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투스 -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
도리스 메르틴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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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비투스(Habitus)는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규정한 용어로가지다, 보유하다, 간직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habere’에서 파생했다. 부르디외는 우리가 어떤 가치관이나 취향, 행동방식, 습관을 가질지는 아비투스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에는 우리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경험했던 모든 것이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우리가 어떤 사회적 관계 안에서 성장했는지와 관련이 있다. (p. 21)



쉽게 말해 아비투스는 세상을 사는 방식과 태도를 말한다. 저자는 이것을 심리자본, 문화자본, 지식자본, 경제자본, 신체자본, 언어자본, 사회자본의 7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저자는 어려서부터 고급 아비투스가 몸에 밴 사람은 두 세배 빨리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고 한다.



출신 아비투스는 비록 우리의 일부이긴 하지만, 우리가 출신 배경을 뛰어넘어 성장하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


출신 배경을 뛰어넘을 기회가 지금처럼 활짝 열려 있는 때는 없었다. 50년 전만 해도 부모, 교사, 교회가 인생을 결정했다. 오늘날은 대부분이 깊고 넓게 교육을 받고 무엇에 열정을 쏟으며 어디서 살지 직접 결정한다. 디지털화와 지구화가 우리의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정보 접근성은 무제한이다. 기존의 인생 설계가 갑갑하게 느껴지면 언제든 바꿀 수 있다. 이전 세대보다 훨씬 자주 직업, 배우자, 분야, 도시를 바꾸고, 흥미진진한 생활양식을 익히고, 사람들에게서 영감을 얻고, 낯선 기업문화를 받아들인다. 옛날에는 꿈조차 못 꿨을 것을 열망하고 직접 실현할 가능성을 찾는다. (p. 30)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이 우리의 아비투스를 만들지만 우리가 노력하면 우리도 고급의 아비투스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아비투스가 어떻게 우리의 세계관과 취향, 야망을 결정하는지를 알면 우리도 출신 배경에서 벗어나 상위층의 아비투스를 가지고 우리의 삶의 수준을 더 높게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아비투스>는 상류층의 가치관과 생활태도를 익혀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그것으로 나의 삶의 수준을 올리는 방법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상류층이 생각하는 방식과 우리와 그들의 사고방식의 차이에 대해 알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진정한 상류층이 갖춰야 할 태도를 알려준다고도 볼 수 있었다.



저자는 유년기에 익힌 아비투스는 아주 깊이 자리한다고 했다. 한번 몸에 배인 아비투스는 노력으로 바뀔 수 있지만 생각만큼 빠른 변화는 어렵다. 그래서 자라나는 아이에게 올바르고 상위의 아비투스를 심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책을 읽으며 그 부분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해보았다. 자기계발서 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아이의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개인적인 영역인 기호나 취향에 대해 간섭하는 이 책이 처음에는 좀 불편하게 느껴 지기도 했다. 마치내가 이야기하는 이런 고급의 가치관과 태도를 익혀야 한다. 지금과 같은 태도로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라는 식으로 들려서 불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을 일차원적으로 받아들여 그저 불쾌한 메시지로 인식하기보다는 이 책을 통해 나의 격을 높인다고 생각한다면 저자의 이야기를 좀 더 긍정적으로 소화해낼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상위층의 습관과 태도를 모방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리얼리티 트랜서핑>시리즈나 <더 해빙>, 오래전 <시크릿>같은 책에서 말했던 삶을 더 나은 방식으로 이끌어가는 방식과도 비슷해 보인다. 저 책들은 부를 비롯해 내가 원하는 것을 이미 가진 것처럼 행동하고 그것에 대해 불편해하지 않고 그것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는 것이 더 나은 삶으로 옮겨갈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아비투스>도 표현만 다를 뿐 같은 이야기를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미 가진 것처럼 생각하는데 필요한 구체적인 요소들을 알려주어 더 나은 삶에 한층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위의 책들과 비슷한 류의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비투스>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 주변의 사람들과 지난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완성했다는 생각이 더 뚜렷하게 보였다. 가족을 비롯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들은 모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나에게 영향을 주었고 그로 인해 지금 내가 가진 사고방식과 태도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순간도 내가 속한 환경과 집단이 내일의 나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저자가 말하는 7가지 자본 중에서는 문화자본, 언어자본, 그리고 사회자본에 관한 내용이 가장 흥미로웠고 중요하게 여겨졌다. 내가 경험하고 관계한 모든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기에 지금 현재 나를 둘러싼 것들의 중요성을 느끼고, 앞으로는 이 책을 읽기전과는 조금 다른 선택들을 하게 될 것 같다.



<아비투스>는 최상층의 생활태도와 가치관이 궁금한 사람,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삶을 꿈꾸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 지금의 우리와 최상층에 속하는 그들 사이의 생각과 태도의 차이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차이를 알고 그들과 같은 아비투스를 가지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도 변할 수 있고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다산초당)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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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포스터 북 by 신모래 아트 포스터 시리즈
신모래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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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는 신혼 여행지의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하와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뭔가 행복의 시작이 연상되고 들뜬 사랑의 분위기가 떠오른다. 그런데 신모래 작가님의 하와이에 관한 그림들은 어쩐지 밝지가 않다. 그림 속 인물들은 뚱-해보이는 표정을 지은 채 힘없이 앉아있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씁쓸하고 마음이 답답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여름, 바다, 하와이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그림들이 신선하게 느껴졌고 그래서 이번 8월의 더 포스터북 신간이 더 궁금했다.







[waiting room] 해가 저물어가고 바깥은 붉은색으로 물들고 있다. 빈 의자들만 쓸쓸히 창밖을 바라보는 가운데 바닥에는 편지가 하나 떨어져 있다. 사랑이 끝난 뒤 텅 비어 버린 마음 속에 전하지 못한 말이 남아 작은 편지에 담겨있다. 전하지 못한 말은 누구를 향한걸까. 무슨 말이 하고 싶었을까.








[안녕] “파랗고 눈부신 바다는 잘 기억나지 않아. 쓸쓸하고 다정한 노을만이 그리워.생각해보면 열정적인 사랑의 순간들은 우리 인생에서 여름처럼 느껴 지기도 한다. 눈부신 하늘, 뜨거운 공기, 파란 바다. 뜨겁고 선명한 여름의 시간들은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시간과 닮아 있다. 그러나 작가는 파란 한 낮의 바다가 아닌 저녁 무렵 노을을 보여준다. 쨍쨍한 여름 하루의 끝 무렵. 뜨겁던 하루가 지나가고 노을을 보며 사랑이 저물고 난 자리를 멍하니 바라본다. 다정한 노을이 쓸쓸해 하는 주인공에게 낮의 시간과는 전혀 다른 핑크빛 바다를 보여준다.








그림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Ice cream night] [I always knew] 였다. 비슷한 분위기의 배경의 두 남녀가 차례로 나오는 그림이다. [Ice cream night] 에서는 남자가 냉장고 위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I always knew]에서는 여자가 직접 등장하지 않고 넘어진 냉장고 위에 놓여진 액자 속에서 초상화처럼 등장한다. “덥고 긴 밤알 수 있었지만 알려고 들지 않았던 것들이란 작가의 말에서 생략된 것들을 상상해본다.



사랑의 순간들이 여름이라면 그 시간 속에서 서로를 아프게 하는 시간들은 덥고 습한 열대야 같기도 하다. 기분 나쁜 감각들로 잠들기도 어렵고, 그렇지만 여름이라면 꼭 겪어야만 하는 것들. 남녀 주인공도 그런 시간을 보낸 듯하다. 남자는 여자의 마음을 알아줄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고 그저 그 상황을 답답하다고만 여겼던 것 같다. 아이스크림으로 뜨거워진 공기와 감정을 식히고 싶었던걸까. 그러나 먹고 있는 그의 표정을 보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듯하다.





[say waikiki!]는 낮 시간동안 바다에서 열심히 놀아 지쳐 보이는 커플의 모습이다. 아직은 햇볕이 둘을 비추고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으면 그들도 그늘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뜨거운 햇볕에 우리 몸은 벌써 다 말라서 소금기만 까끌하게 남았지만 어쩐지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갈 수가 없었다.” 뜨거운 햇볕아래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둘에게는 이제 소금기만 남아 서로에게 까끌함을 전한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런데 그들은 왜 그냥 앉아 있는 걸까. 소금기는 그저 물로 씻어버리면 해결 되는데. 이젠 마음이 지쳐버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걸까.





[흩어지는 것] 에서는 멍하게 풍선껌을 불고 있는 주인공 뒤로 선풍기 바람에 날려가는 사진들이 보인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기억들이 흩어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답답하고 눅눅한 감정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래서 그런지 그림을 보고 있으니 한숨이 자꾸 나온다.








그림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들로 인해 마치 씁쓸한 결말의 연애소설을 한 편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내 여름의 씁쓸했던 순간들을 떠올려 보았다. 끝날 것 같지 않았지만 결국은 끝났던 열대야 같은 순간들이 있었다. 지금은 잊혀져 사라진 줄 알았던 기억들이 이번 더포스터북과 함께 다시 찾아왔다.








지나간 사랑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이번 더 포스터 북 신간을 추천한다. 그림에서 많은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새로운 시선의 바다를 느껴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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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포스터 북 by 우지현 아트 포스터 시리즈
우지현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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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한 색감의 바다를 보니 어디선가 시원한 파도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짙은 바다와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은 왠지 동해바다를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8월의 더포스터북을 보고 있으면, 휴가지에서 집으로 돌아와 소파에 누워 편안히 쉬면서 휴가 동안 찍은 사진을 다시 찾아보는 기분이 들었다. 진짜 휴가를 보내고 있는 동안은 즐겁기는 하지만 그와 동시에 더위에 지치기도 하고 피곤함을 느끼기도 하는데, 일상으로 돌아와 그것을 추억할 때는 그런 감각들은 사라지고 즐거운 기억만 남는다. 이번 우지현 작가님의 그림을 보는 것도 휴가지의 불편함은 사라지고 즐거움과 시원함만이 남아있는 추억을 떠올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림 속 비슷해 보이는 바다와 하늘을 보고 있으니 같은 바다를 다른 시각에서 보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같은 공간을 보고 있는 저마다의 시선들. 그들은 같은 공간에 있지만 저마다 다른 것을 보고 느낄 것이다. 사랑하는 이와의 첫 여름 휴가, 친구들과의 우정 여행, 혼자 떠난 휴가지의 숙소에서 즐기는 여유로운 아침 바다 풍경. 그들은 같은 여행지를 다녀와도 저마다 다른 것을 가지고 돌아갈 것이다. 각자만의 여름, 각자만의 추억을 말이다.






[세 친구] 란 작품은 언뜻 요즘 sns에 많이 보이는 우정샷 같기도 했다. 드레스 코드도 맞추고 동작도 맞추어 사진을 많이 찍던데... 그런 우정 사진들이 생각나는 그림이었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세 친구. 각자의 마음속에 시원한 바닷바람을 담아서 돌아가겠지? 친구들과 함께 여행지에서 웃고 떠들던 일들이 떠오른다. 언제 다시 그런 시간을 가져볼 수 있을까.


지금 이 그림들을 보고 있으니, 내 지난 시간들 속 바다가 너무 그립다.






[오후 네 시의 빛] “색은 진해지고 그림자는 길어진다. 기지개를 켜듯 빛이 손을 뻗는다.” 라는 작가의 말이 새롭고 재미있다. 오후 네시의 길어진 그림자와 짙어진 세상의 색을 너무나 잘 표현한 그림이었다. 카페 안으로 길게 팔을 뻗은 한낮보다 조금 붉어진 느낌의 햇빛. 카페 안에서 퍼지는 커피의 고소한 향. 바다가 보이는 창 밖에서 경치를 즐기며 마시는 여유의 시간. 휴가지에서 보내는 적당히 나른한 오후의 시간을 떠올려 보았다.







[아침의 바다]는 우지현 작가님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좋았던 그림이다. 오션 뷰 숙소에서 맞이하는 아침을 즐기는 모습의 그림. 파란 바다와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 눈부신 햇살 그리고 이 시간이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까지 그림속에 담겨 있는 것 같다. 그림을 보고 있는 내가 여행지에서 바다를 감상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림 속 창문 너머로 바다 내음이 날아올 것만 같다.






작가의 말처럼 이번 더 포스터북은 그림을 보며 각자의 기억 속 푸른 바다를 꺼내 보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올해 여름은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온전한 여름 바다를 만끽하기 힘들었다. 아쉬움이 남는 마음을 우지현 작가의 더포스터북으로 달랠 수 있어 좋았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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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공식,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누구나 교양 시리즈 8
슈테판 클라인 지음, 김영옥 옮김 / 이화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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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배울 수 있다!’라는 표지의 문구가 이 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한다. 그러나 행복은 내가 직접 노력해서 쟁취할 수 있다기 보다는, 그저 하늘에서 주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행복을 배울 수 있다니나는 이 책이 이야기할 내용들에 궁금함과 기대감을 품고 책을 펼치게 되었다.





행복을 아는 사람만이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여러분과 함께 좋은 느낌들을 찾아 떠나는 탐구 여행이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은 좀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신경의학이 가져온 새로운 인식들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게 될 것이다.


우리의 뇌 구조는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행복과 즐거움을 비슷한 방식으로 체험한다. 그러나 이러한 느낌들이 어떤 결과를 낳는가는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결국 모든 사람의 행복은 그 인격만큼이나 유일무이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충고는 큰 도움이 될 수 없다.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는 자기만의 고유한 행복의 공식을 발견해야 한다. (p. 11)






<행복의 공식>은 행복이 어디에서 오는지 뇌과학적 관점에서 설명해주는 책이다. 뇌과학이라는 말을 들으면 다소 어렵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많은 비유를 들어 설명하므로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뇌와 감정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오해들을 풀 수 있어 좋았고, 저자가 말하는 행복의 비결을 들으며 행복한 삶에 한단계 가까워진 것 같아 더욱 좋았다.








육체적 느낌은 흥에 겨워 빛나는 눈, 혹은 변명이 탄로 났을 때 붉어지는 얼굴처럼 특정한 상황에 자동적으로 응답하는 육체의 반응이다. 그리고 이러한 육체적 느낌을 의식적으로, 즉 기쁨이나 부끄러움으로 감지하게 될 때 우리는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니까 육체적 느낌은 무의식적인 것이고 감정은 의식적인 것이다. (p. 37)



감정은 단순히 마음속에서 떠오르는 것이라고, 육체와는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저자는 특정 육체적 느낌들의 합을 특정 감정으로 의식한다고 설명한다.






책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부정적 감정의 분출이 우리를 행복한 삶과 멀어지게 한다는내용이었다. 힘들어하는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감정을 표출해내도록 하는 위로의 말을 한번쯤 건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울고 싶으면 실컷 울어.’ 같은 말들) 부정적 감정에는 꼭 배출구가 있어야 한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해내는 것이 더 그 감정에 빠져들게 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부정적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뉴런들의 시냅스 연결을 강화 시켜, 특정한 불쾌한 감정이 더 자주 촉발될 수 있도록 만든다고 한다. 파블로프의 개가 메트로놈 소리만 들어도 침을 흘렸듯 말이다. 그렇게 되면 불쾌감이 아직 유발될 만한 상황이 아닌 데도, 강화된 뉴런들의 연결로 인해 아주 사소한 불쾌함의 징후들에도 불쾌한 감정이 솟아나게 된다.



그렇다면 유쾌한 감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유쾌한 자극의 시냅스를 강화해서 유쾌함을 발견할 수 있는 조각들을 주변에 많이 심어 둔다면 우리는 사소한 것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날씨가 뜨거우면 서늘한 그늘을 찾고, 몸이 얼 정도로 추우면 장작이 타오르고 있는 벽난로나 털이 복슬복슬한 담요를 찾는다. 즉 우리의 기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온도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 몸을 둘러싸고 있는 정황이다. 후텁지근한 여름날 상쾌함을 가져다주던 찬물 샤워는 겨울날 스키장에서 돌아온 언 몸에는 가당치 않는 일일 뿐이다. (p. 175)



행복감은 절대적인 어떤 조건을 충족시켰을 때 느끼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처한 상황에서 조금 더 나아진 상태로 옮겨갈 때의 그 순간에 잠시 찾아온다. 배가 아주 고팠을 때 먹게 된 음식과 배고프지 않은 상태에서 먹게 되는 음식은 같은 맛 이어도 다르게 느껴진다. 결핍과 약간의 고통은 어쩌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요소일지도 모른다. 그런 부족함과 불편함의 상태가 해소될 때 우리는 전보다 훨씬 강한 강도로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삶을 평가할 때 우리는 만족을 행복으로 착각하는 실수를 대단히 빈번하게 저지른다. 그렇다면 그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 행복은 우리가 무엇인가를 경험하는 바로 그 순간 체험된다. 그러니까 행복이란 단지 현재에만 존재하는 것이다. 그에 반해 만족이란 그러한 행복의 느낌에 대해 우리가 머릿속에 간직하고 있는 무엇이다. 그러니까 만족은 되돌아보는 시선 속에 존재한다. (p. 300~301)



행복과 만족을 혼동했기에, 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삶을 실제보다 덜 행복하다고 여겼던 걸지도 모른다.





책 속에서 찾은 행복해지는 방법들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아래와 같다.


1. 상심에 빠졌을 때는 성공이 보장된 손쉬운 과제를 수행함으로써 부정적 사고의 사이클로 약화된 왼쪽 앞이마뇌를 다시 움직이도록 만든다.


2. 운동을 통해 작은 성취감을 느껴보는 것 역시 이 관점에서 도움이 된다. 게다가 운동은 그 자체로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운동은 뉴런이 새로 형성되게 자극하고, 세로토닌과 엔도르핀을 방출하는 작용을 함으로써 천연 항우울제 역할을 한다.


3. 행복일기를 써 본다. 내게 주어진 기쁨의 순간들을 글로 표현해 봄으로써 그것을 명확하게 각인 시켜 내 삶이 기쁨의 조각들로 채워져 있음을 확인하고 기억하게 한다.


4. 익숙한 것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기쁨을 느껴본다. 순간적인 기쁨의 순간을 온전히 느끼면서 그동안 나를 괴롭히던 근심과 불안을 잠시 잊어본다.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의 권태에 새로운 자극을 추가해야 한다. 즐거움의 종류를 바꾸어 행복감이 무뎌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말이다. 새로운 만남, 새로운 도전, 그리고 책을 읽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새로운 변화가 주는 즐거움을 기억하자.


5. 어떤 종류의 일이든 그것에 몰입하여 빠져드는 경험은 우리에게 좋은 감정을 일으킨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분비된 도파민은 몰입의 과정 동안 기분 좋은 느낌이 들도록 만든다. 또한 몰입한 일의 성공에 대한 기대감도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켜 몰입의 즐거움을 높인다.


6. 명상을 해본다. 명상은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근육이 느슨해지게 하고 뇌파를 알파파로 변화시킨다. 맥박과 혈압도 떨어뜨리고 혈중 스트레스 호르몬의 양을 줄어들게 하여 면역체계를 강화시킨다. 뇌는 이러한 신체의 감각과 변화를 행복의 상태로 해석하게 된다.






행복을 찾아나서는 길에서 가장 중요한 연습은 바로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를 아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특별한 방법을 배워야 할 필요는 없다.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자극들에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반응을 보이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습관들로 조금씩 실험을 해 보자.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점차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자신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반응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 질문에 모든 사람은 각자의 대답을 찾게 될 것이다. 이 지구상에는 70억의 인구가 살고 있다. 따라서 행복에 이르는 길 역시 70억개가 된다. (p. 406)





<행복의 공식>은 행복의 실체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 뇌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 행복의 비결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이 책과 함께 행복이 어디에서 오는지, 그리고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각자의 답을 얻어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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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에드워드 - 살아남은 아이, 유일한 생존자이자 신이라 불린 소년에게
앤 나폴리타노 지음, 공경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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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에드워드>는 항공기 추락사고로 인해 한순간에 부모님과 형을 잃어버린 12살 소년의 이야기이다. 소년은 끔찍한 사고 속에서 단 한 명의 생존자로 살아 돌아와 이모와 이모부에게 맡겨진다. 이 소설은 몸과 마음을 다친 아이가 치유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다.  





최악은 우는 사람들이다. 에드워드는 보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들의 흐느낌은 오르간 곡조처럼 크게 울리면서 공기를 죄다 빨아들인다. 자신의 슬픔과 두려움을 감당하기도 힘든 소년에게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감정을 들이미는 것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생면부지 타인들의 눈물이 그의 생살을 찌른다. 에드워드는 귀가 딸각대고, 사람들은 손수건으로 입을 막는다. (p. 48)




이 소설을 통해 뉴스에서 접하는 끔찍한 대형 사고들의 생존자의 삶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졌다. 사건과 아무 관련은 없지만 그 사건에 흥미를 가지는 사람들이 무심하게 건네는 관심과 위로가 당사자에게 얼마나 아픔을 줄지 생각해보았다. 인터넷의 발달로 피해자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들의 사고 이전의 삶까지 다 까발려지는 환경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상처를 치료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았다. 경험 없이 생각만으로 그런 힘든 일을 겪은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순 없겠지만, 소설의 전개에 따라 주인공의 생각과 마음의 변화를 따라가며 그의 마음에 공감해보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그들의 마음에 한발작 정도는 더 다가가게 되지 않았나 싶다. 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지만 동시에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비행기 추락 사고로 부모와 형을 잃은 에드워드. 그런 에드워드를 사람들은 축복 받았다고 한다. 끔찍한 사고를 겪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것이 축복인가. 심지어 사고에서 살아나 많은 보험금을 받고 유명해진 것을 부러워하고 시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주변 사람들의 죽음 사이에서 혼자 이렇게 살아 남는것을 축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환경에서도 내 삶을 긍정할 수 있을까. 아직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낄 수 있을까. 사고를 겪어 사랑하는 이들을 잃었지만 그 댓가로 돈과 유명세를 얻은 것이, 누군가의 부모가 감옥살이를 하고 있고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을 가진 것 보다 축복받는 삶인가.






네게 벌어진 일에는 이유가 따로 없어, 에디. 넌 죽을 수도 있었지만 죽지 않았을 뿐이야. 복불복이었지. 네가 어떻게 되도록 누가 선택한 게 아니야. 그건 네가 아무 일이나 해도 된다는 뜻이지.” (p. 410)



사고에서 혼자 살아남은 것에 대한 미안함일까 아니면 죄책감일까. 주인공은 죽은 191명을 위해, 그리고 191명의 남겨진 가족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의 축복을 받은 것처럼 보이는 주인공의 삶에는 큰 의미가 있고, 그래서 매 순간을 가치 있고 의미 있게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주인공이 살아남은 건 그저 우연이다. 주인공은 대단한 사명을 위해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죽은 이들의 몫까지 더해 열심히 살아가야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연히 살아남은 것 뿐이다.



생각해보면 우리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뭔가 대단하고 거창한 이유는 없다. 그저 살아가면 된다.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고 꼭 무언가를 성취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정해진 이유가 있어서 내가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일어난 일은 뼛속에 새겨지거든, 에드워드. 피부 속에 계속 남아있지. 없어지지 않아. 자신의 일부가 되어, 죽을 때까지 매 순간 함께할 거야. 처음 나를 만난 순간부터 넌 그걸 안고 사는 법을 배우고 있지.” (p. 439)




주인공 에드워드를 보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은 상처를 낸 사건을 잊어버려 떨쳐내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이 나에게 일어났음을 인정하고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 이구나를 느꼈다.




나에게만 일어난 특별한 불행으로 내 삶을 망쳐버린 것만 같고 그 일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나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어떤 불행으로 마음이 힘들다면 그건 내가 잘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란걸 알아야한다. 그 안에서 원인을 찾고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고 책임을 돌리며 끝없이 괴로움 속에서 고통받지 말길. 그 불행은 그저 그냥 일어난 일일 뿐이다. 괴롭지만 그것을 그대로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혀야 한다.






이 소설의 마지막장을 덮고 나니 마음이 답답하기도 하고 먹먹하기도 하다. 여운이 많이 남는 소설이어서 한동안 다른 책을 읽기가 어려웠다. 끔찍한 비행기 사고에 관한 이야기지만, 소설은 차분하고 담담하게 전개된다. 주인공 에드워드의 심리 변화를 따라가며 그를 안타까워하고 또 그의 회복을 응원했다.




실존인물은 아니지만 주인공 에드워드의 남은 생이 행복하길 바랬다. 그리고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실제 항공기 추락사고(2010년아프리키야 항공 771)에서 홀로 살아남은 그 소년의 삶도 행복하길 바란다.




글은 책과 콩나무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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