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방언정담 - 사람이 담긴 말 세상이 담긴 말
한성우 지음 / 어크로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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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고 다정해서 제목대로 ‘정담‘이다. 절판되지 않고 e북으로라도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모국어에 대한 깊은 사랑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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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코 상
사노 요코 지음, 윤성원 옮김 / 펄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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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이래야한다, 자식은 저래야한다는 틀에 맞춰서 무수한 부모와 자식들이 진짜 자기 마음을 숨기고 속이고 꾸민다. 부모를 또 자식을 사랑하지 못해서, 사랑할 수 없어서 괴로워한다. 눈꼽만큼의 감상도 없는 진솔하고 진실하고 아프고 용감한 고백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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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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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번거롭고 힘들지만 밥을 먹고 자고 일어나기만 하면 어떻게든 된다.˝ 아이를 위한 글은 진실 즉 현실을 담은 새빨간 거짓말이어야 한다고 말했던 사노 요코. 그림책에 야생마의 기운이 넘치는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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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있습니다 - 때론 솔직하게 때론 삐딱하게 사노 요코의 일상탐구
사노 요코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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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되어서야 내가 이 세상에 뭘 하러 왔는지 알았다. 이 세상엔 이렇다 할 볼일이 없다. 볼일은 없는데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 지금껏 들어본 인생론 중에 가장 솔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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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 개역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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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여행을 앞두고 내가 왜 여행을 하는지 내 자신도 알 수 없어서 사 둔 책이었다. 여행을 다녀오고 일 년이 지난 지금, 읽었다. 읽어보니, 이 책은 여행 전이 아니라 여행 후에 읽어야 할 책이 맞다. 

 

여행자는 마치 무언가를 찾으러 가는 사람과 비슷하다. 뭔가를 찾아서, 내가 잃어버린 것, 혹은 내게 꼭 필요한데 갖지 못한 무엇을 찾아 두리번거린다. 정신없이 여행을 다녀와서 곰곰 생각해본다. 나는 대체 왜 떠났던 것일까?

 

여행에 대한 생각은 시대와 사람에 따라서 너무나 다르다. 어떤 것도 정답이란 없고, 다만 '나'는 '여행'을 '왜' 꿈꾸는가를 위스망스와 보들레르와 호퍼와 플로베르와 훔 볼트와 워즈워드와 버크와 고흐와 또 러스킨을 읽으며 성찰하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자 미덕이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알랭 드 보통은 글을 기가 막히게 쓴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다시 한번 느꼈다. 그의 글을 보면, 잘 설계된 사고의 도면 위에 심사숙고해서 어휘를 골라 벽돌 쌓듯 반듯반듯 쌓아올리는데, 자체적으로 완벽하게 논리가 맞아떨어지게끔 구성한다. 미적으로나 내용에서나 거의 강박적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5개 소주제로 나뉜 글에서 특히 시나이 사막의 여행기 한 꼭지만으로 이 책을 읽은 보람을 느낀다. 저자는 이 여행기에서 성경의 욥기를 다루는데, 욥기는 사실 내가 오랫동안 들여다봤던 이야기였다. 본능적으로, 내게 굉장히 중요한 것이 이 이야기 속에 숨겨져 있다는 느낌을 느꼈다.

 

성경에서 욥은 매우 신실한 사람인데 하느님의 시험으로 극단의 고난을 겪는다. 급기야 욥은 하느님에게 따진다. 저는 착하게 살았는데 왜 고난을 겪어야 합니까, 하느님? 하느님의 대답은 언뜻 보기에 엉뚱하다.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너는 어디 있었느냐?

 

이 대화를 꼭 종교적으로 읽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것은 말하자면 비유일 수 있다. 인간은 우주의 중심이고 위대하다는 낭만주의적 독선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보라는.    

 

알랭 드 보통은 '작아진 느낌을 얻기 위해서' 사막으로 갔다고 적고 있다. 시나이 사막의 황량하고 압도적인 공간 속에서 나를 압도하는 더 큰 힘, 숭고함을 느끼기 위해서. 인간은 숭고함의 감정 앞에서 자신의 약함을 본다. 자연의 광대한 공간은 '가장 훌륭한 태도로, 가장 예의를 갖추어 우리를 넘어서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이 깨달음은 우리의 약함을 새롭고 더 유익하게 생각하도록 이끌어준다는 보통의 말에 마음 깊이 공감한다. 

 

내가 속한 곳이 좁쌀 같은 이해타산의 인간 관계와 끊임없이 다른 이들의 말에 '귀를 곤두세우는' 좁은 사회를 넘어서 더 광활한 우주이며 나의 시간이 거대한 우주적 시간의 미미한 한 찰나라는 사실을 가끔 환기할 필요가 있다. 잘 살다가 갑자기 변덕을 부리듯 여행을 떠나고 싶은 것은, 밴댕이 속보다도 좁은 '인간 세계'와 그런 인간들 가운데 한 명인 '나' 때문에 숨통이 막히기 때문일 것이다. 

 

굳이 시나이 광야까지 가지 않아도, 내게 일어난 어떤 불행하고 불편하고 감당 못할 일들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나의 지금 삶이 또는 나의 에고가 모든 것의 척도가 아니라는 깨달음까지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말로 깊숙이, 차분히, 잘, 성찰해본다면 말이다. 모쪼록 그러한 깨달음이 번개 치듯 나를 때려서 졸고 있는 내 정신을 깨워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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