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짜툰 6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뽀짜툰 6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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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0대 때만해도 주변에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대부분 강아지를 키웠었고 나 조차도 습성상 인간에게 덜 살가운 고양이보다는
퇴근하여 계단올라오는 소리만 들려도 집안에서 차작차작 발소리를 내며
반가움을 표시하는 강아지를 더 선호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자연히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었는데
블로그를 하면서 주변에 고양이를 키우시는 이웃분들이 
꽤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의 블로그에는 고양이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마치 육아 일기처럼
올라와 있어 고양이에 대한 인간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초3인 딸랑구가 고양이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엄마 생일번호도 버벅대던 녀석이 그 어려운 고양이 종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나는 적지 않은 충격과 배신감을 느꼈더랬다.
블로그로 알게 된 이웃님이 키우는 고양이 사진을 전송해 올 때마다
'꺄악~'하며 한참을 들여다보는 딸랑구로 인해
애묘인으로 거듭나야하는건가... 아주 쪼금 망설였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먼저 개를 키워본 전력이 있기에 사실 동물을 키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딸아이의 애끓는 마음에
선뜻 동의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개나 고양이는 사람보다 수명이 짧다.
키우던 반려동물이 하늘나라로 가면 가슴에 묻고
또 다른 반려동물을 맞이하는 사람이 있지만
나와 내 친한 친구의 경우엔 사랑하는 반려견을 보낸 이후로는
다시는 반려견을 들이지 않았더랬다.
사실 키우는 동물의 종만 다를 뿐 키우는 주인의 마음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애묘인 주인공과 다섯마리의 고냥이,
그외 가족들의 동거 이야기인 <뽀자툰> 6번째 이야기.
평소 만화나 웹툰을 잘 보지 않기에 왜 제목이 뽀짜툰일까 궁금했었다.
보통 제목을 보면 어떤 내용의 책이리라고 예상이 되지만
이 책은 제목만 봐서는 감을 잡을 수 없고 그림을 봐야 고양이 만화구나
알 수 있을 뿐이다.
고양이 다섯마리라니..... 그 수에 놀랐고 과연 다섯마리 고양이와
어떻게 생활을 할까? 그것도 궁금했었다.

생각지도 않게 길에 버려져 있던 고양이를
데려온 것에서부터 고양이들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던 <뽀짜툰>
그래서 길을 지나다 마주치게 되는 고양이들처럼
친숙함으로 다가오는 뽀또, 짜구, 쪼꼬, 포비, 봉구
다섯마리 고양이.

종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 다섯 마리의 고양이들과의
일상 이야기는 생각보다 재밌게 다가왔다.
직접 고양이를 키우지는 않았지만 최근 예능 프로에서 고양이들과의
일상 생활을 많이 접했었기에 공감가는 부분도 있었다.
이웃님 고양이를 보며 고양이가 상자를 좋아하네,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고양이들이 상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무뚝뚝한 경상도 사람처럼 무뚝뚝함과 시크함이 철철 넘치는 고양이들이
강아지처럼 애교스럽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짜구가 세상을 떠날 땐 강아지를 보내고 느꼈던 감정이
북받쳐 올라 한참동안 천장을 바라봐야만 했었다.
종이 무엇이 되었건 항상 옆에 있었다면 크기와 상관없이
그 빈자리는 크게 다가올 것이다.

 

 

 

 

 

 

때로는 따뜻하고 때로는 달달하며
때로는 웃음과 감동을 주고
인생의 의미를 고양이를 통해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랑은 그 대상을 막론하고 위대하고 가치있음을
짜구를 통해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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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야, 배낭 단디 메라
키만소리 지음 / 첫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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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엄마와 함께 하는 여행
평생을 자식 걱정만 하는 엄마에 대한 효도이자
그에 대한 뿌듯함이 전해져오는 가슴 설레임이 아닐까?
But! 실제로 엄마와 여행을 다녀본 이들이라면 그것이 얼마나 팽팽한
줄다리기의 연속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세워놓은 계획이 바뀌는 것은 다반사며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다고 주저앉는 엄마의 모습에
은근슬쩍 짜증이 나면서도 '우리 엄마도 이제 늙었구나'란 현실을
마주보게 되는 가슴 짠함은 기본이고
오랜만에 여행에서 현지 음식이라도 먹을라치면
엄한데 돈쓴다며 숙소를 잡아끌기 일쑤며
그것이 여의치 않아 식당에 들어가면 음식 투정을 일삼는 일이
태반인 엄마와의 여행.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며 오롯이 내가 잘나 잘컸다는 오만한 생각으로
무의식 중에 엄마를 무시하곤 했었다.
그러다 결혼을 하게 되고 아이를 낳아 키우고 나이가 먹어가니
엄마란 자리가 어떤 것인지, 왜 엄마가 그때 나에게 그렇게 했던 것인지,
평생을 가슴속에 담아왔던 상처가 알고보니 당시 엄마의 최선이었다는 것을,
말다툼이라도 할라치면 엄마가 쏟아내는 '다 너를 위해서였어' 라는 말에
그게 왜 나를 위한거였나며 변명일 뿐이라고 바락바락 대들던 내가
그게 정말 나를 위한 엄마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아가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조금씩 철이 들며 태어나 처음으로 함께했던 엄마와의 여행.
그동안 엄마 생각 덜하고 맛있는건 내가 다 먹어왔고
철저하게 이기적이게 살았던 나를 뒤돌아보며
조금이라도 엄마에게 효도하고 싶은 마음에 왠지 뿌듯하기까지 했던
첫 여행.
그랬었다. 정말 왠지 모를 뿌듯함이 있었다.
.
.
.
.
함께 여행하며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나마 여행 기분을 잡치고 싶지 않아 평소보다 고분고분 굴었지만
쌓이고 쌓였던 감정이 터져 불만이 되어나왔던 적도 있었고
어렵게 새운 계획이 다 어그러져 화딱지가 나면서도
걷는 것조차 힘들어하던 엄마 모습이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었다.
그래도 다녀오고 나니 또 엄마랑 여행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똑같이 티격태격하겠지만 예전엔 멋있는 곳을 보면
남편과 아이와 가거나 혼자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반면
엄마와의 여행 이후에는 그런 멋진 곳을 보면 자연스럽게 엄마가 떠오르곤한다.
아마 엄마와 함께 여행했던 경험이 있었다면
<엄마야, 배낭 단디 메라>를 읽으며 공감이 팍팍 될 것이다.

 

 

 

 

 

말레이시아아 태국을 한바퀴 도는 한달간의 배낭 여행.
보통 동성 친구나 혼자만의 여행을 떠올리기 마련이라
엄마와 함께하는 한달간의 배낭여행이라는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60세가 되기 전에 딸아이와 산티아고 순례길 도전을 꼭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슴속에 담아왔던 나로서는
이 책이 미래의 나의 모습이 아닐까? 라는 야릇한 환상에 잠기게도 해주었다.

엄마와의 배낭 여행에서 겪었던 경험담을
재미있는 만화와 사진, 글과 함께 만날 수 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는데 책을 덮으며 엄마와의 유럽 여행편도 만나보고 싶다는
바람이 들었다.
아마 작가는 까무러치겠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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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세계사 10대 사건 전말기 맥을 잡아주는 세계사 12
심현정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재미있는 세계사 책을 만났다.
제목부터 흥미롭게 다가오는 <파란만장 세계사 10대사건 전말기>

1. 살라미스 해전
2. 십자군 전쟁
3. 죽음의 그림자, 흑사병
4. 콘스탄티노플 함락
5. 콜럼버스의 대발견
6. 잉카의 멸망
7. 프랑스 혁명
8. 트라팔가르 해전
9. 황태자 부부 저격 사건
10. 히틀러의 수상 등극

목차만 보아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세계사 이야기라 딱히 별다를 것 없이
다가오긴하지만 여느 세계사 이야기와 다른점이 있다면
'만약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란 가정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살라미스 해전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히틀러가 수상이 되지 않았다면?
세계사를 공부하면서 이런 생각은 누구나 해보지 않았을까 싶지만
바쁜 시간에 쫓겨 아마 깊이있게 생각해보진 않았을 듯 싶다.
누구나 한번은 생각해봄직하지만 시간을 들여 그것을 골똘히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건들에 대해 '만약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이란
가정을 통해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건들을 비틀어 생각해하고
상상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세계 4대 해전 중 조선시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 대첩'과 함께
유명한 '살라미스 해전'이 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박물관이나 유적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세계 4대 해전 글귀인데
눈여겨 보았던 분이라면 '살라미스 해전'이 익숙하게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몇해 전에 영화 '300 : 제국의 부활'이라는 영화를 통해서도
살라미스 해전에 대해 다루고 있었기에 낯익게 다가오는 세계사 중 하나일 것이다.
동양과 서양, 두 문명의 충돌이 된 '살라미스 해전'
기원전 5세기경 페르시아는 서아시아에서 인도에 이르기까지 광활한
영토를 넓히며 무서울 것 없는 위세를 떨치고 있었다.
다리우스 1세는 지중해로 세력을 확대하게 되면서
당시 그리스의 식민지였던 소아시아의 여러나라를 굴복한다.
그 과정에서 페르시아의 패권을 인정할 수 없었던 그리스는
아테네를 중심으로 주변국과의 결속을 다지게 되고 
'테미스토클레스'의 등장으로 수적으로 밀리던 그리스 병사들을 다독이고
3단 구조의 노잡이와 충각에 쇠를 덧댄 배의 구축, 지리적인 이점을 바탕을 둔 전쟁술을
바탕으로 살라미스 해협에서 페르시아 해군과 격돌하게 되고
환경까지 테미스토클레스를 도와 페르시아 해군은 대패를 하게 된다.
이로 아테네는 해상강국을 더욱 확고히 다질 수 있었고
정치적, 경제적으로 크게 번성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많은 나라들이 따르고 있는 '민주주의'의 기반을 다졌으며
거대한 강대국이었던 동양이 사라지고 서양이 강국으로 일어서게 해주는
구실점이 되기도 했다.
그로 인해 서양의 모든 것이 동양보다 월등하며 동양인들은 미개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게 되는 오리엔탈리즘이 형성되었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따르면서 지식인인듯 면모를 갖춘 그리스인들의 아이러니라 하겠다.
사실 '300'이란 영화를 보면서 페르시아의 막강한 군대와
'크세르크세스'를 주변으로 난잡하게 펼쳐지는 화면이 거슬리긴했지만
그것을 동양과 서양으로 나누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동양인은 미개하다는
서양인들의 의식 기저에 '살라미스 해전'이 한몫했다는 것은
역사를 비틀어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이렇듯 세계사 10대 사건을 통해 비틀어 생각함으로서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않았던 역사적 사실들을 뒤집어서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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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들
카린 슬로터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그게 진실이야. 너무 직설적으로 얘기해서 미안하지만, 여자들은
짓밟혀도 가만히 참고만 있는 미련한 남자 안 좋아해. 특히 예쁜 애들은
더 그래. 왜 그런지 알아? 전혀 새롭지가 않잖아. 남자들은 늘 그런 여자애들
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녀. 길을 걸어가다가도, 커피를 주문하다가도, 길모퉁이에
서 있다가도 예쁜 여자만 봤다 하면 수작을 못 걸어서 안달나잖아.
그러면 여자들은 그냥 웃어주지.
왜 그런지 알아?
꺼지라고 말하는거보다는 그게 훨씬 쉬우니까. 훨씬 덜 위험하기도 하고,
만약 남자가 어떤 여자를 거절하면, 그 여자애는 집에 가서
며칠 밤낮을 울어대. 그런데 여자가 남자를 거부하면,
그는 그 여자를 강간해서 죽일 수 있거든."


결혼 생활 18년째인 폴 스콧과 클레어 스콧,
폴은 성공한 건축가로 엄청난 부와 함께 아내 클레어에게도
상냥하고 자상한 남편이다.
그런 어느 날 클레어와 폴은 바에서 만나 가볍게 한잔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골목길로 들어서 있던 순간
그들을 노린 강도로 인해 폴은 살해를 당하게 되고
폴의 장례식날부터 집에 강도를 당하는가하면
그일로 인해 경찰서장과 FBI의 출동까지 온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게 되고,
18년 결혼생활에서 모든 것을 폴에게 의지했던 클레어는
자신의 나약함에 몸서리를 치게 된다.
거기다 폴과 동업자였던 아담이 급하다며 폴의 컴퓨터안에 저장되어 있는
파일을 보내달라는 요청으로 클레어는 폴의 컴퓨터를 열어보게 되고
그 안에서 상상할 수도 없었던 스너프 포르노를 발견하게 된다.
보수적이며 모든 것에 완벽을 기했던 폴이었기에 클레어는
또 다른 충격을 받게 된다.
그녀에게 스너프 비디오는 24년전에 실종된 큰 언니 줄리아와
폴과 결혼하기 전에 마약에 찌들어 있던 둘째 언니 리디아에 대한
기억까지 불러오게 되는데....

<예쁜 여자들> 이란 제목은 품고 있는 의미와 달리
시각적으로 전달되는 이미지로 인해 가볍게 다가오기도 한다.
제목만 봐서는 선뜻 흥미가 동하지 않는데
여성이란 이유로 아름다움의 장착은 당연시 되어지는 남자들의 시선과
자매들 중 제일 예쁜 미모를 가진 둘째 리디아는 평생 안해본 다이어트가
없을 정도지만 적당히 붙은 살 때문에 자신감을 상실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외모만 보고 사랑에 빠지는 리디아와 외모와 상관없이 인생의
울타리가 되어줄 남자를 원했던 클레어.
<예쁜 여자들> 이라는 통속적인 제목과 어울리듯이
외모와 관련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온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목이 외모와 관련되어 좀 더 예민하게
받아들였을 뿐 우리는 이미 다른 소설에서도 외모와 관련된 이야기를
숱하게 보아왔음을 기억해 낼 수 있다.
인간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외모이며 그것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의 단편적인 뇌 기능의 오류 또한 과학자들로부터 발견되곤 한다.
그럼에도 너무도 멀리 달려온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제목과 자매들의 미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주는 의미가 뭔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흥미진진한 중반부를 넘어서며 마지막에 아쉬운 부분이 남기도했지만
이야기 안에 담긴 의미와 그것에 더해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주제를 녹여내 충분히 가속도 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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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의 비밀
김태유.김대륜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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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패권 이동에 대해 이만큼 세세한 책이 있었을까 싶다.
패권?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전쟁, 발달된 전쟁 살상 무기, 경제력이 우선 떠오른다.
연상되는 것을 나열해보니 패권국인 미국의 모습을 나도 모르게
떠올리며 열거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재 미국에서 중국으로 패권이동이 될 거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지만
쉽지 않을거라는 목소리 또한 팽배해있기에
앞으로의 패권구도가 어떻게 이동하게 될지 궁금하기 마련인데
그런 궁금증을 차근차근 풀어주고 있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경제학과 역사를 합친 '경제사'라는 낯설지 않은 단어가 주는 의미가
<패권의 비밀>이라는 책을 만나 간과했던 '경제사'에 호기심을
불어넣어주지 않았나 싶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역사, 경제학 책과는 다른 느낌이었는데
흥미 위주로 가는 역사서와는 다르고
딱딱한 통계와 차트로 도배된 경제서와도 다른 느낌이라
다소 이해가 부족해 문맥을 되짚어 몇번을 읽어봐야했지만
지금까지 알고 있던 한 방향으로 정체된 지식의 틀을 깨고
다방면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되는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모든 지식이 그러하지만 제대로 된 사유를 할 수 있게 되기전까지는
책을 보거나 정통한 사람의 지식을 빌어 생각하기 마련인데
그런것들이 쌓이고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의견이 더해지면
새로운 앎에 대한 흥분의 경험을 하게 되는데
어렵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즐거움을 내내 느낄 수 있었다.

1. 경제와 전쟁의 순환, 그 이론과 역사
2. 바다 위의 농업 제국 스페인
3. 최초의 상업 국가 네덜란드
4. 상업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 18세기 영국
5. 영국 산업 사회의 완성과 쇠퇴
6. 미국 산업 사회의 형성
7. 미국 산업 사회의 완성
이라는 큰 주제를 통해 패권의 모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패권의 향방은 단순히 농업에서 상업으로, 상업에서 산업으로의
발달 단계를 거쳤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스페인과 같은 거대한 농업 제국을 제압하고 네덜란드가
패권국으로 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농업 사회에 비해
상업 사회가 가지고 있는 가속적인 경제 성장,
즉 경제 체제의 우월성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16~17세기 유럽에서 '군사 혁명'이 일어났을 때
상업 사회가 바탕이 된 우월한 경제력이 패권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쳤는지는 당시 군사비 비중을 보면 알 수 있는데
프랑스는 군사비 비중을 75퍼센트,
표트르 대제의 러시아는 85퍼센트,
내전이 한창이던 크롬웰 시대의 영국은 90퍼센트에 육박했다는
것을 볼 때 스페인이 왜 네덜란드에 밀리는 수모를 겪어야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상업 사회만으로 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네덜란드는
신상품을 발굴하지 못한 상업 자본이 결국 금융과 투기의 자본화가 되었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낼 신상품을 계속 찾아야하는 어려움과
상업 사회의 구조적 한계에 부딪쳐
같은 상업 사회의 단계에 있었지만 양모와 같은 국내 농업 생산품을
국내 수공업의 원산화를 통해 제조업으로 발전시킨
영국에 패권을 넘겨주는 계기가 되었다.

농업, 상업, 산업의 쇠락기를
역사의 얕은 면과 부합시켜 알고 있었던 나로서는
패권 향방의 시대적, 구조적 특징에 대한 세세함이
이 책을 더욱 흥미롭게 읽게 해주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이미 일어난 역사는 모두 알고 있지만
그 역사적 흐름의 밑바탕에 패권 향방의 이야기는
앞으로의 모습을 조심히 내다볼 수 있는 사고의 힘을 부여받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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