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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태양
김혜정 지음 / 델피노 / 2021년 8월
평점 :
이 책은 책의 표제에 언급된 것처럼 김혜정 작가의 소설집입니다. 짧은
단편 소설 9개를 모아서 만든 책으로서 책의 제목은 두 번째 이야기에 해당되기도 합니다. 모순된 책의 제목에서 무슨 이야기가 있는지 가장 궁금한 이야기가 ‘한밤의
태양’ 이었습니다.
‘한밤의 태양’은 스웨덴에서
온 20대 제임스라는 청년이 연세대학교 어학당에 오게 되면서, 진학상담사로
일하는 최지연을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의도치 않았지만, 지연이라는
이름을 서양에서 익숙한 존으로 들으면서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제임스도 어학당 한국어 수업을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성실하게 다님으로 인하여, 지연에게 궁금증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연한 만남이지만, 서로 다른 이벤트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서서히
성장하는 남녀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야기 속에는 부산 불꽃축제 이야기가 나오는데, 한밤의 불꽃놀이가 한밤의 태양과 비슷하다는 지연의 이야기와 북유럽 국가 스웨덴에 나타나는 자연현상인 백야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서로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마음도 알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이야기는 ‘문 앞에 두고 가세요’라는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하여, 비대면 사회생활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택배나 배달이 왔을 때, 인사도
없이 문 앞에 두고 가는 것이 자연스러워 졌다는 것입니다. 책에는 북아메리카, 유럽에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 유령 바이러스’가 언급됩니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 뿐만 아니라 물건, 장소, 자동차 등 각 종 이용시설로도 전파된다고 하며, 감염 증상은 발열, 기침, 하품, 딸꾹질, 웃음, 상황에
맞지 않는 말과 행동 등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또한, 감염
대상이 동물, 화초, 신발이나 가방 혹은 발빛 한 줄기에도
깃든다는 설정을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일하는 사무실의 화초가 웃으면서 이파리를 부들부들 팔랑거리는
모습을 보이며 가장 먼저 감염이 되었고, 사장도 감염되어 딸꾹질 증세를 보이며 자가 격리에 들어갑니다. 이 후 검은 유령 바이러스에 대한 저자의 상상력으로 공포스럽기도 하지만, 약간
우습기도 한 이야기는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하여 격리된 우리에게 조금의 위안을 주는 듯 했습니다.
처음에는 단편 소설이라고 해서 쉽고 짧은 호흡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엄청난 사건과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느리면서도
빠른 상황 전개로 읽는 재미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읽는 단편 소설들이었지만,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