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커다란 사랑을 이제야 알게 되었어요.

엄마의 마음 ㅣ 세용그림동화 6
우치다 린타로 글, 아지토 게이코 그림, 강방화 옮김 / 세용출판 / 2010년 9월

어릴적 엄마를 잃은 아기곰은 깊은 슬픔에 빠져있다. 혼자인 것 같은 외로움은 어른이 되어도, 가정을 꾸려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딸이 생기고 '엄마'라 부르는 그 모습을 보면서 곰은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엄마는 왜 멀리 떠나야 했는지 원망스럽고, 자신이 가장 힘들다는 생각에 빠져 있었지만 아이를 보면서 '엄마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어린 자식을 두고 죽어가는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를 떠올리면서 그 큰 사랑을 알게 된 것이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갖고 있는 책이라 그런지 그림책을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슬픔이 녹아 있어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왠지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깊은 슬픔에 빠져 있어서 정말 소중한 사람들 속에서도 기쁨을 찾지 못했던 곰은 이제 사랑과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엄마의 사랑이란 그렇게 크고 절대적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엄마'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혼자 자란 것처럼 잘난 체를 했지만 엄마 없이는 이렇게 자랄 수 없었다는 것을 몰랐다.

글은 짧지만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그림만 보아도 그 느낌들이 모두 전해진다. '엄마 죽으면 안돼' 하며 대성통곡을 하는 아이를 보니 나도 어느새 눈물이 난다. 책을 통해 '죽음'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아이가 엄마, 아빠가 죽을까봐 노심초사하던 기억이 떠오른 모양이다. 딸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까지 키워줄때까지 살고 싶지만 인생이란 알 수가 없다. 그저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만 알 뿐이다. '엄마의 마음'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항상 그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고, 아이를 대하고 싶다.

코 후비기 보다 더 쉬운 수학

왕코딱지의 만점 수학 - 3.4학년 교과서 수학원리동화 ㅣ 공부귀신 5
서지원 지음, 박정섭 그림 / 처음주니어 / 2010년 9월

문제풀이에 치중하던 예전과는 다르게 요즘은 이야기식으로 풀어 놓은 수학동화를 자주 접하게 된다. 어렵게 느껴졌던 개념도 이야기로 풀어 놓아서 그런지 보다 쉽게 느껴진다. 이번에 접한 '왕코딱지의 만점수학'은 초등학교 3, 4학년의 교과 과정을 담고 있다. 개념도, 문제풀이도 쉽게 알려주는데 그 대상이 코딱지이다. 귀여운 코딱지라고 불러 달라는 '귀딱지'가 바로 수학 코치다. 코딱지며, 가래침, 귀지 등이 주인공인 오대오를 도와주는데 그 모습을 상상하면 살짝 비위가 상하지만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깔깔대며 뒤로 넘어갈 것이다.

처음 학교 들어가서 구구단을 외우던 기억이 떠오른다. 구구단을 잘 외우면 집에 갈 수 있고, 아니면 나머지 공부를 해야했다. 지금은 동화, 교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학을 접하지만 그때는 그저 교과서 아니면 문제집 밖에 없어서 그런지 참 재미없게 느껴지는 과목이었다. 문제풀이에 치중하다 보니 아무래도 문제를 맞추지 못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수학이란 과목을 점점 어렵게 느끼게 된다. 수학에 대한 두려움은 어떻게 해야 떨쳐 버릴 수 있을까? 지나고 보니 '기본에 충실하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왕코딱지가 알려주는 수학 개념들은 쉽다. 두 자리 수 속셈법, 곱셈의 원리, 나눗셈 등의 핵심 원리를 알려주는데 그 방식이 재미있다. 동화를 읽으면서 교과 내용까지 자연스럽게 숙지 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아이들은 지저분하고, 어른들이 싫어하는 것에 더 열광하니 더욱 즐겁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수학을 잘하는 방법은 따로 있지 않다. 수학이 그저 문제풀이가 아니고 일상 곳곳에 담겨 있음을 알아보면 훨씬 친근하게 느껴지고, 개념도 쉽게 이해가 된다. 재미있다고 느끼면 수학도 잘하게 된다. 

학교 울렁증 탈출하기

학교 울렁증 ㅣ 내인생의책 작은책가방 4
조반나 라메라 지음, 김현주 옮김, 김지윤 그림 / 내인생의책 / 2010년 9월

며칠전 집 앞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놀다 들어왔다. 아이에게 '이제 몇 년 있음 이 학교에 다니게 될거야' 라고 했더니 좀 남다른 기분을 느끼는 듯 하다. 하지만 학교에 간다는 것을 그리 반기지는 않는다. 즐겨보는 만화프로그램에 주인공이 늘 빵점을 받고 혼이 나는 모습을 보면서 학교에 가면 시험을 본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유치원과는 전혀 다른 생활을 아이는 잘 적응 할 수 있을지 때로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학교에 왜 가야 하는지, 선생님과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학교 울렁증'은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학교의 좋은 점이 무엇인지, 즐거운 생활을 하기 위한 방법을 재미있게 알려준다. 잔소리 하는 선생님, 잘난 척 하는 친구들, 많은 숙제는 학교 울렁증을 생기게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만치 도망쳐 버릴 수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 생활을 보다 즐겁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웃음짓기 프로젝트'를 통해 친구들에게 웃어주고, 반응을 보여주는 친구들을 보면서 자신감을 회복한다. 학교 생활을 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친구를 사귀는 것이다.

친구와 함께 즐겁게 지내다 보면 학교 생활도 즐거워진다. 그러기 위해선 편견없이 친구에게 한 걸음 다가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 마테오가 처음 학교 가기 싫다고 했을 때 엄마는 멋진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생각해 보았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기 보다는 학교 가기 싫어 한다는 그 말만 듣고 혼을 내지 않을까 싶다. 그런 면을 나약하다고 탓하기 보다는 그저 적응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믿으며 아이를 대해야겠다. 친구들과 신나게 운동장에서 뛰어놀며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할 그 날이 기대된다.

서른 여행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

서른 여행 - 다르게 시작하고픈 욕망
한지은 지음 / 청어람장서가(장서가) / 2010년 8월

나에게 '서른'이란 단어는 어떤 의미였을까? 생각해 보면 철없던 시절의 혼란스러움이 싫어서 세월이 훌쩍 흘러 나이가 들어 버렸으면 좋겠다란 말을 달고 살았다. 하지만 막상 이십대 후반에 이르니 '30'이란 숫자는 인생의 과도기처럼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서른을 넘기면 안될 것 같은 조급함으로 결혼을 했다. 나이가 들면 뭐든 변화 할 것이라고 희망했지만 결국은 달라진 것이 없이 그저 제 자리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 할 뿐이다. 그때마다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또 다시 마흔을 맞이 할때는 좀더 용기를 내고 싶다.

다르게 살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쉽게 현재를 놓아 버릴 수가 없어서 일상에 주저앉아 버리곤 한다. 서른아홉에 용기를 내어 여행을 떠난 한 여자의 여행 기록을 들춰 보면서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녀에게 서른여행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 현재를 잃을 것 같아서 떠나지 못하지만 오히려 여행을 통해 자신을 채워 올 수 있었고 인생은 달라졌다. '다른 길은 있지만 틀린 길은 없다'는 그녀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어느 길이든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린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길을 묻는다.

8개월이란 시간 동안 이곳 저곳을 혼자서 여행하면서 겪는 일들은 인생과 다를 바가 없다. 여행이 즐거움이 되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하고, 떠남을 후회하지만 또 다시 길을 나서게 하는 모양새가 딱 그렇다. 편한 인생이 없듯이 편한 여행도 없다. 중요한 것은 온전한 내 자신을 느끼며 길을 걷는 것이다. 무엇을 얻어야 한다는 부담감만 떨치면 좀더 삶을 즐길 수 있고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떠나는 용기도 좋지만 떠나지 않고도 용기내어 살아가는 것은 더 멋진 일이란 것을 위안 삼으며 오늘 하루도 이렇게 살아간다.

가을이 되니 파란 하늘을 보아도, 눈부시게 환한 날이 되어도 왠지 떠나고 싶은 충동이 생기곤 한다. 언제든 기회가 허락되면, 사정이 좋아지면 이라고 핑계를 대고, '또 하루 멀어져간다'는 서른 즈음의 노래에 가슴이 덜컥하면서도 일탈은 쉽지가 않다. 그러기에 사진 속 풍경, 사람들, 여행 이야기를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끼며 행복함을 느꼈다. 아이가 좀더 크면 함께 다니면서 매 순간을 느끼고, 사랑하고 싶다. 여행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성장시키는 시간이다. 그것이 여행의 묘미인 것이다.

내성적인 건 성격적 결함이 아니다.

내성적인 당신의 강점에 주목하라 - 내성적인 당신에게 잘 맞는 자기 PR 시크릿
낸시 앤코위츠 지음, 신현정 옮김 / 갈매나무 / 2010년 9월

'성격이 팔자다'란 말을 종종 듣게 된다. 자기가 가진 성격이 인생을 풀어나가는 열쇠가 된 것이다. 그래서 내성적인 사람들은 본인의 성격을 고치기 위해 애를 쓴다. 다른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고, 감정 표현에 서툴지 않고, 좀더 능숙하게 인간 관계를 풀어 갈 수 있는 성격을 원하지만 기본 성향을 바꾸기란 쉽지가 않다. 성격을 바꾸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하며 에너지를 소모하기 보다는 차라리 자신이 가진 성격을 살리는 것이 더 좋을 지도 모른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인체 하며 살아가는 것은 좋지 않다.

'내성적인 강신의 강점에 주목하라'는 내성적인 사람에게 잘 맞는 자기 PR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성격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성적인 성격이 가진 강점을 살려 자기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아는 최고의 사람들 또한 내성적인 성격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이 가진 성격을 최대한 활용해서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소극적인 성격을 가졌다고 해서 좌절 할 필요는 없다. 내 안의 장점을 찾지 못했기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을 뿐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보는 데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한다. 내가 가진 가능성에 주목하다 보면  능력과 역량은 커진다. 사실 내성적인 성격이 어려운 것은 본인에게 있다기 보다는 다른 사람을 신경쓰며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쉽게 방전되어 버리고 좌절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를 파악했다면 이제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주목 받고, 인정 받을지에 대한 방법을 찾으면 된다.

이 책은 내성적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책이지만 특히 직장 생활을 하거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유익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자기 PR을 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지, 프레젠테이션, 면접, 성공 등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오늘도 모르는 사람들 틈에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좌절하고 있다면 이 책으로 도움을 받길 바란다. 누군가 내게 말 걸어주길 기다리지 말자. 철저한 계획과 실천이 있으면 뜯어 고치고 싶었던 내성적인 자신의 성격이 강점이 되어 멋진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