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상상력 공장 - 우주, 그리고 생명과 문명의 미래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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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가 만들어낸 수많은 불빛. 그 때문에 밤하늘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습니다. 언제나 희뿌연 막이 가로막는 느낌이지요. 밤하늘을 제대로 즐기려면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가야 합니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빠져들 것만 같은 어둠과 함께 수많은 별들이 무념 무상의 상태로 이끕니다. 


우주, 지금으로부터 약 138억 년 전에 빅뱅으로부터 시작하여 마침내 생명을 탄생시킨 시공간을 의미합니다. 인류는 그 영겁의 시간 속에서 찰나의 시간 동안 존재하면서 이제 우주를 이해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이제 지구에 발딛고 사는 우리는 우주를 소망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우주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습니다. 


“우주, 상상력 공장 (권재술 著, 특별한서재)”은 한 물리학자가 우주의 시작부터, 우리의 문명, 그리고 미래까지 걸쳐져 있는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한 사유의 과정을 담은 책입니다.





저자인 권재술 박사는 ‘우주를 아는 것이 지구를 아는 것’이고 ‘지구를 아는 것이 우주를 아는 것’이라고 하면서 ‘나를 발견하는 길’은 바로 ‘나의 밖을 아는 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우리의 밖에서 생명과 문명을 찾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안의 생명과 문명에 대한 보다 넓고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앎’이 커졌을 때 비로소 우리 밖의 생명과 문명에 대한 이해 역시 넓고 깊어질 수 있음을 사유합니다. 


인간의 직관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많은 과학적 발견들은 우주는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시작했음을 알려줍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고 하였지만 우주는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우주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시간도 공간도 존재하지 않았기에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은 아마도 진정한 시작, 즉 태초(太初)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태초 이후 에너지와 물질들이 모이고 흩어짐을 반복하면서 ‘우리’ 역시 만들어냈을 터입니다.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느냐구요? 그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낸 과학적 방법론으로는 알 수 없는 영역입니다. 아마도 ‘모른다’가 정답일 것이고, 그것이 정답일 시간은 무한히 계속될 것입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우주의 끝은 언제이고 어떤 모습일까요? 우주가 끝난다면 그 이후는 완전한 무(無)일 것입니다. 마치 태초 이전과 같겠지요. 그래서 이를 태종(太終)이라 합니다. 완전한 종말이라는 의미입니다. 우주의 종말에는 여러가지 가설들이 있습니다. 영겁의 시간에 가까운 미래에 결국에는 열 죽음에 도달하여 사라지게 될 우주. 우리는 백 년을 채 살지 못하면서 영겁의 시간을 걱정합니다. 






#우주상상력공장 #권재술  #특별한서재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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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온통 과학이야 - 의심스러운 사회를 읽는 과학자의 정밀 확대경, 2023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세상은 온통 시리즈
마이 티 응우옌 킴 지음, 배명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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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온통 과학이야 (마이 티 응우옌 킴 著, 배명자 譯, 한국경제신문, 원제  : Die kleinste gemeinsame Wirklichkeit. Wahr, falsch, plausibel? Die größten Streitfragen wissenschaftlich geprüft)”를 읽었습니다. 




저자는 전작 “세상은 온통 화학이야 (배명자 譯, 김민경 監, 한국경제신문, 원제 : komisch, alles chemisch!)를 통해 만난 적이 있는 마이 티 응우옌 킴 (Mai Thi Nguyen-Kim)입니다. 


저자는 도발적인 질문을 합니다. 과학이란 무엇이고, 과학적 데이터는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마약과 술을 비교함으로써 과학의 질이 데이터 수집 뿐 아니라 이를 해석하는 방법에 의해 결정됨을 강조합니다. 특히 과학이 사회, 경제, 정치, 정책과 연결될 때에는 주관적 판단이 적극적으로 개입될 여지가 강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과학적 방법론에는 분명한 허점과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뉴스에, 혹은 당국자의 주장에 ‘과학적’이라는 말에는 분명한 함정이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과학적’이라는 수식어를 마치 ‘절대진리’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과학은 절대 ‘절대진리’가 아니며 반론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더더욱 아닙니다. 


온갖 가짜뉴스가 범람합니다. 예전에는 그것을 믿는 사람들 사이에 오고가는 찻잔 속의 태풍이었다면 소셜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이제는 모든 사람들을 미혹에 빠뜨리는 거대한 흐름이 되어버렸습니다. 

과학자가 과학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가장 올바른 대답은 무엇일까요? 과학은 절대 진리가 아니고 언제나 새로운 과학적 발견으로 업데이트되어야 하는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의 학문이기 때입니다.바로 ‘모른다’입니다. 이런 태도가 일반인으로 하여금 사이비 과학, 가짜 뉴스가 파고들 여지를 주게 됩니다. 수없이 쏟아지는 가짜 뉴스 사이에서 우리는 길을 잃고 있습니다. 어떤 것을 믿어야 할 지, 혹은 믿지 말아야 할 지 분간하기 점점 어려워집니다. 지구가 편평하다거나 아폴로가 달에 가지 않았다는 주장은 차라리 귀엽기라도 합니다. 백신 반대론자나 바이러스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이르면 이 사회를 무너뜨리려는 악의까지 느껴질 정도입니다. 하나 하나 반박하다 보면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이 실시간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니 애초에 그 많은 가짜 뉴스를 반박한다는 것이 불가능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과학적 지식을 위한 책이 아닌 것입니다. 애초에 많은 주장을 접했을 때 그 주장의 사실성, 과학성을 짚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사고 체계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가 과학적 사고를 하는데 필요한 도움을 주는 책인 것입니다. 

 




#세상은온통과학이야 #마이티응우옌킴  #배명자 #한국경제신문 #이북카페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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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 2022년 뉴베리상 100주년 대상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도나 바르바 이게라 지음, 김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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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도나 바르바 이게라 著, 김선희 譯, 위즈덤하우스, 원제  : The Last Cuentista)”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도나 바르라 이게라 (Donna barba Higuera)는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 소설 작가입니다. 이번에 읽은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와 “루페 웡은 춤을 추지 않아(Lupe Wong Won't Dance)”를 대표작으로 하고 있는데 라틴 문학 전통에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가지고 있으며 평단에서도 대단한 호평을 받고 있는 작가입니다.

“루페 웡은 춤을 추지 않아”이 PNBA 도서상, 푸라 벨프레 아너상을 수상한데 이어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로 뉴베리 대상 및 푸라 벨프레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역량 있는 작가입니다. 




‘네가 여행에 가져갔으면 하는 게 있다. 이 할미는 거기에 없을 테니까’


헬리 혜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날, 페트라는 지구를 떠나는 탈출선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리고 380년 뒤 콜렉티브가 지배하는 우주선에서 모두가 기억을 잃은 채 페트라만 지구를 기억합니다. 



하지만 페트라에게는 힘이 있습니다. 바로 쿠엔토(cuento, 이야기)라는 힘이요.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를 읽다 보면 제목 뿐 아니라 많은 면에서 영화화되기도 한 “기억 전달자 (로이스 라우리 著, 장은수 譯, 비룡소, 원제 : The Giver)”와 공통점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디스토피아를 다룬 SF인 점이 대표적입니다. 가장 큰 공통점은 두 작품 모두 바로 뉴 베리상 대상에 빛나는 작품이라는 점이겠네요.



 그리고 문명을 하나는 기억에 의해, 하나는 이야기에 의해 이어진다는 점도 공통점이지만 평등하고 완벽한 세상을 디스토피아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도 역시 유사합니다.  


‘모든 게 똑같으니까 선택 할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네, 그렇습니다. 세상을 모두가 똑같이 선택하고, 똑같이 생각하고, 심지어 똑같이 행동한다면 그것은 절제되고 통제가 잘된 유토피아가 아니라 지옥과 같은 디스토피아일 것이라는 것이 두 작가의 공통적인 생각입니다. 

인간은 모두가 다 다른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소중한 존재이기도 하지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다른 존재. 하지만 우리는 그런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틀림’은 우열을 내포합니다. 차별과 혐오를 동반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를 뿐, 틀리지 않습니다. 우리 안에 내재한 다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하지만 우리는 연대와 공감, 협력을 통해 그 본능을 이겨내며 문명을 만들어왔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말이지요. 







#마지막이야기전달자 #도나바르바이게라  #김선희 #위즈덤하우스 #뉴베리 #푸라벨프레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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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불가능 대한민국 - 고도성장의 기적 이후, 무엇이 경제 혁신을 가로막는가 서가명강 시리즈 26
박상인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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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한때 변방에 불과했고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당당히 선진국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설립 이래 최초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지위를 인정받은 나라가 되었지요. 한국은 개도국에 해당하는 A그룹에 포함되었지만 2022년 B그룹으로 변경되었는데 이는 A그룹에서 B그룹으로, 즉 개도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가 변경된 건 한국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GDP 규모로 보더라도 세계 10위 권에 위치하고 있으니 경제 규모로만 보면 진작 선진국의 지위에 올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바뀐 전무후무한 국가라는 점은 매우 특기할 만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작년까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하면서 높아진 위상과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대한민국이 그동안 누려온 고도성장에 힘입은 바 큽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한민국의 성장 엔진은 이제 꺼져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성장과 번영이 지속가능한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서가명강 시리즈의 새 책 “지속 불가능 대한민국 (박상인 著, 21세기북스)”은 대한민국의 경제 혁신을 가로 막는 것은 무엇이고, 향후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환 모멘트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제언을 담은 책입니다. 


박상인 교수는 이 책에서 대한민국은 그 동안 정부 주도, 재벌 주도의 경제 개발을 진행해왔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재벌은 경제 발전의 주역이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정의롭지 못한 집단이라는 부정적인 측면 모두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감 몰아주기, 갑질, 사익 편취, 배임이나 횡령, 정경 유착 등 사회적 재생산을 저해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재벌 문제는 스캔들 수준으로 단순화하여서는 안되며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접근하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재벌 개혁 없이는 경제 구조의 혁신이 일어날 수 없으며, 이는 대한민국의 지속 불가능성의 근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경제 위기와 경제 퇴행의 근본적 원인을 낙후된 재벌 시스템이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책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슘페터주의 성장이론입니다. 조지프 슘페터의 이론을 발전시킨 이 이론은 고전적인 성장이론과 대비되는 이론으로 새로운 기술, 제품 등 혁신성이 기득권자들을 대체하면서 성장이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저자는 일본의 장기 침체의 이유를 바로 슘페터주의 성장이론의 관점에서 설명하면서 우리 역시 이러한 오류에 빠질 위험성을 지적합니다. 경제력 집중은 기득권을 탄생시키고, 공고해진 경제적 기득권자들은 경제 성장과 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사례와 이론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가로막는 저해 요인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면서 향후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정책적 제언까지 확인할 수 있는 흥미로운 독서 경험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이 책이 제공해준 것 같습니다. 





#지속불가능대한민국 #박상인 #21세기북스 #서가명가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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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이라는 신화 - 인류를 현혹한 최악의 거짓말
로버트 월드 서스먼 지음, 김승진 옮김 / 지와사랑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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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심코 인종 (人種, race)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합니다. 인류는 지구상 모두 하나의 생물학적 종(biological species)일 뿐 별도로 종을 구분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곤 합니다. 이 말은 개체 차이는 존재할 수 있지만 종 전체적으로 봤을 때 유전적인 차이는 크지 않은 단일종이라는 의미입니다.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과거에는 다른 인류종들이 존재했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근연종조차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종이라는 신화 (로버트 월드 서스먼 著, 김승진 譯, 지와사랑, 원제 : The Myth of Race: The Troubling Persistence of an Unscientific Idea )”는 역사를 통해 인종과 인종주의에 대해 통찰하고, 그 안에 숨은 정치적 함의와 더불어 비과학성을 통렬하게 고발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표지는 참 독특합니다.

‘1950년에 유네스코는 모든 인간이 동일한 종에 속하며, ‘인종’은 생물학적 실재가 아니라 신화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라는 설명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홀로코스트, 제노사이드 등 인종과 관련한 반인륜적인 범죄는 역사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종이란 개념은 생물학적 실재가 아니라 문화적, 정치적 구분임에도 불구하고 그럴듯한 외피를 걸치고 마치 과학적 분류인 양 사람들을 속여왔습니다. 그 동안 많은 정치세력들이 골상학이나 우생학 같은 사이비 과학을 동원하여 인종이라는 개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하였고, 그 뿌리는 BLM 운동이나 미국에서 일어난 동양인 혐오 정서와 같이 최근까지도  끈질기게 살아남아 혐오와 차별의 근거로 삼게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개념은 인종 구분이 쉽게 되지 않는 유사한 피부색을 가진 타 문화권 사람들에게도 쉽게 전이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장에 우리 주변에서 들리는 일본인들은 어떻고, 중국인들은 어떻고 하는 이야기들은 어쩌면 양반일지도 모릅니다. 같은 문화권에 있으면서도 영호남을 나누어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아직까지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사람을 나누어 차별하는 근거 없음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오히려 인종이라는 개념의 허망함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신화(myth)에 불과한 인종이 과학적 실재성을 지닌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이나 서유럽인이 여전히 많이 존재한다고 비판합니다. 인종이 실재한다는 믿음, 이는 과학의 영역이 아니라 신념 체계 안에 뿌리 박혀 있음이 틀림 없습니다. 세계관의 일부가 되어버려 그에 반대되는 증거를 아무리 들이대도 증거를 의심하지 자신의 세계관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인종이라는 개념과 인종주의가 사회 곳곳, 일상 모든 곳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진단합니다. 직장이나 직업, 상호작용하는 대상, 각종 사회 시스템 모든 것이 ‘인종’에 의해 영향 받으며 모든 개개인은 인종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방식을 학습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여기에서 핵심은 어떤 인종은 다른 인종에 비해 우월하다고 은연 중에 (혹은 노골적으로) 배운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책에서 미국이나 서유럽의 사례를 들어왔지만 한국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인종 문제, 차별, 혐오는 특정 문화권 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의미겠지요. 이 책을 통해 인종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만들어져 왔고, 어떻게 생명력을 가지게 되었으며, 지금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그 허상을 꿰뚫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인종이라는신화 #로버트월드서스먼 #김승연 #지와사랑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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