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섬니악 시티 - 뉴욕, 올리버 색스 그리고 나
빌 헤이스 지음, 이민아 옮김 / 알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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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특별한 정보없이 만났다. 언젠가는 한 번 가보고 싶은 뉴욕. 그 언젠가가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뉴욕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시적이며 심오하고 솔직하면서 활기차다는 글과 뉴욕에 바치는 작품이라는  작가인 아툴 가완디의 글에 끌렸기에 만나게 된 책이다. 아마 조금 더 정보를 알았다면 손에 들지 않았을 [인섬니악 시티].

 

처음 이 책을 읽을 때 난 저자가 남자 이름이지만 그래도 남자가 아닌 여자인줄 알았다. 여러 남자와의 데이트를 했고 함께 살기고 했다고 했기에 당연히 그런줄 알았다. 그래서 여자 작가와 남자 작가의 우정을 넘어 아름다운 사랑을 그려낸 책인가 했다. 73세 천재 작가의 사랑이라고 하니 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겠나. 그러나 내 예상은 틀렸다. 물론 73세 작가의 사랑을 그린 것은 맞다. 남, 녀 간의 사랑이 아닌, 남자와 남자의 사랑. 참 안타까웠다. 국내보다 자연 스러운 뉴욕이라지만 읽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듯 하다.  저자 빌 헤이스는 이십여 년을 살던 샌프란시스코를 담긴 모든 추억에서 벗어나고 싶어 택한 곳이 뉴욕이다. 그곳에는 자신과 공통점이 많은 작가, 자신의 책 해부학자의 교정본을 읽고 추천사를 쓸 생각이였지만 책에 푹 빠져버렸던 올리버 색스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는 이사와 동시와 올리버 색스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뉴욕 생활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올리버 색스의 충고에 따라 일기를 쓰게 된 작가의 책이다. 올리버 색스가 죽고 난 후 그는 뉴욕 생활과 올리버의 대한 회고록을 쓰기로 결정하면서 지난 기억을 일깨우는데 더 없이 좋을 일기를 생각하게 되고 그 일기가 바로 이 책의 기원이라도 저자는 말한다.

 

올리버 색스에 대한 정보 역시 알지 못했지만,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외 여러 책을 쓴 유명한 작가라는 것을 알았다. 흥미로운 제목의 책으로 눈길을 끌었으나 아직 읽지 못한 책인데,  작가는 올리버 색스가 사용했던 많은 낱말에 여전히 감동받는다는 말이 그 책을 빨리 읽어보고 싶게 만들게는 한다.

 

이 책에서 건진거라면 바로 시작 전 나오는 올리버 색스의 말이다
"나는 죽음보다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 더 두렵다"
이 말이 말로 전해들었다면 뭐 대수롭지 않았을텐데. 글로 만나니 그 충격이 꽤 크다. 이 충격은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여전히 내 머리속에서 맴돈다.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 역시 오래전 인생을 살면서 아버지처럼, 또 주위에 어른들과 같은 인생이 아닌 꽤 의미있는 낭비하지 않는 인생을 살겠다는 다짐을 했던 적이 있지만, 지금은 오래전 내가 경멸했던 그러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하는 말이다. 죽음을 얼마 남겨놓지 않았던 올리버가 한 이말은 작가 '빌 헤이스'에 의해 되살아나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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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탐닉 - 미술관에서 나는 새로워질 것이다
박정원 지음 / 소라주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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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그림. 지금까지 보지 못한 그림이다. 이 그림의 제목은 무엇일까라는 호기심이 잠시 생기기는 했지만 그 뿐이다.  그림을 자꾸 볼수록 몰입하기가 힘들다. 왼쪽에는 여자를 뒤에서 잡고 있는 응큼한 남자같이 보이는 그림이 있고, 그 옆에는 아이인지 아니면 나이가 든 난쟁이인지 모를 사람이 놀고 있는 듯한 그림, 그 뒤로는 힌 옷을 입고 나무판을 어깨에 메고 지나가는 남자가 있다. 남자가 걷고 있는 방향을 보면 요리사인지 모를 남자가 걷고 있다. 그리고 왼쪽으로 보면 얼굴에 웃음을 띈 남자가 걷고 있고, 그 앞으로는 뒷 모습의 여자가 보인다. 또 그녀의 앞에는 어린아이를 앉고 지나가는 여자의 뒷모습이 있는 이 그림. 이 그림을 보면서 난 어떤 것을 느낀 것일까? 없다. 그래도 무언가를 좀 느끼고 싶어서 봐도 별다는 느낌을 느낄 수 없다. 왜 일까? 작은 이미지로 만나기에 감동을 하기에는 부담이 되기 때문일까?

 

 그림은  파리의 어느 뒷 골목을 배경으로 한 그림이다.  그림은 알베르 카뮈의 친구로 동시대 사람들이 사람들이 느끼는 알 수 없는 불안, 의사소통의 부재, 삶의 부조리 속에서 무관심을 절묘하게 화면에 담은 '발튀스'의 그림이라고 한다. 그러나 난 이 그림에서 그러한 것을 전혀 느낄수가 없다.  이 그림뿐만이 아니다. 상상력의 원천이라는 명화들.  명화들을 자주 접하면 좋다고 하지만 사실 유명한 명화들을 만나도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한다. 남들이 명화라고 하니 그러가보다 하면서 보긴 하지만 특별함을 느끼지 못한다. 이유는 하나다. 바로 그림맹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만난 이유가 바로 예술이 줄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을 하지 못하고 있는 내가 이 책을 만난 이유가 바로 그림맹에서 벗어나 특별한 체험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시대와 사람 화가의 삶을 둘러싼 풍경과 인간의 마음에 대하여 명화들이 저자에게 알려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데, 책을 만나다 보면 그림맹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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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라스 캐슬
저넷 월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북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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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재미는 있다. 처음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영화로 제작되어다는 것보다는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가장 창의적인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의 인생 기록이라는 문구때문이다. 어떤 창의적인 어린 시절을 보냈기에 기록을 남겼을까? 또한 그 기록이 어떻기에 전 세계 수백만 독자를 사로잡았으며 영화로도 제작되게 된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기에 책을 만났다.

 

대책없는 아빠때문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수도없이 이사를 다니는 생활, 대부분의 가장이라면 가족을 위해 한 곳에 정착하며, 일자리를 찾기위해 노력을 할텐데, 여기 등장하는 저자의 어린시절 아빠는 대책이 안선다.  FBI가 쫓고, 또한 마피아가 쫓아온다는 말을 남발하며 어딘가에 정착하지 못하고 가족을 데리고 여기 저기를 떠돌며 유목민처럼 떠돌아다닌다. 어떤일이든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또 쉽게 그만두고, 황금을 찾는 것이 인생의 계획이라는 아빠. 가족이 없는 생활을 한다면 이해를 할텐데. 이 생활이 어느정도 지나면 사라지겠지 했지만 그의 기행은 마지막까지 멈줄줄 모르고 이어진다. 거기에 더해 자유로운 예술가 엄마라는 사람 역시 기행이 끝없이 이어진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마지막까지  유쾌함을 잃지 않으며, 읽는 재미를 확실하게 준다. 그러나 가장 창의적인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작가의 이야기는 처음엔 그런듯 보이지만 중반을 넘어가면 오히려 걱정이 된다. 과연 저자를 비롯한 4명의 아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부모 자격이 없는 사람이 부모가 되면서 좌충우돌 하는 내용으로 후반에 책임감을 느끼며 개과천선했다면 좋겠지만,  마지막까지 이해하지 못할 행동들이 이어진다. 대책없는 부모밑에서 창의적인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문구처럼 자식들은 창의적인 인생을 보냄으로써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이 중반을 넘어가면 뭔가 큰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되는데 후반부에 우려했던 일이 일어난다.   그리고 어렸을적 한때나마 영웅이였던 아빠를 보면서 닮고 싶은 그런 모습이 아닌 저자에게 근심거리를 준다. 바로 결혼을 하게될 남자가 아빠같은 사람이 아니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읽다보면 간혹 아빠의 번뜩이는 임기웅변이나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에 놀라기도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 그러함은 줄어든다.

 

소설이라면 마음껏 웃을 수 있겠지만, 저자의 인생 기록이라는 점이 그의 어린시절을 부럽게 만들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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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중독자 - 멸종 직전의 인류가 떠올린 가장 위험하고 위대한 발명, 내일
다니엘 S. 밀로 지음, 양영란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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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책. 지금도 오랫만에 연락이 된 친구와 약속을 잡거나, 퇴근 후 직장 동료들과 모임을 하다 집에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면 하는 말 "내일 보자"라는 흔하디 흔한 말이 세상을 바꿨다니. 그동안, 아니 지금까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발상이다. 이 문장이 비극적인 최후을 맞았을 호모 사피엔스를 구원함과 동시에 빅뱅이후 특별함없이 흘러가던 것에 브레이크를 걸며 인구의 진화를 가능하게 했다니 궁금증을 불러일으켰기에 만나게 된 책이다. 책을 읽다 보니 과연 어느 누가 내일 보자는 말을 했을지 궁금하다. 저자 역시 이 놀라운 말이 어느 상황에서 처음으로 나왔을지 알수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내일 즉 미래라는 개념이 판세를 바꿔놓았다고 한다.

 

그동안 인류가 무슨이유에서인지 아프리카를 떠나 이동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꽤 궁금했는데, 저자는 그 이유가 바로 내일 보자는 말 때문이라고 한다. 이 말이 현재에 만족하지 않게, 어제가 변하지 않고 오랫동안 이어져 오던 것을 더는 받아들이지 않게 말들며, 인간을 창의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놀라운 말이 지금의 세상이 있게 만들었다고 하지만, 이 것은 그렇게 좋은 것만을 주진 않았다고 한다. 내일을 발명한 이후 바로 연속적으로 거품을 만들어 내었고, 인간은 너무 넘치게 지나치도록 진화하게 됐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듯 멀리볼 것도 없다. 바로 방안의 물건들만 봐도 알 수 있다. 또한 집안에서나 집밖 어디에서든 무엇을 하든 지나치게 많은 선택지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최근 지나치게 많은 선택지로 인해 곤란을 겪는 사람들을 나타내는 신조어 선택장애가 국어사전에 등재가 되었을 정도다. 

 

인류에게 내려진 최고의 축복이라는 내일. 그 놀라운 발견으로 인해 미래성, 상상력, 추상능력을 가능하게 만들며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혜택을 가능하게 만들어 줬다. 그러나 내일은 인간에게 축복만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저주 또한 줬다고 한다. 그 저주는 우리를 미래중독자로 만들며 우리의 모든 불행의 이유라고 한다. 책은 그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겠금 알려주는데, 그 방법에는 그동안 멸시의 대상이였지만 요즘 각광받고 있는 멍 때리기도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어느 누구도 하지 못했던 발상 내일의 발명이 우리 사회에 미친 현상을 꽤 흥미롭게 풀어낸 책 [미래중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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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울 수 있을 때 울고 싶을 뿐이다
강정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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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_저 울 수 있을 때 울고 싶을 뿐이다] 제목에 끌렸다. 누군가는 남자도 울고싶을땐 울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건강에도 좋다고. 그러나 울지 못하고 있다. 울어본적이 언제인지 생각이 나지도 않는다. 어렸을때부터 남자가 눈물을 함부로 보여서는 안된다는 말을 들었던 영향 때문이지 울어본적이 언제인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인생을 살면서 울고 싶을때가 왜 없었겠는가. 하지만 그럴때마다 남자가 눈물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해서인지 여전히 울지 못하고 있다. 그 어느 때 보다 스트레스로 인해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눈물은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제라고 하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이 눈에 띄었는지 모른다. 나 역시 울 수 있을때 울고 싶기때문이다.

 

문득, 우는 법을 잊어버린 건 아닌가 싶어 조금 공허해진다는 저자의 글이 딱 지금의 내심정이 아닐까. 어릴 땐 우울에 관한 한 도사였다는 저자. 아침 식탁에 계란 프라이가 없어서 울고, 혼자 화장실에 가는 게 무서워 우는등 틈만 나면 울었다고 하는 저자는 울 수 있을 때 울고, 굳이 울지 않아도 될 때의도 자신의 물리적 현존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자주 울고 싶다고 한다.  저자는 사랑에 빠져 울게 될 때가 많았다고 한다. 그럴 대마다 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무언가 생산적인 것을 해냈다는데 이것은 배울점이다. 그저 시원하게 우는 것도 좋지만 말이다.

 

이 책은 울음에 관한 책이 아니다 . 처음엔 울음에 관한 내용으로 꽉 채워진줄 알았는데. 울음에 관한 이야기는 전체 2부로 구성된 내용중 1부의 한 부분 '울고 싶은 여자의 못우는 울음' 에서 만날 수 있을 뿐이다. 울고 싶은 남자의 못우는 울음으로 바꿔보니 내 심정을 이야기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출간까지 5년이 걸렸다는 책. 글을 쓰면서  애초의 기획에서 조금은 벗어나면서 갈피를 못잡고 출간되지 않을뻔 했던 글들. 누구에게도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던 작가의 과거와 현재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글들을 보다 보면, 지금은 잊고 있던 10대 후반, 20대 초 중반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고민을 하며, 무슨 꿈을 꾸며 지내고 있었는지를 생각해보게 만들며, 오래전 추억 속으로 여행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만드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라면 매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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