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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고 온 Go On 1~2 세트 - 전2권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모든 걸 다 잃어도 생은 또다시 미래를 향해 간다.
미국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사회적 문제들을 섬세하게 다루는 동시에, 현실성 넘치고 감정에 충실한, 하나같이 극복하기 힘든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번스 가족들 개인들의 이야기.
칠레에서 광산을 운영하는 아빠, 명문 프린스턴대학교를 나왔으나 무려 20년 이상 전업주부로 살아가는 엄마, 예일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하는 급진파 학생 큰오빠, 아이스하키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으나 교통사고 이후 운동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권고에 따라 경영학으로 진로를 바꾼 작은오빠, 작은오빠의 연인, 내년에 대학 진학을 앞둔 나, 앨리스. 번스 가족은 지난 20년 동안 그다지 화목하지 않았고, 앨리스는 한시바삐 대학에 진학해 집을 떠나길 바란다.
엄마가 유대인인 앨리스는 학교에서 아이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한다.
앨리스의 남친 아놀드도 유대인이라 집단 괴롭힘의 대상이고, 유대인이자 동성애자인 친구 칼리는 아이들의 집중 표적이다.
그런 와중에 칼리가 아이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끝에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칼리의 가방과 소지품이 해변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경찰은 자살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시신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칼리의 실종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앨리스는 대학 진학을 계기로 인생의 반전을 기대한다.
보딘대학교에 진학해 메인 주에서 살게 된 앨리스는 대학 역시 미국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사회 정치적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과 고교 당시 경험했던 집단 괴롭힘 문제가 상존하고 있는 현실을 목도한다.
거기에 더해 존경하던 교수의 자살, 애인의 배신과 이별에 충격을 받고 대서양을 건너 아일랜드의 트리니티대학교로 떠난다.
출간된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전부 다 읽었고, 늘 신간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팬이다.
늘 좋았지만 가장 좋았다고 느껴진 책은 모멘트와 빅픽처.
개인적으론 우리나라에 나온 순서의 초반의 책들이 더 좋았다고 느껴진다.
점점 갈수록 급박한 상황에 놓여지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라.
계속 읽다보니 그는 한결같이 이야기한다.
삶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건 언제나 자기 자신이라고.
인생은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선택이라고.
📚책속으로 :
우리는 기관총으로 자기 발을 쏘고, 잠시 주춤했다가 재장전하는 실수를 범하기 일쑤이다.
모두들 갇혀 산다고 불평한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가두는 사람은 바로 본인들이다.
죄책감은 제어가 불가능한 자동차 같아서 뭐든 다 부서뜨리지...
역사학은 우리 모두의 상처를 연구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셰익스피어가 말하길 '우리는 상처라고 느낀 적이 없었던 흉터를 가지고 살아간다.'라고 했습니다. 상처가 우리를 규정합니다. ~ 인간의 운명을 가장 잘 함축하고 있는 말은 바로 상처입니다.
레이첼이 내 마음을 읽은 듯 내 발을 꾹 누르며 말했다.
“누가 알고 모르고는 중요하지 않아. 이제 더블린에서 일어난 사고도 당신의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해. 그 일 때문에 당신은 정신적으로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된 거야. 변화를 자신의 세계관과 통합하려면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야.
정말 끔찍한 일이었지만 살아남았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 당신에게 선물로 주어진 생명이야. 하느님이나 신이 결정했다는 뜻이 아니야.
나 역시 무신론자라 신의 보호 운운하는 말은 안 믿어. 다만 나는 운명을 믿지. 우주의 기운이라고 할까?
앨리스, 당신은 운명적으로 살아난 거야. 내 말이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나는 운명의 힘이 당신을 살리기로 결정했다고 생각해. ‘앨리스는 아직 죽을 때가 아니야.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어. 생존의 시간을 더 부여해줘야 해.’라고 말이야.”
나는 레이첼이 잡고 있는 발을 빼내며 말했다.
“그럼 시아란은 죽을 운명이었다는 뜻이야? 그 우주의 기운인지 운명인지가 시아란은 할 일이 남아 있지 않으니까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결정했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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