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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트 오브 테러
힐러리 로댐 클린턴.루이즈 페니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3월
평점 :
“스테이트 오브 테러 (힐러리 로댐 클린턴, 루이즈 페니 共著, 김승욱 譯, 열린책들, 원제 : State of Terror)”를 읽었습니다.

저자는 힐러리 로댐 클린턴과 루이즈 페니입니다.
루이즈 페니(Louise Penny)는 피니스아프리카에 출판사에서 번역하여 출간하고 있는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로 국내에도 확고한 팬층을 가지고 있는 작가입니다. 오직 하나의 시리즈로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루이즈 페니는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이 작품들을 통해 캐나다 훈장 (Order of Canada)을 수훈받기도 한 뛰어난 작가입니다.
힐러리 로댐 클린턴 (Hillary Diane Rodham Clinton). 미국의 전 영부인이었고, 연방 상원의원과 국무장관을 역임하였으며 대통령 후보에까지 오른 인물입니다. 인물 자체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였다는 의미 깊은 상징성 뿐 아니라, 2016년 대선에서 선거인단에서 아깝게 패배하기는 했지만 전체 득표수에서는 앞섰을 정도의 영향력을 가졌던 인물입니다.
이 책, “스테이트 오브 테러”를 처음 받아들었을 때 루이즈 페니라는 작가적 명성에 힐러리가 무임승차했을지 모른다는 감정과 함께 루이즈 페니의 근작을 이렇게 빨리 읽어볼 수 있다는 기쁨이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첫 페이지를 넘긴 순간, 힐러리 로댐 클린턴의 이름이 왜 앞에 와 있는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단지 유명 정치인에 대한 예우 차원이 아니더군요. 세밀한 묘사와 묘한 긴장감 등 내부자가 아니면 알거나 느낄 수 없는 시선과 감정들이 작품 내 엄청난 핍진성을 발휘하여 독자를 순식간에 몰입시켜버립니다. 사실 이 작품을 마지막까지 읽은 다음에도 루이즈 페니가 전체 플롯과 사건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맡고 힐러리가 디테일을 채우는 형태의 공동작업을 생각했습니다. 영상통화를 통해 공동 작업을 했을 뿐 아니라, 500페이지가 넘는 초고를 힐러리가 썼다는 작가의 말을 읽은 다음 다시 한 번 깜짝 놀랬고, 그 세밀한 내부자적 시선들이 어떻게 작품 속에 녹아들 수 있는지 단번에 이해해버렸습니다.
이 책에는 미국이, 미국 정부가 정말 두려워 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이나 이란의 핵에 왜 그리 민감하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대답이 되는 책이라 할까요? 과도한 반응이라 할 수도 있지만 미국은 이미 9.11이라는 말도 안되는 테러를 경험한 나라이기에 그런 히스테리컬한 반응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테러리스트가 핵을 테러의 수단으로 활용하면?’이라는 가정이 과거에는 망상이었다면 이제는 현실성을 충분히 가진 가정이 되어버린 상황일테니까요. 또한 현재의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 중근동이나 러시아 등 미국이 직면한 국제 질서에서 미국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기도 합니다. 단순한 스릴러나 미스터리 소설이 아니라 한 편의 국제정치 관련 서적을 읽은 느낌도 들 정도입니다.

유럽과 미국, 캐나다, 아프가니스탄, 오만, 이란, 파키스탄 등 전 세계를 누비며 벌어지는 정치 스릴러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을 감상하는 또다른 관전 포인트로 중요한 부분은 바로 엘런과 벳시의 우정에 대한 것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맺어온 두 여성의 우정이 결혼이라는 과정을 지나면서도 남녀 간의 사랑과는 또다른 색깔로 단단해지면서 국제적 테러와의 싸움에서 빛을 발하는 과정 말입니다.
너무 거창하다 느껴질 수 있습니다. 네, 다루고 있는 사건은 정말 거대합니다. 하지만, 그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디테일하면서도 속도감있게 진행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말 하나 : 엘런의 첫 순방지인 한국에서의 실패는 무엇이었을까요?
덧붙이는 말 둘 : 루이즈 페니 팬이라면 정말 반가운 지역과 인물이 등장합니다. 행인 1 수준으로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해결에 큰 공헌을 합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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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