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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얼굴이 있다면 너의 모습을 하고 있겠지
고민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평점 :
✅ 우리에게 여전히 사랑이 필요한 이유에 대하여
“사랑하면 할수록 가슴이 답답했다.
일하지 않는 아빠를 증오하고
열심히 살아도 가난한 엄마를 원망했다.
우리 집은 왜 이 모양 이 꼴일까, 답도 없는 질문으로 괴로웠다.
한낮에 예쁘게 차려입고 데이트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아가 치밀었다.
두근거리고 설레고 벅찬 것이 사랑인 줄 알았다가
괜히 미안하고 초라하고 원망하고 분노하게 되는 것이 사랑임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읽은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이라는 책에 보면 그는 사랑을 흔히 생각하는 ‘감정’의 영역이 아닌 ‘기술’의 측면에서 접근한다.
모든 사람들이 사랑을 갈구하지만, 사랑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인간관계에서, 사회관계에서, 남편과 아내의 관계에서, 연인들 사이에서 ‘사랑’이 자취를 감추고 ‘관습’과 ‘계산’이 대신 들어서 있다.
에리히 프롬이 지적하고 있듯이 현대 사회가 시장의 교환 원칙에 지배받고 있고, 따라서 인간의 가치도 결국 경제적 교환 가치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은 인간의 사랑을 고갈시킨 외부적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외부적 요인에 더해 프롬은 개인의 무의식층까지 파고들어가 사랑의 능력을 상실한 이유를 밝혀낸다. 프롬은 인간이 참된 자아를 상실한 것이 사랑을 상실한 원인이라 진단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아의 상실, 즉 사랑하는 능력의 상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형이상학적 천착이나 종교적 설교, 도덕적 교훈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나 자신, 타인, 인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모든 인간을 사랑하라고 외쳐도, 또 모든 사람이 이러한 외침에 진심으로 공감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사랑의 부재 현상이 극복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랑하려고 하면 할수록 사랑에 실패하고 점점 더 다른 사람들로부터 분리되고, 점점 더 고립되고, 점점 더 뼈저린 고독을 느끼게 된다.
마침내 사랑하려는 노력의 실패는 사람에 대한 공포를 일으키고 자기 자신의 무능력을 은폐하기 위한 합리화에 급급하게 만든다. 분리 상태에서 불안과 고독이 두려우면서도 이 상태를 벗어날 길이 없다.
그렇기에 사랑은 자연적인 일이 아니라 기술적 문제가 된다. 사랑은 신이 준 능력이므로 우리가 느끼는 대로 행동하면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는 안이한 대답을 하기에는 현대 사회와 인간은 너무나 복잡하고 교묘해졌다. 그러므로 이제 사랑을 회복하는 데는 절실하게 기술이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프롬은 우리가 사랑하려고 애쓰면서도,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는 진실한 사랑을 하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실패하는 원인은 기술의 미숙성에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운명의 그 사람을 발견했다는 생각에 설렌 날들부터 서로 마음이 오갔던 낮과 밤들, 그리고 울고 웃으며 추억을 쌓아간 사랑의 모든 순간들이 담겨 있다.
이 이야기들은 당신이 지금 사랑을 하고 있다면 그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이젠 이별하고 싶다면 지지부진해진 관계를 기꺼이 놓아버리는 용기를 움트게 만든다.
물론 사랑했던 사람을 추억하고 싶다면 기꺼이 그 시절, 그 공기를 느끼게 해주는 무드를 전해주고, 사랑 한가운데에서 어쩔 줄 모르던 스스로를 떠올리게 하는 상황으로도 가닿게 해준다.
그때가 언제든, 당신이 가장 사랑했던 순간, 사랑을 느끼는 사람 앞으로 데려가게 만드는 고민정 작가의 글과 따스한 시선들.
오늘도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하고 이별하고 아파하고 또 다시 사랑을 꿈꾸는 당신에게 이 책이 잔잔한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대화하며, 메말라가는 정신과 영혼의 샘물을 채우며 서로에게 치유받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고 우리 인생의 사랑들을 돌이켜보며 뜨겁게 사랑했던 그때의 자신을 불러내는 시간이 되면 어떨까.
P.S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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