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 게임 - ‘좋아요’와 마녀사냥, 혐오와 폭력 이면의 절대적인 본능에 대하여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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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철학자의 탐구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이지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성악설이나 성선설 논쟁 역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해를 통해 사회 구조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었습니다. 

철학자들 뿐만 아닙니다. 심리학자나 진화생물학자들 역시 이러한 논쟁에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인간은 과연 선한가, 혹은 인간의 행동 동기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한 지적 탐구는 수십 세기 동안 지속되어 왔지요.


흥미로운 주장을 하는 책이 한 권 있습니다. “지위 게임 (윌 스토 著, 문희경 譯, 흐름출판, 원제 : The Status Game: On Human Life and How to Play It )”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위에 대한 인간의 욕구와 그것을 추구하는 행위가 우리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지위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이며 우리는 사회에서 지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는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학문적 성과에 대한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와 연계된 많은 일화를 통해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달합니다. 또한 지위의 역사와 그것이 역사를 통해 진화한 방식 역시 흥미롭게 이야기해줍니다.  지위 추구 행동을 하게 만드는 심리학적, 생물학적 작동원리에 대한 설명을 통해,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게 된다면 스스로의 행동을 인식하고, 지위 게임에 참여하는 방법에 대한 보다 나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지위 게임’은 기존에 성이나 권력, 돈에 국한된 인간의 욕구 (사회적, 문화적)를 이해하는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책으로  인간 삶에서 지위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인간 관계, 경력, 자존감, 행복감 등 많은 측면에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므로 직장, 학교,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맥락에서 지위가 작동하게 되는데 사람들은 대부분 지위를 높이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로 인해 경쟁적이고 비윤리적인 행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 뿐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는 소설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스스로의 지위를 명확하기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위 게임은 종종 불안, 우울증, 성취감 부족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타인과의 지위 게임적 관계, 즉 타인의 인정을 추구하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개인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삶을 추구할 때에서야 비로소 찾아온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저자는 지위에 대한 욕구와 친절, 공감, 의미 있는 인간 관계 등 다른 가치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가치를 함양하면 우리는 더 큰 개인적 성취를 이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책에서 이야기하는 지위는 사회적 기대와 규범에 의해 영향을 받는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지위에 대한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이해해야만이 우리 삶에 깊은 영향을 주는 ‘지위 게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이를 삶 속에 녹여내는 선택과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입니다. 






 #지위게임 #윌스토 #문희경 #흐름출판 #리뷰어스클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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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위의 개척자, 황금 천막의 제국 - 세계를 뒤흔든 호르드의 역사
마리 파브로 지음, 김석환 옮김 / 까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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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위의 개척자, 황금 천막의 제국 (마리 파브로 著, 김석환 譯, 까치, 원제 : The Horde: How the Mongols Changed the World)”을 읽었습니다. 


 

먼저 저자인 마리 파브로 (Marie Favereau)는 몽골 제국과 이슬람 제국을 주 연구 분야로 하는 프랑스 출신 역사 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칭기스 칸의 삶을 다룬 아동용 그림 소설을 출간한 적이 있네요. 아마도 자신의 주 연구분야를 대중적으로 알리는데 관심이 많은 학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이 책, “말 위의 개척자, 황금 천막의 제국”은 2021년에 출판된 책으로 출판 이후 많은 도서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고, 여러 언론 등에 최고의 역사서 리스트에 오른 책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바로 ‘호르드 (Horde)’입니다. 전통적인 제국으로도, 왕조 국가로도, 민족 국가로도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유목 정권이라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몽골 제국을 계승한 다른 형제 국가(원나라, 훌레구 울루스 등)에 비해 호르드의 연구는 비교적 덜 되었고 ‘마치 장막 뒤에 있는 것 같’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르드의 이야기의 흥미로움이나 세계사적 중요성은 그에 못지 않다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칭기스 칸은 네 명의 아들들에게 각각 자신들의 울루스를 만들 수 있도록 하였는데 첫째 아들 (아직까지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지 않은 바로 그 아들) 주치에게 만들도록 한 울루스, 그리고 그 후예들과 유산이 바로 ‘호르드’ 역사의 핵심을 이룹니다. 
주치는 자신의 울루스를 만든 이후 아버지인 칭기스 칸과 다소 소원한 관계를 유지했고, 결국 그의 울루스는 독자적인 길을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스스로를 몽골과는 별개의 주치 울루스라 인식했고 스스로를 ‘오르다(Orda)’ 즉 호르드라 칭했습니다.

그리고 호르드는 (일부 서구 학자들의 편견과는 다르게) 변하지 않는 전통에 얽매이지 않았고, 언제나 변화와 발전을 꾀했습니다. 초원 유목민들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해법이 필요한 난관에 봉착하면 언제든 그 전통을 변용하여 벗어나는 유연성을 가진 국가였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정체성, 즉 유목 국가라는 점을 포기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몽골 제국 내의 특수성을 살펴볼 기회를 이 호르드를 통해 가질 수 있다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호르드는 다른 몽골 제국의 후예들과의 공통점을 분명히 가지기도 하지만 분명한 차별성을 가진 국가이기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입니다. 
특히 호르드의 특유의 통치 기술이 인상깊습니다. 직접 지배를 선호한 다른 형제국과는 다르게 호르드는 간접적으로 지배하였는데 피지배국과의 항구적인 행정적인 존재는 없었고, 필요시 상호작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자원과 경제적 소통을 유지했다는 점이 참으로 독특합니다. 이러한 특수성은 바로 호르드의 지속성과 몽골적 세계관을 가지지 않는 지역에 대한 영향력의 근원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고도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몽골제국. 칭기스 칸에 의해 세워진 나라로 인류가 만들어 낸 단일 국가로선 최대 강역을 가졌던 국가이기도 합니다. 일반인들은 단지 거기까지만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관련한 저작들을 읽는다 해도 보통은 칭기스 칸 개인의 삶이나 업적에 주목한 독서에 편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당시의 전 세계를 아우르는 거대한 제국을 세운 주체가 유목민 집단이라는 것을, 이후에도 중앙 아시아를 지속적으로 차지했던 집단 역시 유목민 집단이었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칭기즈 칸 개인의 업적으로 국한시켜 인식하거나 하나의 일회성 이벤트로만 생각했을 수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반도 역시 이러한 유목민 집단과 지속적인 교류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도려낸 듯이 유목민 집단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고 마치 정주 문명과만 교류를 한 것처럼 인식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긴 합니다. 
 ‘황금씨족 (Altan urug)’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면서 몽골제국과 같은 유목민 제국은 결코 일회성도 아니었고 칭기스 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세계사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읽은 “말 위의 개척자, 황금 천막의 제국”은 유사 이래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 국가 중 하나인 몽골 제국과 그 후예라 할 수 있는 ‘호르드’에 대해 상세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이야기의 맥락을 엮어 서술하는 저자의 글쓰기 덕분에 매우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매력적인 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위의개척자 #황금천막의제국 #마리파브로 #김석환 #까치 #부흥

※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 (https://cafe.naver.com/booheong/219138)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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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 텔레포터
정해연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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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 (정해연 著, 북멘토)”를 읽었습니다. 


 

‘은아’ 어렸을 적 선택적 함구증, 진단을 받았고 언제나 함께 놀아주는 친구도 없던 아이. 스스로 왕따의 냄새가 나는 것 아닌가 하기도 할 정도로 급우 누구와도 말을 나누려 하지 않는 아이.
‘언니는 안 그런데’
집에서도 ‘잘난’ 언니와 비교되면서 언제나 위축되어 있는 아이.

그런 은아에게 또 다른 은아가 나타납니다. 교생 선생님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들 말마따나 같은 은아인데 극강으로 다른 그녀. 언제부터인가 은아 선생님은 은아 주변을 맴돌기 시작하고. 심지어 은아 만의 비밀 장소도 알고 있고, 은아 만이 간직하고 있는 비밀도 알고 있습니다.


 

‘괜찮아.’
‘너는 너로 존재해.’


 

운명을 믿지 않더라도 마치 운명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게 마련입니다. 아마 은아에게는 괜찮다고, 너는 그 자체로 ‘너’라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듣는 순간이 바로 그 운명이었을 것입니다. 은아에게 들려주는 저 위로의 말은 아마 독자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작가의 말일지도 모릅니다. 

애써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어쩌면 일상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애쓰는 것일거라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라고. 그리고 불화와 화해하라고.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위로를 들려주는 이 소설, “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는 정해연 작가의 작품입니다. 미스터리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작가로 장르를 넘나들면서 다양한 엔솔로지에도 참여하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단편 ‘아름다운 괴물’를 통해 접한 적은 있지만 그 이외에는 작가의 다른 작품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로 다른 작품들도 찾아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은단한사람이면되었다 #정해연 #북멘토 #문화충전 #문화충전200


※ 본 포스팅은 네이퍼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주관하는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필자의 주관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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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 유럽에서 아시아 바이킹에서 소말리아 해적까지
피터 레어 지음, 홍우정 옮김 / 레드리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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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바다의 무법자. 법외 집단이자 범죄 집단입니다. 이 해적의 역사는 동서를 막론하고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아마 항해가 처음 시작되었을 시기와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서양에는 바이킹이 있었고, 동양에는 왜구가 있었지요. 바이킹 시대 이전에도 고대 그리스나 로마 시절 해적에 대한 기록이 있었고, 동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근대에는 해적을 활용한 해상권 장악을 시도한 국가마저 있었을 정도로 역사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기도 합니다. 

“해적 (피터 레어 著, 홍우정 譯, 레드리버, 원제 : Pirates: A New History, from Vikings to Somali Raiders)”는 해적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입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해적에 대한 로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해적’, 즉 바다의 도적이 되자는 제안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근대 이전만 해도 이야기는 다릅니다. 책에서 서술한 해군과 해적의 보수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16세기말 영국 해군에 복무하는 숙달된 선원의 3개월 급여가 1파운드 10실링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을 사략선에서 근무하게 되면 무려 15파운드. 13배가 넘는 급여 조건입니다. 당연하게도 사략선이나 해적들이 모집하는 선원 자리는 언제나 경쟁률이 높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해적 열풍은 굳이 하층민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항해 시대 이후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해적 사업은 신사나 귀족들도 뛰어들 만큼 매력적이었던 것이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해적 행위 (piracy)와 사략 행위 (privateer)를 구분하지는 않지만 이 책에서는 합법적 권한 여부에 따라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경계는 매우 모호하고 실제적인 구분은 어렵습니다. 실제 책에서도 합법적(?) 사략선임에도 해적 행위를 한 사례들이 많이 나옵니다. 

이러한 해적의 이야기는 비단 근대 이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 간의 경계가 명확해지고, 해상 지배권이 명확해진 현대에 와서 국제법(유엔해양법협약)에 의거하여 해적을 ‘공적’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소말리아 해적이 가장 유명하긴 하지만 남중국해나 말라카 해협의 해적들도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한국 선적을 가진 화물선이나 어선들도 해적의 피해를 당하는 것을 뉴스를 통해 접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인류의 공적으로 규정된 범죄 집단이긴 하지만 거친 바다에서의 모험이라는 ‘낭만’이 곁들여지면서  ‘원피스’나 ‘캐러비안의 해적’ 시리즈와 같이 대중 문화에서 주요 소재로 활용되기도 하고, 많은 사랑을 받기도 하는 존재들입니다. 이러한 해적의 역사와 더불어 현대에도 해적이 소탕되지 않고 끊임없이 발호하는 원인과 국제 협력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려주는 이 책, “해적”은 해적에 대한 역사적 맥락과 경과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책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해적 #피터레어 #홍우정 #레드리버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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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 게임 - ‘좋아요’와 마녀사냥, 혐오와 폭력 이면의 절대적인 본능에 대하여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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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관점. 지위의 관점에서 보는 인간 행동의 메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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