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름이 나였으면 좋겠어
김혜원 지음 / 쉼(도서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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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오늘을 살아라 라고 합니다. 그 말을 듣기 전까지는 오늘보다는 내일, 내일보다는 더 먼 내일. 그 도착지점이 언제인지 알지 못하는 미래의 어느날을 생각하며 오늘을 별 의미 없이 보냈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때의 울림은 꽤 컸습니다. 그러나 그 울림에 이어진 행동이 뒤따르지 못했습니다. 하루를 온전히 느끼며 하루하루 가슴뛰는 삶을 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먹고 살아야 하는 일때문이죠. 먹고 사는 일에 신경을 쓰다보니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는 날이 태반이였습니다.뭐 어떻게 지나갔는지 안다고 해도 별다르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또 다시 그런 문구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의 이름이 나였으면 좋겠어] 라는 책을 만났을 때처럼요.

 

오늘도 잘 보내려한다는 저자의 글을 읽다 보니 어느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오늘을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나를 위하지 않고,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사는지. 미래의 어느날 지금의 내가 바라던 대로 되는 멋진 내일이 된다면 멋진 시간을 보내며 하루 하루를 살아야지라는 생각. 그러나 미래의 어느날이 내가 바라던 대로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보면 지나온 시간들. 별의미 없이 보내는 오늘들을 아쉬워 하겠죠.  요즘 들어서는 바라던 미래가 오지 않을거 같다는 생각이 크게 듭니다.

 

시간은 반복되지만 나의 시간은 반복되지 않는다는 저자는 저녁은 설레고 두근거리고 기대되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쉼이 있는 저녁은 그 자체로 선물이라는 저자.그러나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 어제와 똑같고 달라진게 없이 무미건조한 하루를 보냈더라도 저녁에는 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저자 역시 시간이 많아서가 아니라 가까스로 만들어 낸 저녁 시간을 우리 삶의 원동력이 되겠금 하자고 하는데, 조금 더 시간을 내어 언제인지 모를 미래의 내일을 위한 삶이 아닌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가질수 있는 시간을 내어 오늘의 이름이 나였으면 하는 날을 만들어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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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파친코 1~2 세트 - 전2권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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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소설을 만났습니다.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뉴욕타임즈 올해의 책,영국BBC 올해의 책, 파이낸셜타임즈 평론가가 꼽은 최고의 책이라고 하는 [파친코] 입니다. 해외 언론과 국내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는 것 보다 더 놀라운 건 작가의 이름입니다. 이민진. 한국 이름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찾아보니 한국에서 태어나 7살 때 가족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고 합니다. 작가가 된 이유가 의외네요. 변호사 일을 하다가 B형간염으로 인해 간이 나빠져 작가로 전향했다고 하는데 B형간염이 아니였으면 이민진 작가를 못만날 뻔 했네요. 그런데 영어식 이름이 아니라 왜 한국 이름이지 궁금했는데 작가가 한국식 이름을 고수해서라니 반갑네요.


700여 페이지.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릴거라 생각하고 느긋하게 읽으려고 했는데, 놀랍습니다. 읽기 시작하면 여간해서는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힘이 이 파친코에는 있습니다.  이민자인 작가의 소설적 뿌리는 이민이라는 소재를 자양분으로 뻗어나간다라고 하는데 이 소설도 이민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디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이방인의 고단하고 힘든 삶은 한국 사회에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늘어나는 외국인 노동자들, 국제 결혼으로 인해 태어난 2세들이 겪는 차별등이 매스컴에서 많이 소개가 되고, 그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여러가지 대책들이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그들은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질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 역시 그렇습니다. 1권에서는 부산 영도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다가 일제 강점기 시대 일본으로 건너가는 가족이 나옵니다. 기대도 잠시 일본에서 그들이 겪는 이방인으로써의 힘든 삶이 이어집니다. 그래도 자식들은 자신들과 같은 고통을 겪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본인들의 노력으로도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이방인들의 고단한 삶은 세대를 넘어서도 계속 이어집니다.  어른들도 힘들지만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보면 가장 천한 아이들 조차도 그들과 함께 놀려고 하지 않습니다. 니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하고, 냄새 난다고 무리에 끼여주지 않고, 병에 걸린 짐승 취급을 받는 생활. 1권에서는 부모의 삶, 2권에서는 두 형제의 삶이 그려집니다. 물론 이들 또한 부모가 됩니다. 세대가 바뀐 만큼 그들의 자식들은 그런 문제를 겪지 않으면 좋을텐데요. 이 두 형제를 보면 공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조선인이 아닌 일본인이 되려고 하는 형, 공부와는 담을 쌓고 싸움을 일삼으며 모두가 기피하는 나쁜 조선인이 되는 동생의 이야기와 그 부모의 이야기가 2권에서 그려집니다.  이방인으로써의 힘든 삶.  힘들면 고향으로 돌아가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고국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해도 더러운 조선인 소리를 듣고, 서울에서는 자신들과 같은 사람을 일본인 새끼라고 부르고, 북한으로 가면 굶어 죽거나 공포에 떨고 있다고 한탄 하는 대목에서 이방인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회에 동화 되지 못하는 이들의 삶을 잘 보여주는 [파친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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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죄 : 프로파일링 심리죄 시리즈
레이미 지음, 박소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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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 하면 최근 종영한 드라마 추리의 여왕이 떠오르네요. 이 드라마에서는 민간인 프로파일러와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등장합니다. 그동안 잘 보지 못하던 캐릭터들인데 드라마를 재미있게 봐서인지 프로파일러에 대한 관심이 가던차 프로파일러가 등장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심리죄]가 출간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제목만으로는 별 다른 관심이 가진 않았지만 이 소설의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웹드라마로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고, 거기에 더해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벌써 두 편이나 제작되었다고 하니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은 범죄심리학과 수사방법론에 정통한 경찰대학교 교수인 작가가 집필했다고 하니 프로파일러의 세계에 푹 빠져들 수 있을 거 같아 만나게 되었습니다.

 

 

엉청난 인기를 누리는 시리즈 1권인 심리죄.  첫 편에서는 앞으로의 사건을 풀어나갈  주인공과 공안국의 타이웨이가 나옵니다. 아직 2권을 만나진 못했지만 느낌상 콤비가 될듯 해보입니다.  범죄학을 전공하는 J대 대학원생 팡무와 J시 공안국의 타이웨이. 시작은 중소 도시 J시에서 잔인하고 기이한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납니다. 살인 후 피해자의 피를 마시는 흡혈 인간 사건 해결에 아무런 진척이 없던차 한 경관이 J대 대학원생을 찾으라고 합니다. 그에게는 범죄를 알아내는 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으며 이미 C시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을 해결했다고 도움을 요청하라는 것입니다. 시큰둥한 타이웨이는 그를 찾아가면서 둘의 만남이 시작됩니다.  첫 번째 연쇄 살인 사건은 팡무의 프로파일링으로 해결을 합니다. 그러나 그 일로 인해 믿고 따르는 교수에게 충고를 듣습니다. 팡무의 성과가 성급했다고. 그일로 팡무는 자신이 하려는 게 뭘까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이어서 이어지는 또 다른 사건은 팡무가 다니는 학교에서 일어납니다. 역시 시시한 사건이 아닌 기묘한 사건들. 그리고 이어지는 믿고 따르던 교수의 실종사건 등 여러 사건이 이어집니다. 단 편을 묶어 놓은 소설인줄 알았는데 여러 사건이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프로파일러의 활약을 볼 수 있는 시리즈 첫 편인 심리죄에서는 사건을 해결해 나가면서  무슨 일이 생겨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사건을 풀어가면서 두 남자가 티격태격하면서 조금은 유쾌하게 사건을 풀어나갔으면 했는데 다음 편에서는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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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보이 - 2018년 제14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박형근 지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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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 시작 됩니다. 주인공인 남자가 우주 여행자로 뽑혀 우주선을 타고 카운트다운이 시작됩니다. 발사후 정신을 차린 주인공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망망대해의 우주가 아닌 지구와 똑같은 모습을 한 어느 방안 침대에서 눈을 뜹니다.  남자는 의심을 합니다. 이거 혹 지구 어딘가에 지어진 세트장이 아닐지. 물론 읽는 저 역시도 그런 느낌을 갖게 만듭니다. 어리둥절하고 있는 사이 샤넬 디자이너와 똑같은 모습의 노인이 등장합니다. 그는 뭐 믿거나 말거나 자신이 외계인이라면서, 지구에서 놀러 온 손님을 놀라게 하면 안되기에 지구인에게 익숙하게 꾸며 놓았으니 안심하라고. 아니 지금 우주선 안에 있어야 할 남자인데. 왜 그는 이곳에 온 것인지. 노인은  지금 지구에서는 남자가 우주복을 입고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방송되고 있을거라고. 그러니 그런 것은 신경쓰지 말고 여기서 2주간 잘 놀다 가라고, 그리고 돌아갈때 우리와 만난 것을 지우는 대가로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 합니다. 어떠한 것이라도. 2주간의 시간이 지나고 외계인은 한가지 솔깃한 얘기를 합니다. 다음주 로또 당첨금이 어마어마하니 말만 하라고. 그러나 남자는 이 믿기지 않는 이야기에는 관심없고 들어줄라면,  10월 28일에 엄청난 폭우나 내리게 해달라고 합니다.

 

 2주간 정이 들었는지 지금까지 지켜왔던 규칙을 깨고 남자의 기억을 지우지 않습니다. 단 비밀을 발설하게 될까봐 안전장치를 해두긴 합니다.  지구에 돌아온 남자는 엄청난 스타가 됩니다. 부와 명성, 사랑까지도 얻은 남자는 그만 외계인과의 약속을 비밀로 해달라는 것을 어기고 맙니다. 외계인이 해둔 안전장치가 작동하면서 그는 급성뇌경색으로 쓰러집니다. 그와 함께 날아가버린 그의 인기와 함께 그는 사람들에게 사기꾼이 되어 있었습니다. 배신한 인간에겐 자비란 없다는 외계인. 남자는 좀 다를 줄 알았다는 외계인, 남자는 다시 애초 우주 여행을 할때 가졌던 생각처럼 모든 기억을 잊고 싶어 합니다. 과연 남자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나름 궁금하게 만듭니다.

 

세계문학상 대상 수장작이라는 이 소설을 받아들고 읽어내려가다 보니 오래전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벌써 12년 전이네요. 당시 한국인을 대상으로 우주 여행자를 모집했고, 2년 후 지원자 중 최종 선택 되어 한국인 최초로 우주를 여행을 하고 돌아왔던 일과 그후 어떻게 사람들 관심에서 잊혀졌는지. 그와 비슷한 부분이 중반부를 차지하고 있는데 조금 아쉬웠습니다. SF 영화를 좋아 하는 독자로서 내심 다른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조금은 예상 가능하게 흘러가서. 그래도 후반부는 예상을 조금 빗나감으로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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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은 내게 도와 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신은
한스 라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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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소설.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꽤 많은데, 이 소설 역시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마치 영화를 보는 듯 즐겁게 만날 수 있습니다. 심리 치료사라고 하지만 왠지 무늬만 심리 치료사 같은 야콥 야코비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 3번째 편입니다. 물론 전작들을 안만나도 읽는데 지장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읽는 즐거움을 주기에 놓친다면 좀 아쉬울 수 있습니다. 1편은 자신이 신이라는 주장하는 남자 아벨 바우만과의 만남으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좌충우돌 소동을 그렸다면,  2편에서는 자신이 악마라고 주장하는 남자와의 만남으로 독자를 즐겁게 만들었는데,  이번 3편에선 과연 누굴 만날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1편에 나왔던 제정신이라고는 믿기 힘든 아벨 바우만이 다시 등장합니다. 그는 부활했다며, 야콥에게 이 세상의 기아를 없애고, 전쟁을 종식 시키고, 인류에게 평화롭고 정의롭고 행복한 미래로 가는 길을 제시 하는 일에 나서달라고 합니다. 안그래도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데, 그에게 일을 도와 줄거라며 나타난 세 남자. 한 명은 어떤 정보 수집 기술로 부터 안전을 지켜준다며 몇 번 안입은 팬티를 야콥에게 선물한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정신줄을 살짝 놓은 듯한 노숙자, 처음엔 이 노숙자의 기이한 행동을 보고 신이 아닐까 했지만 아니였습니다. 나머지 두명은 크리스마스 시장 길목에서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나타나 야콥을 탈탈 털었던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노상 강도들입니다. 아니 이런 이들과 함께 뭘 하라고 하는건지. 뭘 가지고 세계를 구하라는 건지, 이 답없은 세 친구와. 신이라면 직접 하지 왜 야콥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정말 신이라고 하는 남자는 진짜 신인 것인지, 이들이 과연 세계를 구하는데 길잡이 역활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포복절도하게 그려낸  소동극을 만날 수 있는  [그리고 신은 내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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