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파파와 바다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7
토베 얀손 지음, 허서윤.최정근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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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신 / 무민파파와 바다 /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예측 불가능한 트롤 가족의 일상을 담은 '무민 연작소설' 일곱번째 이야기인 <무민파파와 바다>

바다를 동경하는 무민파파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제목과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어 외롭지만 왠지 모를 희망이 느껴지는 그림이 인상적인 이번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어떤 감동을 전해줄까?

모형 등대를 바라보며 새로운 곳으로의 개척을 도모하는 무민파파, 무민파파의 뜻대로 멀리 보이는 등대가 있는 섬에서 새로운 터전을 잡기로 한 무민네, 지금까지 살던 곳의 안락함을 버리고 새로운 곳에서의 정착이라는 두렵지만 설레이는 묘한 가슴을 안고 무민네 가족은 등대 섬으로 출발하게 된다. 하지만 생각보다 등대 섬은 멀었고 가는 도중 만난 어부가 위험하니 되돌아가란 심상치 않은 말을 건네 새로운 삶이 만만치 않음을 예고한다.

그렇게 험난한 여정을 마치고 도착한 등대 섬엔 아무도 살지 않았고 등대의 문도 단단히 잠겨져 있어 들어갈 수 없는 상황에 맞닥드리게 된 무민네. 이것을 해결할 사람은 무민파파뿐! 하지만 어렵고 힘든 일을 자신이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무민파파에게도 등대의 열쇠가 없다는 것은 큰 고민거리로 다가오고 그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마주한 절벽에서 옛 등대지기가 숨겨놓은 열쇠를 찾는 무민파파! 그렇게 입성하게 된 등대는 생각했던 것보다 아늑하진 않지만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무민네의 바지런함으로 서서히 집으로서의 기능을 갖춰나가게 되고 낯선 등대섬의 곳곳을 누비며 새로운 터전을 잡아가게 된다.

망망대해에 떠 있는 등대섬은 마치 살아 숨쉬고 있는 듯한 기운과 북동풍, 안개, 남서풍과 함께 비바람이 몰아치는 등 낯선만큼 변화무쌍한 자연을 자랑하며 무민네를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게 한다. 그런 낯선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보금자리를 살피고 먹을것을 찾으며 할일을 만드는 무민네 가족을 보면 주저 앉혀 쉬게 해주고픈 안쓰러움이 자연스럽게 들곤한다.

아무도 없는 등대섬 오두막에 찾아오던 무뚝뚝한 어부와 등대의 연관성과 모든것을 차갑게 만드는 그로키가 무민으로 인해 아무것도 얼리지 않고 기뻐하는 모습에서는 왠지 조금 짠한 감동이 느껴졌다.

안락함을 유지하며 편하게 살 수 있었음에도 낯선 등대섬에서의 새로운 삶은 순조롭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다시 되돌아가자는 불평없이 각자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거나 어느정도 포기하거나 하는 등의 적절한 발란스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무민네의 모습은 또 다른 깨달음과 재미를 주고 있다. 빵 터지게 재미있는 요소보다 무민네 가족의 일상에서 느껴지는 소소한 삶의 깊이가 그 나름대로 삶의 방향이 되어주기도 하는 듯해 곰곰히 생각해보게 해주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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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웅불
다카하시 히로키 지음, 손정임 옮김 / 해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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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냄 / 배웅불 / 다카하시 히로키 지음


배웅불(送り火) : 오봉에 저승으로 돌아가는 조상의 영혼을 배웅하는 의미로 피우는 불



종합상사에 다니는 아버지의 잦은 전근으로 인해 전학이 잦은 '아유무'의 이번 전학 장소는 도쿄에서도 한참이나 북쪽 지방인 '히라카와', 도쿄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8시간만에 도착한, 몇 개의 산을 지나 도착한 적막하고 한적한 산골 마을에서 중학교 마지막 시절을 보내게 된 아유무는 이사한 첫 날 동네 목욕탕에서 또래 아이와 마주치게 되고 새로 전학가게 된 제3중학교에서 그 친구가 '아키라'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이 속한 학년이 졸업한 후엔 폐교가 확정된 시골 중학교는 3학년이라고 해봐야 남자는 자신을 포함한 6명 뿐이고 그나마 1,2학년은 합반으로 이뤄지는 작은 학교, 잦은 전학만큼이나 무리에 녹아드는 일이 자연스러운 아유무는 곧 그들과 친해지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학생들이 학교 구관에 모여 화투놀이 하는 것을 구경하게 된다. 그들이 하는 화투놀이는 일반적인 화투놀이와 좀 더 다른 방법으로 아키라가 선이되어 두장씩 패를 돌리면 패의 월수를 합하여 13에 가까운 숫자가 나오는 사람이 이기게 되고 13이 넘으면 망통이 되어 패하게 되어 벌칙을 수행하게 되는데 어느 덧 구경하던 아유무도 화투 게임에 참여하게 되고 그날의 망통이 받을 벌칙으로는 아웃도어용품점에서 칼을 훔치는 것으로 정해지는데.... 칼을 훔쳐야하는 이유로 고등학생 무리에게 얽혀서 폭행을 당했는데 바로 호신용 무기로 칼이 지목된 것이었고 이윽고 화투 벌칙자로 미노루가 걸려 칼을 훔치게 된다. 이윽고 칼을 누가 소지하느냐에 화투 게임이 걸리게 되고 아유무가 이겨 칼을 소지하게 된다.

그렇게 산골 마을에서의 생활은 별 문제없이 흘러가는 듯하였으나 청소 시간 과학실에서 몰래 훔친 황산을 놓고 또 다시 화투 놀이가 시작되고 벌칙자로 미노루가 지목되어 아키라는 황산이 들은 액체를 미노루에게 붓는데... 하지만 살벌하게 느껴지는 게임은 아키라의 장난으로 넘어가게 되지만 이후로 이어지는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을 건 벌칙에서도 어김없이 미노루가 걸리는 것을 보고 아유무는 의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순간 아키라가 마술처럼 미노루에게 망통의 패를 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도 다른 친구들이 미노루를 놀리면 앞장서서 미노루를 지켜주는 아키라의 모습과 의미를 알 수 없는 화투 게임에 점점 회의를 느끼는 아유무.

그러던 어느 날 아키라는 심심하다며 '저승님 놀이'를 하자고 제안하고 그 제안에 혐오감을 드러내는 친구들의 표정을 보며 아유무는 마뜩잖은 기분을 느끼는데...

저승님 놀이란 땡볕 밑에서 몸을 굽혔다 폈다 200번을 한 뒤 줄넘기로 목을 조를 때 저승님을 만나는 놀이로 아유무는 도대체 그 놀이를 왜 해야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아키라의 재촉에 싫다는 내색조차 하지 않고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역시나 망패를 잡은 미노루가 걸리게 되고 줄넘기에 목이 감겨 숨을 헐떡이던 순간 다른 친구의 도움으로 게임이 중단된다.

도시 아이들처럼 영악하지 않을거라는 예상을 깨고 도대체 왜 해야하는지 알 수 없는 게임을 진행하는 아키라와 당황하거나 혐오하는 기색을 보이면서도 부정하지 않는 친구들의 모습, 번번히 벌칙 수행자로 자신이 지목돼어 몹쓸 짓을 당하면서도 묵묵히 그것을 수행해나가는 미노루, 아유무는 그때마다 전면에 나서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번번히 당하는 미노루를 도와주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아유무는 자신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며 왜 이런 게임을 진행해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아키라의 권유에 늘 참여하게 되면서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겪게 된다.

그렇게 방학이 지나고 조금만 있으면 아버지의 전근으로 새로운 곳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게 될 아유무에게 친구들이 시내의 노래방에 나가 놀자며 부르고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장소에 나간 아유무는 처음 보는 남자들과 마주하게 되는데.....

배웅불이란 단어가 낯설기는해도 대강 어떤 뜻인지 느낌이 왔던지라 단어에 맞는 이미지를 떠올리며 책을 읽다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로 진행이 되어 이해할 수 없는 놀이를 계속하는 아키라와 친구들을 바라보는 아유무의 마음처럼 내내 조바심을 느끼게 됐던 것 같다. 그런 조바심은 마지막 순간에 돌이킬 수 없는 상태를 맞이하게 되고 아유무는 자신이 나서서 미노루를 괴롭히지도 않았는데 왜 그 화살이 자신에게 되돌아오게 된건지 알 수가 없어지면서 더욱 혼란스러움을 맞이하게 된다.

어느 곳에서나 존재하는 약한자를 향한 괴롭힘은 사실 별 이유없이 행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매체로 접하는 청소년들의 폭행 사건의 영악함과 대범함에 익숙해져있던 사람들이라면 <배웅불>에 나타나는 괴롭힘은 또 다른 잔인함으로 다가와 마지막 장면에서 깊은 충격과 경악스러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동안 '아쿠타가와상 수상작'들을 읽으면서 인간 내면에 대한 섬세하고 깊은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소설들을 많이 만났지만 '배웅불'은 범죄 소설 못지 않은 강력한 충격이 있어 책을 덮고서도 한참동안 생각을 정리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게 됐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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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신이 선택한 의사 : 더 피지션 1~2 세트 - 전2권
노아 고든 지음, 김소영 옮김 / 해나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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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관심분야이기도 했던터라 제목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신이 선택한 의사 1,2>는 생각했던 것보다 묵직한 두께에 처음 놀라게 되는데 일단 펼치고 나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기에 기대보다 더 재미있게 읽게 된 소설이다.

1021년 악마의 해라고 불리던 그 해 롭의 어머니 아그네스 콜은 여덟번째로 임신을 하였고 큰 서리와 지진으로 인해 흉작이 들어 먹고 살기 더욱 어려웠던 해, 목수였던 롭의 아버지 나다니엘은 일거리가 없어 빈둥거렸고 만삭의 아그네스가 자수일을 하며 근근히 풀칠을 하던 그 때 일거리를 해주고 받지 못한 돈으로 장을 봐오려고 나선 길에 아그네스는 마굿간 똥더미 위에서 아이를 낳게 되고 뒤늦게 롭의 전갈을 받고 달려온 아버지가 빌린 마차에 실려 집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어머니는 고열에 시달리다 사망하게 된다. 첫째였던 롭은 어머니가 계시던 때도 동생들을 건사하며 집안일을 도왔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집안일과 동생들 일은 오롯의 그의 차지가 되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정신을 차리고 일자리를 찾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에 걸려 앓아눕게 되고 그렇게 롭을 비롯해 남겨진 아이들은 아버지마저 잃게 된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장례식은 아버지가 속해있던 동업조합에서 치뤄주었지만 일가친적 없이 남겨진 아이들은 뿔뿔히 흩어져야했고 남겨진 물건들도 사람들에 의해 나눠진 상황에서 어린 동생들을 떠나보내고 남게 된 롭은 한참 많이 먹을 나이라는 이유 때문에 데려가는 사람이 없는 와중에 이발사이며 외과의사인 바버의 손에 롭이 거둬지게 되고 그렇게 그들의 떠돌이 생활이 시작된다.

롭을 거둔 바버 또한 롭의 나이에 노르웨이군에 의해 고아가 되어 수도원에 맡겨져 글씨를 깨우칠 수는 있었지만 혹독한 생활에서 탈출하기에 이르고 갖은 고생 끝에 이발사이며 외과의사인 패로를 만나 기술을 배우게 되지만 그가 마술을 부리는 악마라는 소문과 진료했던 환자가 죽게 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 후 사람들의 보복이 두려워 헨리라는 이름을 바버로 고친 후 마을을 떠돌아다니게 된다. 그러는 동안 바버는 여러명의 소년들을 두었었고 일을 못하면 노예나 성매매, 또는 굶어죽는 것을 보면서 마음은 편치 않지만 자신의 처지 또한 녹록치 않았기에 어쩔 수 없었던 상황에서 이번에 만나게 된 롭이 그 전처를 밟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게 이발사이자 외과의사인 바버와 함께 생활하게 된 롭은 바버에게 많은 기술을 전수받게 되지만 영원한 것은 없듯이 갑작스런 바버의 죽음으로 혼자 남겨지게 된다. 그리고 롭은 내과의사가 되기 위해 최고의 명의로 알려진 이븐시나를 찾아 멀고 먼 길에 오르게 되고 생명의 위협을 받는 여정에서 의대에 입학하게 되고 이방인이라는 핸디캡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갈길을 가는 롭의 모습은 감격스럽기만하다.

온갖 고난과 시련, 역경에 부딪치면서 어렵게 의사가 되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롭은 동생과 재회를 하게 되지만 많이 흘러버린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다. 먹고 살것이 막막하던 시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방인이란 갖은 눈총 속에서 의사로 성장했던 롭은 자신의 고향에서 의사로서의 새 삶을 시작하려고하지만 그 또산 쉽지 않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의 신명처럼 받아들였던 의사에 대한 열정을 한시도 놓지 않는다. 오히려 묵묵히, 한결같은 열정으로 의사로서 나아가는 그의 모습은 진정한 의사의 모습이란 저런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올곧다.

이 소설이 아마 현대판 의학소설이었다면 이만큼 감동을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으로선 가늠도 할 수 없는 시대적 배경이 잘 녹아 있어 그것이 한 인간이 의사로서 나아가고자 하는 길을 선명하게 보여준 것 같아 감동깊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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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는 변화한다 1
누노이즈 지음 / 마카롱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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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 / 악녀는 변화한다 1 / 누노이즈 장편소설




남쪽의 권위있는 공작가 집안인 '크로커스', 그 크로커스 집안의 장녀인 '엘쟈네스'와 '리리엘'은 성격이 반대여서 의견이 부딪칠 때가 종종 발생한다. 영애이면서도 검을 좋아하고 영애답지 않은 순수한 면이 젊은 귀족과 그녀의 외모를 보고 반하는 남성들에게 인기라면 첫째 영애인 엘쟈네스는 기품있고 도도하며 집안의 대소사를 처리하며 이성적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리리엘에게 열광적인 나머지 그녀와 종종 마찰하는 엘쟈네스를 심술궂고 질투심 강한 여자로 생각하고 엘쟈네스도 그런 소문을 알고 있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있지만 자신보다 몸이 약하게 태어나 응성받이인 리리엘에게 더 관심을 주었던 부모님과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습과 다르게 깊은 생각이 없어 사고만 치고 다니는 리리엘의 뒷수습을 해주었던 엘쟈네스는 '란제크 카멜리아'와 약혼한 사이였지만 북쪽과 남쪽의 협약 때문에 리리엘에게 들어온 청약을 대신하여 윈터나이트가와 정략결혼하기로 마음먹는다.

가문의 대소사를 처리하며 쉴 틈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지만 정작 가족의 따뜻한 관심을 받지 못했던 엘쟈네스는 북방의 멀고 먼 윈터나이트가로 정략결혼을 떠나는 것이 전혀 아쉽지 않다. 북쪽 아카데미에서 괴물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공작이란 소문에도 크로커스가를 떠나는 것이 도리어 설레기까지 하는데...

그렇게 가족들과의 작별을 마치고 떠난 윈터나이트가의 공작 '루카르엔'은 검은 눈동자가 매력적인 훤칠한 미남으로 낮고 서늘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결혼을 위해 먼길을 달려온 엘쟈네스를 반갑게 맞아주고 엘쟈네스는 공작의 동작 하나하나에 그녀를 향한 세심함을 엿보게 된다.

결혼 전 두 사람이 가진 식사 자리에서 배우자로서의 모든것은 줄 수 있지만 사랑만은 줄 수 없을 것 같다는 서로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여러가지 일들이 생기면서 렌과 엘쟈는 점점 서로에게 끌리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뻔한 결말이 예상되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스러운 두 남녀의 심쿵한 연애 이야기가 흥미로워 계속 읽게 되었던 <악녀는 변화한다>, 윈터나이트가에 대대로 내려오는 겨울마법과 사람들을 홀려 모든 세상을 겨울로 만들어 멸망시키려는 아룬델 세력, 파괴 마법을 가지고 있었던 엘쟈네스 집안에 그녀가 모르던 아룬델 마력이 잇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1권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겨울로 온 세상을 장악하려는 아룬델 주인과 그것을 저지하는 윈터나이트가, 렌과 엘쟈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까지, 읽다보면 겨울왕국에 등장하는 아렌델의 배경과 '레이디 투 퀸'의 이야기를 적절히 섞어논 듯한 느낌이 없지 않고 나름 뻔한 이야기임에도 참...재밌다는게 문제라 펼치는 순간 마지막장까지 후딱 읽게 되는데 과연 2권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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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의 문신가 스토리콜렉터 73
헤더 모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북로드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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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로드 / 아우슈비츠의 문신가 / 헤더 모리스 장편소설




히틀러에 의해 수 많은 유대인들이 가스실에서, 실험실에서, 굶어죽고 병들어 죽고 행동이 굼뜨다는 이유로 총살당하고 매맞아 죽을 때 같은 시기 일본의 탄압을 받던 수 많은 조선인들이 비슷한 이유로 죽어갔다. 독일이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전범가담자들을 처벌할 때 일본은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역사왜곡을 일삼고 뚜렷한 증거 앞에서도 오리발을 내밀며 조선인들이 원했고 심지어 자신들의 전쟁 화약고로 삼았던 조선의 발전 밑거름이 자신들 덕이라는 말로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당시 유럽에서, 아시아에서 행해졌던 인권유린과 약탈, 강간, 살인등은 후손된 입장에서 또다시 되풀이하지 않아야할 역사 교훈으로 삼아야하지만 독일을 떠올리면 자신들의 과오를 부정하는 일본과 비교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는 크게 유대인과 루마니아인으로 나뉘는 공동체 안에

살고 있지만 그들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것은 국적이 아닌 민족이다.

랄레로서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국가는 다른 국가를 위협할 수 있다.

국가는 힘을 가졌고 군대를 가졌다.

하지만 어떻게 여러 나라에 퍼져 있는 하나의 민족이

위협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죽을 때까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독일이 유럽 전역에 악의 손길을 뻗치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낼 때 랄레는 자신의 집이 있는 슬로바키아로 돌아간다. 매력적인 외모로 백화점에서 여성들에게 향수를 판매하는 일을 하며 유대인이 아닌 친구에게서 조만간 유대인에게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독일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했던 자신의 고향 슬로바키아 크롬파치로 향하게 되지만 모든 유대인 가정에서 18세 이상의 자녀 한 명을 독일 정부에 내놓아야 한다는 포스터를 보고 결혼하여 조카까지 있었던 큰 형을 대신해 자신이 아우슈비츠로 향하는 열차에 오른다.

말끔한 양복과 책, 돈을 가방에 싸서 탔던 랄레는 더럽고 먹을 것도 주지 않는 화차안에서 며칠동안을 시달리며 아우슈비츠에 도착하게 된다. 그 곳에서 입고 있는 옷과 가지고 온 모든 물건들을 빼앗기고 이름 대신 '32407'이라는 문신을 부여받은 랄레는 숙소에서의 첫날 밤 소변이 급해 간이로 만들어진 화장실을 찾았다가 먼저 와서 용번을 보던 세 명이 아무 이유 없이 친위대의 총에 죽어나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게 된다. 그런 며칠이 흐르며 랄레는 승합차 안에 태워진 수용자들이 총살을 당하고 그 시체들이 트럭이 실리는 것을 본 후 실신하게 되고 그렇게 며칠동안 고열에 시달리다 눈을 떴을 때 여러 사람이 자신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중 프랑스 경제학 교수였지만 정치범으로 끌려와 아우슈비츠에서 문신가를 하던 페판에게 '테토비러(문신가)'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게 되고 나중에 아론이 실신하여 시체 수레에 던져질 뻔한 그를 친위대에게 사정하여 빼와 숙소 사람들이 돌아가며 치료를 해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적발되어 아론이 끌려가며 자신이 랄레를 구한 것이 '하나를 구하는 것이 세상을 구하는 길이다'라고 했던 말을 듣고 오열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테토비러'일은 수용소에 끌려온 수 많은 사람들에게 팔뚝에 숫자를 새기는 일이었고 랄레는 자신과 다르지 않은 사람들에게 문신을 새기는 일에 늘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페판이 끌려가 보이지 않게 되고 어느정도 일이 손에 익을 때 수용소에 있는 사람들보다 테토비러 일을 하는 랄레의 배식 형편이 더 나은 것을 알고 자신의 몫을 조금씩 가져와 사람들에게 나눠주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무리의 여자들이 수용소로 들어오게 되고 그 곳에서 랄레는 '4562'라는 여인에게 마음을 사로잡히게 되고 곧 이어 그녀의 이름이 '기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사랑을 속삭이는 사이가 되었고 테토비러 일을 하며 끌려온 사람들 소지품에서 나온 보석등을 현지인이지만 돈을 받고 일하러 오는 빅터와 먹을 것으로 교환하면서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주게 되지만 결국 친위대에 발각되어 고문을 당하는 수용소로 옮겨지게 되지만 기타의 친구 도움으로 다시 되돌아 올 수 있었던 랄레는 조만간 러시아인이 이 곳을 해방시켜 줄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기타와 헤어져 어딘지도 모를 곳으로 끌려가는 도중 탈출하게 된다.

같은 시각 기차에 태워져 이동하게 된 기타도 무리에서 무사히 빠져나와 탈출을 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랄레와 기타가 기적적으로 다시 만나는 부분에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사실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는 글로 읽는 것보다 영화로 보아야 더 사실적이고 충격적으로 다가오기 마련인데 이 책은 이야기를 더듬어가면서 머릿속으로 한편의 흑백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더군다나 생존 인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기 때문에 아우슈비츠의 생생함과 그 속에서 피어난 기적같은 사랑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책을 읽으면서 랄레와 기타가 살아있는 상태로 다시는 만나지 못할거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소설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마지막에 두 사람은 극적으로 재회한다. 하지만 이것이 픽션이 아닌 사실이라는 점이 더욱 감동적이게 다가왔던 것 같다.

랄레의 부탁으로 친위대의 부름을 받고 기타가 숙소로 오는 상황에서 친위대의 부름은 곧 죽음과 연관되어 다시는 사랑하는 이를 볼 수 없다는 공포감이 기타의 입을 통해 전해질 때 이들에게 주어진 매일매일은 언제 갑자기 죽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의 연장선상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의 소설이 영화 한편을 본 듯한 진한 감동을 주었던 <아우슈비츠의 문신가>, 끔찍한 역사적 사건도, 랄레와 기타의 사랑도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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