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 활자중독자 김미옥의 읽기, 쓰기의 감각
김미옥 지음 / 파람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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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쓰는 글도 남다르다. 책 좋아하는 사람이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한 자 한 자 옮겨 쓰다 어느새 본인도 작가가 되어 책을 썼으니, 그게 바로 이 에세이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쓰다』 다. 보통 에세이는 자신의 일상 속에서 글감을 찾기 마련인데, 이 에세이는 다르다. 책을 좋아하는 작가라서 그런가? 목차만 봤을 땐 일상 에세이인가 싶지만, 모든 챕터가 한 권의 책을 읽은 뒤 써 내려간 글이다. 이 글들이 모두 고품격이다. 나 역시 책을 좋아해서, 매번 책을 읽고 블로그에 짧게나마 기록한다. 헌데 이 책을 읽고 보니, 내가 쓴 기록들은 아. 휴지통에 버리고 싶은 기분^_T. 


진정한 서평이란 이런 거구나, 를 깨달았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이냐 묻지 마시라

읽지 않은 책은 쓸모가 공책만 못하니

당신이 읽고 있는 책이 가장 좋은 책이다

책은 마법의 여권 같아서 그곳이 어디든

당신이 꿈꾸는 곳으로 데려가 줄 것이다.



목차만 봤을 땐 저자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알 수 없지만, 해당 챕터를 읽으면 알 수 있다. 글 속에 책이 나오니까. 내가 읽어본 책도 있었고, 읽으려고 했으나 포기한 책도 있었고, 읽어봐야지 하던 책도 있었다. 문득 보니 저자의 독서는 장르 구분하지 않고 어마어마하구나 싶다. 나도 다름 독서 편식을 고친다고 고쳤는데, 아직 멀었구나 싶다.



젊은 날 내게도 지적 치기가 있었다. 편집과정이 허술하거나 비문이 보이고 내용이 부실하면 가차 없이 책을 버렸다. ‘준비되지 않은 자의 책이 인쇄되는 불행’이라고 함부로 지껄였다. 돈을 주고 채을 사서 시간을 들여 읽는 독자는 ‘갑’이었다. 특히 작가의 꿈을 접은 독자는 터무니없이 눈이 높다. 어느날 나의 사고가 전환되는 일이 생겼다. 유독 잘 쓴 소설을 만났는데 문체가 익숙했다. 작가의 초기작품을 읽고 집어던졌던 기억이 났다. 나는 기다릴 줄 몰랐던 것이다. p 016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나도 루쉰의 유품이라네, 나도 보존해주게나.”

언급조차 되지 않았떤 그녀가 다시 떠오른 건 2010년대였다. 이 책은 주변사람들의 편지와 일기, 사진 등으로 루쉰 집안의 가정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게 만든다. 루쉰의 양심에 평생 걸림돌이었을 그녀는 그의 작품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오래전 상해의 루쉰 공원에 있는 그의 묘지와 기념관을 찾아갔었다. 주안의 넋은 무덤도 안식처도 없이 허공을 헤매고 있을 것이다. 살아 묶였으니 죽어서는 자유로워야 하지 않겠는가. 살아서 그녀가 무엇을 했느냐고 물으면 이렇게 답해야 한다. “주안은 루쉰을 이룩했다.” p 128, 『나도 루쉰의 유물이다-주안전』, 차오리화



루쉰의 아내 주안과 버지니아 울프, 모두 혹독한 시대를 살던 여성들이다. 구시대에서 신시대로 변하는 격동기였다. 한 쪽에선 여성은 남성의 전유물이었지만, 반대쪽에 있는 여성은 신교육을 받는 신여성이었다. 같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달랐다. 루쉰의 아내 주안은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구시대 상징인 전족을 하고 있던 여성이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주안과는 달리 깨어있는 가족들 덕분에 교육을 받고, 본인 역시 지적욕구가 지대했던 여성이었다. 사회 비판적인 시선으로 많은 글을 써왔지만, 그녀 역시 여성의 한계를 규정하는 구시대적 가치관에 항상 부딪혔다. 그리고 나보다 이른 시기에 태어나, 내 어머니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 책의 저자. 그녀 역사 여성의 한계를 규정하는 구시대적 가치관에 부딪혔으며, 결국 본인의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사는 시대는 어떤가? 루쉰, 버지니아 울프보다 몇 백배는 살기 좋아진 사회가 되었다. 저자나 내 어머니 때는 여자가 공부를 하는 건 당연한게 아니었지만, 내가 사는 시대는 남녀불문 공부를 하는게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여성의 한계를 규정짓는 구시대적 발상은 사라졌다. 그런데, 정말 사라졌을까? 



어릴 땐 몰랐다. 성인이 되고 나서야 깨달았다. 아직 여성의 한계를 규정짓는 구시대적 발상이 곳곳에 살아숨쉬고 있다는 사실을. 특히 아이를 낳고나니, 숨어있던 구시대적 발상이 나를 옥죄이며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분명 루쉰, 버지니아 울프, 내 어머니 시대보다 더욱 발전한 시대를 살고 있는데 말이다. 앞으로 내 딸이 살아갈 시대에는 어떨까? 이런 구시대적 발상이 사라지려나? 죽은듯 있다가 잡초처럼 다시 살아올라올까?




“전원 구조되었습니다!” 현장에 가지도 않은 기자가 국정브리핑에 앵무새처럼 읊조렸다. 어른들의 말을 믿었던 아이들은 결국 수장되었다. 생존학생들은 병원에 격리되어 죽은 친구들의 장례식에도 갈 수 없었다. 70일 동안 외부와 접촉하지 못하게 한 건 박근혜 정부였다. 그 와중에 기자들은 갖가지 방법으로 생존학생들에게 접근했다. 그가 만난 가장 좋은 어른은 택시기사였다. ‘단원고’라고 하면 또 물어볼까 싶어 옆 건물 이름을 댔는데 그는 차비를 받지 않았다. “그냥 가.” 이 대목에서 눈물이 글썽해졌다. 어른인 것이 부끄럽고 미안하다.  (…) 작년 9월 세월호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외력 가능성을 조사했으나 외력이 침몰 원인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박근혜 정권은 진상규명을 방해했고, 문재인 정권은 방관했고, 윤석열 정권은 종결했다. 생존 저자는 지금 26세의 청년이 되었다. p 060 ~ 061,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 유가영



140416.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숫자다. 나는 이 날 회사에서 세월호 사건 진행사항을 보고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 동료도 모두. 왜? 내가 다니는 회사가 시화공단에 있다보니, 동료중에 안산시민도 있고 거래처 역시 안산에 다수 산재해있다. 당연히 세월호 사건에 모두가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모두가 구조되었다는 소식이 흘러 나왔을 땐 다 같이 기뻐했다. 얼마 안가 그게 거짓뉴스란걸 알았을 땐, 이미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뒤였다. 심지어 그 이후에 일어난 모든 일들이 생중계되고, 그 어린 학생들이 구조되지 못한 이유가 정말 어이없게도 이기적인 어른들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았을땐 그 충격은 뭐라 말할 수 없었다. 비단 어린학생들 뿐이랴. 바다속에 수장된 이들 중에는 일반인도 많았다. 그저 가려졌을 뿐.



세월호 선박 사고부터 침몰과정, 침몰 이후 후속처치 등 일련 과정애서 명명백백하게 밝혀진건 하나도 없었다. 이 책 저자 말을 빌리자면, 박근혜 정권은 진상규명을 방해했고, 문재인 정권은 방관했고, 윤석열 정권은 종결했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을 면했다. 그 과정에서 책임을 져야할 그들은 생을 달리한 피해자, 생존 피해자, 유족들, 국민들 사이를 헤집고 이간질했다. 처음엔 정권의 문제인가 싶었는데, 이건 정권의 문제가 아닌 ‘권력자’들의 문제였다. 니편내편 갈라진 권력자들이라도, 자신들의 권력에 흠집이 생긴다면 그때만큼은 같은 편이 된다. 그렇게 권력자들이 한 편이 되어, 세월호 사건은 종결되었다. 뒷맛이 쓰다.



세월호 생존자들은 나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트라우마가 생겼고, 그 트라우마를 이기기 위해,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는 그런 생존자가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쓴 책이다. 읽고자 했지만, 아직까지도 차마 읽을 수가 없는 책. 저자가 이 책을 읽고 쓴 소회만 봐도 이렇게 눈물이 나는데, 나는 저 책을 언제쯤 읽어볼 수 있을까.



나는 문득 그의 유해가 돌아올 때 왜 많은 이들이 반대했는가에 생각이 붙들렸다. 소련 공산당에 입당했다는 이유를 드는데 시대에 맞지 않는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윤동주나 김좌진 장군 등은 영웅처럼 떠받들면서 대체 홍범도 장군에게 왜 이리 혹독한가? 75세까지 살았던 장수의 비극인가? 젊은 시절에 요절한 그들은 해방을 보지 못했다. 그들이 살아서 해방을 보았다면 무엇을 선택했을까? 친일 경찰이 독립운동을 한 이들을 다시 붙잡아 고문하는 기막힌 ‘해방’이 아니었는가 말이다. 나는 책을 덮고 우리나라의 불우한 역사를 생각한다. 늙어 극장지기로 일하고 그마저 문을 닫아 정미소에서 일하다 쓸쌀하게 세상을 떠난 우리의 머슴 출신 ‘홍범도’를 떠올리며 운다. p 069, 『홍범도』 이동순



그녀의 재판기록에 여러 설이 있다. 여자니까 살려주겠다고 하자 세계 인구의 반을 점하는 모든 여성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은 모욕이라고 항의헀다는 얘기도 있다. 총살당할 때 눈을 가리지 말아달라고 요구했고 그녀는 33세에 총살당했다. 시체는 아무르강으로 던져졌으며, 인양되지 않았다. 김알렉산드라의 묘지는 없다. 김알렉산드라는 사회주의 운동가였기에 우리나라 역사책 한 줄도 장식하지 못했다. 2009년에야 조선의 독립운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되었다. 독립투사였으나 소비에트 좌파라는 이유로 많은 이들이 남과 북으로 외면당했다. p 132, 『시베리아의 딸, 김알렉산드라』, 김금순



홍범도 장군, 김알렉산드라. 이들은 독립운동가다. 하지만 오랜기간 우리에게는 잊혀졌던 인물들이다. 왜? 그들이 사회주의 노선을 걸었던 독립운동가였기 때문이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김원봉, 김상옥, 김지섭, 전율성, 김산, 나석주, 윤세주, 김시현, 김익상 등 의열단 소속 독립운동가들도 잊혀졌다. 역시나 이유는 똑같다. 의열단도 사회주의 노선을 걸었기 때문이다. 



해방 후 정권을 잡은 이승만은 자유주의 노선을 걸은 독립운동가다. 자유주의 노선을 걸은 만큼 미국과 친했다. 뿐만 아니라 (구)친일 경찰, 친일 군인들과 손을 잡았다. 이승만과 미국, (구)친일 경찰과 친일 군인. 그들은 아주 확실하게 노선을 정했다. 미국 입장에선 입지가 커져가는 소련을 그냥 둘 수 없었다. 단독정부를 원했던 이승만은, 통일정부를 원한 사회주의 노선을 탄 독립운동가들이 눈엣가시였다. 그렇게 미국과 이승만의 의견이 일치했다. 빨갱이 사냥. 친일경찰들은 자신들의 ‘친일’ 경력을 가리기 위해선, 빨갱이 사냥 만큼 좋은 게 없었다. 그리하여 독립운동가가 친일 경찰들에게 붙잡혀 고문받는, 말그대로 기막힌 상황이 일어난다.



남한의 대통령이 여러번 바뀌었어도, 빨갱이 사냥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심지어 유신독재를 진행했던 대통령 박정희는 일본이름을 가지고 있던, (구)일본군 출신이었다. 이승만 옆에서 권력을 키운 (구)친일 경찰들은 계속해서 권력을 세습했다. 그렇게 독재 정권이 끝날때까지, 진정한 1인 1표를 행하게 되는 민주화가 진행될 때까지, 이 땅에서 사회주의 노선을 걸었던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은 부르면 안될 이름이었다.



이제나마 그들의 이름을 부를 수 있게되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독립운동가에 걸맞는 예우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일이 생겼다. 불과 작년, 2023년에 일어난 일이다.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동상을 철거한단다. 반대로 친일파이자 한국전쟁 당시 자국 국민을 빨갱이로 몰아 대규모 학살한 백선엽 동상을 설치했다. 비슷한 일들이 계속 현재진행형이다. 이런 일들을 자행하는 현재 권력가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자기들이 이 땅에서 호의호식하는 게 누구 덕분인지 모르는걸까? 아니면, 본인들 가까운 조상 중에 ‘빨갱이 사냥’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었던 인물들이 있는걸까? 참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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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의 인문학
조이엘 지음 / 섬타임즈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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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책은 내가 즐겨 읽는 장르 중 하나다. 아니 제일 좋아하는 장르다. 따지고보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역사책도 인문학의 하위 분야니까. 다만 요즘 말하는 인문학은 좀 다르다. 인문학 하위에 있는 사회, 역사, 문화, 철학, 고전 각각의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책들을 인문학책이라고 하니까. 각설하고!


오늘 읽은 인문학책 『사소한 것들의 인문학』을 소개해볼까 한다. 책 제목과 표지만 봤을 땐, 약간 젊은 독자층을 타겟으로 한 책으로 보였다. 예컨데 톡톡튀는 20대, 이제 갓 사회에 발을 담근 30대를 타겟으로 한 느낌이랄까? 고로 표지와 제목만 봤을 땐 오케이! 흥미를 끄는데 충분했다. 그렇게 표지를 넘기고 프롤로그를 읽었다. 

으음? 뭐지? 보통 프롤로그를 읽으면, 대충 짐작이 되는데 이 책은 짐작이 안된다. 그래서 바로 목차로 넘어갔다.

목차만 언뜻 보니 내가 즐겨 읽는 역사가 담뿍 버무려진 책 같았다. 근데 뭔가 이상하다. 성학십도 다음이 국가 비상사태다. 16세기 소크라테스가 나오더니 갑자기 서울 건천동이다. 심지어 한남더힐과 압구정 현대아파트까지 나온다. 문명 목차만 봤을 땐 정약용도 나오고, 이괄도 나오고, 매화를 이야기하는거보니 퇴계도 나오는 것 같고, 허엽 집안 이야기도 나오는 것 같고, 칠서의변에 임진왜란까지 나오는 걸 보면 조선사를 버무린 인문학책 같긴 한데. 목차 중간중간에 자꾸 21세기가 튀어나온다. 조선 역사를 암시하는 목차에 하버드 대학교는 왠말이고, 댓글부대는 또 무엇이며, 부루마블은 왠말인지! 머리속에 물음표가 왕창 떠다니기 시작했다.

분명 인문학책이라고 했는데? 표지를 내용을 해체해봤을 땐 대충 역사 속에서 답을 찾는 느낌이었는데?! 이쯤되니 제목부터 대놓고 ‘인문학책’이라고 한, 이 책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기 시작했다. 


읽고 나서, 한줄 평
“작가 천재 아니야???”



퇴계가 은퇴하고 낙향하며 만났던 선비들은, 16세기 선비가 아니다. 21세기 고등학생이다. 16세기 선비들은 상위 1% 퇴계를 보며 그저 부러워하고, 본인들도 그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부단히 과거시험 준비를 해을 것이다. 하지만 21세기 고등학생들은 다르다. 그들에게 퇴계는 상위 1% 위치에 있는 특권층, 고위 공무원이다. 상위 1% 고위 공무원인 당신은 나머지 99%를 위해 무엇을 했냐며 묻는다. 

정약용이 아들에게 남긴 말을 요즘 말로 풀이하니, 놀랍게도 21세기 아들을 둔 아버지와 오버랩 된다. 허균을 개돼지라고 하며, 다른 힘센 간신들은 비호하고 꼬르자르기 한 광해군. 국민을 개돼지라고 한 21세기 모 정치인이 떠오르고, 입시비리 의혹에서 당당힌 모 정치인이 떠오른다. 부모에게 당연하게 물려받은 물질적 지원과 문화자본은 무시한채, 유명대 입학이 입시생간 공정한 경쟁이라며, 저소득층 지원은 ‘역차별’이라며 지속적으로 ‘공정’을 외쳤던 어떤 정치인도 떠오른다.

옛말을 요즘말로 바꿔놓으니 조선과 내가 살고 있는 21세기가 구분이 안된다. 여기가 조선인지, 저기가 조선인지. 여기가 21세기인지, 저기가 21세기인지. 퇴계가 나오고, 정약용이 말하고, 허균이 망나니질을 하는거보면 분명 조선인데, 자꾸 내가 살고 있는 21세기가 오버랩된다. 참 이상하다.

내가 여러 역사책, 인문학책 리뷰를 하면서, 자주 썼던 말이 이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근데 반복되는 역사가 인재로 생겨난 대형 참사, 예방했으면 없었을 국민들의 희생같은 굵직한 사건사고만이 아니다. 매일 반복되는 정치인 비리문제, 내 자식 앞길이 달린 입시문제, 무슨 일만 있으면 니편내편 이분법으로 갈라치는 정치인과 언론 등등. 항상 내 옆에서 자리하던 크고 작은 모든 일들마저, 역사속에서 계속 반복된다. 


아래는 이 책 내용 일부를 발췌하였다.



정약용은 서울이 좋았다. 서울에 살면서도 아웃 서울이 꿈이었던 퇴계와 달리 정약용에게 인 서울은 일종의 신앙이었다.
   상류층 아이들은 애써 공부팔 필요 없다.
   아빠 찬스, 아빠 친구 찬스가 촘촘하니까.
   그러니 마작, 골패 등 보드게임만 즐긴다.
   나라 꼴이 가관이다.
   생각하면 화만 오르니 그냥 술이나 마시자.

정약용이 쓴 <여름날 술을 마시다> 일부다. 정약용이 대단한 건, 한탄에만 머물지 않고 이론을 제시했다. 불공정한 사회를 ‘경자유전’으로 개혁하고자 했다. 이승만 대통령*보다 150년 앞선 주장이다. 하지만 애비로서는 다른 모습이다.
* 이승만 정부 농지개혁은, 당시 전직 공산주의자 였던 조봉암을 1대 농림부 장관으로 앉혀서 실행. 농지개혁의 모티브가 된건 위에서 말한 ‘경자유전(농사 짓는 사람만 농지 소유 가능)’이다.

   얘들아, 무조건 서울에서 살아야 해.
   벼슬에 오르면 지옥고라도 무조건 서울에서 살아라.
   벼슬이 끊어져도 최대한 서울 가까이에 살아라.
   무조건 서울에 집을 사야해.
   돈이 모자라면 서울 근교에 과일을 심고 생활하다가
   재산이 조금 불어나면 바로 ‘인 서울’ 하거라.
   명심해라. 한 번 서울에서 멀어지면 영원히 들어갈 수 없단다.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
세속적이고 빤하다. 하지만 누가 아비 정약용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p 065~066




퇴계가 학생들에게 기대한 답변은 ‘헛된 명예와 탐욕을 버리고 분수대로 사는 삶’ 정도였다. 이규보도 <지지헌기>를 그런 식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학생들 대답이 엉뚱 발랄 기발하면서 날카롭다.

   “용꿈 꾸는 이무기는 탐욕스러운건가요?”
   “멈출 곳을 정하는 건 누구예요?”
   “이무기가 늪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이무기랑 사람이랑 같이 살면 안 돼요?”

한 학생이 일어나 또박또박 묻는다.
   “통계로만 따지면 여기 모인 친구들 중 1%만 용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머지 99%는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이무기, 뱀, 미꾸라지 혹은 지렁이로 살아가야 하죠. 우리 사회는 ‘나머지 99%’로 살아도 행복한 사회인가요?”
  “퇴계 할아버지, 이건 다른 얘긴데요. 고진감래라고 하잖아요? 진짜 고생 끝에 낙이 와요?”
퇴계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p 079~080


  “퇴계 선생님은 고위 공무원으로서, 정치인으로서, 지식인으로서 우리 사회 1%로 살아오셨는데, 우리 같은 평범한 ‘나머지 99%’를 위해 어떤 일을 하셨나요?” p 081



한 사람은 본능, 감정, 지성, 의지, 성격, 혈액형, 팔다리, 옷, 신발, 주식, 대출금, 가족, 친구, 직업, 명예, 종교, 취미 등 제 것이라 부를 수 있는 모든 것의 총합, 그 이상이다. 이 복잡다난한 생명체를 단 두 개(좌파 아니면 우파, 진보 아니면 보수)로 나누어 갈라치는 것은 그 사람 영혼에 가하는 폭력이다. 스스로든 타인에 의해서든.

일부를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허깨비를 만들어 공격하는 허수바이 공격의 오류

그래서 ‘저쪽의 위선과 불공정을 생생하게 보면서 반대쪽으로 돌아섰다’는 유명인들의 발언에 진저리를 치게 된다. 위선과 불공정은 이쪽이나 저쪽이나, 남이나 내게나 있다. 회색지대를 인정하지 않는 극단적 흑백주의는 싸우지 않아도 될 사람들까지 전부 적으로 만들어 우리 사회에 혐오와 증오 총량만 들린다. p 095



위 책 내용에 조금 보태본다. 왜 사람을 이분법적으로 보면 안되는지를!
임진왜란 직전, 일본에 조선통신사로 간 사람들이 있다. 서인 황윤길과 동인 김성일. 이 두 사람의 서로 다른 보고는 지금도 국사시간에 배우는 대표적인 내용이다. 서인 황윤길은 일본이 쳐들어온다고 했고, 동인 김성일은 일본은 그럴 깜냥이 안된다고 한것 말이다. 이건 이들의 의견이기도 했지만, 서인과 동인 집단에서 선택한 당론이기도 했다. 

여기서 우리가 잘 모르는 내용이 숨어있다. 당시 저 둘과 함께 서기 역할로 조선통신사 일행에 포함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동인 허성. 놀랍게도 허성은 동인 당론을 무시하고, 서인 황윤길과 의견을 같이했다. 일본이 곧 쳐들어올것이라고! 동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않고, 당론을 거스른 것이다. 이런 허성의 모습은 그야말로 참된 충신이자, 나라를 생각하는 관리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이 있다. 

임진왜란이 발발했다. 전쟁 발발 후 동인 김성일은 자신이 잘못된 보고를 했다고 자책하며, 오히려 의병으로 나서서 전쟁에 앞장섰다. 반면에 전쟁이 일어날거라고, 당론을 거스르면서까지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동인 허성은 도망갔다. 심지어 백성들을 수탈하는 탐관오리였다. 거기다 그는 이름 난 문신 초당 허엽의 아들이고, 허균과 허초희(허난설헌)의 형이자 오라비다.

사람을 이분법적으로 보면 안되는 이유, 이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1610년(광해2년) 10월 22일 실시된 과거시험은 개판, 난장판, 아사리판이었다. 합격자 명단 일부다.
박자흥 - 시험관 이이첨 사위
이창후 - 이이첨 사위 아비, 즉 이이첨 사돈
정준 - 이이첨 옆집 사람
허보 - 시험관 허균 조카
박홍도 - 허균 조카 사위
조길 - 시험관 조탁 동생
변현 - 응시 자격 없는 전직 승려

사람들은 합격자 명단을 자서제질사돈방이라 조롱했다. 합격자 명단이 아니라 아들, 사위, 동생, 조카, 사돈 명단이라는 뜻이다. 여론이 폭발하자 광해군이 조치를 취하는데, 희한하다.

감독관 중 허균만 처벌
합격자 중 허보와 변헌만 합격 취소

누가 봐도 비리 몸통은 최고 권력자 이이첨이었고, 법무부 장관까지 불법을 저질렀지만 그냥 넘어갔다. 허균이 제일 만만해서 그랬다. 400년 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똑같이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권력자 세 명이 비슷하게 자식 입시에 부당하게 개입하는데, 한 명만 혹독하게 처벌받고 두 명은 의혹 수준에서 슬그머니 뭉개진다. 그 한 명이 제일 만만해서 그랬다. p 128~129



어릴 때 부터 확립된 독서 습관
다양하고 세련된 어휘력과 문해력
자신을 표현하는 기술
음악, 연극, 오페라 등 문화 취향
예술 작품에 대한 이해도
사교술, 처신, 에티켓, 예의, 사회성
감정 제어, 성실
이런 것들을 문화자본 이라 한다. 입시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지만 학교나 사교육, 유튜브에선 배울 수 없다. 왜 그럴까? 문화자본은 문화자본을 지닌 부모가 가정에서 대화나 삶을 통해, 조언이나 모법을 통해 오랜시간 부지불식간에 전해주는 능력이라 그렇다. SKY 학생들이 나는 내 노력‘만’으로 정당하게 진학했다고 말하는 것은 정당한가? p 140~141


금융 자본이나 부동산 자본을 상속할 때 세금을 낸다. 문화 자본과 사회 자본은 세금이 없다. 아무 제한 없이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다. 그래서 이딴 소리 나온다.
   “능력 없으면 네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국정농단 사건시 비선실세 딸이 한 말)”
문화 자본과 사회 자본을 충분히 누리는 사람들은, 그것을 상속이라 생각하지 않고 온전히 제 능력이라 믿는다. p 144


또 첨언해본다. 2000년을 전후해서 ‘할아버지 재력, 엄마 정보력, 아빠 무관심’이 입시 성공 필수세트였다. 요즘엔 ‘부모 재력’과 ‘아빠 학력’이 입시 성공 필수 요소다. 오죽하면 이를 풍자하는 드라마도 연이어 나왔겠는가. 거기다 2018년 서울대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아버지 학력이 높으면 자녀 성적도 높다’라고 한다. 그런데 이게 끝일까? 아니다. 여기에 추가로 필요한게 바로 문화자본이다. 

문화자본이 대체 무엇인가? 쉽게 말하면 그 어떤 걱정 없이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고액 학원을 다닐 수 있고, 원하는 만큼 공부할 시간이 제공되는 환경, 티켓 가격 걱정없이 음악회, 뮤지컬, 오페라 등을 문화 예술 관람을 할 수 있는 환경, 흔히 말하는 고소득 전문직들을 언제든지 보고 대화할 수 있는 환경등을 말한다. 이런 문화자본이라는 특혜가 바탕이 되었기에, 아무 걱정 없이 공부에 매진하여 높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아니 꽤 많은 이들이 ‘문화자본’이 특혜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자신들은 공정하게 공부해서, 당당하게 유명대학에 입학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저소득계층에 대한 지원은 공정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과거 박근혜 키즈라고 불렸던, 현 엘리트 출신 정치인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비단 그 뿐만이랴? 수많은 특권층 자녀들이 자신의 SNS에 싸질렀던 글들, 기사화되었던 글들을 떠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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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맛집 가이드북 - 전문 여행작가의 베스트 맛집 300곳
(사)한국여행작가협회 지음 / 상상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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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여행을 좋아하는 나인지라 정말 많은 여행책을 읽어보았다. 단순한 지역별 정보성 여행책도 많이 읽어봤고, 인문학을 겸한 여행책이나, 테마별 여행책 등 진짜 셀수 없을 정도로 많이 읽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많은 양의 여행책을 읽었기에, 새로운 여행책을 읽는다 한들 크게 감흥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여행책 『전국맛집가이드북』을 읽었다. 와, 역시 사람은 자만하면 안돼!! 이 여행책은 정말 다른 의미로 날 감동시켰다. 아니 대체 어떤 여행책에서, 여행 메인주제를 ‘맛집’으로 정하겠는가!



지금까지 읽어본 여행책 속 맛집은 죄다 조연이었다. 그저 여행지를 빛내는 조연 중 하나. 없어도 무방한 그런 것. 무엇보다 맛집이라고 실려있어도, 진짜 맛으로 승부본다기보다는 SNS 핫플 느낌이 강한 곳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난 여행책 속 맛집은 딱히 신뢰하지 않았고, 오히려 근처 사는 지인찬스를 많이 쓰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제 여행다닐때, 맛집 찾기 지인찬스는 쓰지 않아도 된다. 먹방 여행책 『전국 맛집 가이드북』에 지역별로 한국 여행작가들이 엄선한 맛집이 실려있으니까!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식사 위주의 맛집, 달달한 빵과 향긋한 커피향이 반기는 카페, 그리고 가성비와 맛을 한번에 사로잡은 실비집까지! 여기서 함정은 내가 사는 곳에는 맛집이 하나도 없다는거 ^_T. 근데 내가 생각해도 여행작가들이 엄선할 정도의 맛집이면, 2n년간 시흥에서 산 시흥시민으로서, 시흥에 그정도 맛집이 없긴 해. 시흥은 뭐 홍보빨 맛집이 많은 편이니.



1. 오로지 이곳에서만! 유일한맛, 시그니처 메뉴

2. 한 끼를 먹어도 만족스럽게! 푸짐한 맛, 식사 메뉴

3. 커피와 디저트의 달콤함! 향긋한 맛, 카페 메뉴

4. 좋은 사람들과 먹고 마시는 시간! 즐거운 맛, 실비 메뉴


위 네개의 파트 아래 보물같은 지역별 맛집★들이 이 책에 실려있다. 놀랍게도... 내가 갔던 맛집이 있다는거! 그것도 두 곳이나?! 




프로여행러들에게 사랑받는, 내가 가본 진짜 맛집 두 곳! 내 블로그 과거 기록을 찾다보면, 이 두 곳 리뷰도 나온다.


 


▶ 전북 완주 원조화심순두부

뚝배기에 김이 모락모락한 채로 나오는 두부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음식이다. 물이 좋아 오래전부터 두부촌으로 유명한 소양면에서 65년째 두부 하나로 전통을 지키고 있다.식당은 원래 원조화심두부 자리에 큰 규모로 확장해 건물도 크고 주차장도 크다. 원조화심순두부는 가족들이 찾아가서 먹기 좋다. 특히 두부탕수육이 특이하고 맛있다. 어른들은 들깨순두부를 즐기고 아이들은 돈가스와 두부탕수육을 좋아한다. 두부 전문점이라 사람이 많아도 주문하면 10분 이내로 메뉴가 나오는 것도 좋다. 어떤 두부 요리를 주문해도 천연 간수로 두부를 만들기에 맛이 담백하고 두부도 단단해 입맛을 당긴다. 고기순두부도 ‘강추’. 매콤 칼칼한 국물에 몽글몽글한 순두부가 가득하고 다진 고기와 바지락이 깊고 시원한 국물 맛을 낸다. p 079


요약하면 완주 원조화심순부는 65년 전통, 천연간수 이용한 재래식 두부, 거기다 메뉴까지 다양한 최고의 두부 요리집이다. 내가 갔을 때도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있는 가족들을 비롯해서 정말 손님들이 많았었다. 손님이 많아서 웨이팅도 길거라 생각했는데, 왠걸? 웨이팅은 없었고 메뉴도 주문한지 얼마안되어 바로 식탁 위에 딱! 개인적으로 우리동네에....체인점이라도 생겼으면 했던 두부요리집이다. 진짜 존맛탱구리 ♡



▶ 인천 강화 조양방직

90여 년 전, 일제강점기부터 운영해 온 기존의 방직 공장의 원형을 최대한 살렸다. 빈티지한 미술관에서 커피와 베이커리를 즐기며 타임머신 여행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이곳은 대한민국 제10호 제과 명장인 송영광 명장의 베이커리로 유명하다. 프랑스에서 제빵 학교를 졸업하고 현지에서 일한 노하우를 활용해 유럽 정통 스타일로 만든다. 딸기생크림몽블랑, 바삭앙버터 등 디저트도 다양하다. 시그니처 메뉴 중 단연 인기 있는 건 소금빵. 프리미엄 버터로 만든 반죽을 돌돌 말아 굽는데, 바닥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촉촉해 커피와 곁들여 먹기에 제격이다. 커피는 산미가 적고 고소한 맛으로 호불호가 없는 편이다. p 238


내가 조양방직을 찾았던건 카페 이용 때문이 아니었다. 건물 자체의 역사성, 그러니까 근대사 답사를 위함이었다. 사라질뻔 한 근대 유산을 카페로나마 활용했다는 게 너무 반가웠달까. 그렇게 찾아갔던 조양방직, 방문객이 너무 많아서 발 디딜곳이 없다는 사실에 1차 놀랐다. 거기에 생각보다 카페에 진심이었는지, 빵을 만드시는 분이 제과 명장이라는 사실에 2차 놀랐다. 그리고 음료 주문 후 나오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서(...) 3차 놀랐다. 개인적으로 조양방직은 커피향을 음미하고, 맛있는 빵에 집중하기엔 외적인 부분에 너무 많은 시선을 빼앗겨서 카페로서 정체성은 조금 흔들리는 느낌이랄까?




여기는 조만간 가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체크한 카페다. 다름아닌 인천 선재도, 구봉도(대부도)에 위치한 카페 두 곳! 


 


▶ 인천 뻘다방

카페&펜션 ‘바다향기’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카페

쿠바, 남미, 아프리카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카페(남미 감성, 꽤 궁금하니까)

시그니처 메뉴 레알망고와 모히또를 꼭 먹어볼 것



▶ 안산 발리다

구봉도 앞에 위치한 발리 감성의 카페

시그니처 메뉴 핑크온더비치와 오렌지선라이즈를 꼭 먹어볼 것

카페 1층 발리감성 야외 정원이 인기

카페 2층은 안전상의 문제로 노키즈존(반대로 말하면 1층은 예스키즈존♡)

카페 전체적으로 노펫존(제일 마음에 듦!!!!!!!!!!!!!!)




슬슬 뿡뿡이 데리고 근교 여행을 다닐 예정인데, 거리상 최적의 여행지가 바로 인천 부속 섬들이다. 특히 영흥도는 친구가 카페를 하고 있어서 몇번 다녀오기도 했고. 하반기 쯤 선재도나 대부도 1박 예약하고, 위 카페들 한번 가봐야지!


마음 같아선 카페가 아닌, 배를 든든히 하는 맛집(!!) 에 대한 내용을 더 발췌해볼까도 했다. 화교출신 중국집, 마을 구석탱이에 있는 식당, 간판없는 식당 등등. 아주 보석같은 맛집들이 이 책에 실려있었으니까. 하지만!! 내가 아무 생각없이 여러 맛집들을 발췌해서 포스팅하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정말 미안한 일이니까.




확실한 건 이 먹방 여행책 『전국 맛집 가이드북』은 ... 내 마음속 보물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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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
히토쓰바시대학교 사회학부 가토 게이키 세미나 지음, 김혜영 옮김, 가토 게이키 감수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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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내가 관심있는 분야의 책을 읽었다. 한일 근현대사를 다루는 인문학책이다. 단순히 한일근현대사를 나열하는게 아니라, 그로 인해 생겨난 갈등과 사회적 문제, 및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책이다. 한일관계는 지금까지도 여러 문제가 잔존해있기에, 꽤 무게운 주제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은 이유는 한국과 일본을 둘러싼 여러 문제들의 시작점이 근현대사에 기인하며. 이를 해결하지 않는 한 우리 세대를 지나 미래 세대애까지 끊임없이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아니 집단은 20대 일본 학생들이다. 



이 인문학책 『우리가 모르는건 슬픔이 됩니다』 는 한류를 좋아하는 일본 20대 학생들이, 살면서 배우지 못했던, 혹은 왜곡된 역사 공부로 인해 몰랐던, 자국이 숨겼던 가해 역사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뿐만아니라, 가해국가에서 자라난 자기들을 비롯하여 다른 친구들이 가해 역사를 정확하게 ‘마주’하고 ‘기억’하기 위한 여정이다.

아래는 이 책의 추천사다. 추천사를 쓴 사람이 흥미롭다. 다름아닌 일본 역사왜곡에 맞서는 서경덕 교수다.

여기 멋진 일본 청년들을 소개합니다.
한류를 통해 단지 한국 문화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한일 역사를 제대로 마주해야 한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 청년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 추천사 中




한류를 좋아하는 일본 학생들 마음 속 한켠에는 찜찜함이 남아있다.  이 책은 그 찜찜함을 마주한다. 바로 한일 근현대사. 그들에게 한일 근현대사가 찜찜한 이유는 단 하나다. 이들은 우리와 달리 제대로 된 한일 근현대사를 배우지 못했다. 왜? 2000년 전후로 일본에서 ‘역사 수정주의’가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단어만 봤을 땐 그럴듯한 ‘역사 수정주의’. 무엇이 문제일까?


1997년 일본은 고노 담화에서 ‘일본군 위안부(일본군 성노예)’에 대해 사과했다. 이와 함께 일본 역사 교과서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등 일본의 가해역사가 기술되기 시작했는데,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른바 극우세력. 그들은 이런 내용들이 패배주의적 관점이라며 역사 수정주의를 내세웠다. 이후 지금까지 일본은 역사 수정주의를 주장하는 정치인들이 득세하였고, 이로 인해 자국의 가해역사에 대해 올바른 교육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쉽게말하면, 일본의 역사수정주의는 자국의 가해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며, 더 나아가 피해국가 및 피해자들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운동이다.


그들이 가정, 학교에서 배운 일본 근대사는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일본을 제외한 여러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일본 가해역사’를 언급하고 있었다. 한국, 중국처럼 ‘반일’감정이 있는 나라가 아닌, 우방국이자 강대국인 미국을 비롯한 유럽권에서조차도 ‘일본 가해역사’를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자국에서는 배워본적 없는, 일본의 가해역사를. 


배워본적 없은 일본 가해역사도 믿을 수 없는데, 내 최애가 소녀상 굿즈를 착용하거나, 일제강점기 시대극등을 출연한다. 심지어 내 최애가 일본 세계유산 등재에 부정적인 의견을 펼쳤을때, 독도를 한국땅이라고 말한다. 이때마다 한류를 좋아한 일본 대학생들은 마음 속 찜찜함과 마주한다. 찜찜함과 마주한 대부분은 일본 전체적 흐름인 ‘역사수정주의’를 따라 눈을 돌렸다. 하지만 몇몇 일본 대학생들은 달랐다. 그들은 마음 속 찜찜함과 마주하며, 대체 이 찜찜함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찾기 시작했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일본 학생의 관점에서, 자국의 가해역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런 문제가 비단 일본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당장 피해국가인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을 볼 수 있다. 일본 학생들처럼 우리나라에도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어린 학생들이 있다. 생각보다 많다. 그들 역시 마음 한켠에 찜찜함을 안고 살아간다. 우리는 일본과 달리 일본 가해역사를 직시하고 교육하고 있는데, 대체 왜? 라고 반문할 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어렸을 때부터 일본 문화(정확히는 서브컬쳐)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다만, 난 일본 문화만 좋아하는게 아니라 역사도 좋아했다. 그 덕분에 나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마음속 찜찜함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내 나라에 대한 역사와, 내 정체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었고, 언제나 일본 역사 왜곡에 당당하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로 인해 나는 당당하게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문제는 다만 당당했다는 것. 일본문화를 좋아하는 다른 친구들은 대체로 한일역사에 눈을 돌렸다. 일본문화를 싫어하는 친구들은 역사를 잘 알고 있는 내가 일본 문화를 즐기는 것을 못마땅해했다. 이쪽 마음도 알겠고, 저쪽도 마음도 알겠지만 솔직히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양쪽 한일 근현대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지는 했으나 딱 그정도까지였으니까.

TMI가 길었지만 요약하자면 이거다. 이 책을 쓴 일본 학생들이나, 우리나라 학생들 모두는 서로의 문화를 즐기는 데 있어서, 한일근현대사에서 기인한 여러 문제점들이 산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건 생각보다 쉽다. 

한류를 좋아하는 일본 학생들이 찾은 문제 해결 방안은 이 책 『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에 담겨 있다. 그렇다면 한국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하나. 놀랍게도 해결 방안이 일본 과 다르지 않다. 이 책 제목에도 나와있다. ‘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 이 말을 요약해보자. 바로 ‘기억’이다. 기억하는 것이다. 단순히 피해역사를 가르치는 것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기억’하고 목소리를 내야한다. 



일본은 ‘관용이 넘치는 상냥하고 친절한 나라’나 ‘문화를 받아들이며 진보해 온, 세계에 자랑할 만한 나라’와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내가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그런 현실에 가담하는 것만은 싫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 그 위화감이 확신으로 바뀐 것은 대학교 2학년 때였다. ‘조선의 역사와 문화’라는 강의를 들었는데, 일본이 조선을 식민 지배한 시대의 이야기가 나왔다. 강의 중에 소개된 《문서 미나마타 민중사 제5권 식민지는 천국이었다》라는 증언집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 안에는 식민지 지배자로서 조선에 건너간 일본인들의 조선인에 대한 노골적인 편견과 차별, 폭력 등 외면하고 싶은 것들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그리고 현재도 그렇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 p 015

까끌까끌한 찜찜함, 나에 대한 실망 그리고 흔들리는 정체성. 과거에 저지른 일은 분명 폭력적이고 잔혹한 지배였는데, 어째서 나는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정당화’ 했을까. 어째서 똑바로 보지 못했던 것일까. 알면 알수록 발밑이 기우뚱거렸다. 그래도, 그렇기에 더 알고 싶었다. p 016

케이팝 팬이라면 ‘위안부‘ 문제에서 ‘위안부’ 지원 기업의 굿즈를 착용한 한국 아이돌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내 주변에도 유명 케이팝 아이돌 팬이 있는데, 그 케이팝 아이돌이 착용한 ‘위안부’ 지원 굿즈를 제작, 판매하는 기업이 ‘반일’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또 부모님이 ‘위안부’는 매춘부라고 설명하는 통에 진실이 무엇인지 헷갈린다고 털어놓은 지인도 있다. 이렇게 일본에서 ‘위안부’ 문제는 이미 해결된 과거의 이야기이거나, ‘반일’의 상징으로 치부되고, 분명히 자주 들어봤지만 정작 내용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p 037

일본군 ‘위안부’ 제도란 1932년부터 일본이 아시아태평양전쟁에서 패전하기까지 일본군이 아시아 각지에 ‘위안소’를 설치하고 여성들을 강제로 성노예로 삼은 제도이다. 보통 ‘위안부’라고 하면 한국인 피해자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텐데, 실제로 많은 ‘위안부’ 피해자가 한반도(대한민국, 북한) 출신이다. (…) 여성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끌려가 ‘위안부’에 동원되었다. 예컨데 조선이나 대만에서는 일단 일본군과 일본 경찰이 업자를 선정한 뒤 업자가 여성들의 빈곤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다’라며 여성을 속이거나 부모에게 돈을 건네고 연행하는 방법을 많이 이용했다. 이것은 명백한 유괴와 인신매매다. 폭력과 협박을 이용한 연행(약취)도 있었다. 유념해야 할 것은 업자는 어디까지나 군의 수족으로 움직였을 뿐, 여성을 해외로 이송하는 과정 등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제도 전체를 운영한 것은 일본군이었다는 사실이다. (…) 강제로 끌려간 ‘위안소’에서 생활은 처참했다. 여성들은 군의 삼엄한 감시하에 ‘위안소’에 갖혔고, ‘위안부’를 그만둘 자유도 군인의 성적 요규를 거부할 자유도 없었다. p 037~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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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셀프 트래블 - 2024-2025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맹현정.조원미 지음 / 상상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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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여행을 하는 사람 중 많은 이가 스위스의 매력적인 풍광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스위스 곳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에 있는 유네스코 문화, 자연유산을 전부 합하면 무려 12곳이다. 



1. 장크트 갈렌 수도원: 유네스코 문화유산
2. 뮈스테어 성 요한 베네딕트회 수도원: 유네스코 문화유산
3. 베른 구시가지: 유네스코 문화유산
4. 벨린초나 3개 고성: 유네스코 자연유산
5. 스위스 알프스 융프라우-알레취 빙하-비취호른: 유네스코 자연유산
6. 산 조르시오 산: 유네스코 자연유산
7. 라보 계단식 포도밭: 유네스코 자연유산
8. 알불라, 베르니나 지역의 레티셰 철도: 유네스코 문화유산
9. 스위스 사르도나 지각 표층지역: 유네스코 자연유산
10. 라쇼드퐁, 르 로끌 시계 제조 계획 도시: 유네스코 문화유산
11. 알프스 주변의 선사시대 호상 가옥: 유네스코 문화유산
12. 르 코르뷔지에 건축물: 유네스코 문화유산



스위스의 정확한 국명은 ‘스위스 연방’. 수도는 ‘베른’. 우리나라에서 스위스를 직항으로 갈 경우 13시간, 경유는 15~20시간 걸린다. 시차는 하절기 서머타임을 적용하여 7시간 차이, 동절기는 8시간 차이가 난다. 제일 중요한 언어! 요즘이야 뭐 스마트폰 하나면 통, 번역이 쉽게 되서 상관 없긴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회화가 되면 좋으니까. 근데 약간 함정이 있다. 스위스 인접국가가 여러 곳이라 그런지 스위스에서 통용되는 언어는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망슈어’ 4개 국어라고 한다. 어유. 다 어려운 언어다. 역시 내 손안의 작은 번역기,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알프스 산악지대가 펼쳐져 있는 스위스. 스위스는 알프스 산악 지역에 소를 키운다. 청정한 알프스 산악지역을 노니는 소 젖에서 만들어낸 치즈, 스위스 대표 음식 중 하나란다. ‘스위스’ 먹거리하면 오로지 초콜릿만 떠올랐는데, 초콜릿을 누를 정도로 치즈가 유명할 줄이야! 스위스 대표 음식 역시 알프스 소 젖으로 만든 치즈 요리라고 한다. ‘라클렛’, ‘치즈 퐁뒤’가 스위스 치즈를 이용해 만든 스위스 전통 요리중 하나다. 이 외에도 인접 국가의 영향을 받은 뢰슈티(독일), 브라트부어스트(독일), 필레 드 페르쉐(프랑스) 등이 스위스 전통 음식 중 하나다.


하지만 역시 나에게 스위스 하면, 여전히 초콜릿! 너도 나도 다 아는 린트, 토블론 초콜릿이라던가, 네슬레!!! 역시 나에게 ‘스위스=초콜릿’이다. 언제 먹어도 사랑인 초콜릿 ♡ 거기다! 스위스는 5~9월에 상시 초콜릿 열차를 운행중이란다. 몽트뢰에서 출발해 치즈의 본고장인 그뤼에르를 거쳐 네슬레 까이에 초콜릿 박물관이 있는 브록까지 가는 ‘스위스 초콜릿 열차’. 아... 타보고 싶다.


스위스 여행 시 체크해야할 부분 하나 더! 바로 매 달마다 있는 축제다. 알고보면 스위스는 축제의 도시!

1월 열기구와 스키, 2월 설상 경마, 3월 루체른 카니발 등을 시작으로 매 달마다 여러 축제가 펼쳐진다. 이 중에서도 제일 보고 싶은 축제가 있다면 역시 10월에 열리는 옥토버페스트. 술은 못마시지만, 맥주 축제 특유의 분위기는 좋다. 일본에서 즐겼던 맥주 축제가, 나한테 꽤 좋은 추억을 남겨서 그런가?




스위스, 취리히

거리와 골목을 따라 누비는 보헤미안처럼 사람으로 북적이는 취리히 중앙역을 정신없이 빠져나와 반호프 거리에 이르면 언제나 작은 숨을 한꺼번에 몰았다 큰 숨으로 내뱉곤 했다. 털을 빳빳이 세운 고양이가 주인이 건네는 따뜻한 손길에 단잠을 청하게 되듯, 나에게 취리히는 그런 존재였다. 사인물과 광고판에 눈길을 주며 거리와 골목을 누비도라면 세련된 그들의 ‘타이포그래피’에 스르르 빠져들곤 했다. 이 도시에서 만큼은 더 이상 여행객으로 남기보다 그냥 머물고 있는 공기 그 자체이고 싶었다. p 075



놀랍게도 난 스위스의 수도가 당연히 ‘취리히’라고 생각했다. 스위스 대도시이기도 하고, 국제공항도 취리히에 있으니까. 하지만 수도가 ‘베른’이라니. 하하하. 책으로만 본 취리히지만, 취리히는 내가 생각하는 ‘스위스’와는 사뭇 다르다. 취리히는 약간 현대적인 도시같다고 할까? 그럼에도 여기는 스위스. 아무리 대도시에 현대적인 도시 같다고 해도, 유럽 특유의 역사성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한국과는 달리 오래된 건물들을 보존하는 유럽 특유의 문화성이 반영되었다고 해야하나.

취리히는 또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힐 정도로 삶의 질이 높기도 하다. 이는 단순히 높은 소득 수준 때문이라기보다 문화와 환경 그리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셀럽들이 이 도시를 즐겨 찾는 이유 중 하나가 도시를 마음대로 걸어 다닐 수 있어서라니. 자신의 프라이버시가 중요하듯 다른 사람 또한 존중해주는 스위스 취리히 시민들의 시민의식을 높게 사고 싶다. p 076



스위스, 루체른

나에게 루체른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고 정겨운 도시이다. 스위스의 중앙에 위치하고 융프라우 다음으로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유명 관광지 중 한 곳이기에 출장 중 자주 거치게 되었던 덕도 있었겠다. 평온해 보이는 루체른 호수와 ‘친구의 정’이라는 꽃말을 가진 제라늄이 흐드러지게 늘어뜨려진 나무다리 카펠교를 바라보게 된다면, 어떤 여행자라도 나와 같은 감정이 들게 될 것이다. 여행자들에게 루체른의 문턱은 낮지만, 한 번 발을 깊숙이 더디게 된다면 아기자기하고 로맨틱하기까지 한 루체른의 매력에 곧 취하게 될 것이다. p 169


예전에 예능 꽃할배에서 나왔던 ‘루체른’. 본지도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기억속에 콕 박혀있는 장소가 있으니, 바로 ‘카펠교’다.  루체른 호수 위, 14세기에 만들어진 나무다리. 그것만으로도 역사성이 있고 외견적으로도 충분히 멋진데, 그 다리를 꽃으로 장식했다. 이렇게 멋진 카펠교 옆에 있는 저수탑 ‘바서투름’은 또 어떠한가. 저수탑의 역사성도 있지만, 카펠교와 루체른 호수와 어울려진 그 모습은 루체른의 랜드마크란 바로 이거다! 라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야하나?

루체른만큼 스위스다운 곳이 또 있을까?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이루어진 깨끗한 도심의 모습과 시내 너머로 보이는 알프스의 명산들, 푸른 초원 그리고 도시를 둘러싼 아름다운 루체른 호수까지. 스위스다운 요소들로 가득한 곳이 바로 루체른이다. p 170


여행책 셀프트래블 시리즈는 구성도 알차고 정보도 많지만, 역시나 제일 큰 매력은 요 맵북!!!! 여행 다닐때 여행책 한권 들고다니는 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게 바로 이 맵북!!!! 정말 칭찬해, 셀프트래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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