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해마
문목하 지음 / 아작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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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데, 문목하는 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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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왜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가 - 은밀하고 뿌리 깊은 의료계의 성 편견과 무지
마야 뒤센베리 지음, 김보은.이유림.윤정원 옮김 / 한문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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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감수하고 추천사를 쓴 윤정원 원장의 충격적 고백부터 이 책은 시작한다. 본인이 의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의사의 성편견을 겪었던 사례를 이야기한다. (이후에는 아예 아는 의사를 찾아가거나 본인이 의사라는 사실을 사전에 밝히고 진료를 받는다고 한다.) 그때는 그 이유를 몰랐거나 혹은 단순한 의심 수준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실제의 의료계 내에 진료에 대한 성차별이 매우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윤원장 본인 역시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젠더 편향에 빠져 있음을 깨닫고 환자의 목소리를 더 경청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저자는 의료계에 만연한 젠더 편향의 원인을 지식의 간극과 신뢰의 간극 때문으로 진단하고 있다. 먼저 지식의 간극이란 일반적으로 의사는 여성의 몸, 그리고 여성을 괴롭히는 질환이나 건강문제를 잘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애초에 가장 기초적인 수준의 생의학 연구부터 남성이나 수컷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여성에 대해서는 남성과 같으리라고 생각하는 성별적 차이를 무시하는 비과학적 추정에 근거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뢰의 간극이란 여성이 설명하는 증상을 의사가 믿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전부터 여성의 증상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대부분을 히스테리라는 포괄적인 진단명으로 묶어 버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머리 속’에서 나온 증상이라 치부해버린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식의 간극과 신뢰의 간극, 이 두가지가 상호 작용하면서 현재 의료계가 심각한 젠더 편향에 빠져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어야 하기에 가장 과학적이어야 할 의학계가 이러한 심각한 젠더 편향에 빠져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매우 믿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저자는 백인 남성이 헤게모니를 과거부터 이어온 의료계에서 여성에 대한 성차별 혹은 젠더 편향이 얼마나 굳건하고 강력한지를 수많은 인터뷰와 연구 등을 통해 밝혀 내고 있다. 단순히 ‘그럴 것이다’에서 논의를 출발하는 게 아니라 정부, 공공기관의 통계로부터 사실을 뽑아내어 논거를 삼기도 한다. 그래서 막연한 의심이 아니라 실제로 그러한 젠더 편향이 사실임을 밝혀 내고 있기에 이 책은 정말 충격적이다. (저자는 논란이 될 만한, 혹은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주장을 할 때마다 꼼꼼히 주석을 달았다. 그렇게 모인 각주가 무려 75p에 달한다. 저자의 주장이 의심된다면 맨 뒤의 각주 목록부터 확인하기를 바란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여성문제  # 의사는왜여자의말을믿지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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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속 남자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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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토 카리시의 신작이 나왔군요.

더구나 속삭이는 자, 이름없는 자의 후속작이라니 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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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사회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0
심너울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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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리뷰


현실에서의 익숙한 부조리를 극단화하여 보여줌으로써 그 상황을 낯설게 하여 현실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보게 하는 것은 SF의 많은 미덕 중의 하나이다. 이번에 읽은 심너울 작가의 “소멸사회”(그래비티북스)는 그 미덕을 잘 나타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IMF 이후 사회는 양 극단으로 극명하게 벌어진 사회 계층의 양극화, 이로 인해 기회마저 얻지 못하여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n포 세대, 저출산으로 인해 사회의 활력이 저하되고 있으며, 클릭수 경쟁에만 매몰된 언론에다 최근의 AI의 발달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지는 등의  매우 방대한 현실의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AI의 발달로 인해 자본주의를 지탱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도입한 제한적인 기본소득,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보트 피플, 삶에 미련을 가지지 못한 자들을 위한 조력 자살 지원 프로그램 등이 보편화된 약 30년 후의 매우 개연성 있으면서도 암울한 세계관을 가진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러한 세계관 내에서 사회의 구성원이 모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노랑”, 사회에 일어나는 일을 취재하여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어하는 “하수영”, 미래에 대한 꿈을 어쩔 수 없는 현실로 인해 접어버린 “심민수” 등 세 젊은이가 만들어내는 이 이야기는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마치 지금의 현실을 보고 있는 듯한 기시감을 준다. 또한 마치 지금의 대한민국과 같이 그들은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세계를 바꾸기 위한 도전을 시작하며 작품은 끝을 맺고 있다. (마지막 그들의 도전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었을까? 작가는 약간의 희망 섞인 상황을 던져 주었지만 명확한 답을 주고 있지 않다.)


중반 이후 이야기의 밀도가 급격히 떨어져 중편 정도였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현실의 젊은이와 기회, 그리고 공정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독서가 되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심너울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본다. 


# 장르소설  


# 소멸사회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ps. 그렇지만 다른 그래비티북스의 SF는 직접 구매한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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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혁명의 비극
해럴드 로버트 아이작 지음, 정원섭.김명환 옮김 / 숨쉬는책공장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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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원제 : The Tragedy of the Chinese Revolution (1938년)


ㅇ 리뷰



원작자인 해롤드 R. 아이작의 아들인 아놀드 R. 아이작의 서문과 트로츠키의 소개글, 그리고 역자 서문이 지나면 본 서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가 있다. 익숙한 이름도 있고 낯설은 이름도 있지만 중국 근현대사에서 굵직한 이름들이어서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 책에서는 청조말의 상황과 신해혁명을 시작으로 중국 노동자 혁명 (1925~1927)이 일어나기 전의 역사적 배경과 전개, 실패 과정과 그 후과까지를 서술하고 있다. 이러한 전개 과정에서 단순한 사실만의 나열이 아니라 관계된 다양한 사람들이 언급한 내용을 인용함으로써 마치 그 시대에 있는 착각까지 불러일으킬 정도로 현장감이 살아 있는 묘사를 보여준다.



초한지를 통해 진나라의 멸망과 한나라의 건국을, 삼국지를 통해 후한, 삼국시대와 위/진시대를 알게 되었다. 또한 진, 한, 진, 수, 당, 송, 원, 명, 청 등 중국 통일 왕조들도 우리 역사와 함께 자연스레 배워왔으며 아편전쟁, 신해혁명, 대장정, 국공내전, 대약진 운동, 문화혁명, 천안문 사건 등 중국 근현대사에 있어 굵직한 사건들도 알고 있다. 이렇듯 중국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와 얽혀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나에게는 매우 익숙하다.



“중국 혁명의 비극”이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에는 언뜻 신해혁명이나 문화혁명 등 내가 알고 있던 역사의 한 대목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지칭하고 있는 혁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신해혁명(1911)이나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949)이 아니라 실패로 끝난 (그래서 비극적인) 중국 노동자 혁명 (1925~1927)을 의미한다. 책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개인적으로 사전정보 없이 들이대는 독서 방식을 좋아한다.) 책의 초입부에서 이 점을 깨달았을 때는 상당히 당황했다. 하지만 서문을 지나고 1장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당황은 사그러들고 새로운 흥미가 일어나게 되었다. 과거 중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권력자나 군벌, 왕조 위주의 서술로만 접했고 민중의 삶에 대해서는 흘러지나가기만 했으나 실제 민중의 삶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관점에서의 독서는 새로운 자극을 준다는 점을 다시 깨달았다. 다만 상당히 거시적인 사건 위주의 서술로 인해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이해해야 하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상당한 궁금증을 남기는 독서였다. (관련한 후속 독서가 필요한 대목이다.)



ps. 분명 1938년에 쓰인 책일텐데 2장의 아래 문장을 보고 최근에 쓰여진 책으로 착각할 정도로 현대의 중국에 비추어 봐도 적확한 서술이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역사


# 중국 혁명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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