰여져 있습니다. 정숙하고 근엄한 와인 교과서 같은 느낌은 아닙니다. 어떤 책이길래 이런 도발적인(?) 문구를 사용한걸까라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저자는 마리사 A. 로스 (Marissa A. Ross)입니다. 많은 정보가 있는 것은 아니나 간단히 찾아보니 다양한 온라인 잡지에 글을 기고하는 와인 컬럼리스트인 듯 싶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인 ‘와인 올 더 타임’은 그녀의 블로그 제목입니다. 아마도 블로그에 올린 와인글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만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취미가 낮술, 밤술? 하하. 어떤 분일까 살짝 느낌이 오는 것 같죠?



이 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볼까 합니다. 일단 10+1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각 장별로 살펴보도록 하지요.


0 ‘와린이를 위한 와인 입문 용어’. 와인 용어들을 먼저 사전식으로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알파벳 순서로 용어들을 소개합니다. 첫인상이나 구성으로 봐서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척 재미있습니다. 그냥 용어를 소개하는 인트로 부분부터 이렇게 재미있다니요!  이 책의 시작이 블로그로부터 라는 느낌이 바로 다가옵니다. 저자의 많은 드립들을 보다 보면 어느새 용어 소개가 끝나 있습니다.


1 ‘와인은 수학이 아니다’. 고2때 처음 마신 화이트 진판델과의 끔찍한 경험부터 시작하여 2달러, 5달러, 12달러짜리 와인들로 점점 와인세계로 빠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근데 고 2요?) 점점 이분의 인생에 대해서 알게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생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들도 들을 수 있죠.


2 ‘와인은 포도가 전부가 아니다’. 포도 수확, 분류, 분쇄, 침용, 발효등 와인을 만드는 법이 소개됩니다. 레드,화이트부터 시작하여 오렌지 와인까지 각자 다른 양조방식이 소개됩니다. 와인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러한 내용까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건강을 생각한다면 와인의 성분에도 신경쓰자’. 여기서 이분의 취향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바이오다이나믹, 유기농, 내츄럴와인 등의 내용을 한 챕터 내내 소개하고 있습니다. 내츄럴 와인에 대한 예찬이 가득하죠. 싸구려 저품질 와인에 대한 비판에는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4 ‘보고 맡고 맛을 느껴라!’ 와인 테이스팅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1차향, 2,3차향 등에 대한 디테일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블로그에서 비롯한 글이므로 그림같은 것이 거의 없는 책인데도 이 장에는 무려 도표가 있습니다!


5 ‘나만의 와인 테이스팅 노트 공개’ 여러가지 와인 품종을 소개합니다. 여기서 본격적으로 저자의 와인 내공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각 와인 품종의 소개에 비유가 함께 하고, 상당히 다양한 품종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들어가긴 하지만 이런 설명들은 매우 흠미있고 유익합니다.


6 ‘와인 한잔 하면서 세계일주’ 와인을 알려면 당연히 알아야 하는 여러가지 나라들의 소개와 함께 기본적인 정보가 함께 제공합니다.


7 ‘이케아 조립 설명서보다 쉬운 와인 라벨 읽기’. 프랑스와 이태리의 와인 라벨을 기준으로 라벨 읽는 법을 소개하면서 두 나라의 와인 등급 체계까지 알려줍니다. 


8 ‘와인 리스트를 정복하는 법’. 어떻게 와인을 사고 주문을 할까. 저자의 조언 및 팁들이 가득합니다. 상당히 새롭고 흥미로운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9 ‘와인의 진정한 즐거움’. 집에서 와인 모임을 주최하고 손님을 접대할 때의 팁, 음식과의 페어링, 와인과 음악의 매칭까지 소개합니다.


10 ‘와인 잔을 들고 인생을 항해하는 법’. 이 책의 제목이 본격적으로 의미하는 바가 담겨져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와인 마시기, 여러가지 술자리 상황 대처법, 술에 취해서 하면 안되는 행동 등 현실적인 내용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특징을 꼽자면 저자의 내공과 함께 ‘재미’입니다. 재미 측면에서 특히 ‘많이’ 재미있는 책입니다다. 오히려 책이라기 보다는, 우연히 재미있는 블로그 글을 읽었는데,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그 블로그에 있는 다른 글들을 정주행하는 듯한 느낌까지 들 정도입니다. 그리고 읽다보면 이 작가의 성격, 취향, 연애경험, 음주경험등 여러가지를 알게 됩니다. 가식이라고는 조금도 없고 모든 것을 다 털어놓는 듯한 느낌까지 들죠. 그리고 그것들이 쌓여 와인 지식으로 변환됩니다. 


또한 이 책에서 저자가 하는 와인에 대한 여러 조언들이 마음에 다가오는 부분이 많습니다. ‘와인 앞에서 도전의식을 발휘하라’, ‘와인을 마시고 원하는 말을 마음껏 하라’ 같은 어디에선가 들었지만 잊어버리고 있던 조언도 있지만, ‘좋은 와인샵을 찾아라’, ‘수입자와 유통업자를 고려해서 와인을 사자’, ‘레스토랑에서 와인 리스트에 많이 있는 와인 종류를 고르자’ 등 다른 책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당히 유용한 조언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언들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집에서 와인 모임을 열었을 때 와인을 얼마나 준비해야 하는가?’ ‘와인을 들을 때 어떤 음악을 함께 들으면 좋을까?’ 이런 정보부터 시작해서 ‘술 취했을 때 하면 안되는 행동들(예를 들면, 온라인 쇼핑이나 아껴둔 와인 따기 등)’, 그리고 커피 컵에 와인 넣어서 들고 가기, 심지어 보안이 엄격한 장소에 갈 때 와인 가지고 가기(여기에 소개된 팁은 개인적으로도 새로웠습니다.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등까지의 내용입니다. 책에 이런 내용도 있어도 되냐 싶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이면 가능하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내츄럴 와인 매니아이라 이에 대한 내용이 매우 많습니다. 스파클링 제조법 중에서 펫낫을 별도로 소개할 정도이니까요. 만일 내츄럴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가슴깊이 다가오는 내용이 많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번역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번역을 담당하신 이보미씨는 아마도 프랑스어 번역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이듯 싶은데, 매우 깔끔한 번역이 돋보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번역서가 아니라 그냥 한글로 쓰여진 블로그를 읽는 듯한 느낌까지 들 정도이니까요. (‘조지는 개뿔도 모른다. 제기랄 무지막지하게 달다’ 등). 책 마지막에 ‘옮긴이의 말’에서 번역하신 분이 특별히 와인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다고 하셨는데, 전체적인 와인 내용도 거의 틀린 내용 없이 정확하게 번역을 하셨더군요. 이런 좋은 번역가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서 장점으로 꼽았던 블로그스러운 글이 또한 단점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취향과 의견이 많습니다. 물론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와인에 대한 취향은 당연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하게 주관적인 부분이 눈에 뜹니다. (물론 객관적이어야 하는 와인 정보에 대한 내용은 상당히 정확합니다. ) 과도하게 개인의 취향이 그대로 노출되는 점이라던가  객관적이어야 하는 내용이 필요한 경우에도 주관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단점이긴 한데 저자가 좋아하고 추천하는 와인들은 캘리포니아에서는 구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와인이 많습니다. 비뉴 베르데, 까리냥의 매력은 충분히 잘 알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수입되는 양이 무척 적죠. 쿠누아즈, 피노 도니스, 발디귀에 등 같은 품종은 수입이 되는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프랑스 아니면 캘리포니아에서만 구할 수 있는 와인들이 너무 많습니다. 물론 책 자체의 단점이라기 보다는 한국  와인씬의 현실에 따른 문제이긴 하겠지만 저자 개인의 취향 자체가 좀 독특하다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그게 나쁜 의미로서의 독특함은 아닙니다.)


그리고 글에 미국적인 표현이 무척 많습니다. 미국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블로그로 시작했으니 당연하긴 하겠지만, 이런 내용까지 이해한다면(예를 들어 올리비아 벤슨 형사가 누군지 안다면) 더욱 흥미로운 책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역자가 주석으로 설명을 해주기도 하지만 드립 전체를 커버하지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드립 전체를 이해하지 못해도 재미 면에서는 굉장히 탁월한 책입니다. 하여간 저자가 글을 참 재미있게 쓴다는 점은 정말 인정합니다.  


 


옮긴이의 말 중 한 구절이 이 책을 적확하게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좀 놀아본 언니가 술자리에서 썰을 푸는 느낌’. 

그거네요.

 약간 과장을 더해서 책 두 페이지마다 한번씩 어른의 사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연애 경험도 많은 매력적인 ‘언니’지만, 이러한 내용을 와인 얘기로 자연스럽게 연결합니다. 그래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쫑긋 세우며 재미있게 와인을 배울 수 있습니다.


모험적이고 도전적인 와인 취향. 개인적으로 100% 동의하는 바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와인은 아직 안 마셔본 와인이라는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 저자의 취향은 말그대로 너무나 취저입니다. 또한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와인 책 중에서 독보적으로 재미있는 와인 책인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와인올더타임, #마리사A로스, #이보미, #티나,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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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의 어원 사전 -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앨버트 잭 지음, 정은지 옮김 / 윌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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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음식을 먹으면서 음식의 이름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햄버거는 왜 이름이 햄버거인지, 씨리얼은 왜 씨리얼인지 말이지요. 하지만 한 번 일어난 궁금증은 그 궁금증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뇌리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항상 우리를 괴롭힙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음식의 경우 재료나 조리법이 그대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이름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날 소지가 적은데 반해 외국에서 유래한 음식들은 그 이름의 유래나 기원이 정말 궁금할 때가 많거든요.  


“미식가의 어원 사전 (앨버트 잭 著, 정은지 譯, 윌북, 원제 : What Caesar Did for My Salad)”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많은 음식들의 기원과 이름의 유래에 대해 들려주는 책입니다.


정말 많은 음식들이 열거되는데 그 중 몇 개만 소개할까 합니다.


먼저 바쁜 아침을 해결해주는 소중한 존재 시리얼 (Cereal)입니다. 19세기까지만 해도 미국인들은 돼지고기 중심의 아침 식단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섬유질이 부족한 이 식단은 결국 많은 사람들이 변비와 위장 장애를 앓게 하는 주범이었다고 해요. 그러다 1863년 제임스 케일럽 잭슨 박사는 다양한 곡물에 기초한 식사를 제안했고 그 결과가 그래뉼라(granula) 형태의 시리얼이었습니다. 처음 나온 이 시리얼은 매우 딱딱해서 우유에 불려야지만 겨우 섭취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을 먹기 쉬운 작은 비스킷 형태의 시리얼로 개선한 사람이 바로 존 하비 켈로그입니다. 네,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켈로그입니다. 밀, 귀리, 옥수수를 으깨고 섞어서 구운 바로 그 시리얼입니다. 이렇게 시리얼의 기원은 건강식품 운동에서 시작되었지만 최근의 시리얼은 곡물이 가진 고유의 영양가를 제외하곤 특별한 영양 가치는 없다고 합니다. 우리가 시리얼을 통해 얻는 영양소의 대부분은 바로 시리얼과 같이 먹는 우유에서 나온다고 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장 미국적인 음식의 하나인 햄버거. 우리도 이제 햄버거를 즐겨 먹곤 합니다. 패스트푸드로도 먹기도 하고, 기분 낼 때는 수제 햄버거를 먹기도 합니다. 이 햄버거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그 근원을 따져 올라가면 칭기즈 칸이라는 생뚱맞은 이름이 나옵니다. 당시 몽골 기병은 별도의 보급 부대를 두지 않았고 병사가 먹을 음식을 말 안장 밑에 두고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고기가 다져졌다고 하는데, 이것이 몽골원정에 의해 유럽에 전파되면서 타르타르 스테이크라는 이름으로 북유럽 사람들이 먹어왔다고 합니다.

19세기 독일 이민자들은 함부르크-아메리카 노선의 배를 이용하면서 그들이 선호하는 함부르크 (Hamburg) 스테이크를 빵과 함께 먹었는데 쉽고 빠르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미 대륙의 대서양 연안의 모든 항구에서 찾을 수 있는 메뉴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햄버거의 기원입니다. 햄버거는 바로 함부르크에서 온 사람들 혹은 함부르크식(Hamburger)이라는 의미라고도 해요. 



앞서 이야기한 고민을 하는 저로서는 정말 맞춤한 듯한 책이었습니다. 음식의 이름의 유래는 바로 인류가 살아온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커피, 햄버거, 씨리얼, 시저 샐러드 등 많은 음식 메뉴들의 이름의 유래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거든요. 더구나 식사 자리에서 이 책에서 읽은 이야기를 살짝 들려주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굳이 그렇게 젠 체하지 않더라도 음식 이름의 유래가 궁금하신 분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책으로 추천드립니다. 

  


#미식가의어원사전, #앨버트잭, #정은지, #윌북,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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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의 엄마를 떠나보내다 고블 씬 북 시리즈
남유하 지음 / 고블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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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의 엄마를 떠나보내다 (남유하 著, 들녘)”를 읽었습니다.



남유하 작가의 신작으로 고블 씬 북 시리즈로 출간되었습니다. 고블 씬 북 시리즈는 이번에 처음 선 보인 경장편이라는 표현을 쓰곤 하는 중편 위주의 들녘 출판사의 장르 브랜드입니다.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차가운 북국. 봄을 기다리지만 영원히 봄이 오지 않는 겨울의 나라. 

항상 추위에 짓눌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살아내야 하는 그곳에는 검은 보석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바로 석탄입니다. 

항상 그렇듯이 자본가들은 탐욕스럽게도 그 검은 보석을 움켜쥐기 위해 나무를 베어내고, 산을 파헤치고, 땅을 뒤집어 엎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공장을 세우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줍니다. 

자본가는 그렇게 마을의 지배자가 됩니다. 


엄마가 죽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카야 옆에 있습니다. 얼음 관으로.

카야의 엄마는 에니아르가 되어 영원히 가족을 지켜줄 것입니다. 

하지만 자본가, 스미스씨는 자신의 컬렉션에 엄마의 얼음 관을 가져가고 싶어합니다. 아빠가 말하는 바에 따르면 엄마의 얼음 관을 스미스씨에게 넘겨주면 보일러도 맘껏 틀 수 있고, 고기도 매일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우리랑 함께 있고 싶어할 것입니다. 절대 안될 일입니다.



남유하 작가는 “나무가 된 아이”, “푸른 머리카락”, “다이웰주식회사” 등으로 최근 2-3년 간 장르 씬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진 중 한 명입니다. 특히 남유하 작가는 독특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있을 법하지 않은 이야기를 가지고 그럴 듯 하게 설득하는 묘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작품에도 그런 재능을 십분 발휘하고 있습니다. SF적인 재료 뿐 아니라 판타지적인 재료까지,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 재료들을 잘 블렌딩하여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오는 솜씨입니다. 중편 정도의 분량이라 충실한 설정들이 모두 드러나지 않기도 했고 서사가 중간에 끊긴 듯 해 다소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남유하 작가의 다음 활약을 또다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얼음속의엄마를떠나보내다, #남유하, #고블씬북시리즈, #들녘,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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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케이스릴러
조나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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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자 (조나연 著, 고즈넉이엔티)”를 읽었습니다.


조나연 작가는 한국콘텐츠진흥원 (KOCCA)에서 이야기 산업의 인프라를 확대하고 스토리의 양적, 질적 향상을 위해 진행한 신진스토리 작가 공모전에 선정된 바 있는 분입니다. 이 책은 조나연 작가의 데뷔 장편작인데, 책날개의 소개를 보면 아마도 신진스토리 작가 공모전의 시놉시스를 기반으로 집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하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양자는 남편을 죽였습니다. 그리고 가마에 집어넣어 태워버렸습니다. 양자는 자신이 왜 남편을 죽였는지 생각하려 합니다만 그 이유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양자는 4대째 맥을 이어온 전통 가마터 ‘정요’의 대표입니다. 스물 남짓한 나이에 결혼하여 29년을 지켜온 자리. 이제 1년 정도만 더 버티면 도예가 명장 자리도 노려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죽었던 남편이 돌아왔습니다. 죽은 지 28년 만에. 죽은 날 입었던 옷과 완벽하게 똑 같은 옷차림. 비명을 지르고 싶지만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참아야 합니다. 

죽은 사람이 나타난 것도 이상한데 남편에게는 세월이 흐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머리만 백발일 뿐이지 그 외 모든 것은 너무나도 옛날 모습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이내 남편은 악마와 같은 모습을 드러냅니다. 어쩔 수 없는 또다시 남편을 죽일 수 밖에 없는 양자. 


그리고 또 시작된 그날, 8월 22일. 남편은 다시 살아옵니다. 어제의 오늘에 그랬듯이. 이제 양자는 매일 매일 남편을 죽일 수 밖에 없습니다.





타임루프물은 SF의 서브 장르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많은 시도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장르입니다. 하지만 신인 작가가 타임루프물로 이렇게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군요. 보통 재미있는 책을 읽을 때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표현을 쓰곤합니다만 정말 이 책이 그랬습니다. 죽었던 남편이 매일 살아 돌아온다는 설정, 그리고 그 남편을 역시 매일 죽여야만 하는 주인공. 그리고 그 반복되는 시간에 숨겨진 비밀들. 탄탄한 이야기 구조에다 호러물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문체까지 정말 훌륭하고 흥미로운 소설이었습니다. 조나연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양자, #조나연, #고즈넉이엔티, #타임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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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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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著, 전은경 譯, 세계사, 원제 : Das Kind in mir will achtsam morden)”를 읽었습니다.


독특한 소재, 독특한 이야기의 이 소설은 “명상 살인 (박제현 譯, 세계사, 원제 : Achtsam morden)”의 후속작입니다. 저자인 카르스텐 두세 (Karsten Dusse, 1973~)는 작중 주인공과 같은 변호사이며 작가, 저술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방송 작가로서도 꽤나 유능한지 여러 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법률 상담 관련 서적도 출판한 경력이 있지만 처음 집필한 소설이 바로 “명상 살인”이었고, 이 작품이 독일 아마존과 슈피겔誌 장기간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시리즈로 출간하고 있습니다. 


작 중 주인공인 비요른은 명상을 접하기 이전에는 평생동안 폭력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성정상 난폭함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마흔 두 살이 되어서야 첫 살인을 저지릅니다. 바로 명상을 접하고 난 후 말이지요. 그리고 살인 행각을 지속적으로 이어갑니다. 그가 명상을 배우지 않았다면 충실하게 갱단 두목의 말을 들었겠지만 그는 명상 훈련의 효과로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않기로’ 결심하였거든요. 


이야기를 읽다 보면 미드 ‘덱스터’의 모습이 많이 떠오릅니다. 물론 덱스터의 상황과 ‘명상 살인’ 시리즈의 주인공 비요른의 상황이 전혀 다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덱스터가 연상되는 것은 아마도 ‘살인’이라는 상황을 정당화하는 모습이 비슷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비요른이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게 되면서 더욱 덱스터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그는 ‘내면 아이’를 만나게 되거든요. 그는 절대 내면 아이를 믿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아니 아예 사기라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그는 명상을 주제로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내면 아이를 발견합니다. 자신의 행복을 방해하는 것은 바로 이 내면 아이가 상처 받은 것이며,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내면 아이를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지난 번 갱단 두목을 없앤 이후 현재의 삶은 행복해졌지만 미래는 두렵습니다. 마피아와 경찰의 레이더를 모두 피해야 하거든요. 그에게 ‘명상’은 이러한 스트레스의 쳇바퀴를 늦춰주지만 원인은 해결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시작된 상담. 그 상담은 나에게 파트너가 생기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웃음을 짓게 만드는 유머들, 가족, 휴가, 내면의 ‘아이’, 그리고 명상. 범죄 소설과는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다양한 소재들을 잘 버무려 도대체 어디로 이어일 지 알 수 없는 전개와 흥미로운 이야기로 처음 만났던 카르스텐 두세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가지고서. 





#명상살인2, #내안의살인파트너, #카르스텐두세, #세계사, #독일문학, #미스터리소설, #장르소설, #문화충전, #서평리뷰단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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