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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이 쌓일 만두 하지? - 일상의 빈틈을 채워주는 세상의 모든 지식
팀 교양만두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4월
평점 :
최근 스낵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러한 현상을 약간 우려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지식에 대한 갈망과 호기심은 인간에 대한 본성이고, 얕은 지식들이 많아야 깊은 지식으로 파고들어갈 동력이 생긴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은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입니다.
특히 그 선봉에 유튜브나 팟캐스트가 있습니다. 가장 뜨거운 트렌드들이죠. 과학이나 역사를 비롯해 잡학 관련 컨텐트도 매우 풍부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컨텐츠들은 자칫 잘못하다가는 잘못된 음모론, 유사과학, 사이비역사, 허위 정보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양질의 컨텐츠를 고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유튜브 채널 ‘교양만두’도 양질의 스낵 교양 컨텐츠를 제공하는 채널 중 하나입니다. 물론 모든 정보가 100% 사실에 부합한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우수한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이 채널에서 제공한 컨텐츠를 책으로 엮어 출간한 것이 바로 이번에 읽은 “교양이 쌓일 만두 하지? (팀 교양만두 著, 다산북스)”입니다.

영상은 100여개가 넘는 방대한 양인데 그 중 책에서는 어떤 내용들을 다루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과거 역사에 대한 상식, 유명인의 흑역사, 문화사와 일상사 등을 총 4부에 걸쳐서 다루고 있군요.
학용품, 밥그릇, 복권 등의 역사와 같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서 궁금하게 여기지도 않았던 것들의 역사부터 유럽의 귀족들이 무도회를 즐겼던 까닭이나 요즘이나 있을 법한 티케팅 전쟁이 무려 300년 전에도 있었다는 사실들까지 깨알처럼 소상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중에 책에 나온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회전초밥집에서 초밥을 먹다 보면 좀 신기한 게 있어요. 어느 가게를 가나 (아주 비싼 종류의 초밥이 아닌 이상) 보통 한 접시에 두 개씩 초밥이 담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거 10개 정도 먹어도 그다지 배가 부르진 않잖아요. 그냥 국룰(國rule)인가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이 책에 따르면 전후 일본의 식량난으로 인한 역사가 담겨져 있다고 합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의 물자난이 매우 심각했는데 전쟁 이후에는 이 현상이 더욱 극심해졌다고 합니다. 어쩌면 당연한게 그렇잖아도 물자가 부족했는데 식민지에서 수탈하던 식량이 끊겼으니 더욱 심각해진 것이겠지요. 또한 식민지에 나가 있던 일본인들이 수 백만명이 다시 본토로 돌아오게 되어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쌀값은 수백배로 뛰어오른 상황에서 일본은 음식점 영업과 외식을 금지하게 됩니다. 먹을 것이 귀하게 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그리고 식재료를 배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식당 주인들은 이제 음식을 팔 수 없게 되니 큰 일 난 거죠. 이때 상인들은 묘수를 제안합니다. 자신들이 초밥을 만들어서 파는 게 아니라 손님이 가져온 쌀을 가지고 초밥을 만들어주고 수수료를 받겠다는 아이디어였습니다. 정부 당국은 이를 승인하되 1인당 가공할 수 있는 초밥의 양을 쌀 한 홉으로 제한하게 되었습니다. 한 홉이면 초밥이 10개 정도 나온다고 합니다. 또한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 생선도 넉넉치 않아 생선 한 종류에 초밥 2개 정도, 4-5종류로 제공했던 것이 전통처럼 굳어졌다고 합니다.
음식의 역사의 많은 부분에 전쟁의 상처가 깊이 녹아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초밥에도 역시 그런 역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본 리뷰에서 언급하지 않은 내용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면 교양만두 채널을 구독하시거나 책을 읽어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 책, “교양이 쌓일 만두 하지?”는 귀여운 캐릭터들이 나와 미처 알지 못했던, 그리고 너무 사소해 궁금하게 여기지도 않았던 사실들까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매우 흥미로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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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