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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서 도착한 생각들 - 동굴벽화에서 고대종교까지
전호태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평점 :
"신념은 개인적이지만 사상은 집단적이야. 이념은 사회라는 범주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게 특징이고, 신앙도 본래는 극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제도화·사회화 과정을 거치면 종교가 돼. 신념이 신앙이 되고, 사상이 종교가 된 거지. 이는 집단적이고 사회적인 현상이야."
고대인들이 자신의 삶터와 죽음터에 그림을 남긴 것은 역사에서도 유독 흥미로운 대목이다. 저자는 교과서나 여러 역사책을 통해 단편적으로만 소개되어온 이 그림 미술을 전문가로서 자세히 설명한다.
알타미라, 라스코 등 구석기시대 동굴의 벽화는 당시 사람들의 생존과 깊이 연결되어 있었다. 그들에게 생존은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에만 달린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은 그림을 통해 강한 존재와 ‘함께 있기’를 원했고, 그 바람을 그림으로 남겼다. 그리고 이러한 욕구는 자연스레 보이지 않는 존재와 초자연적 힘에 대한 동경과 두려움으로 연결됐다.
자연만물에 대한 숭배, ‘여신’ 개념과 형상화, 개인과 세상에 대한 고대인의 관점을 차례로 접하다보면, 고대인과 우리가 공히 자연이나 보이지 않는 존재 앞에서 약해지는 동시에 그것들을 해석하고자 애쓴다는 점을 발견하며 묘한 일체감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아버지와 아들을 비롯해 여러 인물이 등장해 같이 유물을 살펴보고 대화를 나누는 형식을 취해 재미가 솔솔 했다.
이 책으로 인해 한반도에 전파된 불교, 도교, 유교 사상의 주요한 가르침과 그 유입 배경과 과정, 그에 따른 사회상 변화상을 공부했고, 특히 종교의 유입 과정과 그 흐름을 통해 삼국시대 당시 동아시아 외교의 단면까지 자세히 공부한 계기가 되었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먹고 놀 시간에 이 책을 필히 정독할 것을 추천한다.
📚 책속으로 :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인간은 내면에 모순과 갈등, 충동이 가득 차 있어요.
이걸 극복하려고 싸우죠. 삶과 죽음 앞에서 늘 고민하고요. 그 과정에서 신앙이나 종교 역할이 커져요.
신앙이나 종교가 기득권이 되면 원시 종교의 이상은 사라지고 갈등의 원인이 됩니다.
지금도 그래요. 기술 발달로 원시인과 현대인을 야만과 문명으로 나누지만 착각입니다.
본질로 들어가면 달라진 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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