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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픽션 - 과학은 어떻게 추락하는가
스튜어트 리치 지음, 김종명 옮김 / 더난출판사 / 2022년 1월
평점 :
“사이언스 픽션 (스튜어트 리치 著, 김종명 譯, 더난출판사, 원제 : Science Fictions: The Epidemic of Fraud, Bias, Negligence and Hype in Science )”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스튜어트 리치 (Stuart Ritchie)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이자 심리학자입니다. 특히 그는 오 픈 사이언스 운동에 대해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 분으로 과학계에 만연한 잘못된 관행들을 지적하며 이를 개혁하고자 하는 사회 운동에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Where there's rubbish there's racism’ (쓰레기가 있는 곳에 인종 차별이 있다, 시드니 모닝 해럴드, 2011)
직관적이면서 섹시한 헤드라인입니다. 이는 디데릭 스타펠의 연구 결과인 ‘지저분함과의 싸움”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소개한 기사의 헤드라인이었습니다. 이 논문은 지저분하거나 더러운 환경에 노출되면 더 많은 편견을 보이고 인종적 고정관념도 더 쉽게 받아들인다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정책적인 시사점도 명확하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책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이 연구 결과에 쓰인 실험 데이터들이 너무나 완벽한 나머지 오히려 의심을 사게 되었고, 조사 후 조작된 데이터로 이 논문을 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사례 뿐 아닙니다. 책에는 과학계의 추악한 현실들이 여기저기 등장합니다. 저자는 책에서 언급한 수많은 과학계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대안들을 이야기하는데 그 중 ‘오픈 사이언스’를 강하게 언급합니다. ‘오픈 사이언스’는 반복 재현 위기를 극복하고 해결하기 위한 과학계에 대한 대안적 운동으로 과학의 전 과정에 대해 가능한 한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 개념입니다. 즉, 모든 데이터와 이의 분석에 사용된 코드, 재료에 대한 정보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누구나 이를 활용함으로써 과학적 결과에 대해 기존 피어 리뷰 등 제한적 접근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과학은 과학적 방법론과 학문적 정신을 바탕으로 진리를 추구하면서 인류 문명을 지금에까지 발전시키는데 동력의 역할을 수행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과학계는 많은 경우 업적 뒤에 숨겨진 추악한 일면을 숨기고 있습니다. 과학은 믿음(Faith) 혹은 신념(Belief)의 대상이 아니라 신뢰(Trust)의 대상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과학은 믿음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돈이나 명예를 좇는 일부 과학자들은 자신의 학문적 전문성을 위해 이러한 잘못된 믿음을 교묘하게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많은 사례를 통해 과학계의 비윤리적이며 부패한 일면을 가감없이 드러내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황우석 사태를 기억합니다. 또한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기억합니다. 과학이 진리가 아닌 명예나 자본에 복무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우리 세대에서 이미 목격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명예와 자본을 위해 복무하여 ‘픽션’을 만들어내는 과학자들도 여전히 있는 것 같습니다. 과학계에 숨겨진 일면을 직시하고 드러내고자 한 이 책은, 독자에게 올바른 과학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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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