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결국 부모를 떠나보낸다 - 부모의 마지막을 함께하며 깨달은 삶의 철학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진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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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읽어도 마음이 서늘해진다. 하지만 삶의 과정 속에서 부모든 가족이든 떠나보내는 일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일인 만큼, 그 이별에 대한 준비는 오히려 절실하게 느껴진다. 이 책은 그런 현실 앞에 선 우리에게 담담하지만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미움받을 용기>로 잘 알려진 아들러 심리학자의 권위자 기시미 이치로는 오랜 시간 부모를 간병하며 겪은 돌봄와 상실의 경험을 통해 이 책을 썼다. 단순한 감상이나 추억의 회상이 아니라, 실제로 부모의 마지막을 함께한 이로서 마주한 감정의 파도, 일상의 무게, 죽음이라는 거대한 테마를 철학적 통찰과 함께 풀어낸다. 부모도, 나도, 나이 들어가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오늘날,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이 여정을 준비하고 함께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지를 깨닫게 만든다.


우리는 종종 ‘아직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머물며 부모님의 노화를 실감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곤 한다. 그러나 어영부영하는 사이 부모님은 조금씩 늙어가고, 기억은 희미해지며, 어느 날 갑자기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저자는 그 순간을 준비하지 못하면 부모님의 현실을 외면하게 되고, 결국은 후회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준비에 대한 이야기다. 부모님이 아직 젊고 건강할 때, ‘부모님이 더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아니 나를 알아보지 못할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미리 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것은 단지 간병의 기술이나 제도적인 문제를 넘어서, 부모와의 관계를 돌아보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이다. 특히 부모에게 사랑을 받으며 자라온 이들이라면, 이별의 순간까지 그 사랑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본인이 직접 겪은 간병의 시간과 수많은 감정의 파동을 숨김없이 털어놓으며, 자식으로서 무력함이나 슬픔을 받아들이는 용기에 대해 말한다. 때론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도 사랑의 한 방식이며, 그 인정에서부터 진짜 돌봄이 시작된다고 말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할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용기’이다. 저자는 부모를 돌보는 과정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섬세하게 짚어내며, 무력감과 죄책감 속에서도 따뜻한 사랑으로 그 시간을 받아들이는 법을 이야기한다. 간병 과정에서 겪은 갈등과 후회, 그리고 회복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저자의 고백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부모와의 관계를 돌아보게 만든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을 오랜 시간 마음에 품고 살아오다 꿈속에서 아버지에게 고백하는 장면은, 상실을 치유하는 인간적인 과정 그 자체다. 그리고 꽃이 피지 않더라도 물을 주는 마음으로 아버지를 돌봤다는 일화는, 부모의 질병이나 노쇠함 앞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더불어 저자는 부모와의 관계 회복에 있어서도 중요한 통찰을 전한다. 과거에 갈등이 있었던 아버지와의 관계를 간병을 통해 다시 쌓아가는 모습은, 돌봄이 단지 ‘의무’가 아닌 ‘관계의 재형성’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그는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 개념인 ‘존경’의 의미를 되새긴다. 부모를 이상화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부모님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보다 존재 자체가 얼마나 귀중한지를 일깨운다. 그렇게 이 책은 우리가 부모와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전해준다. 간병과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위로이자 용기, 그리고 실천적인 지혜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실용적인 조언과 함께 따뜻한 위로도 함께 건넨다. 부모님이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고, 자주 “고맙습니다”라고 말해주어야 한다는 부분은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부모님이 자신이 가족의 일원으로 의미 있는 존재임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존경이자 사랑이라는 메시지는 깊은 울림을 준다.


저자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기쁨은 반드시 존재하며,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소중한 삶의 일부라고 말한다. 부모님을 더 잘 돌보고 싶은 마음이 크겠지만, 완벽한 돌봄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할 수 있는 것’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기는 한 문장, “부모님 곁에 있는 것, 그 자체로 의미 있습니다. 우리는 결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는, 그 어떤 말보다도 진한 위로로 다가온다.


결국 부모를 떠나보내는 여정은 우리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치유하고, 인생의 깊은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결국 부모를 떠나보낸다》는 그 여정에 따뜻한 등불이 되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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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도 설계하는 시대가 온다 - AI와 바이오 혁명이 바꾸는 노화의 미래
박상철.권순용.강시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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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는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삶의 단계이지만, 과학과 기술의 놀라운 진보는 전례 없는 새로운 사회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전환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들은 노화를 단지 쇠퇴와 퇴보가 아니라 인간이 직접 설계하고 조립할 수 있는 미래로 바라본다. 유전체 분석과 줄기세포 치료, 인공지능 기반의 예측 의료, 노화세포를 겨냥한 신약 등 혁신적인 기술이 인간의 생물학적 시계를 다시 쓰고 있으며, 이 책은 그러한 최첨단 과학이 우리의 삶과 노화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히 오래 사는 방법을 넘어 존엄과 자율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의미를 함께 탐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고 본다.


현대 의학은 이제 단순히 수명을 연장하는 수준을 넘어서 ‘인간답게 오래 사는 것’이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하고 있다. 삶의 길이만큼이나 삶의 질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노화 연구는 생명의 마지막까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할 최소한의 생명 조건이 무엇인지 명확히 규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생명의 본질적 기능을 정의하고, 초고령 사회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본격화되고 있다. 동시에 인류 수명의 궁극적 한계를 탐구하며 이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모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러한 복잡한 문제에 새로운 해답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AI와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융합이다. 특히 양자 컴퓨팅과 딥러닝 기술은 기존 컴퓨터가 처리하기 어려웠던 방대한 생체 데이터와 분자 간의 상호작용을 신속히 분석할 수 있게 만들어, 맞춤형 치료와 정밀의료 시대의 도래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단지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을 넘어, 질병 예방과 치료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우리는 AI가 이끄는 본격적인 노화 경영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이 책은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의 결합을 통해 노화를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관리하는 '컨피던트 에이징(Confident Aging)'의 시대를 열었다고 강조한다. 과거에는 노화가 피할 수 없는 자연적 현상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AI와 빅데이터 분석으로 노화의 속도를 예측하고 조절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나이 드는 삶이 중요한 목표로 자리 잡으며, 예방 의료와 건강 모니터링을 통해 개인 맞춤형 의료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 책은 AI가 질병 진단의 역할을 넘어,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노화의 진행 경로를 정확히 예측하고 관리하는 혁신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나노 센서와 로봇 기술이 세포 수준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고, 알파폴드 같은 첨단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이 신약 개발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앞당기고 있다. 이러한 혁신은 의료와 바이오 산업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며,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기술적 진보에 그치지 않고, 존엄하고 자신감 있게 나이 드는 사회를 위한 새로운 비전과 현실적인 전략을 함께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본다.


이 책에서 소개한 다양한 첨단 기술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엑소스켈레톤이다. 의료용 엑소스켈레톤은 노화를 더 이상 두려움이나 쇠퇴가 아닌, 창조적 재구성의 기회로 바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미 의료용 엑소스켈레톤 시장은 단순한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글로벌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 무대로 변하고 있으며, 특히 신경 인터페이스 기술과의 결합이 주목받고 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통해 사용자의 뇌 신호를 직접 읽어 움직임을 제어하는 이 기술은, 완전 마비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을 열어줄 획기적인 혁신으로 평가된다.


물론 엑소스켈레톤 기술이 본격적인 실용화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여전히 비용, 사용 편의성, 장기적인 안정성 및 효과 검증과 같은 과제들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 책은 한국이 세계적으로 로봇 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로서 엑소스켈레톤 분야에서도 선두주자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흥미롭게 지적하며, 기술의 미래가 매우 밝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결국 엑소스켈레톤은 기술이 단순히 노화를 늦추는 수준을 넘어, 삶의 질과 인간 존엄을 적극적으로 재구성하는 구체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이 책은 기술 발전이 단지 건강 수명의 연장을 넘어 삶의 방식과 사회적 역할까지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특히 줄기세포 재생, BCI, 엑소스켈레톤과 같은 첨단 기술이 고령자에게 자율성과 능동성을 제공하여, 노년층이 사회적 짐이 아닌 성장과 혁신의 주체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기술 발전에 대한 무조건적 낙관이나 비관을 경계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기술 발전과 윤리적 기준이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생물학적 불평등, 데이터 접근성과 통제권 같은 문제를 제기하면서, 우리가 기술의 방향뿐 아니라 그 활용의 기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임을 분명히 한다.


또한 책은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동시에 디지털 친화적인 세대가 공존하는 한국 사회에 주목한다. ‘K-시니어’라는 독특한 실험 집단이 웨어러블, 생체 임플란트, AR/VR 등의 기술을 통해 소비자이자 생산자로 활약하는 모습을 생생히 전달하며, 한국형 고령화 모델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결국 이 책의 가장 큰 의미는, 노화를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쇠퇴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윤리를 결합하여 창조적이고 역동적인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통찰을 제공하는 데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노화에 대한 개념과 대응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임을 이 책은 명확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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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게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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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만 봐도 따뜻하고 행복해지는 책이다. 이 책은 독보적인 상상력과 따뜻한 감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안녕달 작가가 창작 10주년을 기념하며 선보이는 책이다. 첫 책인 <수박 수영장>이후, 아이들이 마음껏 꿈꾸고 쉴 수 있는 세계를 그려내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소중한 존재와의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아주 섬세하게 담아내었다.


하굣길 우연히 만난 할머니로부터 작은 '별'을 데려온 아이는, 그 별을 정성스럽게 돌보며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매일 밤 달빛을 받으며 산책하는 별과 아이의 이야기는 성장과 돌봄, 그리고 이별의 순간까지 따스한 감동을 전한다. 저자는 별을 통해 우리가 그리워하는 모든 것을 상징하였고, 가족 간에 깊어지는 애정을 아름답게 표현해내었다. 특히 바닷가 마을의 사계절을 담은 부드러운 색연필 그림은 마음까지 촉촉하고 따스하게 만들며 잔잔한 여운을 선사한다.


이 책의 이야기는 하굣길, 한 아이가 교문 앞에서 작은 '별'을 가져온 할머니를 만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다 자라면 별만큼 커진다는 할머니의 말에 아이는 별을 조심스레 집으로 데려온다.


그렇게 조심스레 가져온 별을 엄마에게 보여주고 함께 별을 안고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묻고 답하는 두 모녀의 모습이 정다워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는 '달빛을 받아야 잘 자란다'라는 엄마의 말을 따라 매일 밤 별을 데리고 산책을 하며 정성껏 돌본다.


별과 함께 자라는 아이. 그림 자체가 주는 따스한 행복감은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배가 되고, 그렇게 아이와 별의 이야기에 폭 빠져들게 만든다. 별은 아이가 성장하여 독립한 후에도 귤을 따고 낚시를 하는 엄마의 곁을 든든하게 지킨다. 그동안 별은 점점 커지고, 마침내 떠올라 하늘을 향할 준비를 한다. 과연 별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들의 따스한 이야기들이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추천해본다.


작은 '별'을 데리고 온 아이와 그 별을 돌보며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는 어린 시절 순수함과 돌봄의 깊이를 상징적으로 그린다. 별이 점점 커지고, 마침내 하늘로 떠나는 순간을 맞이하기까지, 가족의 사랑과 이별의 감정이 자연스럽게 그리고 섬세하게 펼쳐져 있다. 별이 떠난 뒤에도 남겨진 빛과 온기는 곁에 머무르는 사랑의 흔적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그림 속 바닷가 말을 풍경은 한 폭은 수채화처럼 감성을 자극한다. 해녀가 별을 건져 올리고, 주민들이 해산물을 사고, 강아지와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은 부드러운 색연필로 그려져 서정적이면서도 생생하다. 이러한 따스한 일상의 장면들이 별빛과 밤바다와 어우러지며, 이야기의 감동을 더 깊게 만들어주고 있다.


저자는 작은 별을 통해 우리가 그리워하는 모든 것을 상징하며, 가족 간의 깊어지는 애정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성장과 이별이 필연적인 삶의 과정임을 보여주며, 그 과정 속에서도 사랑이 어떻게 지속되는지를 따뜻하게 이야기한다. 별이 하늘로 떠오르는 순간, 가족을 비추는 장면은 이별이 단지 슬픔이 아니라 또 하나의 성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만든다.


안녕달 작가의 그림책은 늘 그러하듯, 현실과 상상을 교차하며 깊은 울림을 남긴다. 안녕달 작가의 열두번째 작품인 이 책 역시 성장과 이별, 그리고 그 안에 남은 사랑의 흔적을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풀어내며,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잔잔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그리운 존재를 떠올릴 때, 우리는 별처럼 빛나는 기억과 마주하게 된다. 이처럼 사랑과 성장의 과정을 그린 이 책은 안녕달 작가의 보다 깊어진 감성을 만날 수 있어 더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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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보다 소중한 너의 미래에게 - 불안의 시간을 건너는 청소년들을 위한 공부 철학 에세이
강성태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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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신으로 유명한 강성태님의 신작이라 읽게 된 책이다. 공부법에 관한 그의 깊은 통찰과 확실한 성과를 증명한 수많은 사례들은 이미 많은 학생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이 책의 내용이 궁금했다. 이번 책에는 공부법 뿐만 아니라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공부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까지 담았다고 하니, 공부라는 주제를 넘어 청소년들에게 제목 그래도 '공부 보다 소중한 미래'에 대한 응원을 잔뜩 담고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은 저자가 20년간 멘터 활동을 통해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단순히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방법론을 넘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자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공부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깊이를 더해줄 이 책은 불안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AI가 급격하게 발전하며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제 모르는 것이 있으면 검색창이 아니라 대화창을 찾는 시대가 되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드는 등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여겼던 일들도 AI가 해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공부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기술의 발전으로 수많은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공부는 과연 여전히 가치가 있는 일일까?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하였다. 저자는 매년 수많은 수험생과 함께하며 공부법을 고민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느끼는 불안과 혼란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청소년들이 느끼는 불안은 단순한 학업 스트레스에 그치지 않는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더해지며, 공부 자체에 대한 회의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이러한 시대일수록 공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공부의 목적은 성적을 올리거나 특정 지식을 습득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는 힘을 기르는 데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수많은 학생과의 만남 속에서 깨달은 한 가지 진리를 이 책을 통해 전한다. '세상이 어떻게 변한다 해도 여러분은 그 어떤 존재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거다. 공부는 그 소중한 나 자신을 이겨내기 위한 여정이자, 더 행복한 삶을 만들기 위한 도구라는 메시지가 깊이 와닿는다.


이 책은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공부를 결심하게 만드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공부 때문에 불안을 느끼는 청소년들에게 그 감정이 성장의 증거임을 알려주며, 저자의 학창시절 경험을 통해 공부를 결심하게 된 계기와 몰입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그리고 2장은 공부의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입시를 위한 공부를 넘어, 공부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고민하며, 독자 스스로 공부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3장은 공부를 잘하는 방법을 다룬다. 효과적인 공부법과 반복 학습의 중요성, 조급함을 다스리는 법 등 저자가 직접 체득한 실질적인 팁들을 제시하며, 자기 자신을 믿는 태도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4장은 공부를 통해 느낄 수 있는 희열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부가 우리 삶에 가져오는 긍정적 변화를 통해 청소년들이 공부를 삶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무기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공감되는 메시지는 '어쩌면 여러분이 가진 특별함이 조금 늦게 피어날 수도 있겠지만 분명히 피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더라도 그 가능성의 씨앗이 이미 마음 속에 있음을 강조하며,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맏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이 믿어주지 않아도 괜찮다. 하지만 스스로를 믿지 않으면 가능성의 싹은 자라지 못한다. 매일 자신에게 건네는 작은 한마디가 결국 꿈을 자라게 하는 힘이 될 것이며,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꿈꾸는 곳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는 저자의 메시지는 큰 울림을 가져다 주며 우리 아이들게도 꼭 전하고 싶다. 한참 공부로 인해 힘겨운 아이들에게 너는 그 자체로도 특별한 존재라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더라도 그 씨앗은 이미 마음속에 있으니 너 자신을 믿으라고 말이다.


우리는 종종 높은 목표를 이룬 사람들을 보며, 그들이 처음부터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 것처럼 착각하곤 한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일은 없다. 모든 위대한 여정은 작은 한 걸음에서 시작되며, 성공의 열쇠는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 있다. 저자는 먼 미래를 바라보며 막연하게 불안해하기 보다는 오늘을 내 것으로 만들고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하라고 말한다. 오늘 하루를 알차게 채우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마음가짐이야말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공부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아이도, 공부 때문에 불안했던 아이도, 공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된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세상이 변화한다 해도, 자신을 믿고 꾸준히 공부하는 태도가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누구라도 자연스레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불안한 시간을 건너고 있는 지금의 아이들에게 기대와 희망을 심어주는 책이다. 그렇기에 단순히 성적을 올리는 방법을 넘어 스스로를 믿고 한걸음씩 나아가는 용기를 주는 이 책을 우리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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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재앙을 마주한다 - 탐험가의 눈으로 본 기후위기의 7가지 장면
제임스 후퍼.강민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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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지 속 문구인 '이 지구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는 단순한 호기심이나 막연한 두려움에서 나온 질문은 아닌 듯하다. 이 질문은 점점 더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기후와 자연재해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똑바로 마주하게 만든다. 그리고 제목이 주는 위기감에 이끌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그 안에는 이미 시작되어버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다양한 사례와 탐혐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하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탐험가이자 기후변화 전문가인 제임스 후퍼와 기후환경 전문 PD 강민아님이 함께 쓴 이 책은 단순히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을 넘어, 그 원인과 현상을 명확하게 짚어주며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지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에베레스트 눈사태와 녹아내리는 북극, 뜨거운 열대우림을 가로지른 제임스 후퍼의 경험은 단순한 탐험가가 아니라 몸으로 부딪혀 깨닺게 된 위기에 몰린 지구의 현재 모습이었다.


특히 책에서 제시하는 기후위기의 7가지 장면으 막연한 불안을 구체적인 현실로 체감하게 해준다. 얼음이 녹고 바다가 뜨거워지며, 해류의 흐름이 바뀌는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우리는 더이상 기후 변화를 먼 미래의 이야기로 치부할 수 없음을 느끼게 된다.


기후변화는 이미 악순환의 고리에 갇혀 있다. 북극의 빙하가 녹고, 아마존이 불타며, 태평양의 섬들이 물에 잠기는 현상은 단지 뉴스 속의 먼 이야기가 아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지구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으며, 초강력 산불과 폭염, 해류 붕괴 등으로 이어지며 기후 패턴을 바꾸고 있다.


특히 이 책의 저자 제임스 후퍼가 직접 목격한 히말라야 지역의 변화는 전 세계 인구 20억 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 히말라야는 대형 강 12개의 발원지로, 이 물이 사라지면 인구 20억 명의 식수원이 한순간에 증발할 위험이 있다. 이는 물 부족으로 인한 대규모 기후 난민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전 세계가 그 충격을 피할 수 없다. 기후변화로 인한 난민 문제는 국경을 초월한 인류 전체의 문제로 확산될 것이다.


기후위기는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그 시작과 끝에 바로 우리 인간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고요한 듯 보이지만 확실하게 진행 중인 기후 재난의 기록을 외면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지구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현실을 직시하며 행동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동시에,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책에 담긴 7가지 기후 위기 중 직접적으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폭염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다음과 같다. 2007년 여름, 탐험가 제임스 후퍼는 북극에서 남극으로 이어지는 대장정을 시작하며 미국 대륙을 관통했다. 하지만 그를 맞이한 것은 미국 동부의 기록적 폭염이었다. 당시 버지니아주와 테네시주는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하며 숨 막히는 더위를 경험했다. 폭염은 단순히 기온이 높은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습하고 무거운 공기 속에서 신체는 탈수와의 싸움에 시달리고, 극한의 피로와 정신적 고통이 뒤따른다. 이처럼 폭염은 사람의 신체와 정신을 동시에 무너뜨리는 기후 재난이다.


폭염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열돔(Heat Dome)’ 현상은 마치 거대한 뚜껑이 특정 지역을 덮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면서 극단적인 고온을 지속시키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한 지역에 뜨거운 공기가 갇히면서, 무더위가 며칠 혹은 몇 주간 계속된다. 최근 몇 년간 유럽과 북미, 한국 등에서 관측된 기록적 폭염 역시 이러한 열돔과 제트기류의 약화로 인해 발생했다. 특히 북극 증폭 현상으로 북극 기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제트기류가 느려지고 굽어지며 폭염과 한파가 장기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폭염은 단순히 사람들의 일상을 불편하게 하는 것을 넘어, 직접적인 생명 위협으로 작용한다. 2021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리턴에서는 평년보다 16도나 높은 49.6도를 기록하여 수백 명이 사망했다. 2023년 한국에서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여름이 지속되며 온열 질환자가 속출했다. 극단적인 폭염은 농업 생산성 저하, 전력 수급 불안, 인프라 붕괴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

이 책은 폭염이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재앙임을 일깨운다. 더 이상 폭염을 단순히 ‘더운 날씨’로 치부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으며, 폭염과 같은 직접적 재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 책은 단순한 경고를 넘어, 우리가 반드시 직면해야 할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낸 보고서라 하겠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해류가 붕괴하며,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폭염과 산불이 점점 더 빈번해지는 상황은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 모든 변화는 이미 우리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고, 인류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험하고 있다.


제임스 후퍼와 강민아는 탐험가와 과학자의 시선으로 기후위기의 현장을 목격하고 기록함으로써, 그 심각성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지구 곳곳에서 지금도 진행 중인 기후 재난들은 서로 맞물려 악순환을 이루며 인류의 미래를 압박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기후위기의 7가지 장면은 단순히 개별적인 사건이 아니라, 거대한 악순환의 일부로서 우리가 당면한 위기를 더욱 절실히 깨닫게 한다.


지구는 더 이상 인류의 무분별한 소모를 버터낼 수 없다. 어리석은 인간에게 지구가 보내는 이 마지막 신호들을 우리는 이제 직시해야만 한다. 더 이상 외면하거나 회피할 수 없는 시점에서 이 책은 우리의 무관심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경고한다.


그렇다고 이 책은 절망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모색하도록 촉구한다. 더 이상 지구의 비명을 외면하지 말고, 개인과 사회가 함께 변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선택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이 책은 그 중요한 선택의 순간을 앞두고, 현실을 직시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더이상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재앙을 외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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