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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평점 :
애 키우기 쉽지 않은 세상이다. 육아에 발끝이라도 담가본 사람은 부모 고충을 안다.
에이미 몰로이의 '퍼펙트 마더'는 억압된 모성을 다룬 소설이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저 하룻밤, 아기를 두고 외출했을 뿐이에요.”
모든 걸 이해했다고 착각하면서 읽게 된다,
사실 그렇지 않았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뉴욕 브루클린의 초여름,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맘동네’에 가입한 엄마들은 일주일에 두 번, 유모차를 끌고 브루클린의 공원 버드나무 아래 잔디밭에 모여 바라마지않던 시간을 보냈다.
꼼짝없이 집에 갇혀 아기만 보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만나고 엄마로 사는 고충을 이야기하는 시간. 여자들은 모임 이름을 ‘5월 맘’이라고 붙였다. 모두 5월에 첫 아기를 낳은 초짜 엄마들이었기 때문이다.
무더운 7월 어느 날, 엄마들은 동네 술집에서 간단하게 한잔하기로 한다. 그러나 그날 밤, 싱글맘 위니의 아기가 그녀의 집에서 베이비시터가 잠든 사이 요람에서 증발한 듯 사라졌다.
그리고 아기를 잃어버린 위니가 20년 전 유명 TV 드라마의 주연 배우이자 하이틴 스타였다는 사실과, 아기가 사라진 그날 밤, 아무것도 모른 채 술에 취해 웃고 노래 부르던 엄마들의 사진이 뉴스 1면을 장식하면서, ‘자격 없는 엄마들’이란 꼬리표가 붙은 악몽이 시작되는데…….
나는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왜냐면 소설의 매력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소설은 한번 손에 들게 되면 그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손에서 뗄 수 없기 때문에 그렇다.
이번 소설도 마찬가지였다. 책이 벽돌 🧱 책이다.
만약 다른 책 같았으면 두께에 질렸을 텐데 이 책은 그 두께만큼 값어치를 했다. 스릴러물로 계속 가슴 두근두근하면서 읽게 되었다.
누가 범인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대사를 읽는 것도 재미있었도, 등장인물이 많다 보니 맨 앞부분과 연결이 되지 않는 것 같아서 읽다가 다시 앞으로 돌아가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봐도 참 재미있는 소설이다. 역시 손을 잡으니 놓을 수가 없었다.
아이를 지극히 사랑하지만, 자기 자신도 지극히 사랑하는 모습은 전 세계 어느 엄마든 간에 비슷한 모습인 것 같다.
여기 소설에 나온 주인공들도 나름 완벽한 엄마의 모습을 꿈꾸면서 아이를 갖게 되었고, 양육을 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 있어서 자신의 생각과 매우 달라서 혼란을 겪고 있는 모습들이 나온다.
단 하루, 탈출을 꿈꾸며 갔던 곳에 아이의 유괴사건과 연루되면서 사람들은 엄마들을 비판한다.
엄마가 그렇게 해도 되냐는 무서운 잣대를 들이대면서 단 하루 탈출을 꿈꿨던 여성들에게 뭇매를 가하는 모습을 보며 소설이긴 하지만 참 가슴 아픈 장면이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 들었다. 이미 주인공까지 정해지고 시나리오 작업까지 되었다고 하는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게 기대가 된다.
현대사회가 모성에게 주는 압박감과 엄마들이 아이를 찾으려 하는 안타까운 고군분투가 기대되는 장면이다.
완벽한 엄마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어떤 엄마의 모습을 바라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될 영화가 될 것 같다.
📚책속으로 :
"복도 양옆에 작은 사무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호이트의 사무실에 도착하자, 호이트가 옆으로 서서 프랜시가 먼저 들어가게 해주었다. 그곳은 마치 시시한 경찰 수사물 세트장 같았다.
자그마한 책상이 서류철 더미로 아슬아슬하게 뒤덮여 있고, 서류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커피가 반쯤 찬 종이컵 세 개가 구식 데스크톱 컴퓨터 옆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컵 하나에 담긴 커피 위에 갈색과 녹색 곰팡이가 덕지덕지 층을 이루었다."
"나는 내 결정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래, 내가 그렇게 말했었다. 그때는 이 모든 걸 극복할 마음가짐이 있어다. 그런데 여기서 일이 더 커졌다. 솔직히, 우리 사이의 일은 잘 풀리지 안고 있다.
내가 뭘 하든 조슈아가 나랑 있어서 절대 행복해질 수 없을까 봐 두렵다. 우리는 함께 지내는 게 점점 어려워져만 간다. 조슈아는 변덕스럽고, 날 못 본 척하고, 날 밀어내고 있다."
#다산북스 #퍼펙트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