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셀프 트래블 - 2019-2020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11
박정은.전혜진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의 (간접)세계여행 목적지는 바로 영국! 그 중에서도 런던 !!!


학창시절 나에겐 영국하면 복잡 복잡한 중세 왕실가계도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수능과목으로 세계사를 공부하면서 영국을 포함한 유럽국가 왕을 비롯하여 여러 정치적 사건을 외우느라 너무 힘들어서 죽을뻔 했기 때문에 ㅠㅠ 하지만 시간이 한참 흘러, 회삿밥을 먹고다니는 지금은 그런 지식들은 죄다 까먹고, 남아있는건 오로지 결혼을 겁나 여러번 해서 피바람 부른 헨리8, 그의 딸 블러디 메리, 그의 딸22 무적함대 격파 엘리자베스 1, 런던탑에 갖힌 두 왕자 이야기다. 하지면 역시 헨리8세 이야기가 제일 꿀잼


! 이거 말고도 영국 전래동요(?) 마더구스도 있다. 이 역시..학창시절에 엄청 빠져 있었는데..ㅋㅋㅋ  동요라면서 동요같지 않은, 잔혹한 이야기가 꽤 많이 있던 마더구스. 블로그에도 포스팅을 종종 했더랬다. 그게 벌써 1n년 전이라니 ...!!



물론 지금은 영국하면 떠오르는 건 '닥터후' & '해리포터' 이다 ㅋㅋㅋㅋ 이렇게 다시 덕밍아웃 하는 건가 싶긴 한데, 정말 해리포터&닥터후 때문에 영국에 가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놈의 언어의 장벽ㅠㅠ!! 요즘이야 스마트폰만 있으면 뭐든게 OK되는 시절이라 언어 따위는 깔끔하게 무시할 수 있는데, 이번엔 영국을 갈 시간이 없네................


꿩 대신 닭이라고 했는가! 영국을 못간다면, 책으로라도 여행을 해야지 싶었다 ㅋㅋㅋ 때 마침 셀프트래블 런던 개정본이 나왔으니 바로 픽

지금 나에게 영국은 닥터후&해리포터지만, 만약 영국으로 여행을 간다면? 당연히 그 목적은 헨리8세다. 내 여행 트렌드는 언제나 역사적 사건과 함께였으니까 후후후후 아! 또 있다. 영국은 뮤지컬의 본고장인 만큼, 뮤덕으로써 오리지널 뮤도 한편 보고 싶은 마음?!

런던여행을 하기 전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해 보는 시간!

​TV에서 영국 국기 유니언잭을 종종 보기는 했는데, 무슨 의미가 담겨있는 지는 1도 생각해본적 없었다. 알고 보니 잉글랜드/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 3개국 국기를 합친 모양이 바로 지금의 국기라고 한다. 그리고.. 영국이 입헌군주제라는 건 뭐 유명한 사실이구!

만수무강 하세요 엘리자베스 여왕님

시차는..막연하게 시차가 많이 나겠구나 했는데, 9시간이라니! 이 외에 통용되는 화폐가 파운드라던가, 국교가 성공회라는 것 (헨리8 ★), 한국 여권 소지자는 관광 목적의 경우 6개월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다 는 것 정도만 알면 될 것 같다.


런던은 안전한가요?

런던은 유럽 내에서 안전한 편에 속하지만, 소매치기에 주의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마약단속 경찰관을 사칭해서 현금을 훔쳐가는 일도 발생한다고 해요. 진짜 사복 경찰관은 지갑을 보여달라고 하지 않고, 신분증을 확인한다고 하니 꼭 주의하세요!

가짜 경찰로 의심 될 경우에는 경찰서에 가서 보여주겠다고 말한 뒤, 가까운 경찰서로 가야 합니다. 혹시라도 진짜 경찰인데, 검문을 거부하면 벌금을 낼 수도 있다고 해요ㅠㅠ!



런던에 가면 가고/보고/듣고 싶은 건 누가 뭐라해도 헨리8이지만, 난 런던여행 초심자니까! 런던에 무엇이 있는지 하나하나 확인하는 건 필수다. 일단 영국 왕가 공식 거주지인 버킹엄 궁전, 빅벤이라고 불리우는 엘리자베스 타워, 템스강을 가로지르는 타워 브리지,  템스강변에 위치한 대관람차 런던아이 등이 있다.


타워브리지가 마더구스 동요 하나인 <london bridge is fallin' down> 에 나오는 그 다리일까..? 급 궁금해졌다. 해서 검색해보니 런던브리지와 타워브리지는 서로 다른 다리였던 걸로 ㅋㅋㅋㅋㅋㅋ



1837년 빅토리아 여왕때부터 지금까지 쭉 ~~ 영국 왕가 공식적인 거주지 버킹엄 궁전. 현직 왕궁이라는 점에서 막연하게 왕궁이라 출입 금지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국민들에게 개방하는 궁전이었다. 물론 정기적인 개방기간이 따로 있다. 하지만 해당 기간에 입장권만 구입하면 언제든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 뽀인트 !


반면 우리나라 청와대는 음.... 청와대 투어가 있기는 하나 6개월 전에 미리 예약해야하고, 심지어 한정된 인원에다가, 예약도 힘들다. 나도 딱 한 번 밖에 못 가봤다ㅠㅠㅠㅠㅠ 하.. 영국 국민들 부럽...ㅜㅜ


뮤지컬의 본고장 영국!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뮤지컬 배우 홍광호님도 2년간 영국 웨스트앤드에 진출했었다. <미스사이공> 투이 역으로! 진짜 정말 홍배우 따라 영국을 가고 싶었는데 ㅠㅠㅠㅠ 실황을 이 눈으로 보고 싶었는데, 결국 영상으로 접했다는 슬픈 사실. 뭐 그걸 떠나서라도, 영국에서 오리지널 뮤지컬을 본다는 건 모든 뮤덕의 로망이 아닐까?  <알라딘>, <레미제라블>, <오페라의유령> 이 세 작품은 꼭 영국에서 오리지널로 보고 싶다 ㅠㅠ!



대망의 런던타워! 영국에 간다면 무조건 원픽인 런던타워!!!! 역사적으로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런던타워다. 런던타워는 요새이자 감옥이랄까? 이름만 들었을 때는 런던 타워 하나만 있는 것 처럼 보이나, 그렇지 않다. 런던 타워 성벽 안에 있는 많은 건축물 (화이트 타워, 블러디 타워, 마린 타워 등)을 통틀어서 런던 타워라고 부른다.


런던타워는 정복왕이라 일컬어지는 윌리엄1세가 건설한 요새이다. 이후 약 5백년 뒤, 헨리8세가 왕으로 즉위한다. (엄청난 타임워프ㅋㅋㅋ)


헨리8세가 정말 어마 어마한 인물이다. 첫 번째 부인이었던 아라곤의 캐서린과 이혼을 하기 위해 영국의 국교를 성공회로 바꾼 어마무시한 인물이다. 그렇게 캐서린과 이혼하고 맞이한 두 번째 부인은 캐서린의 시녀였던 앤 불린(천일의 앤!!). 하지만 앤 불린도 헨리8세한테 이혼당한다. 헨리 8세는 앤 불린을 바로 이곳, 런던타워에 가둔 뒤 처형!! 크흡. 참고로 헨리8세의 다섯 번 째 부인 캐서린 하워드도 런던타워에 갖혔다가 사형당한다. 캐서린 하워드는 두 번째 부인 앤 불린의 시녀였다는 건 안비밀 ㄷㄷㄷㄷ 헨리8세는 결혼/이혼 /재혼을 정말 밥 먹듯이 했는데, 전 부인 대부분을 죽였다는 것 또한 안 비밀..ㄷㄷㄷ


헨리8세가 죽었다. 그 뒤를 이어 헨리8세의 세 번째 부인 제인 시모어가 낳은 아들, 에드워드 6세가 즉위했다. 다시 에드워드6세 사망. 이후 약 9일간 여왕이 되었던 인물이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은 제인 그레이. (헨리8세 기준으로 보면, 제인 그레이는 증조카. 복잡ㅠ이해하려하지 마요..)


제인 그레이는 9일간 왕위에 있다가, 헨리 8세의 딸인 메리1세에 의해 왕위에서 내려오고 런던 탑에 갖힌다. 메리 1세는 여왕이 되자마자 영국국교회 신자들을 무차별적으로 탄압하며, 전 여왕이었던 제인 그레이를 런던탑에 가둔 것이다. 그리고 역시나 참수. 메리1세는 제인 그레이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을 죽이는, 피바람을 몰고 와서 블러디 메리 라는 별칭도 있다. (메리1세는 헨리8세 첫 번째 부인이었던 아라곤의 캐서린의 딸)


이번에는 헨리8세 전전 왕이었던 리처드3세로 넘어가본다. 리처드3세는 자기의 조카였던 에드워드5(13), 리처드(10)을 런던 탑에 가두었다. 그 이후 그 누구도 두 형제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우리식으로 따지면 에드워드5세는 단종, 리처드 3세는 세조 (수양대군)으로 보면 이해가 빠를 듯 !!)


이후 시간은 흘러, 런던 타워 보수를 위해 삽질을 했는데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사건이 있었으니! 어린 아이의 유골 2구가 발견된 것이었다. 1993년에 해당 유골을 검증한 결과 연령이나 성별은 판별되지 않았지만, 정황상 에드워드5세 형제로 추정되어 웨스터민스턴 사원에 안장되었다. 어린 두 조카를 죽인 리처드3세는 행복한 죽음을 맞지는 못했고, 그가 죽은 뒤 왕이 된 사람은 헨리7세다. (헨리8세 아부지)


이렇든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런던 타워를 비롯하여, 런던에는 영화 해리포터 촬영지도 있다. 호그와트로 향하는 기차를 타는 킹스크로스 역과 호그와트 식당으로 알려진 옥스퍼드 대학교 ! 그리고...... 후디안을 위한 닥터후 굿즈샵 The WHO SHOP !!!! 나두 실물 크기 달렉을 보고 싶어여 ㅠㅠㅠㅠ 큽.. 회사에서 내가 원하는 기간에(겁나 중요!!) 장기 휴가만 주신다면 언제든 런던으로 달려갈 의향이 있는데 흑흑 나는 언제 쯤 런던을 가보나요...ㅜ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제의 혼 부여의 얼 - 부여의 역사 인물 이야기
소종섭 지음 / 황금알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했던 책 <백제의 혼 부여의 얼>. 내가 책을 읽는 속도가, 책을 사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해서 이 책 역시 구입 후 책장에 꽂혀 있다가 어느 새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 시간이 한참 흐른뒤 현재, 알라딘에 팔 중고책을 골라내던 중 책장에서 발견했다. 하마터면 책을 읽지도 않고 다시 되파는 우를 저지를 뻔했다. 일단 책장에서 꺼냈으니 독서 시작 !

 

표지만 보았을 때는 부여에 얽힌 백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혀 아니었다. 부여에 얽힌 백제의 이야기도 물론 있지만, 그 뿐만 아니라 부여에 살았던 혹은 부여를 스쳐지나갔던 여러 시대의 역사적 인물상이 담겨있었다.

조선의 3대 기인(奇人)1) 중 한 명인 매월당 김시습. 그는 59세가 되던 1493 '부량사에 병들어 누워' 라는 시를 한편 남긴 뒤, 무량사에서 눈을 감았다. (1): 조선의 3대 기인: 토정 이지함, 매월당 김시습, 북창 정렴)

김시습은 어려서 부터 천재였다. 태어난지 여덟 달 만게 글을 알았고, 세 살 때 시 를 썼다. 성군이라 불리운 세종대왕은 어린 김시습의 천재성에 감탄하여 비단 50필을 하사하였다. 김시습 그는 자타공인 모태 천재였다. 하지만 그가 열다섯이 되던 해 그의 모친이 죽었다. 어린 천재 김시습을 아꼈던 세종대왕도 죽었다. 김시습의 아버지 김일성은 후처를 들였다. 김시습에게는 계모가 되는 그 여인은 김시습을 어여삐 키우지 않았다.

19세가 된 김시습은 과거를 보러 한양에 올라갔다. 하지만 낙방하고 만다. 천재 김시습이 과거에 떨어졌다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는 다시 공부를 하기 위해 짐을 싸서 절로 들어갔는데, 그 즈음하여 수양대군의 계유정난이 일어난다. 정권은 바뀌었고 수양대군이 왕이되었다.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소식에 김시습은 벼슬길에 나가는 것을 포기한다. 이때부터 그는 기인의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다.

김시습은 1456년 사육신의 시신을 거두었다. 이긍익의 「연려실기술」에 따르면 "김시습이 박팽년, 유응부, 성삼문, 성승 등 다섯 시신을 수숩하여 노량진에 묻고 작은 돌로 묘표를 대신했다고 한다" 라고 썼다. 김시습은 명분이 없는 세조 정권을 부정했다. 그는 전국 방방곡곡을 유람했다. 29세가 되던 해,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집필하기도 했다.

김시습은 유학자였지만 모친 사망을 계기로 불교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계유정난을 계기로 불교에 심취하였다. 그러다 40대 후반에 들어서 유교로 환속하는 등 여러 모습을 보인다.

세상에 뜻을 펼치려 했으나 그 뜻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 김시습. 그가 꿈꿨던 펼치려 했던 이상적인 왕도 정치는 그렇게 부서졌다. 그는 한 평생을 방랑하는 삶을 살았고, 조선 주류층에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시를 썼다. 탐관오리를 비웃었고, 판타지적인 소설을 썼다. 그러면서도 이상적인 세계에 대한 희망을 놓치 못해, 자신의 정치적 사상을 담은 글도 썼다. 김시습,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군주가 자기 지위를 보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백성이 있기 때문이다. 민심이 따르면 만대라도 군주 노릇을 할 수 있으나 민심이 이탈되면 하룻밤을 넘기지 못해서 평민이 되고 만다. 군주와 평민의 사이가 털끝만한 차이도 없는 것이다. 이 어찌 감사해야 될 일이 아니겠는가?

나라의 창고에 쌓인 재물은 모두 백성들이 마련한 것이며 윗사람들의 의복, 신발은 바로 백성들의 살가죽이며 음식요리는 백성들의 기름이며 궁전과 차마(車馬)들도 백성들 자신의 힘으로 이룩되는 것이며 세금, 공물 및 일체 필수품도 죄다 백성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백성을 사랑한는 것으로써 기본을 삼아야한다. 백성을 사랑한다는 것은 요약하여 말한다면 어진 정치를 베풀자는 것이다. <애민의 천지편 김시습>

임진왜란 당시 발생한 이몽학의 난.

선조 재위 시절 살기 팍팍했던 조선의 백성들이었다. 그 와중에 갑자기 일본군이 쳐들어왔고 나랏님은 백성을 버리고 도망갔다. 이몽학을 비롯한 민초들은 살기 힘들어 들고 일어났다. 직접 중앙권력을 탈취하기 위함이었다. 민란을 일으킨 이몽학은 '읍내나 촌에 사는 백성들은 편안히 있고 동요하지 말라. 이번 거사는 남아있는 백성을 구제하려는 것이다' 라고 명문을 내걸었는데, 노비/평민/향촌의 지배층 할 거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몽학의 반란군에 가담했다. 이 들 중에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으로 나서, 목숨걸고 일본군과 싸운 사람도 다수였다. 이몽학은 부여 무량사에서 민란 모의를 하고 군사를 조련했다.

선조는 반란군 토벌명령을 내린다. 당시 홍주목사였던 홍가신을 필두로 토벌군이 내려왔다. 민가를 불태워가며 이몽학 군을 진압한다. 도원수였던 권율장군, 유학자 출신 의병장 김덕령 장군 역시 토벌군으로 내려왔다. 이몽학이 민란을 일으킨지 10일 만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이 때 처형된 사람만 130여명이 넘는다. 여기서 더 충격적인 일이 벌어진다. 누구의 의도였을까? 누군가가 토벌군으로 내려왔던 의병장 김덕령 장군을 포함한 여타 의병장들을 무고하였다. 그렇게 임진왜란 당시 목숨걸고 싸우던 많은 의병장들이 이몽학의 난에 휘말려 전부 처형된다. 선조는 이몽학의 난을 토벌한 사람들을 공신으로 책록했다.

매월당 김시습, 토정 이지함, 의병장 김덕령, 이몽학 등.. 의도치는 않았지만 이들과 관련된 여러 유적지를 직접 보았다. 그리고 느낀 건 언제나 똑같았다. 못난 리더는 차라리 없는 게 낫다 라는 것. 못난 리더는 인재를 가릴 수 있는 눈이 없다. 아무리 인재가 눈 앞에 있더라도 그냥 지나친다. 그 뿐이 아니다. 못난 리더에 국제 정세까지 좋지 못하다면 죄 없는 백성들까지 죽어나가는 파국을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역사는 매번 되풀이 되었다. 되풀이 되지 말라고 역사를 공부하는 것인데, 계속 되풀이 되었다. 참 아이러니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월지
김안연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에게 읽고 싶은 책을 선정하는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다. 주로 작가, 장르, 시놉시스를 보지만 아주 간혹 표지에 끌려서 책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의 경우는 시놉시스 + 표지 디자인 이었다. 아닌가? 표지의 디자인 + 시놉시스 일지도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표지 디자인이 제목인 <만월지>와 너무나도 어울렸고, 표지 자체가 보름달이 뜬 아름다운 밤하늘을 보는 듯 했다. 정말 표지 만으로 책을 읽고 싶어지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이 책은 표지 만으로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표지 디자인 한 사람 칭찬해 ~~!

 

이 책의 배경은 이렇다. 과학이 발전한 22세기의 어느 국가. 그 국가에는 천하(天下)와 태상(太常)이라는 두 지역이 존재한다. 천하는 천민들(피지배층)이 사는 지역이고, 태상은 지배층(양반, 중인, 상민)이 사는 지역이다. 천하에 사는 사람들은 전통복장을 입으며, 자동차보다는 물 위에 배를 띄워 이동하는 등 옛 조선시대의 삶을 보인다. 태상에 사는 사람들은 IT시대에 걸맞는 현대적인 삶을 살고 있다. 태상지역은 양반이 사는 왕남지구, 중인이 사는 왕서지구, 상민이 사는 왕동지구로 세분화 되어 있다.

천하와 태상지역에는 각각 만월지라는 연못이 있다. 태상 지역의 사람들은 소원을 담은 금화를 만월지에 던지면, 만월지를 관장하는 만월왕자가 3명을 선택하여 염원을 이룰 수 있는 능력 80%를 내려준다. 천하지역 사람들은 만월지에 소원을 담은 조개껍질을 던진다. 하지만 천하지역 만월지를 관장하는 왕자는 염원을 잘 안이뤄주는....ㅋㅋ

 

<시놉시스>

조선 시대 신분 의식이 남아 있는 인공 지능의 22세기.

보름달이 뜨는 매달 15, 30일의 밤에 비로소 궁()의 모습을 드러내는 연못 '만월지(滿月池)'.

이곳에 양반은 금화, 천민은 조개껍질 등을 던져 염원을 하면 만월지를 수호하는 왕자가 이들 중 가장 영향력 있는 3명을 선발하여 염원을 성공하게 해 줄 능력 80%를 준다. 이는 보름마다 보이는 궁()의 기둥과 단청이 되어 궁을 유지하는데, 인간의 염원은 필연이다.

 

과학자 벡터는 염원을 이뤄 주는 인공 지능을 개발하던 중 그의 애인 등불 시인 매화의 '()'가 죽은 눈알을 움직여 심장 뿌리를 파생하는 글자의 힘을 보게 된다. 그는 과학적 증명을 위해 그녀의 양반 신분과 죽음을 이용하여 글자의 힘을 밝혀내기 위해 만월지로 향한다.

 

그러는 동안 인간 현세의 흐름과 현명한 염원자를 선별하기 위해 과학자 생활을 하는 왕자는 매화의 시()에 반하여 왕자의 가치관 속에 있는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만월궁이 등불 시인에게 보이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왕자는 등불시()를 볼 때마다 천만년의 삶에서 첫 연정을 느낀다.

 

이 책은 판타지 소설이다. 그렇다고 용이 날라다니거나 마법을 쓰거나 그런 서양 판타지 소설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인간이 그토록 바라던 염원의 본질을 찾아내는

사랑보다 청렴한 시()의 본연과

그 본연에 이끌린 일상 배경을 바탕으로 한

서정미학과 과학적 상상력의 창작된 '판타지 소설입니다'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옮겨온 저자의 표현. 일단 내용은 둘째치고 문장만 보았을 땐, 처음에는 실수인 줄 알았다. 검수를 하다가 놓쳤거나 혹은 오타이거나. 하지만 아니었다ㅠㅠ 분명 읽어지긴 하는데, 문장이 매끄럽지 않은... 읽긴 했는데, 무슨 말이지? 싶은 문장들이 꽤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위에 있는 저자의 표현을 비롯해서 소설을 이루는 문장을 전체적으로 손 봐야 될 것 같은....그런 느낌이다 ㅠㅠㅠ... 이 책을 읽은 다른 독자들은 어떨런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양반들이 사는 태상지역과 만월지를 관장하는 문월왕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뭐랄까 지금의 현실. 상류층들이 사는 세계를 빗대어 쓴 게 아닐까 싶을 정도 였다. 반면 천하지역에 대한 내용은 고려시대 거주지의 자유가 없었던 향//부곡민을 보는 것 같았다. 묘하게 현실을 풍자한 느낌?

 

거기다 태상지역의 만월지를 관장하는 문월왕자, 염원을 이뤄줄 대상 3명을 고를 때도 본인 인맥 기준으로 선정하는 것을 보고 확실해졌다.

 

태상지역과 천하지역 구분, 상류층과 그 이하 사람들의 구분, 현재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들 이었다.

 

천하지역 출신인 과학자 벡터는 더 높은, 태상지역으로 올라가고 싶지만 천하인이라는 신분에 가로 막혀있다. 그래서 그런지 본인 스스로도 태상지역 사람들에 대한 피해의식이 많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또 자기 입으로 '내 사랑'이라고 말하는 매화한테 하는 행동을 보면, 본인 스스로가 경멸하는 태상지역 사람들의 행동을 그대로 보여준다. 뭔가 너무 모순덩어리 랄까. 뭐 현대인의 모습을 비춰보면 싱크로율 딱 100% 이긴 하다만..

 

책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 주요인물을 꼽자면 등불시인 매화, 과학자 백터와 한스, 태상 만월지를 관장하는 만월왕자, 천하 만월지를 관장하는 곡예사, 만월왕자의 내시 수보, 태상 만월지에 살고 있는 삼월신 그 외 기타 등등. 책을 읽기 전에 시놉시스를 먼저 보았기 때문에 꽤 기대를 했더랬다. 너무 독특한 주제였으니까.

 

첨단 과학시대 + 조선과 같은 신분제 사회 + 시인 (의 힘) + 인공지능 . 전혀 연관이 없는 주제들이 어우러진다는 것 자체가, 누가 쓰느냐에 따라 망작이 될 수도, 엄청난 대하소설이 될 수도 있으니까 !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시점에서, 판단을 보류하기로 했다. 주제 자체는 너무 신선했다. 그 누구도 생각치 못할 그런 조합이었으니까. 하지만 이 주제를, 저자 본인이 말하는 스토리로 연결하는 것이 너무 엉성했다.

 

저자가 말한 과학적인 부분과 서정적인 부문은 분명히 있었지만 그 둘을 매끄럽게 연결시키지 못헀다. 한 문장, 문장을 읽으면 머리속에 이미지가 떠올라야 하는데 떠오르지가 않았다. 또 어떤 면에서는 설명이 너무 부족해서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장들이 너무 많았고, 또 어떤 면에서는 전혀 쓸모 없는 설명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제일 중요한 건 책 초반에 적혀있던 내용과 후반부에 적힌 내용이 서로 모순되어, 스스로 세계관을 부셔버린 부분이었다. 너무 아쉬웠다. 이런 방대한 세계관을 가진 소설은 탄탄한 뼈대를 가지고 잔가지를 쳐가며 소설을 써야하는데, 그 과정이 빠진 느낌? 혹은 소설을 쓰면서 계속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서 그런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처음에 이 책을 판타지 소설이면서 로맨스를 가미한 복합장르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와장창 무너졌다. 장르파괴물이 이런 걸까 싶기도 하고. 로맨스가 보여야 할 장면에서는 뭔가 어설픈, 처음 인터넷 소설을 쓰는 듯한 문장들이 보였다. 또 어떤 면에서는 그로테스크한 장면도 있었다. 근데 또 그런 부분은 머리속으로 이미지화가 잘 되서 더 당황스러웠다. 차라리 로맨스물이나 일상물이 아닌 SF쪽으로 밀고 나갔으면 더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나왔을 텐데. 너무 많은 내용을 하나의 이야기 안에 밀어 넣으려고 하다보니,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진 느낌이었다.

 

아참, 그리고 문체도 손을 봐야 할 부분이 많아 보였다. 아무 지식없이 이 책을 읽었더라면, 작가 한명이 썼다는 생각을 안했을지도. 롤링페이퍼 마냥 여러 사람이 꼬리를 물며 연재하는 느낌이 드는, 너무 통일성이 없는 문체였다. 그러다보니 작중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화체 역시 일관적이지 않았다.

 

워낙 독특한 주제였고 방대한 세계관이라 기대치가 더 높았나보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이러한 독특한 주제를 선택한 저자에게는 정말 박수를 치고 싶다. 모름지기 판타지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도전정신은 필수니까! 그저 아쉬운 건 소설을 탈고 했을 때, 여러 사람에게 읽어보게 하고 의견을 들었으면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 까 하는 생각이랄까?

 

예전 박종인 기자님 책에 나왔던 부분이 있었다. 내 글을 처음으로 읽어줄 독자가 필요하다는 내용.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글을 세상에 내 놓기전에 첫 번째 독자에게 먼저 보여 주고 괜찮은지 아닌지를 확인해봐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책의 저자에게 그런 첫 번째 독자가 있었는지, 없었는 지는 잘 모르지만.. 이 소설이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을 기회를 놓친 게 아닐까 생각하니, 독자로써 너무 마음이 아팠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소설이 아니라, 조금 더 손 봐서 웹툰 형식으로 내보인다면 더 좋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가해자입니다 - 일본이 찾아낸 침략과 식민 지배의 기록 건국대 중국연구원 번역학술총서 1
아카하타신문 편집국 지음, 홍상현 옮김 / 정한책방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일본 기자들이 두 발로 뛰고, 찾고, 보고, 듣고 목숨 걸고 취재해 온 기록이다. 그냥 기록도 아닌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모든 불법행위에 대한 모든 증거, 증언을 모아 기록한 자료이다.

 

예전에는 이런 일본인들을 일부 양심있는 일본인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니다. 내 생각이 틀렸다. 이 들은 양심있는 일본인이 아니라, 정상적인 일본인이다. 정상적인 일본인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고, 이런 기사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을 탄압하고, 과거를 부정하는 현재 일본 정부를 비롯하여 국내에도 남아있는 잔당들이 비정상인이었다. 비정상적인 사람이 너무 많다 보니, 비정상이 정상인 것처럼 보였던 거다. 정말 정상적인 일본인이라면 아카하타 신문 기자들 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알게 된 건 우연이었다. 인터넷 뉴스 생활문화 챕터를 매일 챙겨보는 편인데, 그 중 책 카테고리에 '전쟁의 진실'이라는 책이 발간되었다는 기사가 있었다. 무심코 클릭한 그 기사에는 '전쟁의 진실'이라는 책을 일본 신문기자들이 작성한 내용이라는 것과, 앞서 '우리는 가해자입니다' 라는 책을 먼저 발간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토록 소원했었던 정상적인 일본인이 말하는 자국의 잘못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자리에서 바로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하였고, 책을 받자마자 1권이었던 '우리는 가해자입니다'를 읽기 시작했다.

 

이번 나의 서평은 서평이라기 보다는, 아카하타 신문 기자들이 기록한 기사들을 그대로 본 포스팅에 옮겨놓는 것이 반 이상 될 것이다. 부디 더 많은 사람들이 일본이 얼만큼 잘못을 했는지를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기도 하며, 부디 이 책을 읽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전후 70년 아베 담화에 대한 전문가간담회 보고서는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것이 "많은 비서양 식민지 사람들의 용기를 복돋웠다", "식민지화에 제동걸 걸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이와 정반대이며, 러일전쟁은 만주와 한반도의 지배권을 둘러썬 러·일 두 나라 간의 침략전쟁이었을 뿐입니다 - P 24

 

지금까지도 일본 아베정부가 하는 말 중 하나다. 그나마 우리는 러일전쟁의 의도가 조선 식민지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일본이 얍삽하게 러시아를 선제 공격했다고 배운다. 물론 일본 아이들은 배우지 못하는 사실이다. 러일전쟁까지 승리한 일본은 조선을 넘어 중국까지 먹으려는 시동을 건다. 그렇게 동아시아는 일본의 야욕을 위한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51년에 걸친 일본의 침략전쟁 연보>

18947월 청일전쟁, 일본이 타이완을 탈취

19042월 러일전쟁

19108월 한국병탄

19193월 한국에서 3.1 독립운동

19195월 중국에서 5.4 운동

19319월 류타오후사건, 만주사변 개시

19333월 일본이 국제연맹 탈퇴

19377월 루거우차오사건, 중일전쟁 시작

193712월 난징대학살

19399월 독일이 폴란드 침입, 2차 세계대전 시작

19409월 독일·이탈리아·일본의 3국 군사동맹

194112월 태평양전쟁 시작, 일본군이 말레이반도 상륙, 진주만 공습

19426월 미드웨이해전에서 일본군 참패

194312월 미국·영국·소련의 카이로 선언

19453월 도쿄대공습, 오키나와 전투

19455월 독일항복

19457월 포츠담 선언 발표

19458월 히로시마·나가사키에 원폭 투하, 포츠담선언 수락, 패전

 

 

'한국 병합에 관한 조약'에 의해 일본은 한국으로부터 주권국가로서의 모든 통치권을 빼앗고, 한반도에서의 식민지 지배를 성립시킵니다. 이는 메이지 정부가 '제국 100년의 장계'로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 결과였습니다.

 

*제국 100년의 장계 : 한국을 병합하고 이를 제국 영토의 일부로 함은 우리의 실력을 확립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내외의 형세를 지켜보다 적당한 시기에 병합을 실행해, 반도를 명실상부하게 우리의 통치하에 두고 다른 나라들과 조약관계를 소멸시키는 것은 제국 100년의 장계가 된다. (메이지시대 각의 결정 190976) - P 32~33

 

도쿄 야스쿠니 신사. 신사에는 유슈칸 이라는 전쟁 박물관이 있다. 역사 왜곡의 중심지이기도 한 유슈칸. 매번 도쿄에 갈 때마다 꼭 이 곳을 들러봐야지, 일본 놈들이 어떤 개소리를 짖어대는지 내 눈으로 봐야지 라고 결심을 하는데, 매번 못 갔다. 이유인 즉 유독 야스쿠니 신사 주변으로는 우익세력이 모여있어서, 자칫 잘못했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까. 실제로 메이지 신궁에 갔을 때, 우익세력들이 대거 몰려와서 반한, 혐한을 강조하며 시위하는 것을 두 눈으로 목도했던지라 더 무섭기도 했다. 그래도 다음 도쿄행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들러 봐야겠다. 얼마나 신박한 개소리를 하고 있는지 이 두 눈으로 봐야하니까.

 

유슈칸에서는 "일본군 점령하에서 한번 타오른 불꽃은 일본이 패배한 뒤에도 사그라지지 않고" 라며, 본인들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아시아 국가들의 독립을 앞당겼다고 이야기한다. 이 말은 일본이 조선 식민지배를 했기 때문에 조선이 근대화에 성공했다 라는 내용과 같은 맥락이다. 욕도 아깝다. 문제는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일본에만 있는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국내에도 있다. 꽤 많이 있다.

 

"역사적으로 정확한 기술이 아닙니다. 일본에 의한 옜 종주국의 타도와 점령통치가 이 나라들의 독립에 있어 필수조건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1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독립의 움직임은 시작되었으니까요"

- 게이오대학 구라사와 아이코 명예교수

 

중국에서 인체실험과 세균전을 실행한 일본군 731부대. 일본은 731부대의 존재는 인정하면서 가해사실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술은 마셨으나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어요 같은 신박한 개소리다. 일본 패전 후 전범재판 때 전부 처리 되었어야 할 731부대의 주요 인사들은 미국의 묵인하에 전부 방면되었다. 그 어떤 나라도 이런식으로 잔혹하게 인간을 상대로 실험을 하지 않았을테니, 미국은 일본이 실험한 내용이 얼마나 탐이 났을까. 아니, 탐이 났다고 범죄자들을 죄다 풀어주고, 심지어 다시 의학계 복귀까지. 결국 미국이 외치던 독립, 민주주의도 그들의 기준에서 였을 뿐이다.

 

731부대는 페스트균 등의 세균 병기를 극비리에 연구·개발했고 데이터를 얻기 위해 '마루타'로 불리던 중국인 포로들에게 인체실험을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시신은 소각로에서 불태웠습니다 - P77

 

731부대는 인체 실험으로 효과를 확인한 세균을 실전에 사용했습니다. 실전에서 처음 장티푸스 균을 살포한 것은 1939년 노몬한 사건 이었습니다. 또한 일본군은 731부대 등을 중국 각지로 보내 1940~1942년에 중국 내 십 수개 도시에 세균을 살포했습니다. 기록된 사망자수는 2차감염에 의한 경우까지 포함하면 2만명에 이릅니다 - P 82

 

이시이 시로 부대장을 비롯해서 731부대에서 인체 실험을 진행한 의사와 의학자들은 전후 미국에 실험 데이터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도쿄 재판에서 전범으로서의 혐의 추궁을 면책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 대다수가 의학계로 복귀했습니다. - P83

 

침략·학살·점령의 상흔

- 14살 때 강제 동원된 한국의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초등학교 일본인 교장과 헌병은 "정신대로 일본에서 일하면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여학교도 갈 수 있다." 라며 학생들으 속여 양씨 등 10명을 지명했습니다. 나중에 부모들이 반대한다고 하자, 교장은 "네가 안 가면 경찰이 너희 부친을 잡아갈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그렇게 끌려가게 된 곳은 미쓰비시 중공업 나고야 항공기제작소의 도우도쿠 공장이었습니다. 삼엄한 감시하에서 거대한 비행기 부품에 도장작업을 했습니다. 당시 페인트가 자주 눈에 들어갔떤 탓에 지금도 눈이 아프다고 합니다. (중략) 양 씨는 일본이 패전을 맞은 뒤인 194510월에 조선으로 돌아왔습니다. 급료는 받지 못한 상태였고, 한국 사회에서는 일본군 위안부로 오해받았습니다. 정신대였던 것을 숨긴 채 결혼했는데, 남편은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되자 "더러운 여자"라며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 P 100

 

-위안소를 전전하며, 김복동

김 씨가 14살이던 당시 마을의 구역장과 반장이 일본인과 함께 찾아와 "딸을 군복 만드는 공장에 보내라. 거부하면 반역자다" 라며 가족들을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끌려간 곳은 중국 광둥성에 있던 위안소였습니다. 일본군의 성 노예가 되어 하루 15명의 군인들을 상대해야 했습니다. 주말에는 50명이 넘었습니다. 5년간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을 전전했습니다. 외국에 가면 일본 정부가 이 문제를 이미 해결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이야기를 하면 다들 놀라면서 이대로는 안된다고 많이 공감해주십니다.

 

-중국 후난성, 창지아오 학살사건

쟝야오메이 증언) 일본군이 창지아오에 왔을 때 쟝씨는 생후 1개월이 된 작은 딸과 집에 있었습니다. 세 사람의 일본군은 쟝 씨를 발가벗겨 이웃집으로 끌고 갔습니다. 그들은 부엌에 이불을 깔더니 당시 15살 정도이던 그 집 소년에게 쟝씨를 강간하라고 명령했습니다. 호통을 들은 소년은 얼떨결에 쟝 씨를 덮쳤지만 공포로 떨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화가 난 일본군은 나무 막대기를 쟝 씨의 하반신에 쑤셔 넣고 30분 이상 고통을 주었습니다.

 

런더바오 증언) 일본군이 집에 들어와서 총검으로 런 씨의 머리를 가격하고 옆구리를 찔렀습니다. 다음 날 출산 예정이던 모친은 거동조차 힘든 몸으로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일본군이 총검에 2번이나 배를 찔려 태아와 함꼐 목숨을 잃었습니다. 일본군은 이에 멈추지 않고 모친의 배를 갈라 태아를 꺼낸 뒤 총검으로 찔러 높이 내걸었습니다. 주변에 있던 동료 일본군들이 웃으며 박수를 쳤습니다.

 

고바야시 다로 상등병의 일지

-정의감 강하던 아버지도 결국 가해자

고바야시의 차녀 노자키 요시코가 <아카하타신문>에 아버지, 고바야시 다로 당시 상등병의 일지를 제공했습니다. "가족으로서는 가해 사실을 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요. 그러나 침묵하고만 있으면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 되어버리잖아요. 괴롭더라도 진실을 말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중략)

 

난징점령 (193712) 까지의 행군과 일본 육군 최대 규모 작전인 '쉬저우 작전'의 경로를 기록한 일지입니다. "병사는 칼로 머리를 벤다. 토민(민간인)은 총살"등의 기술이 남아있습니다. 일지의 기술만 봐도 살해당한 민간인이 15명 입니다. (중략)

 

포로 살해 관련 일지에는 제16사단의 나카지마 게사고 사단장이 "돼지 같은 놈들은 주저 없이 죽여도 된다"고 명령한 내용도 적혀있습니다. (중략)

 

고바야시의 차녀 노자키는 고등학생 시절에 처음 일지를 읽었을 때, 기록되어있는 가해의 참상을 접하고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가족의 입장에서 볼 때는 늘 성실하고 정의감이 강했던 아버지였기에 더욱 무서웠고, 전쟁의 끔찍함 또한 통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아베 총리는 중일전쟁이 침략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아버지의 일지를 보면 애초부터 침략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버지를 대신해 희생자 유족에게 사과한다고 바뀔 것은 없겠지만, 스스로 가해를 저질렀다는 진실과 마주할 수는 있겠지요. 이 일지가 평화를 위해 작게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포스팅으로 옮겨 쓴 책의 내용, 이는 정말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회사에서 읽으며 차오르는 눈물을 억누르느라 혼날정도였으니까.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되려 이런 기록을 한 일본인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그들 스스로는 감추고 싶었을 역사인데, 오히려 더 찾아내어 만천하에 공개했으니. 피해국가 정부가 나서서 해야할 일을 가해국가에서, 그것도 기자들이 이렇게 나서서 알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진데. 아마 협박이나 테러도 많이 당했으리라 생각한다. 실제로 한국으로 귀화하신 호사카 교수님도 일본 우익세력에게 많은 협박을 받으셨다고 하니까. 아 물론 국내 우익세력도 있었다고 하니 말 다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감정 소모가 너무 심해서, 2권을 읽어야 하나 순간 고민을 했다. 하지만 우리 역사니까. 누군가는 알아야 하고, 기억해야 하는 역사다.

 

순간 순간 차오르는 분노와 슬픔을 억누르며, 2권을 빨리 읽어야지.

 

​731부대는 페스트균 등의 세균 병기를 극비리에 연구·개발했고 데이터를 얻기 위해 ‘마루타‘로 불리던 중국인 포로들에게 인체실험을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시신은 소각로에서 불태웠습니다 - P77

731부대는 인체 실험으로 효과를 확인한 세균을 실전에 사용했습니다. 실전에서 처음 장티푸스 균을 살포한 것은 1939년 노몬한 사건 이었습니다. 또한 일본군은 731부대 등을 중국 각지로 보내 1940~1942년에 중국 내 십 수개 도시에 세균을 살포했습니다. 기록된 사망자수는 2차감염에 의한 경우까지 포함하면 2만명에 이릅니다 - P82

이시이 시로 부대장을 비롯해서 731부대에서 인체 실험을 진행한 의사와 의학자들은 전후 미국에 실험 데이터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도쿄 재판에서 전범으로서의 혐의 추궁을 면책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 대다수가 의학계로 복귀했습니다. - P8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위스 셀프 트래블 - 2019-2020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18
맹현정.조원미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비행기를 타고 해외 여행을 하는 것. 365, 매일을 꿈 꾼다. 특히 ! 회사에 있을 때는 꼭 당장 비행기를 타고 이 곳을 떠나 외국으로 가고 싶다. 하지만 시간적, 경제적 여건이 뒷받침 안되는 나 같은 일개미는 그저 꿈만 꿀 뿐이다. 얼마 전 셀프트래블 베트남 편을 읽고 나서 문득 느낀 사실 하나. 나는 분명 대한민국에 있지만 베트남에 있는 느낌이었다. , 여행가이드북을 읽는 것 만으로도 해외여행을 한 기분이 들었다는 거다. 그래서 ! 이번에도 다시 한번 여행가이드북을 펼쳤다. 청정한 공기, 푸르른 알프스 산맥이 있는 스위스를 향해 !




 

표지를 넘기자 마자 나오는 아름다운 스위스 사진들. 사진상으로 보니 봄과 겨울의 모습인가보다. 동화나라를 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두 명이다. 두 사람 모두 스위스 정부 관광청에 근무하면서 스위스라면 누워서도 설명을 할 정도인 스위스 정보통이었다.무엇보다 관광청 근무 !! 스위스 내에 있는 모든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에 빠삭할 수 밖에 없는 근무 조건이다. 한편으로는 부럽다ㅠㅠ이렇게 스위스에 빠삭한 저자들이 알려주는 스위스 여행의 모든 것! 이 책에는 정말 모든 것이 담겨있었다.

 

나에게 스위스는 정말 생소한 도시.....라고 생각했는데 !! 생각해보니 그것도 아닌 것 같다. tvN 예능 꽃보다 할배에서 스위스 갔었잖아 !!!! 어쩐지 몇몇 사진이 너무 익숙하더라니 ㅋㅋㅋ 꽃할배를 볼 때는 그저 우와, 스위스 완전 이뻐 @.@ 이러기만 했을 뿐 제대로 찾아볼 생각을 안했었다. 이참에 스위스가 어떤 나라인지 한번 확인해 봐야지 !

 

Mission in Switzerland

스위스에서 해봐야 할 모든 것!



 

스위스 세계유산/자연유산/페스티벌/이벤트스위스 여행을 하는 사람 중 많은 이가 스위스의 매력적인 풍광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았다. 왜 인가 싶었더니, 스위스 곳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자연유산으로 등록이 되어있는 것이 아닌가! 세계문화유산 9, 세계자연유산은 3곳 총 12곳이다. 이 중에서 내가 가고 싶은 도시로 픽한 베른 구 시가지가 통채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 또 체크할 점이 있다면 매 달마다 있는 축제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을 때 까지는 몰랐는데, 스위스는 정말 축제의 도시였다. 매 달 마다 축제가 펼쳐진다는 정보를 보고 엄청 놀랐다. 1월은 열기구와 스키, 2월은 설상 경마, 3월은 루체른 카니발과 바젤 파스나흐트 등등등 이름도 어려운 축제들의 향연이다. 이 중에서도 제일 보고 싶은 축제가 있다면 역시 10월에 열리는 옥토버페스트 랄까? 술은 못마시면서 ㅋㅋㅋ 맥주 축제는 매번 가고 싶다. 우연히 일본에서 맥주 축제를 가봤었는데, 그게 뇌리에 남았다 보다.

 


여행지에서는 볼거리, 즐길거리도 정말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게 먹거리다. 나는 어디를 가든 그 지역 향토음식, 특산품을 먹으려고 노력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위스 향토음식은 무엇이 있나 봤더니 치즈였다 !! 정말 정말 사랑하는 치이즈으 ㅠㅠ♡ 매일 공산품으로 먹던 치즈가 아닌 원산지에서 먹는 치즈라니, 생각만해도 군침이 돋는다 ㅠㅠ!

 

그리고 또 하나, 바로 스위스 초콜릿이다. 난 옛날에는 자타공인 초콜릿 괴물이었으나 작년 3월부터 밀크초콜릿을 과감하게 끊었다. 라고 단언하기에는 아주 간혹 밀크초콜릿을 먹기는 하지만 ㅠㅠㅠ 초콜릿을 아예 끊을 수는 없어서 먹기 시작한게 카카오 함유량 90% 이상의 초콜릿.바로 린트 초콜릿이다. 대형마트 가면 꼭 사오던 린트 초콜릿이었는데, 세상에나 마상에나! 린트도 스위스 초콜릿이었다. 밀크초콜릿을 엄청 먹었을 당시에는 토블러를 사랑했는데, 얘도 스위스 초콜릿이었고 ㅋㅋㅋㅋㅋ 내 초콜릿 인생은 스위스와 함께 였다니 !!! 처음 알았다ㅋㅋ

 

Enjoy Switzerland

스위스를 즐기는 가장 완벽한 방법!

 

 

스위스의 휴양도시 루체른

여행자들에게 루체른의 문턱은 낮지만, 한 번 발을 깊숙이 디디게 된다면 아기자기하고 로맨틱하기까지 한 루체른의 매력에 곧 취하게 될 것이다.이는 분명 에펠탑이 있는 콧대 높은 파리 같은 여행지에서 느끼는 감성과는 차원이 다른, 그런 느낌이다. -P 168

 

꽃할배에서 나왔던 꽃과 물, 나무가 조화롭게 어울리던 카펠교. 로이스 강과 루체른 호수 사이 물길에 있는 그 나무다리는 분명 사람이 만든, 인공적인 다리인데도 불구하고 자연과 너무 조화로워서 인상에 남았다. TV에서 보았을 때는 '와 이쁘다!' 하고 넘어 갔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 14세기에 만들어진 나무다리 라고 한다. 심지어 길이가 장장 200m. 거기다 카펠교를 걸으며 위로 고개를 들어보면, 스위스 역사와 건국신화가 그려진 판화도 있다고 하는데, 이 판화가 17세기의 것이란다. 다리부터 머리위의 판화까지 엄청난 문화재가 아닌가 ! 그런데도 아직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며 많은 관광객을 반기고 있는 모습이 정말 놀랍다.

 

스위스 수도 베른'오래되어 예스러운 풍치나 모습이 그윽함' 이라는 뜻의고색창연(古色蒼然)이란 말을 이 곳에서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현대적인 베른 중앙역에서 시가지로 발걸음을 옮길수록 드러나는 베른의 자태는 참 곱디곱다. - P 216

 

스위스 수도 베른 ! 아레강이 감싸고 있으며 구 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꽃할배에서 나온 베른의 구 시가지 모습을 보고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너무 동화같은 그 모습이었고, 그런 모습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기 때문에.심지어 그 와중에 아레강 옆 곰 공원이라니 ㅋㅋㅋㅋ 동화같은 시가지 모습에 반하다가 곰이 나오는 반전매력 ! 이런 동화마을에 뜬금 없이 왠 곰이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에서 나의 궁금증을 해소해주었다.

 

베른의 역사를 살며시 들춰보자면 12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1191년 베르톨트 체링엔공이 사냥에서 가장 처음 잡은 동물의 이름으로 도시의 이름을 짓겠다고 선언하고 사냥을 나갔는데이 사냥에서 곰(baren)을 잡았다고 한다.오늘날의 수도 베른의 이름은 여기서 따온 것이라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 P 218

 

이 동네 언어만 알고 있었다면 베른 곰이라고 쉽게 유추를 했었겠으나 하하하. 나는 토종 한국인이라 책에서 알려주지 않았다면 계속 몰랐을 거다. 분명 아레강 옆 곰은 베른의 마스코트 일 것이다! 그 막 우리나라도 고양시의 마스코트가 고양이듯 (ㅋㅋㅋㅋ)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렇게 나는 또 언제 갈지 알 수 없는 스위스를 마음 속에 넣어본다 흑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