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후는 명을 내려 황제, 황후 및 진비, 근비 두 후궁과 태자 푸쥔을 영수궁에 함께 머물게 하고는 시안 피신을 준비했다. 하지만 출궁 전날 저녁, 진비를 생각하니 궁에 남겨두기도 그렇고 데려가기도 마땅치 않자 그녀를 낙수당 뒤 서쪽 우물에 빠뜨려 죽이라는 명을 전했다. 나이 든 태감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피해버렸고 젊은 추이위구이만은 감히 멀리 피하지 못했다. 서태후는 화를 내며 명했다. "추이위구이가 진비를 밀어넣어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 모두 참형을 면치 못할것이다." 추이위구이는 명을 거역하지 못하고 진비를 우물에 밀어넣고 말았다.…"

내가 서태후를 처음 만난 때는 광서 28년, 태후가 68세 되던 해다. … 두 눈썹은 정기가 흘러넘치고 눈동자는 별처럼 빛났다. 아무도 감히 그 눈빛을 마주 대하지 못할 정도였다. 조정에서 군기대신들을 대할 때면 더 없이 온화하고 자상하면서도 그 표정과 자태에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권위와 위엄이 서려있었다.… 서태후는 공적이 크고 과실이 적은 반면, 광서제는 공적이 적고 과실이 많다고 평가한 것은 확실히 정론이라 할 수 있다. P 40 - P40

가장 잔인했던 일은 바로 서태후가 어느 나이 든 태감에게 그의 대소변을 강제로 먹였던 일이다.

궁안 태감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다. 그 노인은 이 일로 그만 목숨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서태후 자신은 젖을 잘 내는 두 부녀를 선별해 매일 같이 온 몸을 깨끗히 씻게 했다.

이들이 몸에 꼭 붙는 진홍색 상의를 입고 유두만 드러낸 채 침상 앞에 무릎을 꿇고 앉으면

서태후는 침상에 누운 채로 젖을 먹었다.

자신은 사람의 젖을 먹으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대소변을 먹이는 것

이것이 바로 황실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P 419 - P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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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충격적이었다. 폐를 끼친다는 의미가 너무 넓다고 해야할까, 이해가 안된다고 해야할까. 나름 일본문화를 많이 접했다고 자부했고, 그만큼 이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나는 아직도 내 편협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도쿄 여행 에세이라고 내세웠고 실제도 도쿄의 여러 지역을 소개해주었다. 저자 역시 본인의 책은 ‘도쿄 졸업 일기‘ 혹은 ‘졸업 논문‘ 이라고 일컬었다. 하지만 이 책은 도쿄만 소개한 것이 아니다. 도쿄의 생활이었지만 실제로는 도쿄에 국한된 것이 아닌 일본의 문화와 생각, 생활을 보여주었다. 에세이라는 장르의 매력을 이제라도 알게 해준 이 책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도쿄를 떠나고도 몇 번이고 다시 찾았다.

오랜 친구들과 음식이 그립다는 핑계였지만

정작 살 때는 잘 몰랐던 도쿄의 매력에 뒤늦게 푹 빠졌기 때문이었다.

오후 5시, 장 보러 온 자전거 행렬로 북적이는 상점가,

이웃들과 한마음으로 즐기는 동네 축제,

찬물에 흐르는 소면을 건져 먹으며 달래는 더위.

평범해 보이던 생활 속의 도쿄가 이렇게나 매력적이었다니

마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있었던 공동체 의식, 서로 돕고 산다는 연대감을 일깨워 주었다

공동체의 이익과 안정을 우선시 하며, 이를 깨뜨리는 돌출된 행동은 용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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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 할 일은 끝이 없고, 삶은 복잡할 때
에린남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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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N년차인 나, 결혼 전에는 집에 빈 공간이 많았고 물건도 많이 었었는데. 어느새 거실, 방할 것없이 물건으로 가득가득 차있다. 더 신기한건 물건을 비우면 비울수록, 더 채워진다. 몇 개월 뒤면 이사를 가야하는데, 이사가기 전에 최대한 짐을 줄이고 싶은데 이거 참. 정말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는 삶을 살아야 하나? 싶을 정도로 집에 뭔가가 참 많다. 주말마다 봉다리씩 무언가를 버리는데도 말이다. 



이런 타이밍에! 어떻게 하면 미니멀한 삶을 살 수 있는지 궁금하던 찰나에!! 상상출판에서 이 책이 도착했다.


제목부터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미니멀리즘이란, 그저 물건을 적게 사용하는 삶을 사는 거라 생각했다.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 미니멀리스트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 책을 읽고 보니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미니멀리스트는 그저 물건을 적게 사용하는 게 아니라,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만을 사용하는 사람이었다.


플라스틱 양념통을 받아왔을 때는 단지 새것이라는 이유만으로 ‘득템’한 기분이었다. 서랍장 형태의 통에 설탕과 소금, 고춧가루를 넣으면 되곘다고 구체적인 계획도 짜놓았지만, 슬프게도 플라스틱 양념통 역시 상부 장에 넣어둔 후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p 031



덕심을 자극하는 제품을 봐도 강인한 정신력으로 견뎌내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2020년 경자년을 맞아 각종 브랜드에서 디즈니와 협업해 미키 마우스 제품을 선보였지만 구경만 했다. 그렇게 꾹꾹 잘 참다가 결국 하나를 구입해버렸다. p 181



우리 집에는 정말 많은 용기들이 있다. 그것도 카카오프렌즈 콜라보 용기들. 상부 장에 아주 가득가득 쌓여있다. 머그컵, 온텀블러, 냉텀블러, 접시 등. 사용은 하지도 않으면서, 수집만 엄청 했다. 근데 또 이렇게 수집한 것 치고, 내가 이렇게 많은 공간을 할애할 만큼, 이 캐릭터들을 좋아하나? 싶으면 그건 또 아니다. 



물건을 비울 때 스스로 해보면 좋은 질문

1) 나에게 필요한 물건이 아직도 많다고 느끼는가?

2) 단지 미련이 남아서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3) 같은 아이템을 다시 사지 않을 거라고 장담해?

4) 나를 위한 물건인가, 남을 위한 물건인가?

5) 이 물건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한가?


저자는 물건을 버릴 때, 스스로에게 저 다섯가지의 질문을 했다. 우리집 상부 장에 있는 카카오프렌즈 콜라보 용기들을 바라보며, 저 다섯가지 질문을 나에게 해보았다. 일단 필요한 물건이 과도하게 많다. 텀블러도 사용하는 것만 사용하고, 접시도 사용하는 것만 사용하고, 컵도 사용하는 것만 사용한다. 고로 카카오프렌즈 용기들은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내다 버리거나, 팔기엔 솔직히 미련이 있다. 혹시라도 나중에 다시 갖고 싶어질까봐. 그런데 또 이 물건들을 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지는 않는다. 결국! 이 카카오프렌즈 용기들은 나에겐 비울 물건 제 1 순위였다. 하..하하....하....


그 외 나머지 내 수집품들과 책들은 같은 물건은 다시 나오지 않으므로 살 일이 없고, 오로지 나를 위한 물건이고,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에 100% 부합하기에, 비울 물건에서 제외!!!!.........라고 정신승리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슬프다.


매번 환절기가 되면 옷을 버린다. 최소 3개월 이상 안 입는 옷, 늘어난 옷, 색이 바랜옷만 골라서 버리는 대도 20L봉다리로 두, 세봉지는 나오는 듯하다. 신랑과 나는 입는 옷만 입고, 옷을 안사기로 참 유명한데, 왜이렇게 버리는 옷은 계속 나오는지. 신기하기 그지없다. 


‘대체 왜지? 이 옷들은 대체 뭐지?’ 라는 생각에 옷을 빤히 쳐다 보고 있으니, 떠올랐다. 지금의 신랑이, 남친이였던 시절. 그 시절 우리가 데이트를 할 때 입었던 그 옷들! 매년 버리려다가도 그 추억에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던, 그 옷들이었다. 결국 지나간 추억에 얽매여, 몇년 째 물건들을 싸짊어다니고 있었다.


이제서야 물건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확실해 졌다. 가지고 있는 물건이 절대 나를 대변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물건이 아닌 나 자신을 스스로 기억하고, 추억해야 한다. 그러니까 물건에 너무 많은 감정과 에너지를 내어주지 않아도 괜찮다. p 206


하지만 이제 지나간 추억에 연연하지 않기 위해, 과감히 버리기로 했다. 생각해보면 결혼하기 전에, 중/고등학교 교복도 과감히 버린 나인데. 결혼 전 데이트 할 때 입었던 옷들이라고 못 버릴게 뭐가 있을까! 무엇보다 지금 신랑과 나는, 아직도 결혼 전과 다름없이 알콩달콩하는데. 주말마다 짧은 동네산책이라도 나가는데. 매일 매일이 데이트 같은 삶인데 뭐. 고로 과감히 버린다. 그런데 버렸는데도, 옷이 아직도 많네? 이상하네...



 

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삶은 말 그대로 주변에 물건을 최소화 하는 삶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아마 이 책이 아니었다면, 나는 평생 미니멀리즘에 대한 착각을 한 채 살았을 것이다. 그저 물건만 줄이면 된다는 생각을 하며. 하지만, 이제는 안다. 진정한 미니멀리즘은 나에게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는 것과 함께, ‘쓰레기’도 줄여나가는 삶이라는 걸. 그리고 이 삶은 또 하나의 환경을 살리는 운동이라는 걸.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고, 회사에 텀블러를 들고다니고, 마트에 장바구니를 들고다니며, 출근할 때 에코백 하나로 몇년을 사는 나는, 내 나름대로 환경을 생각한다고 자부했었다. 아.. 하지만 아니었다. 나는 정말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었다 ㅜㅜ


처음에는 쓰레기가 우리 집, 내 공간, 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만으로 할 일이 끝난 것 같았다. 하지만 곧 내나 버린 물건들의 행선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다시 쓰이기를 바랐지만, 대부분은 재활용되지 못하고 쓰레기로 전락해서 매립된다는 것을 알았다. 잘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어가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p 095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검색해보다가 아주 자연스럽게 ‘제로 웨이스트 운동’을 알게 됐다. 제로 웨이스트는 쓰레기의 사용과 배출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실 생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특히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용기 같이 썩지 않는 소재의 사용을 줄이려는 실천을 말한다. p 096


가방은 무거워졌고, 텀블러는 매일매일 세척해줘야 했다. 우리의 새로운 식수 생활은 생수를 사 먹는 일보다 훨씬 불편했다. 마시고 버리면 끝이 아니라, 손이 많이 가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므로 확실히 귀찮다. 하지만 생수보다 보리차가 더 맛 좋다. p 111


우리집에는 정말 곳곳에 플라스틱이 있다. 매주 생수를 사먹기에, 당연히 플라스틱 생수병이 나온다. 화장실에는 플라스틱 칫솔, 플라스틱 용기의 샴푸와 린스. 플라스틱 용기에 들어있는 클렌징폼, 하루에도 수어번 사용하는 일회용 랩. 와, 나는 진짜 어쩜 이러지? 난 결국 편리하다는 핑계로 플라스틱 제품을 펑펑 써재끼고 있었다. 결국은 인간이 편리함을 버리고 불편한 삶을 택해야,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당장이라도 저자처럼 물을 끓여마시고, 환경에 프렌들리한 대나무칫솔, 옥수수전분 봉투, 실리콘 랩 사용을 해야할까? 휴. 또 막상 그렇게 살려고 하니 벌써부터 막막하기도 하고. 우선은 생수 사마시는 것을 줄이고, 보리차를 끓여먹는 것부터 시작해볼까?


이제는 물건을 집으로 들일 때, 내가 물건을 제대로 쓸 수 있을지까지 생각해본다. 방법은 간단하다. 충동적으로 가지고 싶은 물건이든, 첫눈에 마음이 뺏겨버린 물건이든 간에 우선 이성을 앞세워 이 물건과의 마지막 순간이 어떨지 예상해보는 것이다. p 129


다행인 것은 인터넷 쇼핑을 할 때, 장바구니에 넣자마자 바로바로 구입한느 대신 며칠 묵혀두는 습관이 생겼다는 거였다. 인터넷 쇼핑몰의 장점 중 하나이다. 바로 사지 않는다고 해도 누구의 눈치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 p 187



이제 물건을 살 때, 다른 건 몰라도 이 두 가지는 꼭 기억해야겠다.


1) 정말 나에게 필요한 물건이 맞는지? 장바구니에 넣고 몇일을 묵혀본다. 구입하지 않고 몇일을 묵혔는데도 사는데 문제가 없으면 살 필요가 없다.

2) 같은 용도의 물건이 더 있지는 않은지? 어차피 쓰던 것만 쓴다.


지금까지의 생활방식을 바로 바꾸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비어내고, 환경에 도움이 되는 생활방식을 시작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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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나의 모든 봄날들 - 엄마와 함께한 가장 푸르른 날들의 기록
송정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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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흐름출판에서 출간된 한 만화에세이를 보고 펑펑 울었던 적이 있었다. 그 책의 주제는 엄마였다. 그리고 오늘, 난 RHK에서 출간한 에세이 「엄마와 나의 모든 봄날들」을 읽고 또 펑펑 울고 말았다. 읽다가 너무 힘들어서 책을 서너번 정도 덮었다가, 폈다가. 책이 내 눈물에 젖지는 않을까, 조심하면서 겨우겨우 읽었다.



나는 내 나름대로 엄마랑 놀러도 잘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으로 다니고, 공연도 보러다니고 그래서, 이정도면 난 정말 엄마에게 잘하는 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난 세상 나쁜 딸이었다. 엄마가 어떤 음식을 제일 좋아하는지, 엄마가 제일 좋아했던 책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없었다.


나는 정말 우리 엄마에게 세상 나쁜 딸이었다.



이모티콘을 이모콘티라고 말해서 딸의 짜증을 촉발시킨다. 그 엄마는 요즘은 컴퓨터의 컨트롤 브이와 컨트롤씨도 모른다고 또 딸에게 혼났다. 생각해보면 엄마는 딸에게 가나다라를 가르쳐주려고 수백 번 설명해주고, 더하기 빼기를 알려주려고 수백 번 가르쳐주었다. 걸음마를 가르쳐주려고 수천 번 알려주고 한 걸음만 떼도 물개박수를 쳐주셨다. 세상 이치를 알려주려고 수천 번이나 얘기해주시는데 딸은 이모티콘이나 컴퓨터 설명 몇 번에 짜증을 낸다. p 088




시간이 엄마의 얼굴에서 젊음을 가져갔다. 김진호의 <가족사진> 속 노랫말처럼 ‘나를 꽃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버렸던’ 엄마의 모습에 딸의 가슴이 무너진다. p 066



아, 불과 몇일 전 내 모습이다. 엄마가 이것좀 해달라, 저것좀 해달라 할 때마다 내 반응은 항상 짜증이었다. 정말 왜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처음부터 짜증이 나온다. 엄마는 왜 이런 거 하나 못하냐고 타박은 덤이다. 회사에서 손윗사람들이 저런 질문을 하면 얼굴에 미소를 자동장착하고, 흡사 서비스직처럼 응대를 하는데, 이상하게 엄마가 같은 질문을 하면 난 세상 나쁜 딸이 되었다. 그거 하나 알려주는게 뭐가 어렵다고, 짜증부터 낸다.



우리 엄마는 내 어릴 적, 내 똥기저귀 갈아주고, 내가 궁금한건 하나하나 다 알려주고 그렇게 살아왔는데, 정작 다큰 딸 자식은 엄마의 사소한 질문에도 짜증으로 대답을 하니, 휴. 난 정말 내가 철이 다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철은 개뿔. 아직도 짜증으로 중무장한 철없는10대 사춘기 소녀 저리가라였다. 그런데도 엄마는 이런 나에게 짜증은 커녕, 내가 저녁먹으러 간다고 하면 뭘 먹고 싶냐고 먼저 물어본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고, 엄마는 항상 날 위해 살았다. 날 위해 본인의 젊은 날을 다 썼다. 나는 엄마를 위해 무엇을 했나. 사회에 나가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결혼을 한 게 내 딴에는 엄마의 자랑거리라 생각했는데, 이 모든 건 그저 나를 위한 행위였지 엄마를 위한 행위는 아니었다.




 


못난 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와 찍은 사진은 꽤 많다. 결혼한 이후에도 엄마랑 둘이서 공연도 자주 보러 갔고, 나들이도 꽤 다녔으니까. 심지어 엄마 아빠랑 같이 여행도 자주 다녔다. 심지어 올 여름도 엄마 아빠와 함께 여름휴가를 계획중이기도 하다. 그런데 과연, 난 엄마와 여행에서 착한 딸이었나? 엄마랑 같이 다니기는 했지만, 엄마가 원하는 걸 하기보단 내가 원하는 것만 했던 것 같다.



여행지는 어디든 좋다. 발 닿는 데로 가서 팔짱 끼고 걸으며 끝없이 수다를 떨면 된다. 무뚝뚝한 딸이라 미안하다고 속마음을 표현하기도 하고, 엄마가 내 엄마여서 행복하다는 고백도 해본다. 엄마는 내 사진을 예쁘게 찍어주고, 내가 엄마를 예쁘게 찍어주고, 이 골목 저 골목, 알려지지 않은 길을 걷다가 식당에 들어가기도 하고. 실수 좀 하면 어떤가. 엄마인데, 딸인데 ……. p 061



언제나 엄마는 내가 하자는 대로 했고, 내가 가자는대로 갔으며, 내가 먹고싶은 것을 먹으러 갔다. 내가 원하는 대로 안되면 바로 짜증을 내는 딸이었기에,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엄마라서 그랬을까? 아니, 엄마는 그저 딸과 같이 다니는 이 시간이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딸이 하자는대로, 딸이 가자는데로 다녔다. 못난 딸은 그저 내가 좋아하는 건, 엄마가 다 좋아하는 거라는 착각했을 뿐. 하지만 알면서도 난 앞으로도 엄마와 시간을 보낼 때, 내가 좋아하는 것 위주로 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는 내가 좋아하는 거라면, 다 좋아할테니까!’ 라는 착각을 계속 한 채로..




 



정말 다행인 사실은, 이 책의 저자는 엄마를 멀리 떠나보냈지만, 아직 내 곁에는 엄마가 있다. 아직 엄마와 함께 할 시간이 길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난 애교는 커녕 애정표현도 없는 딸이라서 엄마한테 살가운 소리 한번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살가운 소리를 하기 보다는, 엄마가 하고 싶은 일들을 같이 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좋아하는 게 뭔지 지금까지도 잘 모르는 못난 딸이니까, 지금이라도 엄마에게 ‘엄마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달라고 말해보면 어떨까 싶어졌다. 그렇게 ‘엄마의 버킷리스트’를 차곡차곡 하나씩 해나간다면, 어떨까?



 딸은 사실, 엄마의 아기 캥거루이고 싶다. 딸 옆에 엄마가 없으면 행복이라는 그림이 완성되지 않는다. 엄마가 딸에게 그러하듯 딸도 엄마에게 바라는 건 금은보화가 아니다. 엄마가 돈 걱정하지 말고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 옆에서 잔소리도 하고 도닥여주고 못난 딸 예쁘게 봐주면, 그러면 된다. 그러니 세상의 엄마들은, 딸을 위해서라도 건강해야 한다. p 048




저는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길래 엄마의 자식으로 태어났을까요?

엄마가 우리 엄마라는 사실은 제 인생 최고의 행운입니다.

엄마의 자식으로 태어나게 해주신 신께 감사합니다.

엄마가 계시기에 고통스러울 때마다 다시 힘을 냅니다.

엄마가 계시기에 눈물이 날 때마다 차라리 웃어봅니다.

엄마가 계시기에 무릎이 꺾일 때마다 주먹 쥐고 일어납니다.

엄마가 계시기에 땅을 보는 시선을 들어 하늘을 봅니다.

내 삶의 이유, 내 삶의 힘, 내 삶의 배경인 우리 엄마. p 192


내가 말 안해도 엄마는 당연히 다 알거라고 생각하지만,

아마도 이 포스팅을 보고 계실거라 생각하지만,

평소에는 표현도 없는 딸이지만, 엄마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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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의 경내에 있는 삼나무 앞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였다. 용의자는 바로 잡혔지만 용의자의 진술과 피해자의 치명상이 일치하지 않았다. 이것은 나무의 저주일까.

진실을 찾기 위해 다시 한번 현장을 찾아간 고토형사는 그곳에서 죽은 자의 영혼을 볼 수 있는 사이토 야쿠모와 만난다. 야쿠모는 고토 형사가 담당한 사건과는 별개의 건으로 이 곳을 찾아왔다. 하지만 이 두 개의 사건은 기묘하게 겹쳐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또 하나, 고토 형사의 파트너인 이시이 형사가 이 사건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한다.

마코토) 소설 ‘암굴왕‘을 읽어본적이 있나요?

이시이) 복수를 하는 이야기였죠, 확실히..

마코토) 그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어요. 극한의 불행을 경험한 사람만이 극한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살아가는 것 이외의 즐거움을 깨닫기 위해서는 한 번 죽음을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해요.

야쿠모) 외관 상 눈에 띄는 특징이 있거나, 운동을 못한다거나.

아무튼 자신과 다른 타입의 인간을 찾아서 그것을 제거하는 것.

그것이 이지메의 기본 구조지.

이시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나를 볼 때마다 거슬린다고 때리고 찼습니다. 그는 나를 노예 취급 했어요.

아니, 노예가 훨씬 낫죠. 나를 사람으로써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요.

야쿠모) 싫다고 말하지 않았나요?

이시이) 간단하게 말씀하시네요. 저항하면 더욱 심한 일을 당해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까지 같이 비웃어요.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 얼마나 괴롭든, 억울하든 그저 견딜 수 밖에 없어요.

적어도 나는 폭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고작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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