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 - 억만장자 코크는 어떻게 미국을 움직여왔는가
낸시 매클린 지음, 김승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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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레비츠키과 대니얼 지블랫가 공저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 포퓰리스트들이 어떻게 선출되고, 선출된 독재자들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무력화하는지에 대한 많은 사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생각보다 민주주의는 견고한 제도가 아니며 제도와 법규를 통해서만 작동하지는 않는다는 것과 제도와 법규로만 운용하려고 하면 삐그덕거리며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오히려 느슨한 규범을 통해 보다 완전해지고 제대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건 민주주의라는 제도가 가진 치명적인 약점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러한 약점으로 인해 그 규범을 무시하는 극단주의 포퓰리스트나 독재자, 혹은 소수의 권력자들에 의해 쉽게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민주주의라는 제도를 현대적인 의미에서 가장 잘 운영해왔다고 평가받아왔던 미국에서 이 민주주의가 어떻게 위기에 처해 왔을까요? 듀크 대학의 낸시 매클린 교수는 우연히 제임스 뷰캐넌과 찰스 코크의 문서를 발견합니다. 낸시 매클린 교수는 이들을 미국 극우의 설계자라 지칭하고 있습니다. 낸시 매클린 교수가 그 문서들을 분석하여 내

린 결론은 ‘극우화 프로그램’이 매우 정밀하게 설계되고 실행되어 왔다는 것이죠.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 (원제 Democracy in Chains)은 그 연구와 분석의 결과물입니다. 


흔히들 현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항상 같이 간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 이 두 체제는 전혀 다른 체제이고 역사 속에서 항상 정반합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미국에서는 자본주의가 항상 민주주의를 압도하기 위한 “음모”가 실행되고 있고 그게 바로 ‘극우화 프로그램’이라는 결론입니다. 너무나 커다란 음모라 선뜻 이 모든 것을 믿기에는 꺼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내용은 매우 흥미롭고 많은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라는 제도는 항상 공부하고 깨어있어야 하는 시민들의 몫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민주주의는 귀찮고 비싼 제도라는 것을 이 책을 보고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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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과학 - 복잡한 세상의 연결고리를 읽는 통계물리학의 경이로움
김범준 지음 / 동아시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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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물리학이라는 말은 몇번 들어봤지만 도대체 뭘하는 학문 분야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통계와 물리에 대해서는 대체로 감을 잡을 수 있지만 이 두 분야를 합쳐 놓고 보니 뭘 연구하는지 알 수 없더군요. 이 분야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이 있었는데 마침 김범준 교수님이 쓴 ‘관계의 과학’ (동아시아)의 서평단을 모집한다고 하여 얼른 신청하였고 요행히 당첨이 되어 가제본으로 읽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변화가 비로소 일어나는 문턱값, 부의 편중이 자연 현상이지만 그대로 둬선 안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누적확률분포, 정확히 알기 위해서 다르게 봐야 하는 카토그램 등등 하나의 용어나 현상에 대해 비교적 짧은 아티클로 설명하면서도 이를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와 비교하면서 전체를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를 만드는 솜씨로 사회과학 서적을 읽고 있는지 자연과학 책을 읽고 있는지 헷갈리면서도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두가지 아티클이 인상에 깊게 남았는데 그 중 하나는 개미의 사회를 사례로 설명한 양질전환에 따른 창발에 대한 설명이 가장 인상이 싶게 남아 있습니다. 언제나 부분으로 전체를 파악하는 것이 직관이다 보니 부분이 합쳐져 더 큰 전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통 놓치는데 이 책을 통해 이것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시민 저항 운동을 사례로 설명해준 상전이에 대한 아티클이었습니다. 비폭력이 이기는 순간에 대해 과학적인 설명이 돋보였습니다.





보통은 ”모른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과학자의 습성이니 ‘XX할 수 없다’라고 불가능을 언급하는 과학자의 주장은 알려진 바와 다르게 대체로 사실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런 주장에 대해서는 의외로 반발이 심합니다. 아마 과학적 사고방식을 하는 훈련이 안되어서가 아닐까 합니다. 과학책, 특히 좋은 과학책은 계속 읽어줘야 하지 않을까요? 이 책 덕분에 김범준 교수님의 전작까지 읽어보게 되었답니다.

아쉬운 부분은 가제본이다보니 흑백 혹은 그레이스케일로 그림이 표현되어 있었는데 작가는 그걸 색깔로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 몇군데 있습니다. 이 부분은 알아보기 쉽지 않더군요.




ps. 저자 소개도 만만치 않게 재미있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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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3 -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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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는 도쿄중앙은행에 근무하는 은행원의 이름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머리 속에 그리고 있는 그런 평범한 은행원은 아닙니다. 유능하며 성실하면서도 부하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는 사람인데다 당하면 두 배로 갚아 줄 수 있는 능력과 배포가 있는 꿈의 직장인입니다.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공전의 히트를 한 것을 보면 모든 직장인에게 판타지 혹은 로망이 되는 인물로 보입니다. (작가는 직장 생활을 오래 할거면 절대 한자와 나오키처럼  하면 안된다는 충고를 한 바 있습니다.)


한자와 나오키 1편(당한 만큼 갚아준다, オレたちバブル入行組)과 한자와 나오키 2편(복수는 버티는 자의 것이다, オレたち花のバブル組)에서 상사의 음모에 맞서 버텨왔던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라…) 한자와 나오키도도 직장인인지라 상사들에게 밉보여 좌천을 당해 자회사로 옮기게 됩니다. 하지만 언제나 사건과 음모를 몰고 다니는 한자와 나오키를 작가는 가만히 놔두지 않습니다. 거래처 중 하나인 전뇌잡기집단이 경쟁사를 M&A하겠다고 찾아오는데 뭔가 석연치 않습니다. 더구나 해당 거래를 모회사인 도쿄중앙은행에 빼앗겨 버리는데….


 한자와 나오키 1편에서 받은 직장 스릴러물로서의 신선한 충격을 3편에서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본 작품의 저자인 이케이도 준이 실제 은행원 출신이어서 조직 문화니 상사/동료와의 갈등을 서술할 때에는 매우 생생합니다. 또한 회계나 경영 분석에 대한 내용이 사건의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더구나 그 전개가 어색하거나 억지스럽지 않고 직장인이라면 매우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점이 장점입니다.  특히 3편에서 묘사된 적대적 M&A와 이를 방어하는 측의 M&A 기법의 대결은 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흥미롭습니다.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는 이제 마지막 4편만을 남겨놓고 있는데 언제쯤 출간할 지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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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미트 - 인간과 동물 모두를 구할 대담한 식량 혁명
폴 샤피로 지음, 이진구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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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역자 : 이진구


ㅇ원제 : Clean Meat: How Growing Meat Without Animals Will Revolutionize Dinner and the World


ㅇ 리뷰


인류의 문명이 시작된 이래 시스템이 그다지 바뀌지 않은 산업이 있습니다. 바로 농업과 축산업이죠. 물론 농업과 축산업의 생산력을 늘리기 위한 여러 기술들에 있어서는 그동안 많은 발전을 했지만 생명을 가진 존재를 성장시키고 식량으로 삼기 위해 수확과 도축을 하는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5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본질적으로 동일합니다. 그러나 과학 기술이 점차 발전하게 되면서 흙이 아닌 수경 재배를 기반으로 한 공장식 스마트팜이나 배양육과 같이 그 시스템이 변화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특히 축산업의 경우 인간과 동일한 동물의 생명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동안 콩고기와 같은 식물성 고기나 대체육 같은 기술도 함께 발전해왔는데 동물성 고기를 도축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식량으로 만드는 배양육 기술도 큰 발전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집단 사육이나 생명을 빼앗는 도축이라는 과정이 없는 고기의 획득 과정은 윤리적 소비와 공중 보건 / 위생이라는 측면에서 획기적인 기술임에 틀림 없어 보입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으로 실제 도축 없는 고기의 상용화 및 대중화가 가능할 것인지, 그렇게 된다면 육류 소비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해 폴 사피로 著 ‘클린 미트’에서는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모든 유해성 (온실가스 배출, 기후 변화, 환경 오염, 기근, 전염병 등)이 제거된 세포 농업의 산물인 청정 고기(클린 미트)와 관련한 업계의 이야기로 안내합니다.


불판에서 맛있게 구워지는 돼지 삼겹살이나 소등심을 보면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고기들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잘 아는 사람은 없죠. 고전적인 축산업은 가축의 사육이 필요합니다. 이 사육은 필연적으로 환경의 오염과 전염병의 창궐을 가져옵니다. 또한 고전적인 축산업에서 생산하는 육류는 생산성이 그다지 좋지 않은 식량입니다. 육류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사료가 필요하고, 그 원료는 바로 곡물입니다. 소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 필요한 곡물의 양은 7kg이며 돼지고기 1kg에는 곡물 3kg이 필요합니다. 가장 가성비가 좋다는 닭의 경우에도 닭고기 1kg을 얻기 위해서는 곡물 1.5kg이 필요합니다. 즉, 고전적인 축산업에서의 육류는 훨씬 많은 곡물을 소모해서 교환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게 되어 육류 소비가 늘어나면서 식량이 아닌 사료로서의 곡물 소비량도 늘어나게 되고 이것이 환경 오험과 기근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축산업은 필연적으로 도축이라는 과정을 통해 생명에 대한 살해가 따라오게 되므로 비윤리적인 소비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과학 기술이 발전하기 전까지는 인류도 생명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묵인하고 넘어간 부분이지만 이제 세포 농업이라는 분야가 발전하고 이에 따라 청정 고기가 대두하면서 우리는 보다 윤리적인 식량 소비가 가능하게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환경 # 클린미트 #폴사피로 #흐름출판 #이진구 #리뷰어스클럽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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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의 시대 - 우리는 왜 냉정해지기를 강요받는가
알렉산더 버트야니 지음, 김현정 옮김 / 나무생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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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는 교육이 현대화되고 과학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번영의 시대입니다. 더구나 IT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소통과 교류가 범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차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스스로를 섬으로 규정하고 자신과 다른 이들을 혐오하며 현재를 믿지 못하고 백신 반대 운동, 플랫어스, 안아키를 비롯한 비과학, 유사과학 등의 반지성주의에 빠져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상이 복잡다기해지기도 하고 인터넷과 SNS로 대변되는 정보의 대량 생산으로 말미암아 이해에 허용된 용량을 초과하게 되면서 오히려 무관심해지고 그로 인해 정신적 빈곤과 반지성주의가 늘어나는 것이 아닐까요? 


알렉산더 버트야니의 저작인 ‘무관심의 시대(Die Überwindung der Gleichgültigkeit: Sinnfindung in einer Zeit des Wandels)’에서 인간은 결코 섬으로 외로이 존재하는 섬이 될 수 없으며 자유와 책임을 가진 소통과 교류를 통해 비로소 인간으로서의 삶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것은 공동체 안에서 개인의 주체와 정체성이 나타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체념적이며 허무적인 삶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해 사람들은 정신적 빈곤 상태에 빠져드나 삶에 있어 정당한 무관심은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삶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이 책에서는 두가지 관점의 노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삶에 대한 열망이며 나머지 하나는 공동체적인 목표를 자신의 사명으로 인지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무관심과 냉담함을 극복할수 있고 이것은 한 인간의 삶 뿐 아니라 세계를 치유할 수 있는 길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모든 주장에 동감하거나 찬성하지만은 않지만 인간은 고립된 섬이 아니며 지속적으로 삶과 세상에 대한 관심을 통해 열망을 가지고 살려고 해야 한다는 핵심 주장은 최근의 의문에 대한 어느 정도의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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