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발견하는 뇌과학 - 뇌과학이 말하는 자아감 성장의 비밀
사라-제인 블레이크모어 지음, 이경아 옮김 / 문학수첩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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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발견하는 뇌과학 (사라-제인 블레이크모어 著, 이경아 譯, 문학수첩, 원제 : Inventing Ourselves: The Secret Life of the Teenage Brain)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사라-제인 블레이크모어 (Sarah-Jayne Blakemore)는 영국출신 심리학자이자 인지신경과학자로 현재 케임브리지대학교에 재직 중인 분입니다. 특히 신경과학 분야에 있어 연구 업적 및 공로를 인정받아 관련한 다수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저자는 연구를 통해 청소년기의 사회 인지 및 의사결정 발달 구조를 밝힌 바 있으며 이를 주제로 한 TED 강의를 통해 큰 인기를 끌기도 하였습니다.



이 책, “나를 발견하는 뇌과학”은 저자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쓰여진 대중 과학책으로 청소년기, 특히 우리가 사춘기라 부르는 시기의 인간의 뇌가 어떤 변화를 겪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행동으로 나타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책입니다. 최근까지 인간의 뇌는 어린 시절, 특히 영유아기 시절에 완전히 발달한다고 믿어왔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제 전 연령대의 살아있는 뇌를 관찰할 수 있는 이미징 기술, 특히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 덕분에 새로운 과학적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특히 아동기 이후,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회백질의 감소는 매우 중대한 신경발달 과정이 진행됨을 짐작하게 하는데, 시냅스와 수상돌기의 개수가 변화하고, 사용하지 않는 시냅스는 가지치기라는 과정을 통해 제거된다고 합니다.



사춘기, 중 2병이라고도 칭해지는 이 시기는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로 아동기에서 벗어나 성인으로 이어지는 과도기적 단계입니다. 특히 인격과 성격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시기는 사춘기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인해 부모와의 사이가 급격히 나빠지기도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사실 신경과학 분야에서 뇌 발달은 영유아기에 대부분 이루어진다고 믿어졌기 때문에 단순히 호르몬에 의한 작용으로 인해 이 시기에 대한 큰 오해를 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라-제인 블레이크를 비롯한 일군의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 두뇌의 중요한 영역은 사춘기를 비롯해 청소년기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발달하며, 이 기간이 두뇌 발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시기라는 것을 밝혀 냈습니다. 그만큼 이 시기는 한 명의 ‘사람’이 아동기에서 오롯한 한 명의 성인으로 제대로 성장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커다란 변화의 시기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대중은 연구 성과를 쉬운 언어로 이해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최근 자주 출간되고 있는 신경 과학,뇌과학 서적들은 마치 진리인양, 사람의 행동과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자 역시 그러한 우려를 충분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연구는 제한적이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신경 과학은 최근에야 비로소 fMRI 등을 통해 관찰 연구를 시작하였기에 연구와 통계적 유의성은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연구 결과를 받아들임에 있어 새로운 해석과 함께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 시선을 갖는데 필요한 수준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나를발견하는뇌과학, #청소년, #사춘기, #신경과학, #뇌과학일반, #사라제인블레이크모어, #이경아, #문학수첩, #리뷰어스클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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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도 때로는 독이다 - 생활 속 화학물질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법
박은정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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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도 때로는 독이다 (박은정 著, 경희대출판문화원)”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박은정 교수는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독성학 전문가인데 ‘세바시’, ‘차이나는 클라스’, ‘질문 있는 특강쇼’ 등을 통해 대중매체에도 자주 나오시는 분입니다.


독특한 제목의 이 책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몸을 공격하는 독성물질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대중과학서적입니다.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대중매체에 출연하시던 박은정 교수가 집필한 첫 대중과학서적으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독성물질이 인간의 삶에 얼마나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해 여러 차례 배워왔습니다. 


휘발유의 노킹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첨가한 납으로 인해 고통을 받기도 했고, 냉매로 각광받던 염화불화탄소로 인해 오존층이 박살나기도 했습니다. 또한 두산그룹에 의한 낙동강 페놀 방류 사건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가슴 아프게 남아 있는 사건은 바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일 것입니다. 1995년 최초의 사망자가 나온 이래 원인 불상의 폐 질환으로 처음 알려졌고, 이후 2011년 11월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임으로 밝혀졌지만 그 피해는 아직까지 제대로 산정조차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2020년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건강 피해 경험자가 무려 67만명에 달하고 사망자는 약 1만 4천명에 이른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수치만으로도 인류 역사상 가장 참담한 화학물질에 의한 참사입니다만 자신이 피해자인지도 모르는 분들이 아직도 많다는 것이 이 사건의 무서운 점입니다. 



화학물질의 독성은 정말 무섭습니다. 가습제 살균제 사건 이전에는 먹는 것만 조심하면 된다고 흔히들 생각했지만 화학물질은 소화기관 뿐 아니라 눈, 코, 입, 피부 등 다양한 경로로 유입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조심하고 국가나 사회의 규제가 강화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화학물질의 독성 피해는 그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미세플라스틱 문제 역시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부터 50여년 전인 1972년, 미국 국립심장폐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평범한 미국인 100명 중 86명의 혈액에서 플라스틱 첨가제인 프탈레이트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임산부에 의해 태아 역시도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에서도 안전하지 않다고 하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은 인체에 유입되고 나면 혈관을 따라 모든 기관에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인체에의 영향은 명확하게 판명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이는 미세플라스틱이 무해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화학물질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었고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무작정 케미포비아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화학물질이 가진 독성과 폐해를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하며 사회나 기업 역시 이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 역시 필요합니다.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점을 명확하게 깨달을 수 있는 독서가 되었습니다. 







#햇빛도때로는독이다, #박은정, #경희대출판문화원, #리뷰어스클럽, #화학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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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업무 역량, 스토리텔링 - 청중을 움직이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비법
재닌 커노프.리 라자루스 지음, 이미경 옮김 / 프리렉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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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업무 역량, 스토리텔링 (재닌 커노프, 리 라자루스 共著, 이미경 譯, 프리렉, 원제 :  Everyday Business Storytelling: Create, Simplify, and Adapt A Visual Narrative for Any Audience)”를 읽었습니다.


공저자 중 한 명인 재닌 커노프 (Janine Kurnoff)는 데이터 시각화와 시각적 스토리텔링을 워크숍을 진행하고 강의하는 전문가라고 합니다. 또 한 명의 공저자인 리 라자루스 (Lee Lazarus)는 재닌 커노프의 동생으로 역시 데이터 시각화, 시각적 스토리텔링 전문가라고 하는데 재닌 커노프와 함께  The Presentation Company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보다 명확하게 전달하고, 기억에 남게 하기 위한 결과 지향적인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고 있다고 합니다.


“뜻밖의 업무 역량, 스토리텔링”은 저자들의 이러한 지향점을 반영하여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보다 나은 시각화에 대한 코칭을 해주는 책입니다. 여기에서 유의해야 하는 점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스토리텔링’과의 차이입니다. 저자들이 이야기하는 ‘스토리텔링’은 이야기를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담아내는 것이지,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담아내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즉, 저자들이 이야기하는 스토리텔링은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본질을 이해하며,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이어야 하며,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의 톤과 매너에 적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주장들의 많은 부분들을 신경과학자들의 이론에서 인용하고 있는데 특기할 만한 점들이 많습니다. 그 중 존 메디나 (John Medina)의 주장은 숙고해 볼만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듯이 시각은 인간의 감각 중 가장 강력하며 우세한 감각이며 감정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를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할 경우에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하면 6배 정도 강력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경우 보고서를 데이터나 숫자, 통계에 의존하는데 이를 활용하여 시각화할 경우 이의 밸런스를 잡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Why에서 What을 통해 How로 넘어가는 과정을 준수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스토리텔링의 구성요소를 분석하여 범주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경, 문제점, 데이터, 인사이트 등이 Why라고 보면 이의 해결책, 즉 서비스, 솔루션, 제품 등이 How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여기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일종의 다리 (bridge) 역할인데, 그것이 바로 핵심 아이디어인 What입니다. 아무리 바쁘고 급하더라도 빼놓을 수 없으며 청중에게 제공하는 정신적 매개로서 작용하며, 청중이 해결책을 수용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합니다. 저자들은 청중에게 기억시켜야 할 것은 How보다는 오히려 What에 가깝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이러한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의 프레임워크만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각 비즈니스 스토리의 케이스를 제시하고 이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 지에 대해 첨삭 지도해줍니다.


스스로의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독서였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어떻게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했나 생각하고 어떻게 고치면 될 지에 대해서도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이 책에 대해 평가하자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의 개선을 위해 매우 효과적인 실용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뜻밖의업무역량스토리텔링, #재닌커노프, #리라자루스, #이미경, #프리렉,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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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
스튜어트 터튼 지음, 한정훈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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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스튜어트 터튼 著, 한정훈 譯, 하빌리스, 원제 : The Devil and the Dark Water )”를 읽었습니다. 


작가는 스튜어트 터튼 (Stuart Turton)으로 영국 출신 작가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데뷔작인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최필원 譯, 책세상, 원제 :  The Seven Deaths of Evelyn Hardcastle )”로 소개된 바 있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울부짖었다. 

지켜보던 군중들은 숨을 헐떡이며 공포에 사로잡혀 비명을 질렀다.

문둥병자는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불길이 문둥병자의 몸에서 활활 타올랐다.

문둥병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아렌트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묵묵히 불타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저주받은 병에 걸린 사람들에 대한 공포를 학습당한 이들은, 그 병자로 인해 야기되는 죽음 역시 두려워합니다. 

병자는 사르담 호의 화물이 죄악이며, 그 배에 승선하는 자들이 모두 무자비한 파멸에 이를 것이며 결코 암스테르담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라는 저주를 퍼부으며 화염에 휩싸이게 됩니다.


때는 1634년, 동인도제도 바타비아(現 자카르타)에서 암스테르담으로 사르담 호를 비롯해 일곱 척의 배가 항해에 나섭니다. 이 배에는 재판을 받기 위해 호송되는 탐정, 새뮤얼 핍스와 그의 경호원 아렌트 헤이즈 중위가 타고 있습니다. 

그런데 병자의 저주가 실현된 것인가? 아니면 병자는 예언을 한 것인가?

분명 항해에 나선 것은 일곱 척의 배이지만, 난데 없이 여덟 번째 불빛이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그리고 사람과 가축이 죽고, 죽었던 병자가 배회합니다. 

‘악마’ 올드 톰이 항해를 방해하는 것일까요?


이 문제를 풀어야 할 사람은 죄수의 신분입니다. 그리고 그도 죽음의 표시를 받습니다. 


대양을 항해하는 배 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 그리고 수많은 용의자들. 아가사 크리스트 (Dame Agatha Christie, 1890~1976) 작품인 “오리엔트 특급 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와 유사한 장소적 배경이지만, 이 작품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오히려 코난 도일 (Arthur Conan Doyle, 1859~1930)의 “바스커빌 가의 개 (The Hound of the Baskervilles)”의 그것과 유사합니다. 작품 전체적으로 초자연적인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공포, 혹은 스산함은 독자로 하여금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두려움을 자극합니다. 더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구조가 고전 미스터리에 비해 한층 더 복잡하고 긴장감 넘치며, 풍부하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습니다. 


작가는 전작,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에서 타임루프를 활용한 미스터리 스릴러를 선보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다소 전통적인 장르로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여전히 풍부하고 맛깔스러움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출간될 작품들도 기대해도 좋을만한 이야기꾼임에 틀림 없는 작가입니다. 



 

#여덟번째불빛이붉게타오르면, #사르담호살인사건, #스튜어트터튼, #한정훈, #하빌리스, #책좋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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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인류 - 인류의 위대한 여정, 글로벌 해양사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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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인류 (주경철 著, 휴머니스트)”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주경철 교수는 역사, 서양사 및 근대 문명과 관련하여 “유럽인 이야기 (휴머니스트, 전 3권)”, “문명과 바다 (산처럼)”와 같은 대중을 위한 저작 활동을 많이 하는 역사학자입니다. 특히 “대항해 시대 (서울대학교출판부)”는 기존 대륙 문명 관점의 역사 해석에서 벗어나 근대 세계사를 해양 세계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15~18세기에 이르는 세계사를 독자적으로 조망한 저작으로 유명합니다. 



우리는 흔히 바다를 이용한 문명의 소통을 근대 이후로 한정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그 출발점부터 바다를 이용해왔고 우리가 흔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습니다. 특히 BC 3500년 경에 시작되었다고 추정되는 대만으로부터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를 향한 대규모 인구 이동은 지금의 발달한 기술을 고려하더라도 어려운 일일텐데 당시의 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자는 해당 지역의 인구 증가의 인구압을 원인으로 추정하는데 그들은 작물 등을 가지고 카누로 수천 킬로미터의 항해를 해냈고, 지금의 폴리네시아, 미크로네이사, 멜라네시아 등 태평양 전역에 걸친 오스트로네시아 문명권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범위는 정말 놀라운 것이어서 마다가스카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반도, 하와이, 이스터에 이르기까지 지구 둘레의 절반 이상을 아우르는 장대한 거리입니다. 

흔히, 그리고 20세기초까지 유럽인들은 바다에 나간 사람들이 표류하다 이웃 섬에 정착했다고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스트로네시아 문명권의 범위는 워낙에 넓기도 하고, 이주 흐름을 보면 풍향이나 해류가 반대방향이기 때문에 이러한 우연적 표류의 결과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입니다.  

또한 오스트로네시아 문명권의 해상 이주에는 고도로 발달한 선박, 항해 기술이 뒷받침 되어 바람과 해류를 거슬러 항해가 가능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당시 그들이 이용한 선박, 카누는 BC. 3500년 경 어떤 지역에서도 찾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범장을 갖춘 대형 선체였다고 합니다. 그 대형 선체에 식수와 식량, 씨앗, 묘목, 가축을 싣고 이동하여 새로운 지역에 정착하는 방식으로 해상 이주를 해냈던 것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에펠리 하우오파의 말을 이용해 ‘태평양의 재개념화’와 ‘대양 공동체’ 개념을 이야기합니다. 즉, 세계는 바다로 고립되었던 것이 아니라 바다를 통해 연결되고 소통하였다는 의미입니다. 오히려 근대 이후 바다로 인한 연결과 소통을 막고 작게 분할한 것은 제국주의 세력이었습니다.


이렇게 주경철 교수는 문명 네트워크의 핵심축으로 바다를 주목하고 있으며 “대항해 시대”에서 다뤘던 역사적 범위를 더욱 넓혀 인류사의 시작부터 인류의 희망으로 미래의 바다까지 이 책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는 역사 발전 과정에서 해양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인류사 전체를 보더라도 개별적으로 발전한 각 문명권들의 물질적, 정신적 성과들이 급격히 뒤섞이면서 비약적인 변화를 겪었다는 것이 주된 요지입니다. 특히 ‘바다’는 문명의 통행로 역할을 수행하였기 때문에 바다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문명사 전체를 살펴보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바다인류, #주경철,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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