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여행 가이드북 - 아이가 좋아하는 사계절 여행지, 2020-2021 최신판
권다현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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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아이여행 가이드북」 개정판이 나왔다. 불과 작년에 초판을 봤었는데 말이다. 겉으로 보았을 땐 눈에 확 띄는 건 표지 색깔. 기존에는 파스텔톤의 초록색이었는데, 이번엔 하늘색이다. 그냥 뭐랄까, 조금 더 아이들의 눈 높이를 맞춘 색깔 같다고나 할까(그냥 마음에 든다는 이야기 ㅋㅋ)?




코로나19 때문에 집콕하느라, 스트레스가 쌓이는 하루하루가 벌써 반년째다. 아직 신혼인 우리 부부도 이렇게 힘든데, 아이가 있는 가정은 얼마나 힘들지, 아니 뭐. 당장 애기 엄마아빠인 회사동료들만 봐도 매일 주말마다 아이 달래느라 진이 빠진다고 한다. 그런 애기 엄마빠들이 조금이나마, 아이들과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울 만한게 뭐가 있을까 싶었는데, 바로 이 책 「아이여행 가이드북」이 아닐까?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보면서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바로 뛰어 나갈 수 있도록 여행계획을 세우는 거다. 




“봄에는 여기를 가서 우리 ○○이 같은 이쁜 꽃을 볼꺼야, 


여름에는 시원한 바다로 나가서 수영을 해야지!


가을에는 알록달록한 나무 숲길을 걸어볼꺼야, 


겨울에는 ○○가 좋아하는 눈의 나라로 가보자!”



이렇게 말이다.




  

계절별 아이와 함께 여행하기 좋은 여행지



이 여행가이드북의 주제는 어디까지나 아이가 좋아하는 ‘사계절’ 여행지다. 그렇다보니 목차도 계절별로 구분되어있다. 대부분의 여행가이드북은 여행지에 대해 알려줄 때 지역별로 묶어서 하다보니, 어쩌면 이 책은 여행지를 계획할 때 조금은 보기 어려울수도 있겠다. 그래서! 이 책은 계절별 목차 뒤에 지역별로도 한 눈에 찾아볼 수 있도록 두번째 목차를 만들어놓았다.



 

혹시 모르니 지역별로 다시 한번!



바로 이렇게! 



그러니까, 계절별 목차에서 여행을 가고 싶은 여행지를 미리 결정한 뒤에, 바로 뒤에 있는 지역별 목차에서 근교 지역에 있는 여행지를 추가로 선택하여 여행코스를 계획하면 된다는 것!



여행을 어떻게 계획해야할 지 고민이 끊이지 않는 부모님들을 위해서, 계절별 1박 2일 추천여행코스도 있다.



 

계절별 1박2일 추천코스!



이 추천코스에는 대체적으로 아이들이 체험을 할 수 있는 여행지와, 그 지역 맛집까지 함께 있기 때문에 힘들게 여행계획을 세울 필요도 없다. 1박 2일이 버겁다면 당일로 나들이를 떠나도 좋다.




베스트 여행지로 선택된 이런 장소들은 당일로 나들이를 떠나도 정말 좋은 장소들이니까!



이 책에는 그저 아이와 함께 여행하면 좋을 여행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가 10년간 아이와 함께 여행을 했던 경험을 살려서, 아이와 여행을 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아이를 어떻게 케어해야하는지도 알려준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아이를 위해 필요한 짐을 전부 챙겼는지, 혹은 너무 과하게 챙긴건 아닌지 다시 한번 체크해본다.



※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 QnA 



1)  아이와 나들이, 키즈카페가 답일까요?


- 키즈카페에 가면 부모들도 여유가 생기는 건 맞지만, 때로는 아이와 즐거운 나들이를 떠나요! 몸은 힘들어도 눈과 마음은 즐겁고, 아이들의 창의력에도 도움이 될꺼에요.



2) 카시트에 앉기 싫어하는 아이 때문에 장거리 여행은 엄두도 못내요.


- 카시트는 아이의 생명을 지켜주는 장치이니 절대 예외가 있을 수 없어요. 신생아 때부터 카시트에 앉는 습과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아이가 불편해한다면 다른 보상을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어요.



3) 아이가 걷는 걸 싫어해요.


- 걷는 걸 싫어한다고 여행을 포기할 게 아니라, 아이가 걸을 수 있는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지속적으로 시도해보길 추천해요. 아이가 스스로 걸어냈을 때는 폭풍칭찬도 해줘요.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도 자연스레 성취감을 느낀답니다.



4) 남매(혹은 형제자매)가 성향이 너무 달라서 여행지를 고를 때마다 고민이에요.


- 수목원이나 공원처럼 무난한 여행지를 고르거나, 하루에 하나씩 각자의 성향에 맞는 여행지를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에게 양보를 가르치는 것이 좋아요.



5) 아이가 어려서 ‘이 여행을 기억이나 할까?’ 생각하면 회의적인 기분이 들어요.


-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언어를 통해 기억하는게 아니라, 저마다의 이미지와 감각들로 여행을 기억한다고 해요. 아이의 여행 경험을 더 오래도록 기억하게 하려면 함께 여행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아요.



6) ‘노키즈존’ 때문에 여행 가서 밥 한기 먹는 것도 눈치 보여요.


- 상대방을 원망하기 전에 일단 우리부터 아이들이 공공의 질서를 잘 따르도록 조금은 엄격한 부모가 되어야 해요. 그리고 식당을 선택할 때 아기의자가 있는지 미리 확인해요. 아기의지가 비치되어 있는 곳은 그만큼 가족손님을 배려한다는 의미니까요.



p.24~26, 요약



이렇게 아이 엄마에게 피가되고 살이되는 여행꿀팁이 끝나면, 이제부터는 아이여행 가이드북의 메인인 본문이 나온다.





본문의 구성은 이렇다. 



1) 추천 연령과, 추천 시기: 예를 들자면, 이제 유모차 타는 아이에게 직업체험 테마파크 이런 곳은 조금 시기상조니까.


2) 여행 지역: 우리 집에서 해당 지역까지 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이동시간 체크가 필수!


3) 해시 태그: 해당 여행지의 특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4) 여행지 기본 정보: 입장료가 있는지, 있다면 얼마인지, 몇 시까지 운영하는지 등 기본적인 정보는 필수!


5) 주변 정보: 해당 여행지 주변에 있는, 같이 돌아보면 좋을 여행지나 ‘키즈 프렌들리’ 맛집을 소개한다.





본문은 여행지별로 1페이지씩 있지만, 간혹 위 안면도 쥬라기 박물관 처럼 2페이지인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 지금,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그 때를 위해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보며 여행계획을 세워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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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독서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유쾌한 책 읽기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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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북클릭 도서를 고르던 중, 눈에 딱 띄던 책 「쾌락독서」. 


연이어 무거운 책만 읽다보니, 가벼운 에세이를 읽고 싶었던 시기였다. ‘독서’가 무엇인지, 내가 왜 책을 읽는지에 대해 생각하던 때였다. 세상 최적의 타이밍이랄까?



나는 읽을 책이 떨어지면 불안 초조해져서 집 구석구석을 뒤진 끝에 전혀 관심도 없는 불교책, 한자투성이 옛날 책, 심지어 요리백과사전까지 읽었다. 재래식 화장실에 앉아서는 벽에 붙어 나풀거리는 찢어진 신문지의 광고와 부고까지 읽었다. 말 그대로 활자중독이었다. p 027




어려서부터 워낙 책을 자주 읽었기에, 나는 내가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면서 관광지에 세워진 안내판이나, 혹은 동영상 광고를 보면서 새삼 깨닫게 된 사실이 있었으니, “아, 나는 텍스트 읽는 행위를 좋아하는구나!” 였다. 유적지 앞에 세워진 안내판이나, 박물관에 쓰여진 안내문 등은 정말 한 글자도 빼먹지 않고 다 읽는다. 반면에 동영상으로 만들어진 안내영상은, 정말 이상하게도 눈에 안들어온다. 진득히 보려고 하다가도 그냥 일어나서, 텍스트로 쓰여진 안내문을 다시 읽는다고나 할까?



정말 처음엔 ‘난 책을 좋아하는구나!’ 싶었는데, 뭐랄까 나에게 느낀 묘한 배신감. 거기다 책에 대한 호불호도 이렇게 극명한지 몰랐었기에, 나에게 2차 배신감. 텍스트를 읽는 행위 자체는 엄청 좋아하는데, 그게 이 텍스트를 읽는 것에도 장르에 대한 어마무시한 편식이라니! 하, 대체 이런 편식하는 습관은 왜 만들어졌나..ㅠㅠㅠ



늘 읽을 책을 찾아 헤매던 어린 시절과 달리 요즘은 책이 너무 많아서 외려 읽을 책이 없는 아이러니에 빠질 때가 많다. 아직 못 본 책들도 무수한데 매일 신간이 쏟아져 나온다. 상 받았다는 책은 왜 이리 많으며, 여기 저기서 추천하는 책은 또 왜이리 많은지. 베스트셀러 코너에 꽂혀 있다해서 꼭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유명한 사람이 썼다고 꼭 볼만한 것도 아니더라. ‘내 취향의 책’을 찾는 노하우가 필요한 시대이다. p 052



장르 편식은 ‘책’을 고르는 데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지금이야 에세이, 경영서, 여행서 할 것 없이 나름 두루두루 읽는 편이지만, 진짜 한 3년전만해도 오로지 ‘역사’(아 물론 만화책 빼고^^ㅋㅋ). 진짜 책장 꽂혀있는 책들이라곤 죄다 역사역사역사역사. 그나마 다행인건 역사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는 크게 편식을 하지 않는점이랄까? 역사도 세계사, 한국사, 동양사 장르가 다양하고, 여기서도 고대, 중세, 근대 시대별로 또 다양하고, 관점에 따라 여성사, 독립사, 전쟁사 등등등 막 카테고리가 어마무시하게 나뉘는데 말이다. 난 그냥 역사라면 다 좋았나봐. 오죽하면 그 어린나이에 배경지식도 별로 없으면서 대중서적이 아닌, 전문서적까지 사서 읽고 있었으니. 진짜 내 취향이 왜 이런식으로 굳어졌나,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봤었는데. 그 이유도 역시 책이었다. 



때는 바야흐로 초등학교를 다니던 그 시절, 한창 판타지 소설에 빠져있던 그 시절. 우연히 책방에서 집은 책 한권이 내 취향을 이렇게 바꿔놨다. 그 이름하야 이우혁님의 『퇴마록』. 하 진심 퇴마록은 지금봐도 이런 대작은 다시는 없을 것 같달까? 처음 국내편을 볼때만해도 그저 그런 판타지 소설 중 하나인 줄 알았는데. 연이어 이어지는 세계편, 혼세편, 말세편을 보며 그 세계관과, 정말 왠만큼 공부하지 않고서는 감히 써먹지 못할 각종 옛 이야기. 정말 그저그런 판타지 소설과 만화책을 전전하던 나에게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문을 열어줬달까? (또래친구들 죄다 해리포터 읽을 때, 나 혼자 퇴마록..)



정말 아쉬운 점 하나는, 그때는 너무 어려서 당시 고가(..)의 책을 살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 머리가 조금 크고 나서야 퇴마록 국내판, 세계판을 샀더니 왠걸, 이후에는 절판되서 사지도 못하고. 정말 그때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언제였나, 회사에서 항상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퇴마록이 애장판으로 발간됬다는 소식이 솔솔 들려왔고. 퇴마록을 처음 읽을 때와는 전혀 다른, 이미 재정상태 넉넉한 나는야 직★장★인★. 애장판 발간되자마자 전 권 구매! 하 정말 오백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느낌적인 느낌. 내 취향을 송두리 째 바꾼 『퇴마록』은, 평생 함께할 소중한 동료랄까. 



뭐지, 이 삼천포로 빠진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뭐 여튼, 퇴마록으로 인해, 어린날 내 취향은 ‘옛것’에 빠졌고, 그게 갈고 닦여 어느새 ‘역사’라는 범주안에 안착. 그렇게 지금의 독서취향이............크흡. 여튼 퇴마록 만세!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새삼 깨닫기도 했다. 고전문학 전집을 뒤적이다가 『춘향전』 원본을 발견하여 무심코 펼쳐보았는데, 손에 신기라도 있었는지 하필이면 펼친 곳이 ‘도련님 춘향 옷을 벗기려 할 제 넘놀면서 어룬다’ ‘흐르릉 흐르릉 아응 어루는 듯’.


워후, 국교과서에 ‘절개’ 및 ‘탐관오리 징벌’ 중심으로 후반부 일부만 발췌되어 실린 『춘향전』은 그 진가의 십분의 일도 담지 못한 것이었다! p 046



저자처럼 나 역시도 ‘어려서 읽은 고전과, 다커서 읽은 고전은 다르다’ 라는 것을 깨닫고 얼굴을 붉힐 때가 있었는데 말이다. 이거 참 뭐래햐아하나?



역시나 퇴마록을 접한 이후의 어린시절, 만화로 읽는 「구운몽」, 「박씨전」, 「사씨남정기」, 「인형왕후전」, 「장희빈」 이런 고전을 참 많이 읽었는데, 하나같이 권선징악같은 교훈적인 내용이었다(구운몽 제외ㅋㅋ). 심지어 중/고등학교 때 국어(문학) 교과서에서 다시 접한 고전들은, 와 당대 역사적 사건과 점목해서 알려주는게 아닌가. 박씨전는 병자호란, 사씨남정기는 인현왕후과 장희빈 이야기. 뭐 이런식으로. 정말 그때만해도 병자호란을 일으킨 청나라는 나쁜놈, 인현왕후를 괴롭힌 장희빈은 나쁜년이라고 배웠는데. 



다 커서 다시 읽은 고전은, 나에게 그 의미가 너무 달라졌다. 일단... 야해(!!!!). 뭐 성인용이니 그럴수 있다치고. 두번째는 어린이용 고전이 말하는, 학교 교과서에서 말하는 권선징악적 내용도 다시한번 비틀어봐야한다는 점이랄까?



예컨데 지금의 난 박씨전을 보면 이런 생각을 한다. 병자호란을 일으킨 청나라가 물론 나쁘긴 하지만 과연 당시 조선의 왕이었던 인조에게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는가? 병자호란 이후에 청으로 끌려갔다가 겨우 돌아온 수많은 여성들을 ‘환향녀’로 몰아세운 조선의 선비들이나, 그에 대해 눈 감은 인조는 죄가 없다고 할수 있는가? 청나라를 이기기 위해 내실을 다져야 하는데, 그 내실을 다지기 위해 청나라의 문물을 가지고 온 소현세자를, 그리고 강빈을 인조는 어떻게 했는가?.... 를 비롯해서 수많은 물음표들이 떠다닌다.



사씨남정기나 인형왕후전, 장희빈을 보면 또 이런 생각이 든다. 결국 이 모든건 승자의 기록이 아닌가? 인현왕후를 등에업은 사람들은 서인이며, 이 서인이 나중에 노론으로 갈라지고, 이렇든 저렇든 결국 조선이 망할때까지 계속 권력을 쥔 자들이 아닌가? 인현왕후나 장희빈을 오가며 저울질 한건, 당시 왕이었던 숙종이 왕권 강화를 위해 환국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부수적인 일이지 않나? 왜 모든 화살은 장희빈이 맞아야하나? 결국 장희빈이 폐서인되지않고, 희빈으로써 그 생을 다했다는 건, 큰 죄가 없었다는 건데 말이다.



이런 우리나라 고전 뿐만 아니다. 서양 명작인 세익스피어 희극/비극도 그렇고 어렸을 때 읽은 책은, 커서 다시 한번 읽어봐야한다. 그럼 그 때와는 다른, 한층 다른 시각으로 고전을 씹고 뜯고 맛볼 수 있으니까! 



그에 비하면 요즘의 소설들은 ‘이야기의 힘’ 자체보다는 다른 요소들에만 힘을 기울이는 것 아닌가 싶을 때가 많다. 때로는 작가가 독자를 이야기로 끌어들이려 하기보다 한사코 밀어내려 한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생경한 관념어와 뚝뚝 끊어지는 구조, 현란하기만 하고 피로감이 이는 미문 집착, 작가내면 독백의 과잉, 모호한 결말, 그리고 말미에는 평론가의 격찬. ‘일기는 일기장에 쓰세요……’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작품들이 있다. p 118



우와, 최근 몇년간 읽은 소설 중에 정말 별로였던 책들이 있었는데! 문유석판사님 마음 is 내마음!! 소설을 읽으면 정작 알맹이는 없고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문장을 꾸미기에만 급급한 그런 소설들. 이해가 안되는 독백, 거기다 정말 이게 결말이야? 싶은 소설들. 솔직히 말하면 그런 소설, 아니 소설이라고도 말하기 싫은 그런 ‘글’들이 책으로 출간된다는 사실이 신기했고, 심지어 그런 글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비단 소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간혹 저자나 출판사 확인을 하지 않은 채, 책 제목에만 이끌려 읽는 역사서도 있는데. 저런 문제는 이런 역사서에서도 종종 나온다. 아니, 역사서라고 부르기엔 너무 쓰레기 같은, 종이를 만들게 해준 나무에게 미안한 ‘것’들이랄까. 



단순하다면 단순한 이유들로 하루키의 책을 즐겁게 읽어왔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는 묘한 찝찝함이 남아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루키의 작품 세계를 낱낱이 분석하며 이건 무엇무엇의 상징이고, 여기서 여기로 들어가는 것은 무얼 의미하고 등등을 남나 빼고 다들 알고 있는 것처럼 으스대며 설명하는 책들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그것도 세계 곳곳에서. ‘정말 남나 빼고 다들 잘 이해하고 있는 거였어?’ 하는 불안함이랄까. p 144



정말 작품 분석, 작품 해설도 나에겐 정말 이해 못하는 것중 하나다. 진짜 흥미롭게 소설 한권을 다 읽고 나서, 유명 평론가들의 이야기나 그런걸 찾아 읽으면. 오히려 머리속에 물음표 투성이. 난 몰랐는데 이 단락은 이런의미고, 저 단락은 이걸 상징한단다. 정말 상상치도 못한 반전? 이건 뭐랄까,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옛 고전을 펼쳐놓고 밑줄 쫙 그으며 이건 이런 의미를 담고 있고, 저건 저런 의미를 담고 있으며 블라블라블라 @#$^&^%~(^*(~~.


완전 이런느낌이. 나만 책을 아무생각 없이 읽는건가 싶기도 하고.



그랬는데..! 예전에 알쓸신잡에서 김영하 작가님이 그랬다.


우리나라는 답을 찾게 한다. 

문학이라는 건 자기만의 답을 찾기 위해 보는 것이지, 

작가가 숨겨놓은 주제를 찾는 보물찾기가 아니다.

작가는 그런 것 숨겨 놓지도 않는다. 

'찾아봐라' 하고 주제를 숨겨놓고 독자와 게임하지 않는다.

독자가 다양한 감정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다양한 감수성을 개발하는데 문학 작품이 쓰여야 하는데

답 맞히는 쪽으로 가면 안 된다

-김영하



덕분에 내가 책을 잘못 읽는 건 아니구나, 싶었다. 문득 들었던 생각이, 우리가 말하는 고전을 쓴 사람들이, 본인들이 쓴 고전에 대해 현대인들이 해석하는 모습을 보면서, 천편일률적으로 고전을 배우는 학생들을 보면서 무슨생각을 할까 싶다.





아, 이 책을 읽은 뒤 내가 느낀 결론은 단 하나. 


“독서는 정답이 없구나! 읽고 싶은데로 읽으면 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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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걸어봐 인생은 멋진 거니까 - 19살 단돈 50유로로 떠난 4년 6개월간의 여행이 알려준 것
크리스토퍼 샤흐트 지음, 최린 옮김 / 오후의서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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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 독일인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배낭여행을 한 이야기다. 이렇게 세계를 상대로 배낭여행에 대한 에세이는 꽤 읽었기에, 이 책도 그 범주에서 크게 다를게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근데 왠걸? 이 책은 그저그런 배낭여행과 조금은 달랐다. 여행의 방식이 달랐다. 여행을 대하는 여행자, 크리스토퍼의 마인드도 달랐다. 



“처음엔 엄청 반대하셨죠. 저를 앉혀놓고 제 이성에 호소하셨죠,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고는 있는거냐? 그래서 전 그럴 수도 있따는 걸 잘 알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할 거라고 말했죠. 왜냐면 15년이 지난 어느 날 사무실에 앉아서 ‘아, 그때 했어야 했는데’ 라고 후회하느니 좋아하는 걸 하다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p 030



크리스토퍼가 세계여행을 한다고 가족들에게 선언했을 때, 가족들은 반대했다. 대체 왜? 내 자식이 보다 넒은 세상을 경험해본다는데 왜 반대하지? 싶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크리스토퍼 부모님이라도 아마 격렬하게 반대했을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세계여행이란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미국이든, 독일이든, 중국이든 한국 이외의 나라로 향하는 것이다. 하지만! 크리스토퍼의 세계여행은 달랐다. 그의 여행경로를 보면, 본인이 속하는 유럽에서 대서양을 건너 카리브 제도, 그리고 남아메리카에 남태평양 섬들, 그리고 한국, 일본, 중국, 중동 그리고 다시 유럽이다. 어느 누가봐도 비행기를 수십번은 탔을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크리스토퍼는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았다. 그가 이용한 교통수단은 튼튼한 두 다리, 혹은 히치하이킹으로 얻어 탄 차, 바다를 건너는 요트였다. 그러니까 지면(또는 해수면)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거기다가 여행자금은 단돈 50유로였다.



50유로면 현재 기준으로 7만원도 안되는 돈인데, 이 돈으로 4년 6개월 동안 세계여행을 했다? 언뜻 보면 정말 믿기지 않는 이야기다. 히치하이킹으로 차를 얻어타든, 요트를 얻어타든 분명 어느정도의 사례가 필요했을 건데 말이다. 답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 바로 ‘노동’이다. 크리스토퍼는 누군가의 교통수단을 얻어 탈 때는, 정당한 ‘노동’을 제공했다. 화물차를 얻어탈 땐 화물 상하차등을 했고, 요트를 얻어탈 땐 요리사를 하거나, 항해를 하는 선원을 했다. 누군가는 돈주고 배워야할 수 많은 경험을, 크리스토퍼는 여행을 통하여 수십/수백개의 일자리를 경험했다. 



난 나의 행운을 믿을 수 없었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난 이미 (이런 조수자리를 찾는 사람으로서 처음으로) 58세 이탈리아인과 그의 아내와 함께 길이 13미터에 넓이 4미터짜리 멋진 요트를 타고 있었다. p 037



여행 중에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이 좋은 친구가 되어 지금도 연락을 하고 있다. 심지어 내 결혼식에 와준 사람들도 있었다. 여행은 이렇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을 주었다. p 048



헬리콥터를 ‘히치하이킹’해서 국경을 넘었고, 헬리콥터가 아무도 살지 않는 지역 한가운데에 착륙했기 때문에 여권에 국경을 통과했다는 도장을 찍을 수 있는 베네수엘라 국경초소를 지나지 못했었다. (중략) 아무튼 나는 “좋아, 가!”라는 짧은 말과 함꼐 통과되었고 난 내 행운을 믿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p082



크리스토퍼를 돕는 ‘운’도 한 몫했다. 요트의 선원자리를 원하는 사람들은 정말 넘쳐났는데, 그는 타이밍좋게 원하는 곳을 가는 요트 선장을 만날 수 있었다. 히치하이킹을 통하여 얻어탄 차로 국격을 넘을 때, 간혹 국경을 넘었다는 비자를 못 받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이 역시도 운 좋게 넘어갔다. 무엇보다 그가 만난 사람들은 대게 좋은 사람들이었다. 물론 직업 자체는 마약상 같은 불법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사람 자체로 봤을 때는 적어도 여행객인 크리스토퍼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았고, 오히려 숙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뭐, 그렇다고 매일 운이 좋았던 건 아니다. 화물차에 태워준다고 하여, 화물 상/하차를 도와주었더니, 빈 좌석이 없다고 하며 튀는 운전자도 있었다. 노숙을 하는 중에 들개들에게 둘러쌓여 목숨을 위협받은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참 이상하게도 어떻게든 지나갔다. 그것조차도 운인건지, 아니면 크리스토퍼가 워낙 긍정적인 사람이라 좋게 마무리된 것 처럼 보이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지만, 그럼에도 크리스토퍼에겐 이 모든게 멋진 경험으로 남았다.



캐나다 아저씨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나중에 다른 사람들의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떤 사람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가도록 돕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몇 가지 유용한 팁을 주거나, 중요한 만남을 주선하거나 그저 용기를 북돋우는 몇 마디 말을 건네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p 134



웃기는 일이지만, 냉소적이지 않으려고 애썼다. 근데 실제로 그게 도움이 되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은 정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나의 내면에서 말이다. 내가 고통스럽게 선택한 말들이 천천히 나의 내면에 영향을 주는 걸 깨달았다. 어찌보면 간단한 일이다. 내리막길은 오르막길보다 훨씬 쉽다. p 142



크리스토퍼는 이토록 멋진 생각을 하는 여행자였다. 나에게 사기를 친 사람들에게도 화를 내기보다는, 그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랐다. 그가 마더 테레사 같은 성인이라서가 아니다. 내가 사기를 당했다고 분노를 하면,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서,  여행이 엉망이 될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내 시간을 그렇게 허투루 쓰고 싶이 않기 대문에 그는 좋게 생각하려고 애썼다. 오로지 ‘나’를 위해서, 세상을 좋게 보려고 한 것이다. 



세계여행도 세계여행이지만, 크리스토퍼의 이런 점이 정말 부러웠다. 나는 짜증나는 일이 있으면 곧이 곧대로 짜증을 내고, 짜증으로 인해 그 날 하루를 망친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오늘을, 그렇게 망쳐버리는 것이다. 아, 세계여행 에세이를 읽다가, 삶에 대한 내 태도에 반성을 하게되다니!




  



크리스토퍼가 유럽, 카리브제도, 남아메리카, 남태평양 섬에서 있었던 수 많은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아무래도 먼- 나라라서 그런지, 어차피 내가 가볼 수 없는 나라라서 그런지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내가 사는 한국과는 너무 많이 달랐으니까. 여기서 다름의 의미는 언어, 문화, 사상등을 말한다. 그런데 크리스토퍼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로로 넘어온 순간부터 조금 달라졌다. 엄연히 내가 살고 있는 문화권이고, 내가 사는 나라와 인접한 문화권, 그러니까  내가 너무나 잘 아는 문화권에 대한 이야기였고,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나라에 대한 이야기였다.



여기서 조금 정말 놀랐던 사실은, 독일인이었던 크리스토퍼의 눈으로 본 아시아 여러나라의 특성이었다. 내가 본 아시아 국가의 특성이나, 독일인이 본 특성이나 어쩜 그리 다른게 하나도 없는지!



난 진짜로 한국에 있었다. 누가 상상이나 헀을까. 그 순간에야 비로소 지금까지 내가 여행했던 나라들과 한국이 비교되었다. 유럽을 떠난 이후 처음으로 나는 다시 제1세계 국가에 있게 된 것이다. 모든 것이 조화롭고 안전해보였다. p 265



이런 무지런함만이 장점만 가진 것은 아니다. 경쟁이 너무 심해서, 모든 고용주들은 관리자가 퇴근할 때까지 직원들이 무료로 초과근무를 하길 기대한다. 그렇지 않으면 해고되어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도 힘들다. 고등학교 졸업생이 상위 5개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면 가족들이 너무 실망을 하기 때문에, 수많은 젊은이들이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것 외에 다른 탈출구를 찾기 힘들어진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자살률에서 해마다 앞 순위에 있다고 한다. 극도의 부지런함은 그런 어두운 측면도 갖고 있다. p 283



크리스토퍼는 유럽을 떠난 뒤, 비교적 위험이 도사리고, 치안이 보장되지 않는(...) 남아메리카, 대서양, 태평양을 여행했다. 그러다가 다시 안전이 보장된 국가 한국에 왔다. 독일에 살았을 때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이토록 발전하고 안전이 보장된 나라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텐데. 정말 우리나라만큼 야밤에 돌아다녀도 안전이 보장되고, 유럽처럼 날치기 위험도 없는, 자국인에게도 외국인에게도 돌아다니기 좋은 나라가 없을거다. 진짜 이것만큼은 자부심 뿜뿜이랄까? 



크리스토퍼가 바라본 한국은 그야말로 안전강국이었고, 경제대국이었다. 보통의 외국인 여행자라면 여기서 끝이겠지만, 크리스토퍼는 달랐다. 6개월간 한국을 여행하면서 우리말을 공부하고, 우리의 역사도 배웠다. 우리나라가 경제강국이 된 원인과 그림자도 아주 명확하게 분석했다.



독일인인 크리스토퍼에게 한국의 살인적인 근로시간은 이해하기 어려웠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상위 5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기를 쓰는 상황이 놀라웠다. 근데 이건, 대한민국을 사는 나에게도 참 놀랍고 씁쓸한 현실이기는 하다. 상위 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이 최종 목적은 교육이나,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대기업 내지는 공무원에만 목숨거는 취업현실, 그리고 취업해서는 내 시간이라고는 없이 일만 해야하는 근무환경. 언제쯤 이렇게 획일화 된 교육/취업/근로환경이 바뀔까. 과연 바뀌긴 하려나. 아, 씁쓸하다.





입국 거부 이유는 내가 다른 나라로 가는 항공권이나 페리 티켓을 소지하지 않아서였다. 일본 사람들은 내가 그들의 나라에 입국할 뿐 아니라, 가까운 시일 안에 다시 그 나라를 떠나기를 확실히 보장받고 싶어했다. p 298



일본에는 기꺼이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않으려는 문화가 지배적이다. 주목을 받는다면 정말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때뿐이다. p 301



한국을 떠나 일본땅에 들어선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이민국은 크리스토퍼의 입국을 금지하려고 했다. 제3의 국가로 간다는 항공권이나 승선권이 없다는 이유로. 그야말로 조금이라도 문제의 소지가 있을 경우, 얄짤없이 거부하는 그들의 특성이 저 한 문장에서 확연히 들어난다. 거기다 독일인의 눈으로도 딱 보이는 주목받지 않으려는 문화까지(그래서 일본초딩들이 죄다 똑같은 란도셀을 멘다는 스아실ㅋㅋ)! 



중국 사람들의 호기심이 너무 큰 나머지 자제력을 잃어서인 것 같다. 대부분 사람들은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는 것 처럼 보였다. 소음도, 냄새도, 감금되어 사는 것도 그들에겐 장애물이 아닌 듯했다. p 309



인도는 엄청난 폐기물 문제를 안고 있다. 쓰레기를 처리한다는 생각 따위는 애당초 없는 듯하고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이것은 빈곤뿐만 아니라 불행하게도 사회와 문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p 340



이란인 여자 친구가 나에게 그녀의 사촌 얘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그녀의 사촌은 얘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그녀의 사촌은 “난 남편이 바람을 피우면 용서할 거야. 그의 잘못이 아니거든. 그를 유혹한 여자가 잘못한 거야!” 라고 말했다고 한다. 문화적 관점에서 보면 이런 이야기는 독일과는 아주 먼 것처럼 느껴진다. 물리적 관점에서 보면 난 유럽을 코앞에 두고 있었고. p 376



거기다 중국, 인도, 이란에서 그들을 바라본 크리스토퍼의 시각은 아주 놀랍게도, 나의 시각과 놀랍도록 일치했다. 인종은 달라도 보는 눈은 다 같은가보다. 역시 사람은 다 똑같다.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좋은 관계를 가진 사람들이다. 주변에 가족과 친구가 있어서 의지할 수 있고 불행한 시기에도 함께할 수 있으며, 그 자신도 가족과 친구에게 그런 존재가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만큼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 없다. p 352



내게 세계여행은 나만의 교육과정이었다. 사실 난 4년간 인턴십을 한 것이다. 정원사, 수습 선원, 투어 가이드, 주유소의 직원, 배관공, 배우, 요리사, 모델 … 이 목록에 계속 추가할 수 있다. 이 모든 일에서 수많은 귀중한 보물을 발견했고, 더 이상 내게 부족한건 없다. 다른 눈으로 삶을 바라보는 걸 배웠다. 나를 위해 새로 발견했다. 그러면서 나 자신도 새로 발견했다. 내게 새로운 강인함과 무의식적인 나약함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친숙한 사람에 대한 나의 태도를 뒤돌아 보았다. 그리고 예전에는 가능하다는 걸 알지 못했던 완전히 개인적인 방식으로 신을 알게 되었다. p 385



본디 여행이란 좁디 좁은 나만의 생활공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좁은 공간에만 갖혀있던 내 시야가, 타 지역을 방문함으로써 넓어진다. 또한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경험은 돈 주고는 살수 없는 것들이기도 하다. 이러한 경험들은 ‘나’를 보다 성장하게 하는 동력이 된다(시간적 여유가 안되서, 금전적 여유가 안되서 여행을 갈수가 없다고 한다면, 독서가 그 대체제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대체적으로 틀에 박힌 사고를 하거나, 변화를 싫어하고, 꽉 막힌 사람이 되는 경향이 높다(뭐 소위 말하는 꼰대의 일종일 수도).



 장장 4년 6개월에 걸친 긴긴 세계여행을 끝낸 크리스토퍼는 여행 전과 매우 달라졌다. 시야가 넓어졌고, 사고방식이 달라졌다. 성장했다고 해야하나?그저 책으로만 만난 크리스토퍼지만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크리스토퍼는 모두가 존경할 수있는 정말 멋진 어른이 되어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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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이름이 알려주는 것 - 학명, 보통명, 별명으로 내 방 식물들이 하는 말 edit(에디트)
정수진 지음 / 다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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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집에 꽃과 관련된 책들이 여러권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꽃말’에 관한 이야기 책이었다. 나를 잊지 말아달라는 물망초라던가, 자기를 너무 사랑하다가 결국 죽어 꽃이된 수선화(나르시스)라던가 이런 이야기. 그러니까 꽃 자체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단, 꽃에 얽힌 이야기에 대한 책들이었다. 그러니까 꽃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는 전무하고, 오로지 꽃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었달까? 그런 책들만 읽은 결과, 나는 꽃이름이나 꽃에 얽힌 이야기는 대충 알아도, 그 꽃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지, 종류는 얼마나 있는지 1도 모르는 꽃알못이 되었다, 흑흑. 뿐만이 아니다. 식물을 키우는 족족 시들게 해버리는 마이너스의 손이 되어버린것이다. 이미 내 손에서 시들어버린 식물들은 다시 살릴 수 없지만, 앞으로 내 손으로 키울 식물들은 죽일 수 없고! 


그리하야 읽게 된 책이 바로 「식물의 이름이 알려주는 것」.



 꽃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다면 꽃을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안되었을 거고, 꽃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만 있었다면 내 흥미를 끌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어느 쪽으로도 치우쳐있지 않았다. 꽃에 대한 이야기는 꽃알못의 흥미를 끌기에도 충분했고, 꽃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는 꽃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더할나위 없는 도움이 될 것같았다. 


식물에게도 공인된 이름이 있을까? 있다. 바로 ‘학명’이다. 사람으로 치면 본명, 진짜 이름인 셈이다. 학명 말고도 식물에게는 이명, 보통명, 유통명 등 여러이름이 있다. p 016


이 책은 꽃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갈 때, 꽃의 ‘이름’을 이용한다. 바로 그 이름에 모든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아! 여기서 말하는 꽃의 이름은 학명과  보통명에 초점은 둔다. 학명은 속명과 종명으로 만들어진, 전 세계 공통인 국제명명규약에 의거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보통명은 한 나라에서 어려운 학명을 대신해  간단하게 만들어진 이름이다. 즉 학명은 말 그대로 어려운 학술용어이고, 보통명은 우리가 흔히 부르는 이름이라는 것!


일단 꽃하나의 꽃이 이렇게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한번 놀랐다. 그리고 보통명의 유래에 두 번 놀랐다. 꽃의 생김새나 색깔로 인해 지어진게 53%, 향이나 냄새 맛, 소리같은 생리/생태적인 특성으로 지어진게 18%, 자생지나 도입국의 지명을 딴 것이 15%, 인간 생활과 관련된 것이 5%, 신화나 설화가 기원인 것이 5%, 사람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 4%라고 한다.


그러니까 꽃의 보통명 과반 이상이 생각보다 단순한 이유로 이름이 지어졌다는 이야기랄까, 하하. 어렸을 때 꽃말 이야기를 하도 읽어서, 당연히 신화나 전설에서 유래한 이름이 많은 줄 알았는데..!




알고보면 쓸데있는 꽃에 대한 잡학 지식!


1. 봄하면 떠오르는 튤립, 거대한 풍차가 돌아가는 네덜란드가 원산지인줄 알았던 튤립의 고향은 원래 터키-중앙아시아에 걸친 험준한 산악지대라고 한다. 지금처럼 네덜란드 꽃이라는 개념이 생긴 건 결국 중앙아시아에 식민지를 넓히던 유럽 그러니까 식민-제국시대의 산물이었던 거다. 거기다 튤립의 어원은 프랑스어로 ‘터번’이라고.


2. 장미는 기원전 3년 전부터 재배한 오래된 꽃이고, 우리가 아는 겹꽃으로 된 붉은 장미는 현대에 들어 개량된 관상용 장미였다. 거기다 장미의 종류는 정말 무궁무진한데, 해당화나 찔레꽃도 장미의 한 종류라고 한다. 아! 장미의 어원은 ‘붉은색’을 뜻하는 켈트족 고어라고.



3. 나르시즘으로 유명한 나르키소스의 이야기가 있는 수선화는, 실상 신화에서 파생되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한다(하 제일 충격). 심지어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나르키소스라는 이름은 정말 흔한 이름이었다고.


4. 장미의 변종이라고 생각했던, 장미과 중 하나라 생각했던 라넌큘러스는 미나리아재빗과였다. ‘-아재비’라는 건 ‘-와 닮았다’라는 뜻을 가진 접미어로, 라넌큘러스는 미나리를 닮은(!) 꽃이라는 것. 암만봐도 장미와 닮았는데? 알고보니 라넌큘러스 잎사귀가 미나리와 아주 흡사하게 생겼더랬다. 하하하하. 꽃의 종류가 꽃의 잎사귀 모양으로도 결정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거기다 라난큘러스라는 이름은 이쁜 꽃 모양과는 달리, 작은 개구리라는 뜻이라고.


5. 꽃이 피지않고 열매를 맺는다고 해서 없을 무(無), 꽃 화(花), 열매 과(果) 한자를 쓰는 무화과. 헌데 정말 소름돋게도, 무화과도 꽃이 핀다고 한다. 다만 우리 눈에는 그게 열매로 보일 뿐. 무화과 열매를 반으로 쪼갰을 때,  열매 안에 붉고 빽빽한 그것들이 씨앗이 아니라 바로 꽃이었다는 사실!! 무화과의 흔적이 기원전 9200년전 유적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보다, 열매라고 생각한 것이 꽃이라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와. 이건 꼭 우리가 먹던 브로콜리가 그냥 풀이 아니라, 알고보면 수십, 수백개의 꽃송이라고 한 것과 거의 비슷한 충격이다. 


6. 우리나라 국화, 무궁화! 하지만 무궁화는 우리나라에 국한된 꽃이 아니라, 생각보다 글로벌한 꽃이었다. 무궁화의 학명은 ‘히비스커스 시리아쿠스’. 한때 꽃차로도 유명했던 히비스커스, 무궁화가 이 히비스커스의 한 종류였다. 거기다 뒤에 붙은 시리아쿠스. 그러니까 무궁화라는 꽃은 시리아에서 온 히비스커스였다. 근데 여기서 또 반전하나. 이 무궁화는 시리아에서 시작한 꽃이 아니라, 중국 남동부가 원산지지만 채취를 시리아의 정원에서 했기 때문이라고. 허허, 이거참. 꽃의 이름에 반전이 몇개인가! 더 놀라운건 지금도 무궁화묘목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ㅠㅠ.



7. 길가, 아파트 주변 그 어디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노오란 민들레. 알고보니 이 민들레는 서양민들레라고 한다. 서양민들레는 공해에도 아주 강해서 오염된 곳이어도 어디든 쉽게 핀다는 것. 반면 동양민들레는 공해에 약해서 오렴된 곳에서는 살 수가 없다. 그러니까 동양민들레를 보고 싶으면, 공해가 없는, 깨끗한 도시여야 하는데. 자동차 매연은 기본이고, 미세먼지에, 몰래몰래 오수를 버리는 도시에서는 하. 그럼 평생 동양민들레를 못보는건가? 그건 아니다. 깨끗한 산으로 가면된다. 나 역시 파주 장릉과 황희정승묘에서 동양민들레를 보았으니까! 



8. 내가 정말정말 좋아하는 자귀꽃. 어렸을 때 친구집 앞에 심어있는 자귀꽃을 처음 본 이후로 완전 반했다. 그 꽃이 꼭 부채춤에서 사용하는 부채같다고나 할까? 오죽하면 별명이 Pink Silk Tree​(분홍비단나무)다. 초록초록한 무성한 입사귀 위로, 조그만 분홍부채가 여기저기 피어있는 모습은 정말 한번 보면 잊지 못한다. 심지어 그 색감도 너무 이뻐서, 한번 보면 계속 보게되는? 하지만 생각보다 자귀꽃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많지가 않아서 슬프다. 자귀나무는 그늘지지않고 양지바른곳에서는 잘 자란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길가에서 잘 보이는 꽃나무는 태반이 벚꽃나무다. 조금 아니면 이팝나무나 아까시나무? 거의 딱 이정도 같다. 특히 벚나무는 많아도 너무 많다. 난 자귀나무도 많이 심었으면 좋겠는데 ㅠㅠ.


적어도 이 책 속에서 나오는 꽃을 키운다면, 이번에는 멋드러지게 키울 자신감이! 근데 뭐랄까, 이 책에서 말하지 않는 원예용 꽃을 찾는게 더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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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전쟁 - 외식업 고수가 알려주는 골목에서 살아남는 법
조현기 지음 / 스마트북스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여러 교수님들 만큼이나 좋아하는, 비연예인 백주부(백종원). 백주부가 나오는 방송이라면 거의 다 챙겨보는 편이지만, 유독 보지 않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그게 바로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다. 진짜 정말 백주부를 너무 좋아해서 제주도에 더본호텔까지 예약하는 나지만, 정말  『백종원의 골목식당』만큼은 쉽사리 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분명 골목식당이 처음 방송할 때는 참 재밌었는데 말이다. 그 재미있던 방송을 안보게 된 이유는, 아마도 방송의 주인공격인 여러 골목식당의 사장님들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 방송의 요지는 분명 잘 안되는 골목식당들을 찾아다니며, 해결방안을 마련하여 골목식당의 재기를 돕는거였다. 방송 초반에는 분명 잘되었으면 좋겠는 골목식당 사장님들도 많이 나왔다. 근데 이게 참, 가면 갈 수록 ‘왜’ 안되는지 눈에 뻔히 보이는 골목식당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저러니까 망하지!’라고 생각하게되고, ‘내가 식당을 차려도 저거보단 낫겠다!’싶고. 결국 방송을 보는내내 부정적인 감정들만 쌓이다보니, 저 방송만큼은 손절하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오늘 이 포스팅의 주인공인 『골목식당전쟁』이라는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만 쌓이게 했던 골목식당 사장님들은 이 책에서 말하는 대표적인 초보창업자, 그것도 경험은 전무한, 하지만 안좋은 관성은 버리지 못하고, 누군가 밥을 떠먹여주었으면 하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만약 사전에 많은 공부를 하고, 두 발로 뛰어다니며 동종업계의 현황을 파악하고, 동종업계에서 하다못해 아르바이트라도 했던 사람들이라면, 안좋은 상황이 오기전에, 아니 창업 초기부터 슬기롭게 대처하지 않았을까한다.



분명 아이템은 중요하고 아이템만 잘 선택해서 운이 따르면 잠시 성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차업은 잠깐 하고 그만두는 것이 아니기에 근본적으로 본인과 맞아야한다. 사업이 잘되지 않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히 경기가 좋지 않아서, 이 동네와 메뉴가 맞지 않아서, 고객이 까다로워서, 위치가 좋지 않아서 등 온갖 이유를 외부에서 찾는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당신과 맞지 않기에 하기 싫은 것이고, 그래서 장사가 잘되지 않는 것일수도 있다. p.020



성공한 매장을 인수해 시작하면 무조건 잘될 거라는 생각은 그야말로 착각이다. p.023



창업을 준비한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아이템을 최소한 1년 이상 지켜보고 결정해야 한다. p.028



초보창업자들의 제일 고질적인 문제중 하나가 바로 이게 아닐까. 바로 인기있는 아이템. 그저 시류에 편승해서, 인기하나만을 믿고 아무생각없이 그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을 하는 것. 혹은 그 아이템으로 성공한 매장을 인수하는 것. 그야말로 최악의 한 수다. 



인기있는 아이템이라면 이미 너도나도 사돈의 팔촌까지 곳곳에서 매장을 낸 다음이다. 내가 그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려고 했을때는 이미 늦었다는 이야기랄까? 물론 예외는 있다. 인기있는 아이템으로 뒤늦게 창업해도 성공할 사람들은 성공한다. 인기아이템으로 창업을 해서 실패하는 사람과, 성공하는 사람들의 차이는 바로 이거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해당 아이템을 1년 이상 지켜보고, 그 아이템이 있는 가게에서 직원으로 근무를 해본 사람들. 그야말로 현장을 뛰면서 경험을 쌓고, 노하우를 쌓은 사람들이다. 실패하는 사람들은 두말하면 입아프다. 그 아이템에 대한 제대로된 지식도 없고, 현장경험도 없고, 그저 ‘인기’하나에 편승하여 그저 뛰어들었다는 것.



‘인기’하나로 창업에 성공할 수있다면,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올 가게는 하나도 없을 것이다.



창업 아이템을 선정하거나 점포를 계약하기 전에 먼저 창업과 관련된 기본 지식, 예를 들어 상권의 개념 및 상권 분석 방법, 시장 조사 방법, 핵심 타깃 분석등을 습득하고,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냉정하게 평가하는 시간을 가진 후에 창업의 목적 및 방향을 명확하게 잡아 아이템을 선정하고 점포를 계약해야 한다. p.031



왜 초보 창업자의 실패율은 줄지 않을까? 오히려 본사에서는 초보자가 질문하면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 하는데 말이다. 그것은 스스로 하려 하지 않고 무조건 믿고 의지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은 없고, 그저 편하게 흉내만 내기 때문이다. p.047



저자는 끊임없이 강조한다. 어떤 아이템을 선점하든, 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제대로 ‘알고’ 시작하라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해당 아이템 조사는 물론이고, 내 가게가 위치할 상권 분석, 내 아이템이 그 상권에서 공략할 만한 핵심타깃이 있는지 등을 말이다. 제대로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고, 무턱대고 창업을 하거나, 무턱대고 창업관련 관계자들을 만나면 아래와 같은 험한꼴을 당하기 쉽상이다.



창업과정에서는 누구도 쉽게 믿으면 안 되며, 스스로 판단력을 갖고 추진해나가야 한다. 그렇지않으면 바보처럼 당할 수 밖에 없다. p.039



무지의 끝은 섣부른 판단,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지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더 함정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p.064



외식업 창업 컨설팅업계에는 유독 전문가들이 많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음식점을 해보지도 않고 눈으로만 보고 귀로만 들은 것이 전부인 전문가도 있고 메뉴 경력자, 점포 거래 경력자, 영업 경력자처럼 한 분야만 경험한 것이 전부인 전문가도 있다. p.136 



초보 창업자가 이들에게 속지 않는 방법은 외식업 창업과 관련된 기본을 배우고 습득하는 것뿐이다. 가짜 전문가들은 지식과 경험이 깊지 않기에, 내가 기본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상담하면 깊이 있는 답변보다는 쓸데없는 말들만 한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고 쉽게 당하지 않을 수 있다. p.140



창업 컨설팅을 받기위해 컨설턴트를 만난다고 해보자. 그런경우 분명 갑은 나이고, 을은 컨설턴드다. 하지만 창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내가 갑임에도 불구하고 을인 창업 컨설턴트의 지시대로 끌려간다. 왜? 모르니까. 컨설턴트들은 ‘나’로 하여금 창업을 하게 하여, 수수료를 취득하면 그만이다. 그들은 내가 창업했다가 실패를 하더라도 A/S를 해주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고객인 나를 상대로, 컨설턴트라는 서비스를 주는 것 뿐이다. 



점포를 내기위해 부동산계약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부동산업자는 건물주인과 나의 계약을 성사시켜서 수수료를 받으면 그만이다. 내가 매입한 가게가  A라는 아이템에 딱 좋은 자리인지 아닌지 관심없다. 그저 침이 마를 정도로 좋은 가게라고 칭찬을 늘어놓을 뿐이다. 



물론 정말 온 힘을 다해 도와주는 컨설턴트나, 내 가게를 위해 발로 뛰는 부동산업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이 사람이 정말 나를 위해 컨설팅을 해주는지, 아니면 그저 호구잡은건지 가려내기 위해서라도 공부를 해야한다. 그 아이템에 대한 공부를 해야하고, 상권공부를 해야하고, 이 가게가 내 아이템과 맞는지를 공부해야한다. 그러니까, 두 발로 현장을 뛰어다니라는 이야기다.



예비 초보 창업자들은 하나같이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맹목적인 열정의 함정에 깊이 빠져 있다고도 볼 수있다. 그런데 그런 열정을 갖기 이전에, 나만의 뚜렷한 목표와 가치관이 있어야 한다. 그런 목표가 있어야만 숱한 풍파에도 견뎌낼 수 있고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 p.153 



대부분의 외식업 창업 초보자는 창업을 준비하면서 외식업 관련 교육을 받는 것에만 집중하지, 자기 자신을 체크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러나 그런 습관과 관성으로 외식업을 시작하면 좋은 아이템과 점포를 가지고 유리한 조건으로 시작해도 사람 문제로 힘이 들어 오래가지 못한다. p.192



정말 창업을 위해 두 발로 뛰고, 갖은 노력을 다하여 창업을 했다고 치자. 여기서 또 맹점이 있다. 내가 왜 창업을 했는지 뚜렷한 목적과 목표가 없다면, 이것도 실패하는 지름길이 된다. 뚜렷한 목적과 목표가 있다면, 갑작스런 상황을 마주해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실패한다. 그렇다고 이 목표를 크게 잡으라는게 아니다. 정말 현실적인 목표를, 내가 조금만 하면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잡으라는 거다. 그래서 목표를 달성하면, 그 다음 목표를 수립하고 그렇게 나 스스로를 다잡아야만 한다.



또 한가지, 책에서 말하듯 안좋은 습관과 관성을 고치지 않으면 역시나 실패한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20대 젊은이들보다는, 은퇴한 사람들이 많다. 3040 중년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이 직장이든 뭐든 어떻나 조직에 몸을 담고 있었을 확율이 높다. 직장에서 일하던 습관이 고스란히 몸에 벤채, 그대로 창업을 한다면 그게 얼마나 갈까? 



직장을 다녔을 때의 나는 어떤 가게를 가던지간에 갑이었다. 직장에서의 위치도 연차가 쌓이면 쌓일수록 높은 위치로 갈 확율이 높기 때문에, 역시나 어느정도 갑의 위치에 서게된다. 이렇게 ‘갑’의 위치에 있던 사람이, ‘갑’의 습관에 길들여진 사람이 창업을 해서 ‘을’의 위치에 설 수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꼭 자기자신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만 한다. 내가 기존에 어떤 생활을 했는지, 타인에게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말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알려주는, 창업에 있어서 피가되고 살이되는 팁을 옮겨본다.


★프랜차이즈 선택 시 반드시 체크할 10가지 포인트☆


1. 정보공개서는 꼭 확인해야 한다.


2. 본사의 규모와 업력은 눈으로 확인하자.


3. 검증되고 경쟁력이 있는 브랜드인가?


4.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가?


5. 경험에 의한 매뉴얼이 구축되어 있는가?


6. 가맹점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는가?


7.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하여 시장에 대응할 능력이 있는가?


8. 체계적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가?


9. 마케팅 능력은 있는가?


10. 가맹점과 소통하고 있는가?


☆인테리어 공사 전에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것들★


1. 건물 용도부터 챙겨야한다. (제1종 근린생활시설, 제2종 근린생활시설/용도변경시 생각치 못한 금액과 기간이...)


2. 오래된 건물은 전기용량을 꼭 체크하자.


3. 외식업은 가스사용량도 중요하다.


4. 수도관 체크 안 하면 큰일난다.


5. 아이템에 따라 정화조용량도 다르다.


6. 조명의 위치는 시간대별, 좌석 재배치까지 고려해야한다.


7. 콘센트의 위치도 잘 잡아야 돈 덜든다.


8. 상가에 불법 건축이 없는지 반드시 체크한다.


9. 계약 전 누수 체크 잘못하면 낭패본다.


10. 환기, 배기관이 잘못되면 골치 아프다.


11. 창고 공간이 있는지 체크한다.


12. 직원 휴게공간도 고려해야한다.


13. 비상구를 체크하고 계약하자.


14. 소방 관련 사항은 대행업체가 효율적이다.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꼭 이 책 한번만 읽고, 내가 창업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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