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 4 - 이카로스 최후의 도약, 완결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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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셜 / 한자와 나이키 4.이카로스 최후의 도약 / 이케이도 준

2019년에 읽은 책 중 손안에 꼽히는 책 중 하나가 바로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인데 1권부터 4권까지 책을 펼치면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생생함에 쉽게 책을 덮을 수 없는 마력을 지닌 작품이다. 그리고 소설을 쓴 '이케이도 준' 작가의 작품은 믿고 읽는 소설로 자리매김했으니 이후에 나온 <일곱 개의 회의>도 <한자와 나오키>시리즈처럼 샐러리맨들의 비애를 생생하게 담아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것 같다.

<한자와 나오키> 대미를 장식할 4권은 도쿄제일은행과 산업중앙은행이 합병된 도쿄중앙은행의 부행장인 마키노의 유서로 시작된다. 메가급 두 은행의 합병이 진행됐지만 도쿄제일은행의 부정대출이 너무 많았고 미처 다 확인할 수 없었던 산업중앙은행은 엄청난 적자를 끌어안으며 합병으로 인한 몸살을 앓았지만 마키노 부행장의 자살 이후 어느 정도 진정 사태를 맞이하는 듯 보였으나 옛 T와 옛 S 사이에서의 파벌은 여전히 존재했고 그로 인해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 나는 상황은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심사부에서 관리하던 TK 항공의 실적 악화가 계속되자 임원 회의 끝에 TK 항공 재건 건을 영업 2부 차장인 한자와 나오키에게 맡기고 한자와는 업무를 인계받아 TK 항공이 재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오랜 적자와 경영진들의 안이함 때문에 TK 항공의 부실은 가속화를 더했고 계속되는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개발투자은행과 도쿄중앙은행에 대출받기를 희망하는 TK 항공 사장에게 한자와는 구조조정과 연금 개혁안으로 회생할 방안을 권유하지만 TK 사장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그리고 12월 중의원 선거일, 예측대로 헌민당을 앞지르며 진정당이 압승하였고 진정당 당수인 미노베 라인이었던 시라노가 국토교통성 대신으로 임명된다. 일명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시라노는 방송 아나운서라는 화려한 경력을 발판 삼아 국토교통성 대신이 되었고 첫 임무로 부실에 허덕이는 TK 항공을 재건함으로써 정치계로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생각에 달떠 있다.

그리고 구조조정과 연금개혁으로 TK 항공을 자생시키기 위해 어렵게 항공사 측을 설득하고 재건 안을 수립했던 한자와는 시라노의 계획하에 투입된 태스크포스의 횡포와 그동안 은행에 투입됐던 채권의 70%를 포기하라는 압력을 받게 된다.

한자와가 속해있는 도쿄중앙은행에서 TK 항공에 발행된 채권 70%는 500억 엔에 이르는 큰돈으로 객관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포기할 수 없는 액수였으나 무슨 연유에서인지 도쿄중앙은행 위쪽에서 내려온 지시는 포기하라였고 자기들보다 더 많은 채권을 발행했던 개발투자은행쪽도 포기하려는 움직임에 한자와는 어떤 거대한 내막이 존재하고 있음을 간파하게 된다.

하지만 평소 불의에 맞서는 한자와의 성격대로 TK 항공에 대한 채권 거절 의사를 표명하였고 이에 옛 T의 기모토 상무를 비롯한 그의 라인, 태스크포스를 이끄는 노하라, 그들의 맨 윗선인 시라노와 미노베는 온갖 협박과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들이대며 한자와를 회유하는데.....

TK 항공이 구조개혁과 연금개혁으로 충분히 자생하여 회생할 수 있음에도 시라노 대신과 미노베 의원은 은행이 잇속만 밝혀 오랫동안 TK 항공을 이용해온 국민들을 조롱한다며 언론 플레이를 하기 시작했고 평소 은행에 반감을 가진 많은 이들로 인해 도쿄중앙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은 점점 위축되기 시작한다.

이들의 계속되는 농간 속에서 한자와는 미노베 의원과 옛 T인 도쿄제일은행이 부정대출로 유착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증거를 찾기 위해 행장 직속 감사인 도미오카의 도움을 받아 증거물을 찾기에 이르는데....하지만 어렵게 손에 넣은 증거물이 있음에도 그것을 밝히면 은행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지게 되고 그렇다고 부정대출을 눈 감고 채권을 거절하기엔 도쿄중앙은행이 껴안을 리스크가 너무 크다. 한자와와 도미오카의 활약으로 증거를 손에 넣어 모든 내막을 알게 된 행장은 과연 어떤 결단을 내릴 것인가?

 

 

 

대형 은행에서 일했던 그의 전력은 소설 속에서 유감없이 발휘되는데 돈을 관리하는 은행과 그 돈으로 자기들 잇속 차리기에 바쁜 정치계의 더럽고 추악한 이면은 소설 속에서만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 몰입하게 되는 것 같다. 평소 은행에 대한 신뢰보다는 불신이 더 컸기에 뱅커로서의 사명감과 그들의 전쟁 같은 일상에 대해선 관심조차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행원들의 비애와 고충을 조금이라도 알게 된 것 같다. 어쩌면 누군가의 가장,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들이고 딸일 그들에게 적대감을 가질 필요는 없었음에도 그렇게 하길 바라는 사회가, 양심에 눈 감는 몇 명 행원들로 인해 모든 행원들의 인식이 나빠질 수 있음에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경각심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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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나의 자서전 - 김혜진 소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4
김혜진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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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PIN024 / 불과 나의 자서전 / 김혜진 소설

요즘 애정해서 읽는 책 중 하나가 바로 PIN 시리즈인데 기존 알고 있던 작가들은 또 다른 모습을 접할 수 있고 처음 만나게 된 작가들은 색다른 문체를 접할 수 있어 매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기대하게 되는 것 같다. 더욱이 이번 PIN024는 <딸에 대하여>를 썼던 김혜진 작가님의 작품이라 다른 시리즈보다 기대감이 배가 됐던 것 같다.

먹고 살만하면 터를 잡지 않을 남일동, 사람들의 인식 속에 낙후되고 위험해서 그 곳에 사는 사람들과 말을 섞는 자체만으로도 후진 인간이 되어버릴 것 같은 강한 선입견이 모두에게 자리잡은 남일동에 터를 잡은 홍이 부모님, 아버지는 조달청에서 일하지만 너무도 적은 월급 때문에 남일동을 벗어나기란 쉽지가 않다.

가진게 없어 남일동에 살고 있지만 자신은 남일동 사람들과 다르다는 인식을 스스로 매일 주입하는 부모님은 홍이가 어둑해질때까지 놀기라도하면 큰일날 것처럼 아이를 다그친다. 누구네 엄마는 가게를 하느라 애를 돌볼 시간이 없어서 늦게까지 놀지만 너는 아니라면서 홍이에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마지막 자존심을 투영시키는 모습에서 남일동에서 살아가는 버거움과 지긋지긋함이 고스란이 느껴진다.

그렇게 심적으로 힘들었던 남일동에서의 삶 속에서 홍이 부모님은 단칸방을 벗어나 경매로 단독주택을 매입하게 된다. 없이 사는 사람 집 빼앗아 살면 좋냐는 이웃 사람들의 말을 무시하고 낡고 낡은 단독주택을 살뜰하게 보살폈던 아버지, 그전까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남일동 사는 아이란 딱지가 붙어 학교에서 시선을 받아야했던 홍이에겐 부모님 명의로 된 그 집이 딱히 그전에 살던 집과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 어쨌든 남일동을 벗어나지 못했으므로....

성인이 되어서도 그런 남일동의 안좋은 기억은 고스란이 남아있다. 다행이라면 남일동이 반으로 쪼개지며 행정구역이 바뀌면서 홍이네는 더이상 남일동 사람들이 아니게 되었다는 것 뿐일까, 어찌됐던 홍이는 성인이 되었고 직장생활에서의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알레르기 때문에 남일동 초입에 있는 제일약국에 드나들면서 남일동에 새로 터를 잡은 주해와 수아 모녀를 알게 된다.

남편 없이 홀로 아이를 데리고 어둡고 더러운 골목 끄트머리에 자리를 잡은 주해 모녀,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주해는 씩씩하게 살아간다. 그리고 지금까지 더럽고 낙후되어 불편하게 살아야했던 남일동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한다.

처음엔 깜깜한 골목에 가로등을 들여오는 것부터 민원을 넣기 시작했고 집앞까지 들어오지 않는 마을 버스와 행정구역 때문에 딸 수아가 먼 초등학교로 입학통지를 받은 일 등 주해가 이사오고부터 남일동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고 동네가 후지니까 없다, 안된다라고 생각하며 시작조차 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인식에도 조금씩 희망이 빛이 돌기 시작한다.

그러나 재개발이 되면 아파트 딱지라도 얻을 수 있을거란 주해의 희망은 그녀 과거로 인해 깡그리 무너져버렸고 그런 그녀를 오해의 눈길로 바라본 홍이는 떠나는 그녀를 제대로 배웅조차 하지 못한다. 그렇게 남일동에서의 일들은 오늘 재개발 철거 시작으로 제일약국이 허물어지면서 홍이에게 많은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불과 나의 자서전>을 읽으며 처음 떠올랐던 생각은 아파트 값이 떨어진다며 임대 아파트 주민들을 배척하는 집단 이기심이었다. 잘사는 편이 아니어서 그런지 나에게도 그런 기억들이 있었기에 아마도 홍이가 보고 겪은 기억들이 더 아프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져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의미없이 전해진다는 사실이 더 아프게 다가왔던 것 같다.

길 하나를 두고 귀족과 평민 세계를 그어놓듯 행동하는 그들의 얄팍한 인성에도 놀랐지만 그것을 그대로 흡수해버리는 아이들의 행동에서도 늘 안타까움과 분노, 어쩌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체념등은 이미 주변에서 너무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일이라 소설이 더 묵직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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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키퍼
톤코하우스 지음, 유소명 옮김, 에릭 오 감수 / ㈜소미미디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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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미디어 / 댐 키퍼 / 톤코하우스 지음

마을을 지키는 꼬마 영웅, 피그!

골짜기에 있는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꼬마 피그!

 

 

마을 한쪽에 커다란 댐이 있고 그 위 풍차에서 살고 있는 꼬마 피그,

마을은 햇살이 반짝반짝 눈부시게 빛나는 곳이지만 댐 건너편에 자리한 '어두움'을 날려버리기 위해 부지런히 풍차를 돌리는 댐 키퍼가 있다는 사실을 크게 고마워하지 않는 사람들은 오늘도 댐 키퍼인 피그가 어둠을 날리기 위해 풍차를 돌리느라 몸 여기저기에 묻은 흙투성이를 보며 더럽다고 놀린다.

학교에 가서도, 밥을 먹을 때도, 집에 돌아갈 때도 늘 혼자인 피그,

피그는 마을의 어둠을 날려버리기 위해 부지런히 풍차를 돌리는 자신에게 고맙다는 인사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놀리지만 않았으면 좋겠는데....

아이들은 그런 피그를 더럽다며 놀리고 가까이 오지도 않는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그림을 잘 그리는 여자애 폭스가 전학을 오고 오늘도 어김없이 더럽다며 피그를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폭스가 괴롭히지 말라며 피그를 도와준다. 마음이 따뜻한 폭스는 주눅들어 의기소침해진 피그에게 괴롭힌 아이들의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그리자고하였고 그렇게 한참 그림그리기에 열중했던 피그는 폭스로 인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폭스가 자신과 함께 그린 그림을 아이들과 보며 웃는 것을 발견하곤 창피하고 화가 나서 그림을 빼앗았고 잠시동안 폭스로 인해 기분 좋았던 감정이 사그라들면서 그 어느때보다 더 외롭다고 느낀다. 그런 감정 때문에 풍차 돌리는 것을 잊어버린 피그, 이윽고 마을은 짙은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데.....

뒤늦게 정신을 차려 주위가 캄캄한 것을 알아챈 피그는 풍차로 달려가 어두움을 몰아내기 위해 열심히 풍차를 돌리고 폭스에게 빼앗은 그림을 보며 자신이 오해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귀여운 꼬마 피그가 주인공인 <댐 키퍼>, 피그로 인해 마을은 환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작 피그의 고생에도 아무도 감사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두움을 몰아내기 위해 지저분해진 피그를 보며 아이들은 놀리고 괴롭히기까지하는데....

짤막한 이야기지지만 우리에게 전해지는 메시지는 제법 강력하고 묵직하다.

마을을 지키기 위해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기 할일을 하는 피그를 보며 우리 주변에도 새벽같이, 밤 늦게 길이나 아파트, 상가 곳곳을 청소하며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돈을 받고 하는 일이라며 가볍게 치부하지만 그러기엔 그들의 노고가 너무도 크기에 우리의 짧은 생각은 항상 그들의 노고에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언젠가부터 작은 배려조차 인색해져버렸고 동등한 관계가 아닌 위에서 내려다보는 위치에서 자기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댐 키퍼>는 아이들뿐만이 아닌 어른들에게도 깊은 공감과 반성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

그리고 짧은 글이 주는 강력함에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많은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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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 - 무민 골짜기, 시작하는 이야기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토베 얀손 지음, 이유진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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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신 / 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 - 무민 골짜기. 시작하는 이야기 / 토베 얀손 글.그림

무민 시리즈는 줄거리만 놓고보면 '이게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인가?' 싶을 정도로 기존 동화책의 선입견을 깬 작품이다.

무표정이지만 하얗고 동글동글한 이미지가 하마를 연상시켜 귀여운 캐릭터로 다가오지만 실제로 무민이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트롤이란 사실도 놀라움을 더해주는데 무민 시리즈를 탄생시킨 토베 얀손이 살아가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줄거리를 먼저 접한다면 독자로서 느낄 당혹감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는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의 첫 번째 이야기이지만 시리즈의 첫 편에 해당하지 않아 8편의 작품을 만나보았던 독자들이라면 애초에 시작되었을 무민 시리즈의 시초를 열어주는 작품이라 더 반가움을 느낄 것 같다.

8월이 끝나가는 어느 날 무렵 무민과 무민 엄마는 커다란 숲의 깊숙한 곳에 들어와 있다.

빽빽하게 들어찬 나무들로 인해 해가 보이지 않는 숲속을 헤매며 무민과 무민 엄마는 해가 비치는 곳을 찾아 집을 지을 곳을 찾고 있지만 햇빛이 비치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던 중 혼자 외로움에 떨던 작은 동물을 발견한 무민과 무민 엄마는 함께 튤립 불빛에 의지하며 어둠속을 헤쳐나가게 되고 그 속에서 깊은 물을 만나 노를 젓기도하고 커다란 왕뱀을 만나 정신없이 쫓기기도 한다.

그렇게 한차례 고난이 지난 후 불빛을 밝혀주던 튤립 속에서 툴리파라는 소녀가 나와 그들의 동행길은 넷으로 늘어나게 되고 잠시 쉬는 사이 나타난 신사의 권유로 그가 지은 곳으로 초대된다.

신사가 지었다는 곳은 환하고 달콤한 것들로 가득 찬 곳이었지만 환하게 비추는 것이 그들이 찾고 있던 해는 아니었으며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무민과 작은 동물은 배앓이를 할 정도로 단 것을 많이 먹어 무민 엄마는 그곳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다시금 길을 찾아 나선 무민과 무민 엄마, 작은 동물과 툴리파는 해티패티들의 배를 타고 바다 트롤의 도움을 받아 안전한 뭍에 잘 도착하게 되고 그곳을 지키는 소년의 도움으로 얼마 전 무민 아빠가 그 곳을 지나 남쪽으로 간 사실을 알게 되어 정신없이 뒤를 쫓게 된다.

 

하지만 무민 아빠를 찾기 위해 내려온 남쪽은 큰 홍수가 나 모든 것이 잠겨 버렸고 그 속에서 살아 남은 이들은 나뭇가지 위에 올라 도움을 기다리는 광경에 무민은 아빠가 죽었을거라 생각하지만 대머리황새 덕분에 무민 아빠를 찾아 가족은 극적으로 상봉하게 된다. 그리고 무민 아빠가 지은 집이 홍수로 떠밀려 골짜기 밑에 자리잡은 것을 발견하게 되고 무민 가족은 이 곳에 터를 잡는다.

해가 드는 곳과 무민 아빠를 찾기 위해 죽음을 무릎쓰고 험난한 여정을 이어가는 무민과 무민 엄마의 이야기는 동화 속 흔한 주제인 권선징악과는 어쩌면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아이들이 읽으면 딱히 재미있게 다가오지 않을 이야기일지도 모르나 토베 얀손이 무민 캐릭터를 탄생시킨 시기가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음을 감안해보면 어둠같이 캄캄한 숲 속을 헤매는 무민과 무민 엄마의 등장부터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음을 감지할 수 있다.

해가 비치는 곳에 보금자리를 짓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이어가는 이들 가족의 모습에서 시시각각 변해 예측할 수 없는 전쟁의 상황과 그로 인해 황페해져 가족들이 뿔뿔히 흩어질 수 밖에 없는 참담한 전쟁의 모습은 홍수로 인해 삶의 터전이 잠겨버린 이야기 속에 담아 인간이 가장 기본적으로 추구해야할 것들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해답을 되묻게 한다.

그동안 8편의 연작 소설을 읽어 시대적 배경을 알고 있으면서도 좀처럼 깊숙히 와닿지 않아 그 감동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는데 <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에서 온갖 시련에도 무덤덤히 살길을 찾으려는 무민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그동안 다 느껴지지 못한 슬픔과 감동이 밀려와 가슴 언저리가 먹먹해졌다.

<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는 첫 이야기지만 8편의 소설을 읽고 나서도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이 모든 소설의 마지막 장면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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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팩 - 제9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7
이재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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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 식스팩 / 이재문 장편소설

봄바람 부는 3월, 고2로 접어든 대한이의 유일한 취미이자 특기는 리코더 연주이다.

하지만 그나마 있던 부원들은 쪽팔리다며 하나 둘 떠나버렸고 이제 대한이만 홀로 남아 리코더부를 지키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리코더부 동아리방에 철인 스포츠부가 쳐들어오면서 리코더부 대한과 스포츠부 정빈의 기싸움이 시작된다. 모든 부원들이 빠져나가고 비록 홀로 리코더부를 지키고 있지만 원래 리코더부가 쓰던 동아리실이었기에 대한은 이 방을 정빈에게 내어줄 수 없다. 하지만 정빈 또한 점점 늘어나는 기계들과 자신의 인기를 반영하듯 부원들이 늘어 동아리실이 비좁아지면서 대한의 리코더부 동아리실이 필요했고 담당 선생님의 중재로 리코더부에 인원이 충원되는 조건으로 동아리실 일은 일단락된다.

그리고 대망의 인원 충원 모집일이 이어지지만 리코더부인 대한이를 방해하듯 바로 옆에서 현란하게 선전하는 스포츠부로 인해 리코더부의 인원 충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찰나 1학년 입학생인 제혁과 윤서가 들어오면서 리코더부 동아리실을 되찾는듯 보였으나 교장선생님의 지시로 리코더부와 스포츠부는 동아리방 반을 갈라 같이 쓰라는 지시가 있었고 이를 수긍할 수 없었던 대한과 정빈은 6월에 있을 철인 3종 경기에서 대한이 정빈이를 이기면 깨끗히 물러나는 조건을 붙여 그동안 동아리방을 함께 쓰게 된다.

큰 키에 식스팩을 자랑하는 정빈, 1학년 때 우승자로 유력했던 선배를 제끼고 철인3종 경기의 우승자가 되어 학교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에 맞서 유일한 특기라곤 리코더 연주밖에 없는 대한은 정빈의 도발에 넘어가지 말았어야했다며 자책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법! 리코더부 동아리실을 되찾기 위해선 어떻게해서든 철인 3종 경기 우승자가 되어야한다!

그렇게 시작된 철인 3종 경기를 대비한 운동부터 삐걱대기 시작한 대한은 출생의 비밀을 안 후 중3부터 말을 섞지 않았던 가족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기 시작한다.

전직 소방대원이었던 대한의 아버지는 낡은 건물에 발생한 불을 진압하다 홀로 살아남은 대한이를 구해냈고 대한의 가족을 찾는 광고를 수없이 신문에 냈지만 결국 찾아낼 수 없었던 그는 대한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이제 막 두돌이 지나 아무런 기억이 없던 대한이는 무럭무럭 잘 커주었지만 중3 겨울방학 때 자신의 혈액형이 가족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돼 빨리 자립할 날만을 손꼽으며 가족들에게 반항하기 시작한다.

전직 소방대원이었지만 대한이의 친모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은퇴 후 아내와 함께 통닭집을 하는 아버지, 현직 소방대원이 되어 아버지 뒤를 잇는 형, 대한의 반항을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엄마, 출생의 비밀을 알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대한이의 반항을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기다려주는 가족들이 있어 대한이의 긴 방황도 끝날 기미가 보인다.

<식스팩>은 정빈의 식스팩에 가려져 있던 진정한 정빈의 모습을 통해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란 사실과 반대로 정빈에게 맞서기 위해 철인 3종 경기를 하며 없던 식스팩을 만들던 대한이의 모습을 통해 타인의 잣대에 휘둘려 움츠려있던 자기를 깨고 나오는 두 아이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가족과 친구, 첫사랑에 의미를 건전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것도 이 소설을 읽으며 뭉클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요소였기에 최근 벌어진 청소년 문제를 접하며 어두웠던 마음에 다시금 희망을 가져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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