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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인류의 공존 플랜 - 21세기를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
미노슈 샤피크 지음, 이주만 옮김 / 까치 / 2022년 3월
평점 :
“이기적 인류의 공존 플랜 (미노슈 샤피크 著, 이주만 譯, 까치, 원제 : What We Owe Each Other: A New Social Contract )”를 읽었습니다.

저자는 미노슈 샤피크 (Minouche Shafik)로 영국 런던 정치경제대학교 (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 총장으로 재직 중인 분입니다. 이집트 태생인 저자는 미국, 영국 시민권을 모두 가진 분으로 세계은행 부총재, IMF 부총재, 영국 중앙은행 부총재 등을 역임하며 개인이 누리는 기회에 대한 구조에 대한 탐구와 더불어 현실에의 적용을 고민하는 분으로 알려져 있으며 저자의 업적을 인정받아 여남작 (The Baroness) 서훈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현재는 영국 상원 의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미증유의 터널을 지나오고 있습니다. 감염병에 의한 팬데믹은 과거의 유물이라 생각했었고, 과학기술이 발달한 현대에는 더 이상 대규모의 팬데믹은 없을 것이라 지레짐작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2020년부터 거의 3년에 걸친 기간 동안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는 대가를 톡톡히 치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팬데믹 상황에서도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불평등은 훨씬 더 심각하며,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취약성이 극명하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가난하다는 이유로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죽음과 질병에 훨씬 더 가까이에 놓여있고, 안정적이지 못한 일자리를 가졌다는 이유로 생계에 직격탄을 맞는 모습을 두 눈 똑똑히 보았습니다. 하지만 ‘필수 노동자’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이 팬데믹을 견뎌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자는 은행가와 변호사는 없어도 우리가 생존할 수 있지만, 배달노동자, 간호사, 식료품 상인이 없다면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그러므로 저자는 우리 사회가 작동하는 방식이나 사회에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좌우하는 정책과 규범적인 측면에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사회 계약(Social Contract)이라는 개념입니다. 또한 지금의 사회계약은 많은 사람들이 좌절하게 만들고 있으므로 이제는 재협상을 통한 재계약이 필요하다고도 이야기합니다.
대중영합주의가 세상을 휩쓸고 있습니다. 많은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습니다. 언론은 스스로의 의무를 벗어던진 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혐오와 차별, 불평등을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고 드러내면서 이제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음을 이번 팬데믹을 통해 절실히 배웠습니다. 나를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리고 있는 사회적 관계는 바로 그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 만을 챙겼을 때 자신을 포함한 자신의 동심원 안에 있는 구성원들이 피해를 볼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비록 얼굴을 모르더라도 함께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포, 같은 인류로서의 동포로 이제 그 동심원을 조금은 확장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다른 이들에게 조금씩 빚을 지고 있으니까요.
다양한 국제 기관, 정부 기관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을 뿐 아니라 정책 의사결정의 최고위층에서도 일한 경험을 가진 경제학자가 이 책을 통해 역사적 전환점이라 할 수 있는 지금에 이르러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팬데믹을 통해 아이 돌봄, 교육 문제, 건강 문제, 노동 문제, 노인 문제, 기후 위기, 세계 시민 등 우리 안의 모순과 문제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방식으로는 해결이 안되고 묵혀왔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상 이제는 그것들을 어떻게든 해결할 시점입니다. 새로운 방법을 통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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