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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먼저 건넸을 뿐인데 - 아무도 몰라주던 나를 모두가 알아주기 시작했다
이오타 다쓰나리 저자, 민혜진 역자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9월
평점 :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는 속담은 누구나 알것이다.
이 책은 아부를 하지 않고도 연봉을 높여주는 36가지의 호감대화법을 우리에게 알토랑 같은 정보를 알려준다.
사회생활 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이 책에 주목해야 한다.
옛 속담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 옛날 어느 마을에 어마어마하게 큰 부자가 살았는데, 어째 심보가 약간 뒤틀렸네그려. 자기는 빈둥빈둥 놀아도 곳간에 가득 찬 돈이 노는 꼴은 못 보겠거든.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아쉬운 사람에게 돈 꿔 주고 비싼 이자 받아먹는 거였지. 아, 그런데 해보니 재미가 쏠쏠하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에 사는 갖바치(가죽 신을 만들어 파는 사람)가 찾아왔어. 가죽신을 만들어 팔려면 가죽을 사야 하는데, 돈이 모자랐던 모양이야.
“김 부자 어른, 백 냥만 꿔 주십시오. 이자까지 붙여 갚겠습니다.”
이자까지 쳐 준다는데 김 부자가 마다할 리 없지. 더구나 성실하기로 소문난 갖바치인데, 부자는 주저 없이 백 냥을 내주었단다.
“알았네. 내 꿔 줌세.”
그런데 다음 날, 소문을 듣고 이웃 마을의 술주정뱅이도 부자를 찾아왔어.
“김 부자 어른! 나도 돈 백 냥만 꿔 주쇼. 돈은 이자 붙여 꼭 갚으리다.”
이왕 시작한 돈놀이, 호랑이면 어떻고 부지깽이면 어때. 이놈 저놈 꿔 주고 이자만 두둑하니 챙기면 그만이지. 부자는 이번에도 냉큼 돈을 내 주었어. 술주정뱅이는 찰강찰강 돈을 흔들며 사라졌지.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약속한 기한이 되었어. 아, 그런데 돈 가지고 오는 놈이 한 놈도 없네 그려. 목을 빼고 기다리다 못해 대문 앞에 서서 기다려도 돈 빌려 간 놈들은 코빼기도 안 비치는 거야.
“이런 괘씸한 놈들을 보았나! 내 당장 찾아가 돈을 받아 와야지.”
참다 못한 부자는 먼저 술주정뱅이를 찾아갔어. 그런데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술주정뱅이 하는 꼴이 아주 기가 막혀.
“흥, 이 양반이 떼어 먹히고만 살았나! 그깟 백 냥, 생기면 언제라도 갚으면 될 거 아뇨!”
딸꾹딸꾹, 되레 역정을 내는 거야. 부자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지.
“예끼, 이놈아! 낼모레까지 안 갚으면 감옥 갈 준비나 하거라!”
엄포를 놓고, 욕까지 한 바가지 퍼부어도 성이 가시질 않네. 부자는 씩씩거리며 그 길로 갖바치네 집으로 쳐들어갔어.
갖바치는 버선발로 뛰어나와 부자를 맞았지. 하지만 부자는 다짜고짜 고함부터 질렀어.
“이 날강도 같은 녀석, 허튼 수작 말고 돈부터 내놔!”
소리를 질러 놓고 보니 갖바치 얼굴을 보기가 조금 민망하네. 병드신 어머니를 모시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
“죄송합니다, 어르신. 빌려 주신 돈으로 가죽신을 만들어 팔았지만 아직 돈 갚을 처지가 못 돼서······. 하지만 열심히 장사해서 나흘 뒤에는 꼭 갚겠습니다!”
사정하는 태도가 어찌나 정중한지, 하마터면 안 갚아도 된다는 말이 툭 튀어나올 뻔했어. 심보 고약한 김 부자 입에서 말이야.
“열심히 해도 처지가 안 된다니 어쩌겠나. 없는 돈을 쥐어짠다고 나올 리도 없고. 돈은 천천히 갚아도 되니 장사나 열심히 하게.”
이러고 그냥 나왔다지 뭐야. 내일은 서쪽에서 해가 뜨려나 어쩔라나. >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말하지 않겠다. 이 책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헤매는 사람도 상황에 맞는 적절한 화제를 쉽게 던질 수 있는 비법이 담겨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상사를 만났을 때 일 초가 일 년처럼 느껴진다면, 거래처 사람과의 미팅이 있는 날마다 밤잠을 설친다면, 일은 열심히 하는데 어쩐지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부족한 사회성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이 책이 소개하는 간단한 법칙과 기술만 터득한다면 능수능란하게 말을 잘해서 떼돈을 벌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말 한마디가 부족해서 손해 보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 책속으로:
잡담을 할 때에는 서로 깊이 생각하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질문을 한다면 ‘WHY(왜)’가 아니라 ‘HOW(어떻게)’에 유념하세요.
예를 들면 ‘깜빡 졸다가 종점까지 가버렸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한 번도 안 깼어요?’, ‘눈 떴을 때 깜짝 놀랐겠네요?’라고 물어보세요. ‘피망은 딱 질색이에요’라는 말에는 ‘얼마나 싫어하세요?’라고 질문하면 ‘잘게 썰어도 바로 알아챌 정도로 질색이에요’, ‘익힌 건 괜찮은데 샐러드에 들어간 생피망은 못 먹어요’ 등 대답할 거리가 풍부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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