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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숫자들 -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왜곡하는가
사너 블라우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3월
평점 :
“위험한 숫자들 (사너 블라우 著, 노태복 譯, 더퀘스트, 원제 : The Numbers bias)”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숫자들이 가지는, 혹은 숫자로 인해 불러일으키는 편향이나 편견을 경고하는 책입니다.

저자인 사너 블라우 (Sanne Blauw)는 수학전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분으로 숫자의 오용 사례와 그 위험성에 대한 심층 취재를 통해 이 책을 집필하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뉴스나 자료들을 볼 때 나오는 숫자에 대해 본능적으로 신뢰한다고 합니다. 또한 숫자를 들이밀면 언뜻 과학적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설득에도 용이합니다. 하지만 그 숫자는 결국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숫자가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도출 과정에서 얼마든지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줍니다.
숫자를 도출하는데 있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정보를 누락하기도 하고, 엉뚱한 가정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 숫자를 도출하기도 합니다.
이런 숫자들은 일반 대중에게 교묘하게 스며들어 올바르지 않은 의사결정을 하게 만듭니다. 그 뿐 아닙니다. 이런 숫자들은 인공지능의 학습 과정에 반영되어 차별이나 편향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이런 숫자들이 모여 국가나 국제 기구의 정책에 반영되기도 합니다. 결국 잘못된 숫자가 잘못된 정책을 가져와 사람들의 삶을 망치기도 하지요.
잘못된 숫자는 단순한 실수나 무의식적인 편견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의도가 들어가기도 합니다. 또한 같은 숫자를 놓고도 해석을 달리하기도 하지요.
이 책에서는 그러한 사례들을 매우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건을 사는 것에서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는 것까지 그 범위가 매우 넓기도 하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숫자는 힘이 강합니다. 그렇기에 잘못된 숫자는 매우 위험하기도 합니다.
GDP는 행복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GDP가 행복과 연관이 있다고 믿어온 정책 입안자들은 국가 정책을 GDP 확대에 중심을 두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많은 국가들이 ‘행복’을 직접 측정하기 시작했습니다. GDP는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일 뿐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 알았기 때문입니다. 정책 입안자들은 GDP가 아닌 행복의 총량을 늘리는 것에 집중해야 하지만 여전히 GDP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바로 해석의 문제이지요.
여론조사의 결과도 문제입니다. 여론 조사 결과 누가 앞선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보면 투표권이 있는 대다수의 일반 시민은 그 결과에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여론 조사는 매우 민감해서 문항, 질문 순서 등에도 그 결과가 뒤바뀌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 여론조사는 편향성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편향성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고, 책에서는 그 사례로 집계 기관의 번성을 들고 있습니다.
책의 첫머리에 소개하고 있는 기자와 트럼프와의 대화는 숫자의 오용 사례를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COVID-19 팬데믹 국면에서 미국의 상황을 이해하는 중요한 숫자를 놓고 둘은 해석을 달리합니다. 다들 알다시피 트럼프의 해석이 틀렸죠. 하지만 그는 집요하게 주장합니다. 미국의 상황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좋은 상황이라고. 트럼프가 몰라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숫자(인구당 사망자수)는 감추고 유리한 숫자 (치명률)를 강조하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이렇듯 숫자는 그 숫자를 이야기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조작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숫자는 죄가 없다고. 하지만 감정, 의도, 실수, 직감, 선호도 등 많은 주관적 이유로 숫자에 죄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사람이라고. 우리는 이 숫자를 본연의 자리에 되돌려 놔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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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