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4
루이스 캐럴 지음, 김민지 그림, 김양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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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번 예쁜 일러스트가 인상적이었던 <오즈의 마법사> 이후로 인디고 고전 시리즈 중 고르게 된 책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역시 어릴 때 읽었던 그림 동화 형식의 책 이후로 한 번도 찾지 않았었다. 그림책에서 보았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어서 그런지 책의 초반부는 약간 어색했다. 그러나 새로운 형식에 이내 적응하고 집중하게 되었다.




강둑에서 따분함을 느끼며 앉아있던 앨리스는 흰 토끼 한 마리가 쌩 지나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 그 토끼는 뭔가 이상했다. 옷을 입고 회중시계를 쳐다보며 말을 하는 토끼라니. 지루함에 지쳐있던 앨리스는 토끼를 쫓아가기 시작한다. 열심히 뛰어가던 토끼는 굴 속으로 쏙 들어갔고, 앨리스도 뒷일 따윈 고민하지 않고 굴 속으로 따라 들어갔다. 엄청나게 깊고 깊은 굴을 통과해 도착한 곳은 천장이 낮은 긴 복도였다. 따라가던 토끼는 놓치고 낯설고 이상한 공간에 혼자 남겨진 앨리스.



앨리스가 작은 문을 통과해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하자 몸이 작아지는 음료가 나타나고, 몸이 커져 탁자 위의 열쇠를 잡고 싶다고 생각하자 몸이 늘어나는 케이크가 나타난다. 앨리스가 가게 된 이 ‘이상한 나라’는 꿈 속의 공간 같았다. 모든 것이 내 의식의 흐름대로 이어지며, 말도 안되는 사건들 속에서 내 생각대로 무언가가 ‘짠’하고 나타나는, 그럼에도 크게 이상함을 못 느끼는 그런 꿈 말이다.




“ 집에 있을 때가 훨씬 좋았어. 계속 커졌다 작아졌다 하지도 않고 쥐나 토끼가 이래라저래라 말하지도 않았잖아. 토끼 굴로 들어오는 게 아니었어. 하지만 그렇긴 해도, 이렇게 사는게 더 재미있기도 해! 나한테 벌어질 일들이 너무 궁금하단 말이야! 동화책을 읽을 때마다 그런 건 동화 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그 일을 내가 겪고 있는 거잖아!” (p.57)




이야기는 계속해서 말도 안되고 이상하게 흘러만 간다. 그러다가 갑자기 앨리스는 꿈같은 공간에서 꿈을 깨는 것으로 그곳을 벗어나게 된다. 지루한 현실로부터 떠나 환상의 공간에서 모험을 하고 돌아 온 앨리스를 보며 책을 읽는 나 역시 환상의 공간에서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환상의 공간 속을 거닐다 와서 인지 책을 읽은 뒤에 생각도 더 자유로워진것 같았다.




“언니는 눈을 감은 채 자리에 앉아 자신이 이상한 나라에 와 있다고 반쯤 믿었다. 다시 눈을 뜨면 모든 게 따분한 현실로 바뀌리라는 걸 알면서도. 풀잎들은 단지 바람 때문에 바스락거리는 것이고, 연못이 일렁이는 건 갈대가 흔들리는 까닭이고, 달그락거리는 찻잔 소리는 양의 목에 매달린 방울이 딸랑이는 소리로 바뀔 테고, 여왕의 고함 소리는 양치기 소년의 목소리로 바뀔 터였다. 아이의 재채기, 그리핀의 새된 소리와 다른 이상한 소리들은 (언니가 알기로) 분주한 농장의 소음으로 변하고, 멀리서 들리는 소 울음소리는 가짜 거북의 서글픈 흐느낌을 대신 할 것이다.” (p. 205~206)




모두가 다 아는 그 이야기지만, 새로운 일러스트와 함께 새로운 느낌으로 새롭게 앨리스를 만나고 싶은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또한 동심을 되찾고 싶은 사람, 책과 함께 상상의 공간 속으로 떠나고 싶은 사람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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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 봐요 동물의 숲 - 섬 주민들을 위한 필수 안내서
클레어 리스터 지음, 이현수 옮김 / 제제의숲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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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도 모여 봐요 동물의 숲은 좋아한다. 귀여운 캐릭터와 배경이 만드는 평화로운 분위기도 좋았고, 강한 자극이 없이 전원생활을 즐기는 것도 마음에 들었었다. 아이를 위해 구매했던 게임이지만, 플레이해보니 힐링 되는 느낌에 내가 더 만족했었다. 그런데 평화롭게 정해진 것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모동숲도 더 예쁘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다는 욕심이 조금씩 생기게 되었다. 그런 때에 마침 <모여봐요 동물의 숲> 가이드북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이 책과 함께 더욱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길 기대하면서 아이와 나는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국내 최초 모여 봐요 동물의 숲 공략집이라는 이 책은 정말 기본 중의 기본부터 설명을 해 주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섬에서의 기본 생활섬에서의 생활그리고섬 크리에이터로 나누어 나만의 무인도 생활을 즐기도록 이끌어준다.



첫번째로 나오는섬에서의 기본 생활에서는 게임을 처음 시작하여 캐릭터의 이름과 생일을 정하고 아바타를 만드는 것부터 설명한다. 뒤이어 섬의 위치 선정에 관한 팁과 경제생활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아이와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하여 플레이하면서 알게 된 것들인데, 이 책은 처음부터 자세히 알려주니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꽤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두번째섬에서의 생활부분에서는 나의 공간인 집에 대해, 그리고 박물관과 상점 및 판매상들에 대해 소개한다. 또한 정원 가꾸기, 이벤트, 섬 투어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두번째 파트를 가장 열심히 읽었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이벤트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다가올 시간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8월의 일요일 밤마다 열린다는 불꽃놀이가 매우 기대된다!!), 방법을 몰라서 해보지 못했던마일 여행권을 이용한 섬 투어를 처음 떠날 때는 함께 기뻐했다. 우리의 섬에 없던 나무와 꽃을 캐와서 집 주변 공간에 심고 꾸미는 재미를 새롭게 얻게 되어 좋았다.



마지막섬 크리에이터부분은 섬을 더 재미있고 예쁘게 꾸미는 것에 대한 내용이었다. 여기서는리폼 키트와 너굴 스마트폰의 마이 디자인을 이용한 작업에 대해 설명한다. 나는 게임을 띄엄띄엄 하다 보니 마이 디자인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몰랐는데, 이 책 덕분에 옷도 만들고 그림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아이는 아이대로 새로운 공간을 꾸미는 것을 기대하는듯했고, 나 역시 나대로 그런 공간을 꿈꾸게 되었다. 책 속에서나만의 도서관을 꾸며 놓은 것을 보았는데,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나도 그 공간처럼 꾸며보고 싶다는 바람도 생겼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좋아하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 책과 함께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면 아이에게도 그 시간들이 부모와 함께한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모동숲’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모동숲을 좋아하는 아이를 둔 부모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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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 애착장애
오카다 다카시 지음, 이정은 옮김 / 메이트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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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육아서에서 아이와 주양육자간의애착관계 형성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동안은 아이를 기르는 엄마의 입장에서애착이란 것을 바라보았을뿐, 성인과는 큰 관련이 없는 개념으로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은 다 큰 어른들이 과거의 잘못 형성된 애착으로 마음의 병을 앓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 보였다.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들 중 일부도 어쩌면 불안정한 애착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어릴 때 제대로 쌓지 못했던 애착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고통받는 것일까? 혹시 내가 놓쳤던 무언가 때문에 내 아이도 언젠가 마음을 다치는 일이 있지는 않을까? 이 책의 제목만 보아도 많은 고민과 걱정거리들이 생겨났다. 나는 복잡한 머릿속의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오늘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 애착장애>의 첫 페이지를 넘겼다.





♣ ♣



책 속에서 인상깊었던 부부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원래 애착 타입은 한 살만 돼도 이미 차이가 드러나는데, 이후 성장 과정을 통해 다양한 수식을 받거나 선천적 기질과 후천적 체험이 융합하면서 여러 갈래로 진화해간다. 최종적으로 완성된 인격은 특성이 완전히 딴판이어서 같은 회피형이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다.


회피형 같은 경우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내성적 타입으로, 자기 주장을 하거나 타인과 적극적으로 접촉하기를 꺼리며 행동을 억제한다. 또 하나는 오만한 타입으로, 건조하고 공감 능력이 부족하며 상대를 업신여기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한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태도는 고압적이며 상대를 힘이나 논리로 굴복시키려고 든다.” (p. 74~75)


같은 유형의 애착 타입이어도 자라면서 여러 갈래로 나뉘어 다른 모습을 띄게 된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다른이와 관계를 맺지 못하고 혼자 있기를 원하는 사람과 자기주장이 강하며 자신감을 넘어서 자만이 심한 사람은 서로 전혀 다른 문제를 가진 것 같아도 들여다보면 뿌리가 같다.







“ ‘수학 불안(mathematics anxiety)이라는 전문용어가 있다. 수학을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인지적 능력 외에 문제를 풀 때의 불안이 관련한다. 이것이 수학 불안이다.


(중략)  최근 연구에서 수학 불안이 애착 안정성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어릴 적에 애착이 불안정하면 수학 불안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성별이나 나이, 지능지수와 관계없이 인정되었다. 안정된 애착은 아이가 능력을 발휘하는 데 큰 도움을 주지만, 애착이 불안정하면 실력보다 못한 성적에 만족해야 한다.” (p. 79~80)


‘수학 불안에 관한 내용은 흥미로웠다. 수학 문제를 잘 풀지 못하는 것이 애착과 관계될 수 있을 줄은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마음 속에 불안이 가득하다면 공부뿐만 아니라 다른 작업들을 수행하는 데에도 많은 불편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물론 수학 성적이 불안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애착 안정성이 수학 성적에 관여하는 비율은 약 20%’(p.80) 라고 한다. 그렇지만 20% 정도의 비율은 아이의 시험 성적, 입시 합격여부 등에는 꽤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제는 아이의 낮은 수학 성적을 보며 아이를 야단치기 전에, 부모 스스로 아이에게 어떤 불안감을 안겨주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부터 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 같다.







이 두가지 이야기는 의존하던 알코올이나 약물을 제거한다고 진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려준 사례다. 안타깝지만 의존이라는 건, 그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라는 점이다. 의존은 나쁘다거나 그만두어야 한다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p. 121)


책 속에는 각각 알코올과 각성제에 의존하던 두 환자의 사례를 소개한다. 그들은 의존하던 대상을 힘겹게 끊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살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존증 환자가 백해무익한 의존 대상을 끊어버리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당사자에게는 자신을 갉아먹는 그것이 살기 위해 붙잡고 있는 마지막 생명줄 일지도 모른다.









애착 장애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장애이므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극복할 수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안전기지의 부재다. 안전기지가 되는 존재와의 관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동시에 스스로 일어서서 고통을 버텨내고 길을 걸을 수 있게 만드는 기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것이 없으면 자립하기 힘들다.” (p. 225)







아내는 남편을 뒷바라지하는 것을 귀찮아하고 아이는 부모를 돌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라는 생각이 일반화됐다. 남자도 여자를, 또한 여자도 남자를 보살피지 않는다. 모두 자기 일만으로도 정신이 없다. 남을 돌아볼 여력이 없다.


부모에게조차 제대로 양육받지 못한 아이는 부모에 대한 애착이 없으므로 나이든 부모를 보살피려고 들지 않는다. 부모는 커녕 자기 자식을 키우기도 부담스러워하며, 남에게 맡기는 게 보통이 되었다. 돌봄의 아웃소싱이 진행되며 직접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p. 242)


저자는 일본 사회에 대해 말한 것이지만 이는 요즘 우리나라에도 해당되는 이야기 같았다. 저자는 일본 사회가 회피형 애착 으로 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현재 우리가 겪는 사회 문제들 중 몇몇은 불안정한 애착이 원인이 된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크고 작은 파도를 만나게 된다. 내 아이가 살아가면서 맞닥드릴 파도 앞에서 힘들어할 때 아이가 믿고 기댈 수 있는 튼튼한 기둥이 되어주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애착이다. 안정된 애착 관계를 쌓아 아이가 안심하고 쉬어갈 수 있는 안전기지가 되어주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성인들이 겪는 마음의 문제들 속에 불안정한 애착이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혀 관계없어 보였던 신체적 증상들에도 애착은 관련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엄마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깨닫는 시간을 가졌다.



어릴 때 부모와 맺는애착관계가 인생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고 싶다면, 마음 속 어떤 부분이 아프고 불편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좋은 책 추천합니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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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인류 - 메타버스 시대, 게임 지능을 장착하라
김상균 지음 / 몽스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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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좋아하는 남편과 막 게임을 좋아하기 시작한 아이를 보면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곤 했다. 내가 게임을 좋아하지도, 즐겨하지도 않아서인지 게임에 빠져 있는 둘의 모습을 보면 뭔가 모를 답답함을 느꼈다. 매체에서 보도되는 게임의 유해한 점들만 떠오르면서 왠지 말려야만 할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전 이 책 <게임 인류>의 소개글을 보며 내가 뭔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메타 버스 시대, 게임 지능을 장착하라란 문구를 보니 게임을 즐겨 하는 것이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닌 듯 한데..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나서 남편과 아이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어떻게 바뀔지 또한 궁금했다. 나는 그러한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이 책을 읽게 되었다.











게임은 동서양의 여러 문화권에서 역사의 주요 장면에 등장한다. 때로는 신의 뜻을 가늠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때로는 새로운 지식을 태동시킨 불쏘시개였으며, 사회생활과 삶의 방향을 일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역사에 기록된 게임은 인간에게 즐거운 경험과 다양한 배움을 주는 도구이자 성장의 동반자였다. 네덜란드의 역사·문화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인류의 역사, 문화, 사회에서 놀이와 게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현생 인류를 놀이하는 인간, 즉 호모 루덴스라 정의하기도 했다.” (p. 33)


저자는 오래전 귀족들의 고급스러운 취미 생활이었던 게임이 산업혁명을 거치며(우리나라의 경우 6.25 이후 급성장 시기를 거치며) 쓸모없는 것으로 전락했다고 한다.






어른들이 원더랜드를 찾아 게임으로 진입하는 이유도 이러한 결핍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직장 업무는 탐험-소통-성취가 있어도 대부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서 주어지는 것들이다. ‘의무가 더해지면 미션에 온전히 공감해 나의 미션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 시키니까 해야 하고, 그래야 월급을 받을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게임 속 원더랜드의 모든 탐험-소통-성취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미션을 선택할 자유가 있고, 그 과정에서 공감이 더해지며, 내 미션이라는 소유감도 있다.” (p. 60)


인간이 게임에 이끌리는 심리를 잘 파악하여 실생활에 활용한다면 업무능력이나 공부에서도 능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을 통해 유저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저자는 '도전', '경쟁', '탐험', '자기표현', '고난' 등 게임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경험에 대해 20가지 정도 이야기한다. 그러나 매출을 위해 자극적이기만 한 게임을 만들어 도박과 같은 중독을 일으키는 게임도 있기에, 좋은 게임을 가려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여 말한다.




게임과 협업하는 명품 브랜드의 이야기들도 놀라웠다. 루이비통은 2019년 <리그 오브 레전드>와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였다. 게임 속 캐릭터의 스킨을 제작하기도 하고, 게임 속에서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생각보다 많은 분야에서 게임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또한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란 게임 속에서 선거 유세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고 한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세상은 많이 변했고 나만 뒤쳐져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집 열 장 풀면 한 시간 동안 게임하게 해줄게.” , “학원 안 가면 오늘 게임 시간은 없어.” 처럼 갈망의 대상과 회피의 대상을 묶어서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반복되면 아이는 게임=좋은 것, 공부=나쁜 것으로 인식하고, 결국 공부란 게임을 방해하는 짜증 나는 것이 되어버린다. 게임을 못 하게 된 분노가 고스란히 공부를 향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을 더욱 갈망하고 공부를 더욱 싫어하게 될 것이다.” (p. 159~160)


아이가 정해진 양의 공부를 끝내면 보상의 개념으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규칙을 정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오히려 공부를 더 멀어지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






책도 읽고 게임도 하면 좋겠지만, 게임이 훨씬 자극적이고 직관적이다 보니 아이가 게임에 노출되는 순간 책 읽기를 싫어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이럴 때 좋은 게임을 찾아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다.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처럼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개발한 모바일 게임이 있다. 이런 게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소설에도 관심이 생기고, 관심이 호기심으로 발전되면 아이 스스로 책을 찾아 읽게 된다.” (p. 166)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게임들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찾아보니 닌텐도 스위치에서 플레이할 수 있던데, 아이에게 고전소설 읽기를 강요하기보다 이런 게임을 추천해주며 다양한 통로로 고전에 관심을 가지도록 이끌어준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게임은 동료 학습 효과가 크다. 친구 10명이 특정 게임을 한다면 유행처럼 나도 해야 하는 것으로 인지한다. 부모도 교사도 게임은 대화의 소재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또래들끼리 주고받는 정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아이와 함께 게임을 즐기라.”는 말이 조금 부담스럽더라도 시도해 볼 것을 권한다. 책을 읽은 후 독서 노트를 작성하거나 책의 내용에 대해 대화를 나누듯 자녀와 게임에 대한 얘기를 나누게 될 것이다. 그래야 게임 연령을 무시한 자극적인 스토리나 그래픽, 광고로부터 자녀를 보호할 수 있다. 직접 플레이하기 어렵다면 유튜브, 트위치 등을 통해 게임 방송을 보는 것도 괜찮다.” (p. 168)


게임에만 빠져 부모와 대화가 단절된 자녀를 둔 경우에, 부모가 먼저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을 해보면서 아이의 마음에 다가가 보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책의 뒷 부분에서는 게임과 관련된 직업을 소개하는 내용도 있었다. 새로운 게임 하나를 개발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작업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게임과 관련된 직업이라고 하면 프로게이머와 게임 스트리머, 그리고 게임 개발자 정도를 떠올렸는데, 이 책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어떠한 일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 아이가 게임 관련 직업을 갖고 싶어한다면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었다.











저자가 게임을 너무 긍정적인 시각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내용들은 나의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주었고, 미래 사회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기에 의미가 있었다.




가까운 우리의 미래와 게임의 접점이 궁금하다면,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가 걱정된다면 <게임 인류>를 읽어 보길 추천한다.


이 책은 내가 몰랐던 분야의 지식을 채우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게임과 관련된 변화들은 꽤나 생겨나고 있었지만, 내가 관심이 없다는 이유로 알아보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나처럼 게임은 나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특히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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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식단 - 죽을 때까지 머리가 좋아지는 한 끼의 기술
맥스 루가비어.폴 그레왈 지음, 신동숙 옮김, 김희진 감수 / 앵글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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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맥스 루가비어는 어느 날 어머니의 상태가 조금 이상한 것을 느꼈다고 한다. 걸음걸이가 조금 달라진 것을 시작으로 기억력 감퇴의 증상이 나타났고, 결국 그의 어머니는 58세에플러스 파킨슨병이란 진단명과 함께 파킨슨병 약과 알츠하이머병 약을 처방받아 오게 된다. 아직 한창 나이의 활기찬 뉴요커였던 어머니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질병으로 충격을 받게 된 저자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에 대해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언론인이라는 본인의 신분을 활용하여 전세계의 학자들과 연구원들을 인터뷰하고, 수천 편의 논문을 탐독하며 조사를 해나갔다고 한다. 가족력이 없었기에 저자는 어머니의 질병을 외부적인 요인, 특히 식습관과 연관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천재의 식단>은 뇌 건강 및 기능과 관련된 사실들을 밝히고, 현대 인류 공동의 문제에 맞서기 위한 새로운 통합적 원칙을 제시하기 위한 책이다. 우리는 가장 먼저 현대 사회의 피해자가 된 음식들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최상의 두뇌를 만들 수 있는 원자재임에도 이 음식들은 오늘날 값싼 합판에 비유할 수 있는 형편없는 식품들로 대체되었다. 이 책의 각 장에서는 를 기준으로 하여 최적의 뇌 기능 유지에 필요한 요소들(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세포막에서 혈관과 장 건강에 이르기까지)을 살펴볼 것이다. 각 장 끝에는 해당 장에서 다루었던 유익한 요소들이 많이 들어 있는 이른바 지니어스 푸드를 소개할 것이다. 또한 책 뒷부분에는 인생 두뇌를 위한 실천 방안을 세부적으로 소개하고, 정리해두었다. (p,. 19)






책 속에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최신의 영양정보들이 가득했다. 식품 속 성분들이 그저 단순히어디어디에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그것이 왜, 어떻게 좋고 나쁜지에 대한 설명을 상세히 써두어 읽으면서 더욱 신뢰가 갔고 더욱 잘 이해가 되었다.



똑똑한 뇌를 넘어서, 우리의 건강한 몸을 위해, 활기찬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가 가득하니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어보았으면 한다. 많은 정보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1.


그럼 경화유 섭취를 피하기만 하면 안전할까? 애석하게도 다불포화지방을 가공하는 것만으로도 트랜스 지방이 만들어진다. 연구원들은 일반적으로 병에 담겨 판매되는 식용유 속에 소량의 트랜스지방이 잠복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심지어 유기농이며 착유기로 압착해서 짜낸 카놀라유에도 트랜스지방이 5%나 들어 있다.” (p. 85)








2.


쥐들에게 과당 또는 포도당 중 한가지를 골라서 동일한 열량을 공급했을 때 포도당(감자녹말 등)은 포만감을 유발했다. 반면 과당은 어찌된 일인지 식욕을 자극해서 더 많이 먹게 만들었다. 우리는 이 결과를 통해 당분, 그중에서도 특히 과당은 과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중략) 소금, 설탕, 지방, 밀가루가 한데 섞여서 쾌감을 극대화하고, 뇌의 보상 체계를 인공적인 최고의 만족 상태로 유도한다. ‘한 번 뜯으면 멈출 수 없다는 유명한 광고 문구가 과학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미다.” (p. 110)


그래서 달달한 간식은 이상하게 더 많이 들어가고 자꾸만 먹고 싶었구나...






3.


흔히 과일을 먹는 것은 건강한 습관 중 하나라고 알고 있지만 과하게 섭취될 경우에는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 우리의 먼 조상들은 겨울에 지방을 축적해 살아남기 위해 당분이 많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유리했던 점을 생각해볼때, 지금의 우리가 먹는 당도 높은 과일들은 일년 내내 겨울을 대비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당분 함량이 높은 과일(예를 들면 무화과, 대추야자, 망고, 바나나, 파인애플 등)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가공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와 비슷한 신진대사 교란이 일어날 수 있다.’(p. 119)고 한다.


앞서 언급되었지만 이는당분이 높은과일에 관한 이야기이며, ‘천연 항산화제가 많으면서도 당분 함량이 낮은 코코넛, 아보카도, 올리브, 생 카카오 등’(p.120)과 베리류의 과일들은 기억력 증진 및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블루베리의 안토시아닌은 혈액뇌장벽을 통과해 뇌의 해마에 축적되는데, 이 부위는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곳이다. 한 연구에서는 블루베리(와 딸기)섭취가 인지력 저하를 2.5연 늦추는 효과’(p.125)를 보였다고 한다. 베리류들은 모두 뇌 건강에 이롭다고 하니 오늘부터 베리들을 챙겨먹어야겠다.






4.


인슐린 저항성은 알츠하이머병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아주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80%가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며, 이들 중에는 제2형 당뇨 증세가 완전히 발현된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관찰 연구들은 제2형 당뇨병이 있으면 알츠하이머병이 생길 가능성이 두 배에서 최대 네 배까지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종합해서 계산하면 모든 알츠아이머병 환자의 50%는 고인슐린혈증을 원인으로 볼 수 있으며, 갈수록 많은 연구원들과 의사들이 알츠하이머병을 3형 당뇨병이라고 부르고 있다.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은 인슐린 수치가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증 기준치보다 낮더라도 만성적으로 높으면 뇌의 수행력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p. 143)


당 섭취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느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치매는 최초의 증상 발현 시점으로부터 최대 30년 전에 시작된다고 한다. 어쩌면맛있는음식을 위주로 먹어 온 나도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내 곁의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그리고 나 자신 또한 즐겁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정신차리고 준비해야겠다.






5.


그 결과 장에 프레보텔라 세균의 비율이 높은 사람의 기억 중추가 덜 활동적인 데 반해, 감정과 감각을 관장하는 뇌 영역 사이의 연결성은 강화되어 있었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줬을 때 이 여성 피험자들은 더 강하게 반응했다. 반면에 또 다른 흔한 장 세균인 박테로이데스가 많은 피험자들은 동일한 이미지를 보고 나서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구조적으로는 이들의 기억 중추가 훨씬 컸고 집행 기능의 중심 역할을 하는 전두엽의 용적도 더 넓었다. 즉 프레보텔라는 적고 박테로이데스는 많은 피험자들은 감정적으로 더 강하고 안정되어 있었다.” (p. 265)


저자는 세균이 피험자의 뇌에 영향을 끼친 것인지, 피험자의 뇌가 장내 세균 배합을 바꾼 것인지 알 수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장내 세균의 종류와 뇌의 기능이 어느정도 연관이 있음은 알 수 있다. 앞서 말한프레보텔라 세균은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는 사람의 장에 많다고 하니 정제 탄수화물의 비율을 줄이고 섬유질이 많은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 책을 읽은 후 장바구니에 담기는 품목들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평소에 잘 먹지 않던 아보카도, 베리류의 과일들을 담게 되었고, 식사로 부족한 영양 성분들을 보충하기 위한 보충제도 구매하게 되었다. 간편하거나 맛있다는 이유로 선택했던 식품들이 내 몸속에서 일으키는 변화들로 인해 조금씩 녹슬어갈 내 모습을 상상하니 끔찍했다. 먼 훗날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노력해야겠다.


이런 좋은 책은 널리 널리 소문이 퍼져 많은 이들이 보았으면 한다. 약간 두껍다고 느낄 수 있는 두께이지만 책 속 내용들은 최신의 유용한 정보들로 꽉 차 있었다.




최신의 영양학 정보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식품을 통해 인지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궁금한 사람에게, 그리고 건강한 식단으로 건강한 노후를 준비하고 싶은 사람에게 <천재의 식단>을 추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즐겨 먹고 있는 현대인의 식단과 늘어나는 뇌 질환들이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대기업의 이익을 위한 연구와 광고에 우리가 잘못된 선택들을 해 왔다는 것 또한 알게 될 것이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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