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자본론 - 자본은 인간을 해방할 수 있는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이재유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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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마르크스 (Karl Marx, 1818~1883). 아마도 인류사에 있어 영향력이 가장 큰 인물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자본주의를 정의하고 노동자라는 계급이 있음을 알린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20세기라는 시대 자체가 칼 마르크스가 주창한 이론의 실험실이었다고 이야기하는 학자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20세기 물리학이 마치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발전한 것처럼 말이지요. 


일반 대중에게 우리 시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상가 중 하나인 칼 마르크스와 그의 사상에 대한 이해도는 낮은 것 역시 사실입니다. 아마도 군사정권기를 거치면서 일종의 금기어 혹은 금서 취급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자본론이 금서 목록에서 풀린 것은 1987년 이후입니다.)


“마르크스의 자본론 : 자본은 인간을 해방할 수 있는가 (이재유 著, 한국철학사상연구회 企, EBS BOOKS)”는 인류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자본론과 칼 마르크스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해설서입니다. 


저자는 근대 서양 철학에 있어 가장 근본이 되는 개념을 자기의식이라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기의식으로부터 주체, 자유, 자유의지 등의 개념들이 발생한다 보는 것이지요. 자기의식이 확장되면 계급의식이나 연대라는 개념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고도 이야기합니다. 

또한 ‘자기’라는 개념은 비자기(非自己)와 구분되어야 하는데 결국 비자기를 구성하는 세계에 대한 인식 역시 필요합니다. 세계는 무엇이고, 어떤 형태를 취하고 있는가를 인식하는가에 대해 철학 체계에 따라 그 해석이 다른데 이를 기준으로 ‘유물론’적 철학 체계와 ‘관념론’적 철학 체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마르크스는 세계를 유물론으로 바라보면서 자본을 물신적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본 것 같습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적 생산과정과 자본관계, 잉여가치, 자본의 축적 등을 분석하여 집대성하였는데 그 저작이 바로 ‘자본론’입니다. 

마르크스는 유물론적 과학을 이야기하였는데, 여기에서 과학의 의미는 근대 과학에서 말하는 과학과 그 의미 체계가 다르다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마르크스가 말한 과학은 ‘주체’의 실천 활동을 의미하고, 그 과학의 산물은 바로 세계의 이념이나 법칙이라는 실천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즉, 근대 과학에서 이야기하는 자연 법칙은 ‘관조적’인데 반해 마르크스가 이야기하는 과학은 ‘자기’를 실현하려는 인간의 사회적 혹은 역사적 실천의 산물이라는 의미이겠지요. (사실 과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데에는 역사적 맥락이 있을텐데 이에 대해서는 공부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해설서라고는 하지만 워낙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다 익숙하지 않은 많은 개념들을 설명하고 있어 한번 읽어서 전체 개념을 이해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재독, 삼독을 통해 기본적인 개념과 역사적, 사회적 맥락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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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중용 - 철학의 시대에서 정치를 배우다 EBS 오늘 읽는 클래식
김예호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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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春秋)와 전국(戰國). 동주 시기, 천하를 거머쥐기 위해 수많은 제후들이 난립하고 쟁패하였던 시대입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반복되는 전쟁과 수탈을 불러오게 되고, 민생 역시 도탄에 빠지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시기가 역사 상 유래 없을 만큼 다양한 사상이 탄생한 대발생의 시기였다는 점입니다. 이 시기는 전쟁과 혼란의 시기이기도 했지만 제자백가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상가들이 민생의 삶이 과거 (요순시대)보다 퇴보한 시대의 모순을 참지 못해서가 아니었을까요? 물론 제후와 대부에 아부하는 자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친 많은 사상들은 민생의 삶을 제대로 바라보고 고민했던 것들입니다. 어떤 사상은 군주를 교화하기 위한 명분을 강조하기도 했고, 어떤 사상은 군주의 권력을 얽맬 수단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상은 삶 그 자체를 관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상들의 공통점은 결국 방향성입니다. 바로 ‘인민’입니다. 단지 군주를 따라야 하는 백성이 아니라 정치의 대상점을 가져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대학·중용 : 철학의 시대에서 정치를 배우다 (김예호 著, 한국철학사상연구회 企, EBS BOOKS)”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김예호 박사 역시 춘추전국시대를 동양사에서 보기 드문 철학의 시대였다 평가합니다. 이념을 달리한 다양한 사상들이 공존하며 존중되고, 서로를 보완하던 시대였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진시황에 의해 천하가 통일되고 사상의 통일성을 위해 ‘분서갱유(焚書坑儒)’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한 왕조에 이르러서 다시 과거의 사상을 복원하는 운동을 통해 ‘대학(大學)’과 ‘중용(中庸)’이 다시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대학(大學)’과 ‘중용(中庸)’은 유가(儒家)의 경전인 사서(四書)에 속하는데 특히 정치 매뉴얼적 성격이 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과 중용은 성격이 다릅니다. 대학은 정치의 도를 주로 이야기한다면 중용은 군주의 개인적 성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이 지향하는 바는 서문에서 바로 나타나는데 대학, 즉 큰 배움의 도는 밝은 덕을 밝히고, 백성을 새롭게 하면서 지극히 선함에 머무는데 있다고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즉, 도덕적 완성을 정치적 이상향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중용에서는 하늘의 도와 인간의 도를 소통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이야기하며 끊임없이 군자의 윤리적 수신(修身)을 강조합니다. 


수 천년 전의 사상인데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이미 그때와 다릅니다. 하지만 정치의 도, 이상향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바로 ‘인민’의 삶을 지켜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국가와 국민의 관계이지요. 이런 의미에서 정치의 도와 정치인의 수신을 강조한 두 경전은 수 천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대학중용 #철학의시대에서정치를배우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김예호 #EBS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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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 통치자는 어떻게 권력을 얻고 유지하는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이정은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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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 통치자는 어떻게 권력을 얻고 유지하는가 (이정은 著,  한국철학사상연구회 企, EBS BOOKS )”를 읽었습니다.




네, 많이 들어본 책입니다. 


마키아벨리즘이라는 이야기도 자주 들었기도 하구요. 


 


마키아벨리가 주장한 군주관은 동양에서 군자적 군주관과는 명백한 차이를 보입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현실’에 기반한 통치 체계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당시 이탈리아가 중앙집권적인 정치 체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주변 중앙집권국가로부터 호시탐탐 침략의 위협을 당하고 있었던 시대적 배경까지 감안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 책,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주장하는 바에 대한 해설서입니다. 


 


그렇기에 필연에 가깝게 당시 이탈리아의 상황과 이탈리아를 둘러싼 주변 정세, 역사적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단순히 ‘군주론’을 해설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시대적 상황에 맞는 ‘군주론’ 재해석에 가까운 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군주론’에 담긴 마키아벨리의 진의를 끝없이 탐구합니다. 


 


반시대적이며 비윤리적이라는 비난을 받은 선구자로서의 면모에도 주목합니다.


 


 마키아벨리가 무자비하며 잔인한 군주관을 주장한 그 이유를 말이지요. 


 


 


 


마키아벨리는 군주관을 주장하면서 군주가 오랜 동안 스스로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인민에게 평화와 주유, 안전을 제공하고 호의를 획득하여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군주는 인민의 호의를 획득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그것을 군주의 역량이라 정의합니다. 


 


 


그리고 군주의 역량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인민의 역량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 마키아벨리즘의 진의라 저자는 재해석합니다.


 흥미로운 관점이자 더 이상 ‘군주’가 존재하지 않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철학자의 제대로 된 해석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키아벨리의군주론 #통치자는어떻게권력을얻고유지하는가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이정은 #EBS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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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랏소에
달시 리틀 배저 지음, 강동혁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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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랏소에 (달시 리틀 배저 著, 강동혁 譯, 아르테, 원제 : Elatsoe )”를 읽었습니다.


이 작품의 작가는 달시 리틀 배저 (Darcie Little Badger)입니다. 아메리카 원주민인 아파치족의 후예로 알려져 있으며 과학자이자 작가로 활동 중에 있는 분이지요. 이번에 읽은 “엘랏소에”는 그간 단편 위주의 활동을 하던 작가가 처음으로 세상에 내어놓은 장편소설입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종족적인 정체성 뿐만 아니라 과학자로서의 정체성이 모두 드러난 세계를 그려내는데 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지금 우리가 발딛고 살아가는 세상인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은 다른 세상. 그 세상을 통해 이야기가 허락된 범위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작중 주인공인 엘리는 작가의 경력에 비추어 보면 작가의 아바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작중 엘리의 이야기는 바로 작가가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로 치환하여 읽어도 좋을 것입니다. 


작가의 작품 목록을 보다 보면 토착적인 세계관에 세상과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학적 경향성을 토착미래주의 (Indigenous Futurisms)라 일컫는데 일반적으로 아프리카계 작가들이 이러한 문학 사조를 형성해왔고, 그 동안 아프리카계 작가들을 중심으로 한 작품들을 많이 만나봤습니다. 

보통 아메리카 원주민계 작가들은 현실의 비참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실주의적 작품 위주로 만나보곤 했는데 현실과 판타지를 결합한 매력적인 세계관을 그려낸 달시 리틀 배저 덕분에 독특한 문학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훌륭한 작품이었기에 ‘21년 로커스상 최고의 데뷔 장편소설상을 수상했겠지요. 


이후 작가가 장편 소설 하나 (“A Snake Falls to Earth”)를 더 발표했던데 빠른 국내 번역 출판을 기대해봅니다.


#엘랏소에 #강동혁 #달시리틀배저 #아르테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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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거짓말 감각은 당신을 어떻게 속이는가 - 저명 신경과 의사가 감각 이상에서 발견한 삶의 진실
기 레슈차이너 지음, 양진성 옮김 / 프리렉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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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골에 갇힌 뇌가 외부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은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 ‘감각’ 뿐입니다. 만약 이 감각이 없다면 뇌는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결국 뇌를 가진 생명체가 외부와 소통하고 생명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바로 감각이라는 수단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인간 역시 그 한계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또한 ‘나’를 나로 인식하는 것 역시 뇌와 감각이 있기 때문 아닐까요?


하지만 인간이 얼마나 그 감각을 신뢰해야 할까요?  



“감각의 거짓말 (기 레슈차이너 著, 양진성 譯, 프리랙, 원제 : The Man Who Tasted Words: A Neurologist Explores the Strange and Startling World of Our Senses)”에서 그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통증’이라는 감각은 얼핏 생명체에게 불필요한 감각처럼 보입니다. 너무 큰 통증은 언제나 고통을 안겨주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상처에는 통증이 수반되고, 큰 상처에는 큰 통증이 연상됩니다. 그런데 이 연상이 과연 맞는 것일까요? 일반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많은 학자들이 연구 끝에 밝혀 낸 사실은 통증이라는 감각이 정신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제2차세게대전 당시 통증에 대해 연구한 헨리 K. 비처라는 의사가 있습니다. 육군 마취의로 복무한 경험이 있는 그는 병사들을 치료한 경험을 바탕으로 논문을 썼는데 끔찍한 부상을 당한 병사들이 의외로 통증을 느끼지 않거나 큰 통증을 호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즉, 통증 정도가 부상 정도 뿐 아니라 다른 요인이 개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지요. 배가 아플 때 배를 살살 문지르는 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많은 경우 복통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것을 경험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이런 현상은 정신 상태가 통증을 경험하는 데 영향을 실제로 미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가 이야기하는 바입니다.  





인간을 하나의 계(界)로 본다면 외부의 자극을 입력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감각의 오류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습니다. 내가 듣고 본 것이 가진 신뢰성의 강력함은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감각은 오류를 일으키고 많은 경우 오류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많지요. 감각 말단 기관은 인간의 인식 체계를 구성하는 시작점이자 첫 단계입니다. 이러한 감각 말단 기관이 일으키는 오류는 현실과의 불일치를 일으켜 혼란을 야기합니다. 하지만 신경계의 구조와 기능에 온전히 의존하는 감각은 사람마다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고 이 말은 사람마다 구축한 인식의 체계가 현실과의 괴리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감각은 언제나 거짓말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 거짓말은 온전히 감각 체계에 의존하여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우리는 절대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람과 사람의 인식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저자의 주장은 새롭고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집니다. 



저자인 기 레슈차이너 (Guy Leschziner)는 신경과 전문의이자 뇌전증, 수면장애, 하지불안 증후군 등을 연구하는 연구자라고 합니다. 특히 그는 감각과 뇌, 그리고 수면에 대한 대중과학서적을 집필하여 대중에게 의학지식을 전파하고 있기도 하다고 합니다. 




#감각의거짓말 #프리랙 #기레슈차이너 #양진성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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