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법한 연애소설 - 당신이 반드시 공감할 이야기
조윤성 지음 / 상상앤미디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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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독서 편식을 없애려고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 손이 안가는 장르가 있으니 연애소설. 그도 그럴것이 연애소설류는 그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면서 느끼는 내 감정들이 꽤 부정적인 감정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미스테리, 추리, 호러소설은 읽으면서 느끼는 대부분의 감정이 긴장감, 스릴에 국한된다. 현실에서는 생각보다 느끼기 어려운 감정들이다보니 오히려 그 감정들이 신기하고 놀라울정도다. 하지만 연애소설은 아니다. 현실에서도 충분히 느낄수 있는 감정들이다. 그런 감정들이 설렘, 두근거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라면 참 좋겠지만, 아닌 경우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오늘날의 연애를 담아내는 가장 ‘요즘스러운’ 현상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용인되는, 이전에는 없던 개념들.


원나잇 스탠드, 섹스 파트너, 어장 관리, 불륜과 같은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많이 이야기하게 되니까 그 개념에 이름이 필요했겠구나 싶습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일이라면 그저 “남자(혹은 여자) 여러명 만나는 걔 있잖아” 라고 하면 될 일이지, 굳이 어장 관리라는 단어를 만들어 함축시킬 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 실상을 파고들어 적나라하게 풀어놓고 싶었습니다. p 269(에필로그)



이 책의 주인공 수아는 남들 보기에는 한 회사에서 팀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는 어엿한 커리어 우먼이다. 수아의 시선으로, 수아의 연애를, 정확히는 오늘날의 연애를 담담히 그려낸다. 문제는 요즘 세대의 오늘날의 연애가, 내 머리속으로는 공감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랄까. 그런데 또 이 소설이 브런치에서 170만 뷰에 달하는 인기 연애소설이었다고 하니, 하하. 나도 분명 나이로는 요즘 세대가 맞는 것 같은데, 이상도 하다. 덕분에 내 머리속은 그저 꼰대인 것인지 다시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말한 원나잇 스탠드, 섹스 파트너, 어장관리, 불륜 등. 이 모든 일을 주인공인 수아가 겪는다. 결혼까지 이야기한 오래만난 남자친구는 바람을 폈고, 그렇게 헤어졌다. 이 때까지만해도 그저 똥차를 만난 수아가 안타까웠다. 똥차가 떠났으니 볼보급(요새 볼보에 완전 꽂힘, 안전성100%) 외제차가 오는 일만 남은 줄 알았는데, 수아에게는 계속 똥차들만 나타난다. 문제는 수아 스스로도 그 똥차들을 끌여들였다는 사실이랄까. 사람보는 눈이 없다고 하기에는, 수아는 회사에서도 인정받는 여성이다. 문제는 딱 거기까지. 수아는 몸만큰 어른아이였다. 그날 그날의 분위기에 휩쓸리고, 충동적인 선택을 하는 수아를 보면서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어른아이의 연애가 얼마나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것인지 조금은 경각심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집으로 들어와 샤워를 마치고 충전기에 꽂아두었던 핸드폰을 집었다. 음악을 틀고 침대에 걸터앉아 노곤하게 일주일을 돌이켰다. 그 사이 몇 번의 거절을 해왔나. 사진을 찍는다던 그 남자, 건우를 닮은 소개팅남. 서로의 패를 반쯤 가려둔 채 사랑을 두고 눈치 싸움을 하는듯한 관계가 지겨웠다. 앞뒤 가리지 않고 물에 빠지듯 그 사람에게 빠져 내 모든 삶이 그를 기준으로 웃다가 울다가 하는 짙은 사랑이 하고 싶었다. p 156



그럼에도 다시한번 무시하지 못할 부분은, 브런치 인기 연애소설이라는 점이다. 다들 저렇게 말하는 수아와 같은 사랑을 꿈꿔온다는 이야기일까? 연애에서 내가 사라지고, 상대방이 기준이 되는 연애를 하고 싶은걸까? 정말 앞뒤 가리지 않는 그런 사랑을 원하는걸까? 아니면 이런게 정말 오늘날의 보통 연애인걸까. 확실한 사실은 이 연애소설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열광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내 눈에는 그저 오늘날 우리 사회에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어른들이 많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 같아서, 이상하게 조금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나.. 꼰대인가, 하하.




그래도 소설 막바지 수아에게도 볼보급(내 기준 최고) 외제차가 나타난다. 만날 때마다 항상 “밥 먹었어?”, “오늘 하루 어땠어?” 라고, 수아의 하루를 물어봐주는 남자 종욱. 적어도 내가 볼땐, 수아에게 종욱을 붙이기엔 종욱이 너무너무 안타까울 정도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수아도 지금까지 겪어온 일들로 나름대로 교훈을 얻고, 변화한다면 괜찮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도 좋은 사람 옆에 있으면, 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거니까. 하지만 수아는 그럼에도 본인 스스로 충동적인 선택을 했다. 종욱에게 상처를 준 것이다. 앞선 여러 차례 연애로 수아는 많은 상처를 받았는데, 본인이 받은 그 상처를, 종욱에게 주고 만 것이다. 나는 정말 이런게 오늘날의 연애라면,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연애라면, 심지어 상처를 줄 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럼에도 상처를 주는 연애라면 차라리 다들 연애를 안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본인 스스로도 본인의 감정 조절을 못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연애를 한다면, 상대방만 상처줄게 뻔할테니.



다리에 힘이 빠진 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터져 나오는 눈물을 어린애처럼 쏟았다. 저지른 과거의 내가 미웟고, 상처를 준 주제에 다시 나타난 이기심이 죽도록 싫었다. 이번에는 정말 잘 사랑하고 싶었는데, 잠깐의 호기심을 이기지 못헀던 자제력 없는 철부지에게 사랑은 욕심이었는지 모른다.  p 260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읽은 뒤, 나는 항상 내 옆을 지켜주는 우리 신랑에게 한없이 고마움을 느꼈다. 연애시작부터 지금까지 만나온 햇수를 따지만 만 12년 하고도 반년이 더 지난 우리. 싸움이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항상 옆에 있다. 나에게 우리 신랑은 연인이면서, 가장 친한 친구이고, 항상 내 옆을 지켜주는 가족이다. 어딜가든 같이 가야하고, 뭘 먹든 같이 먹어야 하고, 곁에 없으면 심심해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기 싫은.



우리는 그렇게 12년 이란 세월을 만나왔는데, 그래서 나에게 연애란 이런 것이었는데. 심지어 내 주변에 있는 여러 커플들, 부부들도 우리와 별다르지 않았는데. 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오늘날의 연애를 보니 공감이 안되고, 이해가 안 될 수밖에. 그런데 이런게 정말 오늘날의 연애라면, 나는 오늘날의 연애를 이해하지 않으려 한다. 이런 모습이 정말 오늘날의 연애라면 너무 삭막하고, 각박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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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흔들리는 중입니다 - 산책길 들풀의 위로
이재영 지음 / 흐름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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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란, 어린날 나에게는 그저 부모님의 나이였다. 분명 그랬었다. 하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기에, 우리 부모님은 마흔을 지났고, 나는 삼십대에 들어섰다. 이제 마흔이란, 다가올 내 미래가 되었다.




내 이십대는 생각보다 안정적이었다. 사회초년생때 남들에게 말해도 우쭐할 만한 직장에 들어갔고, 이십대 후반에는 오래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루었다. 나도 신랑도 워낙에 성실한 성격이기에, 이십대를 참 성실하게 보냈다. 일할 땐 열씸히 일했고, 놀러다닐 땐 열씸히 놀러다니고. 그렇게 이십대를 보내고, 삼십대가 되니 조금은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생겼다. 남들과 같은 인생을 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는데, 이게 또 살다보니 아이가 생겨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물론 지금 사회가 아이를 키우기엔 썩 좋은 환경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나도 잘 자랐고 우리 신랑도 잘 자랐으니까 내 아이도 잘 자라지않을까 싶은? 아마도 내 삼십대는 내 아이를 낳고, 키우다 사십대를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한다.



막연하게 그려보는 내 사십대는 땅에 단단하게 뿌리 내린, 그 시절 우리 엄마와도 같은 ‘어른’이었는데, 정말... 정말 그럴까? 나는 흔들리지 않는 사십대가 되어있을까?



 



이미 사십대를 지난 우리 엄마도 많이 흔들렸을까? 그때마다 어떻게 다잡았을까, 무엇으로 위로받았을까, 수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책 속의 저자는 딸아이가 던진 한마디 한마디에 위로를 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엄마, 내가 책에서 정말 멋진 말을 읽었는데 인생은 물 흐르듯 흐르는 거래. 그래서 아쉬워할 필요가 없대. 눈 때문에 이모랑 석준이가 못 와서 아쉬웠지만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어. 대신 눈이 왔잖아“ p 040



아무것도 아닐 것에서 쓸모를 발견하는 아이의 마음이, 그것을 주워 든 아이의 손이 엄마처럼 나이 먹는다고 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건 아마도 부모의 욕심이려나? p 079




나는 저만할때 엄마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지만, 당최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그때의 엄마에게, 어린 내 한마디가 상처가 아닌 위로가 되었길 바랄 뿐이다.



누구도 다시 엄마가 되어 있을 거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대부분 결혼 이전의 삶이 지속됐을 거라고 했다. 밥벌이를 하고 좋아한하는 일을 하며 휴식을 취하는,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해서 벗어났던 그 삶을 이어왔을 것 같다고. 내 차례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 동안 여러 가정을 해봤다. 과연 내게 결혼이 아닌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면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p 068




조금은 먹먹한 문장이었다. 난 엄마의 청춘을 갉아먹고 이렇게 컸다(물론 아빠의 청춘도 갉아먹었다). 하지만 난 이렇게 멀쩡하게 제 밥그릇을 챙길 줄 알고, 제 스스로 인생을 사는 건, 내 스스로 잘 컸기 때문에 그런거라고 생각했다. 항상 그랬다. 심지어 결혼하고 나서도 그랬다. 참으로 뻔뻔해도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을까. 어디까지나 엄마가 본인의 청춘을 희생했기 때문에, 엄마의 청춘을 내 자양분으로 삼았기 때문에 이렇게 멋지게 클 수 있었는데 말이다. 



엄마가 내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어쩌면 엄마는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았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엄마의 어릴적 꿈이었던 서점 주인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다른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었을지도? 하지만 엄마는 나를 선택했다. 그 모든 기회를 저버리고, 나를 선택한 엄마는 나를 키움으로써 그만한 행복감을 얻었을까? 나는 그만큼 엄마를 행복하게 해줬을까? 솔직히 말해서 ‘그렇다’고 장담하기엔, 잘못한 일이 많다. 만약 우리 엄마가 내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뭘 하고 살고 있었을까?





사십대가 될 미래의 나를 위해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왠걸. 나를 키우기 위해 청춘을 바친,  사십대를 훌쩍 넘긴 엄마가 떠올랐다. 사람은 자기 자식이 생기면, 그때서야 부모마음을 조금은 알게 된다는데. 나도 조금은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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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캠핑 요리 - 버너 하나로 간편하게 만드는 베스트 캠핑 레시피 140
이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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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입덧으로 고통 아닌 고통을 마주하고 있다. 덕분에 컴퓨터 앞에는 앉지도 못하고, 그저 조금 살만하면 책을 읽는 하루하루. 덕분에 또 읽은 책은 쌓여만 가는데, 컴퓨터 앞에 앉아있기가 힘들어서 리뷰를 못쓰다보니 밀린 책 리뷰가 몇 권인가 ㅠㅠㅠ! 내가 산 책들 리뷰는 늦게 올려도 큰 문제가 없지만, 서평단을 하는 책들은 시간약속이 금이니까!



그리하야 2주만에 돌아온 포스팅은 바로 상상출판에서 발매된 『진짜 캠핑 요리』 !



 


올해 초부터 시작된 엄청난 역병 창궐은 우리 일상은 물론이오, 여행 방법까지도 송두리채 바꿔버렸다. 각 지역별 핫한 관광지는 핫하지 않게 되었다. 호텔, 펜션을 찾는 사람들도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역병때문에 여행족이 확 줄어들었다고 생각하던 찰나, 갑작스레 떠오르는 여행법이 있었으니 바로 캠핑! 본디 캠핑이란 한적한 곳에서 텐트를 치고 나홀로, 또는 가족끼리만 여유를 즐기는 여행법이다. 모르는 사람들과 같은 장소에 있는 것을 기피하는 요즘같은 시국에 정말 딱 맞는 여행 방법이 아닌가?!



캠핑이라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여행욕구가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다............라고 생각하면, 당신은 하수! 여행은 모름지기 먹방이다. 캠핑 이전 핫플을 찾아다니던 여행도 과반 이상이 맛집을 찾아다니는 먹방여행이 주를 이루었다. 캠핑이라고 다를쏘냐! 캠핑을 다니면서도 먹방여행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이 알려준다.



  


이 책에는 캠핑에서 해먹을 수 있는 각종 요리 레시피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나는 “캠핑=바비큐, 고추장찌개”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그렇게 생각한 내 자신이 바보같아보일 정도였다. 어쩜 이렇게 수 많은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지! 심지어 일류 식당에서나 볼 법한 일품요리들에다가, 카페에서나 마실법한 음료들까지 있다. 




분명 일반적인 여행에 비하면 재료라던가 도구에 대한 제한이 있을법한데, 그런 제한을 가볍게 무시하고, 캠핑만으로도 충분히 먹방여행을 즐길 수 있다니. 이것은 분명 신세계다.


  


도구는 고작 코펠과 버너면 충분! 물론 트윈 버너나 오븐등이 있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우리는 몸도 마음도 가벼운 캠핑을 선호하니까! 이렇게 단순한 도구만으로도 먹방여행은 충분하다. 각종 조미료도 그렇다. 그저 우리집 부엌 찬장 어딘가에 굴러다니는 일반적인 조미료들을 조금씩만 소분해서 담아가면 된다. 



이거이거 분명 캠핑요리책인데..........왠지 집에서도 손쉽게 해먹을 수 있는 명품 요리책같은 기분이랄까?



  



대부분의 레시피는 한 페이지당 음식 하나다. 한 페이지에 계량법, 필요 식재료, 대체 식재료, 소스 재료, 요리 팁, 요리 순서까지 있다. 요리 방법은 4컷에서 많아야 6컷! 



 


물론 6컷 자리 요리 방법은 두 페이지에 할당되어 있다. 하지만 걱정은 무용! 6컷 조차도 워낙 쉬운 방법인지라 요리인이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각종 일품 요리를 즐기고 난 뒤에는 홈카페도 아닌, 홈바 ! 무려 캠핑장에서 칵테일도 즐길 수 있다. 




캠핑의 ‘ㅋ’짜도 모르는 나였다. 그저 호텔을 이용한 여행을 다니던 나였다. 하지만 올해들어 역병이 장기화 되면서 여행에 대한 공포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실제로도 어디 나가는 게 꺼려지기도 하고. 그런데 또 여행은 가고 싶고! 이참에 나도 캠핑에 도전해볼까 싶어졌다. 무엇보다 캠핑도 일반적인 여행처럼 먹방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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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 - 몸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적 방법
윌리엄 리 지음, 신동숙 옮김, 김남규 감수 / 흐름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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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n년간 회사생활을 하면서 변한 가치관 중 하나가 ‘내 몸을 챙겨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였다. 이십대 초반이야 뭘 하든 쌩쌩해서 몰랐는데, 시간이 흐르고 흐를수록 몸이 점점 쓰레기가 되가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건강을 위해 (!) 키토제닉 식단을 2년정도 유지했었다. 키토제닉 식단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영양제에도 눈길이 가서 하루에 먹는 영양제만 몇알이었는지. 




키토식단을 2년을 유지하다 점점 헤이해지면서, 정확히는 펭수빵이 나오는 그 때부터(ㅋㅋㅋ) 키토는 저 멀리 산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건강을 포기할 수는 없다보니, 내가 선택한 건 하루에 런닝 1시간. 건강한 키토식단을 버린 대가를 몸으로 때우기였다. 물론 이때도 영양제는 산처럼..!



하지만 지금은 잘먹던 영양제도 다 포기하고, 오로지 엽산만 먹고 있는 상황. 아 물론 엽산은 다른 영양제들과 함께 꾸준히 복용하던 영양제였지만, 이제는 진짜 오로지 엽산 하나만 먹어야하는 시기가 온것이다. 크흡(내 몸에는 심장 2개★). 고로 오랫동안 영양제로 건강을 유지하던 나에게, 지금은 엄청난 핀치일지도. 근데 참 타이밍도 좋다. 먹어서 건강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나에게 오다니! 진짜 흐름출판은 매번 내가 읽고 싶었던 장르의 책을 타이밍 좋게 보내줘서 새삼 고마울 따름!



이 책은 제목부터 「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이다. 그렇다고 약물치료를 거부하는 건 절대로 아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건 ‘병에 걸리면 약물치료를 해야하지만, 이왕이면 처음부터 병에 걸리지 않도록, 병을 예방하는게 더 좋지 않나’라는 점이다. 거기다 병을 예방하는 방법이라는게 뭔가 거창한게 아니라, 그저 내가 밥먹을때 혹은 간식을 먹을때 아주 조금만 신경쓰면 되는거다. 




1. 혈관신생 방어체계


현관신생 방어체계는 우리 몸에서 암이나 악성종양을 차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듣기만해도 무시무시한 암이지만, 암 역시 세포라서 우리 몸에 있는 혈관을 도움을 받아야만 그 기세를 펼칠 수 있다. 혈관은 우리 몸 구석구석에 산소와 필수 영양소들이 담겨있는 혈액을 보내주는데, 암세포 역시 이 혈액을 받아야만 무럭무럭(?) 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보통은, 몸에서 혈관신생 방어체계가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면, 암세포에게 혈액을 보내지 않아서 스스로 죽게 만든다. 




평생 암 진단을 받은 적 없었던 사람들의 시신을 부검한 연구에서, 40퍼센트 가까이 되는 40~50세 여성의 가슴에서 미세한 종양이 발견됐으며, 50~60세 남성의 50퍼센트는 전립선에서, 70세 이상의 100퍼센트 가까이는 갑상샘에서 미세한 크기의 암이 발견됐다. 이런 종양들은 건강한 세포들의 세포 분열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오류가 발생하거나 세포의 DNA가 환경적 요인에 의해 변형되면서 생긴다. p 036




암은 특정한 누구에게 생기는 게 아니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우리의 수명이 늘어날 수록 우리 모두 언젠가는 암에 걸리게 되어있다. 다만 내 몸이 얼마나 건강하게 있는가, 얼만큼 노화를 이길 수 있는가에 따라 암 진행속도가 다를 뿐이다. 그렇기에, 암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혈관신생 방어체계가 나이든 이후에도 젊을 때 처럼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우리가 우리 몸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치료를 보조하는 수단뿐 아니라 병을 예방하는 목적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세계 각지에서 진행되는 연구는 우리가 익히 할고 즐겨 먹는 몇몇 음식들로 혈관 신생 방어 체계의 양쪽 측면을 강화할 수 있따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p 050





2. 재생


몸에서 상처가 났을 때, 시간이 지나면 딱지가 앉고, 딱지가 떨어지면서 새살이 나오는 것, 이게 바로 우리 몸의 재생 시스템이다. 몸의 재생을 도와주는게 바로 줄기세포이다.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이 줄기세포들이 각종 세포와 조직으로 바뀌면서 태아가 된다. 태아가 출생할 무렵에는 대부분의 줄기세포들이 각 기관으로 바뀌고 아주 극히 일부의 줄기세포만 태반과 탯줄에 남는데, 요새는 이런 탯줄에 있는 줄기세포를 제대혈 상태로 채취하여 냉동보관을 하기도 한다. 이유인즉! 위에서도 말했듯이 우리 몸의 재생을 도와주는게 바로 이 줄기세포이기에, 혹시라도 내 아이나 혹은 아이를 낳았던 엄마가, 혹은 또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크나큰 상해를 입었을 때, 냉동보관을 한 이 줄기세포가 치료에 크나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있는 37조 2,000억 개의 세포 중에서 비율로 따지면 고작 0.002퍼센트에 불과한 줄기세포는 몸을 다시 건강하게 회복시킬 수 있는 큰 영향력이 있는 세포다. p 57




이십대때, 손에 상처가 나면 몇일 내로 아물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하,  A4종이에 베이는 상처마저도 일주일을 간다. 당연히 노화로 인해서 재생속도가 점점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참 뭐라고해야할까? 아무리 노화라고 해도 내가 몸에 좋은 음식을 잘 먹는다면, 재생속도가 느려지지 않을 것 같은?!




3.  마이크로바이옴(좋은 박테리아)


예전에는 균과 함께 박테리아도 몸에 많으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몸에 좋지 않은 박테리아도 있는 반면, 몸에 좋은 박테리아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무엇보다, 우리 몸에는 39조 마리의 박테리아가 있다는 것! 이 얼마나 놀라운 사실인가. 이 박테리아들은 대다수가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 제일 크게 작용하는게 바로 이 박테리아인데, 요즘 우리 몸에 있는 박테리아들은 참 위험한 환경에 살고 있다. 바로 항생제 오남용 때문이다. 몸의 어딘가가 아파서 병원을 가고, 약을 처방받으면 꼭 항생제가 1알씩 들어 있다. 그리고 바로 이 항생제들이 우리 몸의 좋은 박테리아들을 대거 죽인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사실인가. 뿐만인가?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어도 좋은 박테리아들이 죽는다. 그야말로 업친데 덥친격!




심지어 단기적으로도 건강에 나쁜 식단은 마이크로바이옴을 사정없이 파괴하고 상흔을 남기며, 그런 상흔은 건강한 식단으로 바꾼 뒤로도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이런 상흔은 건강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다른 건강방어체계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건강에 나쁜 식단은 결국 혈관신생 방어체계를 손상시키고, 줄기세포 기능을 파괴하고, 몸이 DNA를 보호하기 더 힘들게 만들고, 면역 체계를 약화시킨다. p 095




이토록 우리 몸을 지키는, 우리 몸에 있는 좋은 박테리아가 빈번하게 죽어가고 있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음식을 먹어서 좋은 박테리아를 유지하는 것! 특히 음식과 제일 제일 직접적인게 박테리아다보니, 와. 건강한 식단이 이렇게 중요하다.






4. DAN방어체계


예전에 Jtbc 방송 프로그램인 「차이나는 클래스」에서 DNA에 대한 강의를 본 적이 있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DNA양 끝에 있는 텔로미어가 줄어들수록 치매가 빨리 온다는 이야기였다. 이는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간의 기대수명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치매가 걸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피할수는 없어도 그 현상을 최대한 늦힐 수는 있다고 했다. 그 방법은 단 하나, 건강하게 사는 것. 그 내용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DNA 방어체계에 있었다.​




DNA는 나선형 계단 모양으로 꼬여 있으며 세포 안에 들어갈 정도로 아주 작은 각 개인의 유전자 청사진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 계단 모양의 구조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자들로 구성된다. 이는 생명을 유지하고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우리 몸의 의존하는 모든 측면의 소스코드에 비유할 수 있다. 하지만 DNA는 손상되기가 쉬우며, 평생 동안 맹렬한 공격의 표적이 된다. p103



DNA 방어체계는 총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번째는 DNA의 자가복구다. 우리 몸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날마다 많은 양의 DNA가 손상이 일어나는데(자외선도 DNA를 파괴하는 주범중 하나! 자외선 크림은 필수란다), 대부분은 건강문제로 발전하기 전에 DNA 스스로가 자가복구를 해낸다. 두번째는 후성적 변화다. 특정한 생활 양식에 노출되었을 때에 따라 DNA가 변화하는 거다. 음식에 따라 DNA가 영향을 받는게 바로 이 후성적 변화다. 마지막으로는 위에서도 말한 텔로미어. 텔로미어를 어떻게 길게 유지할 것인가가 제일 큰 관건이다. 




텔로미어에 끼치는 영향 중에서 먹는 음식은 가장 영향이 큰 요소였다. 모유수유를 했던 아이들의 텔로미어가 더 길다는 연구 결과를 떠올려보자. 모유 이외에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의 영향을 연구했던 연구원들은 텔로미어가 음식의 영향으로 짧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음식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수도 있다는 뜻이다. p124





5. 면역체계


면역력이 중요하다는 말은 내내 듣는 말이다. 하다못하 감기에 걸려도,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말이다. 근데 이게 정말 사이언스였다. 대체적으로 면역력이 뛰어난 사람은 암세포조차도 이기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감기조차도 이겨내지 못하기도 하고 말이다. 이렇게 보았을때, 면역은 우기 건강 방어체계 중 제일 중요하다는 건만큼은 확실하다. 




면역체계는 분명 건강방어체계의 중요한 기둥이다. 면역체계는 독창적인 패턴 인지 시스템을 통해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으로부터 몸을 지켜내도록 만들어졌다. 면역 세포들은 위협 요소들을 색출해서 파괴하지만, 정상적인 세폰느 건드리지 않는다. 몸이 건강하고 특별한 이상이 없을 때는 면역체계가 소방대원과 마찬가지로 대기 상태에 있으면서 경보음이 올리면 즉각 행동에 나설 준비를 한다. 몸은 면역 반응을 언제 켜고 꺼야 하는가를 자동적으로 한다.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모든 힘이 균형 잡혀 있으면서도 항상 주의를 기울이며 경계상태를 유지한다. p 130




과거를 돌이켜 보았을 때 면역력 증가를 위한 초창기 노력은, 놀랍게도 청나라 강희제 였다. 강희제는 천연두에 걸려 죽은 사람들의 상처 딱지를 모아서 가루로 만들고, 가족들과 친위대 병사들 코에 바르라고 지시를 했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았을때, 강희제의 이 방법은 누가봐도 어딜봐도 천연두 예방접종이다. 이 후에 영국인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천연두 접종법을 개발했다. 이러한 예방 접종에 사용되는 백신은 몸에 침입한 침입자에게 맞설 방어 능력을 면역체계에 일깨워주는 역할을 한다.




면역체계는 다발성 골수증이나 백혈병 같은 암, HPV와 B형, C형 간염을 비롯한 감염 질환, 항암 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 당뇨병, 영양실조, 알코올 중독 등에 의해서 약화되기도 한다. 비만도 면역체계를 약화시킨다. 연구에 따르면 비만인 사람들은 외상을 입은 뒤나 중환자실에 있는 기간 동안에 병에 감염될 위험이 비만이 아닌 사람들보다 훨씬 높았다. 비만에 의해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p 146




우리 몸에서 면역체계가 잘못 가동하게 되면, 정말 무서운 상황이 일어난다. 적군을 공격해야하는 면역체계가, 아군을 공격하게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바로 자가면역 질환이다.



자가면역질환은 현대 사회에서 증가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이 현상은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 또 장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으로 면역체계의 정상적인 조절이 와해되는 것과도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p 149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나?!


혈관 신생 방어체계, 재생, 마이크로바이옴, DNA보호, 면역력 증진, 이 모든 것을 다 챙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것 저것 영양제를 챙겨먹자니, 안전성이 확보된게 맞는지 걱정된다. 실제로 식약처 승인까지 났던 약들임에도 나중에 문제가 발견되서 전량회수 조치가 되는 약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안전성 걱정없이 손 쉽게 챙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저 우리가 먹는 음식만으로 챙길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일상생활 속에서 아주 쉽게 챙겨 먹을 수 있는 5x5x5 플랜을 고안했다. 내가 접근하는 방식은 모든 상황에 두루 적용되는 식단이 아니며, 체중 감량을 위한 식단도 아니다. 이 방법은 무엇을 하든, 어디에 살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의식적으로, 일관적으로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간단한 방법이다. 이 접근법의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배제하고 제한하고 박탈하기 보다는 사람들이 각자 제일 좋아하는 음식, 즉 개인적인 선호도를 토대로 한다는 점이다. 몸에 가장 좋은 음식이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라면 얼마나 신나는 일이 되겠는가. p353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내 몸 어디에 어떻게 좋은지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의 부록을 보면 된다. 그래서! 내가 선호하는 음식이 내 몸 어디에 어떻게 좋은지 차트를 만들어 보았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식품들만 죽 나열한 뒤, 현재 집에 있는 식품 및 현재 꾸준히 먹고 있는 식품을 2차로 추렸다.



일단 매일 꾸준히 ‘간식’으로 챙겨먹는 음식들을 보자면, 아침에 두유 한잔, 출/퇴근길에는 호두를 먹고, 회사에서 오전 간식으로는 자두, 오후 간식으로는 방울토마토, 커피는 꾸준히(지금은 디카페인으로!), 퇴근 이후에는 말린 검은자두 한두알을 먹는다. 매일 정상적인 점심, 저녁으로는 김치는 필수고, 양파도 워낙 사랑하는지라 어느 반찬이는 찌개든 양파 1알 이상은 계속 먹는듯. 어머나 세상에!



생각해보니 난 최근 몇년간 그 흔한 감기조차도 걸린적이 었었는데, 난 나도 모르게, 내가 생각한 이상으로 내 건강을 위하고 있었나보다. 와 이쯤되면, 내 배속에 있는 찹쌀이는 정말 건강한 아이로 태어날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나..... 내가 생각한거보다 훨씬 오래 건강하게 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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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준다. 누군가가 도덕적으로 옳고 그르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그릇된 행동은 벌하고 옳은 행동에는 상을 준다. 이런 방식으로 모든 구성원이 협력하도록 유도하고 감시해왔다. 영웅과 악당의 이야기, 그리고 이런 인물들이 자극하는 기쁨과 분노의 감정은 인간의 생존에 결정적이었다. 인간은 본래 이런 이야기와 감정을 즐기도록 타고난 존재다. - P14

중요한 것은 이야기는 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심리학 교수 조너선 하이트는 뇌가 ‘이야기 프로세서’ 이기는 하지만 ‘논리적인 프로세서는 아니’라고 말한다. 이야기는 우리의 입술사이로 숨이 새어나오듯이 마음에서 흘러나온다. - P15

우리는 머리 밖의 실제 현실이 머릿속에서 경험하는 현실모형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안다. 숲에서 나무가 쓰러지고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이 주위에 없어도 기압에 변화가 일어나고 땅에는 진동이 일어난다. 나무가 넘어간는 소리는 사실 우리의 뇌에서 만드는 효과다. - P46

책에 적힌 단어들이 경첩 하나로 매달린 헛간 문을 묘사하면 독자의 뇌에서도 경첩 하나로 매달린 헛간문 모형을 생성하는 것이다. - P48

우리가 사는 세계를 구축하는 신경계의 환각모형은 작고 개별적은 모형으로 구성되고, 모형마다 저마다의 과거가 얽혀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의 대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이 연상시키는 모든 것을 함께 본다. 그리고 그 모든것을 함께 느낀다. - P65

우리 머릿속에도 어두운 부분이 있고 그곳에서 현실로 경험하는 통제된 환각의 세계는 거짓 정보에 의해 왜곡되기도 한다. 그러나 왜곡된 현실이 우리가 아는 유일한 현실이므로 우리는 어디에서부터 잘못됐는지 알 길이 없다. 이런 인지적 왜곡으로부터 누구나 저마다의 흥미롭고 개인적인 방식으로 결함이 생긴다. - P88

우리의 환각 모형이 틀렸다고 해도 우리는 뇌에서 우리를 위해 만든 현실에 거의 의문을 품지 않는다. 어쨌든 그것이 우리가 인식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 P92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낮선 생각을 가진 타인을 만난 때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거나 반박하려고 할 것이다. 동시에 괴로워할 것이다. 신경 모형이 위협을 받으면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결과의 파도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우리의 뇌는 신경 모형에 대한 위협을 신체 공격처럼 취급해서 우리를 긴장시키고 스트레스가 심한 싸움-도주 상태로 몰아넣는다. 생각이 다를 뿐인데도 상대를 위함한 적, 곧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해를 입히려는 세력으로 보는 것이다. - P118

스스로 결함을 인지하고 받아들인 후 변화하는 것은 현실의 구조 자체를 분해해서 새롭고 더 나은 양식으로 재구성한다는 뜻이다.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이런 깊은 차원의 변화를 거부하는 마음과 싸우면서 안간힘을 쓴다. 그래서 이런 싸움에 뛰어는 사람들을 ‘영웅’이라고 부른다. - P90

이야기는 결국 결함 있는 자아가 치유의 기회를 얻는 과정에 관한 것이다. - P167

이야기는 어떻게 끝날까? 모든 이야기가 변화라면 당연히 변화가 멈출 때 이야기도 끝날 것이다. 주인공은 발화점부터 외부세계에 대한 통제력을 얻기 위한 싸움에 뛰어들었다. 이야기가 행복한 결말로 끝난다면 그 과정이 성공적인 셈이다. 외부 세계에 대한 뇌의 모형과 통제 이론이 갱신되고 향상될 것이고, 주인공은 마침내 혼돈을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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