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희의 수제청 정리노트 - 새콤달콤 나만의 홈카페 즐기기
손경희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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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 손경희의 수제청 정리노트 / 손경희 지음

무더운 여름이나 한기가 돋는 겨울, 하루에도 몇 잔씩 마시게 되는 커피보다 차가 당길 때가 있다.

젊을 땐 커피를 몇 잔씩 마셔도 몸에 이상신호가 감지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나이가 들다 보니 커피를 마시면 속이 더부룩해지거나 부대끼는 일이 자주 생겨 차에 대한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던 것 같다. 더욱이 탄산음료를 마시지 않는 아이나 커피를 많이 마시지 않는 남편과 함께 마시기 좋은 음료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수제청을 이용해 건강과 무더위를 식힐 음료를 만들어 마시자는 생각이 들었으나 유리병 소독부터 재료 손질, 바로 먹을 수 없다는 불편함 때문에 만들어 먹기보다는 주로 카페에서 만들어파는 수제청을 사서 먹곤 하였으나 그 가격도 만만치 않아 다양한 수제청을 만들어서 먹어보면 어떨까 생각하던 차에 <손경희의 수제청 정리노트>를 만나게 되었다. 

 

 

수제청이나 식초 등을 만들어 먹는 사람들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고 말하는데 시도해보지 않은 사람으로선 괜한 번거로움 때문에 망설여졌던 게 사실이었으나 <손경희의 수제청 정리노트>를 보고 있자면 '이렇게 쉽게 만들 수 있는 걸 왜 귀찮다고 시도해보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우선 수제청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인 저울이나 계량컵, 계랑스푼, 믹싱볼과 당도계 등을 살펴볼 수 있고 수제청을 담그기 위해 설탕을 고르는 방법과 올리고당, 꿀의 삼투압 조절에 대해 알 수 있다. 이후 유리병을 열탕 소독하는 방법과 재료 손질에 대한 다양한 방법 등이 설명되어 있는데 굵은소금으로 직접 닦는 방법과 베이킹이나 밀가루 풀에 담가놓은 후 세척하는 방법 등이 설명되어 있는데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왁스가 된 재료는 뜨거운 물에는 녹아버릴 수 있으므로 끓는 물에 소독을 할 경우 왁스가 된 재료인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몸을 생각해서 커피를 좀 줄여야겠다란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대체 음료를 떠올렸을 때 아무 맛이 나지 않는 차 종류보다는 달달한 게 당길 때 뭘 마실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재료와 설탕을 그만큼의 비율로 버무려 발효시키는 수제청을 떠올리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 설탕량을 생각해서 이게 과연 좋은 음료일까? 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설탕이 재료에 녹으면서 삼투압 작용이 일어나 발효가 되는 원리라 아이들이 마시는 탄산음료보다는 확실히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제청 만드는 방법도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게 설명되어 있는 점도 좋았지만 기본적으로 수제청을 이용하여 차나 에이드 외에도 요거트나 설빙을 만드는 팁도 들어있고 수제청 외에도 재료를 이용하여 식초 담그기, 과일을 슬라이스로 썰어 건조 과일 만드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어 나가지 않고도 집에서 홈카페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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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북 교과서 가로세로 낱말퍼즐 : 중급 (스프링) - 초등학생 필수 어휘 총출동! 스프링북 교과서 가로세로 낱말퍼즐
김수웅 지음 / 시간과공간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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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공간사 / 스프링북 교과서 가로세로 낱말퍼즐 / 김수웅 지음

초등학생 필수 어휘 총출동!

코로나19로 일주일에 학교를 한 번만 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보고 '아 재밌을 것 같은데 시간이 안돼서 못하겠다'라며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다. 재밌어서 하고 싶은데 시간에 쫓겨 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그러나 직접 학교에 가지 않고 온라인 수업을 하는 요즘이라면 그저 쳐다만 보다가 지나치지 않아도 되고 아이들의 호기심은 물론 시간적 여유로움을 맘껏 즐길 수 있으니 좋은 점이라면 좋은 점이랄까?

 

 

초등학생 필수 어휘를 활용한 것에 맞게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방학 같은 이 기간에 해이해진 아이들의 두뇌를 풀가동시킬 수 있어 부모도, 아이들에게도 만족감을 주는 낱말퍼즐 책이다. 두께가 얇지도 두껍지도 않으며 스프링 북으로 되어 있어 한쪽씩 접어 어디에서든 활용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다가오는데 문제가 많지 않음에도 교과서를 토대로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기억하고 있어야 풀어낼 수 있기에 중급 수준에 알맞은 문제이다.

재미있게도 가로, 세로 문제 제시 때 비슷한 말이나 예시, 반대말로 힌트를 주고 있어 막히는 문제도 무난하게 생각해낼 수 있다는 점도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문제풀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의외로 비슷한 말들이 연상이 되어 헷갈리게 되는 부분이 생기게도 되는데 이런 점이 비슷한 낱말 연상으로 이어져 긍정적인 면을 끌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글씨나 풀이용 낱말칸이 큼지막한 것도 시각적인 면에서 아이들에게 부담감을 덜 느낄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고 시사나 경제, 역사적인 문제들이 의외로 많이 등장해 기본적인 개념도 짚을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또 상단에 연, 월, 일과 날씨 표시가 있어 하루에 한쪽씩 체크해가며 풀 수 있게 해놓은 것도 특이했던 것 같다.

스마트폰의 유입으로 점점 책을 보는 아이들이 줄고 있는 요즘, 그만큼 어휘력에 대한 고민이 많은 부모에겐 문제 풀이로 다양한 어휘를 끌어내줄 수 있는 낱말 풀이가 유용하게 작용될 수 있을 것 같다. 막히는 부분에서는 포기하지 않고 찾아가며 몰입하게 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어 방학 아닌 방학 기간을 맞은 요즘 때 아이와 사부작거리며 함께 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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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피투성이 연인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30
정미경 지음 / 민음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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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 나의 피투성이 연인 / 정미경 소설

오늘의 작가 총서 30번째 이야기인 정미경 작가의 <나의 피투성이 연인>

나의 피투성이 연인, 호텔 유로 1203, 성스러운 봄, 비소 여인, 나릿빛 사진의 추억,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의 6개의 단편이 담겨 있는 이 책은 처음 등장하는 '나의 피투성이 여인'의 강렬함에 한참 동안이나 숨을 골라낸 후 가까스로 다음 편 이야기로 넘어가게 됐던 것 같다.

석 달 전 여름, 아직 서른다섯밖에 안된 남편은 한밤중 알 수 없는 곳에서의 운전 중 가로수를 들이받아 사망한다. 일곱 살 딸을 남겨둔 채 숨을 거둔 남편의 사고 현장을 찾았을 때 유선은 강 건너 불야성같이 이루던 모텔들을 그저 흘러가듯 바라봤을 뿐이었다. 작가였던 남편이 글이 써지지 않아 답답함을 털어버리려고 했다거나 약속이 있었더라도 그 대상이 여자일 것이란 생각을 유선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더랬다.

하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은 자로서의 생활을 이끌어가기 위해 도서관 임시직 사서와 과외활동을 하며 갈치가 먹고 싶다던 딸아이에게 참치캔을 밀어주던 엄마의 고단함과 모정은 남편이 잠금장치를 해둔 비밀 형식의 글을 보았을 때보다는 심적 고통이 덜했을지도 모르겠다.

남편이 죽은 지 백일을 향해가던 어느 날 출판사의 연락을 받은 유선은 마냥 거부하는 것도 도리가 아닌 듯하여 출판사 직원을 만나게 되고 그 자리에서 남편이 그동안 내지 않았던 미완성 작품이나 연애시절 주고받았던 편지, 일기 같은 것들을 모아 출판을 하자는 제의를 받는다. 하지만 유선은 설사 남편이 남긴 글이 있더라도 그것은 남편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일뿐더러 이제는 그것을 물을 남편도 곁에 없기 때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출판사 직원은 계약금이란 하얀 종이에 백만원권 수표 다섯 장을 유선에게 준 채 빠른 걸음으로 사라진다.

오백만 원이 자신과 딸 미진을 평생 부양해 줄 돈은 아니지만 미래를 알 수 없는 불투명함을 발밑에 둔 유선에겐 오백만 원이란 돈에 살짝 기대어 위안을 받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차에 과외 하나가 틀어지면서 유선은 남편의 노트북을 켰고 그가 그동안 썼던 글들을 훑어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내 4월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 형식의 글을 발견하는데 그곳에 Y와 M이 등장한다.

Y는 자신의 이름 유선일 테지만 남편은 Y에 대한 언급에 부채감 정도의 인상을 남긴데 반해 M으로 인해 인생을 일천 번이라도 살아 보고 싶다는 베토벤이 사랑하는 줄리에타에게 남긴 말을 인용하여 남겼고 그렇게 7월까지 이어진 글을 통해 유선은 그동안 자신이 알던 남편의 이중적인 모습과 M에 대한 궁금증, 2년을 연애하고 7년을 함께 살았고 그 결실로 딸 미진이를 두었지만 함께하며 기억 속에 간직했던 모든 것들이 마치 아무것도 아닌듯한 그의 글 속에서 극도의 가려움이 시작된다.

환절기 탓도 아니었으며 면역력의 저하도 아니었을 것이다.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남편의 세계를 맞닥뜨린 순간 화마처럼 다가온 뒤엉킨 감정을 유선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왔을 것이고 점점 센 약물로 가려움을 진정시키는 것으로 애써 모든 것이 가라앉기를 바랐던 유선의 분노와 연약함은 남편의 죽음으로 그 어떤 답을 들을 수 없다는 현실로 인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남편의 죽음과 일기장을 통해 발견한 뜻밖의 배신으로 인해 결국 유선이 출판사 직원에게 어떤 말을 허게 되리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지만 그 누구보다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남편의 배신과 차갑게 식은 김치찌개와 미지근한 밥을 혼자 먹고 잠들었을 딸에 대한 미안함, 갑작스럽게 찾아온 현실의 무게는 정미경 작가의 세심하고도 감각적인 문체로 더 고통스럽게 다가온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누가 목을 조르는듯한 공포와 현기증을 마주하며 글자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놓칠 수 없게 만들었던 <나의 피투성이 연인>.

다른 단편들보다 <나의 피투성이 연인>이 더 가슴 절절하게 다가왔던 것은 이제 더 이상 그녀의 새 작품을 만나볼 수 없다는 부재감이 컸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기록에는 극도의 절제와 결코 절제할 수 없는 과잉된

정서가 행복하게 불화하고 있었다.

p.32

아아. 인생을 일천 번이라도 살아 보고 싶다.

이처럼 세상이 아름다우니까.

이 남자는 누구일까.

4월부터 7월까지의 날들을 적어 놓은 이 파일의 기록자는 누구일까.

내가 알았던, 그 사람의 파일이 맞긴 한 것일까.

이 사람이 나와 함께 살고 아이를 낳고

웃고 때로는 울며 함께 살아왔던 그 사람일까.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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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범죄코드를 찾아라 - 세상의 모든 범죄는 영화 한 편에 다 들어 있다
이윤호 지음, 박진숙 그림 / 도도(도서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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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 / 영화 속 범죄 코드를 찾아라 / 이윤호 글. 박진숙 그림

소설도 그렇지만 스크린을 통해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나로서는 특히 범죄를 저지를 때의 주인공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중점을 두고 보는 편이다. 비단 나뿐만이 아닌 관객이라면 '왜 저런 범죄를 저지를까? 무엇이 주인공으로 하여금 동요를 일으키게 했을까?'란 궁금증을 갖게 할 텐데 애초에 감독이 의도한 바와 달리 비평가나 일반인들의 다양한 견해를 듣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를 느낄 때 더 큰 흥미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현실보다 더 사실적일 수도, 반대로 말도 안 되는 내용에 딴지를 걸게도 되는 것이 영화 속 범죄 장면인데 대한민국 최고 권위자인 범죄학자가 바라본 영화 속 범죄의 양상은 어떠할까? 평소 범죄 심리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화 속 범죄가 전문가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지 꽤나 궁금했을 텐데 그런 궁금증들을 <영화 속 범죄 코드를 찾아라>를 통해 해소시킬 수 있었다.

다양한 인간 군상만큼이나 범죄 또한 기상천외한 내용들을 하루가 멀다 하고 접하게 되는데 일반인들은 감히 생각해보지도 못한 천재적인 발상 앞에 대개 '저런 머리를 범죄에 쓰지 말고 좋은 일에 쓰지..'라며 혀를 찾곤 하지만 범죄의 유형별로 천재적이게도, 악랄한 반사회적인 인물로도 그려지는 것이 범죄인만큼 정형화된 틀에서 그들을 해석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모순일지도 모르겠다.

예전엔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같은 인물들은 어려서부터 가까운 사람들에게 학대를 당했기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름 진화한 모습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곤 했지만 최근 들어 학대의 정황도 찾을 수 없고 그저 나와 같은 보통 사람임에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고 이후에 어떠한 반성도 하지 않는 모습을 통해 어느 정도 정형화된 틀도 깨져버린 듯하다.

이 책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사기의 종류를 총망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아직 자아가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이 저지르는 잔인한 살인을 담은 '황무지'나 '스프링 브레이커스'를 통해 미성년자의 살인을 통념상 사회적인 시선과 미성년자라는 이유가 갱생 가능성의 여지가 있기에 형량 감량으로 이어지는 상반된 견해는 어느 나라든 간에 여전히 뜨거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그 외에도 위작과 위조의 이야기를 담은 '거짓의 F'나 정신분열이란 주제를 담은 '양들의 침묵',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서 20년의 세월을 보낸 후 탈출을 감행해 자유를 얻은 '쇼생크 탈출'을 통해 사회 부조리와 비리, 권력이 인간의 목숨보다 높게 매겨지는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저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범죄 유형 분석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영화 속 범죄가 현실에서는 어떻게 비칠 수 있고 영화 속에서는 미처 다 보이지 않은 주인공들의 심리에 대한 해석의 필요성과 무엇보다 범죄를 통해 그것을 받아들이는 언론이나 일반인, 사회적 제도의 개선 방안 등을 담고 있어 폭넓은 사고를 이끌고 있다는 점도 꽤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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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밤
할런 코벤 지음, 노진선 옮김 / 문학수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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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수첩 / 사라진 밤 / 할런 코벤 지음

몸에 착 달라붙는 검은 원피스를 입은 데이지의 오늘 타깃은 가는 세로 줄무늬 회색 양복을 입은 노땅이다.

이름은 '데일 밀러'로 주먹코가 너무 커 마치 특수 분장을 한듯한 얼굴이지만 그게 뭐 대수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술이나 진탕 먹이면 그만이다.

두 번째 이혼을 앞두고 있는 밀러는 양육권 때문에 머리 아픈 소송 중이지만 남자 특유의 끈적끈적한 눈빛으로 데이지를 대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어느덧 술을 진탕 먹였다고 생각한 데이지는 밀러에게 자기 집까지 태워달라는 부탁을 하고 렉스가 기다리는 길로 그를 안내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끼를 덥석 물었던 얼간이들하곤 다르게 미처 대비할 틈도 없이 렉스의 후두부에 총알을 먹인다. 그런 밀러를 본 데이지는 그들이 자신을 찾아냈다고 생각하는데....

미국인이 꿈에 그리는 교외 주택가인 웨스트브리지에서 성장한 냅은 15년 전 사건으로 명문대 아이스하키팀으로의 마지막 한 걸음을 떼지 못한다. 그 대신 형사가 되어 15년 전 기차에 치여 죽은 동생 리오를 가슴에 새기고 이제는 폐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도 없는 빈집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다. 리오가 죽은 후 친해진 동창 엘리가 운영하는 여성쉼터의 일을 간간이 도와줄 뿐 엘리처럼 화목한 가정을 이루며 사는 삶을 바라지도 않는다.

리오가 죽지 않았다면, 리오가 죽던 그날 밤 모라가 사라지지 않았다면 냅의 삶은 좀 더 평탄했을까? 엘리처럼 가정을 이루고 예쁜 아이들을 낳아 야구 경기도 보러 가고 휴가도 즐기는 삶을 살았을까? 모두 부질없는 생각이다. 그저 피곤하기만 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냅의 집 현관문을 두드리며 방문한 경찰로 인해 그동안 냅의 가슴 언저리에 묻혀 있던 리오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오며 <사라진 밤>은 15년 전 진실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고교 아이스하키팀을 빛내던 냅, 자신의 실력과 곧 따라올 명성이 멀지 않아 보이던 그때, 마약과 술에 절어 있던 쌍둥이 동생 리오와 그의 여자친구 다이애나가 기차에 치여 죽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날 밤 자신의 여자친구 모라가 행방을 감추고 15년이 지나 렉스 경관이 뒤통수에 총알이 박힐 때 차에 있던 것이 모라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고교시절 자신의 동생 리오가 주축이 되어 결성한 음모론 클럽이 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음모론 클럽에서 활동하던 리오와 행크, 렉스, 리오의 여자친구 다이애나는 이미 죽었고 모라는 행적을 감췄으며 베라는 자신의 거처를 숨긴 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죽기 전 흠뻑 빠져있던 것이 핵탄두를 탑재한 나이키 미사일 관제소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냅은 15년 전 그날 밤 관제소에서 이들이 무엇을 보았다고 확신하는데....

이 소설은 실제 작가가 살던 마을에 있던 핵탄두를 탑재한 나이키 미사일 관제소에 대한 괴담이 후에 진실이었다는 것에 착안된 소설이라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시무시한 이야기지만 냉전의 열기가 식지 않았던 그 당시 사람들이 진실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오싹하게 느끼진 않았을 것 같다.

도대체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도대체 너희들이 본 게 뭐야? 란 궁금증이 계속 이어져 결국 중간에 덮지 못하게 되는 소설 <사라진 밤>, 슬픔으로 가득했던 그날 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고 싶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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