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이름이 알려주는 것 - 학명, 보통명, 별명으로 내 방 식물들이 하는 말 edit(에디트)
정수진 지음 / 다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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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집에 꽃과 관련된 책들이 여러권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꽃말’에 관한 이야기 책이었다. 나를 잊지 말아달라는 물망초라던가, 자기를 너무 사랑하다가 결국 죽어 꽃이된 수선화(나르시스)라던가 이런 이야기. 그러니까 꽃 자체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단, 꽃에 얽힌 이야기에 대한 책들이었다. 그러니까 꽃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는 전무하고, 오로지 꽃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었달까? 그런 책들만 읽은 결과, 나는 꽃이름이나 꽃에 얽힌 이야기는 대충 알아도, 그 꽃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지, 종류는 얼마나 있는지 1도 모르는 꽃알못이 되었다, 흑흑. 뿐만이 아니다. 식물을 키우는 족족 시들게 해버리는 마이너스의 손이 되어버린것이다. 이미 내 손에서 시들어버린 식물들은 다시 살릴 수 없지만, 앞으로 내 손으로 키울 식물들은 죽일 수 없고! 


그리하야 읽게 된 책이 바로 「식물의 이름이 알려주는 것」.



 꽃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다면 꽃을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안되었을 거고, 꽃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만 있었다면 내 흥미를 끌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어느 쪽으로도 치우쳐있지 않았다. 꽃에 대한 이야기는 꽃알못의 흥미를 끌기에도 충분했고, 꽃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는 꽃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더할나위 없는 도움이 될 것같았다. 


식물에게도 공인된 이름이 있을까? 있다. 바로 ‘학명’이다. 사람으로 치면 본명, 진짜 이름인 셈이다. 학명 말고도 식물에게는 이명, 보통명, 유통명 등 여러이름이 있다. p 016


이 책은 꽃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갈 때, 꽃의 ‘이름’을 이용한다. 바로 그 이름에 모든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아! 여기서 말하는 꽃의 이름은 학명과  보통명에 초점은 둔다. 학명은 속명과 종명으로 만들어진, 전 세계 공통인 국제명명규약에 의거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보통명은 한 나라에서 어려운 학명을 대신해  간단하게 만들어진 이름이다. 즉 학명은 말 그대로 어려운 학술용어이고, 보통명은 우리가 흔히 부르는 이름이라는 것!


일단 꽃하나의 꽃이 이렇게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한번 놀랐다. 그리고 보통명의 유래에 두 번 놀랐다. 꽃의 생김새나 색깔로 인해 지어진게 53%, 향이나 냄새 맛, 소리같은 생리/생태적인 특성으로 지어진게 18%, 자생지나 도입국의 지명을 딴 것이 15%, 인간 생활과 관련된 것이 5%, 신화나 설화가 기원인 것이 5%, 사람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 4%라고 한다.


그러니까 꽃의 보통명 과반 이상이 생각보다 단순한 이유로 이름이 지어졌다는 이야기랄까, 하하. 어렸을 때 꽃말 이야기를 하도 읽어서, 당연히 신화나 전설에서 유래한 이름이 많은 줄 알았는데..!




알고보면 쓸데있는 꽃에 대한 잡학 지식!


1. 봄하면 떠오르는 튤립, 거대한 풍차가 돌아가는 네덜란드가 원산지인줄 알았던 튤립의 고향은 원래 터키-중앙아시아에 걸친 험준한 산악지대라고 한다. 지금처럼 네덜란드 꽃이라는 개념이 생긴 건 결국 중앙아시아에 식민지를 넓히던 유럽 그러니까 식민-제국시대의 산물이었던 거다. 거기다 튤립의 어원은 프랑스어로 ‘터번’이라고.


2. 장미는 기원전 3년 전부터 재배한 오래된 꽃이고, 우리가 아는 겹꽃으로 된 붉은 장미는 현대에 들어 개량된 관상용 장미였다. 거기다 장미의 종류는 정말 무궁무진한데, 해당화나 찔레꽃도 장미의 한 종류라고 한다. 아! 장미의 어원은 ‘붉은색’을 뜻하는 켈트족 고어라고.



3. 나르시즘으로 유명한 나르키소스의 이야기가 있는 수선화는, 실상 신화에서 파생되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한다(하 제일 충격). 심지어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나르키소스라는 이름은 정말 흔한 이름이었다고.


4. 장미의 변종이라고 생각했던, 장미과 중 하나라 생각했던 라넌큘러스는 미나리아재빗과였다. ‘-아재비’라는 건 ‘-와 닮았다’라는 뜻을 가진 접미어로, 라넌큘러스는 미나리를 닮은(!) 꽃이라는 것. 암만봐도 장미와 닮았는데? 알고보니 라넌큘러스 잎사귀가 미나리와 아주 흡사하게 생겼더랬다. 하하하하. 꽃의 종류가 꽃의 잎사귀 모양으로도 결정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거기다 라난큘러스라는 이름은 이쁜 꽃 모양과는 달리, 작은 개구리라는 뜻이라고.


5. 꽃이 피지않고 열매를 맺는다고 해서 없을 무(無), 꽃 화(花), 열매 과(果) 한자를 쓰는 무화과. 헌데 정말 소름돋게도, 무화과도 꽃이 핀다고 한다. 다만 우리 눈에는 그게 열매로 보일 뿐. 무화과 열매를 반으로 쪼갰을 때,  열매 안에 붉고 빽빽한 그것들이 씨앗이 아니라 바로 꽃이었다는 사실!! 무화과의 흔적이 기원전 9200년전 유적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보다, 열매라고 생각한 것이 꽃이라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와. 이건 꼭 우리가 먹던 브로콜리가 그냥 풀이 아니라, 알고보면 수십, 수백개의 꽃송이라고 한 것과 거의 비슷한 충격이다. 


6. 우리나라 국화, 무궁화! 하지만 무궁화는 우리나라에 국한된 꽃이 아니라, 생각보다 글로벌한 꽃이었다. 무궁화의 학명은 ‘히비스커스 시리아쿠스’. 한때 꽃차로도 유명했던 히비스커스, 무궁화가 이 히비스커스의 한 종류였다. 거기다 뒤에 붙은 시리아쿠스. 그러니까 무궁화라는 꽃은 시리아에서 온 히비스커스였다. 근데 여기서 또 반전하나. 이 무궁화는 시리아에서 시작한 꽃이 아니라, 중국 남동부가 원산지지만 채취를 시리아의 정원에서 했기 때문이라고. 허허, 이거참. 꽃의 이름에 반전이 몇개인가! 더 놀라운건 지금도 무궁화묘목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ㅠㅠ.



7. 길가, 아파트 주변 그 어디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노오란 민들레. 알고보니 이 민들레는 서양민들레라고 한다. 서양민들레는 공해에도 아주 강해서 오염된 곳이어도 어디든 쉽게 핀다는 것. 반면 동양민들레는 공해에 약해서 오렴된 곳에서는 살 수가 없다. 그러니까 동양민들레를 보고 싶으면, 공해가 없는, 깨끗한 도시여야 하는데. 자동차 매연은 기본이고, 미세먼지에, 몰래몰래 오수를 버리는 도시에서는 하. 그럼 평생 동양민들레를 못보는건가? 그건 아니다. 깨끗한 산으로 가면된다. 나 역시 파주 장릉과 황희정승묘에서 동양민들레를 보았으니까! 



8. 내가 정말정말 좋아하는 자귀꽃. 어렸을 때 친구집 앞에 심어있는 자귀꽃을 처음 본 이후로 완전 반했다. 그 꽃이 꼭 부채춤에서 사용하는 부채같다고나 할까? 오죽하면 별명이 Pink Silk Tree​(분홍비단나무)다. 초록초록한 무성한 입사귀 위로, 조그만 분홍부채가 여기저기 피어있는 모습은 정말 한번 보면 잊지 못한다. 심지어 그 색감도 너무 이뻐서, 한번 보면 계속 보게되는? 하지만 생각보다 자귀꽃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많지가 않아서 슬프다. 자귀나무는 그늘지지않고 양지바른곳에서는 잘 자란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길가에서 잘 보이는 꽃나무는 태반이 벚꽃나무다. 조금 아니면 이팝나무나 아까시나무? 거의 딱 이정도 같다. 특히 벚나무는 많아도 너무 많다. 난 자귀나무도 많이 심었으면 좋겠는데 ㅠㅠ.


적어도 이 책 속에서 나오는 꽃을 키운다면, 이번에는 멋드러지게 키울 자신감이! 근데 뭐랄까, 이 책에서 말하지 않는 원예용 꽃을 찾는게 더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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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전쟁 - 외식업 고수가 알려주는 골목에서 살아남는 법
조현기 지음 / 스마트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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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여러 교수님들 만큼이나 좋아하는, 비연예인 백주부(백종원). 백주부가 나오는 방송이라면 거의 다 챙겨보는 편이지만, 유독 보지 않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그게 바로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다. 진짜 정말 백주부를 너무 좋아해서 제주도에 더본호텔까지 예약하는 나지만, 정말  『백종원의 골목식당』만큼은 쉽사리 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분명 골목식당이 처음 방송할 때는 참 재밌었는데 말이다. 그 재미있던 방송을 안보게 된 이유는, 아마도 방송의 주인공격인 여러 골목식당의 사장님들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 방송의 요지는 분명 잘 안되는 골목식당들을 찾아다니며, 해결방안을 마련하여 골목식당의 재기를 돕는거였다. 방송 초반에는 분명 잘되었으면 좋겠는 골목식당 사장님들도 많이 나왔다. 근데 이게 참, 가면 갈 수록 ‘왜’ 안되는지 눈에 뻔히 보이는 골목식당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저러니까 망하지!’라고 생각하게되고, ‘내가 식당을 차려도 저거보단 낫겠다!’싶고. 결국 방송을 보는내내 부정적인 감정들만 쌓이다보니, 저 방송만큼은 손절하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오늘 이 포스팅의 주인공인 『골목식당전쟁』이라는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만 쌓이게 했던 골목식당 사장님들은 이 책에서 말하는 대표적인 초보창업자, 그것도 경험은 전무한, 하지만 안좋은 관성은 버리지 못하고, 누군가 밥을 떠먹여주었으면 하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만약 사전에 많은 공부를 하고, 두 발로 뛰어다니며 동종업계의 현황을 파악하고, 동종업계에서 하다못해 아르바이트라도 했던 사람들이라면, 안좋은 상황이 오기전에, 아니 창업 초기부터 슬기롭게 대처하지 않았을까한다.



분명 아이템은 중요하고 아이템만 잘 선택해서 운이 따르면 잠시 성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차업은 잠깐 하고 그만두는 것이 아니기에 근본적으로 본인과 맞아야한다. 사업이 잘되지 않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히 경기가 좋지 않아서, 이 동네와 메뉴가 맞지 않아서, 고객이 까다로워서, 위치가 좋지 않아서 등 온갖 이유를 외부에서 찾는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당신과 맞지 않기에 하기 싫은 것이고, 그래서 장사가 잘되지 않는 것일수도 있다. p.020



성공한 매장을 인수해 시작하면 무조건 잘될 거라는 생각은 그야말로 착각이다. p.023



창업을 준비한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아이템을 최소한 1년 이상 지켜보고 결정해야 한다. p.028



초보창업자들의 제일 고질적인 문제중 하나가 바로 이게 아닐까. 바로 인기있는 아이템. 그저 시류에 편승해서, 인기하나만을 믿고 아무생각없이 그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을 하는 것. 혹은 그 아이템으로 성공한 매장을 인수하는 것. 그야말로 최악의 한 수다. 



인기있는 아이템이라면 이미 너도나도 사돈의 팔촌까지 곳곳에서 매장을 낸 다음이다. 내가 그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려고 했을때는 이미 늦었다는 이야기랄까? 물론 예외는 있다. 인기있는 아이템으로 뒤늦게 창업해도 성공할 사람들은 성공한다. 인기아이템으로 창업을 해서 실패하는 사람과, 성공하는 사람들의 차이는 바로 이거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해당 아이템을 1년 이상 지켜보고, 그 아이템이 있는 가게에서 직원으로 근무를 해본 사람들. 그야말로 현장을 뛰면서 경험을 쌓고, 노하우를 쌓은 사람들이다. 실패하는 사람들은 두말하면 입아프다. 그 아이템에 대한 제대로된 지식도 없고, 현장경험도 없고, 그저 ‘인기’하나에 편승하여 그저 뛰어들었다는 것.



‘인기’하나로 창업에 성공할 수있다면,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올 가게는 하나도 없을 것이다.



창업 아이템을 선정하거나 점포를 계약하기 전에 먼저 창업과 관련된 기본 지식, 예를 들어 상권의 개념 및 상권 분석 방법, 시장 조사 방법, 핵심 타깃 분석등을 습득하고,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냉정하게 평가하는 시간을 가진 후에 창업의 목적 및 방향을 명확하게 잡아 아이템을 선정하고 점포를 계약해야 한다. p.031



왜 초보 창업자의 실패율은 줄지 않을까? 오히려 본사에서는 초보자가 질문하면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 하는데 말이다. 그것은 스스로 하려 하지 않고 무조건 믿고 의지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은 없고, 그저 편하게 흉내만 내기 때문이다. p.047



저자는 끊임없이 강조한다. 어떤 아이템을 선점하든, 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제대로 ‘알고’ 시작하라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해당 아이템 조사는 물론이고, 내 가게가 위치할 상권 분석, 내 아이템이 그 상권에서 공략할 만한 핵심타깃이 있는지 등을 말이다. 제대로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고, 무턱대고 창업을 하거나, 무턱대고 창업관련 관계자들을 만나면 아래와 같은 험한꼴을 당하기 쉽상이다.



창업과정에서는 누구도 쉽게 믿으면 안 되며, 스스로 판단력을 갖고 추진해나가야 한다. 그렇지않으면 바보처럼 당할 수 밖에 없다. p.039



무지의 끝은 섣부른 판단,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지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더 함정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p.064



외식업 창업 컨설팅업계에는 유독 전문가들이 많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음식점을 해보지도 않고 눈으로만 보고 귀로만 들은 것이 전부인 전문가도 있고 메뉴 경력자, 점포 거래 경력자, 영업 경력자처럼 한 분야만 경험한 것이 전부인 전문가도 있다. p.136 



초보 창업자가 이들에게 속지 않는 방법은 외식업 창업과 관련된 기본을 배우고 습득하는 것뿐이다. 가짜 전문가들은 지식과 경험이 깊지 않기에, 내가 기본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상담하면 깊이 있는 답변보다는 쓸데없는 말들만 한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고 쉽게 당하지 않을 수 있다. p.140



창업 컨설팅을 받기위해 컨설턴트를 만난다고 해보자. 그런경우 분명 갑은 나이고, 을은 컨설턴드다. 하지만 창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내가 갑임에도 불구하고 을인 창업 컨설턴트의 지시대로 끌려간다. 왜? 모르니까. 컨설턴트들은 ‘나’로 하여금 창업을 하게 하여, 수수료를 취득하면 그만이다. 그들은 내가 창업했다가 실패를 하더라도 A/S를 해주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고객인 나를 상대로, 컨설턴트라는 서비스를 주는 것 뿐이다. 



점포를 내기위해 부동산계약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부동산업자는 건물주인과 나의 계약을 성사시켜서 수수료를 받으면 그만이다. 내가 매입한 가게가  A라는 아이템에 딱 좋은 자리인지 아닌지 관심없다. 그저 침이 마를 정도로 좋은 가게라고 칭찬을 늘어놓을 뿐이다. 



물론 정말 온 힘을 다해 도와주는 컨설턴트나, 내 가게를 위해 발로 뛰는 부동산업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이 사람이 정말 나를 위해 컨설팅을 해주는지, 아니면 그저 호구잡은건지 가려내기 위해서라도 공부를 해야한다. 그 아이템에 대한 공부를 해야하고, 상권공부를 해야하고, 이 가게가 내 아이템과 맞는지를 공부해야한다. 그러니까, 두 발로 현장을 뛰어다니라는 이야기다.



예비 초보 창업자들은 하나같이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맹목적인 열정의 함정에 깊이 빠져 있다고도 볼 수있다. 그런데 그런 열정을 갖기 이전에, 나만의 뚜렷한 목표와 가치관이 있어야 한다. 그런 목표가 있어야만 숱한 풍파에도 견뎌낼 수 있고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 p.153 



대부분의 외식업 창업 초보자는 창업을 준비하면서 외식업 관련 교육을 받는 것에만 집중하지, 자기 자신을 체크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러나 그런 습관과 관성으로 외식업을 시작하면 좋은 아이템과 점포를 가지고 유리한 조건으로 시작해도 사람 문제로 힘이 들어 오래가지 못한다. p.192



정말 창업을 위해 두 발로 뛰고, 갖은 노력을 다하여 창업을 했다고 치자. 여기서 또 맹점이 있다. 내가 왜 창업을 했는지 뚜렷한 목적과 목표가 없다면, 이것도 실패하는 지름길이 된다. 뚜렷한 목적과 목표가 있다면, 갑작스런 상황을 마주해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실패한다. 그렇다고 이 목표를 크게 잡으라는게 아니다. 정말 현실적인 목표를, 내가 조금만 하면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잡으라는 거다. 그래서 목표를 달성하면, 그 다음 목표를 수립하고 그렇게 나 스스로를 다잡아야만 한다.



또 한가지, 책에서 말하듯 안좋은 습관과 관성을 고치지 않으면 역시나 실패한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20대 젊은이들보다는, 은퇴한 사람들이 많다. 3040 중년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이 직장이든 뭐든 어떻나 조직에 몸을 담고 있었을 확율이 높다. 직장에서 일하던 습관이 고스란히 몸에 벤채, 그대로 창업을 한다면 그게 얼마나 갈까? 



직장을 다녔을 때의 나는 어떤 가게를 가던지간에 갑이었다. 직장에서의 위치도 연차가 쌓이면 쌓일수록 높은 위치로 갈 확율이 높기 때문에, 역시나 어느정도 갑의 위치에 서게된다. 이렇게 ‘갑’의 위치에 있던 사람이, ‘갑’의 습관에 길들여진 사람이 창업을 해서 ‘을’의 위치에 설 수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꼭 자기자신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만 한다. 내가 기존에 어떤 생활을 했는지, 타인에게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말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알려주는, 창업에 있어서 피가되고 살이되는 팁을 옮겨본다.


★프랜차이즈 선택 시 반드시 체크할 10가지 포인트☆


1. 정보공개서는 꼭 확인해야 한다.


2. 본사의 규모와 업력은 눈으로 확인하자.


3. 검증되고 경쟁력이 있는 브랜드인가?


4.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가?


5. 경험에 의한 매뉴얼이 구축되어 있는가?


6. 가맹점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는가?


7.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하여 시장에 대응할 능력이 있는가?


8. 체계적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가?


9. 마케팅 능력은 있는가?


10. 가맹점과 소통하고 있는가?


☆인테리어 공사 전에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것들★


1. 건물 용도부터 챙겨야한다. (제1종 근린생활시설, 제2종 근린생활시설/용도변경시 생각치 못한 금액과 기간이...)


2. 오래된 건물은 전기용량을 꼭 체크하자.


3. 외식업은 가스사용량도 중요하다.


4. 수도관 체크 안 하면 큰일난다.


5. 아이템에 따라 정화조용량도 다르다.


6. 조명의 위치는 시간대별, 좌석 재배치까지 고려해야한다.


7. 콘센트의 위치도 잘 잡아야 돈 덜든다.


8. 상가에 불법 건축이 없는지 반드시 체크한다.


9. 계약 전 누수 체크 잘못하면 낭패본다.


10. 환기, 배기관이 잘못되면 골치 아프다.


11. 창고 공간이 있는지 체크한다.


12. 직원 휴게공간도 고려해야한다.


13. 비상구를 체크하고 계약하자.


14. 소방 관련 사항은 대행업체가 효율적이다.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꼭 이 책 한번만 읽고, 내가 창업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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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참으로 어렵다고 느꼈었다. 그냥 막연하게 그랬다. 그림은 돈 있고 많이 배운 사람이 향유하는 작품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가, 박물관은 자주 가도, 미술관에 가본 적은 손에 꼽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런 고전 미술에 대한 입문서가 나오고, 관련 방송들도 나왔다. 덕분에 난 옛날의 나와 달리, 고전 미술과 나름대로 친숙해졌고, 지금은 몇몇 그림은 어떤 화가가 그렸는지까지 맞추는 경지에 이르렀다. 이게 바로 대중매체의 힘인가 싶기도 하고(그럼에도 현대 미술은 아직 친해지기 어려운, 정말 범접하기 어렵다). 나처럼 막연하게 고전 미술이 어렵다고 느낀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이 엄청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고전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작품 앞에서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하도록 내버려두라고 권하고 싶다. 작품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잘못 반응하거나 제대로 감상하지 못할까 봐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작품을 꼼꼼히 살피면서 평가하는 일은 그다음에 해도 된다. 눈과 몸이 먼저 반응하고, 그다음에 머리가 따라가도록 해보자. 등을 곧게 펴고 가슴은 앞으로 내미는 바른 자세를 취하라는 말은 아니고, 몸의 반응에 조금 더 집중하면서 적극적으로 작품을 보라는 뜻이다.

내가 경험으로 찾아낸 가장 간단항 방법은 작품 앞에서 세 번 심호흡하기다. 작품 앞에서 몇 번 길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어보라. 뭔가 명상을 하는 과정 같아 보이지만 사실 예술작품 감상에 가장 적합한 태도이기도 하다. 이 책은 가능한 천천히 작품을 감상하라고 권하지만, 때로는 가차 없이 판단하면서 재빠르게 보는 훈련도 필요하다. - P19

고전 작품은 기본적으로 인물이나 형상을 묘사하기 때문에 현대 미술보다 사람들에게 더 쉽게 다가온다. 아름다운 얼굴이나 느긋하게 움직이는 인물을 보면서 그 그림에 공감할 수도 있따. 반대로 못생기고 지저분하고, 갈등하고 고통받으면서 어려움을 겪는 인물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작품과 관계를 맺기까지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 P23

하지만 작가 이름을 무턱대고 맹신해도 괜찮을까? 위대한 화가가 그렸다고 알려졌떤 작품이 기술이나 연구 방법의 발달로 수 백년이 지난 뒤에 사실은 다른 작가의 작품으로 밝혀지기도 한다. 작가가 잘못 알려진 작품은 아직도 많이 존재하고 있다. 이제 까지 빋어 의심치 않았떤 작품이 명성이나 진품 여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이다. - P26

감상은 ‘유레카’의 순간처럼 갑자기 이해되는 것이 아니다. 훑어보고, 샅샅이 살펴보고, 골똘히 바라보아야 이해된다. 하지만 몇 단계를 거쳐 이해하고 나면 그 작품의 의미나 다른 점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 P31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하는 일처럼 작품을 다시 보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처음 볼 때 놓친 게 무엇일까?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는가, 처음 추측하니 옳은가? 우리 모두는 사물 또는 사람의 겉만 보고 판단하기 쉽다. 다시 보기는 우리가 제대로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 P35

이제 작품을 잘 살펴보고 내 마음에 저장할지 말지 결정해야 할 때다. 예술작품을 보는 눈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아름답게 보이는 작품이 다른 사람에게는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없으니 정답이 없다는 뜻이다. - P42

‘리듬’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미 음악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배치, 화음(조화), 음조(색조), 음의 높낮이 등 음악 작품의 특징은 그림을 감상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이기도 하다. 음악 작품마다 어떻게 연주할 지 알려주는 기호가 있다. 회하에서는 이런 기호가 그림을 반짝이게 하고, 물결치게 하고, 살아 움직이게끔 만든다. - P47

비유 단계는 여러 나라 문화, 고전 문학이나 민담 등 그림 속에 담긴 풍부한 내용을 해석하는 게 아니라, 그 그림 밑에 숨어 있는 상징, 의미, 징후를 읽어내는 것이다. 사람, 물건이나 사상을 다른 형태로 바꾸어서 은유한느 작가들의 전형적인 기법을 ‘알레고리’라고 부른다. - P50

리듬이 그림의 음색, 흥얼거림이나 전체적인 흐름이라면 구도는 그림의 짜임새, 뼈대, 토대, 구성 요소다. 기하학적인 선, 형태와 구획 혹은 지평선, 수평선, 소실점이 구도가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요소가 우리의 시선을 좌지우지한다. 그저 오래 바라보는 건 감상이 아니다. 화가의 구성 의도를 파악하는 일도 굉장히 중요하다. - P55

분위기는 작품을 바로 앞에서 실제로 보았을 때 가장 잘 알수 있는 전체적인 느낌, 여운을 뜻한다. 광택이 나는 책에 실린 사진 혹은 고화질 사진이나 화면으로 작품을 보는 게 맨눈으로 직접보기보다 더 또렷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전 미술을 물리적으로 가까이에서 볼 때의 느낌과는 비교할 수 없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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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조선에 뿌리박힌 사상이다. 유교를 학문으로 공부하는 유학, 모든 양반이라면 태어나, 글자를 깨우치는 시기에 유교경전을 하나 둘 읽으며 그에 세뇌된다. 공자와 맹자가 말했던 유교라는 게, 주자학으로 변질되고, 그 마저도 조선에서 또 변질되었다. 유교를 수 많은 차별과 멸시의 명분으로 삼았다. 그 중 제일가는 차별은 바로 신분제 차별, 남녀 차별 그리고 새로운 문물에 대한 차별이다.



글자깨나 읽고, 유학을 공부한다는 자들은 정작 중요한 사실에는 눈 감았다. 그들은 조상의 묫자리가 중요했고, 죽은 자의 시를 외우는데 급급했으며, 한자에 점이 몇개 찍혀있는지에 대한 토론에 열을 올렸고, 자신들이 만든 신분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 열을 올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게을렀다. 양반들에게 노동은 상놈들이나 하는 행위였으며, 본인들은 오로지 공맹을 외는 게 도리라 생각했다. 이게 바로 조선 말, 유학자의 모습이다.



코페르니쿠스가 천동설을 말한지 오백여 년이 지났것만, 조선은 오백년 전이나 후나 다를게 없었다. 오백년이 지났지만 조선의 양반네들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않았고, 유학을 제외한 모든 학문을 천시하며 역모죄로 몰아넣었다. 그들이 계속 유학을 고집하며 나라의 문을 꽁꽁닫은 댓가는 참으로 참혹했다. 그들이 끈임없이 유지하려 했던 신분제, 본인들만 향유하려 했던 문자, 중국에만 사대하는 유교, 이 모든 게 어우러져 조선은 지식적으로도, 자본적으로도 하향평준화가 된 것이다.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공자께서는 Anja(원문표현; 안자)에게 극도로 청빈한 삶을 살 것을 명하셨는데, 청빈한 삶 속에 도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이었다. 공부를 많이 한 조선 사람들은,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어떠한 동요나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반면, 어떤 한자를 쓸 때 점을 두 개 찍는 게 맞는지, 네 개 찍는 게 맞는지 하는 문제는 너무나 중요해서 모든 이들의 관심을 단번에 집중시켰는데, 이놈의 글자 모양이 뭔지 원래 논의하던 주제나 글자가 지닌 뜻은 완전히 잊히기 십상이었다. - P31

갑자기 모퉁이에서 멋을 부린 퉁퉁한 두 양반과 마주친 것은 모든 조선 사람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나를 뒤덮고 있던 때였다. 그들은 나를 아주 얕잡아 보면서 ‘너 같은 짐승이 사는 우리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를, 또 ‘내가 어디로 기어가고 있는 중인지’를 물었다. 순간 혈압이 올랐고, 나를 이렇게 불러 세운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그들은 내가 이렇게 대응하는 것이 신나는지 새로운 놀림감이 생겼다고 좋아하는 것 같았다. - P148

우리가 대답하자 그는 놀란 눈빛을 보내며 "여기에서 보면 어느 쪽에 나리들의 나라가 있나요?"하고 되물었다. 우리가 지구 중심을 가리키자 원님은 아주 큰 충격에 빠졌고 혹시 우리가 땅속에 사느냐고 물었다. 우리는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곳은 지구 반대편 쪽이라고 설명했는데, 이것은 그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완전히 넘어버리는 것이었다. 결국 그는 급히 주제를 바꿔 안전하게 배웅해줄 테니 얼른 마을을 떠나라고 했다. - P180

서양에서는 한 사람 앞에 펼쳐질 삶을 대비하고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교육의 목적으로 삼지만 조선사람들에겐 이러한 생각이 없었다. 그들은 현재에 눈 감고 과거만 바라보고 살도록, 한 사람의 정신을 개조하거나 압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우리는 발전을 생각하지만, 그들은 통제를 생각한다. 서양의 학생은 다양한 학업 성취화 새로 알게된 갖가지 것에 기쁨을 느끼지만, 조선 사람들은 무엇을 배워 안다는 것보다 단지 한자를 읽고 쓰는 것에서만 성취를 느꼈다. - P230

관찰사 양편으로는 부하들이 쭉 늘어서 있었다. 관찰사는 질문을 한두 개 던졌는데 내가 기억하기로는 이런 것이었다. 우리나라에 애꾸눈 부족이 살고 있느냐? 아니면 모든 사람에게 눈이 두 개씩 달려있느냐? 서양 사람들은 이빨을 아무 때나 뽑았다가 다시 집어넣었다가 할 수 있다는데 과연 사실이냐? 이 외에도 인종학적, 과학적 질문이 이어진 후 면담은 끝이 났다. - P220

어떠한 것이든 예를 공고히 하는 것에 방해가 되는 것은 피해야 했고, 이러한 이유로 양반은 그 누구도 육체노동을 하지 않았다. 사실상 어떤 종류의 노동도 하지 않았는데, 양반의 삶은 상놈의 일을 지휘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상놈들은 모든 명령에 복종했다. - P237

이렇게 부르는 게 정당한지 부당한지는 몰라도 ‘나라의 병폐’라고 일컬어지는 서울의 지체 높으신 양반들은 이미 이런 외국 바람에 깊이 빠져 돈을 흥청망청 써대고 있었고, 세금을 내는 상민들은 입 쓴 비판을 쏟아냈다. (중략) 나라의 제조, 유통산업의 몰락과 더불어 발생한 최근의 이런 사치행각들은 조선 사람들을 역사에 길이 남을 절망적인 지점까지 몰아넣고 있었다. -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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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일은 조선의 방방곡곡을 다니며 수많은 조선의 모습을 보았다. 그의 눈에 비친 조선은 참으로 불합리했다. 그럼에도 그는 조선을 이해하고, 사랑했다. 특히 게일은 사랑한 조선의 모습은 다름아닌, 조선에서 찬하다고 칭해지는 ‘상놈’의 일상이었다.


게일에게 조선의 상놈은 신비한 존재였다. 그리고 놀라운 존재였다. 그저 평온해보이다가도, 길거리에서 싸움을 하는 상놈을 보면 한 사람이 화가 저렇게 크게 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싸움이 끝나자 다시 평온하게 돌아오는 모습에 다시 한번 놀랐다. 무엇보다 상놈은 아무것도 안하는, 게으른 양반과는 달리 땀방울을 흘리며 노동을 하고 하루하루를 열씸히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양반에 비하면 배운게 없는 상놈이지만, 그들은 그들만의 규칙이 있었고 그 규칙안에서 움직였으며, 자신이 모시는 주인에 대해 신의를 지켰다.


게일에겐 이렇게 여러 얼굴을 가진 상놈이 신기하면서도 놀라웠고, 존경스러웠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게으름 피우는 양반과는 달리 그들이 없으면 조선은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야말로 상놈은 제일 대단한 존재라 생각했다.

지금까지 조선 사람들의 삶과 성격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글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 독특하고 예스러운 민족과 약 9년간의 친밀한 교제 후에 나는 이들에 대한 단상을 여기에 모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이들이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를, 그리고 우리 앵글로색슨족이 등장하기 전까지 오랜기간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이야기들이 우리를 조선이라는 왕국에 사는 형제자매들에 대한 더 깊은 이해로 인도할 수 있기를!

조선에 사는 외국인에게 상놈들보다 더 흥미로운 존재가 또 있을까? 그들만이 오랜 기간 유교 문화가 지워버린 한민족 고유의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조선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유학을 배우기 시작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고유의 특성을 잃고 매우 인위적으로 변해갔다. 이들은 그러한 스스로를 극복하려고도, 또 새롭게 바꾸려고도 하지 않는 고대의 유령같았다. 하지만 상놈들은 그러한 속박에서 자유로웠고, 어떤 면에서는 이 땅,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가진 가장 흥미로운 특징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 P66

조선에는 짐수레같이 바퀴 달린 운송 수단이 전혀 없었다. 게다가 가축조차 짐을 지고 갈 수 없는 길이 많아서 결국 나라의 모든 힘쓰는 일은 상놈의 두 어깨가 담당했다. - P76

조선에서 오랜 시간 고생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인내심을 기를 수 있는데, 이왕이면 빨리 인내심을 기르는 편이 확실히 자신에게 좋다. 조선에서 여행을 하면서 행복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조선 사람들에게 시간을 주는 것이다. 그들이 그들 방식대로 인생을 살아가도록 내버려둬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재촉하고 닦달해봤자 아무런 변화 없이 느린 그대로일 것이며, 그들이 당신을 덜 사랑하게 할 뿐이다. 정말 신기한 것은 이렇게까지 느려터진 나라가 빨리 하라는 의미의 말은 엄청많다는 것이다. Ossa, quippe, ullin, soki, balli, patpi, chiksi, chankam, soupki, nalli, nankum(원문표현; 어서, 급해, 얼른, 속히, 빨리, 바삐, 즉시, 잠깐, 쉽게, 날래, 냉큼)등은 우리가 매일 듣고 말하는 수 많은 말들 중 일부일 뿐이었다. - P102

조선의 옷가지들 중 가장 황당한 것은 바로 바지였는데, 입고 있을 때는 뭐 그렇게까지 놀랍지는 않았다. 하지만 빨아 넣어놓은 그 바지의 라인을 보고 있노라면 그 거대함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조선 사람들이 입는 이 평범한 바지의 폭이 어느 정도인고 하니 극동 지방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불상을 덮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 속옷으로 입혀도 될 정도였다. - P171

연날리기는 조선사람들이 특히 뛰어나게 잘하는 놀이인데, 새해 무렵 서울의 위쪽 하늘에서 떼를 이뤄 경쾌하게 춤을 추거나, 신기할 정도로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연들로 생기가 넘쳤다. 이들의 연은 날개나 꼬리 없이 네모난 조그마한 것이었는데, 날아가는 모양을 보면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졌다. - P210

저녁이 되면 조선 사람들은 Angwangi(원문표현; 야광귀)라고 부르는 산타클로스를 막기 위해 문단속을 철저히 했다. 양광이는 저 하늘 위에 살면서 새해 선물을 가져간다는 늙은이다. 동방의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조선 사람들은 신발을 문 밖에 벗어두는데, 새해로 넘어가는 그믐날 밤 양광이가 내려와 자기가 다녀간다는 기념으로 신발을 신고 가버린다는 것이었다.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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