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셀프 트래블 - 2019-2020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김은하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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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viaje!

좋은 여행 되세요!

 

오늘의 간접 여행지는 tvN (에 있는 나PD) 이 사랑하는 나라, 스페인. 이제와 말하지만 나는 tvN 예능을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특히 나PD 예능) tvN에서 나오는 왠만한 나PD 예능은 다 보았다. PD는 유독 여행 관련 예능을 많이 만들었는데, 유독 자주 등장하는 나라가 있었으니 바로 스페인.


 

얼마 전 종영한 스페인 하숙을 비롯해 윤식당2, 꽃보다 할배 스페인편이렇게 세 편의 예능을 너무 재밌게 본 덕분에 스페인은 그 어떤 유럽 국가보다도 유독 가깝게 느껴진다.

 

, 또 있다.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고기, 이베리코 흑돼지고기! 이베리코 돼지는 스페인 돼지로 이베리아 반도에서 자란다 하여 이베리코 돼지라고 불리운다. 살면서 돼지는 오로지 한돈 이라고 외쳐온 인생이었 것만, 몇 년 전 이베리코 돼지고기를 처음 먹고 신세계를 맛 본뒤 다른 돼지고기는 멀리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심지어 이베리코 돼지고기를 냉동고에 상시 구비하게 되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으니(물론 지금도ㅋㅋㅋ) 이정도면 스페인은 나의 식성까지도 바꿔버린 대단한 나라가 아닌가!!

 

이 책에서 스페인을 소개하는 구분은 바르셀로나와 그 외 도시로 나누었다. 스페인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던 나였기에, 바르셀로나가 수도인 줄 알았다 ㅠㅠㅋㅋ 하지만 스페인의 수도는 그 외의 도시 중 하나인 마드리드 라는 것 !

 

책을 펼치면 스페인의 전도를 시작으로 각종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쇼핑 등 정보가 넘쳐 난다. 순간적으로 스페인 화폐나 공항, 교통 등에 대한 기본정보가 보이지 않아서 당황했지만, 책을 읽고 보니 그런 기본 정보는 책에서 제일 뒷 편에 있었다. 없다고 착각하면 금물!

 

스페인은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한 나라이다. 스페인 왼 쪽에는 포르투칼이, 오른쪽에는 프랑스가 있다. 바다 건너 카나리아 제도 역시 스페인 영역.

 

tvN 예능 윤식당2촬영지 가라치코가 바로 카나리아 제도에 있다. 하지만 이 책에는 카나리아 제도 언급이 없어서 조금 아쉬운 마음이 ㅠㅠ

 

아 그래도 역시나 tvN 예능 스페인 하숙에 나온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선 자세한 정보가 나와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또 다른 tvN 예능 꽃보다 할배에 나온 가우디 건축물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제 와서 밝히지만 나는 스페인을 tvN 예능으로 본 게 전부..였다 ㅠㅠㅋㅋㅋㅋㅋㅋ



 스페인 여행 초심자라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스페인 유명 관광지&명소가 아닐까?

 

살면서 단 한 번도 스페인을 못 가는 사람도 있을 거고, 생애 딱 1번 가는 사람도 있을 거고, 수시로 가는 사람도 있을거다. 하지만 스페인 여행자 대부분은 생애 딱 1번 가는 사람이 대다수가 아닐까? 나만해도 아직까지 스페인에 발을 디뎌 본 적 이 없을 뿐더러, 이번 생에 갈 수 있을지 모르니까 ㅠㅠㅋㅋ

 

행여라도 스페인을 가게 된다면, 아마 생애 단 한 번 뿐인 스페인 여행이 될테니 스페인에서 유명하다는 장소는 두루 두루 섭렵해야지! 스페인 여행 고수들이 말하는 아름다운 시골풍경 같은 여행지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그저 사치일 뿐이다 ㅠㅠ..

 

친절한 저자는 스페인 여행 초심자를 위해 스페인 지역구를 나눠 여행 추천 코스를 알려준다. 여행기간에 따라 1, 2, 3주에 따른 여행 코스도 알려주는 건 덤이다.

 

나처럼 스페인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스페인의 역사를 간략하게 적어준 저자의 센스에 박수를 !! 내가 알고 있는 스페인은 알타미라 동굴벽화, 콜롬버스를 지원한 이사벨라 여왕 정도였다. 근데 알고 보니 이사벨라 여왕과 남편 페르난도 왕과 러브스토리, 그라나다 정벌, 이슬람 격퇴 !

 

정말 많은 이야기가 더 숨어 있었다. 어느 나라, 도시를 여행하든 그 곳에 대한 배경지식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나에게는 이런 정보 하나하나가 정말 너무 소중하다.

 

가우디를 따라 떠나는 스페인 여행!

예능 꽃보다 할배에서 처음 마주했던 건축가 가우디의 건물들. 범인(凡人)인 나에게 그의 건축물은 당최 이해할 수 없는 먼 세계의 디자인이다. 내 눈에는 도저히 뭐가 멋진지 당최 알 수 없지만, 뭔가 다르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제일 놀라운 건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사그리다 파밀리아.

 

1882년에 짓기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짓고 있는 대성당, 놀랍기 그지 없다. 가우디가 이 성당을 짓기 전에 200년 짜리 장기프로젝트로 구상했다는 게 더 소름돋는다. 이건 내가 죽어도 나를 대신해 성당 건축을 이어나갈 후세를 믿고, 지원해주는 정부를 믿었다는 이야기니까. 우리나라라면 절대 불가능한 계획이며, 누군가가 이런 구상을 했다면 미친놈 소리를 들을 법한 터무니 없는 계획으로 치부되었겠지..



돈키호테를 찾아서

요새는 많이 뜸하긴 하지만 내 또 다른 취미 중 하나는 뮤지컬 관람.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도 접하였고, 회전문도 아주 살짝 돌기도 했다. 다만 그 때는 배우 덕질(...)과 귀 호강을 위한 관람이다 보니 별 생각이 없었는데,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가 살았던 곳이 스페인이며, 돈키호테를 탄생시킨 곳도 스페인이었다. 소설 돈키호테에 나오는 대부분의 배경지 역시 스페인에서 실제 있는 장소라고 하니, 얼마나 놀랍던지. 나처럼 배우더쿠가 아닌, 진정한 라만차 더쿠라면 스페인에서 라만차 성지순례를 나서도 좋을 듯 싶다.

 

산티아고 순례길

요새 핫하다면 핫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과거 회사 동료가 휴가 철만 되면 스페인을 그렇게 다녔었는데, 순례길을 걸었던 사진까지 카카오톡 프사로 걸어 놨을 정도니 말 다했다. 그 때는 왜 스페인까지 가서 사서 고생을 하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좀 알 것 같다. 과거 이 길을 걸었던 사람들은 성지순례가 목적이었겠지만, 종교를 떠나 지금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나를 찾기 위해걷는 게 아닐 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내 모습을 찾기 위한 여정, 산티아고 순례길.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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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선언서 말꽃모음 말꽃모음
이주영 엮음 / 단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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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구입한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나온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굿즈'를 얻기 위한 이벤트 도서 중 하나였기도 했고, 무엇보다 제목이 너무 이뻤다. ‘말꽃모음이라니.. 출판사에 따르면, ‘말꽃모음은 우리 마음에 기둥이 되고, 보석이 되는 인물들의 사상과 말씀의 고갱이를 간추려, 마음을 치고 생각을 열어 주는 빛이 되는 글을 모아 만든 어록이라 한다. 난 이런 이쁜 말에 정말 약한데... 심지어 말꽃모음 시리즈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버렸을 뿐이고! 조만간 시리즈 중 일부인 김구 말꽃모음’, ‘젊은 정약용 말꽃모음을 구입하리라 마음먹었다 .

 

이 책에는 총 10개의 독립선언서가 실려있다.

1. 1910823,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발표한 한국국민회 선언서

2. 19197, 중국 상해에서 독립운동가 14명이 발표한 대동단결 선언서

3. 19192, 중국 길림에서 활동한 대한독립의군부가 작성한 대한독립선언서 (무오독립선언서)

4. 191931, 민족대표 33인이 작성한 기미독립선언서 (또는 3.1 독립선언서)

5. 1919317,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조선국민회 이름으로 발표된 조선독립선언서

6. 191928, 일본 도쿄에서 조선 유학생들이 발표한 2.8 독립선언서

7. 1919319, 일본 오사카에서 염상섭을 비롯한 조선 노동자들이 발표한 한국노동자 독립선언서

8. 191948, 국내/외 각지에 있는 대한부인회에서 발표한 대한독립여자선언서

9. 1919313, 북간도 용정에서 간도에 사는 조선인들이 발표한 독립선언포고문

10. 19191030, 중국 상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중심이 되어 발표한 대한민족대표 선언서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독립선언서가 몇개 안된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깨달았다. 내가 알고 있는 독립선언서는 오로지 이 책에 실려있는 대한독립선언서, 기미독립선언서, 2.8독립선언서, 대한독립여자선언서 단 4개 뿐이었다. 심지어 이 4개 중에서도 전문을 읽어 본 건 기미독립선언서 한 개뿐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여러 독립선언서 중 에서도 10개만 추려서 이 책을 쓴 거라고 하니, 내가 모르는 독립선언서가 얼마나 더 있을까?

 

독립선언서 말꽃모음을 읽으면서 묘하게 뮤지컬 신흥무관학교가 떠올랐다. 이유인 즉, 신흥무관학교의 몇몇 넘버들의 가사와 책 속에 있던 각종 독립선언서와 오버랩이 됬기 때문이다. 아마 넘버를 제작할 때, 여러 독립선언서를 참고 한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조금만 더 일찍 발간 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내가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넘버를 들으면서 알아챈 건 기껏해야 석주 이상룡 선생이나 우당 이회영 선생 했던 말들 뿐이었으니까.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를 다시 본다면 조금은 더 가사를 곱씹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귀국정부가 한국인이 '합병'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귀국 정부가 우리 국민 중에서 쓰레기들인 몇몇 간사한 부랑자들 때문에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 바랍니다. 한국인을 옹호해 주십시오. 한국인을 옹호함으로써 귀국은 권리와 정의를 옹호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국인을 수호해 주십시오. 한국인을 수호함으로써 귀국은 오랜 친구를 구원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국 국민회선언서-

 

한국 국민회가 세계 각국 정부에 보냈던 이 선언서는 일본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이후에 나온 선언서에 비해서는 조금은 소극적인 느낌이든다. 뭐랄까, 스스로 쟁취한다! 라기 보다는 강대국이 일본을 제지하여 우리를 도와주기를 바라는, 그런 느낌이랄까? 아마도 다른 독립선언서와는 달리 약 10년 정도 먼저 발표된 되었다는 점에서 후에 나온 선언서들과 큰 차이를 보이는게 아닌가 싶다. 1910년과 1919, 10년간 한반도는 얼마나 착취를 당했을까. 물론 이후에도 계속 착취를 당한 게 함정이라면 함정이다.

 

멀리로는 유학자들이 300년이나 당론이 나뉘어 조선이 멸망하게 되었고, 가까이로는 13도 지사들이 서로 다투느라 새로운 건설을 어지럽혔다. 이 같은 삼분오열로 일어난 비극을 눈앞에서 보고, 그 고통을 맛본 우리는 마음이 바르게 원하는대로 모두 모여서 힘을 합하자고 요구한다. 요즘 러시아에 의지하자, 일본에 의지하자, 중국에 의지하자, 미국에 의자하자 하는 선비와 문()이다, ()이다, ()이다, ()이다 하는 의견과 주장이 뒤섞이고 뒤숭숭하여 갈 곳을 모른다.

1910829일 융희 황제가 주권을 포기하는 순간, 그 주권은 국민과 동지들이 돌려 받은 것이다. 삼보(三寶)를 상속한 사람은 완전한 통일조직을 만들어야 비로소 그 권리와 의무를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 대동단결 선언서-

 

어떻게 조선이 멸망하게 되었는 지를 제대로 꼬집었다. 거기에다 날카로운 현실 자각. 그러면서 대한국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국민주권론을 내세웠고 거기에 민주정부를 수립하자고 이야기한다.

 

일본의 전쟁을 즐기는 나쁜 습관은 자기를 보호하고 자기를 지킨다고 말하더니 마침내 하늘에 반역하고 사람을 거스르면서 보호합방을 강제하고, 일본의 맹세를 어기는 못된 버릇은 영토보존이니 문호개방이니 기회균등이니 떠들다가 금방 의리도 잊고 법도 무시하며 강제로 조약을 맺었다.

! 일본의 비천한 무인들이여. 작은 벌과 큰 타이름이 너한테는 복이니 섬은 섬으로 돌아가고, 반도는 반도로 돌아가며, 대륙은 대륙으로 돌아갈지어다. 한마음 한 뜻인 2,000만 형제자매여 국민이 본래 갖고 있던 권리를 자각한 독립임을 기억할 것이며 동양 평화를 보장하고 인류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자립임을 가슴에 새길 것이며 하늘의 밝은 뜻을 받들어 모든 그릇된 그물에서 벗어나는 건국임을 굳게 믿고 육탄혈전으로 독립을 완성할지어다.

- 대한 독립선언서-

 

내가 기억하는 한도 내에서,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넘버로 쓰여진 건 대한 독립선언서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문구는 위 딱 두 문장 뿐이지만, 아마 더 많은 가사들이 있을 거다. 아참, 대한독립선언서는 이후 발표된 2.8 독립선언서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일본 군국주의는 지금 중국으로 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양제도(태평양) 역시 장차 그 손톱으로 할퀴고 어금니로 깨물 것이다. 연합국들은 세계 평화유지를 위해서는 극동 평화가 꼭 필요한 조건임을 알아야 한다. 만약 지금 조선 독립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앞으로 이번 세계 대전보다 한층 더 가공할 새 전쟁을 일본 군국주의가 일으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조선 독립선언서-

 

읽으면서 제일 소름 돋았던 선언서다. 19193월에 조선국민회가 발표한 선언서인데, 이 들은 이미 일본의 태평양 침략을 내다보고 있었나 보다. 한반도가 지리적, 전략적으로 동아시아 문제 해결의 열쇠라는 사실을 독립운동가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거다. 당시 강대국이라고 불리던 그 나라들이, 태평양 전쟁 때 일본에게 기습공격을 받았던 미국이 이 선언서에 조금이라고 귀를 기울였다면 역사는 조금 바뀌었을 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게 우리에게 좋았을 거라고는 100% 보장할 수 없지만..

 

우리 민족은 정당한 방법으로 우리 민족의 자유를 추구할 것이나 만일 이로써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 민족은 생존의 권리를 위하여 온갖 자유행동을 취하여 최후의 한 사람까지 자유를 위하여 뜨거운 피를 흩뿌릴 것이니 우리 민족의 정당한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우리 민족은 일본에 대해 영원한 혈전을 선언하리라

-2.8독립선언서-

 

적국의 중심, 일본 도쿄 한 복판에서 조선의 유학생들이 목숨 걸고 발표한 독립선언서다. 이들은 조선인의 신분으로 일본 도쿄에서 공부를 하던 학생들이었을 뿐이었다. 고향인 조선에 있는 위정자들은 나라를 파느라 혈안이 되었던 이 때, 어린 학생들이었던 그들이 나서서 독립선언서를 발표한 것이다. 이후 2.8 독립선언서가 조선으로 비밀리에 넘어 왔고, 이는 기미독립선언서(3.1독립선언서)의 모체가 되었다.

 

독립선언서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과연 그들은 광복 이후의 한반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을까?’ ‘후대에 들어 한반도가 둘로 갈리고, 갈린 지역에서도 또 서로 할퀴고 물어 뜯는 미래가 올 거라는 생각을 해보긴 했을까?’ 감히 생각해보건데 그들이 바란 미래는 이런 미래가 아니었을거다. 그들이 원하는 결과와는 다르게 되어버린 지금을 생각하면 조금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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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일본, 일본의 한국 - 이천 년 한일 교류의 현장을 가다
허문명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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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아일보 기자들이 <한일교류사>를 주제로 직접 발로 뛰어 취재한 기사들이다. 어쩌면 해당 신문사에 대한 내 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아주 조금은 해당 신문사에서 볼 법한 위험한 생각들이 나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서문을 보면 이렇다.

 

최악으로 치닫고 있던 한일 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정치 외교적 상상력이 아니라 양국민의 정신속에 흐르고 있는 문화적 상상력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과거사의 아픈 기억과 상처들은 잊을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되지만 우리의 시선은 과거보다는 미래에 닿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우리 후손들을 위하는길일 것이다. (서문 )

 

미래를 위해서라는 말, 충분히 이해는 간다. 하지만 과거사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은 이런 상황에서 분위기 쇄신을 한답시고 찬란했던 고대사를 띄운다? 이건 정말 위험한 생각이 아닐까. 나 역시 한일고대사에 관심이 많고, 누구보다 좋아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일본은 지금도 변함없는 태도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역사 왜곡도 멈추지 않으며, 사과 한 마디를 안 하고있다. 모든 나라에 대해서 그렇다면 , 쟤네들은 원래 저런 놈들이지라고 생각하고 말겠는데, 지들 보다 힘 쎈 나라냐 아니냐에 따라 선택적 사과를 한 일본의 태도가 너무나 가증스럽지 않은가.

 

뭐 그래도 이 책에 깔려 있는 이러한 생각들만 조금 걷어 내면, 이 책은 한일 고대사 아니, 한일 교류사에 대한 완벽한 길잡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일본 전 지역에 숨어있는 도래인 흔적을 보고 싶어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완벽한 가이드북이다.

 

여기는 무슨 전철을 타고 무슨 버스를 타고 가면 됩니다혹은 여기는 SNS에서 뜨는 핫플레이스 입니다라고 적혀 있는 것만 가이드 북이 아니다. 그런 내용이 하나 없어도, 어떤 장소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보는 사람에게 호기심을 심어주기만 한다면 그 책이야말로 진정한 가이드북이 아닐까 싶다.

 

1- 일본 안의 백제에 가다.

일본은 백제와 땔래야 땔 수가 없는 나라다. 백제가 각종 문화를 전승해준 덕에 일본은 고대국가로 나아갈 수 있었다. 백제는 일본에 많은 것을 전해주었고, 일본은 백제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귀하게 대접했다. 백제가 멸망할 때는 은혜를 갚듯, 일본에서 군대를 지원해주기도 했다. 백제가 멸망한 뒤에는 백제 유민들을 받아 들였으며 그들의 생활을 보장해주었다.

 

백제가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문화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왕인 박사.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알고 있는 사실이다. 왕인박사에 대한 기록이 국내 역사서가 아닌 일본 역사서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지만 말이다. 일본 역사서를 믿지 않으면서도, 일본 역사서에 실린 내용을 그대로 배우고 있는 걸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뭐 여튼! 그런 왕인 박사가 일본에 논어와 천자문을 전해주고 일본 태자의 스승이 되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심지어 일본 고대 정형시인 와카를 창시한 인물이기도 하다. 한일 고대사에서 엄청난 역할을 한 사람이지만, 100여년 전 일본은 왕인박사를 이용하여 일선동조론의 근거로 사용하기도 했던 씁쓸한 인물이기도 하다.

 

왕인 박사가 지은 와카 나니와쓰의 노래16대 닌토쿠 왕의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지은 와카로, 일본 최초의 와카다. 근데 또 이 닌토쿠왕은 오사카부 사카이시에 있는 거대한 왕릉의 주인공이기도 하며, 백제인을 사랑한 왕이기도 하다. 심지어 닌토쿠왕릉에서 발견된 부장품과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부장품은 쌍둥이 소리를 들을 정도로 유사하다.

 

백제인 어머니를 둔 간무왕의 이야기라던가, 간무왕이 어머니를 위해 지은 히라노 신사, 다자이후나 백촌강 전투 등에 대한 이야기는 일본 여행기에서도 너무 자주 언급했던 터라 PASS!

 

나당연합군에게 사비성이 멸망하고, 백촌강 전투에서도 패배했다. 이 즈음 일본으로 넘어간 백제 유민은 약 20만명으로 추산된다. 일본으로 넘어온 많은 이들이 오사카에 터를 잡았다. 참고로 위에서 말했던 백제인을 사랑한 닌토쿠왕은 백제유민들이 터를 잡은 오사카를 수도로 삼았다.

 

오사카 동북부 히라카타시에는 지금도 백제마을이 남아있다. 정확히는 당시에 백제인이 도시를 만들고 살았던 도시 유적과 백제왕 신사다.

 

백제 선광왕(의자왕 아들)은 조국이 멸망했을 때 일본에 망명해왔다. () '백제왕'이라는 성을 하사받아 오사카 난바시에 거주했다. 선광왕의 증손인 경복왕은 도다이사 대불 주조에 금을 헌상해 하내수에 임명됐다. 경복왕은 일족 결합의 상징이자 일족의 명복을 위한 백제사, 씨족 신사인 백제왕 신사를 축조해 일족 다 같이 이 땅에 자리 잡고 산 것으로 보인다. - P115 ‘백제왕 신사 비문

 

이 비문에 대한 역사적 근거는 일본 역사서인 일본서기이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아쉬운 부분이 바로 이거다. 백제사는 우리나라 역사인데, 백제 이야기를 어떻게 우리 역사서 보다 일본 역사서에서 찾아야 하는지. 그렇다고 일본 역사서를 전부 믿으면 안되지만 말이다. 내 개인적으로 일본 역사서는 5%의 진실에 95%의 뻥을 추가한 느낌이랄까?

 

2주전에 읽었던 규슈 역사를 따라서 한국을 찾아걷다라는 책에 미야자키현 난고손 마을이 나왔었다. 그 책에는 백제왕 일족인 정가왕과 복지왕을 지금도 신으로 믿고, 매년 그들을 위한 축제를 한다는 점과 그 일대에 대한 설화가 중심이었다. 이 책에서 나온 난고손 마을은 위의 이야기와 함께 더 자세한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예를 들어 난고손 마을이 일본의 백제마을로 거듭나게 된 이유라던가, 역사속 정가왕과 복지왕은 어땠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2- 일본에 뿌리 내린 한반도 문화를 찾아

우리나라 신석기 시대를 공부하면 반사적으로 나오는 대답 중 하나가 빗살무늬 토기 듯, 일본 아스카 문화를 공부하면 반사적으로 나오는게 스에키 토기다. 스에키 토기는 일명 가야 토기, 즉 가야 도래인들에 넘어온 토기이다. 당시 가야는 뛰어난 제철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일본은 그런 가야에서 철정을 공급받았다. 철정과 함께 넘어온게 바로 스에키 토기. 하지만 스에키 토기 이전에 넘어온 토기가 있었으니, 바로 히지키 토기다. 히지키 토기는 한반도 에서 일본으로 도래한 최초인들에 의해 만들어져 사용되다가, 이후 가야인들에 의해 철과 함께 스에키 토기가 넘어온 것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 교토, 이 곳에 있는 야사카 신사나 오중탑은 고구려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의 교토를 만든 사람은 신라계 도래인 하타씨 집단. 하지만! 과거 일본여행기 포스팅에서도 여러번 언급했고, 심지어는 국내 삼척 여행기 포스팅 때도 언급했기에 이 부분은 PASS.

 

그렇게 자주 갔던 교토였다. 하지만 정말 몰랐던 사실이 있었으니, 교토 외각 시가현에 있는 기시쓰 신사이다. 기시쓰 신사 앞에는 백제 도래인 귀실집사를 모시는 신사라는 설명이 있고, 심지어 귀실집사의 묘와 묘비도 있다. 일본에는 수 많은 신사가 있지만, 신사 내 묘비에 특정인에 대한 이름이나 사망연도, 생전 직책등이 표시되어 있는 것은 흔치 않다는 점에서, 기시쓰 신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기시쓰 신사가 모시고 있는 도래인 귀실집사, 그는 누구인가?

국사시간에 백제가 망한 뒤, 백제 왕자 부여 풍을 내세운 복신과 도침의 백제부흥운동을 배웠다. 복신은 백제 무왕의 조카이자 의자왕의 사촌으로 백제왕족, 부여 복신이다. 하지만 그가 전투하는 모습이 마치 귀신 같다 하여 '귀실'이라는 성을 받았다. 이후 귀실복신이라 불리었는데, 귀실복신의 아들이 바로 기시쓰 신사에서 모시는 귀실집사인 것이다. 더 놀라운 건 기시쓰 신사는 정부의 지원은 일절 받지 않고, 오로지 마을 주민들이 걷는 회비로만 운영하고 있는 점이다. 다음 일본여행은 간사이 지방을 고심하고 있는 나에게는 꼭 들러봐야 할 장소다.

 

백제 왕인 박사처럼 국사 시간에 꼭 배우는 사람 중 한명인 담징. 일본 나라현에 있는 호류지 금당벽화를 그렸다고 전해지는 고구려인이다. 그런데 지금 남아있는 호류지 금당벽화는 담징의 솜씨가 아니란다. 아 물론 원작을 후대에 모사한 거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모사를 떠나서 원작 벽화가 담징이 그린게 아니란다.

 

원작 금당벽화는 710년 사찰이 재건될 때 조성된 것인데, 담징은 그보다 103년 전인 607, 원래 건물이 지어질 무렵 활동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학계는 호류지 금당 벽화가 담징의 작품이 아닐 것이라는 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 P198

 

망치로 머리를 세개 두드려 맞은 느낌. 그럼 여태 내가 국사 공부하면서 외운 것은 무엇?! 이라는 심정이었다. 근데 다행히도 호류지와 담징이 아예 연관이 없다는 건 아니라고 한다. 2004년에 호류지에서 옛 절에서 불 타 색깔이 변한 60여 점의 벽화 파편이 발견되었다고. 즉 원 건물에도 벽화가 존재했으며, 이 벽화가 담징 혹은 백제나 고구려계 화공들이 벽화가 아니겠느냐? 라는 것이다. 근데 또 여기서 함정은, 지금 모사된 벽화의 원작 역시도 도래인 화공들이 그린걸로 추정한다는 것이다. 다만 담징처럼 이름이 안남아있었을 뿐! 호류지라는 절 자체가 백제계 도래인 세력인 소가노 우마코와 쇼토쿠 태자가 지은 것이다. 여기에 또 쇼토쿠 태자가 존경해 마지 않던 고구려인 혜자 스님도 있었으니. , 또 있다. 백제관음상이라고 불리는 불상이라던가?

 

이 외에도 역시나 교토 외곽있는 엔략쿠지와 미이사, 그 곳에 있는 신라명신과 장보고 이야기도 있으나 이 부분은 알고 있는 이야기라 PASS.

임진왜란 때 끌려온 도공의 이야기는 다른 책 리뷰에서도 많이 썼으니 역시나 PASS

 

3- 조선 통신사의 길을 따라서

올해 초였나? 통신사 흔적을 찾아 나서겠다며 대마도를 갔던 적이 있었다. 나에겐 막연히 통신사=대마도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급 깨달은 사실 하나. 생각해보니 통신사의 최종 목적지는 도쿄, 즉 에도 막부 라는 사실이었다. 근데 왜 당연하게 통신사=대마도라고 생각했을까? 당시 조선통신사의 사행길은 한양에서 부산까지 열씸히 내려간 뒤, 부산에서 바닷길을 이용하여 대마도를 지나 이키섬을 찍고, 아이노시마를 지나 규슈로 들어 간뒤 세토내해를 지나 오사카를 찍고 도쿄로 넘어가는 대장정이었다. , 통신사의 흔적은 대마도에만 남아 있는 게 아니라, 그들이 지나간 전 지역에 남아있는 것이다. 거기다 잘 생각해보니 난 몇 년 전 도쿄 여행 당시에 일부러 통신사들이 묶었던 다이토쿠지도 들렀다는 소오름 돋는 사실이..!! 내 머리속에 대왕 지우개가 있었나 보다.

 

임진왜란으로 인해 조선과 일본은 교류가 끊겼지만, 대마도주 소 요시토시의 국서조작(?!) 덕분에 다시 교류를 시작했다. 국서조작이 워낙 큰 일이지만, 조선은 알면서도 암묵적으로 넘어간 면도 있으니 뭐. 양국의 필요하에 다시 교류를 시작했다고 봐야할 듯 싶다. 당시 일본으로 파견했던 통신사는 통신사라 부르지 않았다. 정확히 회답 겸 쇄환사라고 불렀다. 회답은 일본 막부에서 보낸 국서에 대한 조선 왕의 회답 국서를, 쇄환은 일본에 있는 조선 포로들을 송환을 의미한다. 이들 덕분에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들이 돌아오긴 했지만, 생각보다 큰 호응은 없었다. 해서 4차 파견 때부터는 정식으로 통신사라고 부르며 총 12 차례에 걸쳐 통신사를 파견했다. 여기서 슬픈 사실 하나는 일본에서 더 이상 통신사를 보낼 필요가 없다고 한 그 시점부터 일본은 이미 근대화로 나아가기 시작했다는 거다. 마지막 열 두번째 통신사가 일본으로 넘어간 건 1811. 그리고 딱 65년이 흐른 1876. 일본과 조선은 강화도 조약을 체결한다. 강화도 조약은 조선 최초의 근대조약이자, 최초 불평등 조약이기도 하다. 조선 통신사에 대한 이야기는 대마도 여행기에서 많이 언급했으니 뭐.. 여기서 각설하는 것으로 하고!

 

요 근래 내가 읽었던 한일고대사, 한일교류사 관련 책 중에서는 제일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심지어 책의 내용을 죄다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을 정도였다. 덕분에 한번 읽고 나서 또 다시 정독, 정독 또 정독. 물론 저 많은 양을 다 내 것으로 만들진 못했지만 ㅠㅠ.. 아주 달달 외울 정도로 맘에 드는 책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이 책을 구입한 과거의 나! 아주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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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셀프 트래블 - 나 혼자 준비하는 두근두근 해외여행, 2019-2020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조은정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의 간접여행은 미국 서부지역이다. 영어와는 1도 친하지 않은 나로써는 미국 여행을 가려면, 오로지 스마트폰 통/번역기에 의존해서 가야하는데, 차마 까다롭기 그지 없다는 미국 입국심사를 받을 자신이 없다ㅠㅠㅠ 근데 난 미국을 가고는 싶고, 심지어 미국 서부지역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흔적이 많이 있는 곳이고 ㅠㅠ! 근데 여기서 함정은 .. 이 책은 대중을 위한 미국 서부 여행 가이드북이다 보니, 아무래도 내가 원하는 도산 선생의 흔적은 없다.하하하. 이럴 때는 확실히 느낀다. 내 해외여행 취향이 조금, 아니 많이 마이너 하다는 것을 ㅜㅜ..



 

 

얼마나 많은 정보를 담았는 지는 목차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저자가 추천하는 미국 서부 지역 여행 코스부터 시작해서, 미국 서부에 왔다면 꼭 경험해야 할 것들, 먹어 보아야 할 음식, 가 보아야 할 각종 여행지 (특히 인핫플!!)를 총 망라했다. 물론 서부 지역 주요 도시인 로스엔젤레스, 샌디에이고,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포틀랜드에 대한 도시 별 관광 명소, 맛집&카페, 숙소 등도 별도로 체크되어 있다.

 


 

"미국 서부는 대체 어디인가?!”

 

  

미국의 서쪽이라고 해도 머리로는 딱 떠오르지 않아서, 미국 전도를 펴 보았다. 다만... 지도에는 진짜 미국만 있어서 한국과 얼마나 멀리 있나 감이 안왔다. 결국 구글맵 검색 시작! 지도를 자세히 보니 미국 서쪽으로 펼쳐진 태평양을 지나, 일본을 거쳐 동해를 지나면 바로 우리나라. 멀기도 엄청 멀다. 지금 당장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를 간다고 하면, 직항 비행기 탔을 때 11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편리한 직항 비행기를 타도 11시간이나 걸리는 지금인데, 1백 여 년 전 당시에 미국 서부지역으로 이주했던 독립운동가들은 얼마나 힘들게 미국으로 향 했을까 생각하니, 뭔가 울컥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셀프트래블을 위한 가이드 북이다. 책을 보면서 자기 취향 대로 여행코스를 계획 하기에 딱 좋은 정보를 담고 있다. 하지만! 아주 간혹 여기도 가고 싶고 저기도 가고 싶어서 선택을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신랑 처럼(...) 그런 사람들을 위하여 취향별 여행 코스도 있었도 있었다.

 

 


레트로에 푹 빠진 사람들을 위한 루트66탐험 코스, 도시&&바다 등 유명 관광지를 모두 방문하는 관광 코스, 거대한 협곡과 호수등을 체험할 수 있는 대자연 코스, 나 처럼 박물관 도장깨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미술관&박물관 코스, 오로지 먹방! 을 위한 미식 코스 등이 바로 그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전제 되어야 할 점은 약 7~ 10일간의 여행기간이라는 점! , 미국 여행을 하려는 사람들은 대게 그 정도의 휴가를 얻고 오는 거니까. 큰 문제가 없으려나?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일 경우 디즈니 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미 서부 지역의 주요 테마파크도 잊으면 안된다. 대표 영화 및 드라마 촬영지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만약 내가 미 서부지역을 여행한다면, 나는 단연코 로스앤젤레스를 제일 처음 선택할 것이다. 그 다음은 샌프란시스코 랄까.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내 여행 취향이 좀 (...) 도산 선생의 흔적을 찾는게 메인이 될 느낌이라 그런가보다.

 

  

천사의 도시라 불리우는, 로스앤젤레스(LA).


미국을 대표하는 도시 중 한 곳인 LA는 각 국의 셀럽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며, 할리우드의 도시로도 손꼽히는 곳이다. 무엇보다 그 곳에는 미주지역에 거주했던, 우리 독립운동가의 이야기가 남겨있다

 

시간을 조금 뒤로 돌려 1909. 하와이 합성협회, 북미 공립협회, 대동보국회가 통합하여 LA에 대한인국민회가 결성되었다. 대한인국민회는 미주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독립운동단체였다. 주로 독립자금을 모아 임시정부에 전달하거나 미주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매게체 역할을 맡았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대한인 국민회 3대 회장이었다.

 

P 77. 전 세계에서 제일 큰 LA의 코리아 타운. 바로 이 곳에 도산 안창호 우체국이 있다. 한국도 아닌 미국 연방의회가 도산이 독립운동에 헌신한 공로를 기려 2004년에 우체국 이름을 도산 안창호로 명명한 것이다.

 

P 80. 로스앤젤레스 자연사 박물관. 그 근처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이 살던 집이 바로 LA에 있다. 현재는 한국학 연구소로 사용되고 있는 집이다.

 

P 93. 할리우드 거리 (워크 오크 페임) 은 유명 배우나 감독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2Km의 거리를 말하는데 이 곳에서도 도산 안창호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정확히는 안창호 선생의 장남이었던 안필립. 동양인 최초로 할리우두 배우였던 안필립. 도산 안창호는 반드시 나라를 세우겠다는 의미로 아들의 이름을 필립(必立)이라 했다.

 

이 외에도 LA에서 동쪽으로 가는 고속도로로 약 1시간 30분 정도를 가면 나오는 리버사이드는 과거에 오렌지 농장이 번성했던 곳이다. 이곳에서 도산 선생은 한인공동체 파차파 캠프를 건설하고, 오렌지 농장에서 일하며 독립을 위해 힘썼다.

 

미 서부의 또 다른 대도시 샌프란시스코는 도산 안창호 흥사단이 창립된 지역이자,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창립한 미주 대한여자애국단이 있던 도시다.

 

가끔은 해외여행 가이드 북에 한국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역사적 장소에 대한 정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모처럼 마음 먹고 가는 해외여행이니까, 혹시라도 내가 가는 여행지 근처에 뜻 깊은 장소가 있다면 한 번쯤 들러보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물론 여행지에서 멀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무엇보다 알면서 못 가는 것과 몰라서 못 가는 건 정말 엄청난 차이가 있기도 하고.. ... 출판사에 바라는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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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집쟁이들
박종인 글.사진 / 나무생각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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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러서 혹시나 하고 검색했던 박종인 기자님의 책, 한국의 고집쟁이들. 놀랍게도 재고가 있었다. (이 책 말고도 1권 더 있는뎅, 그건 나중에!)


 

이 책은 2008년에 출간된 책이다. 그렇다보니 책의 상태는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는데, 왠걸. 내가 생각한 것보다 책 상태가 더 안 좋았다. 대체 책을 왜 이딴식으로 관리하는 지 참.. 화가 난다 화가나 ㅠㅠㅠ 평소같으면 이렇게 보관하는 책은 절대 안사는데, 책이 없으니까.. 눈물을 머금고 샀다 ㅠㅠ

 

이 책 속에 나온 사람들은 하나 같이 고집쟁이다. 심지어 지금 기준으로 본다면 대체 왜 이런 삶을 사는 가 싶을 정도로 이해가 안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끝까지 자기만의 길을 고집했다. 누군가는 장애를 앓고 있었고, 누군가는 가난에 몸부림 치면서도 끝까지 자기만의 길을 걸었다. 그렇게 오랜시간이 흘렀고, 그들은 그제서야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불꽃처럼 살다 간 채규철

채규철, 그는 대안학교 교사였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를 당해 온 몸의 절반을 화마(火魔)에 빼앗겼다. 6개월간 고된 수술 끝에 사람의 얼굴을 조금씩 찾아가기는 했지만, 결코 평범한 인생을 살 수는 없었다.

 

나는 십원짜리 인생이야.

아니, 화폐 가치가 절하되어 '백원 짜리 인생'이라고 해야 할까.

내가 다방이나 음식점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담이나 종업원들이 다가와 숨 돌릴 틈도 없이

잽싸게 십 원 짜리 동전 한 닢을 주고는 제발 나가달라며 몸을 마구 밀어내.

내 모습이 다른 손님에게 혐오감과 불안감을 준다는 것이지. P 23

 

그렇게 배척당하는 삶이었지만 그는 결국 딛고 일어섰다. 경기도 가평에 '두밀리 자연학교'를 열었다. 대안학교이자, 자연을 배우는 생태학교다. 그는 이 곳의 교장이 되었다. 아이들은 그를 이미 타 버린 할아버지, ET 할아버지라 부르며 이 곳에서 자연을 배웠고 진짜 인생을 배웠다. 일반적인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진짜 인생을 말이다.

 

우리가 사는데 F가 두개 필요해.

Forget (잊어버리라), Forgive (용서하라)

사고 난 뒤 그 고통 잊지 않았으면 나 지금처럼 못살았어.

잊어야 그 자리에 또 새 걸 채우지.

또 이미 지나간 일 누구 잘못이 어딨어.

내가 용서해야 나도 용서 받는거야 . P25

 

나는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자부하면서 살았다. 외모나 권력이 아닌 사람 자체로 판단하고 있다고 내 스스로 생각했다. 물론 나 편하자고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다. 조금만 돌아보면, 불과 몇 시간 전 내 모습만 떠올려도 바로 안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편견이 가득한 눈이었다는 것을.

 

만약에 살아계신 채규철 선생님을 내 눈으로 보았다면 난, 편견 없이 바라 볼 수 있었을까? 범인(凡人)은 상상하지 못하는 인생을 살았고, 남은 인생을 아이들을 위해 헌신했던 그인데. 나는 정말 편견 없이 그 사람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가능했을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채규철 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 지금, 그가 자신을 향한 편견에 어떤 마음 가짐으로 살았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된 지금. 난 지금까지 살아온, 짧다면 짧은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끼고 있던 색안경을 바로 벗어던지지는 못하지만, 그래도...색안경을 벗어 던지는 삶을 살고자 노력이라도 해봐야 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구두를 만드는 남궁정부

남궁정부, 그는 구두장인이다. 다만 그에게는 오른팔이 없다. 역시나 불의의 사고였다. 구두장이에게 오른팔이 없다는 건 사형선고나 다름없었을 건데, 그는 달랐다. 이 악물고 말로는 다하기 어려운 고통을 이겨냈다. 그렇게 고통을 참아내며 다시 구두를 만들었다. 다만 예전에 만들던 구두와는 조금은 다른 그런 구두였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구두, 장애인을 위한 구두였다.

 

"참을 인자 세번이면 왜 살인도 면할 수 있는지 알았어요. 그만큼 그 고통을 참는게 어려웠지." P44

 

어느 날 가게가 문을 닫을 정도로 곤궁해졌을 때

단골손님들이 찾아와 십시일반으로 모은 3천만 원 짜리 통장을 내밀었다고 했다.

"당신 없으면 우리가 걷지를 못하니, 당신은 꼭 돈을 벌어라" 하며

막무가내로 통장을 내밀더라고 했다. P46

 

세상이 많이 발전했다고, 삶이 많이 편해졌다고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부에 국한된 이야기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은, 아직까지 살기 불편한 나라다. 왼팔의 구두장인 남궁정부에게도 대한민국은 살기에는 불편한 나라다. 하지만 그는 그 불편함을 알고 있기에, 다른 불편한 사람들을 위하여 구두를 만든다. 세상에서 오직 하나 뿐인 구두를.

 

책을 읽다보면 '나라면 어땠을까?' 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하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저 질문을 할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이 책 속에 나오는 사람들 같은 선택을 할 수가 없다. 지금만해도 딱 그렇지 않은가? 두 팔, 두 다리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는데도, 난 오로지 내 자신만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래도..이제라도, 조금씩 내 마음가짐을 바꿔보고자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나름 위안이 된다. 내 자신만 생각 할게 아니라, 오로지 남으로써 타인을 바라볼게 아니라, 또 다른 시선에서 나와 타인을 바라보는 노력을 해보는 것. 어렵겠지만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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