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분이 초록이 될 때까지 - 매일이 기다려지는 명랑한 식물생활
신시아 지음 / 오후의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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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려식물 아기 잎이 힘이 바짝 들어가 영차영차 하고 나오는 걸 보는 일은 일상의 큰 자극이 된다. 하지만 식물은 환경이 좋지 않거나 뿌리를 키우고 있는 중에는 새잎을 내지 않는다. 나는 식물을 보며 사람도 사회적으로나 외적으로 성장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타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속으로는 엄청난 뿌리를 만들고 있을지 모르니까 말이다. (p. 109)



식물을 키우며 습도나 온도와 씨름하던 시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가 너무 예민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때, 자신의 체질을 탓하기보다 환경을 바꿔 보는 것은 어떨까 하고. 내 안에서 문제를 찾기보다 주변을 바꾸는 방법이 때로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이다. 퓨전화이트에게 이웃 식물과 햇빛이 필요했던 것처럼. (p. 155)



식물에 대한 애정이 그리 강하지 않았을 때는 못생기고 이상한 수형의 식물들이 싫었다. 죽지 않았는데도 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식물들도 매일 돌봐주며 빛을 보여주고 정성들여 관리해주며 곧 아름다운 신엽을 만든다. 몇 번 그런 경험을 한 후에는 아름답지 않은 이상한식물들에게도 새로운 정이 생겼다. 오히려 내가 돌봐주지 못해 그런 모습을 하게 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식물은 아름답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니까. 부족한 내 옆에서 온전하게 살아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다. (p. 183~186)



책의 제목처럼 식물을 키우면 정서가 맑아진다는 사실을 나는 몸소 경험했다. 식물이 저마다 몸집을 키우는 동안 집사는 곁에서 알게 모르게 그 영향을 받는다. 식물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겐 별 것 아닌 일상의 조각들도 무한한 긍정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일단 식물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면 번식할 수 있는 있는 이파리 하나, 먹고 난 과일의 씨앗 하나가 다르게 느껴진다. 식물은 작은 곳에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 (p. 234)







내가 너무나 애정하는 초록이들에 대한 글이기에 끄덕끄덕 공감하며 책을 읽어 나갔다. 저자는 300종의 식물들과 함께 살고 있는 식물 집사로, 유튜브 채널(신시아TV)을 통해 식물 이야기를 전하고, 식물 큐레이팅 쇼핑몰 운영하며 식물 관련 강의도 하고 있다고 한다.



10년 넘게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집안 인테리어에 빠져 있던 저자는 왠지 모를 이끌림에 집안을 초록이들로 채우기 시작했고, 그 아이들을 바라보며 풀멍의 기쁨을 알게 된 후로 식집사의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나 역시 집안의 식물이 건네는 푸릇한 위로와 즐거움을 느껴보았고 그것이 나를 식물 집사의 길로 이끌었기에 저자의 말이 더욱 진심으로 다가왔다. 저자가 풀어놓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들으며 중간중간 그녀의 공간 속 초록이들을 찍은 사진들을 보니 절로 마음이 편안해졌다. (사진에 함께 등장하는 저자의 반려묘 양파도 너무 귀여웠다!) 책 속에는 식집사로서 공감 가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으니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을 만나 즐거운 수다를 떠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식물과 책 모두를 좋아한다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식물 에세이를 찾고 있다면, 식물과 함께하는 삶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이 책 <내 기분이 초록이 될 때까지>를 권해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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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어느 날
조지 실버 지음, 이재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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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2008 12 21일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로리는 퇴근길 만원 버스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계획하고 있었다. 그녀의 계획은 매우 단순하고도 친근했는데, 바로 고향에 내려가 오빠네 커플과 함께 폭식을 즐기며 새해가 될 때까지 쭉 동면하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에 빠진 채로 창문 밖을 바라보던 로리는 버스 정류장에 있던 한 남자에게 시선이 멈추었다. 버스 정류장 의자에 앉아 독서에 열중하던 그 남자. 그들은 우연히 눈이 마주쳤고, 로리는 이름도 모르고 말 한마디 나눠보지 못한 그에게 첫눈에 반해버렸다.



새해를 맞이한 로리는 버스 보이를 찾는 것을 새해 계획으로 세우고 매일 그와 만날 날만을 고대하며 보내고 있었지만, 어디에서도 그를 다시 볼 수는 없었다. 그렇게 시간은 또다시 흘러 일 년 뒤로리는 절친 세라의 남자친구를 소개받는 자리에서 자신이 애타게 찾던 버스 보이, 을 만나게 된다. 바로 친구의 남자친구로 말이다. 로리에게는 친자매만큼 가까운 사이였던 친구 세라였기에, 그녀는 마음이 아팠지만 세라의 남친이 된 버스 보이를 모른척하게 된다. 긴 시간 동안 짝사랑했던 만큼 마음을 떨쳐내기가 어려운 로리, 이상하게 자꾸 여친의 친구에게 신경이 쓰이는 잭, 자신의 절친과 남친이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는 세라. 그들의 삼각관계는 어떻게 진행될지



가벼운 로맨스 소설이 읽고 싶어서 선택했던 책이다. 뻔한 내용으로 전개되지 않을까 싶어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러면서도 뒷이야기가 궁금해 자꾸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 스토리였다. 소설은 그들이 버스 정류장에서 처음 본 날 이후로 9년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자의 시점에서 그들의 속마음을 번갈아 보여주는 전개 방식은 엇갈리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냈고, 스토리가 더 흥미로워지도록 만드는 장치도 되어 주었다. 이 작품은 소설이 가진 분위기도 그렇고, 머릿속에 장면이 잘 그려진다는 점에서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주인공들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 매우 자주 나오는 덕분에 술이 고파지기도 했다.



<12월의 어느 날>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로맨스 소설을 찾는 이에게 권해보고픈 이야기였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가독성 좋은 로맨스 소설을 찾는 이에게도 권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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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보상
신재용 지음 / 홍문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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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화이트칼라 MZ세대가 생각하는공정한 보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왜 지금 공정한 보상이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가 되었는지 살펴보는 것을 시작으로 공정한 보상이란 무엇인지, 보상은 무엇에 근거해야 하는지 등을 알아보고, 보다 공정한 보상을 위하여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저자의 견해를 밝히며 책은 끝을 맺는다.



저자는공정이란 이슈에 가장 민감한 세대가 바로 MZ세대이며, 그들은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매우 실용적인 차원에 가까운’(p. 9) 공정을 원한다고 말한다. 특히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화이트칼라 MZ세대에게 공정한 보상이란 진정한 능력주의에 기반한 보상’(p. 14)이라고 설명하는데, 이것은 그들이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거쳐 온 성장과정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그들은 빠르면 영유아 때부터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 이어진 토너먼트에서 살아남은 승자들이다. 그들은 계속해서 노력했고 자신의 능력으로 주어진 것들을 성취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능력주의를 선호하게 되었고 그 어느 세대보다도 공정함을 외치게 된 것이다. 거기다가 MZ세대들이 이용하는 소속 기반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 쉽게 비교해 볼 수 있는 환경 역시 이런 현상을 부추기게 된다.



‘공정’과보상이라는 키워드로 MZ세대를 분석하고 이해해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웠다. 나 역시 이 세대에 속하지만 우리 세대가 이러한 성향을 가지게 된 원인을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공정함의 개념과 보상 시스템에 대해 내가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고, 내 생각의 근원을 따라가보며 다소 기울어져 있던 생각의 균형을 맞추는 계기를 얻게 되어 좋았다. 공정한 보상이란 주제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또는 이 주제와 함께 MZ 세대의 마음을 이해해 보고 싶다면 이 책 <공정한 보상>을 읽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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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혹하는 이유 - 사회심리학이 조목조목 가르쳐주는 개소리 탐지의 정석
존 페트로첼리 지음, 안기순 옮김 / 오월구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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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를 어지럽히고 병들게 만드는 개소리들. 개소리꾼들은 왜 개소리를 늘어놓는 것이며, 우리는 어떤 식으로 그들의 말에 휘둘리고 있는가. 그리고 개소리들 사이에서 진실을 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사회심리학자 존 페트로첼리는개소리연구소(Bullshit studies Lab)’를 열어 개소리에 대한 연구를 이어왔다고 한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가 그동안 들어온 개소리들을 예시로 들고, 이것들이 개소리꾼에게 어떤 이익을 주고 우리들에게 어떤 해를 입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사회 심리학적 측면에서 개소리를 살펴보며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개소리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개소리꾼과 거짓말쟁이는 무엇이 다른지 설명한다. 그 둘은 말의 내용만 보면 매우 비슷하게 보이지만, 그 말을 내뱉는동기가 다르다고 한다. 그러니까 거짓말쟁이의 경우에는 진실을 알면서도 그것을 숨기고 사실과 다른 말을 한다면, 개소리꾼은 진실에 전혀 관심이 없거나 자신의 개소리를 진실로 믿고 이야기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거짓말쟁이에 비해 개소리꾼은 양심의 가책을 덜 느끼면서도 더욱 쉽게 개소리를 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판단과 결정이 이성적으로 생각한 결과라고 믿지만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직관과 느낌이 판단과 결정을 형성하고, 추론은 이러한 판단과 결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나중에 따라온다. (p. 55)



오류적 진실 효과 illusionary truth effect’는 거짓 정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거짓을 진실이라고 믿는 경향이다. 예를 들어, 정치인이 진실일 리 없는 허황된 말을 반복하고, 이를 주류 언론과 소셜미디어가 퍼트리면 유권자들은 거짓을 사실로 믿기 시작한다. (p. 67)



<우리가 혹하는 이유>를 읽고 나면 우리가 얼마나 비이성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지 알게 되고, 우리 누구나 개소리꾼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며 우리가 좀 더 비판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좀 더 합리적인 판단을 하도록 이끌어준다. 이 책은 요즘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넘쳐나는 개소리들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우리가 혹하는 이유>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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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의 기억 (Leaves)
스티븐 헉튼 지음, 김지유 옮김 / 언제나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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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 속 어른 나무와 아기 나무가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에 반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서로를 다정스레 바라보는 모습과 따뜻한 색감으로 물드는 노을이 책을 펼치기 전부터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그림책은 표지에 나와 있듯이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주인공이다. 큰 나무는 작은 나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비바람과 뜨거운 태양빛을 막아주며 사랑으로 돌봐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나무는 작은 나무에게 나무로써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큰 나무는 자신의 무성한 나뭇잎들을 자신이 살아온삶의 기억들이라고 말한다. 살아오면서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들은 떨궈내고 새롭게 돋아난 좋은 것들만 싱그러운 잎으로 키워낸 큰 나무는 그림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을 보여준다.









이 책을 보며 마음이 차분하고 따뜻해지면서도 동시에 서글펐던 것은 나무의 이야기가 순환하는 인간의 삶을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인 것 같다. 아이를 키우고 있기 때문인지 큰 나무와 작은 나무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으로 겹쳐져 보였다. 첫 장면에서 두 나무의 만남 앞에 놓여있던 노란 나뭇잎은 마지막 장면에서도 다시 보인다. 이 장면에선 할머니에서 엄마로, 엄마에서 아이에게로 이어지는 삶의 순환, 사랑의 대물림이 떠올랐다.



작은 나무는 큰 나무와 보낸 사랑의 기억들로 추운 겨울의 시간을 무사히 버텨낸다. 그리고 그 기억은 작은 나무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도록 이끌어주며, 이제는 또 다른 작은 나무에게 자신이 받은 것을 베풀도록 만들었다. 지금 우리가 함께 하는 이 시간이 훗날 아이에게는 어떻게 기억될까. 마음이 지친 어느 날 지금의 기억들이 아이에게 힘이 되어주는 날이 올까. 두 나무의 모습은 계속해서 나와 아이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지금 우리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주었다.



이 그림책은 읽을수록 성인을 위해 쓰였다고 느껴졌다. 작가는 큰 나무의 말을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었고, 지금 나의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느끼도록 만들어주었다. 그림책을 읽으며 이렇게 많은 눈물을 쏟아 보긴 처음이었다. <나뭇잎의 기억>은 귀여운 그림체, 따뜻하고 편안한 색감, 좋은 글귀, 감동적인 스토리를 모두 가진 그림책이었다. 어른들이 읽기에 좋은 그림책, 감동적인 그림책을 찾는 이에게 <나뭇잎의 기억>을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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