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앞의 세상을 연주하라 / 문익점과 정천익>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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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점과 정천익 - 따뜻한 씨앗을 이 땅에 심다 ㅣ 푸른숲 역사 인물 이야기 5
고진숙 지음, 독고박지윤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2월
평점 :
어릴적 시골에서 자랐고 농사를 지었던지라 밭에는 참깨, 들깨, 고추, 고구마 등이 자라곤 했다. 언제간 한 귀퉁이에 목화를 심은 적이 있는데 가을이 되니 솜사탕처럼 몽실한 솜들이 공간이 비좁은양 팝콘처럼 터진 모양을 하곤 했는데 그것이 그리 신기할 수가 없었다. 엄마를 도와줄 요량으로 열심히 하얀 솜을 따서 자루에 담다가는 목화 나무처럼 보이는 벌레가 잔뜩 붙어 있는 것을 보고는 울음을 터뜨린 적이 있다. 지금은 추억 속 한장면이 되어 버렸지만 그때 목화 솜을 처음 접한 느낌은 잊지 못한다.
이렇게 어릴적 추억에 잠겼던 이유는 다름 아닌 책 한 권때문이었다. '문익점과 정천익'을 읽으면서 목화에 얽힌 기억이 떠올라서 반갑기도 했었고, 학창시절 문익점이 붓대 속에 목화씨를 들여왔다는 것을 배웠는데 나중엔 그것이 사실이 아니란 것도 알게 되었기에 과연 어느 것이 진실일까 궁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목화 하면 문익점을 단번에 떠올리긴 하지만 그 목화를 재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문익점의 장인 장천익, 그리고 목화에서 솜을 뽑아내어 옷감을 짠 여종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었다.
책을 통해서 시대적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힘이 없던 고려 왕들은 원나라에 충성한다는 뜻으로 '충'까지 덧붙이게 되었고, 가난한 백성들의 삶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 문익점이 목화 10톨을 들여오고 그걸 재배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지만 계속 실패해 9톨이 썩었을때는 안타까움을 느꼈고, 장천익이 1톨을 성공하여 목화 재배하는 방법을 널리 알리게 되었을때는 감동을 받았다. 무엇보다 목화를 재배하는 방법, 목화씨를 빼고, 옷감을 짜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열정이 아름답고 고맙게만 느껴졌다.
푸른숲 역사 인물 이야기는 역사 속 인물을 다루면서 요즘 아이들에게 인생의 모델을 제시해 준다. 위인전을 읽듯이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뒤의 부록인 '책 속의 책'을 통해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인물 이야기, 시대적 이야기, 진실과 거짓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현실적인 부연 설명들을 통해서 기존에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을 바로 알게 되고, 인물의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 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한 권의 책으로 많은 것을 배운 느낌이다. 앞으로의 인물 이야기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