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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틀랜드 -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뼈 빠지게 일하고 쫄딱 망하는 삶에 관하여
세라 스마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20년 5월
평점 :
✍️ 부익부 빈익빈과 여성 차별에 대한 고찰. (미국 시골 백인 빈곤 계층의 삶을 증언하고 가난을 수치심으로 징벌하는 사회를 고발하는 책)
저자는 캔자스의 시골 농장에서 1980년대와 1990년대를 보내며 성장하여 지금은 경제적 불균형에 관해 활발히 논평하고 있는 학자다.
미국 시골의 빈곤층으로 자란 삶을 기록하며 가난의 고통스러운 문제들을 하나씩 관찰했다고 한다.
‘미국 시골 백인 빈곤 여성’이라는 존재는 어떤 것일까? 이 책 전체가 바로 이런 곤란한 질문에 대한 답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가난하게 살아간다는 것도 설명하기 곤란하고, 미국에서 방대한 면적을 차지하지만 미디어에서 제대로 재현된 적이 없다는 시골 빈곤 계층의 삶을 설명한다는 것도 곤란하고, 백인 빈곤층이 어떻게 생기는지 인종주의를 빼고 설명하는 것도 곤란하다. 게다가 여성이라는 굴레가 중첩되면 이 존재는 간명한 언어와 쉬운 이미지로 설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이 책은 스마시의 ‘하틀랜드’는 캔자스 남부에서 살던 가난한 백인 가족의 삼대에 걸친 역사를 통해 미국 시골, 가난한 백인의 삶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스마시 본인이 낳지 않았지만 언제나 함께 해왔다고 상상하는 자신의 딸에게 가족의 삶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서술된 이 책은, 미국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의 문제가 인종차별로 연결되곤 하는 분석 앞에서 당당히 말한다.
우리 가족은, 아니 할머니, 엄마, 나는 그 모든 불평등을 견뎌내면서 지금까지 살아왔지만 우리는 백인이라고. 인종차별이라는 거악(巨惡)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한 시골 백인 여성의 삶 또한, 마땅히 알려져야 하는 슬픔이라고....
책은 가족의 가난, 여성의 몸, 도시와 시골의 격차, 능력주의 사회 속 가난의 수치, 주거, 노동 계급 여성, 지역 차이를 각 장의 주제로 하고 있다.
시골, 가난, 여성, 주거, 수치 각각은 누군가가 느끼는 차별을 설명하기엔 부족한 요인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요인이 연결되어 ‘가난한 시골 여성’의 위치를 구체화할 때, 이 위치는 언론이나 미디어, 예술 작품이 주목하지 않는 고난의 자리를 드러낸다.
왜 그럴까. 우리의 고정관념 때문이겠다. 백인 여성은 차별의 대상이라고 여겨지지 않으니까....시골 백인은 무시당할지언정, 농장의 풍성함이라는 이미지에 둘러싸여 있으니까...
가난한 지역에서 태어나서 여성이었기 때문에 살면서 겪은 고통이나 차별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러한 조건적 환경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개인도 물론 노력해야 겠지만 국가적인 지원도 필요할것 같다.
📚 책속으로 :
우리 가족은 열심히 일하는 걸 그렇게 강조하는 사람들인데도, 노력한 만큼 반드시 얻는 게 있다는 생각을 다른 미국 중산층보다 훨씬 일찌감치 버릴 수밖에 없었어.
날이면 날마다 동트기 전에 일어나 일을 시작해서 해가 질 때까지 쉼 없이 일했으니, 우리가 이렇게 쪼들리는 건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님이 명백했거든.
문제는 공산품 시장, 대기업, 월스트리트에 있었지. 우리에게서 너무나 멀리 있고 알 수도 없는 것들이라 우리는 그저 고개를 가로젓고, 정부를 욕하고, 우박이 내리기 전에 콤바인을 창고 안에 들여놓는 일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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