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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선의 사람들 - 후쿠시마 원전 작업자들의 9년간의 재난 복구 기록
가타야마 나쓰코 지음, 이언숙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평점 :
“최전선의 사람들 (가타야마 나쓰코 著, 이언숙 譯, 푸른숲, 원제 : ふくしま原発作業員日誌 イチエフの真実、9年間の記録)”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이를 수습하고 재난을 복구하는 현장을 기록한 목숨을 건 르포입니다.
저자인 가타야마 나쓰코 (片山 夏子)님은 ‘도쿄신문’ 기자로 9년 간에 걸쳐 후쿠시마 제1원전 수습 및 재난 복구 현장을 취재하였고 그 결과물이 이번에 읽은 “최전선의 사람들”입니다.
“체르노빌 생존 지침서 (케이트 브라운 著, 우동현 譯, 푸른역사, 원제 : Manual for Survival: A Chernobyl Guide to the Future)“, 체르노빌의 목소리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著, 김은혜 譯, 새잎, 원제 : Чернобыльская молитва)”, “체르노빌 히스토리 (세르히 플로히 著, 허승철 譯, 책과함께, 원제 : Chernobyl: The History of a Nuclear Catastrophe)”, “그날 밤 체르노빌 (애덤 히긴보덤 著, 김승진 譯, 이후, 원제 : Midnight in Chernobyl: The Story of the World's Greatest Nuclear Disaster)”과 같은 핵재난을 다룬 논픽션이 우리나라에 상당수 출간되기도 하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책들도 모두 훌륭한 책이지만 이 책, “최전선의 사람들”은 바로 그 현장에서 저자가 작업자들과 함께 이야기한 기록의 결과물이라는 점입니다.
일본 정부는 2021년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중 후쿠시마 원전에서의 복구 작업을 중단시켰습니다. 복구 작업이 완료되어서가 아닙니다.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중 ‘원전 사고가 나서는 안된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는 결정까지 내립니다. 방사능 오염 지역에 (희망자에 한해서라고는 하지만) 주민들을 복귀시키기도 하는 결정을 내립니다.
원전에 의한 핵재난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복구 작업 및 폐로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일본 정부는 책임은 커녕 은폐를 일삼으며 마치 원전 사고가 끝난 것처럼, 아니 없었던 것처럼 굴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이 말이 가장 마음에 와 닿습니다. 하지만 위험한 일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보수는 높을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그들의 임금은 동결되었으며, 보너스는 원전 사고 후 회사의 부담을 핑계로 삭감된 채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아니 오히려 피폭 위험 때문에 작업 시간이 줄어들었으니 잔업 수당은 아예 사라졌습니다. 일은 힘든 정도가 아니라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하루 위험 수당 1,000엔에.
그나마 일부 고농도 방사선량 작업자 일부를 제외하고 2018년 4월부터 위험수당마저 없어졌습니다. 피폭은 작업자들이 당하는데 돈은 회사가 가져간다는 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경비는 해고되고 식사는 사비로 내야 합니다. 또한 암 검진 대상에서도 제외시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시민들이 사명감 하나로 복구 작업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인류는 통제할 수 없는 불을 만들어 내고야 말았습니다. 인류는 그 불로 인해 만들어지는 폐기물 처리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이 불로 인해 수많은 인명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그들의 희생으로 싼 에너지를 얻고 있습니다.
역사는 미래를 보여줍니다. 쓰리마일은 체르노빌을 예언했고, 체르노빌은 후쿠시마를 예언했습니다.핵재난이 있을 때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들만 반복되었습니다. 역사를 통해 배우지 못하면 다시 그 일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아니 일어난 일은 언젠가 다시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언제, 어디냐의 문제만 남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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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