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8 - 막부의 멸망과 무진전쟁 본격 한중일 세계사 8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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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 / 본격 한중일 세계사 08. 막부의 멸망과 무진전쟁 / 굽시니스트 글. 그림

벌써 8권을 맞이한 <본격 한중일 세계사>

이번 편은 막부의 멸망과 무진전쟁을 다루고 있어 조선과 세계열강, 중국의 이야기가 함께 등장하던 것과 달리 일본 막부의 멸망과 메이지유신 이야기가 한 권을 차지한다.

1392년 조선 건국이 이뤄졌던 해 일본은 남조가 북조에 항복하면서 60여 년의 대립이 종결된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500여 년이 흐르도록 북조 혈통이 천황으로 이어지지만 북조에게 삼종의 신기를 넘겨줬던 남조가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으나 무사 정권을 타도하고 천황의 치세를 다시 연다고 해도 북조 혈통에 대한 의문이 필연적으로 대두되는 묘한 상황과 연이은 정벌군의 패배, 갑작스러운 고메이 천황 사망은 240만 차관까지 받으며 효고 개항을 약조했던 기한을 얼마 앞두지 않아 개항과 반대의 여론으로 들끓기 시작한다.

그리고 고메이 천황을 이어 도쿠가와 요시노부가 쇼군에 이어 메이지 천황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막부와 쇼군의 통치가 종식되는 분위기 속에서 기만의 일종으로 대정봉환을 시도하지만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이에 오랜 세월 유지되었던 봉건 제도가 일단락되고 서구의 신문물을 받아들이자는 신흥세력에 의해 일본의 근대화가 시작된다.

여기서 우리 역사와 연관돼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인물로 메이지유신의 정신적 지도자인 '요시다 슈인'이 살았던 시대상을 엿볼 수 있었는데 극우세력의 정신적 멘토인 그의 출현을 담은 시대라 더 집중해서 보게 됐던 것 같다.

구한말 어지러웠던 정치 상황을 보고 있듯 일본 막부의 몰락도 크게 다르지 않게 다가와 한 나라가 건국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순서가 어찌 이리도 같은지 씁쓸하기만 하다.

왠지 어려워서 머리 아프게만 다가오는 세계사를 만화를 통해 재미있고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이제 고학년이 된 아이와도 함께 볼 수 있는 <본격 한중일 세계사>, 세계사를 배우는 아이들이 맛보기로 들춰보기 좋은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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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퇴마사 1 - 장안의 변고
왕칭촨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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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 당나라 퇴마사 1 / 왕칭촨 지음

가볍게 통~ 물방울을 튀기면 엄청난 폭발을 일으키고 허공을 가르며 날아다니는 중국 무협 영화를 보면서 재밌고 신기하다기보다 그 어린 시절에도 참 어이없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왜 그 시절엔 그렇게도 유치하고 재미없던 중국 무협영화가 지금 이 나이엔 유치하지 않고 재미있게 다가올까? 그 선상에서 읽게 됐던 중국 무협소설인 랑야방을 시작으로 중국 소설을 달리 보게 됐던 것 같다.

그리고 중국 소설에 퇴마사란 제목이 붙어 더욱 궁금증을 낳았던 <당나라 퇴마사 1>

3권까지 시리즈가 있어 읽으려면 나름 각오가 필요하지만 퇴마사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서양식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다가와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수나라 시절 초창기 도교 교파 중 하나인 누관도의 종사 가휘가 훗날 당나라 고조가 될 이연을 천자라 예언한 것을 시작으로 당나라는 도술이나 선술을 우러러보는 경향이 있었고 삼대 국사 중 원천강 다음인 영허관주 홍강 진인을 스승으로 모신 원승이 장안성 황량한 숲에 버려진 사당에서 검선문의 기개 육층을 만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당 안의 벽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 원승은 황후의 사주를 받아 훗날 협객으로 써먹기 위해 추천된 육충을 해치기 위해 도술을 부리며 벽화에 숨어둔 청양자를 함께 물리친 것이 계기가 되어 인연이 되었고 이후 금오위 중랑장으로 있는 아버지의 부름으로 뇌옥에서 사라진 페르시아인의 행방을 쫓아 서운사의 벽화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중 다시 만나게 된다.

시작은 황후 다음으로 권력을 자랑하는 황제의 여동생 태평 공주와 황제의 딸 안락 공주가 일 년 전 황제의 생일에서 칠보일월등을 두고 경합을 벌였고 페르시아인이 그것을 훔쳤다는 의혹을 받아 뇌간에 감금해두었으나 탈출해 서운사의 벽화 살인사건과 연관되었다는 것이 사건의 전말이었고 장안의 소문대로 원승은 그것을 해결하였으나 육충은 뭔가 찜찜하기만 하다.

이후 육층은 원승 곁에 머무는 페르시아 여인 대기를 수상하게 여기고 결국엔 페르시아인이 범인이 아닌 황제의 목숨을 노리는 간악한 배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목숨을 잃을 뻔하면서 퇴마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육충이 모시는 상왕의 셋째 아들 이융기가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며 실종되고 여황제가 되려는 황후의 본심을 간파한 원승과 육충은 황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무협과 도술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당나라 퇴마사 1>

퇴마사와 도술이라는 결합도 신선한데 이야기에 등장하는 도술의 다양함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내용들이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무협과 오싹함을 모두 느끼고 싶은 독자라면 만족할 소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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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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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지식하우스 / 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자기 연민과 피해의식,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있을 때 병이 찾아왔다.

남편과 자식이 있었지만 몸이 아프고 보니 다 부질없이 느껴졌고 이른 나이긴 했지만 그 정도면 됐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정작 원인 모를 병 때문에 여기저기 들쑤시는 검사는 무척이나 견디기 힘들었다. 창문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찬 기운을 느끼며 이런 나 자신이 참 어이없다고 느꼈었던 것 같다.

나름 꽤 심각했었던 그때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밑바닥까지 찍고 있던 멘탈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고 정확한 병명도 몰라 주기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뭐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그런 기억들이 혈액암 투병과 견줄 수는 없지만 그가 전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너무도 잘 와닿아 읽은 글을 되돌아가 다시 읽곤 했던 것 같다.

가슴속 상처를 품은 사람은 같은 상처를 지닌 이의 눈에 그것이 그대로 전해질 수밖에 없다. 나는 허지웅 에세이를 읽을 때 그것을 느꼈고 누구에게 구구절절 하소연할 수 없었던 그동안의 아픔과 상처를 그가 위로해 주는 기분을 느꼈다. 가족에게 느꼈을 분노와 체념, 그로 인한 처절한 외로움, 억지로 버텨내는 것이 보여 마음속으로 몇 번을 울었던 것 같다.

그렇게 허지웅이란 사람은 나에게 조금은 특별한 사람이다.

지금껏 살면서 같은 문제로 말이나 글로서 위로를 받아본 적이 없었기에 글을 통한 공감만으로도 꽁꽁 억눌러왔던 것들이 조금은 해소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4년 만에 만난 그의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은 확실히 기존 에세이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깡으로 버티면서 덤빌 테면 덤벼봐 하던 기존 철학에 깊이가 배가 되고 조금은 겸손하며 역시 조금은 애절해졌다.

기존 에세이로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면 이번 에세이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부터 시작하게 한다. 솔직히 들여다보고 할 것도 없이 너무도 지긋지긋한 것들이라 같은 글을 여러 번 읽으면서도 아직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지만 그래서 내일도 모레도 계속 읽어보려 한다. 계속 읽다 보면 내일은, 모레는 이런 나의 아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피폐한 마음을 가진 자들의 가장 편안한 안식처는 늘 자조와 비관이기 마련이다.

어느덧 나는 완전무결한 피해자라는 생각 안에 안도하며 머물게 되는 것이다.

그런 자신을 구하기 위해 자력구제의 수단으로 무엇을 선택하든

늘 옳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그렇게 타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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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사회평등 에세이 - 구정화 교수가 들려주는 차별과 불평등 없는 세상을 위한 사회학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구정화 지음 / 해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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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냄 / 청소년을 위한 사회평등 에세이 / 구정화 지음

차별과 불평등 없는 세상을 위한 사회학 에세이 <청소년을 위한 사회평등 에세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어리다는 이유로,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종교적인 이유로, 피난민이란 이유로.....

학자들은 역사를 통틀어 지금이 가장 평화로운 시대라고 이야기하지만 눈앞에 전쟁만 일어나지 않았을 뿐이지 현 상황에 맞는 제도적 한계점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최근 주류들 입맛에 손질된 사안들이 정치적으로 각색되면서 비주류에 대한 공격적 성향이 짙어져 일촉즉발의 위험이 곳곳이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최근 강남역 묻지마 여성 살해 사건이나 경비원 갑질 사건, 열악한 비정규직의 처우들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급하게 그에 대한 개선안들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사건들이 자리를 잡아가기까지는 아직 멀어 보인다. 같은 사건으로 안타까운 죽음이 몇 번이나 이어진 후에야 특별법으로 통과된 사안에 입맛이 쓰면서도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청소년을 위한 사회평등 에세이>는

1. 정체성에 대한 편견과 혐오가 만들어내는 불평등

2. 세계사에 얼룩진 차별과 투쟁의 시간들

3. 성별을 둘러싼 불평등 이해하기

4. 일상 속 사회적 차별의 다양한 모습들

5. 모두가 존엄한 세상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기

란 5가지의 큰 주제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다양한 차별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것을 나의 생각으로 이끌어내게끔 정리되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1776년 미국 독립선언문 내용에 담긴 생명권, 자유권, 행복추구권은 백인을 위해 쓰인 것이었고 선언문 안에 포함될 수 없었던 유색인종들은 노예로서의 식민지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갈 수밖에 없었는데 사실 왜 독립선언문에 평등하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지키지도 못할 노예제도를 그대로 남겨뒀을까란 의문이 있었는데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란 문장에 흑인은 사람에 인식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인종, 민족, 성별, 성적 지향, 장애, 지역, 신체, 외모, 연령 등 태어날 때부터 어떻게 할 수 없는 정체성이 오히려 차별받아야 할 이유가 되고 그로 인해 평생 동안 상처받고 타인의 눈치를 받아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면 생각만 해도 답답하고 마음이 아파온다. 개인이 바꿀 수 없는 조건들이기에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지만 단지 이런 것들이 이유가 되어 차별로 이어지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게 되는 사례는 매년 몇 번씩 되풀이되고 있는 경찰의 흑인 과잉진압을 통해 볼 수 있으니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잠재적 살인에 노출될 위험성을 안고 살아야 하는 그들에게는 얼마나 악몽 같을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

자 그럼!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차별을 살펴보기 전에 편견과 고정관념이란 단어를 제대로 짚어보게 되는데 해당 집단과 무관한 특성으로 그 집단에 대하여 부정적인 평가를 하게 되는 것이 편견이라면 해당 집단이 가진 일부 특성만으로 해당 집단을 평가하는 것을 고정관념이라고 한단다. 이렇게 보니 둘 다 어마 무시하게 다가오는 단어들인데 최근 고정관념을 이용한 정치인들의 날선 발언들이 국민에게 어떤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어 정상과 비정상 단어의 차이와 혐오란 감정을 이성적으로 다가가며 그것을 제대로 분리하지 못했을 때 일어난 사건들도 엿볼 수 있다.

 

 

오리엔탈리즘, 노예, 이민족에 대한 처우, 성적 자기결정권의 의미와 페미니즘의 역사, 외모 차별주의, 연령 차별, 이주민의 다양한 모습들을 살펴본 후 그들의 입장에 서서 이해하고 공감하며 앞으로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지 고민해보고 토론함으로써 모든 인간이 평등할 수 있는 사회로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지만 도입 부분에 정확한 낱말이 정의돼 있어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던 단어들을 정확히 짚고 넘어갈 수 있어 아이와 함께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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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참지 않을 권리가 있다 -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100일간의 이야기
유새빛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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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북스 / 우리에게는 참지 않을 권리가 있다 / 유새빛 지음

기분은 나쁘지만 뭐라고 표현할 수 없었던 수 많았던 날들을 이 책을 빌어 다시금 떠올려본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어떻게 남자들은 십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리도 변하지 않는걸까 싶었다. 최근 그들은 거세게 부는 미투운동이라 칭하며 뭔가를 반성하고 자각한다기보다 '니들 참 애쓴다, 이제 적당히 좀 해라' 의 표현을 애써 교묘하게 눌러 담는듯한 조롱을 느끼며 원래부터 하지 말았어야할 것들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에 대한 불쾌함인건지, 그 와중에 미미하게나마 그들이 알아차리고 있다는 것에 안도라도 해야하는 것인지 조금 혼란스럽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의 100일간의 이야기 <우리에게는 참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여자가 다니기에 편하다는 대기업에 입사한 신입사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도대체 여자가 다니기에 편한 직장이란 뭘 말하는건지 나 또한 궁금증이 생기지만 여전히 신입사원들은 20년이나 넘게 차이나는 상사들의 은근슬쩍 터치와 입담에 고스란이 노출될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다. 연악한 새끼를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신입사원은 그저 그들의 먹잇감일 뿐이다.

젊은 여성을 빌어 사내의 꽃이라는 둥, 회식 장소에서 은근슬쩍 여직원 다리에 손을 얹거나 심지어 허리에 팔을 두르기도하는 꼰대들의 모습은 그 예전 나의 젊은 시절에도 숱하게 겪었던 일이라 2020년을 살아가는 지금도 그런 인간들이 있다는 사실에 적잖은 놀라움과 허탈감이 밀려왔다. '어쩌면 니들은 그렇게 변하질 않니.... 에휴....'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사원에겐 회사에서 하루를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체력이 소모된다. 일을 배우기 위해 열정을 쏟아야하고 사람들의 얼굴과 특징을 기억해내야하며 누군가가 그냥 흘리는 말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고민하느라 초긴장 상태에 있기 때문에 그런 와중에 훅하고 들어오는 사내 남성들의 교활함에 똑부러지게 자신의 의사를 표시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대놓고 표시하지 못했고 다른 여직원이 그렇게 행동하는 경우도 거의 보지 못했다. 그저 참고 묵묵히 견뎌내는 것만이 이기는 것이라는, 지금도 이해못할 말을 했던 선배의 말만 귓가를 맴돌 뿐이다.

어색해지는 분위기와 상사의 갈굼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좋은게 좋은거라고 그저 그렇게 둥글둥글하게 애써 잊으며 지나쳤던 모든 여성들에게 정작 나는 성희롱들이 짜증나 참다가 이직하는 것으로 끝맺음을 맺었으면서 너희들은 앞으로 그러지말라고 말하는 것은 어패가 안맞아 보인다. 그렇다고 불구경하듯 멀찌감치 떨어져 보는 것은 더더욱 아닌 것 같다.

내 탓이 아님에도 성희롱 앞에서 아니라고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내 자신을 탓해야했던 수 많은 여성들에게 이 책은 공감을 불러온다. 하지만 그저 공감을 불러와 연대의식감만 느낀다면 진보하지 못할 것이다. 딸을 둔 엄마이기에 저자의 행보에 더 눈길이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딸에겐 아닌걸 그저 묵묵히 참고 견디며 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저 개인적인 성희롱 이야기를 담았다고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바쁜 업무 속에서도 사내에 비치해두고 사원들, 특히 남자 상사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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