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수달 가족 이야기 보고 느끼는 도감
신응섭 지음 / 진선아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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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섬진강에 살고 있는 수달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섬진강에서는 재작년 겨울 수달 부부가 결혼하여 이듬해 봄에 아기 수달 남매 강이와 달이를 낳았다고 한다. 그러나 섬진강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수달 가족은 새 보금자리로 이사를 갈 수밖에 없었고, 아빠 수달은 가장 앞장서서 가족을 이끌고 가던 중 불행히도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어 세상을 떠나게 된다. 수달 가족의 슬픔을 아는지 섬진강도 슬픔에 잠긴 듯 여름을 보내게 되고계절이 지나 다시 발견한 수달 가족은 다행히도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단순히 수달의 관찰일기를 들려줄 거라 생각하고 펼쳤던 책에는 의외로 슬픈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책은 인간을 편리하고 즐겁게 만드는 것들 때문에 수달 가족이 아빠를 잃은 이야기를 보여주며,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삶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었다.








기본 틀이 되는 이야기 외에도 어린이 도감답게 책에서는 수달의 보금자리, 물고기를 먹는 모습, 헤엄치는 모습 등을 실제 사진으로 보여준다. 또한 수달의 생애, 수달의 외형적 특징, 엄마 수달이 아기 수달을 길러내는 모습과 과정도 보여준다. 그래서 수달의 진짜 삶과 생활이 궁금했던 아이에게는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또 이 책에는 수달뿐만 아니라 섬진강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들도 소개하고 있다. 쇠오리, , 왜가리, 기러기, 황어, 남생이 등 많은 생물들이 그곳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섬진강 쪽으로 여행 계획이 있다면, 이 책을 먼저 읽어본 후 책에서 보았던 생물들을 여행지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귀여운 수달 가족의 실제 삶이 궁금하다면, 수달을 주인공으로 한 생태 사진 동화에 관심이 있다면, 아이와 섬진강 부근으로 여행 계획이 있다면, 이 책 <섬진강 수달 가족 이야기>를 추천한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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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집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8
이사벨 아옌데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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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아메리카의 소설을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낯선 만큼 초반에 몰입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막상 읽어보니 그것은 기우였다. 초반부터 클라라의 영적 능력, 외삼촌의 죽음, 로사의 죽음 등 사건은 계속해서 터져 나왔고, 소설을 읽을수록 스토리에 더욱 빠져들어 2권으로 넘어 가면서부터는 빠른 속도로 책장이 넘어갔다. 소설은 칠레의 굴곡진 근대사를 환상적인 이미지와 함께 보여주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 나 역시 혼란의 세계 속에 휩쓸려 들어가 있었고, 갈수록 마음이 어지러워졌다. 그들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근현대사가 겹쳐 보이기도 했다.




알바는 군인들의 행동 역시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들 대부분이 중간 계급이나 노동자 계급 출신이기 때문에 역사적으로는 극우 쪽보다는 좌파에 더 가까웠다. 알바는 나라가 왜 내전 상태에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전쟁은 군인들의 작품으로, 그들이 받은 훈련의 결정체이자 그들 직업의 빛나는 훈장이라는 것도 깨닫지 못했다. 군인들은 평화 시에는 빛을 발할 수가 없었다. 쿠데타는 군인들이 병영에서 받았던 훈련과 맹목적인 복종, 무기 사용법, 그리고 일단 양심의 가책을 외면하고 나면 습득이 가능한 다른 기술들을 실제로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 [영혼의 집 2], p. 243)




그렇지만 이제는 그런 증오심마저 사라졌다. 집으로 돌아와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몇 주가 지나면서 증오심이 많이 희석되었고 날카롭고 또렷하던 면들도 많이 무뎌지고 뭉뚱그려졌다. 그 어느 것도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은 없었다. 그 모든 일이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짜여진 운명에 상응하는 것이었으며, 에스테반 가르시아도 그 일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우리는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라는 시간의 환상을 믿고 있다. 그러나 전 시대의 영혼들이 공간 속에 모두 뒤섞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던 모라 세 자매가 말한 것처럼 모든 사건들이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었다.” ([영혼의 집 2], p. 326~327)





<영혼의 집>은 이사벨 아옌데가 자신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모델로 쓴 소설이라고 한다. 작가의 실제 삶도 소설 속 알바처럼 외갓집에서 아버지 없이 자랐다고 하며, 군부로부터 쫓기는 사람들을 도와주었고 그로 인해 망명까지 가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을 괴롭혔던 것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대갚음해 주기보다는 기록이라는 사명으로 승화시킨 알바. 그녀의 깨달음은 다소 종교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것만이 고통을 견뎌내고 자신의 삶을 긍정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었나 싶다.



이 작품을 통해 칠레의 근대사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작가가 전해주는 폭풍 같았던 시대 속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 시대를 겪지 않은 나에게도 다양한 감정과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다. 특히 마지막 결말 부분의 알바의 말은 책을 덮고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았다.



강렬한 색깔로 채색된 소설을 읽고 나니 머릿속에 잔상이 오래 남았다. 칠레의 근대사에 관심이있는 이에게, 강렬한 스토리의 소설을 찾는 이에게, 라틴 아메리카의 마술적 리얼리즘을 느껴보고 싶은 이에게 <영혼의 집>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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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궁극 : 서평 잘 쓰는 법 - 읽는 독서에서 쓰는 독서로 더행의 독서의 궁극 시리즈 1
조현행 지음 / 생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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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으면 써야 합니다. 일 년에 100권을 읽어도, 그저 읽기만 했다면 무용합니다. 백날 읽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쓰기가 가진 효과 때문입니다. ‘쓰기는 책의 내용을 되새기게 하고, 이해하고, 생각하게 합니다. 또 나아가 자신의 삶을 성찰하게 하죠. 읽는 인간에서 생각하는 인간으로 변환시키는 것입니다. (p. 7)




저자는 책을 한 권 다 읽고도 그 책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면 읽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독서는 인지, 사고, 표현의 과정을 거쳐야 읽는 이에게 가치 있는 독서가 된다고 말한다. 읽고, 생각하고, 말로써 표현하는 것. 이것이 독서의 3단계이며, 이 책은 이 3가지에 대해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해 마지막에는독서의 궁극서평을 잘 쓸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저자는 도입부에서 독후감과 서평, 비평을 구분 짓고 그 차이를 쉽게 설명해 주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독후감과 서평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관적인가 / 객관적인가 였다. 비평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 시대적 역사적 배경과 맥락을 짚어주고 그 의미를 탐색하는’(p.22) 역할까지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책을 재미있다고 느끼고 재미있다고 쓰면 그것은 독후감이다. 그러나 재미있다고 느낀 부분이 왜 재미있는지를 세세히 따져보고, 분석해보는 것이 서평의 출발이라 할 수 있다. (p. 19)




글을 써 본 사람은 알겠지만, 글은 생각이 있어서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생각을 만드는 훈련이다. 쓰면서 생각이 만들어지고, 쓰면서 그 생각을 발전시키고, 쓰다보면 새로운 생각이 창출된다. 우리는 글을 쓰면서 생각의 지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고치면서 생각을 전환시키고, 그것을 가다듬으면서 사고를 더 넓고 깊게 할 수 있다. (p. 27)


저자는 독서의 궁극이 바로 서평 쓰기라고 말한다. 독서 활동은 읽는 이로 하여금 세상에 대한 이해도를 넓혀주고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도록 만들어주는데, 서평을 쓰는 행위가 그러한 능력을 발달시켜 준다는 것이다.




좋은 서평이란 서평자의 독창적인 해석이 담긴 서평이라 할 수 있다. 독창적인 해석이란 책의 내용을 요약해서 전달하는 것에 그치는 서평이 아니라 책이 담고 있는 내용들을 현실에 적용하여 사유하고 그 결과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또 나아갈 방향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글이라 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이 우리 삶과 결코 동떨어진 것이 아닌, 책을 통해 지금 현재를 사유하게 하는 서평이 좋은 서평으로서의 자격에 부합한다. (p. 113)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의 나의 쓰기에 대해 반성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서평이라기보다는 독후감에 가까운 글을 써왔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는 저자가 제시한 팁에 따라, 매일 조금씩이라도 필사를 규칙적으로 해나가야겠다. 또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며 나만의 생각, 해석을 만들어 내야겠다. 저자가 생각하는 좋은 서평은 책의 내용을 쉽게 알아듣도록 전달해야 하고, 책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의미를 따져봐야 하며, 독창적인 해석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 글을 쓸 때 이 세 가지를 꼭 염두에 두고 체크해보아야겠다.



서평쓰기를 주제로 한 책의 리뷰를 쓰는 일은 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이전과는 달라진 글을 써야 할 것만 같고, 서평이라 부를 수 있을 만한 글을 써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란 말처럼 당장은 부족하지만 한 걸음씩 걸어가 보려 한다. 저자가 소개한 다양한 방법들을 활용해 글을 쓸 때마다 하나씩 시도해보며 어제보다 한걸음 나아간 글을 쓰고 싶다.



읽고 쓰는 독서에 관심이 있는 사람, 자신의 서평을 점검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 <독서의 궁극>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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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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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스키타 헤이스케 40세 가장이었다. 사촌 오빠의 장례식에 참석하러 떠난 그의 아내 나오코는 남편의 끼니를 미리 챙겨 두고 떠났고, 그는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아내가 준비해 둔 음식을 먹으며 스모 경기의 결과를 듣기 위해 텔레비전을 시청 중이었다. 그런데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뉴스가 흘러나왔고, 곧이어 그는 자신의 아내 나오코와 딸 모나미가 타고 갔던 버스가 절벽에서 추락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사고로 중상을 입은 아내는 곧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뇌 손상으로 의식이 돌아오기 어렵다던 딸 모나미는 기적적으로 깨어나게 된다. 그런데 의식을 되찾은 딸은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여보, 내가 하는 얘기······ 믿어줄 거야?” 모나미가 물었다.

그럼, 믿고말고. 모나미가 하는 말이라면 아빠는 뭐든 다 믿어.” 딸을 향해 웃음을 건네면서 헤이스케는 말했다. 그리고 말한 뒤에 의문을 느꼈다. 여보, 라고? (p. 39)


딸의 몸에 들어간 엄마의 영혼. 그렇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아내가 아닌 딸이었다는 걸까.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등 의문점은 많았지만 어디에서도 명확한 답을 찾아내지 못하고 그들은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나오코는 6학년이었던 모나미의 삶을 이어 가기로 하고 모두에게 비밀을 숨긴 채 새 학기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헤이스케는 실제로는 딸을 잃었다고 볼 수 있지만, 아내를 딸의 모습으로 보아야 하고 딸의 이름으로 불러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잃은 사람이 누구인지 혼란스러워한다. 아내이지만 진정한 아내의 역할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딸도 아닌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옳은 것일까.



소설 속에는 여러 가지 비밀들이 나온다. 헤이스케와 나오코 각자의 진심, 그들이 처한 상황을 외부에 숨기는 일, 그들 가족의 행복을 깨뜨렸던 사고를 일으킨 운전기사의 비밀 등 계속해서 비밀은 생겨나고 밝혀지게 된다. 특히 소설 속에는 가족 간의 비밀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전하지 못한 말과 상황에 대한 섣부른 짐작은 오해를 쌓게 만든다. 가장 가깝기에 서로를 잘 알 것 같다고 여겼던 사이도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소설 밖의 우리도 아주 가까운 이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하는 비밀이 하나쯤은 있지 않은가? 소설 <비밀>은 가까운 관계도 때로는 멀어지게 만드는 우리 각자만의 비밀에 대해, 관계에 있어서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하는 비밀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만들었다.


현실에서 비밀은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존재할 때가 많다. 그러나 소설 속 인물들의 비밀은 그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상대방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하고, 그 사람을 위해 비밀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에게 비밀은 상대방을 위한 희생이자 사랑 그 자체였다.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계속 눈물이 났다. 안타깝고 안됐지만 동시에 그들의 마음이 너무나 이해가 갔달까.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도 해보았다. 주어진 것을 바꿀 수 없다면 결국 소설 속 결말이 최선일지도 모른다.



소설 속 딜레마에 빠져 함께 고민해 보기도 하고, 가족과 사랑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며 재미있게 그리고 의미 있게 읽어 나간 소설이었다.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계속 결말 장면이 머리에 그려졌고 떠올랐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주었다는 이 작품, <비밀>을 아직도 읽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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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바이러스 쇼크 - 인류 재앙의 실체, 알아야 살아남는다
최강석 지음 / (주)에듀넷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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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침략으로 자유를 잃은지 벌써 1년 반이 지났다. 과거에 우리를 위협했던 사스나 메르스처럼 이 바이러스 역시 길어야 몇 달이면 잠잠해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고 여전히 우리는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도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끝날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나는 코로나19라는 적에 대해 잘 알고 싶었고, 무성한 소문들 사이에서 진실을 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바이러스와 팬데믹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 <New 바이러스 쇼크>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동물 전염병 국제 전문가 겸 바이러스 학자인 최강석이 쓴 바이러스 이야기이다. (저자는 현재 질병관리청 인수공통감염 전문위원 및 조류 인플루엔자 백신 전문가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책은 바이러스의 기본 특성부터 시작해 과거 우리를 괴롭혔던 위험한 바이러스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전문가가 쓴 책이지만 어렵지 않고 쉽게 잘 읽히는 편이다.




책 내용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을 몇 가지 소개해 본다.



1.

사스와 메르스 바이러스는 모두 박쥐가 기원 동물이었다. 이 외에도 헨드라바이러스, 니파바이러스, 에볼라바이러스 등의 신종 바이러스들도 모두 박쥐가 기원 동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박쥐에서만 유난히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지구상에 박쥐가 1,200  (포유류 동물이 약 5,000종 정도임을 생각해 볼 때 굉장히 많은 숫자임)이나 살아가고 있고, 박쥐가 가진 바이러스는 약 36,000(인간은 약 200여 종의 바이러스를 가짐)이나 되는 데다가, 그들의 긴 수명과 집단생활을 통해 그들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뒤섞이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다른 동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이 쉽다는 것이었다. 새롭게 들려오는 바이러스들과 항상 함께 거론되는 박쥐의 이야기에 의문을 품고 있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궁금증이 조금 해소되었다.




2.

피터 다스작 박사는 지구에 존재하는 육상 척추동물포유류와 조류에서만 약 167만 종의 바이러스가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까지 동물사람포함에서 바이러스 1만여 종을 찾아냈으니,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바이러스가 166만여 종이나 존재하는 셈이다. 알려진 바이러스는 빙산의 일각이다. 거대한 바이러스 저수지에 이제 살짝 발을 담그고 있는 수준인 것이다.” (p. 98)


우리가 아직 모르는 바이러스가 이미 알고 있는 것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을 보며, 인류가 코로나19를 정복한다고 해도 언제 또다시 새롭고 위험한 바이러스가 우리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일었다.




3.

바이러스의 난폭성은 자연 숙주라는 보장된 서식처를 벗어나 새로운 숙주 서식처를 찾아 나설 때 주로 발생한다.   (중략)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증식하기 시작하면 숙주 면역세포의 표적이 된다. 이 경우, 숙주가 이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종간 장벽을 넘어와 새로운 숙주에 정착하는 바이러스는 매우 드물다. 만약 그 숙주가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데 실패하게 되면, 바이러스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숙주 면역체계가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변한다. 그러면 숙주는 엄청난 양의 바이러스에 버티지 못하고 병증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 숙주는 매우 치명적으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p. 117)


공생처럼 숙주와 적당히 타협하여 살아가던 바이러스들은 자연 숙주를 벗어나 새로운 숙주를 만나게 될 때 매우 난폭해진다. 이런 경우는 주로 바이러스가 종간 장벽을 넘어갔을 때이며, 최근 출현했던 신종 감염병 바이러스들이 이에 속한다고 한다.




4.

수천 년 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사람으로 스필오버 과정을 거쳐 인간의 몸에 정착했다. 우리가 겪어왔던 신종 감염병의 최소 75퍼센트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그렇게 넘어왔다. 아직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바이러스들이 야생 세계에서 득실거리고 있고, 이들 중 스필오버 기회를 잡은 바이러스가 어느 날 갑자기 자연계에서 깨어나 인간 세계를 넘볼 것이다. 물론 깨우는 주체는 인간이 될 것이다.” (p. 169)


스필오버 과정은 기존의 자연 숙주와 새로운 숙주 간의 잦은 접촉이 요구된다(보통은 종간의 장벽 때문에 바이러스가 쉽게 넘어오지 못한다). 저자는 우리가 환경을 개발함으로써 야생동물들의 서식처를 빼앗고, 먹이가 부족해진 야생동물이 인간의 영역으로 들어오도록 만드는 것이 앞서 말한 숙주 간의 접촉 빈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말한다.





책은 코로나19 바이러스만을 설명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해 넓게 설명을 하고 있지만, 그 내용들을 들을수록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코로나19를 비롯한 바이러스들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이 책 <New 바이러스 쇼크>를 추천한다. 전염병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유용한 지식을 쉽게 설명한 책이니 널리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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