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괴담 - 오류와 왜곡에 맞서는 박종인 기자의 역사 전쟁
박종인 지음 / 와이즈맵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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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땅의역사 5권 이래 박종인 기자님의 신간이 나왔다. 크흡 기다렸어요 신간 ㅠㅠㅠ 진짜 완전 정말로!!! 



인터넷 서점 알ㄹ딘, 예ㅅ24에 박기자님 신간 알람을 아주 당연하게 걸어놨기에, 알ㄹ딘에서 「광화문괴담」 예약주문뜨자마자 냉큼 주문했는데 이게 왠걸? 와이즈맵 출판사에서 도서협찬 메일이 왔고ㅋㅋㅋㅋㅋ 아쉽아쉽. 만약 기자님 친필 사인본(^^)을 준다고 했으면, 모르는척 하고 책을 받았겠지만 난 너무 양심적인 독자라(..) 이미 책을 구매했다고 고사해버렸다. 어차피...서평쓸거니까 ㅋㅋㅋㅋㅋ?



박종인 기자님의 역사책은 대체적으로(?) 자/타의에 의해 숨겨진 역사의 진실을 수면위로 끌어올리고, 타의에 의해 사실로 둔갑된 역사왜곡을 반박할 수 없는 증거(기록, 사진등)로 깨부순다. 근데 뭐랄까... 상상출판에서 출간되는 박종인기자님의 땅의역사 시리즈는 순한맛 이라면, 와이즈맵에서 출간되는 박종인 기자님 역사책들은 매운맛이라고 해야하나? 근데 난 역시 매운맛이죠아....ㅎ.....(실상은 맵찔이ㅋㅋ)



하지만 우리 뿡뿡이를 낳기 전 태교는 순한맛인 땅의역사 시리즈 정주행^_^ㅋㅋㅋ(TV프로그램 땅의역사 포함!) 이제 순한맛은 끝내고, 다시 박종인 기자님의 매운맛 「광화문괴담」 차례다!



이쯤에서 대놓고 역사책 추천하자면! 시중에 출간된 수많은 역사책 중에서 정말 읽을만한 역사책이 어떤 책인지 고르지 못하겠다면!! 학생들에게는 상상출판에서 출간되는 순한맛 땅의역사 씨리즈를! 어른들에게는 와이즈맵에서 출간되는 매운맛 대한민국징비록, 매국노고종, 광화문괴담을 아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이 모든 책들 리뷰는 내 블로그에 고스란히 있으니, 한번 슬쩍 훑어보고 선택하면 좋지 않을까.........하는 뭐 그런 이야기 ㅋㅋ



우리가 아주 당연하게 역사적 ‘사실’로 인식하는 것들. 그들 중 일부는 아~~~주 저명하신 전문가들이 역사적 사실이랍시고 TV에서, 책에서, 여러 매체에서 반복적으로 언급했기 때이다. 아~~~주 저명하신 전문가들이 역사적 ‘사실’이라고 계속 반복해서 말하니, 우리는 당연히 ‘사실’로 받아들인다. 왜? 전문가가 그렇다고 하니까!



설마 전문가들이 역사왜곡을 하겠어? 거짓부렁을 말하겠어? TV에도 자주 나오고, 책도 자주 쓰는 사람들인데?



정치에도 권력이 있듯, 문화에도 권력이 있다. TV에도 출연하고, 베스트셀러도 낸 저명한 전문가들이니 우리는 당연히 그들을 믿고, 우리의 믿음으로 그들은 문화권력을 갖게 되었다. 이게 무한 반복된다. 전문가인데 유명하고, 유명한 사람이 하는 말이니 사실이고, 전문가니 거짓말은 안할거라고 생각하는 안일한 믿음의 반복! 물론 그들이 하는 말이 전부 거짓말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중에는 거짓이 숨어있다. 역사적 검증이 되지 않은, 뇌피셜로 끼워맞춘 그런 이야기들. 하지만 전문가이기에 그들이 하는 말은 그렇게 가짜뉴스가 역사의 ‘사실’이 되어버렸다.



이 책 「광화문 괴담」은 그런 문화권력자들이 만든 역사왜곡과 오류를 깨부수기 위한 책이다. 이 책에서 박종인 기자님이 깨부수는 역사왜곡, 역사의 가짜뉴스는 총 16편! 이 16편은 많은 사람들이 역사적 ‘사실’로,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야기다.



-청와대는 예로부터 천하 명당?

-풍수지리로 만든 조선의 수도 한성?

-조선 500년 간 광화문 앞에 월대가 있었다?

-일본 군 말 위령비가 조선 왕실 제단?

-고종이 '고종의 길'을 통해 러시아 공사관으로 달아났다고?

-남대문이 임진왜란 일본군의 개선문?

-총독부가 경희궁을 없앴다고?

-원나라가 고려왕을 강제로 사위로 삼았다?

-베트남 호찌민의 애독서가 <목심심서>?

-추사 김정희가 명필 이광사의 현판을 떼라고 했다고?

-선조가 류성룡의 반대로 명나라 망명을 단념했다고?

-정조가 조선 학문 부흥을 이끈 왕?

-실학이 조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의병장 최익현이 대마도에서 아사순국?

-헤이그밀사 이준의 할목자살은 '대한매일신보'의 가짜뉴스!

-나라는 팔렸는데 조선왕실은 그대로!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부 역사적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내용이 아닐까? 8번째 주제인 원나라가 고려왕을 강제로 사위로 삼았다는 가짜뉴스에 대해선, 최근에 들어서 고려가 계속 사위삼아달라고 거듭 요청해서(!!) 라는 내용이 여러 TV 프로그램에서 나왔으니, 그나마 아주 살짝(!) 바로잡힌 내용중 하나라면 하나랄까. 하지만 대체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저 내용 그대로가 역사적 ‘사실’이라고 믿고있는다. 왜? 전문가들이 그랬거든. 그런 전문가들 중에는 문화권력을 제대로 쥐고, 한자리 하고 있는 인물들이니까^^! 거기다 누군가가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을 하면 ‘니가 감히?’ 라는 시선들이 따라오기도 하고.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과 다산 정약용과 개그맨 유재석은 금기라는 우스개가 있다. 함부로 비판하거나 비난하면 위태롭다는 뜻이다. 그래서 김정희는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역사적 권력이다. 세종도 그러하고 정약용도 그러하다. 김정희와 세종과 정약용을 찬양하는 사람들은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그 전문가들은 이제 스스로 권력자가 된다. p 010



“전설도 사람들이 믿으면 사실이 된다.”

이렇게 말한 사람은 독일사람 요제프 괴벨스가 아니라 한국사람 유홍준이다. 맞다. 전 문화재청장이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는 불후의 명작을 서술한 그 사람이다. 여러 경로를 통해 유홍준은 이렇게 설파했다. “전설도 사람들이 믿으면 사실이 된다. 굳이 ‘전설에 따르면’ 이라고 붙일 이유가 없다.” 셀 수 없이 많은 저작과 강연 중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 필자와 전화통화에서도 똑같은 말을 했다. 

‘거짓말도 반복하면 사실이 된다’는 괴벨스 말은 워낙 유명하니 모를 리 없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을 했다면 ‘전설도 사람들이 믿게 되면 사실이 된다는 신념의 소유자’라는 뜻이다.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전설을 거듭 말하면 사람들이 믿게 되고 그 믿어진 전설(근거가 있든 없든)이 사실을 대체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하거나 대체하기를 기대한다는 뜻이다. 전설이 사실을 이기는 것이다. 그래서? 재미와 교훈은 찬란하게 빛나고 진실은 ‘사망’한다. p 010



전 문화재청장 유홍준 교수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이 책들 중 몇권은 우리집에 있다. 특히 일본편이 나왔을 때는, 한일고대사를 좋아하는 나로써는 반갑기 그지 없었다. 반가운 마음과 유홍준 이라는 네임벨류에 대한 기대감에 가득찬 채 책을 읽었는데, 하! 안읽음만 못했다. 특히 아스카, 나라편은 정말 실망실망대실망. 오죽하면 그 마음을 블로그 리뷰 포스팅에까지 썼을까.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일고대사 관련 책을 나름 닥치는대로 읽어온 나인데, 그런 나조차도 실망했다. 책을 쓸거면 조금만 더 자료를 찾아보고 썼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그런 마음이었달까. 하긴, 생각해보면 추사 전문가라는(!) 유홍준 교수가 출간한 <완당평전>은 비전문가였지만 추사 애호가였던 한 사람에 의해 200여군데 이상이나 오류를 지적당했다지. 그렇게 유홍준 교수의 <완당평전>은 자의반, 타의반 절판처리되었다. 그리고? 이후에 다시 유홍준 교수는 <추사 김정희>라는 책으로 이름을 바꿔서 다시 출간! 추사에 대해 기본적인 것만 알고 있는 나로서는, 괜히 읽었다가 곧이곧대로 믿어버릴까봐 읽어보진 않았으나, 절판처리한 그 책 내용의 많은 부분이 그대로라고 하는데 음. 근데 베스트셀러^^. 네, 뭐 그렇다구요. 하하하.



이때 깨달았던게 ‘아, 저명하고 유명하신 전문가는 네임벨류만 있으면 뇌피셜로 말해도 사람들이 다 믿는구나!’ 라는 거였다. 이후 내가 역사책을 고를 때, 책을 선택하는 방법 중 하나가 지은이가 전문가라고해서 무조건 읽지않기, 신봉하지 않기였다. 실제로 비전문가여도 전문가 뺨치게 파고들어, 사실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이쯤대면 비전문가가 아니라, 전문가라고 해도 이상하지않겠지만).



고로 전문가라고 역사왜곡 안하는게 아니고, 반대로 비전문가여도 전문가보다 더 치열하게 연구하고 제대로 알고 있다! 라는 뭐 그런 이야기?


청와대가 터가 예로부터 명당이라는 것은 이곳에서 발견된 '天下第一福地'라는 문구에서도 엿볼 수 있다. 1990년 노태우 대통령 시절 현재의 본관 집무실이 공사를 진행할 때 북악산 기슭 암벽에서 발견됐다. 그 기원을 알 수 없지만 이 '천하제일복지'란 언급은 청와대 풍수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 일으켰다. (중략) 그렇다면 청와대 풍수의 핵심은 어디일까. 김두규 교수는 "현 수궁터, 처오아대 구본관이 있떤 자리가 중출맥의 기세가 온전히 전해진 진혈 자리에 해당된다"면서 "주산(북악산)에서 내려온 내룡이 내려앉은 곳"이라고 했다. 현재 이곳에는 천하제일복지라는 표지비석이 있고, 야트막한 동산이 조성돼 있다. (2022년 5월 31일 <매일경제> '풍수학자 김두규 교수와 청와대 가보니…북악산 기운 꿈틀대는 용맥') p 021


삼각산의 정기를 이어받아 북악을 거쳐 경복궁 쪽으로 길게 뻗어 내린 이곳은 일찍이 명당으로 알려져 고려 숙종 9년 1104년 왕실의 이궁이 자리잡았던 곳이다. 이 가운데 융문당과 융무당이 있던 높은 터를 경무대라 불렀다. 예로부터 천하제일복지라고 알려졌던 이곳 명당 터에 일제는 1939년 7월 총독관사를 건립하여 민족정기 단절을 획책함으로써 이 건물은 경복궁 내 조선총독부 청사와 더불어 외세 침탈의 상징이 되었다. (청와대 안내판) p 029


청와대가 ‘예로부터(!)’ 천하제일의 명당이라는 이야기는 하도 많이 들어서 귀에 딱지가 앉아있을 정도다. 지금은 청와대가 개방되었지만, 개방되기 전 광클에 성공한자들만 갈 수 있다는 청와대 관람을 나역시 몇번 갔었는데, 그때마다 해설사가 꾸준히 이야기 한 말이다. 뿐만인가? TV에서도 하도 말해서 전 국민이 청와대는 천하제일의 명당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바위에 새겨진 ‘천하제일복지’라는 문구. 언제 새겨졌는지 모르지만, 이걸 증거로(!!) 청와대는 정말 천하제일의 명당이다! 라는게 그 이유다. 그래서 나도 이 말을 믿었다지.......^^?





근데 여기서 반전. 이 ‘천하제일복지’라 새겨진 문구에 대해선 이미 연구결과가 나와있었다. 화강암에 음각한 획의 풍화정도가 깨끗하고, 비바람에 약한 화강암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 각자가 새겨진 건 빨라야 1850년대라는 결론. 거기다 필체는 12세기 남송시대 명필가인 ‘연릉오거’의 필체를 따라한 거라고! 하지만 이런 연구결과는 휴지통으로 슝슝슝. 청와대 부지가 ‘예로부터’ 명당이라는걸 널리 알리려면, 이런 연구결과는 알려지면 안되니까! 이 연구결과가 휴지통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이 각자가 왜 돌에 새겨졌는지조차 알려지지 못했다는건 함정이다.



청와대가 천하제일의 명당이라고 알리고 싶은 사람들은 신경안쓰겠지만, 이 각자가 새겨진 1850년대는 흥선대원군이 당백전까지 미친듯이 발행하면서, 무리하게 경복궁을 중건하던 시기였다. 청와대부지가 원래는 경복궁 부지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네. 그렇죠. 경복궁 중건의 명분을 만들이 위한 흥선대원군의 한 수! 그러니까 흥선대원군이 만든 가짜뉴스를, 전문가라는 사람들까지 지금까지도 옳다구나!하고 답습 중^^



세종 때 조성된 월대는 임진왜란으로 경복궁이 화재로 소실되면서 사라진 것으로 판단되며, 1867년 경복궁 중건 당시 광화문과 함께 다시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기록에 따르면 광화문 앞에서는 왕실의 환궁 행사, 중국 사신을 맞이하는 행사, 장례 등 왕실의 주요 행사를 거행하였으며 백성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활용하였다. 광화문 월대는 행사용 무대와 같은 기능으로 사람들에게 구경이 가능하도록 개방되었다는 점에서 금단의 영역인 궁궐과 백성의 거주지 사이를 연결해주는 역할로 의미가 있다. (명지대학교 한국건축문화연구소,《경복궁 광화문 월대 및 동,서십자각 권역 복원 등 고증조사 연구용역 보고서》, 문화재청,2018) p 055


따라서 '월대 복원'은 왕도정치와 시민주권을 연결하고 소통하는 역사적 가치와 화합, 통합의 미래적 가치를 담는 상징적 표현이다. (<2020년 문화재위원회 제9차 사적분과위원회회의록>문화재청, 2020년 9월 9일) p 055



오랜 세월 역사 속에 잠들어 있었던 경복궁 앞 월대의 복원은 조선시대 왕과 백성이 소통하고 화합하던 상징적 공간의 복원으로 그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다. (2021년 4월 27일 서울시장 오세훈 긴급 브리핑) p 057


백성과 소통공간이라던 광화문 앞 월대. 그래서 억소리나는 국비와 서울시비를 들여서 복원한다는 월대! 어마어마한 세금이 들어가는 이 복원공사의 명분은 슬프게도 가짜뉴스다. 더 웃긴건 광화문 앞 발굴조사 시 ‘고종 이전 시대 월대 흔적이 나오지 않더라도 월대 복원공사를 강행’한다고 했다. 뭐 정확히 저렇게 말한건 아니지만, 문화재청장이 고종 때의 경복궁 완공 시점인 1888년부터 궁궐로서의 기능 상실 이전 시기인 1907년 까지를 복원 기준 연대로 잡았는데, 혹시나 그 시기 이전의 월대 흔적이 없어도, 없는 걸 복원한다는 뭐 그런이야기?



애초에 정도전이 설계했을 당시의 경복궁도 아니고, 임진왜란 전의 경복궁도 아닌, 고종시대 ‘전제’ 왕권강화를 위해(!) 급격하게 비대해진 경복궁을 복원한다는 것도 웃기는 짬뽕인데, 거기에 세종때는 없었던 월대를 굳이 세종까지 운운하면서 복원한다고 하니 뭐. 억소리나는 세금을 이렇게 마구잡이로 쓰는게 우리나라 행정이지, 암 그렇고 말고.



세종 때 월대가 없었음은 실록에서 아주 대놓고 증언하고 있다. 오히려 세종은 농사에 방해된다며 월대공사를 기각! 이 외에 세종 때의 월대에 대한 기록은 실록에 전무하다. 그럼 고종 때 만들어진 월대는 백성과 소통의 공간이었나?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경복궁 월대는 문화재청은 세종 때 국민과 소통의 장소라고 하고, 정부와 서울시는 억소리 나는 돈을 들여 월대를 복원한다고 하고!! 당시 정부는 이상하리만치 고종을 미화하는 것을 뛰어넘어 띄워주기를 해댔는데, 꼭 광화문앞 월대복원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의심아닌 의심이 든다. 있지도 않은 ‘고종의 길’ 복원한다고 했을 때 부터 알아봤어 아주-_-.




문화재청은 용산 미군기지 내 미대사관 예정부지 약 2만 4,000평에 대한 지표조사를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의하여 2005년 6월 16일, 28일(2일간) 실시하였습니다. 조사결과 소량의 조선시대 토기편 및 백자편, 기와편 및 석재를 비롯하여, 조선시대 제천행사를 거행하던 '남단' 자리(추정)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2006년 문화재청 확인감사 김재윤 의원(민주당) 서면답변) p 073


"거기에요. 그것이 있는가 없는가 봤더니 있어요. 남단이 있는게 아니라, 주춧돌과 위에 흐트러져 있는게 이 자리다, 하는 사이트는 정확하게 짚을 수 있고, 그 남단의 의미는 굉장히 크고…" (유홍준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 2020년 1월 7일 CBS<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인터뷰) p 073


진심 전문가들이 만든 역사왜곡 중 제일 웃긴게 용산공원 남단 터다. 비전문가인 내가봐도 일본식 비석 기단인데, 무엇을 보고 남단 터라고 했는가 싶은? 아니 왜성이나 일본비석 기단을 봤다면, 이걸 구분못할리가 없는데? 우리나라 방식과는 대놓고봐도 다른데, 대체 어딜 어떻게 보고 그 석재가 남단 터라는 것인지. 진짜 기가막히고 코가막힐 노릇이다. 문화재청장이자, 현 용산공원추진위원장이라는 유홍준 교수나, 그걸 곧이곧대로 믿는 다른 전문가들이나 정부나. 어휴. 심지어 그 석재가 일본군 야포병연대가 포 운반을 위해 동원된 말들을 위해 새운 추모비라는 사진까지 있는데? 



백번 양보해서 일본군 말 추모비 사진을 찾지 못해서 모른다고 치더라도 문화재청 정도 되면 왜성 축성방식은 잘 알텐데 말이다. 심지어 왜성은 우리나라 남부지방에도 고스란히 남아있잖아? 일본식 탑 기단은 우리나라 곳곳에 아직도 남아있고. 나만해도 이런 일본식 탑 기단을 목포에서도 봤고, 포항에서도 봤는데 허 참. 오백번 양보해서 일본군 추모비 사진이라는 것도 못봤고, 왜성 축성방식이란 걸 몰랐다고 치자. 그럼 남아있는 남단에 대한 기록은 연구를 안했나? 왜 기록의 위치와는 전혀 다른 곳을 남단이라 칭하는걸까? 진짜 문화재청 직원들은 일을 안하나....뭐지 정말?



남단 받고 하나 더!


1904년 러일전쟁을 계기로 일본군은 대륙 진출을 위한 군용철도를 건설하는데, 그 정거장 위치가 현 신용산역이다. 철도역 주변과 군사기지를 중심으로 일본인 신시가지가 급속도로 건설됐다. 그 철도 동쪽에 건설한 군사기지를 일본군은 용산기지라고 불렀따. 용산공원 역사 설정을 주도한 유홍준은 이렇게 말했다. 

“거기 있는 산을 용산이라고 그랬으니까, 용 용자에 뫼 산자로 해서” (2020년 1월 7일 CBS<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용산이 용산공원에 있따고? 괴담이 아니라 무식이다. 문화재청장을 역임하고 용산공원 설계를 총책임지는 지식인 입에서 이런 천박하고 무식한 말이 튀어나오다니. 믿을 수 없다.


유홍준이 말한 ‘거기’ 용산공원 부지에는 용산이라는 산도 없었고 따라서 아무도 이곳을 용산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옛 용산은 서대문 쪽 안산 줄기에서 한강 쪽으로 뻗어있는 산줄기가 용을 닮아 붙은 이름이다. 지금 원효대로 좌우측 지역, 구체적으로는 숙명여대-효창동-공덕동-용문동-원효로2가 지역이 옛 용산이다. 그래서 조선후기 공식 명칭은 ‘용산방’이었다. 


그렇다면 용산공원 부지는 무엇이었나. ‘둔지방’이었다. 용산방은 ‘용산’을 중심으로 한 행정구역이었고 둔지방은 이곳에 있는 ‘둔지산’을 중심으로 존재했던 행정구역이었다. 둥지방에 있는 산 이름은 유홍준이 믿는 것처럼 ‘용산’이 아니라 ‘둔지산’이다. ‘자연이 단절돼 있다’는 승효상 주장과 달리 엄연하게 지금 용산공원 안에 우뚝 솟아 있는 그 둔지산이다. <대동여지도>에 표시된 산줄기가 바로 둔지산이다. 용산이 아니라 둔지산이다.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는 따라서 ‘다시 잇는 작업’이 필요 없는 둔지산이다. p 086 ~087


더 말해 뭐하겠는가. 문화를 권력으로 쥔 사람들이 사실을 알고 은폐한건지, 아니면 진실을 모르는 상황에서 본인의 뇌피셜로 구성한건지. 문제는 이런 문화권력자들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 아주 당연하게 ‘사실’로 받아들여진다는 것.




베트민의 호찌민이 부정과 비리의 척결을 위해서는 조선 정약용의 <목민심서>가 필독의 서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하고 있으니, 이런 것을 그분 위대함의 보론으로 삼고싶다.(유홍준<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권, p70) p169



베트남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호찌민 주석의 애독서가 조선시대 유학자 정약용 선생이 쓴 <목민심서>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2017년 11월 11일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개막식, 문재인 대통령 축하영상 메시지) p173


호찌민의 애독서가 <목민심서>라는 이야기는 전 문화재청장 유홍준 교수가 TV에서 하도 말을 많이해서, 아마 다들 속고 있는 가짜뉴스 중 하나가 아닐까. 문재인 전대통령까지도 저렇게 말할 정도면, 거의 전 국민이 다 믿고있는 가짜뉴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하다. 뿐만 아니라 소설가 황인경, 시인 고은, 다산연구소 이사장까지도 같은 말을 반복해서 했다. 



호찌민의 <목민심서> 애독서 설은 시간순으로 보면 ‘소설가 황인경(<소설 목민심서>, 1991) - 유홍준(<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993) - 시인 고은(<경향신문> 인터뷰, 1994) - 다산연구소 이사장 박석무(다산연구소 2004)’ 라고한다. 이들은 호찌민의 목민심서 애독서/필독서 주장을 하면서, 정작 호찌민이 어떤 경로로 <목민심서>를 입수했는지에 대한 근거는 대지 않았다. 그러니까 소설가를 통해서 시작된 이야기는, 저명한 전문가를 거쳐서 역사적 사실이 되었다. 심지어 2009년에 또다른 소설가 안재성은 박헌영을 통해 호찌민이 <목민심서>를 선물받았다는 살을 붙이면서, 호찌민의 <목민심서> 필독서 설은 근거까지 완벽한 사실이 되고 말았다.


박헌영이 국제레닌학교에 입학한 1929년 호찌민은 정글 속에 있었다. 1919년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했던 호찌민은 1923년 모스크바로 가서 동방노력자공산대학에 다니며 활동한 뒤 중국을 거쳐 1928년 태국 방콕에서 본격적인 반제국주의 투쟁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모스크바에 체류한 기간이 겹치지 않는다. 만남 자체가 불가능했으니, 앞의 <박현영 평전(소설가 안재성)>의 주장은 참고할 가치가 없다. p 179



1902년 장지연이 처음으로 <목민심서>를 출간했다. 그 전에는 지방 관청에서 저마다 만든 필사본밖에 없었다. (중략) 정약용이 흘려 쓴 글을 활자로 옮긴 한분본에 분량 또한 48권 16책으로 방대하다. 아무리 한자권 지식인이라도 호찌민이 정글에서 들고다니며 애독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사리에 맞지 않는다. 게다가 박헌영은 <여유당전서> 출간 전인 1929년 국제레닌학교를 졸업했다. 호찌민은 박헌영을 만날 방법이 없었고, 정약용의 존재 자체를 알 방법이 없었다. p 180


소설가에서 시작한 말들은 말그대로 소설이다.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전문가라니. 아, 물론 내용이 워낙 우리에게는 빛나는 이야기니 혹 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잖아, 아무리 믿고싶은 이야기라도 사실인지 아닌지 연구정도는 해봐야하는거 아닌가? 근데 느낌적인 느낌상 알면서도 이런 가짜뉴스를 미친듯이 퍼트리고 다니는 것 같기는 하다만...



호찌민이 있던 베트남에서조차도 ‘목민심서 호찌민 애독서’ 설은 명백한 허위, 가짜뉴스!! 라고 이야기 했다.


2006년 1월 9일 <연합뉴스> 베트남 특파원 김선한은 ‘호찌민박물관과 집무실에는 <목민심서>가 없다’고 보도했다. 김선한은 “<목민심서>와 관련된 주장은 와전된 것이 분명하다”는 응웬티띵 관장 말도 함꼐 전했다. 김선한은 “한국에서 호찌민 <목민심서> 애독설이 나올 때마다 베트남 주재원들이 본사로부터 사실 파악 지시가 빗발쳐 생고생을 했다”고 했다. 띵 관장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한국이 일본에 대해서는 역사왜곡하지 말라고 하면서, 왜 우리에게는 그것을 자행하는가.” p 181



현지에서조차 역사왜곡을 하지말라고 하지만, 띠링! 우리나라의 저명한 전문가들은 신경도 안쓰는걸?



“전설도 사람들이 믿으면 사실이 된다.”라고 본인 입으로 말한 아주 유명하고 저명한 전문가의 말은 아주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전문가와 국가기관, 유명 연구소등이 나서서 역사왜곡이 담긴 가짜뉴스를 아주 수도없이 온갖 매체에서 떠벌렸고, 그 결과 대다수의 국민들은 가짜뉴스를 그저 찬란하고 빛나는 우리 역사라 생각하며 ‘사실’로 받아들였으니까.



정말 역사왜곡에 대해선 진보정권이든 보수정권이든 넘 똑같아서 실망이고 소름이다. 역사를 배우면서 그 속에서 내가 가는 길이 옳은 길인지 아닌지, 중심을 잡고 나아가는 것인데, 이런 왜곡된 역사 속에서 대체 뭘 배우라는건지. 그저 우리의 역사를 빛나는 역사로만 기억되게 하려는 건가? 어둡고 슬픈 역사는 숨겨버리고? 뭐,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배워온 역사는 대체로 빛나는 역사의 비중이 엄청 높았지. 아니 거의 대부분이라고 해야하나? 정작 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이야기하는 그런 나라들은 어두운 역사 교육에도 상당부분 할애한다던데. 참으로 비교되는군.



아참참참, 참고하자면 이 책에서 다루는 역사왜곡은 모든 정권을 망라했다. 그러니 혹시나 한 편으로 치우쳐져있는건 아닌지 의심하는 사람들은 그 의심을 접도록! 그나저나 지금 정권은.... 요즘 핫한 국가교육위원회 위원들도 그렇고, 서울시 총독부 사진이나, 축제에 일왕, 일본순사옷 입고 사진찍기 부스도 그렇고, 대체 왜들그러는건지. 자라나는 아이들이 대체 뭘 보고 배우겠냐구요.



이제 4개월된 우리 뿡뿡이......이런 역사왜곡 속에서,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려면 어떻게해야하나T_T 한숨이 절로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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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식물의 세계 - 끝내 진화하여 살아남고 마는 식물 이야기
김진옥.소지현 지음 / 다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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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알라딘 펀딩에서 내가 원하는 책이 없었는데, 간만에 내가 원하는게 나왔다. 일종의 식물책인 「극한 식물의 세계」. 물론 가드닝책은 아니다. 엄연히 따지면 식물의 진화(?)에 대한 책이랄까? 식물의 진화 중에서도 유독 ‘극한 환경’에 진화해온 식물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식물책... 식집사로써 그냥 지나칠 수 없으므로 ㅋㅋㅋㅋ 펀딩을 안할 수가 있어야지!!




식물은 지구에 언제 나타나게 된 것일까요? 또 최초의 식물에서 지금의 식물까지, 식물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화해온 것일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45억 7,000만 년이라는 지구의 역사와 지질시대를 함께 알아보아야 합니다. 고작 100년을 사는 우리 인간으로서는 지구의 역사라는 이 방대한 시간을 실감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구의 역사 약 46억 년을 1년으로 바꾸고 지금까지 밝혀진 그동안의 일들을 달력의 날짜별로 나타내려 합니다. p 013



식물의 첫 탄생이 고...고생대다. 고생대. 전형적인 문과체질인 나에게 지구과학이란 넘나 먼 이야기인 것^_T. 선캄브리아기,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ㅋㅋㅋㅋ 하 ㅋㅋㅋㅋ. 그저 ‘중생대=쥐라기월드’, ‘신생대=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끝이다보니, 순간적으로 동공지진이 일어났지만 잘 참아내었다. 하하하하하 ㅋㅋ



그나마 친절한 저자님들이 45억 7천만년이라는 지구의 역사를 1년(365일)로 환산하여, 간략하게 보여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네, 진짜 정말 감사해요. 안그러면 진짜로 책 덮었을..뻔...ㅋㅋㅋㅋ




 


지구의 역사인 46억 년을 1년 달력으로 바꾸면 1월 1일 0시에 지구가 탄생했으며 바로 지금은 12월 31일 밤 12시 정각이 됩니다. 그리고 지구의 역사에서 약 3억 8,333만 3,333년이 1년 중 한 달을 차지하게 되며, 1,260만 2,739년은 하루, 52만 5,114년은 1시간, 8,762년은 1분, 146년은 1초가 됩니다. p 013



지구 탄생을 1월 1일 0시로 했을때, 지구에 식물이 최초로 나온 시간은 11월 24일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4억 6천만년 전 쯤이라고 한다. 이때 등장한 최초의 식물 모습은 ‘이끼식물’. 아! 다시다시, 이 때 이끼식물이 갑자기 뿅!하고 나타난 건 아니다. 11월 23일(캄브리아기)때 바다에 조류가 발생하였는데, 이 조류 중에서도 녹색을 띄는 녹조류. 그들의 식물의 조상이 된다.



지구가 1월 1일 0시에 탄생했다고 한다면 식물은 11월 24일(4억 6,600만 년 전)쯤에 ‘이끼식물’의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후 3일이 지난 11월 27일(4억 2,800만 년 전)쯤 관다발을 가진 ‘고사리 식물’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이 고사리식물은 12월 초(3억 4,000만 년 전~2억 8,9000만 년 전)에는 지구에서 가장 번성한 식물이 되었습니다. 고사리식물이 번성하던 그 무렵에 씨앗을 가진 원시적인 ‘겉씨식물’이 나타났습니다.겉씨식물은 포자로 번식하던 이전 식물들과 다르게 씨앗, 즉 종자로 번식합니다. 겉씨식물은 지금은 멸종되어 사라진 공룡과 함께 12월 20일(1억 3,800만 년 전)까지 지구를 대표하던 생물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생대가 끝나는 시기인 12월 21일(1억 2,600만 년 전)에 ‘속씨식물’이 등장했습니다. 속씨식물은 12월 말인 신생대, 즉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하고 있는 식물입니다. p 019




녹조류는 녹색의 엽록소를 가지고 있는데, 이 녹조류들이 얕은 바다로 슬금슬금 오다가 파도가 칠 때 물이 없어져서 육지가 되는 곳에 터전을 잡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죽었지만, 그 와중에 육지에 적응한 녹조류가 생겨났는데 그들이 바로 이끼식물이다.



이끼식물들중 일부가 햇빛을 더 많이 받고자 하여, 위로 쑥쑥 자라나는 변이를 일으켰다. 그렇게 이끼식물에서 변이하며 키만 멀대같이 큰 식물들이 나왔으니, 그게 바로 고사리! 하지만 우리 모두가 잘 알듯 이끼나 고사리는 습하고, 축축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건조한 환경으로 번식 환경을 넓힐 수가 없었다.



이끼류, 고사리류는 포자로 번식을 했는데, 그들 중 일부가 이미 과포화된 터전에서 벗어나, 건조한 환경에서 살고자 변이하였으니, 그게바로 씨앗으로 번식하는 종자식물이다. 종자식물군은 겉씨식물과 속씨식물군이 있는데, 처음 시작된건 겉씨식물이다.



다만 겉씨식물은 씨앗이 외부에 나와있다보니, 씨앗이 상하게 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여기서 의지의 식물들이 씨앗을 보호하기 위해 또 한번 변이를 일으켰다. 그게 바로 씨앗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씨방을 가진 속씨식물이다. 우리가 알고있는 꽃피우고 열매를 맽고, 그 안에 씨앗이 있는 식물들이 전부 속씨식물이다.



결국 겉씨식물은 그 위대한 탄생을 뒤로하고 많은 수가 사라지게 되었으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1,100여 종, 전체 식물의 0.3%만을 차지하며 지구에 살고 있습니다. (생략) 속씨식물은 이러한 꽃을 갖게 됨으로써 12월 21일(1억 2,600만 년 전)에 등장한 후 지금까지 폭발적으로 다양해졌습니다. 또 꽃과 그 안에 있는 씨방이 지구상의 많은 생물의 먹이가 됨에 따라 공존의 능력치 또한 최고를 이루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속씨식물은 최소 36만 종에 이르는 다양성을 가지고 지구상에 살고 있으며, 전체 식물의 91%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p 028 ~ 030



간단하게 말하자면 식물의 진화는 ‘이끼식물→고사리식물→겉씨식물→속씨식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지구를 점령한 식물들중 91% 이상을 차지하는 식물군은 속씨식물이다. 나머지 9%의 식물들이 이끼식물, 고사리식물, 겉씨식물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와중에도 겉씨식물은 0.3%밖에 안된다고....허허. 생존의 세계는 식물들에게도 험난하구나.





▶ 챕터1, 크거나 작거나 中 자이언트 라플레시아


자이언트 라플레시아는 라플레시아과 라플레시아속에 속하는 식물 20종 중에서 가장 큰 꽃을 피우는 식물로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며 인도네시아의 국화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자이언트 라플레시아의 최대 크기는 지름 1.1m이며, 무게는 11kg이라고 합니다. 이 꽃은 양배추처럼 생긴 꽃봉오리에서 피어나는데, 이 꽃봉오리만 해도 지름이 최대 43cm나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꽃을 피우는 자이언트 라플레시아는 독특하게도 잎도, 줄기도, 심지어 뿌리도 없습니다. p 043


나에게는 포켓몬스터 라플레시아(^^)로 친숙한 꽃, 자이언트 라플레시아. 그저 큰 꽃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무시무시하게 크다. 꽃의 무게가 11kg면....뭐 말 다했죠. 허허허. 근데 이렇게 거대한 꽃을 피우는데 잎도 없고, 뿌리도 없다는게 신기하다. 알고보니 라플레시아는 기생식물이라고...!!! 



테트라 스티그마라는 포도나무 속에 숨어살다가, 꽃을 피울 시기가 되면 포도나무의 줄기나 뿌리 껍질을 뚫고나온다고 한다. 완전 소오름.



 


죽은 동물이 썩었을 때 나오는 냄새가 난다고 알려진 타이탄 아룸, 일명 시체꽃과 마찬가지로 라플레시아 꽃의 냄새도 지독하기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동물의 사체가 썩는 냄새는 우리 인간에게는 지독한 냄새일지 몰라도 숲속에 있는 파리와 딱정벌레에게는 매력적인 냄새입니다. 자이언트 라플레시아는 썩은 사체에 알을 낳는 파리와 딱정벌레를 자신의 꽃가루를 옮겨줄 짝으로 선택한 것입니다. p 045



(DNA 검사 결과)놀랍게도 자이언트 라플레시아의 조상은 꽃이 매주 작은 대극과 식물이었습니다. 대극과 식물의 꽃의 크기는 커봤자 2cm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대부분은 몇 밀리미터에 불과할 정도로 작습니다. 반려식물로 많이 키우는 꽃기린, 크리스마스 식물로 유명한 포인세티아가 대극과에 속하는 식물입니다. p 046



거기다가...냄새도 지독하다고...ㅋㅋㅋㅋㅋ 그래서 포켓몬스터에서 냄새가 지독한 냄새꼬가 라플레시아로 진화하는건가?! 아니, 근데 왜 라플레시아의 친척이 꽃이 겁나 작은 꽃기린일까. 라플레시아가 생태계에 적응하는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 챕터2, 빠르거나 느리거나 中 죽순대


대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환경에 적응한 1,400여 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온대와 열대지역에 걸쳐 바닷가에서부터 해발 4,000m 높이의 산속에 이르기까지, 또한 울창한 숲에서 산지의 초원에 이르기까지 드넓은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대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식물’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맹종죽이라고 하는 죽순대는 온도와 습도가 적당하고 토양이 비옥하면 하루에 최대 91cm까지 자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대나무가 빨리 성장할 때는 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만히 보면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합니다. p 123



죽순대가 빨리 클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줄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대나무는 이름에 나무라는 말이 있는 것과 달리 사실 풀입니다. 풀 중에서도 ‘가장 키가 큰 풀’이라서 기록에 따르면 열대지방에서 키가 가장 컸던 것은 40m였다고 합니다. p 125


담양에 가면 눈 닿는 곳마다 보이는 대나무! 빨리자란다고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정말 빠른 애들은 하루에 91cm까지 자란다고 한다. 이건 뭐...뭐지? 장마철에 급격하게 크는 잡초같은 친구들인건가?....................는 놀랍게도, 대나무는 나무가 아니라 풀이었다.



생각해보니 대나무는 다른나무들과 달리 줄기가 텅 비어있고, 다른 나무들처럼 줄기가 두꺼워지지도 않고. 아니 뭐 이런..! 생각해보면 그저 딱딱하고 키가 크니까 당연히 ‘나무’라고 생각했나보다. 그럼 대나무는 풀인데 왜 딱딱한가? 에 의문이 생기는데, 그 이유도 단순하다. 대나무 줄기에 있는 질긴 섬유인 셀룰로오스와 리그닌이라는 물질 덕분이었다. 하하..하하하.




 


죽순은 뿌리줄기라고 하는 땅속의 줄기를 통해 엄마 식물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커가는 게 아니라 뿌리줄기를 통해 엄마 식물에게서 받는 양분으로 자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죽순은 광합성을 할 필요가 없고 따라서 잎이 없어도 되니까 그냥 빨리 키만 크면 됩니다. 죽순으로 나온 지 4개월이 지나면 엄마 식물에게 더 이상 양분을 받지 않고 스스로 만든 양분만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자라면 자신도 재 뿌리줄기를 뻗어 또 다른 죽순을 키워내며 엄마식물이 됩니다. p 124



대나무의 꽃은 행운믜 메시지, 신비로운 이미지입니다. 대나무가 꽃을 피웠다는 뉴스는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을 받죠. 이 관심은 대나무가 빨라야 몇 년, 느리면 130년 만에 한 번 꽃을 피우는 데에서 시작했습니다. (생략) 다만 이때 뿌리줄기로 연결되어 있는 대나무들이 한꺼번에 꽃을 피우고 일제히 죽게 되는데, 어떤 대나무 숲은 숲 전체가 하나의 뿌리줄기로 연결되어 있어 그 숲이 모조리 죽는 경우도 있습니다. p 127



나도 어딘가에서 주어들은게 있어서, 대나무가 꽃을 피면 죽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나름대로 식집사다보니 대나무가 뿌리번식한다는 것도 알았고, 뿌리번식으로 나오는 죽순은 참 맛있다는 것도(^^.....). 하하하하. 



근데... 대나무가 꽃을 피우면 죽는다는건 알았는데, 이때 하나의 대나무만 꽃 피우는게 아니라 그 군락 전체의 대나무가 꽃을 피운다는 것이 소오름이었다. 이말은 즉 군락 전체가 꽃피우고, 군락 전체가 죽는다는 말이니까. 아니 근데, 뿌리번식을 하는데 굳이 꽃을 피울 필요가 있나? 싶었는데 왠걸. 다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꽃을 피우는 이유는, 대나무 숲이 너무 거대해져서 땅속 양분이 고갈되었기 때문이란다. 양분이 고갈된 땅에서 번식해봤자 죽을테니, 꽃을 피어 종자의 형태로 먼 곳으로 날려보내기 위함...이야. 와. 너네, 머리 좋다?




▶챕터3, 강하거나 독하거나 교묘하거나 中 악마의 발톱


악마의 발톱은 남아프리카의 나미비아와 보츠와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걸쳐 있는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식물입니다. 사막의 거친 모래땅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땅에 바짝 엎드려서는 최대 2m까지 옆으로 뻗으며 살아가죠. 이 식물은 분홍색 나팔처럼 생긴 꽃을 피우는데, 꽃은 아름답지만 꽃이 지고 난 후 맺는 열매는 많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곤 합니다. 맨발로 모래 위를 걷다가 모르고 이 열매를 밟으면 마치 악마가 발톱으로 할퀴는 것 같은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되거든요. 이 열매는 어른의 주먹보다도 크기가 크며, 가운데에서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길쭉한 가시와 갈고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열매의 어느 방향으로 닿든 갈고리가 사정없이 우리의 발에 박히게 됩니다. p 184


악마의 발톱은 예전에 다큐에서도 본적이 있다. 갈고리를 이용해서 사정없이 동물이나 사람에게 박히는 그 친구! 박히면 아파서, 그래서 악마의 발톱이라는 이름까지 붙은 그 친구! 대체 악마의 발톱은 왜 이런 번식방법을 선택했나 싶었는데..... 여기엔 쵸끔 슬픈 이야기가....



 


원래 악마의 발톱은 소나 양, 그 밖의 작은 동물들에 무임승차하던 식물이 아닙니다. 그들보다 훨씬 거대한 동물들의 털에 붙거나 발바닥의 주름에 끼어 이동했었죠. 여기서 거대한 동물이란 거대동물(megafauna)이라 부르는 동물군으로 신생대 제4기의 플라이스토세에 살았던, 매머드와 같이 덩치 큰 동물들을 말합니다. 그들에게 악마의 발톱은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습니다. p 186



악마의 발톱은 열매를 무심코 밟은 동물들에게 큰 고통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덩이뿌리가 가진 진통효과로 그 고통을 상쇄시킬 수 있는 아이러니한 식물입니다. 악마의 발톱에 탁월한 효능이 있지 않았다면, 인간은 진작에 모두 뽑아 없앴을 지도 모릅니다. 이제 악마의 발톱은 자신의 씨앗을 퍼뜨려 줄 먼 과거의 거대한 동물들을 그리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거대한 동물들 대신 이제는 인간이 악마의 발톱 씨앗을 직접 옮기고 심어 길러주기까지 하니까요. 그래서 어쩌면 먼 훗날 악마의 발톱 열매에는 기능은 잃은 채 흔적으로만 남은 갈고리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p 188



악마의 발톱은 원래 피부가 엄청 두꺼운 매머드같은 거대동물군에게 박혀서 번식하던 친구들이었다. 흑흑. 그저 매머드에게 잘 달라붙어 번식을 하기 위해서 진화한게 갈고리모양이었는데, 하필 이런 거대동물군이 멸종해버렸네. 악마의발톱만 남아버렸네. 살아남았으니 번식은 해야하고, 그렇게 작은 동물들이나 인간에게 박히게..되었.......고..흑흑



근데 또 악마의 발톱 뿌리에 약용효과가 있다는 것이 발견되어서, 굳이 힘들게 씨앗을 옮기지 않아도 인간들이 알아서 번식시켜준다고 하니. 악마의발톱도 먼 미래에는 조금 다른 모양이 될지도..?




▶챕터4, 지나치거나 열악하거나 中 유칼립투스


유칼립투스속은 600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록수이자 속씨식물 무리로 대부분 오스트레일리아가 원산지입니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은 극도로 건조하고 기온이 높은 지역이 많아 산불이 자주 발생합니다. (생략)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지역에 드넓게 자리잡은 유칼립투스를 어떻게 제거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유칼립투스는 화재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산불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p 304~305



유칼립투스는 사실 산불에 최적화된 식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칼립투스는 식물체 안에 가연성 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데, 특히 주로 잎에 있는 오일은 휘발성이 강하고 불이 붙기 쉽습니다. 날씨가 건조하고 더운 날에는 잎에 있떤 오일이 공기 중으로 내뿜어져 아주 작은 불씨에도 큰 산불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 이 오일에는 살균 효과가 있어서 바닥에 떨어진 잎은 썩지 않고 남아 불이 붙기 쉬운 상황을 만듭니다. 넓적한 끈처럼 길게 떨어지는 유칼립투스의 줄기 껍질 역시 썩지 않고 그대로 남아 바람을 타고 불길을 퍼트리는 역할을 합니다. p 305


호주..... 불이 자주나기로 유명하고, 심지어 한번 불나면 어마무시한 대형산불로 번지는 동네. 그 동네에 많이 자라는 나무가 유칼립투스라고 한다. 아니, 산불이 나면 초록이들이 싹 사라지고 민둥민둥해지는데 그 곳에서 잘 산다고? 심지어 산불의 원인이 유칼립투스...??? 식물은 모름지기 불과 상극이고, 불길이 닿으면 바스라지는게 상극인데.....산불의 원인이 유칼립투스라니!! 조금 충격적이다.



아니 근데, 유칼립투스가 산불의 불쏘시개가 된다면, 불이나면 유칼립투스도 바사사삭...하고 사라질텐데, 어째서 호주에 자리잡고 사는거지?



 


아이러니한 것은 이와 동시에 유칼립투스가 산불에 아주 강하다는 사실입니다. 유칼립투스는 줄기에 단열재 역할을 하는 두꺼운 섬유질 껍질이 발달해 겉이 불에 타더라도 안에서 새로운 싹을 키워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칼립투스의 줄기 안쪽에는 산불을 대비해 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싹들이 숨어 있습니다. 혹시나 강력한 산불에 줄기가 다 타버리게 되더라도 괜찮습니다. 땅속 바로 밑에 리그노튜버라고 하는 목질의 덩어리가 양분을 저장하고 있다가 산불로 나무가 손상되면 빠르게 새로운 싹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유칼립투스의 열매는 또한 단단한 목질로 되어 있어 안에 있는 씨앗을 산불로부터 보호합니다. 이 열매는 산불이 지나가고 나면 벌어져 작은 씨앗들을 바깥세상으로 내보냅니다. p 306


이야, 유칼립투스...산불의 불쏘시개역할을 하면서, 그 산불로 또 번식을 하네; 대단한 식물일세 이친구. 



근데.. 유칼립투스는 반려식물로도 꽤 인기가 많은데(물론 키우기는 까다롭지만), 화재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친구라면 들이기가 급 조심스러운데? 유칼립투스 키우는 집은 화재보험 필수겠...는데..??




▶챕터5, 오래되거나 최신이거나 中 소철


멸종된 (겉씨식물)종자고사리와는 다르게 오늘날에도 살아있는 식물로 만날 수 있는 겉씨식물 중 지구에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소철입니다. 소철류는 고생대 석탄기에 지구에 출현한 후로 폐름기를 거쳐 중생대 쥐라기에 번성한 식물입니다. 쥐라기에 무척이나 다양했던 소철류는 백악기 후로 꽃을 가지고 점차 세력을 넓히는 속씨식물에 밀려 많은 종이 멸종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열대지역과 아열대지역에 300여 종이 남아 그들이 번성하던 먼 옛날의 모습을 유지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철류를 흔히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부르죠. p 330


지구에 현존하는 식물군중 약 91%가 속씨식물이고, 겉씨식물은 0.3%밖에 안된다는데.... 소철이 그 0.3%안에 들어가는 겉씨식물이라니!! 거기다 쥐라기월드때부터 활약했던 나름 족보있는(?) 친구라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다. 



 


사실 현재의 소철류는 중생대에 번성하던 그 소철류가 아닙니다. 물론 소철류의 혈통 자체는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소철류들은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것입니다. 중생데 쥐라기를 ‘소철의 시대’라고 부를 만큼 쥐라기에 큰 번영을 누렸던 소철류는 중생대 말기에 꽃을 가진 속씨식물에 그 자리를 내어주며 97%가 멸종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소철의 끈질긴 생명은 끊어지지 않은 채로 이어오다 신생대 중반(마이오세)에 다시 한번 다양화되어 현재 300여 종으로 분화되었습니다. p 332



현존하는 300여 종의 소철류를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소철류는 다윈이 의미했던 두 생물군을 연결하고 있는 중간 단계의 생물은 맞습니다. 왜냐하면 소철류는 고사리 식물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씨앗을 맺는 식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소철류가 갖고 있는 이 특징은 멸종과 부활을 거치는 동안에도 그대로 가지고 내려온 조상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유산을 통해 소철류는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겉씨식물 중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의 계통이 되었죠. p 333



하지만, 여기서 반전. 현존하는 소철류는 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소철을 인간이 급격하게(^^) 변화를 주면서 생겨난 친구들이라며. 너무 빠른시간동안 다양화되는 바람에,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고T_T. 결국 그 결과 현존하는 소철류 중 2/3은 멸종위기종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소철도 반려식물로 꽤나 인기있는 친구인데, 결국 인간이 키우기 좋게 하기위해, 인간 눈에 이쁘게 보이기 위해 변화를 주면서 멸종위기종이 된것인가 싶다. 결국 소철도 인간의 손에 대멸종을 맞이하게 될 식물이 되는 것일까.


내 나름대로 여러종류의 식물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극단적이고 전문적인(?) 식물의 진화와 번식에 대한 내용은 처음이다. 많은 식집사들이 식물 책을 읽는다면 대부분 가드닝 관련 책이다.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우리가 아는 식물이, 내가 키우고 있는 식물이 언제,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변화되었는지 알아보는 것도 꽤 괜찮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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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뮤지컬 - 전율의 기억, 명작 뮤지컬 속 명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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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정말 나같은 연뮤덕에게는 뎡말 엄청 베리베리 뜻깊은 책이 나왔다. 그 이름하야 #방구석뮤지컬. 와 진짜T_T!!! 출판계에선 맨날 미술전시 같은 책만 나와서, 왜 뮤지컬같은 공연 책은 안나오나 내심 불만이었는데, 크흡. 육아로 인한 휴덕중인 나지만, 그래도 연뮤덕으로써 이 얼마나 기쁜일인가!! 이건 뎡말 만세삼창을 해도 과언이 아니다. 꺄우!!





당장 내 눈앞에 보인 뮤지컬 음반 몇개 꺼내서 이 책과 같이 찍어봤다ㅋㅋㅋㅋ. 뮤지컬 관련 책이 나온게 얼마나 기뻤으면, 이런 사진까지 찍겠냐고요. 크흡. 맘같아선 각종 뮤지컬 리플릿이랑 티켓북까지 쫙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나열해서 찍고싶었지만, 아기보느라 차마 그렇게까지는 할 수없고ㅋㅋ. 실은 책 읽을 시간도 주고, 이런 사진까지 찍을 수 있게 도와준 우리 뿡뿡님께 그저 감사할 따름...히히히ㅣ히히히히히.




방구석 미술관이라는 책을 읽어본 사람라면, 이 책의 구성이 어떻게 될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다. 한마디로 각각의 뮤지컬에 대한 의미나 스토리등을 해설해주는 일종의 해설서랄까? 자, 그럼 구성은 대충 짐작이 되니, 중요한건 모다? 이 책이 얼마나 많은 뮤지컬을 담고 있는가!! 그 중에서도 덕간적으로 제일 중요한건,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을 얼마나 많이 담고 있는가!!!! 암, 이게 젤 중요하고 말고 ㅋㅋㅋㅋㅋㅋ



이 책속에 담겨 있는 뮤지컬은 총 30편. 라이센스, 창작, 대극장, 중극장, 소극장 모든 뮤지컬을 망라했다. 고로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 한, 두 편은 무조건 있다는 이야기다ㅋㅋㅋㅋ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도 꽤 많이 포진되어있어서 행복! 여기에서 플러스 점수를 더 준다면, 해당 뮤지컬 넘버 가사들도 수록되어있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넘버의 가사들이 수록된건 아니지만, 적어도 킬링넘버를 포함해서 한 열댓곡정도? 엌 이 정도면 거의 다 수록된건가 ㅋㅋㅋ 뮤덕들이라면 자기도 모르게 가사보면서, 넘버를 부르게 된다. 물론...내가 그랬고요^_*



그리고! 대체 어떤 뮤지컬을 봐야 잘 봤다고 소문이 날지 고민하는 뮤지컬 초심자들은, 이 책에 실려있는 30편의 뮤지컬 중에서 랜덤으로 한 개만 골라서 보러가면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고 보장한다. 한마디로 이 책은 뮤지컬 초심자에게도, 뮤덕들에게도 여러모로 소중한 책...♡



이 책 「방구석 뮤지컬」에는 정말정말 내가 사랑하는 뮤지컬이 넘 많이 담겨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선정한 일부 공연에 대한 내용만 스윽 옮겨본다. 근데근데근데.. 이 책에 내 최애 뮤지컬 <베르테르>가 없는건 넘 슬포요......서희작가님..흑흑.



▶ 아름다운 부랑자의 노래, 노트르담 드 파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막이 오르자, 시인 ‘그랭구아르’의 노래가 울려 펴지며 대성당의 높은 벽이 펼쳐집니다. 이토록 장중한 분위기 속에서 그는 우리를 성당의 유리와 돌에 글을 새기던 대성당의 시대로 이끌며, 1482년 파리에서 일어난 특별한 연애사건을 들려주겠노라 합니다. p 014



이렇게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 대한 내용이 시작된다. 어쩜, 눈 앞에 정동하 그랭구와르가 나타나서 “아름다운 도시 파리, 전능한 신의 시대. 때는 1482년, 욕망과 사랑의 이야기♬(‘대성당들의 시대’)” 를 불러주고 있는 느낌적인 느낌. 크흡. 내 최애 뮤배가 홍광호 배우다보니, 노담은 나에게 특별하디 특별한 작품이다. 홍을 공연으로 처음본게 바로 2013년 노담이었으니까!!!!



뭐, 노담은 뮤지컬 초심자라도 대부분 그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초심자 입문 공연으로도 최적이 아닐까 한다. 노담을 모른다고? 하지만 분명 이즈니 애니메이션 <노틀담의 꼽추>는 들어봤을껄? 라떼's 어린시절 디즈니 애니메이션 시청은 국룰이니까 ㅋㅋㅋㅋ



에스메랄다의 안타까운 인생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다른 세 주인공의 감정, 고뇌, 인생이 대성당의 시대와 얽혀 비극을 빚어냅니다. 그 속에서 인물들은 운명에 저항하기도 하고, 운명을 원망하기도 하고, 운명을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각자의 삶을 빛나게 하는, 가치있는 무언가를 지켜내고자 분투하면서 말이죠. 빅토르 위고의 소설 「파리의 노트루담」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운명과 비극의 시대 속에서 몰아치는 감정을 웅장한 노래와 세밀한 연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p 024




▶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 맨 오브 라만차


이야기는 세르반테스가 감옥에서 종교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 직접 쓴 희곡 돈키호테를 연기하며 시작됩니다. 주인공 ‘돈키호테’는 사실 ‘알론조’라는 이름의 노인입니다. 그는 기사 이야기를 너무 많이 읽어 반쯤 미쳐버리고 스스로가 돈키호테라는 기사라고 믿게 됩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을 존경하고 섬기는 심복 ‘산초’를 데리고 모험을 떠납니다. 그리고 머물게 된 여관에서 부엌일을 하는 여자 ‘알돈자’를 만나게 됩니다. 돈키호테는 알돈자를 자신이 꿈에 그리던 여성이라고 믿고 ‘사랑스러운 여인’이라는 뜻으 ‘둘시네아’라고 부르며 우상처럼 받듭니다. p 072



라만차는 내 개인적으로, 최애 뮤지컬 라인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배우가 인질이고, 넘버가 인질이다보니..... 볼 수 밖에 없는 뮤지컬이다. 그렇다고 안좋은 공연도 아닌데, 굳이 내가 최애 뮤지컬 라인이 아니라고 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알돈자의 상황에 대한 표현이 넘 성인스럽게 적나라하다보니, 하하하. 관람나이 제한도 없는 판에 그런 표현들이 내 맘엔 썩 내키지 않는다. 뭐, 같은 의미로 노담도 비슷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배우가 인질이고, 넘버가 인질이다보니 회전문을 돌긴 돈다.



특히 인질인 넘버 중 하나가 지킬의 사골 이순간과 함께 나란히 1,2위를 다투는 노래다. 노래를 좀 한다고 하는 남자들은 꼭 따라부르는 노래 ‘The Impossible dream’. 솔직히 너무 많이 들어서 질리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홍이 부르면 나도 모르게 또 집중해서 듣는 그 노래..!!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슬픔 견딜 수 없다 해도, 길은 험하고 험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 힘껏 팔을 뻗으리라♬” 




아! 라만차의 재간둥이 ‘산초’를 빼놓으면 섭하지. 그냥봐도, 대놓고봐도 산초는 누가뭐래도 알론조 바라기인데, 그 와중에도 누가 산초를 연기하느냐에 따라 산초의 색깔이 또 달라진다. 내가 봤던 산초는 김호영 산초, 이훈진 산초였는데 크흡. 두 분 모두 매력 터지는데, 그 와중에 김호영 산초는 정말...ㅋㅋㅋㅋㅋㅋ 세상에세상에 이렇게 투머치토커 산초를 보았나. 같은 대사인데도 왜 더 말을 많이 하는 거 같지? 내 기가 빨려들어가는 느낌..뭐 그런 느낌을 받았더랬다.




연극은 새로운 결말을 맞이하고, 세르반테스는 재판을 시작합니다. 그의 연극을 지켜본 도지사는 세르반테스를 격려합니다. 세르반테스는 여러분 모두가 라만차의 기사라며 그들을 응원합니다. 죄수들은 모두 세르반테스를 향해 노래하고 그렇게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결말을 맞습니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고전으로써의 영향력에 작가의 삶을 더해 신선한 상상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돈키호테의 기묘한 서사는 한편으로는 당황스러운 동시에 가슴을 뛰게 하는 모험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운명을 이겨낼 용기, 그리고 그 용기가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따는 사실까지. 돈키호테의 우스꽝스러운 행동 속에 감춰진 빛을 관객들은 어느 순간 마주하게 됩니다. p 079



▶ 날 할퀴는 사랑도 두렵지 않아, 시라노


17세기 파리, 훌륭햔 시인이자 검객으로 지혜와 힘을 두루 갖춰 사람들의 찬사를 받는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 하지만 그에게는 단 하나의 커다란 결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기형적으로 큰 코로 인해 추한 외모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그의 외무에 대한 열등감으로 인해 ‘록산’을 사랑하지만 마음을 전하지 못합니다. 록산은 시라노와 같은 영혼을 가져 그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시라노처럼 자신의 세계를 아름답게 창조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여성입니다. 시라노가 콤플렉스에 사로잡혀서 고민하는 사이, 록산은 극장에서 록산의 가방을 훔친 소매치기를 잡아준 ‘크리스티앙’과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크리스티앙은 시라노가 대장으로 있는 ‘가스콘 부대’의 대원으로 귀족 가문 출신이며, 시라노와 달리 잘생긴 외모를 지녔습니다. p 192



내 최!애! 뮤지컬 <시라노>. 진짜 한번보고 두번보고 세번보고 네번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은 시라노다. 진짜 홍의 시라노는 정말 처연하고, 안쓰럽고, 흐엉ㅇ엉ㅇ엉T_T. 근데 또 시라노만 그런게 아니라, 록산이랑 크리스티앙도 짠내나. 하. 거기다 넘버 하나하나 전부 소중함♡



시라노 공연후기는 내 블로그에도 리뷰가 남아있어서, 간만에 리뷰를 다시 들춰봤는데. 우와. 이 책이랑 같이 보니까 진짜 내 눈앞에 시라노가 나타난것 같고, 시라노가 내 앞에서 “왜 남의 코를 쳐다봐! 코가 커야지 사람이 품위가 있는 법! 드 높은 콧대는 자존심이 세 당당할 수 밖에!” 하고 호통치고 있고요? 시라노 이 마성의 매력을 지닌 남자^_T.




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라노 넘버는 ‘거인을 데려와’, ‘가스콘 용병대’, ‘나 홀로’ 이 세 곡이다. 그도 그럴게, 이 세 곡으로 시라노를 완벽하게 이야기 할 수 있거든!! 하지만 그래도 역시 제일 최애이자, 킬링넘버는 ‘나 홀로’인듯!! 근데...공연을 보고 나면 이상하리만치 머리속을 맴도는 넘버는 ‘가스콘 용병대’ 라는게 함정 ㅋㅋㅋ



▶ 내가 사는 이유, 여신님이 보고계셔


국군대위 ‘한영범’은 특별 임부를 부여받고 인민군 네 명을 포로수용소로 이송하기 위해 부하 ‘신석구’와 함꼐 이송선에 오릅니다. 하지만 포로들은 배 위에서 폭동을 일으키고 기상악화로 이송선이 고장나면서 여섯 명의 군인은 모두 무인도에 고립됩니다. 한국전쟁 시기의 가상의 섬에서 배를 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인민군 ‘류순호’뿐이었지만 그는 전쟁 후유증으로 제정신을 잃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행동하게 됩니다.다른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점점 인간성을 잃어가고 영범은 인민군들에게 인질로 잡히기까지 합니다. 인질이 된 영범은 순호가 악몽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상상 속 여신님의 존재를 만들어 줍니다. 순호는 여신님을 상상하며 안정을 찾아갑니다. 배를 고치기 위해서는 순호가 필요했기 때문에 인민군은 영범과 순호가 만들어낸 여신의 존재에 함께 어울리게 됩니다. 그들의 작전은 ‘여신님이 보고 계셔 대작전’으로 그들은 가상의 여신님을 위한 규칙을 세우고 지키기 시작합니다. p 247



나에게는 대표적인 힐링 뮤지컬이었던 <여신님이 보고계셔>. 이 챕터의 앞부분을 읽는 순간부터 제목과 동일한 넘버가 내 귓가에서 맴돌기시작했다. “꿈이 아파 잠들지 못하는 밤, 작은 숨소리마저 아려와, 그림자 뒤로 숨고만 싶은 밤, 누군가의 온기가 필요한 밤, 홀로 외로운 날 받아준, 따스한 품이 간절해지는 밤♬”. 언젠가부터 대극장 회전문 도느라, 대학로 뮤지컬들을 꽤 많이 놓쳐왔었는데 말이다. 생각해보면 난 대극장보다는 대학로 연극, 뮤지컬을 참 좋아라했는데T_T. 거의 주말마다 대학로 출석체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나인데...!!!



여신님을 보던 그 시기는 내가 정말 대학로에 미친듯이 들락날락했던 시기다. 당시만해도 아무리 비싸다고해도, 대학로 티켓값이 대극장에 비하면 소소한 수준이었고, 심지어 할인도 정말 많이 풀어줘서 이 때는 정말 사의찬미, 난쟁이들, 덕혜옹주 등 매 주마다 가서 솔찬히 보고왔었다. 하지만 덕들이 호구라고, 언젠가부터 대학로 티켓값이 슬금슬금 오르고, 할인도 점점 사라지고... 그러느니 걍 대극장 회전문 돌겠어! 라는 생각에 발길을 끊게 된듯T_T.



그래도 대학로가 여신님 같은 힐링 뮤지컬도 있고해서 참 좋았는데. 뭐 어차피 난 강제휴덕중이니 대학로고 뭐고....흑..




▶ 선과 악의 가면을 벗으며, 지킬 앤 하이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스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입니다. 1997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주인공 ‘지킬’은 영국 런던의 의사로 정신분열증을 앓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지킬은 아버지와 같은 정신분열증 환자를 위해 인간의 성격을 분리하는 약을 만들고자 합니다. p 276



드디어 나왔다, 사골이순간의 중심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1인 2역이라고도 할 수 있는 지킬과 하이드를 오가는 홍의 연기를 볼때마다 정말 소오름 그자체였지. 지킬과 하이드의 연기가 제일 극한으로 달아오르는 넘버인 “confrontation”는 정말 언제봐도 소오름!!!!! 물론 지킬 유명넘버는 사골이순간이지만.....



근데 참 이상한게, 사골이순간은....결혼식 축하곡으로도 넘 많이쓰이는데, 대체 왜..........그럴까? 저얼대로 사랑노래가 아닌데, 대체 왜...? 진짜 결혼식장 갔다가 누가 저 노래 부르면, 그때마다 동공지진@.@ 지킬을 본적이 없기 땜에 결혼식장에서 부르는거겠지.....허허허. 



결혼식 날, 불안정하게 잠들어있던 하이드가 깨어나 지킬과 싸운 적 있는 ‘스트라이드’를 살해하고 엠마를 인질로 삼습니다. 엠마는 하이드의 뒤로 물러난 지킬에게 말을 걸어 순간적으로 하이드 대신 지킬을 불러냅니다. 지킬은 더이상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어터슨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합니다. 어터슨은 그럴 수 없다며 거절하지만 지킬은 그의 칼에 스스로 뛰어들어 버립니다. 지킬은 결국 다른 이들과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합니다. 더 나은 순간을 향해 나아가며 미지를 이해하고자 하는 인간의 바람과 그의 비해 미약한 인간의 능력, 그리고 만연한 악을 통제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선함에 보내는 안타까운 찬사와 응원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아름답고 깊이 있는 가사로 노래하고 있습니다. p 286



책을 다 읽고 간만에 티켓북을 펼쳤는데, 크흡. 내 첫 공연이 2013년 홍광호 배우 첫 단콘이었네? 뮤지컬도 아니고 ㅋㅋㅋㅋ 홍배우 단콘이 첫 공연이었다며. 허허허..ㅋㅋㅋㅋㅋ 뭐 이 이후로도 홍 콘서트는 죄다 다녔고, 뮤페도 가고, 심지어 문감 단콘에 게스트로 출연할 것 같아서 거기도 가고(실제로 홍 나왔고 게스트로 나왔고ㅋㅋㅋ) 진짜 홍 따라서 열씸히도 다녔넹!



그렇게 티켓북 하나하나 살펴봤는데...............아유, 저 티켓값들 생각하면 돈백이 아니라 돈 ㅊ.........크흡. 심지어 회전문도 자주 돌아서(특히 홍광호, 지창욱 주연작^,^) 같은 극 티켓이 대체 몇개여. 거기다 지방까지 따라갔네??? 경남 진주가 왠말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회전문을 미친듯이 도는 나를 보며 주변인들이 혀를 끌끌 차기도 했는데, 하하ㅏ. 그때마다 아무리 같은 공연이라도 매 회차마다 느낌이 다 다르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더랬다.



같은 뮤지컬을 여러차례 보다보면,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회전문’을 돌다보면 주변에서 이런 질문을 듣고는 합니다. 도대체 왜 같은 공연을 또 보냐고요.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같은 공연”은 이 세상에 없으니까요. 무대에 오를 때마다 달라지는 배우의 연기와 오케스트라의 화음,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스태프가 만들어내는 순간의 감동과 전율은 매번 색다른 공연을 만들어냅니다. p 006




어쩜, 저자맘 is 내맘.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저렇게 멋지구리하게 써주시면...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써먹겠습니다. 물론 강제휴덕기간이 언제 종료될지 모르지만요..하하 ^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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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9-26 0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피로님 최애 뮤지컬이 ‘시라노‘군요
넘 좋죠!
시라노 넘버의 가사도 정말 좋더라고요.
저는 ‘나 홀로‘를 제일 좋아해요.

impossible dream
confrontation
홍광호
두 말할 필요가 없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레미제라블의 ‘Bring him home‘ 입니다.

피로님 애기가 아직 많이 어린가요?
한 번씩 남편에게 애기 맡기고 관람 다녀오면 어떨까요?
어서 강제 휴덕기간 탈출하시기를요^^
저도 이 책 찜합니다**

피로 2022-09-28 11:33   좋아요 1 | URL
즈이 애기...이제 4개월이에요 엉엉엉엉 ㅠㅠㅠㅠㅠ
2020년초부터 코로나 때문에 공연을 멀리하고, 그 이후로는 임신, 출산으로 인해 지금까지 강제 휴덕이 되어버렸어요..흑 ㅜㅜㅜㅜㅜㅜㅜ

저도 레미제라블 엄청 좋아해요! 제 개인적으로는 Do you hear the people sing 이 넘버가 젤 좋드라구요>_<
 
오싹한 의학의 세계사 - 웃기고 때로는 속이 뒤집히는 질병들
데이비드 하빌랜드 지음, 이현정 옮김 / 베가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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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재미있는 세계사 책을 읽었다. 역시 세계사책은 통사보다는 이런 미시사가 훨 흥미롭고 재미지다. 아주 완전 내타입이야 내타입!! 더군다나 이 책의 주제가 ‘의학의 역사’인데, 때마침 요 몇년간 코로나19에 맞닥뜨리면서 많은 매체에서 의학의 역사에 대해 보고 들었단 말이지(말이 의학의 역사지, 고대중세근세로 가면 크...의학이 아니라 환자들 운의 역사일지도 ㅋㅋㅋ). 그래서 그런지 아는 내용도 꽤 나오고, 진짜 상상을 초월한 의술(?)도 나오고, 정말 2022년을 살고 있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무엇보다 세계사는 한 편의 이야기가 길면 이상하게 눈이 안가는데, 요건 1편당 길어야 몇 페이지정도. 짧게짧게 읽기에도 넘나 편한 것! 근데 실려있는 이야기 편수는 무려 118편. 아니 대체 현대의학이 들어오기전까지 이렇게나 많은, 기상천외한 의술(?)이 있을 거라곤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고요 ㅋㅋ


한편한편 읽다보면, 진짜 흑사병 유행당시 저승사자같은 까마귀복장(?)으로 유명한 의사들은 암것도 아니었구나 싶고. 분명 118편이란 방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읽다보면 TV프로그램 서프라이즈에 나올법한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넘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권 후딱 읽게 된다. 뭐랄까, 킬링타임용으로도 제격인 역사책, 세계사책 이랄까?





읽으면서 정말 기상천외한 의학의 역사 중 일부만 아주 짤막하게 옮겨와본다.


▶ 손수레에 자신의 불알을 올려놓았던 사내들?


환부가 부풀어 오르고 딱딱해져 코끼리 피부처럼 변한다는 상피병. 놀랍게도 일부 상피병 환자들은 실제로 자신의 불알을 외바퀴 손수레로 옮겨야만 했다. 음낭이 너무도 크게 부풀어 올랐기 때문이다. 신체 형태의 변질을 불러오는 불쾌한 상피병은 아프리카 곳곳과 인도, 남아시아 등에서 발견된다. p 032



▶ 왜 빅토리아 여왕의 탈장은 진단받지 못했을까?


제임스 리드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주치의가 된 것은 1881년이었다. 당시 빅토리아 여왕은 62세로 조금 과체중이었지만 전반적으로 건강했다. 하지만 빅토리아 여왕은 자신의 건강상태에 민감해서 리드와 빅토리아 여왕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했다. (생략) 그런데 빅토리아 여왕이 1901년에 사망하고 리드가 그녀의 시체를 검사했더니, 여왕이 탈장을 겪고 있었으며 자궁탈출증도 심한 상태였음이 드러났다. 이 두가지 병은 모두 진단된 적도 없었다. 왕실의 예의범절 상 여왕이 옷을 벗은 상태로 진찰받는 것은 금기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왕이 사망하기 6일 전까지 리드는 여왕이 침대에 누워있는 것 조차 볼 수 없었다. p 073



▶ 바보와 등신의 차이는 뭘까?


간단하게 말해 바보와 등신의 차이는 ‘IQ25점’ 만큼이다. 적어도 예전에는 이게 정답이었다. 미국의 첫 IQ 검사에서는 바보나 등신이나 천치 따위는 비하가 아닌, 중립적인 용어로 쓰였다. 우선, 바보는 IQ가 51~70 사이의 성인을 일컫는다. 또 등신은 좀 더 낮은 IQ 26~50 사이의 성인이다. 마지막으로 천치는 셋 중에서 가장 지능이 낮은 IQ 0~25 사이의 성인을 의미한다. p 075



▶ 전쟁터에서 생긴 상처를 소변으로 씻어냈다고?


소변은 수 세기 동안 전쟁터에서 발생한 상처를 씻어내는 소독약 역할을 해왔다. 깨끗한 물이나 다른 소독약이 없었을 때의 이야기다. 물론 지저분하게 들리겠지만, 소변을 본 사람이 요로감염증만 아니라면 소변은 대게 살균된 상태다. 따라서 소변을 소독약으로 사용하는 것은 나름 효과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어쨌거나 소변은 전쟁의 와중에서 얻을 법한 다른 연고들보다는 더 선호됐다. p 091



▶ 소독약은 누가 발명했을까?


영 괴과의 조셉 리스터는 ‘소독 수술’이라는 개념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수술실에 석탄산 용액을 뿌리고, 같은 용액으로 수술 도구와 붕대, 심지어 환자의 상처까지 소독하는 것이었다. 리스터의 위생개혁 덕분에 수술 후의 감염과 사망률은 극적으로 감소했고, 그의 주장은 널리 수용되었다. (생략) 리스터는 수술대 주위를 청결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수술실 전체는 병원의 다른 시설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리스터 자신도 매일 같은 수술용 앞치마를 썼다. 앞치마에는 피가 두껍게 굳어있어 반짝거릴 정도였다고 한다. 반면, 오늘날의 수술은 ‘방부나 소독’보다는 ‘무균’의 원리를 따른다. 그러니까 단순히 수술과정에서 세균을 없애는 개념이 아니라, 미리 수술실과 도구들에 세균이 완벽하게 없도록 준비하자는 이야기다. p 150



▶ 실수로 환자의 불알을 자른 유명한 외과의?


로버트 리스턴은 19세기의 유명한 외과의사였다. 그는 복잡한 수술도 뛰어난 기술과 속도로 소화하는 것으로 명성이 자자했따. 마취제를 사용하기 전에는 수술 속도가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는데, 리스턴은 다리를 절단하고 절단 부위를 봉합하는 데 단 90초면 충문했다고 한다. (생략) 하지만 속도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수술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일이 가끔 생겼다. 한 번은 리스턴이 환자의 다리를 겨우 2분 30초만에 절단했는데, 그만 그의 왼쪽 고환까지 잘라버리는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 또 절단 수술을 관람하던 관객들이 그가 조수의 손가락 두 개와 어떤 유명한 참관인의 코트 자락까지 한꺼번에 잘라버리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 저명한 관객은 공포에 질린 나머지 죽어버렸다고 한다. 그 뒤로 절단 수술을 받은 환자와 손가락이 잘린 조수도 상처에 생긴 괴저로 사망하고 말았다. 후일 위대한 의학 사가인 리처드 고든은 이 사건을 ‘역사상 치사율이 300%에 이른 유일한 수술’이라고 묘사해 오래오래 기억에 남았다. p 149~150



▶ 아기들은 엎드려 자야할까, 아니면 똑바로 누워 자야할까?


미국 소아과 의사 벤저민 스폭 박사의 <유아와 육아의 상식>은 육아 부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중의 하나다. 책에서 스폭 박사는 아기를 엎드려 재우라고 권유했다. 그의 논리는 아기들이 똑바로 누워서 자면 밤에 구토 할 때 토사물에 질식할 위험성이 더 크다는 거였다. 스폭의 책 덕분에 이 충고는 그야말로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 충고에 오류가 있음이 드러났다. 소위 ‘요람사’라 불리는 유아 돌연사 증후군 연구에 따르면 엎드려 자는 것은 요람사의 위험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물론 명쾌한 이유는 알려진 바 없지만, 추측성 이론들은 많다. 엎드려 자는 아기는 ‘반복 순환’되는 공기를 들이마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한가지 이론이다. 이런 공기에는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축적될 수 밖에 없다. 그런가하면, 아기가 엎드려 자면 스스로 질식할 위험성이 더 크다는 것이 또 다른 이론이다. 세번째 이론은 엎드려 자는 아기는 침대 매트리스에 있을지 모를 독성이나 곰팡이를 들이마실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이다. p 167~168



이 외에도 이 역사책에서는 딸국질은 왜 하고, 어떻게 치료하는지, 껌을 소화하는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보름달이 뜨면, 정말로 사람들이 미치는지 등 정말 기상천외한 의학의 역사가 줄줄이 사탕으로 끌려나온다. 만약 TV프로그램 서프라이즈 작가가 이 책을 본다면.... 서프라이즈 안끝나겠는데ㅋㅋ?



일단 확실한 건 과거의 의사는..... 현대의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의사’는 확실히 아닌 너낌적인 너낌^_^. 그냥 환자들이 ‘병으로 빨리 죽느냐, 치료로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죽느냐’ 둘 중 하나를 골라야하는, 어떻게 죽고 싶은지를 고르는 듯한 선택지를 주는게 과거의 의사가 하는 의료인것 같달까. 하하하하ㅏ하하ㅏㅏ. 진짜 의료사고라고 칭하기도 어려울정도로 ‘의료인..가?’하는 것도 많고! 정말 내가 2022년을 살고 있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하는 생각이 미친듯이 몰려온다. 하하하하.



진짜 불과 백년 전까만해도, 조금만 심하게 아팠으면 바로 저세상 행이었다는게! 그마저도 아파서 죽는것보다 기상천외한 치료받다가 죽는다는게!!! 넘 무서운 사실인것이다..........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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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9-22 13: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옮겨 주신 에피소드만 봐도 이 책 재미있겠어요.
피로님^^
 
조선왕실의 자녀교육법 - 혜경궁 홍씨, 인수대비, 사주당 이씨에게서 조선시대의 총명하고 어진 자녀 교육법을 배운다
신명호 지음 / 시공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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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꽤 오래전부터 우리집에 있던 책이다. 내가 학찰시절 산건지, 아니면 누가 준건지 당최 언제부터 우리집에 있었는지 알수 없는 책이랄까. 그토록 오래 있었는데, 읽어본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 뿡뿡이를 낳았기 때문에 이 책에 눈길이 간게 아닐까 싶기도?




우리는 임신을 하면 그렇게나 ‘태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산모만 편하면 될것인데, 뱃속 아가를 위해서 고놈의 태교태교태교. 물론 나는 태교다운 태교는 하지 않았다. 산모인 내가 편하면 뱃속 아가도 편할텐데, 굳이 찾아나서서 태교를 할 필요가. 그저 내 취미생활인 독서를 계속했고, 틈틈히 블로그도 하고, 포켓몬고도 하고. 진짜 나 편한일만 했다............는 내 TMI. 우리나라에서 고놈의 태교를 입에 달고 있는건, 이 태교가 옛날부터 중요하게 여겨져서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오죽하면 조선시대에 우리나라 최초의 임신태교 교육서까지 나왔다. 바로 사주당 이씨가 저술한 『태교신기』. 난 드라마 <철인왕후>에서 태교신기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냥 드립인줄 알았는데, 와- 진짜 있는 역사적 기록물이었다는게 너무 소오름이었다. 더 놀라운건 현대의 태교보다, 조선의 태교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아기를 갖는 과정조차도 엄격하게 따졌다. 우리가 아주 잘 알고있는 허준의 『동의보감』에서 조차도 이런 내용이 나온다. 생각해보면, 사극에서 종종나오는 ‘합방일’이라는 것도 왕과 왕비사이에 아기를 갖을 최적의 날짜를 계산해서 합방을 하게 하는거니 말이다. 그래봤자 애바애라고, 성군될 놈은 성군되고 암군될 놈은 암군될 터인데. 허허허 ㅋㅋㅋ


아버지가 아이를 갖게하는 것과 어머니가 아이를 뱃속에서 기르는 것과 스승이 아이를 가르치는 것은 한가지이다. 훌륭한 의사는 병들기 전에 치료하고 잘 가르치는 사람은 문제가 생기기 전에 가르친다. 그러므로 스승이 10년동안 가르치는 것보다 어머니가 뱃속에서 10개월간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어머니가 10개월간 뱃속에서 기르는 것보다 아버지가 하룻밤에 아이를 갖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p 036 『태교신기』 中



자녀를 갖고자 한다면 부인은 반드시 월경이 순조로워야 하고, 남자는 반드시 정액이 충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욕정을 줄이고 마음을 깨끗히 하는 것이 상책이다. 욕정을 줄이면 함부로 교합하지 않아야 기운과 정액이 쌓인다. 그러다가 때에 맞게 교합을 하면 능히 자녀를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욕정을 줄이면 정액이 충분해 자녀가 많을 뿐만 아니라 건강한 자녀를 낳을 수 있고, 오래 살 수도 있다. p 066 『동의보감』 中



조선시대의 임신한 여성에게는 수많은 금기사항들이 있었다. 임신 금기는 조선 왕실에도 거의 그대로 적용되었다. 왕비의 안전을 위해 또 몸과 마음이 건강한 후손을 위해 임신 금기는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왕실의 임신 금기는 『동의보감』에도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동의보감』에는 임신 금기가 음식 금기와 약물 금기로 나뉘어 있다. 그만큼 임신 중 음식과 약물이 태아에게 중요하다는 뜻이라 하겠다. p 105



태교에 대한 조선 왕실의 목표와 신뢰는 『내훈』이라는 책에 잘 나타나있다. 이 책은 인수대비 한씨가 왕실 여성들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궁중 여성 교과서였다. p 109



조선시대 왕실을 비롯한 여러 계층의 여성들이 자녀 교육의 목표로 삼았던 문왕은 동양사 최고의 영웅으로 추앙되는 인물이었다. 유학을 대표하던 공자가 존경해 마지않던 사람이 문왕이었다. 문왕은 중국 역사상 가장 이상적인 국가로 생각되는 주나라를 세운 창업자이며 완벽하게 인격을 연마한 성인이었다. (생략) 특히 조선 왕실에서는 명실상부한 제왕을 길러내기 위해 태교를 행하였다. 나라와 백성이 태평성대를 누리기 위해서는 문왕 같은 위대한 지도자를 길러내야 하고, 그런 지도자는 태교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 왕실 태교의 목표이자 신념이었다. p 112



조선왕실의 자녀교육은 태교에서 끝나지 않는다. 출산 후 교육도 포함이다. 왜냐? 왕이 되어야 하니까!


옛날 사람들은 나라의 세자를 교육하는데 더욱 신중을 기하였습니다.

그 까닭은 세자가 위로 왕업을 이어받고 아래로 천하의 운명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세자는 지위와 권세가 한없이 높아 방종하기 쉬우니

미리미리 바르게 교육하는 방법을 더욱 시급하게 서둘러야 합니다.

-중종실록 권 27, 12년 1월 을미조



어쩌면.. 현대의 유별난 조기교육은, 조선왕실에 비하면 손톱의 때만큼도 따라가지 못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선왕실에서는 아이가 두세살이 되면(특히 원자라면 더더욱), 그때부터 기본교육에 들어가니 말이다. 심지어 원자를 가르치는 스승은 당대 최고의 유학자들. 실제로 조선시대 원자의 스승은 삼정승이나 2품 이상의 고위 관료 또는 명망 높은 유학자 중에서 뽑았다고 하니, SKY 과외선생을 고르는 요즘 부모 유별나다할게 못된다.



근데 여기서 함정. 조선 왕실에서 정식으로 원자교육-제왕교육 루트를 밟고 왕이 된 사람은 몇명 없다는 것ㅋㅋㅋㅋㅋㅋ



고로 저렇게 유별나게 원자/제왕교육한다고 해도 쓸모가 ..........음, 쓸모가 있을수도 있겠으나 대체로 쓸모가 없지 않을까. 그나마도 조선왕실에서 저렇게 정식 루트 밟고 왕이된 사람들 보면 아주 소수만 성군이 될뿐 대체로 단명하거나, 암군되던데? 결국 애바애아닌가. 뎡말 예나 지금이나 애바애는 명언중의 명언인듯! 이래저래 작금의 유별난 태교열풍이나, 조기교육, 사교육 열풍은.......예로부터 내려온 유구한 전통이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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