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지옥인 애들이 있잖아. 집에가면 실제로 죽을 수 있는 애들도 있어. 그런 애들 보고 무조건 집에 가라니. 듣고 있기가 힘들어.” p.78 

“우리가 배울 수 없는 것들.“ p.91

”문동의 모습이 사라지고 난 뒤에도 연희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그곳에 서 있었다. 누구를 기다리는지도 모르면서 기다리는 사람처럼.“ p.135

“피해의식 갖지 말았으면 좋겠어. 장난이잖아. 너랑 친해지고 싶었나보지. 그래, 기분 나빴을 것 같아. 조금은 인종차별일 수 있겠다. 그래도 그렇게만 생각하지마.” p.145

“맞고 자란 애들이 나중에 자기 자식 때린다더라.
그 말은 내가 오래도록 느낀 두려움이었죠.
나는 사는게 무서웠어요.“ p.1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애쓰지 않아도 마음산책 짧은 소설
최은영 지음, 김세희 그림 / 마음산책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은영 작가님의 단편소설집.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작가님중하나.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으셨으려나.

이 책을 읽는 내내 오래전에 읽었던 “마이너 필링스”라는 에세이가 생각났다. 어떤 사소한 감정들. 하지만 내게는 사소하지 않는. 그런 감정들에 대해 쓴 책이였는데,, 

어떤 이야기들은 나 스스로를 반성하게 만든다. 나도 모르게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느 순간 무심코 누군가에게 ‘에이뭐 그런걸로 그래‘라고 말한 적이 있을까봐. 어떤 말은 위로가 아니라 상처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나는 책을 읽으며 배운다. 그리고 책 속의 누군가는 나를 투영한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나도 모르게 깊이 숨겨놓은 어떤 감정을 툭하고 건드린달까..

표제작인 애쓰지 않아도.
낯선 환경 속에 놓였을때, 그곳에서 가장 인정받는 사람의 관심은 학창시절이라면 내게 동아줄같을지도. 그런 내게 다가온 유나. 인기가 많았던 그녀가 보여준 나에 대한 관심은 한줄기 빛같은 무엇이였는지도 모른다.  수학여행이라는 분위기에 휩싸여 유나에게 털어놓은 나의 가정사에대해 유나는 별 말이 없었다. 그리고 아주 나중에 친구 선아에게 들은 진실. 
그 진실을 듣고서야, 유나에 대한 나의 감정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에서 발로한 선망이였음을 인정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유나도 어쩌면 조금은 어른스러워보이는 너를 선망하면서도, 그런 당신이 나를 선망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다른 이들에게 더 좋은 사람으로 남고자 애쓴 사람은 아니였을까. 제목처럼 애쓰지 않아도 선아처럼 곁에 있는 사람이 있고, 애써도 남지 않는 사람이 있지만, 우리는 왜 모든 관계 속에서 애써야 한다고 느끼는 걸까.

우리가 배울수 없는 것들.
난 이 제목이 너무 와닿았다. 이야기를 읽기도 전부터. 왜 툭하는 느낌이 들었을까.
유리와 송문은 함께 살면서 냉장고 위해 ‘우리가 배울 수 없는 것들’이라는 리스트를 만드나.
‘나쁜 기억을 지워버리는 방법.
 다가오지 않을 시간을 상상하지 않는 방법.
.. 중략..
늙는것.
사람들의 시선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p.93
그리고.. 타인을 오롯이 이해한다는 것.
나의 삶을 오롯이 살아온 나 조차도 순간 나의 말, 나의 선택을 100%이해한다고 말할 수가 없다. 그런데 감히 내가 그 또는 그녀가 살아온 마음을 이해한다 말할 수 있을까? 말한디의 위로가 아니라 말없이 시간을 보내주는 것이 더 큰 위로가 되는 걸까.

문동, 호시절
이 이야기는 맞닿아있다. 가해자인듯 가해자가 아니면서, 피해자는 있는. 이 두 이야기가 나는 참. 힘들었다. 연희는 문동의 글이 개성이있고, 표현의 능력이있었기에 더 잘 표현해주고자 조사를 늘 고쳤고, 문동은 연희가 자신이 중국인이라 싫어했었다고 느꼈다 말한다. 연희가 그런것이 아니라 말하지만, 한켠 마음이 무겁다. 이렇게 스토리만 듣는다면 문동이 오해했네.. 라고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아니. 이것은 그 관계속에 놓여보지 않고서는 섣불리 그리 말 할 수 없다. 그것은 사소한 감정으로 치부해버릴 그런것이 아니다.
호시절 속의 한별이 민성이 엄마에게 했던 행위, 그리고 그녀가 영국의 이사간 아파트에서 자신이 당한 행위에 대해 직장동료들에게 말했을 때, 그들의 말들. ‘피해의식’ 그들에게 느꼈던 불쾌한 감정을 개인화 시키는 말들.니가 너무 예민해.라는 식의 판단. 정말 당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들에 대해 나는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 아마도 나라면.. 이 책속의 어떤 인물들처럼 입을 닫겠지, 그리고 회피하겠지. 그게 유일하게 나를 지킬 수 있는 길일테니까. 그리고 참. 외롭겠지.

 어쩌면 어떤 사람은 뭐 그런가보지 하면서 넘어갈 수 있는 감정들. 하지만 누군가에겐 정말로 크게 상처로 남는 감정. 나이가 들어가며, ‘말‘을 건네는 행위의 무거움을 조금씩 배운다. (근데 늘 말이 먼저나가서 문제..) 이런 깔깔한 이야기를 이토록 부드럽게 말하는 작가님의 이야기는 늘 많은 생각을 남긴다. 나에게.

좋은 책.


“맞고 자란 애들이 나중에 자기 자식 때린다더라.
그 말은 내가 오래도록 느낀 두려움이었죠.
나는 사는게 무서웠어요.“ p.1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텐배거 포트폴리오 - 김학주가 짚어주는 시장의 미래를 바꿀 주식 TOP 50
김학주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2025년 핫한 주식시장을 보면서 투자라는 것을 시작해봐야하나..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그래서 투자관련 책들을 찾던 중 우연이 눈에 들어온 책. 아무리 관심이 없었다지만, “텐배거”라는 닉네임은 눈에 익었다. 아무것도 모르니, 유명인이 말하는 종목을 엿보고 싶은 마음에 읽기 시작했지만, 읽는 내내 내가 투자 관련 책을 읽고 있는 것인지 AI관련 IT책을 읽고 있는 것인지 .. 헷갈릴 정도.. 아..투자는 이 정도는 공부를 하고, 배경지식을 가져야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 책이다.


최근 미국도 한국도 핫했던 주식시장이 주춤되면서 버블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신기술에 버블은 없다“ 분명히 말한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AI전반 산업에 대한 분석은 저 말의 근거다. 
 책은 AI를 이끌고 있는 핵심부품. 인공지능을 구성하는 핵심 하드웨어로 시작한다. GPU,TPU, CPU, HBM의 역할, 그 기술의 차이.. 그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그 기술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차이 그렇다면 삼성과 하이닉스의 반도체 차이.
흥미로웠던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인프라외에도 정말 많은 기술들이 집약되어 있다는 사실이였다.(소프트웨어측면이 아니라 하드웨어 측면에서)
데이터 저장부터, 메모리반도체의 속도를 보장해주는 CXL,그리고 빠른 병렬처리를 위한 클라우드 가상화 기술,고속 처리 및 저 전력 기술 등등. 숨가쁘게 읽었는데 아직 책의 서두다.

그렇다면 AI기술을 구성하는 가장 베이스는 무엇일까? 단연코 전력. 에너지다. 회색 에너지, 청정 에너지 등등 에너지를 수급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이제는 친환경을 바탕에 깔고서 에너지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최대화된 결과를 얻어내야 하는 지금 우리가 에너지를 어떤 방식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는가? 저자가 말하는 것은 소형 원자로다. 한국에서의 필요성은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지만, 미국은 상황이 다르다. 워낙에 큰 대륙이기에 송전탑을 통해 전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워낙에 넓은 대륙이기에  AI와 같이 대규모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기술에서는 자체생산만이 답일지도. 그렇기에 저자가 주목하는 산업은 소형원자로 산업이다. 그리고 청록 수소 측면에서의 수소 에너지. 수소앞의 색은 수소 에너지를 얻기위한 기반에서 환경오염 정도에 따라 붙여진다. 흥미로운 것은 수소에너지 생산을 위해 발생하는 부산물인 탄소가 지금의 사회에서 꽤나 유용하게 쓰인다는 점이다. 정말 탄소가 이렇게 중요했나 싶을 정도. 소형원자로와 수소. 수소를 통한 전기에너지 생성. 그리고 그에 대한 부산물로 나오는 탄소의 이용 등등에 대해 각각에 해당하는 회사들, 그 회사들이 가진 면면에 대한 장단점까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내내 핫 했다가 최근 주춤하는 이차전지. 나는 이차전지 시장이 이제 한계인가 싶었는데, 저자의 글을 읽다보니 아차. 싶었다. 생성형 AI다음은 피지컬 AI다. 로봇을 필두로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고, 아직도 발전 중인 스마트 카 등을 생각해보면 이차전지의 확대성도 아직 무궁무진한 셈이다. 이차 전지가 자동차 시장에서만 유효했다고 생각했던 내가 정말 아! 싶었던 챕터다.. 소형 로봇, 웨어러블 기기 등등 모든 움직이는 가전에 필요한 것이 전지인데.. 
 전지를 필두로 AI의 발전은 결국 휴머노이드까지 이다. 움직이는 AI. 즉 피치컬 AI의 발전은 어디까지 왔고, 어디까지 확장되어 갈까. 이 부분은 미국, 중국도 아직은 발걸음 단계라 말하지만,  이부분의 상용화 속도도 꽤나 가파르다. 공장이나 사람이 투입되기 위험분야에는 이미 로봇이 가동 중이니, 일반 유저의 보급까지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판단이 들 정도이다.

이 밖에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빠르게 발전될 분야로 저자는 바이오 산업을 꼽는다. 결국 인간에 대한 시뮬레이션 관련 역시 AI통한다면 연구 약물에 대한 빠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미생물 관련 연구에서는 더 빠르게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재밌는 점은 미생물을 통한 연구라는 것이 체내의 특정 질병이나 질환에 대하여 발생하는 미생물의 빠른 분석을 통해, 예방 차원의 약을 선제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말하는 것/ 즉 병의 발생을 늦추거나 아예 원천 차단하도록 만드는 예방기술인셈.. 오호라. 어떤 병이든 걸리는 것보다는 걸리지 않는 예방이 가장 최선 아닌가. 그래서 우리가 면역력의 저하를 가장 경계하지 않는가..

이 밖에도 저자는 인공지능 기술, 기술을 구성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에너지, 그 기술이 발전해가는 분야 등등까지 그 전반의 기술과 산업, 그리고 연구하는 회사들의 장 단점까지를 설명한다. 새삼 이 책을 읽으며 최근 워렌버핏, 뭐 부자들이 가지는 생각들에 대한 책들을 읽으며 든 생각은 (이 책도 마찬가지이지만) 초심자의 행운 따위, 누군가의 말한마디에 휘둘리는 준비로는 섣불리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다. 이 정도는 준비되어 있어야, 내가 하는 투자에 대해 확신할 수 있고, 그래야 내가 하는 투자에 확신하면서도, 끊임없이 학습하면서 의심할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는 것인가 보다. 

투자라는 측면에서도 재밌지만, AI기술 전반을 훑기에도 손색없는 책! 
AI 투자를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절대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읽자마자 사건과 인물이 보이는 세계사 연대기
아즈하타 가즈유키 지음, 한세희 옮김 / 보누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학창시절에 세계사를 배우면 흥미로움이 가득일기도 했지만, 궁금했던 점이 있다. 보통 서양문명을 중심으로 시간에 흐름에 따라 리니어하게 배운다. 그들 역사의 흐름을 따라 배우는데, 그때 동양에서는 이슬람에서는 어떤일이 일어났었지? 하는 궁금증이였다.
물론 나중에 배우긴 하지만, 서양문명의 역사와 동양문명의 역사는 공존하며 패러럴하게 흘렀을 것 같은데, 꼭 다른 시간대, 공간의 영역에서 흘러온 느낌이랄까?

이 책은 그런 나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준다.
연도별로 물론 BC 이전의 시대부터 유럽과 아시아, 이슬람 문화를 챕터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챕터로 구분되어 있지만,  비슷한 시기에 유럽은, 중국은 어떤 시대를 지나고 있는지가 직관적으로 보였다. 한권에 담아야했기에 인물, 국가의 건국/멸망, 종교 등으로 굵직한 사건들로 담겨있지만, 그래도 오래전 배웠던 세계사를 열심히 떠올리며 꽤나 흥미진진했다. 아시아의 시작은 BC1500년경 인도로 부터 설명하고 있는데, BC1000년경에 생성된 카스트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진짜.. 놀라웠다. 그래서 인도는 그 신분제도에 여전히 묶여있는 것인가.. 
그리고 중국!!! 불로장생의 신화로 알고 있는 진시황이 세운 진나라가 BC221년이라는 점은.. 왜 당연히 AC로 알고 있었던건지.. 그 시기 유럽은 로마였고, 카르타고와 전쟁(BC262)이 있었던 시기다.
개인적으로 (나만 몰랐나..) 놀랐던 점은 나폴레옹이 대륙봉쇠령을 내렸던 1806년에서야 신성로마제국이 멸망했다니.. 오래버텼네 싶은 생각... 

세계의 중요 사건을 한 권의 책으로 
훑으며 든 생각은 우리가 역사를 왜 배우는가였다. 고대는 인간이라는 문명이 생성되고 다듬어지는 과정이였고, 그 과정에서 종교와 국가가 탄생하였으나, 종교의 개념이 더 강하던 시절을 건너, 드디어 인간 그 자체를 바라보게 되면서 국가의 개념이 강해지고, 과학기술이 등장하면서 시민의 힘이 등장하던 시절을 지나 현대에 이르렀다. 전체 역사를 훑다보면 조금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것 같아 보이긴하지만, 중세와 근세의 세력다툼을 위한 전쟁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역사를 여전히 제대로 배우지는 못했던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부록으로 당시의 세계 지도가 함께 있다면 좀 더 흥미로웠을 듯...( 이 생각을 하고보니 그건 더 두꺼운 책이 되어야겠구나..라고 깨달음.ㅋ..)
한 눈에 세계사를 정리하며 알았던 사실임에도 새로움이 일었고, 학교를 다니면서부터 우리는 분명 역사를 배웠음에도 여전히 반복되는 전쟁에는 씁쓸한 감정도 같이 들었던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절창 (10만 부 기념 블랙 에디션)
구병모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평점 :
품절


구병모 작가님의 파과를 읽고 절창이 궁금해졌다. 늙은 킬러. 절창 : 베인상처. 어떤 연관이 있을까. 결국 이 책도 사랑이였다. 신비로운 아가씨와 그녀 바라보는 남자. 왜였을까. 이유는 알지 못한채 끝맺음이 나는 책.
제목 절창이 왜였는지는 처음부터 등장한다.

절창 : 베인 상처를 통해 타인의 기억을 읽는 아가씨. 그런 그녀에게 오언이 찾아왔다. 이 책은 아가씨의 시점이 아니다. 아가씨의 이야기를 듣는 독서선생의 3인칭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도 아닌 제 3의 인물인 선생이 바라보는 아가씨와 오언은  책의 소재와도 맞닿아 있다. 고아. 아닌 버려진 아가씨를 데리고 온 것은 오언이다. 그에게 갖힌 듯 자유로운 듯한 아가씨는 오언의 요구에  타인의 베인 상처를 통해 기억을 읽고 말한다.
오로지 그것 뿐.
매일 반복되지도 않지만 때로는 자주.
그녀는 그곳을 탈출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녀가 의지하고자했던 이들이 오언으로인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아가씨는 결국 도망치지 못했다. 그녀로 인한 죽음이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누군가 다치지 않게 하기위해.

독서선생의 입으로 들려주는 아가씨와 오언의 관계는 흐릿하다. 어느 것도 시원한 것이 없다. 독서선생인 나는 실제  아가씨에게도, 첫 만남에서 타인을 아무 죄책감없이 베는 오언에게도 그 무엇도 묻지 않는다.  그저 그들의 말을 들을 뿐이다
그래서 끝내 '아가씨'의 감정도 '오언'의 감정도 그저 짐작만 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사실인듯 사실 같지 않는 느낌이지만,  마치..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한 것이 없는 다큐를 보는 기분이랄까. 결국 그들을 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독서 선생 역시 그 이야기의 한 부분임을 결말에서야 알았지만, 그 사실이 모든 것을 선명하게 하지는 않는다.
"작가는 그것이 이야기의 숙명이라 말하는 듯하다는" 소개글을 읽으면서도, 보통의 이야기는 흩어진 퍼즐을 쥐고 있는 독자들에게 마지막에는 맞춰진 그림을 보여주는데, 끝내 이 책은 우리에게 흩어진 퍼즐의 단면만을 보게 했다.
마치 그것이 우리가 타인을 결코 100%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다는 듯이. 결국 타인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을 통해 그저 납득할 뿐이지.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걸까.
"아가씨 앞에 던져진 것들은 인격이 아니라 상처라는 매개였을 뿐이고, 그걸 통해 아가씨가 읽어낸 것들은 한 권의 책이 아니라 한 개의 구절이나 몇개의 단어에 불과했으니까요. 그 총체적인 난독 혹은 남독의 나날동안 아가씨의 삶은 뜻한 적 없는 패턴을 그려 나갔습니다." p.205

누군가의 머리속을 읽는다고 그들의 말을 100% 이해할 수도  없고, 모든 것을 말해주는 사람을 만난다고 해도, 그의 말을 100% 이해할 수도 없고, 내 삶을 내가 살고 있지만, 어쩌면 나 스스로도 나를 100% 이해 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의 숙명인 걸까. 

표지 뒷편의 글귀가 책을 덮고 나서야 다시 보인다.
'"비극보다는 희극이 좋아?"
"뭐든 상관없지 않나요. 어차피 다 거짓말이니까"' p.140
재밌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