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랑 여우랑 1
아타모토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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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미디어 / 너구리랑 여우랑 1 / 아타모토

어머 너구리랑 여우랑 이렇게 귀여울 수가!!!!!

옛날 옛날 아기 타누키와 아기 키츠네가 살고 있었어요.

너구리 산에서 길을 잃은 아기 키츠네를 아기 타누키가 도와준 것이 계기가 되어 둘은 곧 친해지게 되었고 그렇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답니다.

그렇게 아기 너구리 타누키와 아기 여우 키츠네는 무럭무럭 자라 늘 함께 붙어 다니는 친구가 되면서 이야기는 더더더더더 재미있어진답니다 ^^

 

 

귀가 뾰족한 키츠네와 동글동글한 타누키.

큼지막한 그림과 글 밥이 많지 않아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동작 하나에도 큰 의미와 웃음거리가 담겨 있어 보자마자 빵빵 터지는 웃음 요소를 주는 그림을 만나게 되는가 하면 곰곰이 되짚어보다가 뒤늦게 빵 터지게 되는 그림도 있어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 <너구리랑 여우랑>

 

 

 

특히 일본 속담을 표현한 '딱딱산' 같은 경우에는 타누키를 골려먹는???? 키츠네의 활약이 돋보이는데요.

재미있는 와중에 궁금증을 갖게 되는 것은 키츠네의 행동이 타누키를 놀리기 위한 것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이지만 그것이 속담과 겹쳐지면서 코믹 요소로 다가오는 건가? 싶은 거였는데요.

어찌 됐든 저는 이 부분을 보고 또 보면서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재미있게 봤답니다 ㅎㅎ

 

 

타누키가 시크한 키츠네에게 휘둘리는 듯한 모습에 마음이 짠하면서 '아니 왜! 키츠네는 배려심이 없는 거야?'란 생각이 슬쩍 스쳐 지나가다가도 이에 지지 않고 반격하는 타누키의 모습에 또 픽픽 쓰러지게 되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키츠네에게 휘둘리는 듯한 타누키도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닮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주는 것 같아요.

 

 

생각지도 않았던 즐거움을 주는 타누키와 키츠네,

글이 많지 않은 그림이기 때문에 한번 봤을 땐 들지 않았던 생각이 다음번에 불쑥 들기도 해서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평소 그림책을 많이 보지는 않지만 요렇게 귀여운 너구리랑 여우 캐릭터를 만난다면 빠지지 않을 도리가 없을듯해요.

아무 생각 없이 픽픽 웃음을 꽂아주는 두 캐릭터 때문에 시리즈 정독길에 돌입해야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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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마을의 푸펠
니시노 아키히로 지음, 유소명 옮김, 노경실 감수 / ㈜소미미디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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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미디어 / 굴뚝마을의 푸펠 / 니시노 아키히로 지음

디즈니를 뛰어넘는 또 하나의 감성 명작, 세계인이 주목한 그림 동화 <굴둑마을의 푸펠>

 

 

4,000미터 절벽 아래, 하늘은 온통 연기로 뒤덮여 있어 별조차 볼 수 없는 굴뚝 마을.

굴뚝 마을 사람들은 할로윈 축제 때문에 한껏 들떠 있습니다.

그때, 밤하늘을 달리던 배달부가 하늘을 뒤덮은 검은 연기 때문에 기침을 하다 그만 배달하던 심장을 굴뚝마을로 떨어뜨리고 맙니다.

하지만 너무도 캄캄해 배달부는 심장을 찾을 수가 없지요.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려 가버린 배달부.

한편 배달부가 실수로 떨어뜨린 심장은 굴뚝 마을 쓰레기 더미로 떨어져 거대한 쓰레기 사람으로 태어납니다.

그렇게 탄생한 쓰레기 사람은 마을로 향하게 되고 마침 할로윈 축제로 분장한 아이들과 어울리게 됩니다.

그렇게 할로윈을 즐기던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하나 둘 할로윈 분장을 벗어버리는 순간, 분장이 아닌 쓰레기 사람을 보고 기겁하는데요. 악취와 보기 흉한 쓰레기 사람은 아이들에게 조롱과 괴롭힘을 당하게 됩니다.

 

 

 

아이들의 욕설과 괴롭힘을 한 몸에 받아야 했던 쓰레기 사람,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악취로 인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아야만 하는 쓰레기 사람에게 온통 그을음투성이인 소년 루비치가 다가옵니다.

루비치는 쓰레기 사람의 초라한 모습과 냄새에도 다른 아이들처럼 놀리거나 괴롭히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봐 줍니다.

그리고 이름도 없는 쓰레기 사람에게 '푸펠'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집으로 데려가 매일 씻겨주며 친구가 되는데요.

그렇게 친구가 된 푸펠과 루비치는 함께 굴뚝 위에 올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날들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푸펠과 친하게 지내는 루비치가 못마땅한 안토니오 일당은 푸펠로 인해 데니스가 감기에 걸렸다는 트집을 잡으며 둘이 어울리지 못하도록 방해를 합니다. 그로 인해 루비치는 푸펠에게 다가오지 말라는 선언을 하게 되는데요.

루비치가 떠나자 자신에게 아무도 다정한 말을 건네주지 않는 푸펠은 점점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아 가며 지독한 악취와 망가진 모습으로 변해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푸펠이 엉망이 된 모습으로 루비치를 찾아와 보여줄 것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둘이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나누던 시절 루비치가 아빠에게 들은 별이 있다던 하늘과 굴뚝 청소를 하며 잃어버린 아빠의 사진을 찾기 위해 고생했던 푸펠은 자신을 믿어주고 다정하게 대해줬던 루비치를 위해 자신의 생명도 아깝지 않게 여깁니다.

모두가 믿어주지 않는 말을 믿어주는 단 하나의 친구, 비록 초라한 모습과 악취 때문에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긴 하지만 그럼에도 푸펠은 루비치에게, 루비치에게 푸펠은 어디에도 없을 소중한 친구죠.

자신에게 아무도 다가와 주지 않을 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봐주었던 루비치, 그런 루비치의 말들을 믿으며 보지 못한 세계를 보여준 푸펠.

아름답고 가슴 찡한 이야기지만 우리들 세계와 다르지 않아 더 공감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의 마음보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푸펠과 루비치의 우정은 많은 반성과 생각할 거리를 남겨줍니다.

보이는 것에만 연연하며 이미 너무 많은 소중한 사람을 잃어왔던 것은 아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는 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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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쏟아지던 여름
임은하 지음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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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숨쉬는도서관 / 햇빛 쏟아지던 여름 / 임은하

열흘이나 공들여 그린 그림을 선생님에게 뺏긴 설이는 자꾸만 화가 난다.

멋진 철제 갑옷을 입은 여전사 타냐가 말을 타고 적진으로 향하는 그림은 그 자체로도 범상치 않았지만 문제는 타냐가 입고 있는 갑옷이 선정적이란 게 문제가 되면서 설이의 새엄마가 학교에 불려오게 된다. 자신에게 뭐라고 하지 못하는 새엄마와 화를 내는 아빠, 설이는 이 모든 상황에 자꾸만 짜증이 난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실력이 남달랐던 설이는 엄마의 권유에 따라 미술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크로키 대신 색칠을 강요하고 선생님의 가르침을 점점 간섭이라고 생각하면서 급기야 엄마와 트러블이 생기기 시작한다. 학원을 다니지 않겠다는 설이와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재능이 아깝다는 엄마의 팽팽한 신경전을 시작으로 며칠 동안 엄마에게 말조차 하지 않았던 설이는 그것이 엄마와의 마지막이 될 거라곤 생각하지도 못했었다.

사고로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의상 디자이너인 고모할머니가 자신의 회사 직원인 새엄마를 아빠에게 소개하면서 둘은 결혼하게 되었고 그렇게 설이는 새엄마를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설이는 새엄마라는 호칭 대신 아줌마라는 호칭을 고수하며 새엄마에게 쉽게 마음을 내어주지 않는다.

그런 생활 속에 여전사 그림을 건우에게 들키게 되고 그것이 선생님에게 알려지면서 학교에 불려온 새엄마, 그리고 건우 때문에 시작된 사건은 엉뚱하게도 평소 건우를 마음에 두고 있던 단짝 세연에게 오해를 불러오면서 설이는 진퇴양난인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런 상황 속에 새엄마가 아기를 낳기 전 다 같이 해외여행을 가자는 아빠의 권유에 설이는 따라가지 않는 대신 고모할머니 댁에 머무르겠다고 선언하며 일주일 동안 고모할머니 댁에 머무르게 된다.

예순이 넘었지만 신문에 실릴 정도로 상도 받고 직접 회사를 운영하는 고모할머니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지만 까칠한 성격 때문에 설이가 자주 찾는 분은 아니었지만 가족여행을 같이 가고 싶지 않았던 설이는 5일만 버티자는 심정으로 고모할머니 댁을 찾는데 첫날부터 생각지도 못했던 할머니의 비밀을 알게 된다.

할머니의 비밀을 통해 설이는 자신의 바람을 실행시키려 하지만 그 대신 할머니와 함께 할머니의 첫사랑이 잠든 목포로 향하게 되고 짧은 여행 속에서 법대생인 할아버지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하루 12~18시간씩 공장에서 일하며 재봉틀을 돌렸던 할머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게 된다.

공부가 하고 싶었지만 가족부양과 오빠의 뒷바라지를 위해 졸린 눈을 비벼가며 화장실도 못 간 채 일해야 했던 할머니, 그 속에서도 차마 놓지 못한 배움의 길을 가기 위해 할머니는 야학에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고 그곳에서 대학생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서 첫사랑으로 이어지지만 독재시대에 맞서 민주화를 부르짖었던 선생님이 쫓기는 신세가 되면서 둘의 인연은 이어지지 못한다.

<햇빛 쏟아지던 여름>은 화해할 시간도 없이 엄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고 그 자리에 새 가족인 아줌마가 들어오면서 설이는 엄마에 대한 죄책감과 그 감정 때문에 차마 새엄마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양면의 감정으로 힘들어한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에게 관심도 없이 바쁘기만 한 아빠한테도 늘 서운한 감정을 가지고 있던 설이는 고모할머니와의 일 이후로 그전까지 보지 못했던 마음을 읽게 되는데....

2019 제7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수상작인 <햇빛 쏟아지는 여름>,

민주화 운동과 당시 시대상에 갇혀있던 여성들의 모습은 사회 시간에 배운 이야기지만 현실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아이에게 시대적 배경이 되어주었고 설이를 통해 겉돌던 가족이란 울타리 안으로 스며드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 가슴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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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1~3 세트 - 전3권 (무선)
류츠신 지음, 이현아 외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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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 삼체 1,2,3 세트 개정 양장본 / 류츠신 지음

<삼체>란 SF 소설이 있다는 것을 진즉부터 알고 있었다.

SF 소설의 제목이라기엔 왠지 아리송한 느낌도 있었지만 이미 해외 유명 작가의 SF 소설을 접하며 커다른 의문과 절망이 뒤따랐기에 아시아 작가의 SF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다가서지 못했던 것 같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선택하고,

노벨문학상 수상자 모옌이 극찬한 최고의 SF!,

아시아 최초 2015 휴고상 수상이란 타이틀이 너무도 거대해 보여 들어가기에 앞서 많이 긴장했던 게 사실이었다.

SF 덕후라면 미칠 것처럼 나대는 심장을 부여잡을지도 모르겠지만 SF에 발 하나만 살짝 담근 나 같은 독자에겐 보고 찾고 곰곰이 생각해보아도 당최 이해할 수 없는 물리학 용어로 인해 정신이 어느새 안드로메다까지 날아갔던 경험이 있던 독자라면 아마 이런 경험에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걱정을 안고 시작한 삼체!

해외 작가한테서 발견하지 못한 SF 소설의 흥미로움을 나는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삼체의 매력이며 SF 소설에 좀처럼 흥미를 갖지 못한 초보자들에게 심장 나댈 흥미로움을 안겨줄 책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노연구센터에서 신소재인 나노 소재를 연구하는 왕먀오 교수에게 어느 날 군경과 경찰이 찾아온다.

그들은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학술 단체인 '과학의 경계'와 교류가 있는지 물어오지만 왕먀오는 연구로 바빠 그들과 함께 할 수 없었고 이어 군경에게 최근 과학의 경계에 속해 있던 과학자들이 자살하고 있으며 그 이유를 알기 위해 교수를 찾아왔다며 도와줄 것을 부탁한다.

복잡하고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리기 싫었던 왕먀오지만 그들의 부탁을 받아 군본부에 도착한 왕먀오는 자살한 과학자의 명단 속에서 일 년 전 량샹 현장에서 잠깐 마주친 게 다지만 강렬한 인상을 받아 기억하고 있었던 양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과학의 경계'가 연구하던 것과 양둥이 남긴 유서에 쓰인 글이 시사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군경의 제안을 받아들여 과학의 경계와 접촉하기 시작한다.

바쁜 연구 생활 중에 시간이 비는 시간엔 필름 카메라로 사진 찍는 것을 즐겼던 왕먀오는 갑자기 자신이 찍는 사진마다 1200시간을 기준으로 서서히 줄어들며 찍히는 시간을 보고 공포에 휩싸이게 되는데 불현듯 떠오른 생각에 자신이 연구하던 나노 연구를 중단하자 눈앞에 머물며 카운트다운되던 시간이 멈춰 사라지는 것을 경험한다. 자신에게 왜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인지 알기 위해 왕먀오는 과학의 경계 인물인 선위페이를 찾아가게 되고 이에 궁금증을 해결할 수 없는 대답만을 되풀이하는 선위페이에게서 이틀 안에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할 곳을 찾으라는 메시지만 듣게 된다.

그리고 왕먀오는 선위페이를 찾았을 때 그녀가 방 안에서 하던 가상 게임이 단순한 게임이 아님을 직감하고 그녀가 하던 게임을 자신도 해보기에 이른다. 그렇게 시작한 가상 게임은 주나라와 해가 비치지 않는 난세기와 적정한 해가 비치는 항세기로 나뉘며 급변하는 자연을 보여준다.

난세기와 항세기의 등장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그저 견뎌내야 하는 것으로 두 개의 비성이 나타나면 규칙적인 낮과 밤이 나타나지만 이에 반해 세 개의 비성이 나타나면 말할 수 없는 공포감과 재앙을 상상하게 되며 본격적인 이야기 구도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세 개의 비성, 그 아래 너무도 보잘것없는 인간의 형상은 자연 앞에 터무니없이 나약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은 문명을 탄생시키고 다른 인종을 발밑에 군림하며 자만심에 찌들어 있는 인간들에게 자연보다 인간이 우위일 수 없다는 진리를 깨우쳐 준다.

SF 소설이라면 비슷비슷한 주제로, 언젠가 본듯한 이야기라 뭔가 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다가오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삼체>는 확실히 어디로 튈지 모를 내용들이 연속으로 등장해 획기적이기까지 하다. 이 놀라운 창의성 앞에 독자는 그저 탄성만 지를 뿐!

이야기를 이렇게 전개할 수도 있다는 놀라움과 충격이 2권과 3권에서도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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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 - 함께 사는 우리,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요즘문고 1
우엉, 부추, 돌김 지음 / 900KM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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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책방 /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 / 우엉, 부추, 돌김 지음

강화 책방시점을 알게 된 건 EBS <발견의 기쁨, 동네 책방>이란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내가 사는 인천과 가까운 강화도에 서양고전학자 김현 교수님이 출연하셔서 흥미롭게 보고 있었는데 그때 화면에 나온 곳이 책방시점이었다. 지은지 얼마 안 돼 깨끗한 건물도 눈에 띄었지만 동네 주민들이 모여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꽤 인상 깊게 다가왔다. 그리고 다른 동네 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북스테이란 것을 하고 있어 프로그램을 보는 내내 꼭 가봐야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렇게 벼르다 기회가 닿아 아이와 1박 북스테이를 하게 되었을 당시만 해도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이 펀딩 중이라 바로 만나볼 수 없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만나니 반가움이 컸던 것 같다.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은 우엉, 부추, 돌김이란 세 사람이 어떻게 만났고 그 인연을 이어오며 셋이 함께 살기 위해 강화도에 땅을 사고 집을 지으며 겪은 우여곡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우엉, 부추, 돌김 세 사람이 릴레이 하듯 써 내려간 글이기 때문에 당시 상황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고민들이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춘천에서 지역신문기자였던 돌김, 인천에서 선생님이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우엉과 부추는 학교 선후배 사이이다. 여러 곳의 둘레길을 걸으며 생각을 적은 돌김의 블로그를 부추가 보게 되면서 인연으로 이어졌고 자연스럽게 우엉이 함께하게 된다. 이들의 이야기는 어린 시절, 대학시절 독립을 하며 혼자 살기 시작한 시점의 이야기들부터 시작된다.

독립은 했지만 가진 돈 안에서 집을 골라야 했기에 그들은 다양한 집들을 옮겨 다니며 경험을 축적한다. 조용하고 아늑한 내 집을 꿈꿨지만 주인이란 이유로 불시 점검을 당하는가 하면 다닥다닥 붙은 건물 구조로 인해 소음과 햇빛을 제대로 받을 수 없어 힘들었던 이야기 등을 통해 비상식적인 부동산 값과 그 속에서 청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그저 노오오오오력으로도 안되는 현실에서 자포자기하는 마음뿐이란 걸 보여준다. 뭐 여기까진 좀 사는 집이 아닌 대다수의 시민들이 겪는 일이기에 크게 별다를 게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 중요하게 떠오르고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은 역시 마음은 가족이지만 법적으론 가족으로 지칭될 수 없는 구조에 대한 고민이었는데 돌김과 부추는 부부이기에 법적으론 이상이 없지만 우엉은 서류상 동거인으로 들어가 있기에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리고 이들의 이런 관계는 가족같이 여기며 함께 살고는 있지만 갑자기 누가 아파 수술을 해야 될 경우나 잘못됐을 경우 동의서 사인이나 휴가 사항에 들어가지 못해 발만 동동 굴러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에 점점 비친족 세대가 늘어나고 있는 현재 실질적인 조치가 시급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바로 직전부터 꽤 오랫동안 자취를 했었기에 피부로 와닿는 혼자라는 의미에 대해 그 어느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한다. 원래 형제도 없이 외동으로 자랐고 부모님은 바빠 항상 혼자였던 시간이 길었기에 이쯤 되면 외로움 같은 건 무던해지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들지만 사실 결혼 전까진 지독한 외로움이란 감정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었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우엉의 글을 읽으며 오래전 내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짠했었다.

한 번쯤은 이혼을 떠올리거나 남편과 아이에게 치여 내 삶은 무엇일까란 고민이 심각하게 들 법도 한데 혼자 너무 오래였기에 나는 남편도 있고 딸도 있는 결혼생활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그전까진 인간에 대한 기대치도 없었고 내가 상처받기 전에 문을 닫아버렸기 때문에 주변에 지인들이 많지도 않았지만 결혼 후 누군가 옆에 있다는 것에서 오는 만족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기에 이들의 함께 사는 생활이 왜 행복할 수밖에 없는지 자연스럽게 이해가 가졌던 것 같다.

나름대로의 고민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세 사람과 시고르자브종 전등과 마니, 그리고 동네 길고양이들이 어우러져 사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굉장히 편안함을 갖게 해줬기에 바쁜 생활에 지쳤거나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분명히 곳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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