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디어 조작자다 - 여론 조작 전문가가 폭로하는 페이크 뉴스의 실체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한재호 옮김 / 뜨인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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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가짜 뉴스에 대한 이슈가 크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개인 미디어가 확산되고 AI 등 관련 기술이 극도로 발달하면서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 뉴스는 진짜인 그것과의 구별이 정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러한 가짜 뉴스를 구별하고 피해갈 수 있을까요? 더구나 날이 갈수록 미디어에 대한 종속 혹은 의존이 가속화되어가는 현실에서 뉴스를 아예 접하지 않고 살 수는 없을 텐데 말입니다.

이런 고민을 하던 도중 마침 라이언 홀리데이 著 '나는 미디어 조작자다(원제 Trust Me, I'm Lying: Confessions of a Media Manipulator, 뜨인돌)에서는 저자 본인이 실제 미디어 조작자임을 고백하고 조작된 미디어가 미치는 영향과 메커니즘, 그리고 이것을 회피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하여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습니다. 비록 해답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가짜 뉴스를 구별하고 피하는 방법에 대한 힌트라도 얻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이런 류의 책이나 저자가 으레 그러하 듯 되지도 않는 책을 팔아먹기 위해 자신의 경력이나 경험 등을 과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머리말을 지나 ‘글을 시작하며’에서 저자의 경험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이 책은 진짜다’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미디어를 조작하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와 미디어 사슬이 실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작된 ‘가짜’가 진실이 되는 과정을 읽고 있다 보면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진정한 진실인지 의심이 들면서 소름이 돋습니다. 이러한 가짜 진실들이 횡횡하다 보니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거짓말을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이라는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면 할 수 없는 발언까지 나오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책에서는 주로 미국 내에서 일어나는 미디어 조작 사례를 위주로 설명하고 있지만 책을 읽다 보면 기시감이 드는 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미디어 조작이 만연하기 때문이지요. 실제 책을 읽다 보면 유명하기 때문에 유명한, 혹은 부자로 보이기 때문에 유명한 여러 셀럽들이 생각납니다. 

 이러한 미디어 조작은 내 돈과 내 표를 뺏어가는 약탈 행위입니다. 그러기에 해결책에 대한 갈증이 매우 커지게 됩니다. 하지만 저자는 책에서 미디어 조작에 의해 만들어진 가짜 진실을 해결할 수 있는 명쾌한 해답이나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만 이 책을 읽고 많은 미디어에서 실제 조작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취득하는 정보마다 팩트 체크를 해야만 한다는 (비용이 많이 드는) 해결책만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 실제의 미디어 조작 사례가 이루어짐을 알게 되었고 이로 인해 그것의 작동 방식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은 큰 소득이라 생각합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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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칭 포 허니맨 - 양봉남을 찾아서
박현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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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저에게 로맨스 소설은 그다지 끌리는 장르가 아닙니다. 하지만 서칭 포 허니맨(박현주 著, 위즈덤하우스)의 부제(양봉남을 찾아서)와 소개 글을 보는 순간 마음이 확 끌렸습니다. 양봉이라는 직업이 그리 흔한 소재도 아닐 뿐더러 단 두 번 만난 남자를 찾기 위해 제주도까지 세 여자가 의기투합하여 찾아 나서는 이야기라니그 전개와 결말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죠.


책을 처음 받아들고 읽기 전까지는 미스터리 로맨스라 하더라도 달달한 로맨스에 중점을 둔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한 여자가 호감을 가졌었지만 사라져버린, 그래서 찾고자 하는 남자의 정체에 대한 미스터리만 있을 줄 알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소설을 읽다 보면 미스터리와 미스터리 로맨스 두 개의 축으로 이야기가 얽혀들면서 흥미롭게 전개되더군요.


책의 소개글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도로미가 3년 전 제주에서 만났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두 친구 (박하담, 윤차경)에게 털어 놓게 되고, 이를 통해 서칭 포 허니맨프로젝트를 발족하게 되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책의 처음은 어떤 남자의 음습한 행동을 묘사하면서 이 책이 달달하기만 한 로맨스물이 아님을 대번에 알 수 있게 합니다.


박현주 작가는 번역물로만 접했고 소설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문제를 안고 있는 세 여자의 이야기를 엮는데 있어 충분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대단한 내공이 엿보였습니다. 또한 이야기 내의 각 소재들도 작가 스스로가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깊이 파고들었던 느낌으로 한번 쑥 훑고 지나가는 것이 아닌 듯 보여 이야기에 몰입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소설 덕분에 좋은 작가 한 분을 알게 된 것 같이 기뻤습니다. 또한 앞으로는 로맨스물까지 찾아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드는 독서이기도 했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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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2 - 호모사피엔스의 멸종,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나 세미나리움 총서 32
토비 월시 지음, 정병선 옮김 / 영림카디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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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그동안 기계가 인간을 이기기에는 너무 많은 수를 계산해야하여 한동안 난공불락이라 여겨졌던 바둑에서 드디어 패배하고 맙니다. 그 후로 AI는 바둑에 대해서는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이제는 알파고는 차치하더라도 절예, 돌바람 등 많은 인공지능이 인간 프로기사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패배한 그 날, 정말 많은 생각에 사로잡혔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인간의 자리는 어디일까, 혹은 어디로 가야 할까? 저는 그랬습니다. 


 정말 궁금하더군요. 


 그 뒤로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이상 유발 하라리 著), 인류의 미래 (미치오 카쿠 著) 등 인류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읽었습니다만 AI에 의한 인류의 변화, 미래상에 대해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게 하여주는 책은 아직까지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마침 2062 (토비 월시 著, 정병선 譯, 영림카디널)을 통해 AI가 촉발한 미래의 변화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읽어봤습니다.

 


 먼저 토비 월시는 멀지 않은 미래에는 현생인류라 일컬어지는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는 자연스럽게 멸종하고 그 자리를 호모디지털리스 (Homo Digitalis) 그 자리를 대체하면서 의식, 직업, 전쟁, 평등, 프라이버시, 정치 등을 비롯해 많은 인간적 가치가 사라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는 등 AI가 가져올 미래를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흔히 상상하듯 똑똑한 AI 혹은 강인공지능이 아닌 멍청한 AI에 의해 많은 가치들이 사라져 버릴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버너 빈지나 레이 커즈와일 같은 사람들이 써온 그동안의 많은 저작들은 미래에 반드시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이 오고 이때에는 비로소 인간이 인간의 가치를 온전히 실현한다고 주장하였고 저는 이런 저작들을 통해 미래에 도래할 유토피아를 막연하게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토비 월시는 여러가지 근거를 들어 초지능이나 AI의 기술적 특이점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것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AI가 점점 발전하고 이를 실용 기술에의 활용이 증가하면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는 현재의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 마냥 긍정적인 상황만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토비 월시가 말하는 2062년은 미래의 특정한 연도가 아니라 AI가 가져올 미래의 어느 날입니다. 이 미래에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여러 소중한 가치들을 지키고 진정한 유토피아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나 신기술을 받아들이는데 보다 겸허한 자세 등의 현재의 노력을 역설하면서 책을 마무리합니다.


 책 제목은 “2062, 호모 사피엔스의 멸종”이며 원제는 “2062, The world that AI made”로 상당히 AI가 가져올 미래에 대한 제목이나 실제 내용은 그 미래는 ‘지금’ 노력하지 않으면 AI의 발전은 인간에게 매우 부정적이며 암울할 수 있다는 ‘현재’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 무조건 유토피아와 같은 세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얼마나 낙관주의적인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고 구글, 페이스북, 애플이나 중국 등과 같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독점적인 기업이나 권위적인 정부에서 AI를 어떻게 악용할 수 있는지, 그것이 인류의 미래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절실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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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해마
문목하 지음 / 아작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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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문목하라는 작가의 작품을 처음 만났을 때 반했고 사랑에 빠졌다.


이 작가를 아작에서 출판한 '돌이킬 수 있는'이라는 어반판타지이능력로맨스물(?)로 처음 만났는데 이렇게 정말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가 바로 한국 작가이라는 사실에 놀랐고 첫 작품이라는데 까무라칠 뻔했다. 


이 작가가 이번에 신간을 냈다. 더구나 가장 좋아하는 SF다. (안 사볼 재간이 없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해마가 어떤 존재인지 처음에 매우 헤맸다.그러나 일단 AI 허브라고 이해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렇게 마음먹고 나서도 자꾸 해마가 헤엄치는 모습이 연상되어 매우 몰입이 잘 되었다(?).


물론 기억 중추를 의미하기 위해 '해마'라고 작명했겠지만 헤엄치는 해마를 연상시키기 위해서이기도 할 것이다. (이건 200% 확신한다. 이 귀여운 작가 같으니라고)



이 작품은 기억의 주체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분명 유의미한 주제이고 충분히 납득 가능한 이야기 전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왜인지 자꾸 이존재 간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자꾸 든다.)


두번째 작품까지 읽고 나서야 난 이 작가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경외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최고의 작품이었다.


ps. 다만 양자 역학 관련해서 유사 과학스러운 서술만 좀 고쳐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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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규 2019-11-27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목하앓이중입니다.

Micca.Kim 2019-12-02 11:43   좋아요 1 | URL
^^
 
닥터 셰퍼드, 죽은 자들의 의사 - 헝거포드 대학살에서 다이애나 비 사망사건과 9.11까지, 영국 최고의 법의학자가 말하는 삶과 죽음
리처드 셰퍼드 지음, 한진영 옮김 / 갈라파고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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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에 대해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 법의학과 관련한 소재의 이야기를 접하기에는 어려웠습니다만 좋은 소재의 책이 출간되었네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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