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판타지 백과사전 - 신기하고 재미있는 옛이야기 120가지 판타지 백과사전 1
도현신 지음 / 생각비행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고르는 순위 1위는 장르다. 그 중에서도 1순위 장르는 역사/신화. 이러한 책들이 나의 책장 70%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70%의 책 중 민담이나 야사, 신화와 관련된 책은 그리 많지 않다. 기껏해야 어우야담이나 제주도 신화 정도일까. 해서 간만에 온라인 서점에서 책 쇼핑(?!)을 했다. 주제는 옛날이야기 ! 혹은 야사? 민담? 열씸히 검색을 하다가 표지만 보고 주문한 책이 바로 한국의 판타지 백과사전 이다. 무려 120가지의 옛날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하니, 심지어 수 많은 고전과 지역 전승 민담이라니 !! 이것은 안 읽어볼 수가 없다.

 

이 책의 목차는 간략이 정리하면 <신비한 보물>, <신비한 장소>, <영웅>, <악당>, <예언자와 예언>, <기상이변과 자연재해>, <()>, <괴물과 요괴>, <귀신>, <도깨비>, <사후세계와 환생>, <UFO와 외계인>, <신선과 도시, 그리고 이인(異人)> 13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있다. 한 카테고리당 적게는 3, 많게는 20여개 정도의 이야기를 담 고 있다. 그렇게 총 120 가지 옛날이야기를 모은 것이다.

 

지역전승이냐, 기록에 남겨있던 이야기냐에 따라서 출처도 명확히 되어있다. 심지어는 조선왕조실록에 수록된 이야기도 있다. 반신반의 하며 책 속에 있는 실록 내용을 찾아봤더니, 진짜였....ㅋㅋㅋㅋㅋㅋㅋ 조선왕조 실록은 대체 얼마나 많은 내용이 담겨있는 건지 !

 

이 책에 실린 120가지 이야기 중 정말 생소하고 신기한 이야기 2 편을 소개해 볼까 한다.

 

1.우산국의 우해왕 - 울릉도 전승 민담

 

울릉도에 있었던 고대 왕국, 우산국. 우산국에는 '우해'라는 왕이 있었다. 하루는 대마도의 왜구가 우산국에 처들어와 노략질을 벌였다. 분노한 우해왕은 배를 이끌고 직접 대마도로 쳐들어 가서 대마도의 항복을 받아내고 평화 협정을 맺었다. 대마도 영주는 자신의 딸인 풍미인을 우해왕에게 주었다. 우해왕은 어여뿐 풍미인을 총애했다.

 

그러던 어느날, 풍미인이 우해왕에게 말했다. " 아름다운 황금과 빛나는 보물이 갖고 싶어요". 우산국은 작은 섬나라 였기에 황금이 없었다. 골똘히 고민을 하던 우해왕은 불현듯, 금의 나라 신라를 떠올렸다. 우해왕은 군사를 이끌고 신라에 상륙, 노략질을 하여 풍미인에게 줄 황금을 비롯한 여러 보물을 얻어서 다시 돌아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신라의 지증왕, 이 사태를 가만히 둘 수 없었기에 이사부 장군에게 우산국 토벌을 명령한다.

 

이사부 장군은 군대를 이끌고 우산국으로 향했으나, 우산국 군대에 패배하였다. 이사부 장군은 군대를 정비하며 다시 한번 우산국 토벌을 다짐한다. 이 즈음하여 우해왕과 풍미인 사이에서는 딸 별님이가 태어났다. 하지만 난산이었는지 풍미인은 죽고 만다. 슬픔에 빠진 우해왕은 민생을 돌보지 않았다.

 

이사부 장군의 우산국 토벌이 다시 시작됐다. 새로운 병기인 불을 뿜어대는 나무사자가 함께였다. 불을 뿜는 나무사자를 본 우산국 군대는 겁에 질려 항복을 하고 말았다. 우해왕은 바다에 몸을 던져 자결하였으며, 우해왕의 딸 별님이는 이사부 장군의 첩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상국가였던 우산국은 역사속에서 사라졌다.

 

조선의 조여적이 쓴 청학집에 의하면 우산국 왕자인 하발은 7명의 동생과 함께 고구려로 들어가서 벼슬을 받았다가, 하발을 제외한 7명의 동생은 중국으로 도망쳤고, 그들 중 1명인 현우는 지금의 함경남도 비백산에 들어갔다고 한다. 현우의 자손들이 각각 현씨, 우씨의 시조가 되었다고 전한다.

 

2. 의병장 고경명을 저주한 처녀귀신 - 금계필담 수록

 

임진왜란 무렵 의병장으로 나서서 싸우다 전사한 고경명, 그와 얽힌 이야기가 조선 후기에 나온 야사집 서유영의 금계필담에 수록되있다.

 

고경명은 젊은 시절 집 근처 호수 산책을 자주 했다. 하루는 산책을 하던 중 비가 내려, 비를 피하고자 근처에 있는 민가에 들렀다. 이 집에는 한 처녀가 있었는데, 이 처녀가 고경명을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다. 하지만 고경명은 비가 그치자 바로 그 집을 떠나고 말았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한 노인이 고경명을 찾아온다. "소인한테 딸이 하나 있는데, 지난번 나리께서 우리 집에 오신 뒤 그 아이가 상사병에 걸려 자리에 누웠습니다". 노인은 고경명에게 자신의 여식을 아내로 맞아달라고 간곡히 청하엿지만, 고경명에게는 이미 장래를 약속한 여인이 있었다. 고경명은 사실대로 말하며 노인의 청을 거절하고, 그대로 돌려보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다.

고경명은 언제나 처럼 호수 근처를 산책하다, 소나기를 만났다. 비를 피하기 위해 근처에 있는 민가에 들렀는데, 젊었을 적 들렀던 그 집이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그 집은 다 쓰러져가는 폐가가 되어있었다. 음침한 분위기에 바로 그 자리를 떠나려 했지만, 갑자기 집안에서 큰 구렁이가 나오더니 고경명의 몸을 칭칭 감기 시작했다. 고경명은 이 구렁이가 그때 그 처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너의 부탁을 거절해서 너를 죽게했구나.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너무 몰인정했다. 네가 나를 해치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

 

구렁이는 고경명을 노려보다가 눈물을 흘리더니, 고경명에게서 떨어져 나와 집 마루 밑으로 들어갔다. 구렁이가 사라지자 고경명은 그 곳을 빠져나와 자기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 날밤 꿈에 그 처녀가 나타나더니 "소녀가 나중에 구렁이로 다시 나타난다면, 죽을 징조인줄 아십시오" 라고 말하고는 사라져 버렸다.

 

이후 임진년,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다. 고경명은 아들 고인후와 의병을 일으켜 일본과 맞서 싸웠다. 하루는 일본군과 싸우기 위해 잠시 대기를 하던 중이었는데, 한쪽에서 의병들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게 아닌가. 고경명은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고자 시끄러운 소리가 난 곳으로 향했다. 그 곳에는 큰 구렁이 한 마리가 누워있었다. 그 모습을 본 고경명은 "드디어 내가 죽을 날이 왔구나"라고 깨닫고는 다음날 10일 아들 고인후와 전사한다.

 

나도 나름대로 많은 책을 읽었고 지역 전승 관련 다큐도 많이 봤다. 해서 내 주변 사람들보다는 더 많은 이야기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 있는 120개의 이야기 중 못해도 50%정도는 알겠거니 했다. 왠걸...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는 20% 남짓. 오로지 이 책에 실린 이야기 에서만이다. 저자가 참고한 수많은 야담집 어우야담, 청구야담, 금계필담, 필원잡기, 천예록, 학산학언 등 에서 우리에게 정말 생소한 이야기만 뽑은 게 120개 이니, 전체적으로 다 읽는 다면 지금까지 전승된 민간 설화나 야담은 수 백, 수 천가지에 이른다고 볼 수 있다. 즉 내가 알고 있던 건 손톱의 때 만큼의 양도 못된다는 소리. 고작 이 정도 가지고 명함을 내밀려 했었다니, 아후.. 난 아직도 멀었다.

 

.. 생각해보니 유몽인의 어우야담 같은 경우는 완역본으로 가지고 있긴 한데, 30페이지 읽다 말았던 것 같다ㅠㅠㅠ 책이 두꺼워도 너무 두꺼워 !! 이렇게 된 거, 책장에 고이 잠들어 있는 어우야담 완독에 다시 도전해야겠다..크흡.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국일주 가이드북 - 대한민국 전국일주 여행 백과사전!, 2019 최신 개정판
유철상 외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시간이 주어지는 한 여행을 떠나보자. 내 삶의 모토이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우리나라 구석구석, 전국 일주가 내 목표이기도 하다. 물론 북한도 포함해서. 이번 생에 이룰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ㅠㅠ. 정말 몸이 피곤할 때면 집에 짱 박혀 있기는 하지만 그 외 주말에는 무조건 밖으로 나돌고 있다.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게 너무 아깝기도 하고, 전국일주라는 목표도 있고. 또 여행기록을 남기는 재미도 쏠쏠하고ㅋㅋ 


얼마 전 상상출판에서 전국일주 가이드북 최신 개정판이 발매되었다. 지금껏 국내 여행 가이드북은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 슬슬 전국일주에 도움을 받아야 할 시기가 된 것 같기도 하고 해서 읽게 되었다. 읽고 보니 약 500페이지의 분량 ㄷㄷㄷ!!! 역시 우리나라는 정말 여행갈 곳이 많다.


리뷰를 핑계삼아 지금 껏 여행다녔던 지역과 관광지도도 꺼내 보았다. 아주 징하게 다닌 것 같다 ㅋㅋㅋㅋ 근데 문득 여행지역을 색칠한 지도를 보니 뭔가 너무 편향적인 느낌이?! 주로 주말을 이용하여,1박 2일 여행을 많이 하다 보니, 내가 다녔던 여행지는 경기 북부 ~ 충청 이남 까지 였다. 자연스레 남부 지방은 죄다 비었다 ㅠㅠ... 그나마 전라남도에는 외가 식구들이 살고 있어서, 시골 방문할 때 마다 주변 도시 여행이 가능했다. 하지만 경상도는..큽..


이제 정말 남부를 다니자 ! 해서 경상도를 본격적으로 여행하기 시작한 게 바로 작년이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를 가는 게 빠르지, 경상남도를 차 끌고 가는 건...흑..체력소모가 너무 크다. 최소 3박 이상의 휴일이 있어야...!!

 

 

이 책은 고속도로 기준으로 여행지를 나누었다. 아, 고속도로는 아니지만 동해안에서 매우 핫한 국도, 7번 국도를 포함한다.


내가 여행을 다니며 얼마나 많은 고속도로를 이용했나 봤더니, 왠걸 다 이용했다! ㅋㅋ 충격적이었다. 내가 도로위에 뿌린 기름 값과 톨비가 얼마인지!

아참 중요한 사실 하나, 이 책은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도시들만을 기록한다.


01) 동해안 7번국도 (고성/속초/양양/강릉/동해/삼척/울진/영덕/포항/경주/울산/부산)

02) 1번 경부고속도로 (수원/안성/천안/아산/청주/대전/영동/김천/구미/칠곡/영천/보은/상주/청송/부산)

03) 50번 영동 고속도로 (원주/횡성/평창/정선/태백 )

04) 60번 서울양양(동서) 고속도로 (남양주/양평/가평/춘천/홍천/인제/속초)

05) 15번 서해안 고속도로 (당진/태안/서산/예산/홍성/보령/서천/군산/김제/부안/고창/영광/함평/무안/목포/해남/강진)

06) 25번 호남 고속도로 (천안/아산/공주/계룡/부여/논산/익산/장성/담양/광주/화순/나주/영암/보성/강진/고흥/순천/여수)

07) 27번 순천완주선 고속도로 (논산/익산/완주/전주/정읍/순창/곡성/구례/하동/광양/남원/여수/남해/사천/고성)

08) 35번 중부 고속도로 (하남/이천/진천/청주/대전/금산/무주/장수/진안/거창/산청/함양/고성/진주/통영/거제도)

09) 45번 중부내륙 고속도로 (양평/안성/진천/충주/음성/괴산/상주/문경/합천/고령/창녕/의령/함안/창원)

10) 55번 중앙 고속도로 (춘천/홍천/원주/제천/영월/단양/영주/봉화/예천/안동/청도/밀양/김해/양산)


고속도로를 메인으로 기획한 여행 가이드 답게 휴게소 맛집도 있다. 전국 고속도로에 있는 휴게소가 약 190여개 라고 하니, 이 중에서 맛집이 없을리가 없지. 이 책에서는 각 고속도로 별(상/하행 구분) 휴게소 대표 음식을 체크해 주었기에, 휴게소 맛집 찾는 데 꽤 도움이 될 듯하다.


​차로 이동을 하는 여행은, 멋진 드라이브 코스가 정말 중요하다. 책에는 여러 드라이브 코스가 실려 있지만, 내가 경험 상 계절별 TOP 1위는 이렇다. 

봄 - 충북 제천 청풍호반 / 여름 - 영광 백수해안도로 / 가을 - 대청호 ~ 청남대 / 겨울 - 영월 주천강 ~ 서마니강

정말 진짜 해당 계절에 가면 너무 멋진 도로이다. 아, 생각난 김에 올 가을에 청남대를 다시 가볼까 싶기도 하고 >.<



1. 파도 소리를 따라가는 동해안 여행 - 동해안 7번 국도

(고성/속초/양양/강릉/동해/삼척/울진/영덕/포항/경주/울산/부산)


동해안 7번 국도는 사시 사철 관광객이 자주 찾는 도로가 아닐까 싶다. 나만해도 7번 국도를 얼마나 다녔는지 ! 7번 국도를 다닌, 제일 오래된 기억은 내가 초등학생 때 였다. 운수업을 하시는 아버지 덕택에 휴가 때 마다 가족끼리 자주 놀러 다니고는 했다. 모든 여행이 다 기억나는 건 아니지만, 유독 내 머리속에 남아있는 것이 바로 7번 국도!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쭉 올라오며 비박을 했다. (차에서 ㅋㅋㅋㅋ) 하루는 휴게소에다 차를 세운 뒤 잠을 자고, 또 하루는 이름 모를 해변가에 차를 세우 고 잠을 자고 그랬었다. 그 때의 기억이 아직까지도 내 머리속에 남아 있어서 그럴까? 동해안 7번 국도는 어릴 적 나와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고 나서는 동해안 7번 국도를 세 번 정도 갔었던 것 같다. 처음은 강릉 여행, 두 번째는 경주 여행, 세 번째는 삼척/울진 여행이었다. 계속 7번 국도 중후반의 도로만 다녀가지고 .... 고성 위쪽을 못갔다. 옛날에는 고성이 경남 고성 하나만 있는 줄 알았는데...하 ㅋㅋㅋㅋㅋㅋ


여튼 ! 강원도 고성이 과거에는 북한에 속했던 지역이기도 하고, 이승만&김일성 별장이 있는 장소여서 조만간 가야지 가야지 싶다.


​아 하지만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관광지가 있다면 삼척 해신당 공원 이다 ㅋㅋㅋㅋ 난 왠만하면 3년 이내에 동일한 여행지를 안가자는 주의 이지만, 여기는 두 번, 세 번 가도 좋을 여행지다. 뿐만 아니라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고려의 끝과 조선의 시작이 있는 삼척이기에 관련 역사 여행을 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2. 과거와 현재를 지나 미래로-1번 경부고속도로

(수원/안성/천안/아산/청주/대전/영동/김천/구미/칠곡/영천/보은/상주/청송/부산)


​우리나라에서 두 번 째로 생긴 고속도로, 경부선. (처음은 경인선) 그 시작은 일제의 자원침탈이었지만, 이래저래 대한민국에서는 없어선 안될 고속도로이다. 서울에서 저기 멀고 먼 부산까지 이어주는 도로니까. 


경부선의 시작부터 중간 지점 청주 까지도 내 여행로의 일부였다. 우리집 기준으로 보면 수원, 안성, 천안, 아산은 당일로 나들이 하기 딱 좋은 곳이고.


청주는 1박 하기 딱 좋은 여행지니까! 해서 정말 열씸히 다녔다. 다만 대전 이남 부터는 못갔다. 아니 못갔었다 가 맞을까? 작년 연말에 부산 여행을 했었기 때문에, 유일하게 경부선 제일 끝만 보고 오긴 했..지만 ㅋㅋㅋ


개인적으로는 경부선에서 아직 못가본 곳 중 꼭 가고 싶은 곳이 몇 곳이 있는데 보은 법주사,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 구미 금오산 도립공원 이다. 법주사는 작년에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었고, 청송은 세계 유네스코 지질공원에 등록된 도시이며, 구미 금오산은 우리나라 최초의 도립공원(ㅋㅋ)이기 때문이다. 하 이게 다 작년 관광통역사 공부를 하면서 머리속에 아주 틀어 박혀서 그런지, 사라지지 않는 잡 지식 중 하나다 ㅠㅠㅠㅠ


머리속에 남아있는 곳이니 어떻게든 꼭 가고야 말겠다는 목표까지 생겨나고 말았고 !


3.산과 바다, 계곡을 찾아서 - 50번 영동 고속도로

(원주/횡성/평창/정선/태백 )

도시 별 면적이 매우 넓은 강원도를 향하는 길, 영동 고속도로! 워낙 수요가 높은 고속도로라 휴가철, 주말만 되면 차가 이정도로 막힐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도로다. 오죽 하면 제2 영동선(광주원주고속도로)까지 생겼을까. 근데 뭐.. 제 2영동이 생겼지만, 그래도 오리지널 영동 고속도로는 언제나 막힌다.


제작년이었나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원주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유독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다면 역시나 치악산 국립공원&구룡사. 진짜 신선이 나올 것 같은 풍광이라는게 딱 이런게 아닐 까 싶었다. 그리고 본 책에는 안나와있지만,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뮤지엄 산」. 입장료가 쪼금 쎄긴 한데, 오로지 더쿠 마인드로 극뽁하고 들어갔다가 완전 반해서 나온 곳이다. 건물은 한옥 처럼 고즈넉한 곳이 좋다고 생각한 내 편견을 깡그리 부셔버린 곳. 현대 건축도 이렇게 멋질 수가 있구나 싶었다.​


못 가봤지만, 꼭 가봐야 할 곳은 바로 대관령 하늘목장이다. TV에서는 그렇게 자주 봤는데, 정작 내 발로 디뎌보질 못한 곳이라... 저 풍차를 꼭 이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 ㅠㅠ


4.또 하나의 새로운 여행길이 시작되다 - 60번 서울양양(동서) 고속도로

(남양주/양평/가평/춘천/홍천/인제/속초)


내 친가는 춘천에 있다. 하지만 어릴 적 춘천을 갈 때 이 도로를 이용한 적은 없다. 서울양양 고속도로는 2017년에 개통된 따끈 따끈한 고속도로니까 ^^


개통 된 이후로는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이용했다. 다만 여행을 위해 이용했지, 친가를 가기 위해 이용한 건 아니라는 함정이 있지만ㅠㅠ. 그래도 나에게 춘천이라는 도시는 성인 된 이후의 기억보다는, 어렸을 적 기억이 좌우하고 있다. 그 중에서 제일 기억에 크게 남는 곳이 있다면 청평사와, 소양댐 건설로 인해 수몰된 마을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였나? 춘천에 계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독실한 불교 신자였기에, 춘천의 청평사를 자주 다니셨었는데.


그 인연으로 할아버지를 청평사에 모셨던 것 같다. 그 이후 할머니랑 아빠랑 청평사를 몇 번 갔었는데, 청평사라는 절이 너무 멋져서 그 곳에 마음을 빼았겼었다. 더군다나 상사뱀 설화는 어린 나에게 엄청난 문화충격이었다.


그리고 수몰마을. 어릴 때는 몰랐는데, 한참 커서 아빠가 데려갔던 장소가 있다. 그 장소는 이미 물로 채워져 있었지만, 아빠가 어릴 적 살던 동네라는 것이었다. 수몰지 이야기는 언제나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바로 내 지척에 있떤 이야기였다.


5. 천혜의 아름다움을 만끽하자 - 15번 서해안 고속도로

(당진/태안/서산/예산/홍성/보령/서천/군산/김제/부안/고창/영광/함평/무안/목포/해남/강진)


​서해안 고속도로 !!! 내 여행길, 제일 자주 다니고, 오래다닌 고속도로라고 말할 수 있다. 일단 내가 사는 곳이 시흥이라는 점과, 우리 외가집이 전라남도 영광이라는 점에서 ...ㅋㅋㅋ 어려서부터 제일 익숙한 고속도로 되시겠다. 그 영향으로 여행 계획 단계에서, 서해안로 인근 도시가 제일 최상위에 뽑히는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데스티니 ㅋㅋㅋㅋㅋ!!!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정말 많은 도시를 다녔다. 경기권부터 시작하면 평택, 화성, 당진, 태안, 서산, 예산, 홍성, 보령, 군산, 고창, 영광, 목포, 해남 !! 전부 클리어한 도시이다. 뭐랄까, 진짜 내 발길이 안 닿은 곳이 없을 정도랄까?내 기억속에 남은 여행지는 정말 진짜 너무 많지만, 서해안 고속도로 주변으로 골라 보려한다.


​첫 번째는 태안 천리포 수목원. 꽤 많은 수목원을 다녔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태안 천리포 수목원이 제일 최고라고 생각한다. 계절별로 피어나는 꽃들을 보러가는 것도 정말 이쁜데, 그 중에서 꼽자면 역시 여름, 수국에 만발 할 때가 아닐까?! 그토록 아름다운 수국 꽃밭은 처음이었다.


두 번째는 보령의 상화원. 나중에 엄마랑 같이 와야지! 라고 느끼는 여행지는 많이 없는데, 상화원은 정말 엄마랑 다시 한번 오고 싶어진 곳이다.


세 번째는 목포 유달산. 우리에게는 너무나 아픈 흔적이 있는 곳이다. 목포에서는 일제강점기 흔적이 젤이 많이 남겨져 있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


딱 이렇게 세 곳만 꼽았지만, 정말 서해안 고속도로 주변으로는 볼거리가 많아도 너무 많다. 서해안 충청 지역은 천주교 박해 및 성지순례와 관련된 테마여행을 하기에도 정말 좋다. 전라도 지역으로 내려가면 일제 수탈과 관련된 다크 투어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 지역들은 음식도 맛있다♡ 아참, 고창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빛나는 고인돌 대규모 군락지로 유명한 지역이기도 하다. 고인돌 하면 강화도만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고창도 있다 ㅠㅠ


영광 불갑산은 상사화가 필 때 가면 더 없이 아름답다.


6. 풍요의 땅, 호남을 담다 -25번 호남 고속도로

(천안/아산/공주/계룡/부여/논산/익산/장성/담양/광주/화순/나주/영암/보성/강진/고흥/순천/여수)


​나에게는 서해안선 연속선상에 있는 호남선이다. 서해안선 만큼은 아니지만 그 만큼 꽤 다녔다. 특히 광주는 외가친척들이 모여사는 곳이기도 하니까.외할머니&외할아버지만 영광에 계시고 나머지 외가 친척들이 전부 광주에 있다. 아 ! 한 집은 목포에 있구나. 여튼 외가 친척 찬스로 호남 여행을 꽤 했으니 그저 만족! 서해안선에 비하면 조금 적기는 하지만 천안/아산/공주/부여/논산/익산/담양/광주/화순를 클리어했다.


호남선을 이용하면 공주/부여/익산/논산을 아우르는 백제~후백제 역사투어도 괜찮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만큼 정말 많은 사적지가 있고, 볼거리도 많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화순 운주사를 제일 추천하고 싶다. 운주사에 대한 기억은 .. 역시나 초등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ㅋㅋㅋ


당시 판타지소설 「퇴마록」을 즐겨 읽었는데, 내용 중에 운주사에 대한 부분이 있었다. 천불천탑과 함께. 그래서 어린 나이에 막연하게 천불천탑 운주사 라고 되뇌이며, 꼭 가야지 싶었다. 물론 실제로 운주사를 방문건 한참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후 였지만 ㅜㅠㅠ..


꼭 가봐야지 싶은 장소로는 공주 마곡사와 영암 왕인박사 유적지다. 공주 마곡사는.. 앞서 보은 법주사와 함께 세계 유네스코 유산에 등록되었기에 가보고 싶..고 ㅋㅋㅋㅋㅋㅋ 하 내가 생각해도 이유는 정말 단순하다.


​영암 왕인박사 유적지는 대체 어떻게 만들었는지, 무얼 근거로 만들었는지가 궁금해서 가고 싶다. 백제에서 일본에 넘어가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우리에게 너무나 유명한 왕인박사다. 하지만 그에 대한 기록은 우리나라 역사서가 아닌 일본 역사서에 있다는게 함정이랄까?근데 어떻게 영암군에서 왕인 박사가 일본으로 떠났다는 설화가 남아 있는 건지 도무지 알수가 없으니, 직접 가서 봐야하지 않겠는가?


7. 옛 이야기가 흐르는 서정적 여행길 - 27번 순천완주 고속도로

(논산/익산/완주/전주/정읍/순창/곡성/구례/하동/광양/남원/여수/남해/사천/고성)


2011년에 개통된 순천완주 고속도로. 호남선과 은근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들지만, 일단 ! 윗부분도 나름 클리어 완료했다. 아래지역은 못했지만 ㅠㅠ.


개인적으로 논산은 다른 여행지를 오며 가며 살짝 살짝 들른게 시작이었다. 백제 역사투어를 하던 와중에 논산을 지나가다 傳견훤왕릉을 발견하여 들렀던게 그 시작인 것 같다. 이후 논산에 대해 알아보고 본격적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했었는데 관촉사를 비롯하여, 계백장군 유적지, 성삼문 묘 등 정말 많은 유적지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랐더랬다.


전주, 완주는 비교적 최근에 다녀온 여행지라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다. 특히 전주는 기대를 너무 했어서 그런지, 실망이 컸던 도시였다 ㅠㅠ. 전주 음식도 기대를 많이 했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그랬는지 썩 만족스럽지 못했고..


학창시절 최대 과업인 수능을 끝내고, 기념으로 가족여행을 했었다. 난 곧 죽어도 공룡발자국을 보고 싶어서 (ㅋㅋㅋ) 고성으로 향했더랬지. 돌이켜 보면, 딸의 여행 비위 맞추느라 우리 아부지가 고생을 많이 하셨다. 그래도 덕분에 오래오래 내 기억에 남아 있으니까 ♡ 고성에서는 고성 상족암과 옥천사가 정말 기억에 남아있다. 정확히는 상족암 군립공원 해안데크와 옥천사 가는 길에 갑자기 나타난 공룡발자국 화석! 상족암 해안데크에서는 공룡발자국을 직접 밟아 볼 수 없었는데, 옥천사 가는 길에는 정말 뜬금 없이 나와있고 만져 볼 수 도 있어서 그게 그렇게나 좋았다.

구례, 하동, 광양 등은 대한민국에서 봄이 제일 빨리 오는 장소다. 해당 지역에서는 3월만 되면 산수유 축제, 매화축제가 열리는데, 난 아직까지도 가보지를 못했다. 가보기엔..너..너무 멀다.... 주말을 통으로 쓰기엔, 월요일에 출근하는 게 너무 힘드니까 ㅠㅠㅠㅠㅠ 그래도 대한민국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봄꽃 축제니까, 언젠가는 꼭 가보려고 한다.


​8. 우국충절의 기개가 서린 길 - 35번 중부 고속도로

(하남/이천/진천/청주/대전/금산/무주/장수/진안/거창/산청/함양/고성/진주/통영/거제도)


중부선은 그 뭐랄까, 여행하면서 발만 살짝 담은 느낌이다. 물론 이천,청주, 고성, 진주는 하루 내지는 이틀을 할애해서 방방곡곡을 여행했지만 그 외는..


나에게는 미묘하게 자꾸 그냥 지나만 가게 되는, 그런 도로였다. 일단 올해안에 중부선 충청지역 올 클리어를 목표해야겠다.


무주 구천동 계곡&거창 수승대 관광지는 박종인 기자님의 땅의역사를 보고 나서야 처음 알게 된 곳이다. 조작된 역사가 담긴 나제통문이라던가, 멋진 곳을 가면 '나 왔다감' 이라고 돌에 새기는 역사가 겁나 오래 되었다는 것을 알려준 수승대. 그리고 흔들림 없는 돌탑이 쌓여 있는 진안 마이산.


아참 !! 그리고 산청 傳구형왕릉 !! 음 근처에서 구형왕릉 유물이 발견되었으니, 전 구형왕릉이 아니라 그냥 구형왕릉이라고 불러야하나? 뭐 여튼!


올 해 안에 가볼 .... 올 해 안에 가볼 곳이 아직 너무 많으니 일단, 밑에 지역은 내년으로 미뤄야 겠..다..


9. 찬란한 중원 문화를 찾아서 - 45번 중부내륙 고속도로

(양평/안성/진천/충주/음성/괴산/상주/문경/합천/고령/창녕/의령/함안/창원)


​중부내륙도 뭐랄까, 약간 발만 담그고 온 그런 느낌이다. 여기서 제대로 여행을 한 지역은 양평, 충주, 문경 딱 세 지역 뿐이다. 이 외는 지나가는 길에 안성은 석남사만 보았고, 진천은 농다리만, 괴산은 산막이 옛길만 보고 왔다. 그나마도 나머지는 아직 발도 못 디뎌봤다 ㅠㅠ..


문경 여행은 정말 극과 극의 여행이었다. 문경 새재 도립공원은 정말 최고 였던 반면에, 견훤 유적지나 석탄박물관 등은 음... 썩 별로 였다. 차라리 하루 일정을 모두 문경새재 걷는 것에 쓰는게 나을 정도였으니까. 충주여행은 여러모로 좋았다. 벌써 두번이나 여행을 다녀왔기도 했고 ! 첫번째 여행에서는 탄금대 등을 보고, 최근에 충주를 갔을 때 중앙탑을 보았는데 ...진짜 감탄사 밖에 안나왔다.​


개인적으로 발만 살짝 담고 왔던 온 안성은 다시 가서 칠장사와 국사암을 꼭 보고 싶다. 이 두 곳에는 궁예의 흔적이 아직까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가야의 흔적이 남아있는 고령, 함안, 창녕 등지이다. 지금까지 여행을 하면서 고구려, 백제, 신라, 후백제, 후고구려, 고려, 조선의 흔적은 꽤 많이 보았는데 지리적 위치상...가야는 접할 수가 없었따 ㅠㅠ.. 멀기도 너무 먼 그곳 이니까 흑흑 최소 일주일 이상 황금 휴가가 있어야, 한번에 여행을 할 건데, 그 날이 언제 올지...흑


10. 백두대간을 따라 유교 문화 속으로 - 55번 중앙 고속도로

(춘천/홍천/원주/제천/영월/단양/영주/봉화/예천/안동/청도/밀양/김해/양산)


중앙고속도로의 거점 반 이상은 나름 클리어 했다. 춘천, 원주, 제천, 영월, 단양, 영주, 봉화, 안동 ! 이 중에서 유교 문화를 대표하는 도시를 꼽아 보자면 영주/봉화/안동이다. 이 세 도시를 포함하여 위의 중부내륙선에 있는 문경은 우리 나라 대표적인 유교 도시 이기도 하다. 나 같은 경우는 '영주+문경'을 묶어서 여행 했었고, '안동+봉화'를 묶어서 여행을 했었다. 이 외에 춘천, 단양, 제천은 당일치기였고, '원주+영월' 역시 묶어서 여행을 했다.


​제일 최근에 여행을 했던 도시는 제천인데, 아직 여행기를 올리는 와중이라 흑... 개인적으로 청풍호 문화재단지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또 의외의 매력을 발산했던 의림지 파크랜드 라던가!​


어느 도시를 여행을 하면 스탬프 투어를 꼭 하고는 했는데, 안동 스탬프 투어는 정말 여러모로 기억에 가득 남았더랬다. 스탬프를 찍었던 각 장소는 정말 좋았는데, 정작 마지막 스탬프 투어를 종료하고 선물을 받는 과정이 매우 안좋았기 때문에 ^^ 걍 스탬프 투어를 안하고 즐기는 게 신상에 이롭다는 교휸을 얻어더랬다. 


안동, 영주, 봉화는 정말 볼 거리가 많은데 각 도시별로 하나씩만 꼽자면 안동 병산서원, 영주 부석사, 봉화 달실마을 이다. 이유인 즉! 8월의 병산서원 앞은 그야말로 꽃 잔치다. 목백일홍이라고도 불리우는 배롱나무꽃이 너무 아름답게 피어 있어서, 한 여름에 느닷없는 꽃 구경이 가능하달까?


영주 부석사는 지금껏 다닌 사찰 중에서 탑5로 손 꼽을 만큼 멋진 사찰이다. 거기에 신비스로움을 더하는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전설도 있다.


봉화 달실마을은 역시나 봉화 바래미 마을 사람들과 함께 독립운동에 목숨을 바쳤던, 정말 여러모로 유서 깊은 마을이다.


마지막..!

읽기 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 책 덕분에 지금까지 내 여행 기록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난 정말 상상 이상으로 많은 곳을 다녔고, 아직까지 많은 곳을 못 가봤구나 싶기도 했고. 아주 잠시 잠깐 국내 여행 회의감이 들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순식간에 물리쳤다. 역시 ! 나는 집안에 있는 것 보다,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게 더 맞나보다. 하지..만... 이렇게 여행을 하려면 더욱 열씸히 회사를 다녀야 한다는게 함정..이다..크흡..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냥, 오사카
임성현.김지선 지음 / 새벽감성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보기 전에는 막연하게 여행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이 책을 정의하자면 오사카 여행 에세이 이자, 오사카 여행 가이드북 그 어디 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의 전반부는 임성현 작가가 쓴 여행 에세이이고, 책의 후반부는 김지선 작가가 쓴 여행 가이드북이기 때문이다. 헌데 이게 또 ... 여행 에세이 + 여행 가이드 라고 콕 집어서 말하기 애매한 게, 어떤 면에서는 포토북 같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오사카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는 그런 책 같기도 하다. 여튼 ! 이 책은 한 권을 읽는 것 뿐인데, 여러 장르의 책을 읽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블로그에서도 자주 언급했었지만, 나에게 교토/오사카는 특별한 도시다. 나에게 있어서는 첫 해외 여행지였기 때문이여서 그런걸까? 음,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처음 교토/오사카를 갔을 때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계절 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를 찾아다니는 게 너무 좋았다. 




여행 에세이 - 임성현

오사카 도톤보리강에서 만났던 글리코상. 임성현 작가는 매년 글리코 상 앞에서 동일한 자세로 사진을 찍으며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난 왜 이생각을 못했지? 매년 일본을 갔고, 매년 같은 장소를 꼭 들렀는데 !! 과거의 내가 사진을 찍었던 그 장소에서, 현재의 내가 사진을 찍는다. 생각해보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내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 지를 확인 할 수 있는 제일 좋은 자료인데ㅠㅠ


여행 에세이쪽은 기본적으로 교토/오사카/고베의 주요 명소에 대한 내용이라 그런가, 요 관광지에 대해서는 크게 다가 오지는 않은 것 같다. 교토/오사카 여행 초심자였다면 정말 도움이 되었을 테지만, 적어도 나는 교토/오사카 여행 초심자가 아니다보니 그런 것 같다 ㅠㅠ 


여행 가이드 - 김지선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들었던 여행 가이드 부분이다. 시중에 나온 여행 가이드 북은 '여행지의 사진 & 교통편 & 여행지에 대한 아주 간략한 정보' 딱 여기까지다. 그래서 잘 안보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여행지에 정보, 즉 역사적 배경이나 유래 이런 부분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더 그럴지도 모른다. 왜 이 여행지를 가봐야 하는 지, 왜 지금 핫플레이스가 되었는지 이러한 배경지식도 없이 들르면 이건 뭐 감흥도 없고 재미도 없고. 근데 「그냥, 오사카」에 있는 가이드편은 정말 만족스러울 정도로 정보 부분에 많은 부분을 할애 했다. 그렇다고 텍스트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흡사 포토북을 보는 듯한 여러 여행지 사진, 여행지 지도, 교통편 까지 모두 충실하게 다 담겨 있다.


한국과 일본은 역사적으로 복잡미묘한 부분이 정말 많다. 관련해서 여행지에 있는 성이나 신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꼭 필요한데, 그런 부분에 대한 설명을 콕 집어 놓았다는 점, 얼마나 바람직한지!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알고 가겠지만, 그 외에는 모르고 가는 경우가 정말 허다하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간략하게라도, 이런 역사적인 부분을 콕 집어주는 가이드 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던 우메다. 일본에 가서 처음으로 길을 해멨다. 구글맵을 보면서 갔지만 그래도 뱅글뱅글뱅글. 진짜 지옥의 우메다 !!!

우메다를 제외하면 일본에서 이렇게 길을 헤맨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남들은 어렵다는 도쿄 지하철이나 도코역 지하상가도 쉬운데ㅠㅠㅠㅠ!!

진짜 지금 다시 오사카 우메다에 떨어뜨리면, 난 분명 또 길을 잃을 것이다. 이건 진짜 백프로 !! 우메다 혼돈의 지하세계에서 빠져나와서, 햅파이크 관람차 타보겠다고 지상으로 나왔는데, 역시나 또 뱅글뱅글뱅글. 진짜 하 우메다 우메다, 나에게 우메다는 지옥이다ㅠㅠㅋㅋ


오사카에서 못 들렀던 시텐노지, 그래서 계속 마음속에 걸려있는 시텐노지. 우리말로 하면 사천왕사(寺)이다. 개인적으로 시텐노지를 보기 위해서 오사카 항공권을 계속 찾아 보고 있는건 안비밀이다. 


고대 일본 문명을 비약적으로 발달 시킨 건 한반도에서 넘어간 도래인의 공이 크다. 크게 나누면 백제계, 신라계, 가야계로 구분한다. 물론 여기서 더 세세하게 나누면 당시 한반도에 있었던 소국(실직국, 파단국 등) 에서 넘어간 사람들로 볼 수 있다. 일본 곳곳에서는 도래인의 흔적이 정말 많은데, 이에 대한 내용을 알려주는 여행 가이드북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시텐노지가 한반도 도래인과 관련된 절이라는 것을 콕 집어 준다.


참고로 언급하자면 교토에서 유명한 여행명소 키요미즈데라, 야사카신사,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 등도 전부 한반도 도래인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교토여행 리뷰 포스팅에 많음!)


오사카 주유패스를 철저하게 써보겠다는 이유로 달려갔던 오사카코역. 이곳에 주유패스만 있으면 탈 수 있는 그 유명한 덴포잔 관람차가 있다. 


문제는 내가 타러 갔던 그날, 바람이 아주 ㅋㅋㅋㅋㅋㅋㅋ어후 정말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심지어 관람차 바닥이 투명해서, 밑이 다보이고 ㅠㅠㅠ 없던 고소공포증을 만들어 준 덴포잔 대관람차,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이 외에도 교토지역에 대한 내용도 많았지만 워낙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보니, 리뷰에서는 제외했다. 이 외에는 교토/오사카/나라/고베 지역 추천 여행루트, 쇼핑팁, 숙소, 맛집 등 아주 중요한 정보도 있었다. 특히 추천 여행루트는 2박 3일 ~ 4박 5일까지 여러 조합으로 있으니 오사카 여행 초심자 뿐만 아니라, 경험자까지도 두루 두루 참고할 만하다.

불과 몇 일 전에 후쿠오카를 다녀와서, 몇 달 간은 일본여행을 자제해야지 싶었는데.... 또 오사카 항공권을 찾고 있는 내 자신이라니 ㅠㅠㅠㅠㅠ!!


이렇게 나는 또 오사카 여행을 계획한다. 하하하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애숙의 나라
안휘 지음 / 상상마당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 역사소설은 이미 기록되어 있는 사실을 뒤 엎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음, 뭐라고 해야할까? 역사적 사실을 나무 기둥으로 한다면, 거기에 상상력을 담은 잔가지를 치는 것, 그게 바로 내가 생각하는 역사소설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 「애숙의 나라」는 정말 내 기준에 100% 부합하는 소설이었다. 심지어 전개과정 자체도 지루하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이애숙'이라는 인물의 삶은 파란만장하고, 그저 가엾은 인물이어서 당연히 신파적인 소설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달리 '이애숙'의 시선으로 쓰여진 이 소설은 너무 담담했다. 담담해서 그런걸까? 외려 더 슬펐으며, '이애숙'이라는 인물에게 더욱 감정이입이 되었다.



작가가 주인공으로 내세워 소설로 내세운 이애숙, 그녀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조선의 공주였으며 조선에서 버림받은 의순공주 이야기다. 난 사대부의 나라에서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가엾은 공주, 의순공주에 대해 일전에 포스팅을 한 적도 있었다. 


정묘-병자호란을 겪은 뒤 못난 왕 인조가 죽었다. 청나라는 끊임없이 조선의 공주를 청나라로 보내길 강요했다. 효종은 자기 딸 숙안공주를 청나라에 보내고 싶지 않아, 끝까지 뒤로 숨켰다. 하지만 어떻게든 청나라에 조선공주를 보내야 했기에, 효종은 종친의 딸을 물색했다. 실록에서는 금림군 이개윤이 자진하여 자기의 딸을 청나라로 보냈다고 적었지만, 과연 그게 사실일지는 글쎄. 나는 믿을 수 없다.


나라가 힘이 없었고, 무능한 위정자들이 본인들 편하자고 희생양으로 선택된 이애숙, 그리고 버림 받은 이애숙. 이 책은 그녀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이애숙이 평범한 종친의 여식으로 살았던 그 찰나의 시간 그 해, 아름다운 봄. 누군가에게 설레기도 했고 누군가의 애정어린 눈길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의순(義順)의 길을 걸어야만 했다. 대의에 순종하라는 의미를 지닌 의순. 조선의 왕 효종이 이애숙에게 공주에 봉하며 내린 작호다. 의순공주가 된 애숙은 그렇게 청나라로 향했다. 흉노 오랑캐에 시집간 왕소군 처럼. 그렇게 그녀는 강요에 의해 조선 땅을 떠났다. 


먼길에 고생이 많겠구나.

나의 양녀가 되었으니, 너도 분명 나의 자식이다.

의순은 청국에 가서도 조선국 왕손으로서의 자부심을 잃지 말라.


조선의 왕 효종은 그렇게 말했다. 저 한마디를 내림으로써 본인의 죄책감을 덜려고 한 것이겠지. 뿐만 아니다. 효종의 딸 숙안공주, 원래라면 그녀가 청나라에 갔어야 했다. 하지만 효종과 숙안공주는 애숙을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뒤로 쏙 숨어버렸다. 숙안은 의순에게 비녀 하나 던져주고 가버렸다. 자기 대신 끌려가는 의순에게 따듯한 말 한마디 조차 없었다.


불행 중 다행일까, 의순의 신랑될 사람인 청나라의 도르곤. 그는 청나라의 제일 권력자였으며 섭정왕이기도 했다. 도르곤은 의순을 아주 마음에 들어했고, 그녀를 대복진으로 봉했다. (청나라 왕실 부인제도 '복진'은 위 포스팅에 언급) 도르곤은 의순을 백송골 같다며 좋아했고, 그 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도르곤은 조선을 짓밟은 원수이기도 했지만, 의순에게는 하나 뿐인 지아비였다. 무엇보다 둘의 금실이 좋았다는 건 여러 기록에서도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부부의 연은 짧디 짧았다. 도르곤이 비명에 가버렸다. 


만주족에는 순장 풍습이 있었기에 총애로 보나 직위로 보나 대복진이었던 의순이 순장될 확율이 높았다. 하지만 조선국 출신이라는 꼬리표 덕분에 순장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순장이 확정되면 '왕후'의 직위에 봉해야 하는데, 조선국 여인이 대청의 왕후라니! 그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일테니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청나라 권력 판도가 바뀌면서 죽은 도르곤이 역적이 되어버렸다. 도르곤은 묘를 파내어 부관참시까지 당했다. 그렇게 도르곤 집안은 풍비박살이 나버렸다. 의순을 포함한 도르곤의 부인들은 다른 왕족 및 부하 장수에게 주어졌다.


의순은 도르곤의 부하장수 보로의 측복진이 되었다. 하지만 이도 오래 가지 못했다. 얼마 안가 보로가 사망했고, 의순은 보로의 동생 요로의 복진으로 가게 되었다. 그렇게 요로의 집에 머물던 의순은 저잣거리에 나갔다가, 청에 끌려왔다가 부랑인이 된 조선 여인들을 만난다.


애숙은 차마, 한양에서 들었던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렇게 도망쳐서 돌아간 포로 중 적지 않은 여인네들이 도성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홍제천변에서 움막을 치고 살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오랑캐에게 몸을 버렸으니 집안에 들일 수 없다는 완고한 사대부들의 반대가 심하다는 것이었다.

쏟아지는 이혼 청원에 나랏님마저 골머리를 앓는다는 말까지 들은 적이 있다. -P158


오랜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애숙이라는 존재가 잊혀지는 듯 했다. 그렇게 흘러가던 시간 속에서 애숙이 고향에 돌아갈 수 있는 사건이 벌어졌다. 애숙의 아버지 금림군 이개윤이 청나라에 사신으로 와서, 청의 황제에게 탄원서를 올린 것이다. 애숙은 그렇게 고국 조선으로 돌아왔다.


조선에 온다면 어떤 생활이 펼쳐질 지 애숙은 알고 있었을 거다. 하지만 생각한 것 이상으로 조선이라는 나라는 애숙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애숙의 눈 앞에는 자기 자신이 묻혀 있다는 무덤, 족두리 묘가 있었다.


병자호란과 정축하성으로 인해 울분에 차 있는 뭇 백성들 사이에

'왕실에서 공주까지 오랑캐에게 바쳤다' 라는 원성이 들끓었지.

조정에서는 몇 달 동안 민심을 무마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으나

결국 임금께서 자신의 딸을 빼돌리고 종친의 자녀인 너를 대신 보낸 일 까지 소문이 나서 민심이 더욱 흉흉해질까 봐 전전긍긍하시는 형편이 됐단다.

그래서 궁리해낸 것이 바로 이 족두리 묘였어. 


네가 연경에서 오라비들을 통해 돌려보낸 족두리를 갖고 이야기를 지어낸거야.

의순공주는 끝내 국경을 넘지 않았다.

국경으로 가던 중 오랑캐에게 몸을 더럽힐 수가 없었다면서 평안도 정주 강에 몸을 던졌고 시신을 찾지 못한 채 족두리만 물에 떠 올랐다는 설화를 만들어 낸 것이지. - P174 ~ 175


그렇게 이애숙, 의순공주는 조선에서 죽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엄연히 살아있는 사람이었다. 조선 왕실과 사대부들은 살아 돌아온 이애숙을 고깝게 보지 않았다. 임금의 허락 없이 청 황제에게 탄원서를 올렸다는 이유로 애숙의 아버지, 이개윤을 삭탈관직 했다.



"춘옥은 한양 본가로 들어가긴 했는데, 가족들이 별당에다 가둬 놓고 가축 취급을 하는 바람에 그만 정신병증을 일으켜서 거기에서 살지 못하고 내침을 당했사옵니다.

그 후 우리와 함께 지내왔는데, 평소에 멀쩡하다가도 간간이 정신이 헝클어져서

홍제천에 나가 도래를 부르며 온종일 몸에다가 물을 끼엊는 발작 증세를 보이곤 하옵니다."


가슴이 아팠다.

오랑캐에게 몸을 더렵혔다는 이유로 남편과 시댁으로부터 내침을 당한 여인네들의 피맺히 삶들이 송두리째 자신의 것인 양 다가와 애숙은 가슴속으로 흐르는 피눈물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 P224


책 속에 나온 몇 줄의 문장이다. 믿고 싶지 않은, 그저 소설이라고 치부하고 싶은 내용이다. 하지만, 실제로 조선에서 벌어지고 있던 이야기다. 조선은 위부터 아래까지 청나라에서 겨우 목숨 부지하고 돌아온 여인네들을 환향녀라 부르며 쫓아냈다. 위정자들은 그저 숭명배청을 울부 짖고, 허울만 좋은 북벌론을 부르짖으며 힘없는 여인네들만 그렇게 버려졌다. 나는 조선이 허망하게 무너지고, 그리 쉽게 일본에 침략당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여기서 찾는다. 그저 글께나 읽는 유학자랍시고 명나라만 쫓았던 무능한 위정자들, 백성들의 피폐해진 삶은 신경조차 쓰지 않은 그들 때문에. 바로 이들로 인해 조선은 무너지기 시작한거다.


정축하성(삼전도의굴욕)의 국치로 전쟁이 끝난 뒤 청국으로 끌려간

포로들에 대한 석방 교섭이 있었던 기묘년 이후 적지 않은 조선인들이 돌아왔다.

그런데 여인들만은 오랑캐에게 몸을 더럽혀 실절했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내쳐지고 시집에서 문전박대를 받았다.

어쩌다가 도성으로 들어간 여인들도 다른사람들 눈에 띄지 말라고

별당이나 뒷방에서 유폐되다시피 홀로 쓸쓸히 지내야 했다.

대들보에 명주실을 내려 목을 걸거나

은장도로 손목을 긋고 가슴을 찌른 여인들이 부지기수 였다.

집 안에 있는 샘에 거꾸로 뛰어들어 목숨을 끊은 이들도 한 둘이 아니었다고 한다.

아예 집안에 들어갈 수 조차 없는 여인들은 깊은 강을 찾아 몸을 던졌다.

대게는 오랑캐에게 끌려갈 때 자결하지 못한 자신을 한탄했고

조선의 남정네들을 원망하면서 눈을 뜬 채 이승을 떠났다.

속환한 며느리가 칠거지악을 저질렀으니

이혼을 하도록 해달라는 상소가 쉬지 않고 올라왔다.

환향한 지 한 해 만에 그렇게 한이 맺힌 채 죽어간 여성이

대략 일만 명은 넘었을 것이라는 말도 나돈다고 했다. - P227


소설 속의 애숙은 그렇게 죽었다. 스스로 독초를 달여 먹어 죽음을 선택했다. 애숙이 죽고 나서야 궁궐에서 장례를 치루라며 물품을 내려줬다. 


"제게…나라는…조선은 없었습니다. 

다만 아버지의 나라였기에 차마 버릴 수 없었을 따름이지요."

애숙의나라 - P256


이 책은 무능하고도 무능한 조선 정부와 사대부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조선 왕실은 이애숙이라는 여인을 내세워 본인의 안위를 지켜놓고, 나중에는 본인들이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내쳤다. 비단 이애숙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당시에 청나라로 끌려간 여인들은 수십에서 수만명. 정말 무자비하게 끌려갔다. 물론 남자들도 많이 끌려갔다. 돈이 많은 양반가에서는 집안의 대를 이을 아들을 구하기 위해 몸값을 지불해서 빼내오는 경우도 빈번했다. 하지만 여성에 대해서는 너무나 차별적이었다. 간혹 자기의 여식을 빼내기 위해 몸값을 지불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게가 아니었다. 오히려 여성 스스로가 목숨을 걸고 도망쳐 고국으로 돌아오면, 조선사람들은 그녀들을 '환향녀' 라고 부르며 배척했다. 조선에 남아있던 사람들에게 '환향녀'는 오랑캐에게 정조를 빼앗긴 수치스러운 여자였다.


청나라에 잡혀 갔다면 응당 자결을 했어야 했는데, 자결하지 않고 살아 돌아왔으니 너희야 말로 짐슴이고 오랑캐다. 당대 환향녀를 향한 인식이다. 조선 유학자들이, 유학을 본인들에게 이로운 부분만 받아들이고 지멋대로 해석하여 널리 퍼트린 결과가 이렇게 나타난 것이다.


언젠가 가봐야지 했던 족두리묘, 하지만 어느새 잊었던 족두리묘. 늦었지만, 이제라도 가봐야겠다.


애숙은 차마, 한양에서 들었던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렇게 도망쳐서 돌아간 포로 중 적지 않은 여인네들이 도성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홍제천변에서 움막을 치고 살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오랑캐에게 몸을 버렸으니 집안에 들일 수 없다는 완고한 사대부들의 반대가 심하다는 것이었다.

쏟아지는 이혼 청원에 나랏님마저 골머리를 앓는다는 말까지 들은 적이 있다. - P158

가슴이 아팠다.

오랑캐에게 몸을 더렵혔다는 이유로 남편과 시댁으로부터 내침을 당한 여인네들의 피맺히 삶들이 송두리째 자신의 것인 양 다가와 애숙은 가슴속으로 흐르는 피눈물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 P2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런던 셀프 트래블 - 2019-2020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11
박정은.전혜진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의 (간접)세계여행 목적지는 바로 영국! 그 중에서도 런던 !!!


학창시절 나에겐 영국하면 복잡 복잡한 중세 왕실가계도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수능과목으로 세계사를 공부하면서 영국을 포함한 유럽국가 왕을 비롯하여 여러 정치적 사건을 외우느라 너무 힘들어서 죽을뻔 했기 때문에 ㅠㅠ 하지만 시간이 한참 흘러, 회삿밥을 먹고다니는 지금은 그런 지식들은 죄다 까먹고, 남아있는건 오로지 결혼을 겁나 여러번 해서 피바람 부른 헨리8, 그의 딸 블러디 메리, 그의 딸22 무적함대 격파 엘리자베스 1, 런던탑에 갖힌 두 왕자 이야기다. 하지면 역시 헨리8세 이야기가 제일 꿀잼


! 이거 말고도 영국 전래동요(?) 마더구스도 있다. 이 역시..학창시절에 엄청 빠져 있었는데..ㅋㅋㅋ  동요라면서 동요같지 않은, 잔혹한 이야기가 꽤 많이 있던 마더구스. 블로그에도 포스팅을 종종 했더랬다. 그게 벌써 1n년 전이라니 ...!!



물론 지금은 영국하면 떠오르는 건 '닥터후' & '해리포터' 이다 ㅋㅋㅋㅋ 이렇게 다시 덕밍아웃 하는 건가 싶긴 한데, 정말 해리포터&닥터후 때문에 영국에 가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놈의 언어의 장벽ㅠㅠ!! 요즘이야 스마트폰만 있으면 뭐든게 OK되는 시절이라 언어 따위는 깔끔하게 무시할 수 있는데, 이번엔 영국을 갈 시간이 없네................


꿩 대신 닭이라고 했는가! 영국을 못간다면, 책으로라도 여행을 해야지 싶었다 ㅋㅋㅋ 때 마침 셀프트래블 런던 개정본이 나왔으니 바로 픽

지금 나에게 영국은 닥터후&해리포터지만, 만약 영국으로 여행을 간다면? 당연히 그 목적은 헨리8세다. 내 여행 트렌드는 언제나 역사적 사건과 함께였으니까 후후후후 아! 또 있다. 영국은 뮤지컬의 본고장인 만큼, 뮤덕으로써 오리지널 뮤도 한편 보고 싶은 마음?!

런던여행을 하기 전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해 보는 시간!

​TV에서 영국 국기 유니언잭을 종종 보기는 했는데, 무슨 의미가 담겨있는 지는 1도 생각해본적 없었다. 알고 보니 잉글랜드/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 3개국 국기를 합친 모양이 바로 지금의 국기라고 한다. 그리고.. 영국이 입헌군주제라는 건 뭐 유명한 사실이구!

만수무강 하세요 엘리자베스 여왕님

시차는..막연하게 시차가 많이 나겠구나 했는데, 9시간이라니! 이 외에 통용되는 화폐가 파운드라던가, 국교가 성공회라는 것 (헨리8 ★), 한국 여권 소지자는 관광 목적의 경우 6개월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다 는 것 정도만 알면 될 것 같다.


런던은 안전한가요?

런던은 유럽 내에서 안전한 편에 속하지만, 소매치기에 주의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마약단속 경찰관을 사칭해서 현금을 훔쳐가는 일도 발생한다고 해요. 진짜 사복 경찰관은 지갑을 보여달라고 하지 않고, 신분증을 확인한다고 하니 꼭 주의하세요!

가짜 경찰로 의심 될 경우에는 경찰서에 가서 보여주겠다고 말한 뒤, 가까운 경찰서로 가야 합니다. 혹시라도 진짜 경찰인데, 검문을 거부하면 벌금을 낼 수도 있다고 해요ㅠㅠ!



런던에 가면 가고/보고/듣고 싶은 건 누가 뭐라해도 헨리8이지만, 난 런던여행 초심자니까! 런던에 무엇이 있는지 하나하나 확인하는 건 필수다. 일단 영국 왕가 공식 거주지인 버킹엄 궁전, 빅벤이라고 불리우는 엘리자베스 타워, 템스강을 가로지르는 타워 브리지,  템스강변에 위치한 대관람차 런던아이 등이 있다.


타워브리지가 마더구스 동요 하나인 <london bridge is fallin' down> 에 나오는 그 다리일까..? 급 궁금해졌다. 해서 검색해보니 런던브리지와 타워브리지는 서로 다른 다리였던 걸로 ㅋㅋㅋㅋㅋㅋ



1837년 빅토리아 여왕때부터 지금까지 쭉 ~~ 영국 왕가 공식적인 거주지 버킹엄 궁전. 현직 왕궁이라는 점에서 막연하게 왕궁이라 출입 금지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국민들에게 개방하는 궁전이었다. 물론 정기적인 개방기간이 따로 있다. 하지만 해당 기간에 입장권만 구입하면 언제든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 뽀인트 !


반면 우리나라 청와대는 음.... 청와대 투어가 있기는 하나 6개월 전에 미리 예약해야하고, 심지어 한정된 인원에다가, 예약도 힘들다. 나도 딱 한 번 밖에 못 가봤다ㅠㅠㅠㅠㅠ 하.. 영국 국민들 부럽...ㅜㅜ


뮤지컬의 본고장 영국!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뮤지컬 배우 홍광호님도 2년간 영국 웨스트앤드에 진출했었다. <미스사이공> 투이 역으로! 진짜 정말 홍배우 따라 영국을 가고 싶었는데 ㅠㅠㅠㅠ 실황을 이 눈으로 보고 싶었는데, 결국 영상으로 접했다는 슬픈 사실. 뭐 그걸 떠나서라도, 영국에서 오리지널 뮤지컬을 본다는 건 모든 뮤덕의 로망이 아닐까?  <알라딘>, <레미제라블>, <오페라의유령> 이 세 작품은 꼭 영국에서 오리지널로 보고 싶다 ㅠㅠ!



대망의 런던타워! 영국에 간다면 무조건 원픽인 런던타워!!!! 역사적으로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런던타워다. 런던타워는 요새이자 감옥이랄까? 이름만 들었을 때는 런던 타워 하나만 있는 것 처럼 보이나, 그렇지 않다. 런던 타워 성벽 안에 있는 많은 건축물 (화이트 타워, 블러디 타워, 마린 타워 등)을 통틀어서 런던 타워라고 부른다.


런던타워는 정복왕이라 일컬어지는 윌리엄1세가 건설한 요새이다. 이후 약 5백년 뒤, 헨리8세가 왕으로 즉위한다. (엄청난 타임워프ㅋㅋㅋ)


헨리8세가 정말 어마 어마한 인물이다. 첫 번째 부인이었던 아라곤의 캐서린과 이혼을 하기 위해 영국의 국교를 성공회로 바꾼 어마무시한 인물이다. 그렇게 캐서린과 이혼하고 맞이한 두 번째 부인은 캐서린의 시녀였던 앤 불린(천일의 앤!!). 하지만 앤 불린도 헨리8세한테 이혼당한다. 헨리 8세는 앤 불린을 바로 이곳, 런던타워에 가둔 뒤 처형!! 크흡. 참고로 헨리8세의 다섯 번 째 부인 캐서린 하워드도 런던타워에 갖혔다가 사형당한다. 캐서린 하워드는 두 번째 부인 앤 불린의 시녀였다는 건 안비밀 ㄷㄷㄷㄷ 헨리8세는 결혼/이혼 /재혼을 정말 밥 먹듯이 했는데, 전 부인 대부분을 죽였다는 것 또한 안 비밀..ㄷㄷㄷ


헨리8세가 죽었다. 그 뒤를 이어 헨리8세의 세 번째 부인 제인 시모어가 낳은 아들, 에드워드 6세가 즉위했다. 다시 에드워드6세 사망. 이후 약 9일간 여왕이 되었던 인물이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은 제인 그레이. (헨리8세 기준으로 보면, 제인 그레이는 증조카. 복잡ㅠ이해하려하지 마요..)


제인 그레이는 9일간 왕위에 있다가, 헨리 8세의 딸인 메리1세에 의해 왕위에서 내려오고 런던 탑에 갖힌다. 메리 1세는 여왕이 되자마자 영국국교회 신자들을 무차별적으로 탄압하며, 전 여왕이었던 제인 그레이를 런던탑에 가둔 것이다. 그리고 역시나 참수. 메리1세는 제인 그레이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을 죽이는, 피바람을 몰고 와서 블러디 메리 라는 별칭도 있다. (메리1세는 헨리8세 첫 번째 부인이었던 아라곤의 캐서린의 딸)


이번에는 헨리8세 전전 왕이었던 리처드3세로 넘어가본다. 리처드3세는 자기의 조카였던 에드워드5(13), 리처드(10)을 런던 탑에 가두었다. 그 이후 그 누구도 두 형제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우리식으로 따지면 에드워드5세는 단종, 리처드 3세는 세조 (수양대군)으로 보면 이해가 빠를 듯 !!)


이후 시간은 흘러, 런던 타워 보수를 위해 삽질을 했는데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사건이 있었으니! 어린 아이의 유골 2구가 발견된 것이었다. 1993년에 해당 유골을 검증한 결과 연령이나 성별은 판별되지 않았지만, 정황상 에드워드5세 형제로 추정되어 웨스터민스턴 사원에 안장되었다. 어린 두 조카를 죽인 리처드3세는 행복한 죽음을 맞지는 못했고, 그가 죽은 뒤 왕이 된 사람은 헨리7세다. (헨리8세 아부지)


이렇든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런던 타워를 비롯하여, 런던에는 영화 해리포터 촬영지도 있다. 호그와트로 향하는 기차를 타는 킹스크로스 역과 호그와트 식당으로 알려진 옥스퍼드 대학교 ! 그리고...... 후디안을 위한 닥터후 굿즈샵 The WHO SHOP !!!! 나두 실물 크기 달렉을 보고 싶어여 ㅠㅠㅠㅠ 큽.. 회사에서 내가 원하는 기간에(겁나 중요!!) 장기 휴가만 주신다면 언제든 런던으로 달려갈 의향이 있는데 흑흑 나는 언제 쯤 런던을 가보나요...ㅜ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