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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대화 - 존중과 치유로 가는 한 사람, 한 시간의 이야기
정병호 외 지음 / 푸른숲 / 2022년 7월
평점 :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
스스로 문을 열고 나와야 한다. 다른 이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경청과 공감은 건강한 관계를 맺는 첫걸음이다.
집과 회사에서, 친구와 동료, 연인 사이에서 누구나 불통의 경험이 있다. 말을 잘 들어주지 않아서, 자기 고집만 부려서, 거절 의사를 잘 표현하지 못해서, 감정이 격해져서 괜한 오해를 사고 갈등을 빚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누구나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유쾌하게 대화하기를 바라지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같은 말이라도 사람마다 연상하는 인물이나 사건, 사물이 서로 다르며, 반응하는 감각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서로가 이렇게 다른데 쉽게 통할 수 있겠는가.
이 책에서 말하는 공감이란 “자신이 판단력을 유지한 채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인지적 능력”을 말한다. 공감은 동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생존 기술인 ‘친절함’의 바탕이 된다.
공감은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경험을 이해하는 능력’을 뜻하는 영어 ‘empathy’를 번역한 말이다. 이러한 공감(共感, 함께하는 또는 같이하는 느낌)은 감정적 느낌을 강조하면서 동감이나 동정sympathy, 연민compassion과 비슷한 뜻으로 자주 쓰이고 있다.
사실 동정과 연민은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정서적 느낌이지만, 공감은 자신의 판단력을 유지한 채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인지적 능력이란 의미가 강하다.
다시 말해 공감의 뜻은 ‘상대방과 처지를 바꿔 생각해보자’는 역지사지易地思之와 비슷하다.
이 책은 인류학자, 지리학자, 교육학자, 여성학자, 정치학자 등 여덟 명의 연구자가 함께 쓴 책으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경험한 존중과 치유의 순간들을 포착했다.
다문화 배경 어린이와 청소년, 탈북민, 고려인 청소년, 이주여성, 사할린 동포, 중국 동포, 재일교포, 우즈베키스탄동포, 파독 간호사, 교사, 시민활동가 등 한국사회에서 각자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디에서도 털어놓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참가자들은 자기 이야기를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뿐인데 “위로를 받고 생애가 확장되는 느낌이었다”, “서로에 대한 편견을 낮출 수 있었다”, “나 자신을 ‘삶의 주인공’ 관점에서 돌아보고 과거의 나와 화해할 수 있었다”며 나만의 ‘해방 일지’를 써내려간다.
한국 사회 안에서도 지역, 이념, 세대, 성별, 계급, 장애 등 나와 다른 집단을 향한 배제, 편견, 차별,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견고하다.
이 책으로 우리모두 우물안의 개구리에서 벗어나 진정한 공감대화란 무엇인지 느껴보면 어떨까.
📚 책 속으로:
공감대화는 말보다 자리에 의미가 있다. 즉, 이야기 내용이 아니라 어떤 이야기라도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울림을 준다.
또한 삶이야기는 신기하리만큼 한 사람의 삶의 맥락을 느끼게 해준다.
비유하자면 개개인의 삶이야기는 단편소설 같아서, 매번 모임마다 한 권의 소설집이 만들어진다. 때로는 주제가 연결된 하나의 장편소설이 되기도 한다.
P.S: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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