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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듀나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8월
평점 :
이번에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듀나 著, 네오픽션)”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13편의 단편 소설을 엮은 단편집으로 듀나 작가의 4번째 단편집을 이번에 개정하여 출간한 책입니다. 예전에 한번 읽었던 작품집인데 개정판이 나온 김에 오랜만에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를 역임한 바 있는 듀나 작가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904/pimg_7571021293544137.jpg)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동전 마술’
몇 년 전 선을 통해 딱 한 번 만난 여성의 특이한 행위와 이야기로 인해 을지로 지하도를 자주 찾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몇번을 읽어봐도 이 남자가 지하도 천장을 노려봤는지 몇 년을 그리워 하였던 여인의 사진을 다 지워버렸는지 모르겠네요.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2009년 4월 1일 오후 4시 23분. 지구인이 외계에서 온 우주선과 조우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외계 우주선은 단 8일 만에 안양시 대부분과 광명시 일부를 포함하는 식민지를 완공합니다. 외계인은 그 들이 할 일을 합니다. 바로 식민지를 만들 재료를 얻는 일이지요. 사람들도 예외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외의 일에는 무관심했습니다. 한 대학원생이 흥미로운 실험을 하나 수행합니다. 외계 우주선에 카메라가 달린 로봇을 태워본 것입니다. 그런데 결과는 놀라웠죠. 단 이틀 만에 화성 사진을 찍고 돌아온 것입니다. 외계 우주선을 타고 태양계 곳곳을, 그리고 태양계를 벗어난 먼 외계로 다녀오는 것은 범지구적인 유행이 되어버립니다.
700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에 인공기를 꽂고 돌아온 북한 소속 비행사 다섯 명 중 두 명이 죽고, 세 명이 식물인간이 된 사건이 발생합니다. 외계 바이러스 때문입니다. 우주 감기로도 일컬어지는 이 바이러스는 범우주 바이러스 네트워크 환경 통합 과정의 일환에 의해 북한은 멸망해버리지만 이 시행 착오로 다른 지구인들은 이 바이러스와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냅니다.
바로 링크 바이러스라 불리우는 그 바이러스입니다.
이 작품은 연작 소설인 “제저벨”이 링커 바이러스 세계관 하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엮었는데 이러한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별로 없기 때문에 해당 작품이나 듀나가 창조한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입니다.
이 작품집은 10주년 기념 개정판입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단편집에 실린 작품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언제 쓴 작품인지 작가도 모르는 작품도 있고, 그나마 창작년도를 알 수 있는 작품 중 한 작품은 1998년에 쓴 작품도 있다고 합니다.
가장 최신작도 10년이 더 된 작품이라는 의미이지요. 여기서 SF 소설이 가지는 가치가 드러납니다. SF는 기본적으로 미래에 일어날 일을 빗대어 현재를 이야기하는 장르입니다. (정말 미래의 일만을 이야기한다면 예언서가 되겠지요.) 그러므로 이 작품은 10년 전의 현재를 지금의 현재와 비교해 보면서 읽어볼 수 있습니다. 또 처음 이 작품을 읽었을 때의 감상과 지금의 감상이 달라진 부분도 분명히 있음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경험이었지요.
이번에 본 작품과 “제저벨”이 함께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는데 두 권 모두 읽으실 분이라면 이 책,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를 먼저 읽기를 추천드립니다. “제저벨”의 세계관과 공유되는 작품이 두 작품 있는데 이 두 작품을 읽지 않고 “제저벨”을 먼저 읽는다면 아무래도 적응에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로콜리평원의혈투, #듀나, #네오픽션,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